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생들과 엄마 집에서 모였다. 수다가 지루해질 때쯤 TV를 켰는데 홈쇼핑 방송에서 정말 군침 도는 상품 소개하고 있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부드러운 맛의 반건조 오징어였다.
필자는 오징어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그렇게 좋아하던 마른 오징어를 이제는 잘 먹을 수 없다. 슬프지만 이가 약해져 감칠맛 나는 오징어 먹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큼직한 오징어 한 마리 정도는 앉은자리에서 먹어치웠는데 치아 때문에 씹을 수 없게 되니 서글프다. 나이 드니 어쩔 수 없는 신체적 문제를 자주 겪는다.
그러나 마른 오징어만 못 먹을 뿐 물오징어나 특히 반건조 오징어는 아직도 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우리는 화면을 주시했다. 쇼 호스트는 프라이팬에 커다란 반건조 오징어 버터구이를 하고 있었다. 오징어가 어찌나 실한지 두툼한 살이며 크기가 우리를 자극했다. “어머, 저 오징어 참 맛있겠다, 정말 두껍고 크다!”
“근데 저 오징어 광고에서만 저렇게 크고 두툼한 거 아닐까? 주문해도 저런 상품이 올까?” “론칭쇼에서만 저렇지 보내주는 상품은 다를지도 몰라.”
우리는 어느 새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정말 그랬다. 여태까지 홈쇼핑에서 구매한 먹을거리는 화면에서 보던 것과 달라 늘 필자를 실망시켰다. 언젠가 유명한 쇼 호스트가 소개하는 햄버그스테이크를 산 적이 있다. 한쪽에선 가족인 듯한 사람들이 앉아 햄버그스테이크를 맛있게 먹고 있었고 쇼 호스트는 신나게 스테이크를 구우며 상품을 자랑했다. 화면으로 보이는 햄버거는 큼직하니 아주 먹음직스러웠다. ‘와~ 저 정도면 가격 대비 필자가 만드는 것보다 더 맛있어 보이네’ 하며 서둘러 주문 버튼을 눌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저렇게 큼직하고 두툼한 햄버거가 올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유명 쇼 호스트가 광고하는 상품이니 이름값은 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며칠 후 배송된 제품을 받았을 때 그러면 그렇지 하고 실망을 했다. 화면에선 만드는 분들의 손 크기와 비교해 엄청나게 커 보였는데 받은 햄버거는 필자의 손바닥보다 작았다. 다시는 홈쇼핑 물건을 사지 말아야지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광고를 보고 마음에 들면 또 주문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이다. 엄마와 동생이랑 상의했다. 그리고 화면에서 보이는 것만 크고 두툼할지 모르니 맛보기로 한 세트만 사서 나누어 먹자고 의견을 모았다. 21마리가 한 세트이니 7마리씩 나누면 되었다. 한 마리당 2000원꼴이라 맛보고 좋으면 다음 론칭 때 각자 한 세트씩 더 사기로 하고 일단 한 세트만 주문했다.
오늘 물건을 받았다. 역시 실망스러웠다. 화면 속 프라이팬 위의 오징어는 아무리 오그라들면서 구워져도 큼직했지만, 필자가 받은 오징어는 그렇지 않았다. 3마리가 한 팩에 담겨 있었는데 3마리를 다 합쳐야 광고에서 보던 오징어 한 마리 크기와 비슷할 것 같았다. 그래도 실망은 했지만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 당장 한 마리를 버터에 구워봤다. 예상했던 대로 오징어는 필자 손바닥만 하게 줄어들었다. 화면 속 오징어는 왜 그렇게 커 보였을까? 먹어 보니 필자가 좋아하는 맛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크기는 작아도 필자가 좋아하는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라 더 이상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한 팩 안에 들어 있는 오징어 3마리를 다 꺼내 보니 가운데 끼어 있는 오징어가 크기가 더 작았다. 이런 상술은 없어지면 안 되는 걸까? 과일을 사도 위에는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운 과일을 올려놓고 아래쪽에는 상처가 있거나 볼품이 없는 과일들로 채운다. 하도 그런 일을 많이 겪어 이제는 또 그러려니 한다.
아래위 다 좋은 물건을 담아 팔면 안 되는 걸까? 이번에 산 오징어도 3마리 다 비슷한 크기였다면 좋았을 텐데 작은 걸 가운데 끼운 것은 얄팍한 상술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물건을 받아들 때마다 소비자 입장에서 불쾌하다. 이제는 의심이 없는 구매를 하고 싶다. 광고에서 본 똑같은 상품을 받고 싶은 것이다. 생산자나 쇼 호스트는 제발 과대광고로 눈속임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번 반건조 오징어는 맛이 좋아 그나마 크기에 대한 불만은 접어두고 맛있게 먹기로 했다. 지금 막 버터에 오징어 한 마리를 구웠다. 맛있는 냄새가 필자를 자극한다.
병원의 어떤 과보다 가기 싫은 곳이 치과인데 그만 치과에 갈 일이 생겼다. 치아의 건강은 오복 중 하나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반 정도가 다양한 잇몸질환 초기에 있다고 한다. 노년층에 이르면 80~90%가 잇몸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고 하며 이는 이를 뽑게 되는 원인이 된다.
잇몸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플라크인데 이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단단한 치석이 되어 이 사이가 벌어지고 그 사이를 세균이 침투한다니 치석 제거를 잘해야 치아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치아가 시린 듯한 스케일링(치석 제거) 후의 증상이 싫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치과 치료를 받을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엔 크라운으로 이미 치료를 받은 이가 말썽을 부려서 먹는 걸 즐기는 필자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이가 서로 닿는 부분이 너무 아파 그렇게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속이 상했지만 평소 하기 힘들었던 다이어트를 저절로 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긴 필자는 치과라면 어릴 때부터 인연이 깊다. 초등학교 3~4학년 무렵 대전에 살 때였는데 시내에 우리 가족이 다니던 ‘남욱 치과’가 있었다. 치과에 들어서면 ‘지이-잉’ 하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들리고 환자의 비명소리도 들려 그야말로 공포스러웠다. 의자에 앉아 입을 벌리고 ‘위-잉’ 돌아가는 기계소리를 듣는 건 정말 싫고 무서운 일이었다.
그러나 남욱 선생님은 어린 눈에도 훤칠하니 잘생기시고 친절한 분이셨다. 필자에게 다정한 말씀도 많이 해주시며 공포에 떨던 필자를 안심시키려고 애쓰시던 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때부터 필자의 이가 안 좋았던 건지 엄마 손을 잡고 ‘남욱 치과’에 자주 다녔다. 아니, 이가 안 좋았다기보다는 앞니 두 개가 돌출되어 약간 뻐드렁니였다. 엄마는 필자의 앞니를 교정시켜주려고 치과에 데리고 다니신 것이다.
요즘 치아에 철사 같은 기구를 낀 젊은이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구강 교정을 위한 도구다. 당시 필자는 앞니 두 개에 철로 된 줄을 채우고 옆의 이에 동그란 고리를 달아 연결한 틀을 끼고 있어야만 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입안에서 열도 나고 아프기도 했다. 그래서 엄마가 안 볼 때는 몰래 빼놓곤 해서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필자가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자 남욱 선생님은 “나중에 커서 미스코리아 나가려면 이걸 잘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엄마의 윽박지름보다 나중에 미스코리아에 나가려면 해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 때문에 지금 이나마 필자의 이가 교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스코리아대회에는 서보지도 못했지만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렇게 오랫동안 치과에 들락거렸는데도 여전히 치과는 무섭고 싫다. 젊은 사람들은 지금부터라도 정기적으로 플라크 제거를 잘 해서 치아 건강을 지켰으면 좋겠다. 오늘도 크라운을 벗기고 마취주사를 맞고 아픈 이를 갈아내는 치료를 받았다. 다음 주에 다시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좀 다르게 필자를 위로하기로 했다. 세월 따라 몸에 변화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이만큼 건강하게 살아온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이 나이까지 버텨준 어금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정성껏 치료해주면서 잘 지내볼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대선에서 발표한 노인 관련 공약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지난 4월 발표된 ‘어르신을 위한 문재인의 9가지 약속’이라는 공약을 보면 기초연금 매월 30만원으로 인상, 치매 환자 국가 관리, 틀니 임플란트 본인 부담금 절반으로 절감, 찾아가는 건강 서비스, 보청기 비용 보험 확대, 경로당을 생활복지관으로 리모델링, 농산어촌에 100원 택시 도입, 어르신 일자리 확대 및 수당 인상, 독거노인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제공 등 9가지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초연금은 하위 소득 70%여야 하는데 거기에 못 낀다. 치매는 아직 염려할 나이가 아니다. 틀니보다는 임플란트가 더 효과적이니 틀니는 아예 해당 없고 임플란트는 아직 대상 치아가 없다. 찾아가는 건강 서비스는 스스로 정기검진을 받고 있고 온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을 비울 때가 대부분이라 역시 해당 사항이 없다. 보청기도 아직 해당이 안 된다. 경로당에 갈 나이도 아니다. 농산어촌 100원 택시는 도시민이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어르신 일자리 확대 및 수당 인상은 해당이 되지만 아직 변화가 없고 두고 볼 일이다. 독거노인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제공도 아직은 이르다. 그러므로 필자에게는 대부분 해당이 안 되는 정책들이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실제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다 돈이 들어가야 해결되는 문제인데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숙제다. 이렇게 노인복지를 확대하자는 데 한편으로는 지하철 노선이 적자라고 애꿎게 노인 무임승차가 그 원인이라며 경로우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선,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은 호스피스 재택 방문 서비스, 독거노인 피부양자 제도 등의 개선이다. 빠르게 진전되는 것 같다. 노인일자리는 현재 지킴이, 도우미, 돌봄이 범주에서 벗어나 직무 중심의 민간 일자리 확보가 바람직하다. 방향도 복지와 함께 직무 중심의 시장형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발표로 작년 노인 일자리 사업의 67.7%가 공익활동인데 보수가 12년째 월 20만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간 분야 일거리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 포털 사이트 회사에서 노인들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하는 인터넷 회사는 매출이 급증했다는 등의 좋은 사례를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급격히 인상된 최저 임금제의 역습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아파트 경비원 감원 등도 문제로 보인다.
새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인생 3모작’을 들고 나온 것은 귀 기울일 만하다. 인생 2모작은 이미 광범위하게 퇴직 후의 인생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인생 3모작은 새로 나온 용어로 65세 이상의 노인도 생산 가능 인구의 범주로 보고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다. 50~60대를 ‘신중년’으로 보고 취업성공 패키지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위소득 초과 ‘신중년’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를 내년부터 신설한다고 한다. 노인도 실업수당의 대상이 되며 노인을 고용할 경우 장려금도 지급한다고 한다.
사회공헌에서 재능기부도 자원봉사의 영역으로 포함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하고, 정부로부터 받는 소액의 활동수당도 사회공헌형 일자리와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익형 노인일자리 수당은 올해 22만원에서 2020년 최대 40만원까지 높인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여섯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트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종목도 있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비인기 종목이 많다. 그래도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대회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동계올림픽 경기종목을 살펴보고자 한다.
1년 내내 얼음으로 덮인 곳이 있다. 바로 아이스링크장이다. 직사각형의 얼음판에 6명의 중무장한 선수들이 입장한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선수들의 얼굴에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영하 9도의 실내온도도 그들의 땀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스케이트 날에 빙판이 갈리는 소리와 선수들끼리 부딪치는 소리는 듣고만 있어도 짜릿함이 느껴진다. 아이스하키는 거칠고 빠르다. 그리고 중독적이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아이스하키의 매력, 지금부터 알아보자.
지루할 틈 없는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만큼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 비결은 제한 없는 선수 교체. 선수들은 경기 중에 자유롭게 경기장과 벤치를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을 구성하는 25명은 3명의 골키퍼, 14명의 공격수, 8명의 수비수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골키퍼를 제외한 5명의 선수(공격수+수비수)가 한 라인을 구성하며 4라인까지 짝을 맞춰 연습을 한다. 그 이유는 교체 시 선수 한 명 한 명이 아닌 라인으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함께 끊임없는 스피드를 관중에게 제공한다.
또 다른 비결은 경기를 중단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구기 종목은 경기장에 라인이 그려져 있고 그 선을 넘으면 공격권의 방향이 바뀌지만 아이스하키는 그렇지 않다. 경기장 주위로 동그랗게 벽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 벽을 이용해 패스하기도 하고 몸싸움을 펼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기 방식을 아이스하키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경기 중 화끈한 주먹다짐도 가능
아이스하키는 거친 종목으로도 유명하다. 경기 중에 선수들은 상대편으로부터 퍽을 뺏기 위해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바디체크(body check)라고 하는데 어깨 위나 무릎 아래를 때리는 것은 반칙으로 간주한다. 정당한 바디체크도 많지만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반칙도 있다. 스틱으로 보호대가 없는 부분을 때린다거나 발을 걸어 넘어뜨리거나 하는 행위는 선수 간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이처럼 흥분이 극도로 치닫는 순간 등장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인포서(Enforcer)라 불리는 존재다. 인포서는 팀을 대표하는 싸움꾼이다. 어떤 스포츠 종목을 찾아봐도 선수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지만, 아이스하키 경기에선 종종 볼 수 있다. 싸움이 일어나도 심판은 말리지 않는다. 관중도 이런 장면을 아이스하키 문화로 존중한다. 인포서의 싸움은 위험요소가 많은 경기장 안에서 양 팀의 감정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격렬한 몸싸움과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 때문에 선수들은 보호장비를 필수로 착용하는데, 그 종류와 무게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헬멧, 몸통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하키팬츠(하체 보호대), 정강이 보호대, 낭심 보호대, 목 보호대, 마우스가드 등 가릴 수 있는 부분은 다 가린다. 그래도 매년 최악의 부상을 모아둔 영상이 따로 생길 만큼 다치는 선수는 여전히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인 NHL선수 파스칼 두퓌는 경기 중에 일어난 몸싸움으로 이를 다쳤다. 놀랍게도 그 선수는 흔들리는 이를 손으로 뽑아버리더니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 선수가 유난히 강적이어서 그랬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니가 없는 선수들이 꽤 있다. 마치 치아가 부러지는 건 아이스하키 선수에게는 당연한 훈장 같은 걸로 여겨지는 듯하다.
한국 아이스하키, 올림픽 첫 데뷔
미국에선 미식축구, 농구, 야구와 함께 4대 프로 스포츠로, 캐나다에선 국민 스포츠로 통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스하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인기 종목으로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2017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에서 조 2위를 확정지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16개국이 자리한 톱 디비전으로 승격했다. 그리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개최국 자격으로 첫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같은 조로 편성된 우리나라(21위)는 다시 한 번 빙상의 기적을 노리고 있다. NHL 선수들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올림픽에서 최고의 하키 선수들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1승이라도 더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빙상의 기적이 이번 평창에서도 재현될 수 있길 바란다.
박우상(33·한라)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있는 에릭 리건 선수가 상대편과 싸움을 하다 스케이트 날에 손가락이 잘렸어요. 다행히 봉합수술이 잘돼서 괜찮다고 하네요. 경기 중에 찢어지거나 코피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요. 이런 일이 흔한 만큼 아이스하키는 격한 스포츠예요. 그만큼 매력도 철철 넘치죠!”
신상우(31·한라) “올림픽이라는 큰 축제에 우리가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에요.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께 ‘아 이런 게 아이스하키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201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로 세계 12위에 올라섰다. 같은 해 통계청은 대한민국에서 100세 이상의 노인이 3,159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멀지 않은 미래인 2030년이 되면 여성의 기대수명이 무려 90세가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백세시대인 이때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뼈 나이’는 손을 놓고 있어 안타깝다.
사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뼈 건강을 특별히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뼈보다 심장을 비롯해 다른 장기의 노화가 더 빨랐기 때문인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평소 건강관리와 발전한 의료기술 덕분에 심장이나 다른 장기는 조금 더 건강하게 돌볼 수 있어진데 반해 뼈(치아도 뼈의 범주에 든다)는 재생이 안 되는 유일한 신체기관 이기 때문이다. 뼈에 구멍이 생긴다고 하여 정의 내려진 골다공증은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평소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준비하세요. 뼈 노화에 대비하세요!
골다공증을 치료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만성질환이라는 사실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뼈도 늙을 수 있고, 평소 관리를 통해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데 특별한 지침이나 자각증상이 없다보니 다른 장기에 비해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골절’인데, 노년기 골절로 골다공증임을 깨닫게 되면 예방의 골든타임은 놓쳤다고 봐야한다. 골절은 골다공증의 유일한 자각증상인 동시에 심각한 ‘합병증’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살펴보자.
우선 완경기(폐경)의 여성이라면 나이를 떠나서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남성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골다공증 예방을 해야 한다는 것만 깨달아도 실천은 생각보다 쉽다. 칼슘제와 비타민D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가급적 전문의와 상담하고 처방에 따르는 것을 추천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최소 15분 이상 햇빛을 쫴야 한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은 비하고 오전 11시 전, 오후 4시 이후의 시간을 추천한다. 물론 좋다는 음식을 열심히 먹어도 좋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음식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처방을 받은 보조제와 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예방을 권장하는 의사로서, 운동과 보조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친구 모임에서 성형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가 벌어졌다.
필자는 몸을 무척 아낀다. 너무 아껴서 필자를 아프게 하는 건 참지 못한다.
하나의 예로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웬만한 사람은 다 하는, 귀에 꼭 붙은 귀걸이를 참 예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귀를 뚫는 게 무서워서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다.
성형외과를 경영하는 친구가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그 친구는 모임에 나올 때마다 우리에게 너는 여기를 요렇게 하면 훨씬 예뻐지고, 너는 여기에 필러를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말을 들어도 필자는 초지일관 성형할 생각이 없다.
한번 손대고 끝나는 게 아니고 시작하면 평생 관리를 해줘야 하니까 귀찮기도 하지만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노화 되는대로 살아야지 하는 필자 나름의 철학이 있었다고 할까.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한심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점점 늙어 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건 좀 슬픈 일이다. 거울 보기를 좋아하던 필자도 요즘엔 될 수 있는 대로 거울은 피하는데 너무 달라진 모습을 마주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그래도 순리를 어쩌겠느냐 하는 생각인데, 회춘 성형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고 보니 가관이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걸까?
귓불 성형은 150만 원, 배꼽은 120만 원, 손금을 바꾸는데 100만 원, 손등은 160만 원, 무릎은 180만 원, 아파서 하는 수술이 아니고 예쁘게 만드는 수술이란다. 쇄골 뼈까지 새로 만든다는데 듣기만 해도 섬뜩하고 무섭다.
이렇게 회춘 전신성형에 드는 비용은 920만 원 이라고 한다.
그 외에 쌍꺼풀이나 코 높임, 목주름 제거, 치아미백, 턱을 깎아 버린다는 양악까지 한다면 그 비용은 얼마가 될는지.....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아프고 위험한 수술일지 나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물론 성형을 통해서 자신감도 얻고 자기만족을 하며 더욱 좋은 모습으로 바꾼다는 장점은 있을 것이며 예뻐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또한, 기형을 가진 사람이 보완하는 수술을 받아서 좋은 모습이 되는 것은 얼마든지 찬성이다.
다만 나이가 들어서 생긴 주름을 당겨서까지 얼굴을 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성형외과에 20대 아가씨와 70대 노인이 방문했는데 시술 상담자는 아가씨가 아니고 할머니셨단다. 이렇게 노인들도 외모에 큰 관심을 두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것도 순리가 되어버리는 세상일까?
각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지만 소신껏 잘 생각하며 살 일이다.
남들은 성형으로 다들 아름다워지는데 나만 늙은 모습으로 남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금 걱정을 하며 실소를 머금는다.
3년 전(2014년 6월 기준)만 하더라도 월간 판매량 20위권 안에 드는 도서 중 9권이 ‘해독(주스)’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만큼 디톡스(detox) 열풍이 불었다. 건강 관련 종편 프로그램과 연예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소개된 ‘해독 주스’의 영향이었다. 그렇다면 근래의 풍경은 어떨까? 지난 1년 동안의 건강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뽑은 주요 키워드를 통해 알아봤다. *2016년 5월~2017년 4월, 온·오프라인 대형서점 교보문고 통계 기준
자료제공 교보문고
주요 키워드 하나, ‘백세’
베스트셀러 100권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책의 제목은 다. 백세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백년’이라는 수식어는 더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밖에도 10위 , 33위 등 장수시대를 반영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순위에는 없지만 , 등 여러 건강 도서에 ‘백세’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키워드 둘, ‘셀프(self)’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의 3분의 1(총 33권)을 차지하는 주제는 ‘다이어트’다. 다이어트 도서의 70%가량은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책들의 제목이나 소개 글을 살펴보면 ‘홈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2위 , 7위 , 16위 등).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의 줄임말인데, 피트니스센터나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집에서 헬스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24위 , 34위 , 43위 등 독자 스스로의 실천을 촉구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때 종편 프로그램 건강 정보를 맹신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도서 역시 자신의 건강상태 등에 따른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라 할 수 있겠다.
주요 키워드 셋, ‘통증’
근육, 척추, 무릎, 목 등 통증 완화와 관련한 치료, 운동, 스트레칭, 지압 방법 등을 소개하는 도서가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했다(10위 , 38위 , 55위 등 총 11권). 질환을 소개하는 도서 중에는 가장 많이 사용된 키워드다. 중장년 대표 만성질환 중에서는 ‘당뇨’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30위 , 51위 등 총 7권). 주요 성인병 중 하나인 ‘고혈압’에 대한 도서는 100위권 안에서 찾을 수 없었다. 또 ‘암’ 관련 도서는 94위 , 98위 등 4권 중 3권이 90위권 아래 머물렀다. 당뇨와 암에 대한 도서는 주로 완화 식품이나 식이요법 위주의 내용을 담고 있는 추세다.
주요 키워드 넷, ‘속 건강(inner health)’
겉으로 드러나는 건강 외에 호르몬이나 정신, 마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관리하는 도서들이 적지 않다. 전체 목록 중 5위인 와 22위 , 37위 , 40위 등이 그 예다. 이밖에도 60위 , 89위 , 90위 등 마음의 건강까지 살피는 콘텐츠가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건강도서 Top 100 ✽제목(저자)
1 백년 허리(정선근), 2 주원홈트(김주원), 3 스트레칭이면 충분하다(박서희), 4 닥치고 데스런(조성준), 5 호르몬 밸런스(네고로 히데유키), 6 헬스의 정석: 근력운동 편(수피), 7 주원홈트 100(김주원), 8 NEW 근육운동가이드(프레데릭 데라비에), 9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나가오 가즈히로), 10 속근육을 풀어라(우지인), 11 헬스의 정석(수피), 12 닥치고 데스런 우먼스(조성준), 13 다리 일자 벌리기(에이코), 14 마흔 식사법(모리 다쿠로), 15 기적의 3분 시력운동 달력(히비노 사와코), 16 스미홈트(박스미), 17 약보다 울금 한 스푼(서재걸), 18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19 속편한 식도 이야기(SOK 속편한내과 네트워크), 20 필라테스 아나토미(라엘 아이자코비츠), 21 죄수 운동법(폴 웨이드), 22 하루 15분 기적의 림프 청소(김성중), 23 지방의 누명(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 제작진), 24 내 몸을 비워야 내가 산다(이우재), 25 한혜진 바디북(한혜진), 26 8초만 누르면 통증이 사라진다!(장민제), 27 병원 없는 세상, 음식 치료로 만든다(상형철), 28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곤도 마코토), 29 뱃살부터 빼셔야겠습니다(최성우), 30 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신동진), 31 눈은 1분 만에 좋아진다(콘노 세이시), 32 태초 먹거리(이계호), 33 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나영무), 34 내 약 사용설명서(이지현), 35 나는 몸신이다: 하루 5분 생활건강법(채널A ‘나는 몸신이다’ 제작팀), 36 세 손가락 지압혈(야나모토 마유미), 37 장내세균 혁명(데이비드 펄머터), 38 등뼈 실학(이시가키 히데토시), 39 힘콩의 푸쉬업&스쿼트 100(유석종), 40 운동화 신은 뇌(존 레이티), 41 요가 아나토미(레슬리 카미노프), 42 닥치고 데스런 Basic(조성준), 43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마이클 로이젠), 44 최수봉 교수의 당뇨병 이제 끝! (최수봉), 45 마법의 림프 순환 다이어트(배은정), 46 근육운동가이드(프레데릭 데라비에), 47 그레인 브레인(데이비드 펄머터), 48 근육운동가이드 프로페셔널(프레데릭 데라비에), 49 스트레칭이라도 하셔야겠습니다(최성우), 50 1일 5분 평생 통증 없이 사는 기적의 목 지압 프로그램(시마자키 히로히코), 51 당을 끊는 식사법(니시와키 순지), 52 뻐근하고 아픈 몸 참지 말고 셀프 마사지(박성규), 53 당신의 눈도 1.2가 될 수 있다(해럴드 페퍼드), 54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여에스더), 55 통증 잡는 스트레칭(문훈기), 56 포니의 스타일 메이크업 북(박혜민), 57 디스크 권하는 사회(황윤권), 58 뷰티 페이스 요가(다카츠 후미코), 59 몸신의 바른 몸 3분 교정 체조(박숙희), 60 놓아버림(데이비드 호킨스), 61 요가 디피카(B.K.S.아헹가), 62 하루 한 끼 당뇨 밥상(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 63 이기는 식단(노박 조코비치), 64 클린(알레한드로 융거), 65 치아 절대 뽑지 마라(기노 코지), 66 림프의 기적(박정현), 67 스탑 스모킹(알렌 카), 68 1일 3분 인생을 바꾸는 배 마사지(나가이 다카시), 69 물만 끊어도 병이 낫는다(최용선), 70 필라테스 바이블(노수연), 71 스미홈트 다이어트 플래너(박스미), 72 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차봉수), 73 의식 혁명(데이비드 호킨스), 74 혼자서도 거뜬히 해내는 셀프 PT(김동현), 75 상위 4%를 만드는 1등급 다이어트(강태은), 76 미나리를 드셔야겠습니다(이희재), 77 천연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이제성), 78 바른 몸이 아름답다(남세희), 79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하비 다이아몬드), 80 2주 만에 복근 만들기(제이제이 박지은), 81 코어 운동 가이드(강창근), 82 새로 만든 당뇨병 희망 프로젝트(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83 당질 제한식 다이어트(에베 코지), 84 힘콩의 재미어트(유석종), 85 약 대신 주스(유승선), 86 내 몸 사용설명서(TV조선 ‘내 몸 사용설명서’ 제작팀), 87 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황윤권), 88 비우고 낮추면 반드시 낫는다(전홍준), 89 웃음혁명(김영민), 90 치유와 회복(데이비드 호킨스), 91 피부에 헛돈 쓰지 마라(함익병), 92 달지 않은 명품 효소 만들기(김시한), 93 스트레칭 아나토미(아놀드 G. 넬슨), 94 명의 하정훈 교수의 갑상선암 두려움 없이 맞서기(하정훈), 95 남자는 힘이다(맛스타드림), 96 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노성훈), 97 정아름의 핫바디 멘토링(정아름), 98 유방암을 이기는 참 좋은 음식(한국유방암학회), 99 편강 100세 길을 찾다(서효석), 100 어싱: 땅과의 접촉이 치유한다(클린턴 오버)
*2016년 5월~2017년 4월, 온·오프라인 대형서점 교보문고 통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은 점심 먹고 칫솔질을 안 하고, 6명 중 1명만 스케일링을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기사는 치아 건강이 오복 중 하나인데 상당히 무신경한 수준이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자들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점심 먹고 바로 칫솔질하는 남자들은 흔치 않다. 직장생활을 할 때라면 몰라도 점심 먹고 나면 또 다른 볼일을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칫솔질을 하려면 적어도 치약과 칫솔은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여행을 가는 경우가 아니면 치약 칫솔을 가지도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은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는 화장실이 많았다. 결코 칫솔질할 마음이 안 생기는 장소다. 지저분한 세면대의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깨끗할까 의심이 될 정도로 지저분한 곳이라면 이 닦는 일이 흔쾌하지 않다.
필자의 경우 아침식사 후 한 번,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씩 하루에 두 번 이를 닦는다. 대부분의 성인 남자들이 그럴 것이다. 점심식사 후에 사무실에 들어오면 칫솔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간단하게 치간 칫솔을 이용한다.
칫솔질은 습관이 중요하다. 우리 시니어들은 어린 시절 이 닦는 일을 게을리했다. 당시에는 칫솔질이 여자들의 화장 정도로 치부되거나 치아 건강을 위한 칫솔질의 필요성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다. 치약이 나오기 전에는 굵은 소금을 썼다. 그 뒤 나온 것은 치마분이라는 가루치약이었다. 냄새와 맛이 이상해서 그리 친숙하지 않았다. 또 먼저 사용한 사람이 치마분 봉지에 물에 적신 칫솔로 물기라도 남기면 더 꺼림칙했다.
사극을 보면서 옛날 왕들은 식사 후 어떤 방식으로 이를 닦았을지 했을지 궁금했다. 아마 당시에는 치아 건강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을 것이다. 평균수명이 얼마 안 되어 풍치가 생기기 전에 죽는 경우가 많아 이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요즘은 치아 미백까지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다. 하얀 치아를 가진 여자 배우들을 보면 정말 예쁘다. 칫솔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기분이다. 칫솔이야말로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요즘은 애완동물들에게도 칫솔질을 해주는 세상이다. 15년 남짓 수명을 가진 애견의 치아를 건강하게 잘 지켜주기 위해, 입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 그렇단다.
스케일링을 하려고 치과에 가는 일은 드물다. 치통 등 자각 증상도 없는데 1년에 두 번 스스로 일정을 정해놓고 치과에 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치아에 이상이 생겨 치과에 갔다가 함께 스케일링을 하는 정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스케일링 비용이 비쌌기 때문에 기피한 이유도 있다. 지금은 본인 부담금이 1만6000원이다. 단골 치과를 정해놓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함께 스케일링을 하는 방식이 권할 만하다. 잊고 있어도 치과에서 때가 되면 연락을 해주기 때문이다. 스케일링은 풍치를 예방하는 간단한 조치이므로 6개월에 한 번씩은 필히 받는 것이 좋다. 살다 보면 충치보다 풍치가 더 무섭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충치에는 강해지는데 풍치에는 약해진다. 어느 날 갑자기 외관상으로는 멀쩡한 치아들을 풍치 때문에 발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오래 살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하고, 잘 먹으려면 건강한 치아가 받쳐줘야 한다.
이빨이 충치로 구멍이 났다. 음식물도 끼고 씹을 때 통증이 있다. 단골 치과병원에 달려가서 신경치료를 받고 금으로 구멍 난 곳을 때우기로 했다. 의료보험이 안 되고 치료비로 33만원이 나왔다. 치과는 아직도 의료보험의 사각지대가 많다. 불만이다.
남들처럼 필자도 젊은 시절에는 이빨하나는 자신했다. 이빨이 무슨 연장이라고 맥주병이나 소주병도 이빨로 뚜껑을 열었다.. 전선 껍질도 이빨로 벗기고 원만한 끈은 이빨로 물어뜯었다. 이빨은 하나의 도구였다. 이제는 겁이 나고 아플까봐 못하고 안 하지만 아직까지는 빠진 이빨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산이다. 친구들은 이런 자연산 이빨을 부러워한다. 그들은 이빨 한두 개는 대부분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dental implant) 치아를 사용 중이다.
본인의 원래 치아가 어떤 인공치아보다 좋으니 자기 이빨을 뽑지 말고 유지보수하며 지키라고 의사들이 충고한다. 병의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점은 치과라고 예외는 아니다. 칫솔질만으로는 완벽하게 치석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과병원의 스케일 제거 작업이 필요하다. 일 년에 두 번 의료보험도 적용되기 때문에 저렴하다. 스케일 제거 작업을 하면서 치아 검진을 받고 있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송해 선생님의 건강비결이 정기적으로 치과병원에 다니며 치아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장수를 누리는 사람 대부분이 치아가 건강한 사람들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빨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빨이 망가지면 음식 먹는데 불편을 느낀다. 예전 필자가 근무하던 회사 사장님이 70대었는데 직원들과 회식하면 횟집을 선호했다. 우리는 사장님이 정말 회를 좋아하나보다고만 생각했다. 나중 어느 자리에서 사장님이 실토하시길 이빨이 부실하여 고기를 먹을 수가 없어 부득이 횟집으로 회식장소를 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동정심이 갔다.
맹수들에게 있어서 이빨은 공격수단이자 방어수단으로 생존의 무기다. 적이 나타나면 으르릉 소리를 지르며 이빨을 크게 내보이는 것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이빨이 없으면 맹수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고 먹이를 대신 갖다 주는 경노사상이 없는 짐승들의 세계에서는 죽음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맹수의 왕 사자가 하이에나에게도 공격을 당하다 결국 죽임까지 당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이빨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결정적인 발명품이 칫솔이라고 한다. 치아를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나이에 비례하여 부실해지기 쉽다. 치아가 빠지면 치아 임플란트나 틀니를 하는 것이 예정된 코스다. 치과병원에서도 치아 임플란트 치료가 돈벌이가 되는 모양이다. 전철역 부근에서 나이든 사람들을 상대로 물티슈와 함께 뿌려대는 치과병원 광고는 대부분 치아 임플란트를 저렴하게 해 줄 태니 빨리 오라는 광고다. 예전에는 치아 임플란트 비용이 하도 비싸서 소형자동차 한 대 값 이였다. 요즘은 노인들에게는 의료보험도 일부 적용해주니 비용부담이 많이 가벼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이빨이 튼튼하면 옛날부터 오복중의 하나라고 하고 나이든 사람의 튼튼한 치아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빨이 튼튼하여 음식물을 잘 씹어 삼켜야 건강하다. 하루 3번 3분 이상 칫솔질을 생활화 하고 있지만 이빨이 죽는 날까지 튼튼하리라 장담은 못한다. 치과의 여러 진료와 치료에 의료보험지원 혜택이 많아지길 기대하며 비용 때문에 부실한 치아로 힘들게 생활하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요즘 동료 의사들이 임플란트 환자가 늘었다는 말을 많이 해요. 보험적용이 되어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고 날이 따뜻한 봄에 치료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몇십 년 전에는 틀니가 엄청 비쌌는데 이제는 임플란트를 어버이날 선물로 선택할 정도로 대중화됐다.예전에 비해 시술 비용이 많이 저렴해졌고 재료의 국산화, 수면시술 등 기술도 발전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한다.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더페이스치과 이중규 원장에게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과 임플란트 시술에 대해 들어봤다.
65세 이상 시술, 관리가 더 중요하다
40~50대 이후부터 치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아도 피부나 몸처럼 한꺼번에 노화되는 건가요?
많은 사람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병원에 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비도 많이 들고 치료도 더 힘들어지죠. 다른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패밀리닥터의 조언으로 정기검진처럼 6개월에 한 번씩 검사하고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치료를 받습니다. 치아 건강에 엄청 신경을 써요.
얼마 전, 치과 임플란트 부작용 분쟁으로 10건 중 4건은 시술이 중단됐다는 기사가 났어요. 이 기사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임플란트는 기본적으로 잇몸 절개를 하고 턱뼈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 외과적인 진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사전에 환자의 상태를 체크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환자에게 고지해야 하는데 간혹 설명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요. 임플란트는 치료가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광범위한 뼈 이식 등 추가 시술을 할 수도 있어서 시술보다 시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이 점에 대해 환자의 이해를 이끌어내야 좋은 진료가 될 수 있어요.
임플란트 부작용 환자가 특히 60대 이상에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이 많은 분들 중에는 골다공증과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고 임플란트를 지지하는 치조골이 줄어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뇨나 심장질환은 대개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리가 잘되고 있습니다. 반면 골다공증은 치료제를 먹으면 뼈가 단단해지면서 내부 혈관이 줄어들고 턱뼈가 녹고 썩는 괴사 증상이 올 수 있어서 임플란트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요. 치과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이 골다공증 약을 먹는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해요.
간혹 ‘임플란트 전문의’라는 광고를 봅니다. 임플란트 전문의가 따로 있나요?
현행법상 임플란트 전문의는 없어요. 임플란트는 치아가 없는 턱뼈에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의 머리를 제작해서 끼우는 시술입니다. 굳이 나누자면 인공치근을 심는 것은 구강외과나 치주과에서 할 수 있고 머리를 만드는 것은 보철과에서 할 수 있습니다. 즉 전반적인 치과 개념이 종합되어야 하나의 진료를 할 수 있어요.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어
임플란트 비용이 7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다양합니다. 왜 이렇게 비용이 다른가요?
과거에는 수입 제품으로만 치료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높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모든 부품이 국산화됐고 국산 업체가 더 잘 만드는 것 같아요. 또 재료가 다양해지고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비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치료의 수가는 환자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고 의료진의 지식과 노력, 경력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비용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틀니를 더 많이 했는데, 요즘엔 임플란트 시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유가뭘까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국산 임플란트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 65세 이상 환자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좀 더 대중적인 치료로 자리 잡았어요.
이전에는 만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적용되던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이 2016년 7월부터 그 범위가 확대되어 만 65세 이상 부분 무치악(이가 다 빠진 이틀)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50%는 본인 부담, 50%는 국가 부담으로 치료받을 수 있어요. 보험적용을 하면 보통 60만원 정도 들고 총 2개까지 가능합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탄력이 줄어들듯 뼈의 볼륨도 줄어드는 퇴축 현상이 생기는데, 임플란트를 심으면 치조골 퇴축이 안 됩니다. 그것이 틀니와 다른 임플란트의 큰 장점이죠.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어렵거나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나요?
임플란트가 좋은 치료이긴 하나 만능은 아닙니다. 아주 드물지만 임플란트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조골의 상태가 안 좋은 사람도 있어요. 환자 중 70대 어르신이 있었는데, 이분은 40대부터 틀니를 꼈어요. 치아 없이 30년 정도 틀니를 끼면 치조골이 자연스럽게 퇴축해요. 임플란트는 뼈에다 심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모든 치아의 뼈를 다시 만들어야 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틀니를 사용하기도 해요. 임플란트의 개수를 줄이기 위해 임플란트에 의해 지지되는 복합형 틀니도 있습니다. 그런데 틀니를 하면 치조골이 줄어들며 헐렁해져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겨요.
전체 임플란트 식립은 무엇인가요?
임플란트는 힘을 받는 구조가 틀니와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치와 아주 가깝죠. 그래서 임플란트가 가능한 환자는 임플란트를 하는 게 나은데, 임플란트 식립은 쓸 수 없는 치아가 전혀 없거나 이미 치아를 모두 상실한 경우 모든 치아의 기능을 임플란트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치아 이식과 광범위한 골 이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를 통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치아 관리, 이것만큼은 꼭 신경 써야 한다면 뭐가 있을까요?
치아는 오복 중 하나입니다. 건강하게 잘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건강한 치아를 원하신다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또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도 줄여야 합니다. 치과에 가면 돈이 많이 든다고 안 가시는 분도 계신데 보건소로 가면 비용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적 차원에서 자주 치과에 가고 위생관리를 잘하는 분은 치과 치료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