세계에서 60대 취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일본의 65~69세 취업률은 남성이 52.9%, 여성이 3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남성 35.5%, 여성은 27%다. 독일은 남성 19.4%, 여성 12.9%를 보였다. 프랑스는 남성 8%, 여성 4.9% 수준이었다. 일본의 60대 취업률이 가장 높은 것.
일본 60대의 취업 이유로는 남성은 생활비를 위해, 여성은 삶의 보람과 사회 참여를 위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56%가 생활비를 얻기 위해 일한다고 답했으며, 삶의 보람과 사회 참여를 하고 싶다는 답변이 52.2%, 건강에 좋아서가 51.7% 순으로 이어졌다.
여성은 삶의 보람과 사회 참여를 하고 싶어서가 51.6%로 가장 많았고, 건강에 좋아서가 45.2%, 생활비를 얻기 위해서가 39.5% 순이었다.
각 국 60대 소득을 보면 일본은 공적연금이 51.3%, 노동소득이 38.7%, 자본소득이 10%였다. 미국은 공적연금이 50.9%, 노동소득이 35.2%, 자본소득이 13.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프랑스는 공적연금이 77.3%, 노동소득이 5.5%, 자본소득이 17.2%였다.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에서도 공적연금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노후를 위해 고령자의 노동을 장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년을 70세로 늘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세한 재료를 정밀하게 쌓아올려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3D프린팅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며, 다양한 산업분야를 변화시켰다. 이제 간단한 고장난 부품 정도는 가정에서 출력해 사용하는 이들도 많아졌고, 파손된 뼈의 일부를 금속 재료로 출력해 복원 수술에 사용하는 일도 의료계에서는 상식이 된지 오래다.
이런 3D프린팅 기술이 변화시킨 의외의 분야가 있다. 바로 주얼리 가공 분야다. 과거에는 귀금속으로 만들 모양을 일일히 사람 손으로 조각을 해야 했다. 금을 직접 가공하기 어려우니 비교적 부드러운 왁스를 조각한 뒤 석고 속에 굳힌 다음 녹여 귀금속을 주조해 제작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손으로 조각한 것이 원본이 되다 보니 복잡하고, 정밀한 제품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같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3D프린팅 기술이 등장하면서 주얼리 분야는 대 변혁을 겪었다. 손기술이 부족해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신선한 디자인을 제품화 할 수 있게 되었고, 대량생산도 훨씬 쉬워졌다.
하지만 넘어야 될 문턱이 하나 있다. 바로 주얼리 3D프린팅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의 습득이다. 주얼리 분야는 컴퓨터 디자인을 위해 매트릭스골드 등 전용 주얼리 캐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보석의 종류, 크기에 따른 배치, 국가별 반지 규격 등이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이런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사설 교육기관이 있어 이런 곳들을 통하면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배울 수 있지만 좀 더 간단한 길이 있다. 서울시 중부‧남부기술교육원의 주얼리3D프린팅학과를 통해 교육받는 방법이다. 서울시 기술교육원은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면 교육비용이나 재료비의 부담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 기간 동안에는 점심 식사도 제공한다. 서울시의 기술교육원 중 주얼리3D프린팅 학과가 운영 중인 곳인 중부와 남부 기술교육원이다.
교육 기간은 10개월로, 주얼리 디자인의 실기, 전용 소프트웨어 교육, 3D프린팅 실기와 정밀주조, 주얼리 제품 제작 등의 수업 과정을 거친다.
중부캠퍼스의 경우 서울주얼리지원센터가 위치한 종로 귀금속 거리나 액세서리 거래가 활발한 남대문 관광특구와도 지리적으로 가까워 시장조사나 재료 확보, 기존 업체들과 관계 형성이 유리한 것이 장점이다.
중부기술교육원 주얼리3D프린팅 학과의 윤창훈 교수는 “주얼리 전용 캐드 소프트웨어의 등장으로 초보자도 단기간에 배울 수 있고 1인 창업이 가능해, 실제로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은 졸업생도 있다”고 설명하고, “주얼리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고, 취업과 창업에 관한 안내하고 있어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하다”고 말했다.
“여자가 어떻게 군대를 갑니까?”
노기에 찬 여학생의 질문에 창구 직원의 입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그에게는 그저 운수 나쁜 날이었으리라. 회사의 신입사원 입사원서를 접수하는 날. 당연히 남자들만 지원받고 있는데, 다짜고짜 여자가 찾아오다니. 결국 이날의 항의는 무위로 끝났지만, 그녀는 그 불공정의 억울함을 잊지 않았다. 그것은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한 평생의 연료가 된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회장은 당시 기업들이 남자 지원자만 받기 위해 내건 조건은 ‘군필’이었다고 설명했다.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될 때까지 악습은 계속됐죠. 여성들이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채’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어요. 그나마 결혼하면 퇴직하겠다는 조건이 붙은 서약서를 써야 가능한 일이었죠. 그런 시대였어요.”
무작정 선택한 공무원의 길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여학생들은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다양하지 않았다. 금융권이나 교직 정도가 선호되는 직업이었고,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80학번이었던 이 회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공무원의 길에 도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꼭 경제적 능력을 갖고 싶었어요.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 남성에게 종속적이었던 것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직업은 반드시 있어야 했어요. 하지만 사회 분위기는 여성이 다양한 직업을 선택하기 어려웠죠. 제 전공이 도시행정학이다 보니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모두 행정고시 공부를 하는 분위기였어요. 동기가 함께 공부하자고 권해서 자연스레 저도 시작하게 됐죠. 1학년 때 행시에 합격한 3학년 선배를 우러러본 적이 있는데, 자연스레 롤모델로 삼은 것 같아요.”
그녀는 당시 공무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선배에게 물어보니 ‘기안’을 잘하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와 “그 기안이란 게 뭐냐”고 되물었던 기억도 있다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미지의 세계였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덤벼든 것은 아니다. 선택의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시험에 떨어지면 그토록 원했던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한다는 상황 인식은 그녀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남학생들은 자신감이 넘쳤죠. 따르고 배울 롤모델도 많았고, 떨어지더라도 취직할 곳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절박했어요. 그래서 붙고 나서도 ‘공무원이 되었다’는 성취감보다는 ‘직업을 가졌구나’란 기쁨이 더 컸을 정도니까요.”
기업에 찾아가 부당함을 항의했던 그 여학생은 당당하게 행정고시에 합격한다. 여성으로는 네 번째다.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선구자라는 뜻은 반대로 해석하면 남성들만의 세계에서 경쟁하고 살아남아야 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처음 출발은 문교부(지금의 교육부)였어요. 그곳에서 10년을 일했죠. 당시엔 부처들 중에서도 굉장히 관료적인 분위기가 강한 곳이었어요. 여성 사무관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나의 능력을 알아주는 부처로 가자고 과감한 선택을 했죠. 그래도 다행인 점은 공무원 조직은 기본적으로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곳이에요.”
그녀가 선택한 곳은 정무장관 제2실. 제6공화국 출범과 함께 새로 설치된 기관으로 사회 문화에 관한 업무들, 그중에서도 여성과 아동, 청소년, 노인 문제 등과 관련한 정책 건의, 연구 개발 등을 담당하는 곳이었다. 이 선택은 이후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여성 정책이라는 큰 사회적 책무와 마주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정무장관실은 10년 후인 1998년 대한민국 여성특별위원회로 개편되었고, 3년 후인 2001년 여성부로 개편된다. 지금의 여성가족부 전신이다.
“제가 느꼈던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해야겠다는 의욕이 컸죠. 당시만 해도 정시 퇴근은 지켜지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재택근무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어요. 육아휴직이란 단어조차 없었죠. 산후휴가제도가 있었지만 60일에 불과했어요. 보육 시설이나 어린이집은 꿈도 못 꾸고요. 그러다 보니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다른 사람의 조력 없이는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거죠. 엄마와 직업인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니 직장이나 사회 혹은 국가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러한 생각은 유연근무제나 직장 보육시설 지원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개선 등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어린이집의 양적·질적 확대에 대한 정책은 공직 생활의 뿌듯한 성과 중 하나다.
“현직에 있을 때 보육정책국장을 2년 6개월 역임했어요. 여성들이 안심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맘 편히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엄마 입장에선 아이들이 하루 종일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모르잖아요. 또 프로그램이 어린이집마다 제각각이면 그것도 엄마 입장에선 신경 쓰이죠. 그래서 표준보육과정을 만들어 어느 어린이집을 가도 아이들이 같은 보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또 어린이집의 통합 관리가 가능한 보육행정 전산망도 구축하고요. 보육교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확충했죠. 제 스스로가 워킹맘으로 살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개선하고 정책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보람 있었어요.”
여성은 눈에 띄어야 살아
이 회장은 2013년 3월 여성가족부 차관에 오른다. 임명직인 장관을 제외하고,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커리어에 발을 딛은 것이다. 이후 조윤선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옮겨가면서 한 달간 장관직무대행까지 했다.
“차관으로 발탁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죠. 당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여성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었어요. 하지만 차관급 후보에 오를 만한 여성 고위 공무원이 많지 않았던 시기이고, 선발을 하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았던 시절이니까요. 다행히 각 부처에서 일 잘하는 유능한 여성을 발탁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차관에 오를 수 있었죠.”
남성 중심의 사회, 그것도 폐쇄적인 조직이라고 평가받는 정부 조직 안에서 그녀는 늘 개척자여야 했다. 따르고 배울 만한 롤모델도 없었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늘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던 것 같아요. 승진할 수 있을까, 저런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사무관일 때는 서기관이 될 수 있을까, 그러고 나면 과장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식이었죠. 당시엔 여성이 극소수였고, 우리에겐 기회가 안 주어지는 것이 당연했으니까요. 차관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죠. 그만큼 힘들었던 세월이지만, 열심히 하면 날 알아봐 주는 상사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회장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부당함이나 편견과 맞서 싸우고 있을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태도다. 남들과 같은 방식이나 같은 정도의 노력으로 접근하려고 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소수자가 인정받으려면 일반 다수자의 2배, 3배의 일을 해야 합니다. 똑같이 일하면 절대 인정 못 받아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해요. 소수자의 운명 같은 것이죠. 다른 접근 방식으로 일하고, 벌여놓은 일을 반드시 책임지는 식으로 일했어요. 회의 석상에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했고요. 소수자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아요. 물론 그런 태도와 함께 성과도 인정받아야 하고요. 소수자의 숙명에 맞서 살았죠.”
바뀐 신분도 열정 막지 못해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후 이 회장은 하루도 쉬지 않았다. 남들처럼 느긋하게 여행을 하거나 취미생활에 몰입할 법도 한데, 한가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무원 생활할 때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데 매료된 상태라고 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글쓰기에도 집중해서 다양한 매체에 글을 연재하거나, 그간의 경험을 정리한 저서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싶다’, ‘여자의 자리 엄마의 자리’ 등을 집필했다. 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 전 서울힐튼호텔 회장의 자서전에도 참여했다. 친분이 있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글솜씨를 인정받아 대필작가가 아닌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퇴직을 앞둔 후배들에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요. 퇴직 후 그 다음 날부터 일하라고 말하죠. 커리어를 중단하지 말고 이전과 똑같이 일하라고 당부합니다. 몇 달 쉬겠다고 생각하면 그것에 익숙해지거든요. 퇴직 후의 인생을 만드는 것은 현직 시절의 삶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여성 정책에 대한 경험이나 양성평등에 대한 노력 등 당시의 가치관과 철학이 지금의 삶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세계여성이사협회도 마찬가지죠.”
세계여성이사협회는 전 세계 60개국 80여 지부에서 8500여 개 기업의 이사로 활동하는 3700여 명의 여성 이사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이며, 한국 지부는 2016년 9월에 창립됐다. 창립 당시에는 회원이 40여 명에 불과했다. 동의하는 여성이 적어서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에 이 모임의 가입 조건인 상장기업이나 공기업의 등기이사 등과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여성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업의 이사회에 여성이 참여하는 국내 비율이 3%가 안 됐어요. 일본도 9% 정도 되고 유럽 국가들은 30~40%나 되는데 우리는 매우 낮았죠. 그래서 우리도 법 개정을 추진했어요. 다양한 법 중에서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서 여성의 비율 의무화를 시도했죠.”
그래서 은퇴 후 다시 국회를 찾았다. 사실 이 회장에게 국회는 그리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은 아니다. 국회는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과장 때는 국정감사 자리에서 다리를 꼬았다는 이유로, 나중에는 옷차림이 화려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수시로 호출당하기도 예사였다. 다행히 그 경험은 법 개정의 돌파구가 됐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설득해 상장사 여성 이사 할당제 도입에 관한 법안을 발의할 수 있었다.
“세계 기업들 사이에선 ESG 경영, 즉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핵심 요소로 꼽아야 한다는 흐름이 있어요. 여성 이사 할당제는 이 지배구조의 다양성과 연관이 있죠. 글로벌 기업들은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조차 안 해요. 우리 기업들도 변해야 하는 시점이고, 저희의 노력이 우리 기업들의 체질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해요.”
세계여성이사협회의 주도로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올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산총액 2조 원이 넘는 기업은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된다. 즉 최소한 1명 이상의 여성을 임원으로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NGO라는 민간인 자격으로 선봉장에 서서 공무원 못지않게 사회를 바꾸는 일에 참여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껴요. 물론 이제 시작이죠. 상장기업 외에 공공기관의 이사회에도 여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되면 공공기관 역시 여성 임원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여성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시너지가 생길 거예요.”
6·1 지방선거 결과 서울시장에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 경기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당선됐다. 대한민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임박함에 따라 당선인들의 어르신 공약이 어떻게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21년 보궐선거 당시 ▲종합 학대 예방센터 건립 ▲경로당 회장·총무 사회공헌 수당 신설 및 식대 지원 확대 ▲경로당 내에 맞춤형 여가 및 건강 안심 프로그램 제공 ▲의료비 어르신 외래 정액제 추진(의료비 일부 서울시 지원) ▲어르신 건강을 위한 스마트 건강워치 제공 등을 5대 어르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더불어 지난 5월 7일, 오세훈 당선인은 제49회 서울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노인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투자나 정책이 성에 차지 않는다”며 “취임 직후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어르신 1인 가구 특별팀을 만들어 정책 지원에 시동을 거는 게 후보 시절 말씀드린 1호 공약이었다”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최근 6·1 지방선거 공약으로 ‘고령자 1인 가구 등 취약계층 집중 돌봄’을 약속했다. 또한 병원 방문 및 병원 내 접수, 수납, 진료 등을 돕는 ‘어르신 안심 병원 동행 서비스’를 진행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교육 지원 및 일자리 연계 사업을 확대하고, 대학과 학점 연계형 평생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건강과 행복, 활기찬 노후’에 초점을 맞췄다. 김 당선인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 7일, SNS를 통해 “어르신들은 역사의 변곡점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기여에 비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가난과 외로움에 고통받고 계시다”며 ‘어르신 5대 공약’을 발표했다.
“188만 경기도 어르신을 제대로 섬기겠다”는 김 당선인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방문 진료 병원 동행 서비스 ▲노인복지타운 조성 및 노인 친화적 주택 개조사업으로 안전 주거 마련 ▲맞춤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 및 경로당 지원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및 돌봄 매니저 확대 등 ‘어르신 5대 공약’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김 당선인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경우 병원 대신 가정에서 방문 진료, 방문간호 등과 병원 동행 안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어르신 1인 가구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안으로 미끄럼방지 패드나 가드레일 부착, 전등 교체 등의 노인 친화적인 주택 개조 사업과 노인복지타운 조성, 스마트 플러그 도입 등으로 어르신들이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약 9만 5000개인 노인 일자리를 임기 말까지 16만 개로 대폭 확대하고 이 중 인기가 많은 공익형 일자리를 13만 개, 경력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2만 개로 늘려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경로당의 안정적 운영 지원,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경기스마트경로당’ 확대, 웃음 치료 및 건강관리,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강좌 등 프로그램 마련,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돌봄 매니저 제도, AI 돌봄 서비스 확대 등 어르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 고양시는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6월 7일부터 14일까지 ‘Bravo! 2022 고양시 중장년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박람회 참여에 제한을 뒀지만, 이번 박람회는 찾아오는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진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온ㆍ오프라인으로 준비되어 있다.
먼저 6월 3일부터 13일까지 박람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 고양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30여 개 기업의 구인정보 확인 및 이력서 사전 접수를 진행한다. 이후 14일 고양꽃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오프라인 박람회에서 현장면접이 진행된다. 미처 이력서 사전 접수를 하지 못한 구직자도 오프라인 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를 접수하면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장면접은 구인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의 1:1 면접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취업클리닉관’에서는 일자리 상담, 취업서류 및 면접컨설팅, 지문적성 및 퍼스널컬러, 이력서 사진 촬영 등을 한다.
또한 창업관과 귀농·귀촌귀어관도 준비되어 있다. 취업과 귀농·귀촌에 관한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고 각종 지원제도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미래유망일자리관에서는 드론지도사, 도시농업관리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병원 동행 매니저 현직자 멘토링 등이 진행된다. 일자리유관기관에서 알려주는 직업훈련과 자원봉사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잡(JOB)학다식관’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의 신중장년강사양성프로그램을 수료한 새내기 강사의 강연부터 중장년 생애경력설계를 위한 심도 있는 컨설팅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중장년 취업에 관한 정보를 한 곳에서 볼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람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일자리 시장에 변화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분들이 박람회에 참여하시는 이유도 다양한 것 같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려는 분들도 있고, 생계를 이유로 일자리를 찾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영해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장년층분들에게 현장 면접 기회뿐만 아니라 진로 쪽 안내도 해드리려고 한다. 현장 면접 50%, 진로 상담 50%로 박람회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 상담가들을 기용해 중장년층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에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약 35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쿠팡, 마켓컬리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생산직, 물류 쪽에서 구인 요청이 많은 편이다. 사무직과 관련한 구직 자리도 있다”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임금피크제’가 연령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어긋나 무효라는 판례를 내놓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퇴직자 A씨가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임금피크제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1년부터 한국전자기술원의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었다. 연구원은 2009년 1월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A씨는 임금피크제로 직급 2단계, 역량 등급 49단계 강등된 수준의 기본급을 받게 됐다며, 2014년에 퇴직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고령자고용촉진법에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현 고령자고용촉진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임금이 일시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음에도 적정한 대상 조치가 강구되지 않았고 성과 연급제 전후로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이 사건 성과 연급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례는 임금피크제 도입 시 목적의 정당성과 임금 삭감에 따르는 업무량 조정 등의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어긋난다고 판시한 점이 핵심이다.
지난 2019년 '문경레저타운 사건'으로 불리는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에서 처음으로 근로자의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아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변호사는 “사업장마다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이번 판결은 기존과 같은 일을 시키면서 나이를 이유로 기존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고 명시한 것”이라며 “고령자고용촉진법이 금지하고 있는 내용에 부합하는 정당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대법원에서 내린 문경레저타운 노동자의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 이후 두 번째 승소 사례가 되었다. 두 판결 사이 대법원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무효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40대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으로 이례적인 내용이었다.
김 변호사는 “원래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조금 더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취지의 제도인데, 우리나라는 법적 정년인 60세보다 더 정년을 늘리는 것도 아니면서 정년 3~4년 전부터 임금을 2~30% 삭감하는 사업장이 많아 본래 제도 취지와 어긋나게 적용되는 곳이 많다”면서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취업규칙변경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했으니 임금피크제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천편일률적 판결을 많이 내놓았는데, 2019년 판례와 이번 판례를 통해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년제를 운영 중인 34만 7422개 업체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전체의 22.0%인 7만 6507곳이다. 규모가 '300인 이상'인 사업체로 좁혀본다면 총 3265곳의 53.6%인 1750곳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통해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명백한 차별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준 당연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는 부당한 임금피크제가 폐지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미국고용통계국(BLS)은 2030년까지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 15선을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직업들의 종사자 평균 연령이 모두 50세 이상이라는 것. 이에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지난 19일 향후 8년 간 중장년 고용이 가장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에 순위를 매겨 소개했다.
미래 중장년 일자리 ‘운전 기술’이 드라이브
1위부터 3위까지 상위 직종은 모두 운전 기술을 요하는 직업들이 차지했다. 이들 직업의 경우 2030년 예상 고용성장률이 15%로, 평균 시급은 14~23달러(한화 약 1만7000~2만9000원대)다. 순위권 내 타 직업들에 비해 시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여가 선용을 위해 파트타임을 일자리를 선호하는 중장년에게는 인기가 높다고. 운전 관련 직군을 비롯해 예상 고용성장률 10%이상인 직업들은 다음과 같다.
[1위] 운전사 및 셔틀 운전사
-평균 연령: 56.2세 -평균 시급: $14.42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5% 증가
미국고용통계국은 위 직업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내다봤다(Bright Outlook). 아울러 수십 년 운전 경험을 무기로 교통 체증과 도로의 지름길을 잘 이해하는 노인들에게 유리할뿐더러, 유연한 근무 시간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2위] 스쿨버스 운전기사
-평균 연령: 55.6세 -평균 시급: $18.23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5% 증가
이미 오랜 세월 고령 근로자에게 인기 있는 직종 중 하나였다. 등하교 시간대인, 아침 또는 오후 몇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파트타임 일자리가 많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다. 또, 중장년 운전자 중 많은 사람이 아이들을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3위] 대중교통 버스기사
-평균 연령: 53.3세 -평균 시급: $23.37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5% 증가
셔틀 운전사, 스쿨버스 운전기사 등과 비교해 급여가 더 높고, 상근 및 주말, 교대 근무 등의 옵션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단, 고령자의 경우 나이, 체력 등의 이유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것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4위] 횡단보도 경비요원
-평균 연령: 57.6세 -평균 시급: $15.12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3% 증가
전체 직업 중 평균 나이가 가장 높은 직업이다. 중장년 고용자 대부분이 학교 근처의 혼잡한 교차로에서 일하기 때문에 스쿨버스 운전사와 비슷한 시간대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즉, 등하교 시간을 제외한 정오 전후에는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5위]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작업자
-평균 연령: 50.4세 -평균 시급: $13.63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2% 증가
사실상 코로나19 영향으로 해당 분야의 많은 노동자가 자리를 잃었다. 재택·원격 근무가 늘어나며 주로 세탁시설에 맡기는 오피스룩에 대한 수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며, 일상 회복과 함께 해당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6위] 의료비서 및 행정보조
-평균 연령: 50.3세 -평균 시급: $18.01 -2030년 고용 성장 전망: 10% 증가
미국고용통계국은 장차 사무비서의 취업 기회는 줄어들고, 의료비서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인구 고령화가 가속되는 만큼 노령 환자의 병원 예약이나 보험 양식 등을 관리해주는 의료비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밖에 순위에 올라간 직업은 △7위 시설관리자 △8위 최고경영자 △9위 기차 정비 기사 및 보일러 작업자 △10위 가사도우미 및 청소 감독자 △11위 여행중개사 △12위 부동산 감정사 △13위 심사위원 △14위 성직자 △15위 종교인 등이다.
이중 가장 시급이 높은 직업은 ‘심사위원’으로 평균 시급은 61.88달러(약 7만7000원)에 달했다. 다만 본인 희망에 의해 직업을 갖기는 어렵고, 특정 전문분야에 대한 공적이 있는 이들에 한해 임명되는 경우가 많아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반면 ‘시설관리자’나 ‘엔지니어’ 직군은 특별한 학위가 필요 없고 자격증을 통해 취업이 가능하다는 이점과 더불어 시급도 타 직업에 비해 적지 않아(약 3만~5만원대)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안뿐만 아니라 사무실, 호텔 등의 공유시설의 위생 환경에도 신경을 쓰며 ‘가사도우미 및 청소 감독자’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한때 수요가 높았지만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여행중개사’, ‘부동산 감정사’ 등도 근래 빗장이 풀리며 다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韓 중장년도 ‘운전’ 관련 자격증 취득 인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2021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 상위는 지게차운전기능사(1만 616명), 굴삭기운전기능사(6205명)였다. 장비 조작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해당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취업으로 연결이 용이해 중장년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지게차운전기능사의 경우, 올해부터는 과정 평가형으로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대게 중장년의 경우 검정형 시험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관련 분야를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정진광(64) 씨는 50대 중반부터 7년째 아파트 기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의료장비 무역회사에서 기술사업부 엔지니어로 오래 일했다. 전기·기계 등 다방면으로 능숙해야 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경력을 인정받아 기전기사로 어렵지 않게 취업했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 역시 선임인 전기안전관리자를 목표로 하면서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했다. 이에 앞서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
정 씨는 “경력이 없는 사람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사실 기능사 자격증만 있으면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현실을 짚었다.
정진광 씨는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자격증 필기시험 공부를 했다. 야간에 혼자 동영상을 보면서 약 5개월간 독학했다고. 그는 “전부 다 암기 과목인데 자꾸 까먹어서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학 문제는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기시험은 평소에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로 취업하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KT전화국에 다니다가 정년퇴직한 사람도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기전기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수전 설비, 배수 설비 등은 물론 정전이 났을 때 발전기 수리, CCTV 및 인터폰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파트 기사는 맥가이버가 되어야 해요. 거기다 관리소 안에 있을 때는 입주민 민원 전화를 받고 처리하는 일도 하죠. 야간에 특히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층간 소음, 담배 냄새 등 사소한 민원이 많아요. 경비나 아파트 소장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으니 덜하겠지만 저희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마음의 수양이 덜 된 사람은 버티기 힘들어요. 주민들과 싸우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는 중장년이 하기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추천했다. 노동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직업이 아니면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얘기했다.
“저는 현재 반장으로 월 300만 원 가까이 받고 있어요. 주 40시간 일하고, 격일제로 일해서 결국 한 달에 보름 근무하는 건데 300만 원 버는 것이면 적은 돈이 아니죠. 퇴직금, 연차도 다 있고, 공휴일에 쉬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렇다면 전기와 관련된 전공자가 아니거나 경력이 없다면 기사 일을 하기 어려울까. 이에 대해 그는 “문과를 나와도 손재주가 있고 습득력이 빠른 사람들이 있다.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자신한테 맞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70대 진입을 앞둔 정진광 씨는 현재 고민이 많다. 선임이 되면 70대까지 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전문 분야를 전기 쪽으로 살릴지 기계 쪽으로 살릴지 고심하고 있다. 정 씨는 최근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수첩을 받았다. 900세대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정진광 씨는 내년부터 선임 자격을 갖는다.
“이 아파트에서 5년 동안은 선임으로 과장급 대우를 받는 거예요. 5년이 지나면 저도 70대인데 그 사이 전기기사나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증을 따야 할 것 같은데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 일을 하다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소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100세 시대에 정년 이후 일할 수 있는 기술 전문직이 점점 우대받고 있다. 특히 미래 전망이 밝은 기술 전문직 중 하나가 바로 전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전기기능사는 자격 제한이 없어 중장년이 은퇴 후 재취업으로 도전하기 좋은 직업이다. 실제로 2021년 국가기술자격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50대 이상 남성이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기기능사는 전기에 필요한 장비 및 공구를 사용해 회전기·정지기·제어장치 또는 빌딩·공장·주택 및 전력시설물의 전선케이블, 전기기계 및 기구를 설치, 보수, 검사, 시험 및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전기기능사는 전기 분야 기술사, 전기기능장,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이다. 비전공자거나 경력이 없어도 누구나 자격증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기기사나 전기산업기사는 시설 분야의 경력이 없거나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았다면 바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시설·전기 관련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전기기사는 전기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후 시설·전기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제2의 직업으로 전기 관련 일을 하고 싶은 중장년들은 먼저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더불어 아파트 및 빌딩에서는 중장년 전기기능사 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전망이 밝다.
전기기능사 중장년에 좋은 이유
전기기능사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은 아니다. 전기 관련 업계에 처음 발을 디디는 사람이 따는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자격증이 없어도 건축 현장 등 일할 수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전기공사 업체들도 정직원을 뽑을 때는 최소 전기기능사 이상을 요구한다.
즉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전기 관련 경력은 없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격증이다. 더불어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응시 자격을 갖추는 기본이 되기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면 정년이 더욱 보장된다.
전기기능사 자격을 갖게 되면 아파트나 빌딩의 전기 안전관리원이나 전기공사 시공업체, 전기기기 생산업체 등 다양한 곳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층은 아파트 시설관리 분야 중 하나인 기전직(기계+전기)으로 많이 진출하는 추세다.
기전직은 보통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한 달에 15일 정도 일하는 셈으로, 처음 시작할 때 평균적으로 월 250만 원을 벌 수 있다. 경비 관련 업무와 비교해 노동 강도가 높지 않고 보수가 훨씬 좋은 편이다. 더욱이 주민들의 갑질 문제에서도 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이 적다.
특히 전기안전관리자로 선임되면 70대까지 일할 수 있다. 전기 설비 용량이 1000kW 이상인 건물이나 산업 현장에는 ‘반드시’ 전기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이를 선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법적으로 전기기능사는 선임이 될 수 없고, 상위 등급인 전기산업기사부터 가능하다. 그러므로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해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자. 또한 주택관리사,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하면 몸값이 더욱 뛰고, 일할 수 있는 선택의 폭 또한 넓어진다.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법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공인자격증이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시험으로 나눠져 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해 실기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필기와 실기시험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겨야 하고, 각각 1년에 네 번 시험을 볼 수 있다.
필기시험은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설비 세 과목이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평균 30%대로 경력이 없거나 문과 전공자라면 시험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까다로운 수학 계산 문제가 1/3 정도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수험생이 많다.
실기시험은 약 5시간 동안 전기설비 작업을 평가한다. 필기시험은 독학으로도 가능하지만, 실기시험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문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여성, 중장년층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여성들은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한번 배우면 잘 따라 하고 합격률이 높다고 한다. 중장년층은 노안 때문에 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잘 안 보이거나 손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올바른 학습과 철저한 준비가 더욱 요구된다.
중장년 위한 배움터 활짝
가장 쉽고 보편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은 자격 취득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등 교육기관을 찾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에게는 고용노동부 산하의 국책 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을 추천한다. 남인천캠퍼스에는 신중년특화과정 스마트전기과가 있다. 만 40세 이상의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교육비, 식비, 기숙사비까지 전액 국비로 운영된다. 1년에 두 번, 각각 25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공 이론 수업은 물론 실무 양성 교육도 진행한다. 전공 실무인 기초전기에서부터 전기설비, 시퀀스제어 실무 교육을 받으며, 전기기능사 실기시험 준비와 수배전설비 실무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하는 서울남부기술교육원에도 전기학과가 있다. 전기 관련 자격증뿐만 아니라 승강기기능사, 공사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실제로 전기학과는 2년 연속 서울남부기술교육원 우수 취업학과로 선정되면서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다.
전국 60세 이상 노인 노동자의 97.6%가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4월 전국 60세 이상 일하는 노인 500명을 설문 조사해 ‘증가하는 노인 노동, 일하는 노인의 권리에 주목할 때’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현재 일하는 노인 노동자 대다수인 97.6%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46.3%), ‘돈이 필요해서’(38.1%)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일하기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1세까지’였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63%는 은퇴 전과 비교해 현재 생산성이 같거나 더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일자리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으로는 고용 안전성(22.8%), 일의 양과 시간대(21.4%), 임금수준(17.8%) 순으로 나타나, 노인 노동자들이 과거 취업 경험과의 연관성이나 출퇴근 편리성 등 일자리 특성과 관련한 사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고려함이 나타났다.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낮은 임금(24.2%), 신체적 어려움(17.4%), 연령차별(14.1%) 등을 주로 꼽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연령차별 없는 고용체계’(29.6%), ‘노인 친화적 근무환경 조성’(24.5%), ‘수준과 경력에 맞는 일자리 연계’(21.5%) 순으로 주문했다.
또한 노인 노동자들은 일자리 질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전국 60세 이상 인구 1269만 명 중 노인 경제활동인구는 577만 명으로, 경제활동 참가율은 45.5%에 달한다. 일하는 노인의 경우 4명 이하의 영세상업장에서 일하는 비율이 57.5%, 임시직 및 일용직에서 일하는 비율이 33.2%로 높게 나타났다.
노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7.4만 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273.4만 원) 대비 약 100만 원이 낮았다. 노인 임시직(101.3만 원)과 일용직의 임금(145.8만 원)은 노인 상용직(244.8만 원)의 절반 이하로, 종사상 지위에 따른 임금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노인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추진 전략으로 △노인 친화적 근로환경 조성을 위한 노인 노동력 활용 기준에 관한 조례 제정 △노인 일자리정책 세분화 △노인 노동조합 활성화 △노후소득보장정책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윤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부당한 대우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노인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근무환경의 즉각적인 개선을 위해 노인 노동자 고용 및 활용 기준에 관한 지역별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