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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 한풀이, 마음 편해져” 글쓰기 현장서 만난 중장년들
- 시니어에게 글쓰기가 그렇게 좋다던데, 정말일까. 글쓰기 강사, 출간 작가, 출판 전문가 이야기까지 듣고도 글쓰기 교실의 생생한 목소리가 궁금해 책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서울 양천구 개울건강도서관의 시니어 특화 프로그램 ‘마음이 치유되는 글쓰기’ 일일 수강생으로 함께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살면서 있었던 일을 다시 곰곰이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게 됐어요. 그러면서 내 인생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뭐랄까, 단단해지는 느낌? 사방에 생각의 조각들이 흩어진 채 정신없이 살았는데 이제 정돈되는 것 같아요.” - 성영옥 씨 “한풀이가 되더라고요. 내 마음에서 다 끄집어 내놓으니까 병이 낫는 거죠. 정말이에요. 그동안 꽤 아팠어요. 그게 다 ‘내가 소심해서 오해하고 곡해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먼저 손을 내밀게 되더라고요. 몇 년간 껄끄러운 관계였던 지인과 최근 다시 가까워졌어요.” - 이정임 씨 “이런 게 마음 치유구나 싶어요. 이젠 ‘어디까지 오픈해야 하나’ 하는 고민으로 넘어갔어요. 마음의 옷을 하나하나 벗다가 발가벗게 될 것 같아서요.(웃음)” - 김용희 씨 간증이 아니다. 글쓰기를 시작한 뒤로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터져 나온 고백이다. “어 맞아, 맞아. 그런 게 있어!” 중간중간 수차례의 맞장구가 오간 열띤 증언이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찾은 곳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개울건강도서관 2층 어울림실이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필기구를 챙겨 든 시니어들이 빼곡한 책 사이를 가로질러 도서관 내 아담한 교실에 모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독서 문화 프로그램 ‘마음이 치유되는 글쓰기’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마음이 치유되는 글쓰기’는 고령 이용자가 많은 개울건강도서관이 마련한 시니어 특화 프로그램이다. 노년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인문학으로 ‘서울형 독서문화 프로그램’ 우수 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던 개울건강도서관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시니어 특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올해 개설한 프로그램은 ‘마음 건강’을 키워드로 한 글쓰기 교실이다. 박혜옥 도서관운영팀 주임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시니어층의 독서문화 프로그램 수요는 꾸준히 있었어요. 강의실 규모 때문에 10분만 모집하기로 했는데, 초과 접수됐습니다. 현재 11분이 해나가고 있고요. 이따 보세요. 출석률이 되게 높아요.” 맨 뒤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숨을 고르자 자리가 속속 채워지기 시작했다. 박 주임이 호언장담한 이유가 있었다. 8회 차 수업 역시 출석률 100%로 막이 올랐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이미지 카드를 가지고 왔어요.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이미지를 골라보시겠어요? 나와서 한 장씩 가져가세요. 고른 이유도 말씀해주시고요.” 박경숙 강사의 안내에 수강생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학자가 꿈이었습니다. 거기까지 못 갔는데, 책이 쌓여 있는 이미지를 보니 그때 생각이 딱 났습니다.” “제 인생에 장기 해외여행은 2~3번 남았을까요? 손녀딸, 며느리와 이탈리아 여행 가는 것이 꿈입니다. 제가 비용을 다 지불하더라도 여자들끼리만 한번 가보고 싶어요.” 글쓰기는 돌아가며 발표를 마친 뒤 짧게는 2분, 길게는 10분씩 이어졌다. 박경숙 강사의 교수법이다.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말하듯이 쓰라’는 거예요. 다들 말은 재밌게 잘하는데 막상 글로 쓰면 그렇지 않거든요. 특히 시니어들은 어렵고 고급스러운 글이 좋은 글이라는 고정관념이 다들 조금씩 있어요. 어려운 어휘나 고사성어를 넣으려고 하죠. 저는 그걸 빼는 쪽으로 피드백해요.” 나쁜 습관 덜어내기를 한 지 어느덧 두어 달. 수강생들은 글쓰기 실력이 나아졌다며 눈을 밝혔다. 수업 내내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른 ‘열혈 수강생’ 성영옥 씨도 그중 한 명이다. “블로그를 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생각나는 대로 써서 올렸는데, 이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구상하고 써요.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짝꿍 김용희 씨도 얼른 말을 보탰다. “저도 수백 번 글을 썼지만, 다 내 맘대로 쓴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가이드라인이 생겼어요. 내 글을 피드백 받아보는 경험도 했고요. 배운 점을 유의해서 쓰니까 사실 글쓰기는 더 어려운데(웃음) 참 유익한 것 같아요.” 며느리의 권유에 가벼운 마음으로 등록한 이정임 씨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자서전 쓰기를 버킷리스트에 넣었어요. 한동안 어딜 가든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드니까 괜히 위축됐는데 여기 와서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글쓰기는 정년이 없잖아요.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연장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10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수강생들은 글쓰기 실력 외에 마음 처방전을 각자 하나씩 챙겨 들고 어울림실을 나섰다. 10월, 그 손에는 4개월 동안 써낸 글을 모은 문집까지 쥐어질 예정이다.
- 2023-10-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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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보석상자,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클럽
-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클럽(The Chiang Mai Highlands Golf Club)은 치앙마이 고원 최고의 골프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7년 아시안 골프 월간지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뉴 골프장’ 등 여러 국제적인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클럽은 태국 13위에 랭크된 명문 코스다. A코스(파36, 3617/3108야드), B코스(파36, 3610/3179야드), C코스(파36, 3522/2963야드)의 각 9홀로 이루어졌으며, 치앙마이 최고의 코스로 손꼽힌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로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인구는 120만 명으로 치앙마이주 전체 인구(180만 명)의 66%가 거주한다. 치앙마이(태국어로 ‘새로운 도시’라는 뜻)는 1296년 란나 왕국(Lan Na, 1292~1775)의 새로운 수도로 설립되었다. 치앙마이 왕국(1775~1899), 시암 왕국(1899~1946)을 거쳐 타이 왕국(1946~현재)에 이르고 있다. 치앙마이 고원의 보석 2017년 12월 초 치앙마이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칭호를 받았으며, 201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었다. 치앙마이는 2014년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여행지 25곳’에 태국의 두 관광지 중 하나로 24위를 차지했다. 날씨가 좋고 선선한 태국 북부 치앙마이주 계곡 사이로 골프장의 산들바람과 시원한 공기가 감도는 가운데, 10월부터 2월까지는 이른 겨울 아침에 춥고 안개가 낀다. 해발 300m다.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클럽은 유명한 건축회사 슈미트&컬리 디자인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2005년 개장해 치앙마이 골프 코스의 질을 크게 높였다. 치앙마이에서 하이랜드로 가는 자동차는 놀라운 풍경을 관통하며, 동쪽 방향으로 논과 농장을 지나 산으로 향한다. 코스는 27홀의 웅장한 챔피언 골프 코스가 특징이며, 골프 선수에게 매 홀마다 웅장한 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모든 레벨에 맞게 5개의 다른 티 박스를 제공하며, 태국 현지인처럼 전형적인 시골 경험을 제공하는 현장 코티지 스타일의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잘 관리된 그린 매력적 치앙마이 하이랜드는 19개 프라이빗 리조트 빌라, 스파, 콘도미니엄, 세련된 주택 개발로 태국 북부 최고의 골프 휴양지가 되었다.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와 스파 리조트는 최고의 시설, 친절한 란나 타이 서비스, 완벽한 플레이 조건을 갖춘 챔피언십 골프의 조합으로 잊지 못할 골프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태국식 클럽하우스는 쾌적한 분위기로 골프 라운드 전후의 휴식을 제공한다. 로커룸은 기본적이지만 적절하다. 치앙마이 하이랜드는 여러 개의 연습용 그린, 짧은 경기장, 잔디 티가 있는 300야드의 드라이빙 레인지를 포함해 매우 잘 정비된 연습 시설을 갖추고 있다. 페어웨이는 패스팰럼 그래스, 그린은 티프이글 그래스가 식재돼 뛰어난 타격 표면을 보장하고, 일 년 내내 일관된 그린을 더 빠르게 유지하고 있었다. 그린 스피드는 9.5피트로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매우 훌륭한 속도였다. 무엇보다 130개 이상의 페어웨이 벙커와 그린사이드 벙커는 라운드 내내 어려운 도전이었다. 대부분 높은 턱을 가지고 있어 일단 벙커에 볼이 들어가면 거리보다 벙커 탈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탈출하길 권한다. 높은 턱의 벙커 공략이 관건 A2번 홀(파3, 184/154야드) 티 박스 왼쪽부터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그린 왼쪽까지 큰 호수가 이어지는 멋진 홀이다. 그린 오른쪽 벙커가 부담된다. 그럼에도 그린 오른쪽을 공략하는 것이 맞다. 정확한 원 샷이 필요한 홀이다. A8번 홀(파4, 438/360야드) 페어웨이 중간부터 왼쪽을 따라 이어지는 거대한 벙커들이 압권이다. 시각적으로 그린 앞까지 벙커들이 이어지는 모습으로 보여서 부담스러운 홀이다. 그린 앞 그린사이드 벙커는 그린 공략에 큰 부담이다. 대부분 턱이 높아 실제보다 거리를 더 봐야 할 경우도 많다. B2번 홀(파4, 342/315야드) A2번 홀과 비슷한 디자인이다. 파4 홀이므로 기회는 더 많을 수 있다. 역시 그린 오른쪽에 큰 벙커가 기다리고 있다. 넓게 이어지는 큰 호수가 장관이다. B9번 홀(파5, 558/512야드) 시그니처 홀이다. 그린 앞 140~170야드 지점에 큰 크리크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디자인이다. 오른쪽 카트길을 따라 건너는 다리도 멋진 모습이다. 세컨드 샷으로 바로 크리크를 넘기려면 거리가 필요하다. 웬만하면 무리하지 않고 끊어서 170야드 이상 그린 공략을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린 오른쪽으로 멋진 클럽하우스가 나타난다. 멋진 홀이다. 130개의 턱이 높은 페어웨이 벙커들과 그린사이드 벙커들이 라운드 내내 관건이다. 언듈레이션이 매우 심하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어려운 홀들이 있다. 잘 관리된 그린이 돋보인다. 9.5피트의 그린 스피드도 마음에 들었다.
- 2023-09-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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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휴양지가 떠오르는 OTT 영화
- 보기만 해도 해외여행이 가고 싶어지는 영화 5편을 추천한다. 미드나잇 인 파리(2012) 티빙, 웨이브, 왓챠 시청 가능 혼자서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주인공 ‘길’은 매일 밤 1920년대로 떠나게 된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여행. 라라랜드(2016)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시청 가능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에서 만난다. LA가 배경인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2(2018)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시청 가능 파티를 준비하는 소피는 엄마의 비밀과 뜻밖의 손님까지 마주하게 된다. 그리스 섬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파티가 시작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왓챠 시청 가능 일본의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사는 세 자매는 이복동생을 만나면서 가족의 인연을 그려나간다. 네 자매의 추억이 담긴 다이어리 같은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2014) 티빙 시청 가능 런던의 정신과 의사 헥터는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마지막 여행을 떠난 말기암 환자, 가슴속에 간직해 둔 LA의 첫사랑 등을 만나게 된다.
- 2023-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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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시대’ 효과 대박 팬더스트리란?
-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 현상을 ‘팬덤’이라고 한다. ‘팬덤’은 문화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팬덤’의 영향으로 산업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팬더스트리’라고 부른다. 요즘 ‘팬더스트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K-팝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팬덤 분야의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K-팝 아이돌의 해외 콘서트 투어나 관련 상품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팬더스트리의 예시로 들 수 있다. 팬더스트리에는 팬이 좋아할 만한 상품, 팬덤 플랫폼, 공연이 주로 활성화 되어있다. 가수의 팬더스트리 상품으로는 응원봉, 앨범, 인형 등이 있고, 팬덤 플랫폼에서는 스타에 관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마련한다. 즉 팬더스트리는 팬과 스타를 이어주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 ‘BT21’은 팬더스트리의 성공적인 사례다. BT21의 여덟 개 캐릭터는 인형, 문구, 의류 등의 상품에 그려져서 판매된다. 또 단편 애니메이션 연재,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모바일 게임 등에도 활용된다. BT21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대기업은 전망이 기대되는 아티스트와 협업하기를 원한다. 팬더스트리가 단순히 팬을 위한 서비스 같아 보여도, 글로벌 판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적인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중년층 팬덤 플랫폼 2019년부터 방영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의 열풍으로 중년 팬덤 문화도 두터워졌다. 팬덤 플랫폼 ‘FFAN’ 같은 사이트나 ‘트롯픽’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은 중년 팬덤을 고려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년층 이용자의 영향력이 중요하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팬덤 플랫폼이 발전함에 따라 중년층도 적극적으로 팬더스트리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중년층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서 관련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아티스트의 소식이나 이벤트 등을 알 수 있는 ‘FFAN’의 경우, 팬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발생하는 온라인 실시간 팬미팅 및 티켓•상품 판매 등을 곳곳에 넣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트롯픽’은 투표수 1위 가수에게 서포트 기사 발행과 가수의 영상을 대형 옥외광고 전광판에 송출해준다. 앱에 매일 출석할수록 투표 포인트를 얻을 수 있어서 팬은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중년층 소비에 따른 팬더스트리 요즘에는 중년층 팬덤의 지갑을 열 만한 산업이 확장되고 있다. 경제력이 있는 중년층의 소비 패턴을 파악한 기업들은 주로 고가의 상품을 내놓는다. 쌍용자동차는 ‘임영웅 효과’로 G4 렉스턴 매출이 53% 증가하며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놀랍게도 임영웅은 이후에 고가의 상품 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팬은 스타를 보고 따라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팬들의 경제적 부담을 우려한 것이다. 스타가 고가 상품 광고를 거절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특이 케이스다. 실제로 자동차 광고 이후에는 음식과 헬스·뷰티 제품 등의 모델을 주로 맡았다. 가수 김호중의 6박 7일 크루즈 여행 티켓도 완판된 적이 있는데, 중년층 팬더스트리 시장에서는 고가의 상품과 아티스트의 협업 사례가 점점 이어지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오공훈 문화평론가는 “중년층 팬덤 산업이 커지는 추세에 따라 중년층의 팬더스트리가 K-팝 팬더스트리와 쌍벽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 2023-07-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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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서점”...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로 여름나들이 어때요?
- 올해로 개관 4주년을 맞이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미국 엘리자베스 스탬프의 저서 ‘당신이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에 선정됐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시민들과 함께 오래된 책의 가치를 느끼고자 만든 공공헌책방이다.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유휴공간이었던 신천유수지 내 물류 창고를 새롭게 조성했다. ‘책벌레가 뚫고 지나간 공간을 사람들이 다니며 책을 찾는다’라는 기획 의도로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철제 서가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 ‘내일’, ‘기적의 형제’, 영화 ‘정직한 후보’, ‘장르만 로맨스’ 등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서울책보고는 아르헨티나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랜디드’, 그리스의 ‘아틀란티스 북스’, 미국의 ‘시티 라이츠 서점’, 영국의 ‘바터 북스’ 등 전 세계의 유명 서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헌책의 터널 속에서 오랫동안 길을 잃을 수 있다. (You can get lost for hours in the tunnel of secondhand books.)”라는 추천사와 함께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으로 선정됐다. 출판 편집자이자 방송 작가인 엘리자베스 스탬프는 “아마존(온라인 서점) 시대에서 서점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독특한 서점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 세계에서 150개의 서점을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히며, “다음 세대의 책 애호가를 위해서 이 서점을 방문하고 주변에 알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책보고에 대한 관심은 해외 언론사와 출판사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국영방송 ‘RTVE’의 여행 교양 프로그램 ‘한국 속의 스페인 사람들’(Españoles Comprometidos)에서 서울책보고가 소개됐다. 프랑스 방송국 ‘제이원’(J-One)의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도 책보고의 이야기가 10월 공개 예정이다. 일본 출판사 ‘도쿄 뉴스통신사’에서는 2023년 9월에 출판되는 여행 서적에 한국 드라마 촬영지 중 하나로 서울책보고를 소개한다. 서울책보고 백민철 총괄PM은 “최근 K-컬처, K-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서울의 문화 콘텐츠 관광에 대한 인기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헌책과 문화를 결합한 서울책보고에 더 많은 외래 관광객과 국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2023-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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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 골프 리조트
- 72홀 규모를 자랑하는 코스타 나바리노(Costa Navarino)는 유럽 최고의 골프 리조트다. 2022년 ‘투데이즈 골퍼’(Today’s Golfer)지는 이곳을 유럽 CC 중 1위, 세계 11위에 선정했다. 2022년 월드골프어워즈에서는 세계 최고의 떠오르는 골프 데스티네이션(World’s Best Emerging Golf Destination 2022)으로 코스타 나바리노를 꼽았다. 그리스는 인구 1030만 명, 면적은 13만 2000㎢로 우리의 1.3배다. 수도는 아테네이고, 화폐는 유로다. 기후는 대륙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가 교차해 나타나며, 그리스인(98%)이 대부분이다. 언어는 그리스어를 사용한다. 종교는 그리스정교(98%), 이슬람교(1%)다. 시차는 우리나라가 6시간 빠르다. 반도인 그리스 본토는 남서쪽은 이오니아해, 남쪽은 지중해, 동쪽은 에게해가 둘러싸고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는 아테네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300km 지점에 위치한다. 코스타 나바리노는 펠로폰네소스 반도 남서부의 그리스 메시니아 지역에 위치한 지중해의 여행지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오염되지 않은 지중해 해변 풍경을 자랑하는 이 지역은 4500년의 역사에 의해 형성되었다. 코스타 나바리노 골프 리조트는 그리스 내륙에서 몇 안 되는 골프 코스 4개를 갖춘 곳으로, 최고급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만을 경험하기 위해 그리스에 들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또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골프 매니지먼트사인 트룬골프(Troon Golf)가 컨설팅 파트너로 나서 유럽 특유의 골프 관광을 체험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곳에는 5성급 호텔과 개인용 숙박시설, 4개의 시그니처 골프 코스와 이벤트를 위한 컨벤션 시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시그니처 코스는 사구 코스(The Dunes Course)와 베이 코스(The Bay Course), 국제 올림픽 아카데미 코스(The International Olympic Aca demy Golf Course), 힐스 코스(The Hills Course)로 구성된다. 베이 코스(파71, 5536m/5168m)는 리조트 타입으로 2011년 개장했으며, 카트 필수 이용 코스다. 전설적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Robert Trent Jones Jr.)가 설계한 이 코스는 전략적인 플레이와 포지셔닝 골프에 약간 더 중점을 둔다. 베이는 올해 만다린 오리엔탈 코스타 나바리노를 맞이할 예정이다. 인근 나바리노 워터프런트 리조트에는 W 코스타 나바리노가 있다. 목가적인 배경은 산기슭을 지나 역사적인 나바리노만을 따라 이어진다. 대부분의 티는 숨 막히는 바다 전망을 제공하고, 코스는 세 개의 다른 자연경관인 시사이드, 협곡, 작은 숲을 통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억에 남는 라운드를 만들어낸다. 베이 코스의 흙막이(지하 건축의 Earth-sheltered) 클럽하우스는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자연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000㎡ 이상의 면적을 가진 클럽하우스는 나바리노만과 울창한 메시니아 지역의 다양한 풍경을 굽어보는 베이 코스의 멋진 경치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위치에 자리한다. 1번 홀부터 내리막의 멋진 레이아웃과 그린 뒤로 2번 홀과 이오니아해가 펼쳐지면서 시원하고 탁 트인 멋진 배경을 보여준다. 그린 스피드는 11피트에 가깝게 관리해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쉽지 않다. 2번 홀(파3, 148m/139m)은 17번 홀과 더불어 시그니처 홀이다. 오른쪽으로 이오니아해를 따라 멋진 뷰가 이어진다. 불어오는 바람이 문제. 핀의 위치에 관계없이 티 샷을 왼쪽으로 에이밍하는 전략이 필수다. 3번 홀과 4번 홀은 연속 파5 홀이다. 4번 홀 중간에 크리크를 지나 오른쪽으로 올리브나무들이 이어져,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뷰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최소 100년 이상 된 올리브나무들로 가득하다. 또한 많은 홀에서 이오니아해를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뷰가 환상적이다. 14번 홀(파4, 291m/282m)은 짧은 파4 홀이지만 티 박스 오른쪽으로 도그레그의 큰 호수가 이어지면서 착시가 일어난다. 현혹되지 말고 멀리 보이는 벙커 좌측을 에이밍해서 티 샷 하지 않으면 물속으로 들어갈 확률이 매우 높다. 17번 홀(파4, 280m/262m)은 2번 홀과 더불어 베이 코스의 시그니처 홀이다. 짧은 파4 홀이지만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거대하게 이어지는 이오니아해의 바람은 변수가 아닌 상수이기 때문이다. 페어웨이에서 5m 거리면 바닷물에 적셔볼 수 있다. 뒤로 2번 홀이 이어진다. 아름답고 감미로운 홀이다.
- 2023-07-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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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중년 남성의 고립 위험… 외톨이로 내몰리는 이유
- 50대는 각종 삶의 위기를 마주하는 시기다. 그중에서도 남성 1인 가구는 자신의 고민을 나누지 않고 홀로 이 고독을 버티다가 사회로부터 단절된다. 고독사하는 중장년 남성이 가장 많은 이유는 뭘까. 보건복지부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717만 명, 이 중 고독사 위험군은 152만 5000명이다. 1인 가구의 21.3%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중 고독사 위험군으로 꼽힌 사람들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자. 40대는 25.8%, 50대는 33.9%였다. 40~50대를 합하면 59.7%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60대(30.2%)까지 아울러 보면 89.9%로 약 90%에 이른다. 40~60대가 고독사 고위험군에 놓여 있다는 말이다. 중장년 남성이 위험하다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남성이 84.2%로 여성보다 5배 많았고, 이 중 50~60대인 중장년층이 58.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60대(29%)까지 고려한다면 87.6%에 이른다. 40~60대는 고독사 고위험군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장 많이 고독사하는 나이대인 셈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1인 가구 중장년층(40~60대)은 경제적인 문제(39.1%)를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복지부는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순찬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중장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을 다방면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빈번하게 상호작용할 때 자아의 건강성이 유지되며, 고립되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중장년) 남성의 경우 직장 생활을 그만두면서 사회적 관계가 사라지는데, 그렇게 사회와 단절되면서 고립되고 여러 문제가 파생되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은 이들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황 교수는 “사회와 단절되었을 때 유일하게 곁에 남는 게 가족인데, 경제적 문제도 있다 보니 술로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고 가족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해체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혼자 지내게 되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어려워진다. 중장년 남성은 내가 갖추어져 있고 반듯하게 생활하고 있다면 누군가를 만날 수 있지만, 내세울 것 없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는 만남을 회피한다. 대체로 자존심이 세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청해야 할 가장 절실한 시기가 가장 자존심이 높을 때이기도 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립 심화하는 우울과 남성 갱년기 ‘50대 남성’은 여러 가지 변화를 겪는다. 이혼, 실직, 퇴직, 부채, 가족과의 불화, 노화 체감,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감, 자녀의 독립, 노후에 대한 불안 등 삶의 각종 위기를 마주하는 시기다. 노화의 시작으로 건강도 나빠진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다. 또 남성 호르몬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이 부족한 남성의 56%가 심각한 우울증이나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남성 호르몬이 줄어들면 남자도 갱년기를 겪는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서서히 낮아지면서 발생하는데, 스위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갱년기 증상이 심할수록 우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27.4%, 50대의 31.2%가 남성 갱년기에 해당한다.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성욕 저하, 성기능 감퇴로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체지방 증가, 탈모, 피로감, 무기력함, 수면장애, 감정기복 심화, 두통, 두근거림, 답답함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하지만 중장년 남성은 이런 감정을 표현할 곳이 없어 과하게 술을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등 안 좋은 습관을 키우게 된다. 남성 갱년기는 스스로 알아채기도 쉽지 않다. 여성은 폐경을 겪으며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 반면, 남성은 개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만성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또 알게 되더라도 자신이 갱년기를 겪고 있다는 상황을 잘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남성 갱년기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도 부족하다. 최근 만성피로와 무기력함,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다음의 자가진단표를 체크해보고, 갱년기가 의심되면 가까운 비뇨기과나 건강클리닉을 찾아 혈액 검사를 통해 남성 호르몬 수치 등을 확인해보자. 갱년기 진단이 내려지면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남성 호르몬 보충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갱년기 진단을 받거나 갱년기가 의심된다면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단백질 섭취, 적절한 성생활 등의 생활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생활의 관리를 통해 남성 호르몬 수준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며,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금물이다. 중장년 고독사 막아라 정부는 2027년까지 고독사를 20% 줄이기 위해 고독사 예방 대책들을 내놓았다. 이 중에서 가장 위험군으로 꼽히는 중장년의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인 보건소 방문 건강관리, 생활 지원 서비스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조기 퇴직한 중장년 위험군에는 재취업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독사 대책은 우리나라에서 이번에 처음 마련되는 것이기에 앞으로 조금씩 관련 정책을 다듬어갈 필요가 있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사회와 단절되기 쉬운 환경에 놓인 데다, 스스로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황순찬 교수는 “공공의료 지원, 밑반찬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었지만, 중장년 남성은 이런 지원을 불편해한다. ‘내가 이런 처지에까지 이르게 됐구나’라고 생각해 오히려 우울감이 증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의료비 지원 정책을 펼쳤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당신들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다’, ‘당신들에게는 이런 것이 필요하니 참여하시오’와 같은 메시지로는 그들을 움직일 수 없다. 오히려 사회와 더 단절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 남성의 특성을 고려해 더 세심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 “사회적 연결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장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결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지원 외에도 안부를 확인하거나, 이들이 사회와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공간 등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고독사를 최초로 발견하는 사람이 가족뿐 아니라 주변 이웃들도 꽤 있었던 것을 참고해, 각종 지역 네트워크와 다양한 주체를 엮어두어야 한다고 봤다. 황 교수도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이어줘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문제를 상담하는 형태를 취하기보다 ‘자원봉사’, ‘일자리 찾기’ 등 어떤 매개를 통해 문제 해결을 확장해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일을 매개로 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그는 “일자리가 없으면 설 자리가 없고, 설 자리가 없으면 살 자리가 없고, 살 자리가 없으면 삶의 끝자리에 놓이게 된다. 일자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건강 문제가 있다면 건강에 관한 지원을 하면서 일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또 전적인 재취업보다 하루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씩 주기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우선 사회로 나오도록 하는 두 가지 형태의 재취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이 과정이 사회적 관계를 다시 형성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면서 사회와의 관계 유지를 위한 장치들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중장년 남성을 상담으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황 교수가 설명한 것처럼 ‘상담’을 목적으로 모이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예를 들면 커피 미팅, 런치 미팅, 스포츠 미팅, 반려견 미팅, 작업장 미팅 등이다.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거나, 스포츠를 즐기거나, 반려견과 모이거나, 목공 등의 작업을 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상담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많은 연구에서 중장년 남성의 경우 1:1 상담보다 또래 무리와의 집단 면담이 더 효과적이며, 전문의보다는 멘토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좋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중장년 남성의 또 하나 특징은 혼자 생활하면 식사 관리가 안 된다는 점이다. 지자체에서 중장년 남성을 위한 요리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시민단체에서 공동 부엌 등을 운영하는 이유다. 하지만 황 교수는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의 경우 집에서 요리를 하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거 문제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기서도 사회와 연결고리를 만들어두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이다. 이를테면 셰어하우스 등의 형태로 공유 주방을 사용하거나, 생활체육을 즐기면서 주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다. 중장년 본인도 사회와 벽을 쌓기보다 조금이라도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황순찬 교수는 “직장을 그만두었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갈 곳을 만들어두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사회성만은 단절되거나 끊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자원봉사를 해보는 것도 좋다. 자원봉사를 통한 야유회나 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해 다른 삶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고 당부했다.
- 2023-07-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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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시대, 노인도 IT 일자리 가능”, 10년의 성과로 증명
- ‘청춘은 인생의 어느 한 시절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새뮤얼 울먼) 나이로 따지는 청춘은 한시적이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청춘은 영원할 수 있다. 소나무처럼 언제나 푸르름을 간직한 중장년의 인생 3막을 돕는 사회적 기업 ‘에버영코리아’가 탄생한 지 어언 10년. 그 사이 60대를 맞았지만, 여전히 푸릇한 10대의 마음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정은성 대표를 만났다. 2013년 송파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한 ‘송파 인터넷 콘텐츠 사업단’이 토대가 된 에버영코리아. 당시 고령화 현상을 주시해온 정은성 대표는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인식되던 노년층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발견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더 생산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존재로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로 에버영코리아를 설립한 것. 특히 기존 노인층 대상의 공공 일자리에서 벗어나 IT를 주요 업무로 내세우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10년 전만 해도 노인들이 IT 업무를 한다는 건 획기적이었어요. 주된 업무는 ‘네이버 지도’ 거리뷰(촬영한 거리의 실제 모습을 360도 회전하는 사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에 나오는 인물이나 자동차 번호판 등을 블러링(개인정보 등을 가리기 위해 사진을 흐릿하게 보정하는 작업)하는 거였죠.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당시 시니어 직원 30명 중 스마트폰 보유자가 딱 한 분이었거든요. 그만큼 당사자에게나, 사회적으로나 생소한 일이었죠. 그러나 저는 확신이 있었고 자신이 있었어요. 다행히 예상대로 사업이 순조롭게 잘 진행됐고, 저희를 롤모델로 한 다양한 단체와 사회적 기업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긍심을 느껴요.” AI 시대, 평생 현역으로 생존하기 시니어만 고용해서 일이 되겠느냐, 얼마나 가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10년 차 기업에 접어든 걸 보면 기우였을 테다. 그만큼 기업의 10년은 여러 가지를 증명해내는 의미 있는 숫자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는 정 대표다. “10년 업력을 사람 나이에 비유하면 30~40대 정도로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아직도 10대 같다는 마음이 들어요. 사춘기처럼 아직 불안한 부분도 있고, 때론 무모하기도 하고 그래요. 또 변화 속도가 빠른 IT 분야를 하다 보니 안정됐다가도 또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를 겪곤 하죠. 최근에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많은 직업군이 위기를 맞았잖아요. 저희도 기존에 하던 블러링 작업을 AI가 대체하면서 관련 업무가 꽤 줄었습니다.” 정 대표는 ‘무모함’이라 표현했지만, 그 말에는 10년 전 에버영코리아를 선보였을 때와 같은 열정과 의욕이 내포된 듯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진행하던 사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지만, 역으로 그는 다시 성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현재 신사업들은 대체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준비 중입니다. 어쩌면 시니어들이 AI와 관련된 일을 선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나간다면 오히려 청년층보다 경쟁력과 잠재력이 크다고 보는 거죠. 이런 시도를 하는 기업이 거의 없을 텐데, 저희에겐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으니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해요.” 에버영코리아의 모토 중 하나는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노인이 되고, 계속 배우면 젊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그는 시니어 직원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신기술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매주 관련 정보들을 모은 웹진 형태의 ‘비타민E’도 공유한다. 이렇게 익힌 기술과 내용을 점검하는 차원의 시험도 수시로 치르며 정성평가에 반영한다. 회사의 방침에 불만을 표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그는 현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영역이라 강조한다. “각자 일도 바쁘고 자주 내용을 전달하다 보니 버거울 수 있겠죠. 한편으론 부담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시도를 하기도 해요. AI 같은 기술은 이제 좋든 싫든 가져가야 하는 큰 흐름이니까요. 에버영코리아 직원들은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세요. 실제로 초창기 직원의 52%가 아직도 계시니까요. 그런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함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귀찮고 힘들겠지만 이 정도 부담이라도 있어야 트렌드를 읽고 익히려 노력하시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쓰는 방법이에요. 물론 스스로 변화하려는 분도 많아요. 결국 그런 태도가 뭔가를 바꿀 수 있고, 평생 현역으로 생존하는 길이라고 봐요.” 짐이 되면 노인, 힘이 되면 신중년 정 대표는 10년간 에버영코리아를 이끌며 ‘평생 현역으로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물론 함께하는 직원들 또한 같은 목표와 꿈을 갖길 바란다. “나이가 들수록 두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외로움은 커지고 자존감은 낮아진다는 건데요. 이걸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게 바로 ‘일자리’라고 생각해요. 저희 직원들에게 ‘일하면서 뭐가 좋은가’ 여쭤봤는데, 한 분이 ‘가족이 생긴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 옆에서 ‘가족보다 낫지!’라고 하시더군요.(웃음) 또 어떤 여직원분은 월급을 모아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너무나 뿌듯하셨대요. 그동안은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만 생활했는데, 처음 자신이 번 돈으로 무언가를 해봤다는 거죠. 한편으론 늙으면 배우자보다 자식에게 기대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 점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했다는 자부심도 크게 느끼시더라고요. 노후에 일자리는 단순히 돈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셈이죠. 그런 내면적인 자원이 채워지니까요.” 그는 직원들에게 CEO 칼럼을 통해 ‘짐이 되면 노인, 힘이 되면 신중년’이라는 메시지를 공유한 적이 있다. 사가(社歌)에 ‘몸은 시니어 마음은 청춘’이라는 가사가 있을 만큼 평소 마음의 힘을 믿으며, 누구나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독려하는 정 대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때때로 체력이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기도 한다. 때문에 내면의 건강뿐만 아니라 외적인 건강도 뒷받침돼야 평생 현역, 자립하는 노년을 살 수 있다. 그는 작은 습관들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도 살피고 있다. “매년 직원들에게 수첩을 만들어주는데요. 앞부분에는 분기별 컨디션을 진단하는 ‘백세건강체크’와 하루하루 건강한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몸 마음 관리표’가 있어요. 여기에는 식습관, 운동 습관, 마음 습관 3가지 항목이 있는데, 이걸 매일 기록해보는 거죠. 단순히 O, X 정도로 체크만 하면 돼요. 강압적인 건 아니지만, 해마다 관리를 잘하신 직원들에겐 포상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근력이 참 중요한데, 운동을 하려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잖아요. 막상 계획했다가 잘 지키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상에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아무리 소소한 거라도 그걸 해냈을 때 성취감도 따라오고요.” 정 대표가 말하는 소소한 습관은 가령 이런 것들이다. 근력 유지를 위해 면도하는 동안 무릎 살짝 굽히기, 15분 거리의 식당에서 점심 먹기(오고 가며 30분은 걸을 수 있다고), 출근해 회사 문을 열며 마음속으로 1초간 ‘행복’이라 외치기. 어렵고 힘든 일은 못 하는 이유를 찾기 일쑤지만, 이러한 작은 습관은 핑곗거리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지키기도 수월하단다. “저는 17년 전부터 이런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몸 건강, 마음 건강을 위해서인데, 이는 곧 평생 현역이 되기 위함이죠. 그런데 막상 오랜 세월 중장년과 일을 하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건강하니까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니까 건강해진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결국 노후는 일자리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가장 좋은 기업을 위한 최선의 방법 정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중장년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은 에버영코리아만의 복지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여타 회사라면 ‘자녀 출산 축하금’이 책정되지만, 이곳에서는 ‘손주 출산 축하금’이 나온다. 부모가 아닌 ‘본인 환갑, 고희 축하금’이 있고, ‘형제상(喪) 조의금’이 있다. 황혼육아의 짐을 지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육아휴직은 없지만, 해외여행을 충분히 즐기고 올 수 있도록 장기휴가는 제공한다. 정년은 따로 없지만, 직원들에게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을 주기 위해 형식적으로나마 ‘100세 정년’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저곳에 입사해볼까’라고 관심을 보이는 중장년도 있을 터. 그러나 일반적인 중장년 채용과 비교해 에버영코리아의 입사 과정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이 역시 정 대표만의 뜻이 담겨 있었다. “보통 경력이 많은 중장년을 채용할 때는 서류를 점검하는 차원의 가벼운 면접을 보곤 하죠. 저희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 필기, 실기, 면접으로 크게 4단계를 거쳐야 해요. 뭘 이렇게까지 하느냐고도 하는데, 어려운 과정을 통해 입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시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또 가급적 서류 과정에서 많은 인원을 통과시키려 해요. 전에 면접장에서 한 분이 9년째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면접은 처음 왔다며, 되든 안 되든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해서 뿌듯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차원에서 최대한 기회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물론 IT 업무를 해야 하기에 디지털 문해력이나 실무 능력은 필수다. 그가 재차 강조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시하는 인재상이란다. 아울러 사회와 환경을 위한 마음과 실천력까지 겸비했다면 플러스알파(+α)가 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비전과도 일맥한 부분이다. “제가 내세운 비전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기업에게 ‘가장 좋다’는 건 최대(Biggest), 최고(Greatest) 같은 걸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베스트(Best)를 생각했어요. 이건 영어에서 굿(Good)의 최상급 표현인데요. 여기엔 ‘착하다’는 뜻이 포함되죠. 그러니까 ‘가장 선한 기업’을 꿈꾸는 거예요.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돈을 벌어야 해요. 그래야 사업이 유지되니까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오래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선한 기업은 결국 그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쓸 것이냐, 즉 누가 혜택을 볼 것이냐를 따지는 거죠. 우리 직원들은 함께 탄소중립 생활을 실천하고 그 뜻에 동참하고 있어요. 그런 선한 직원들이 평생 현역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도록 돕는 일, 그게 제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최선(最善)이라고 생각합니다.”
- 2023-07-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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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여름휴가로 딱! 동남아 골프장 4곳
-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빗장이 풀리며 해외 여행을 염두에 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골프 애호가라면 동남아시아를 눈여겨 볼만하다. 인도네시아의 보석 ‘발리 내셔널 CC’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20분 거리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발리는 일 년 내내 25~30℃를 유지하며, 특히 7월부터 10월 사이 비가 내리지 않아 골프 치기에 매우 적합하다. 야생의 풍광 매력적인 ‘탄야 골프클럽’ 방콕에서 접근성이 좋고, 평지형 코스로 누구나 어렵지 않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1인 1실의 프라이버시가 적용되는 최적의 숙박 조건을 갖추고 있어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캄보디아의 신성 ‘프놈펜 바타낙 골프리조트’ 2022년 아시아·태평양 3위의 최고급 골프리조트로 선정된 곳. 파크랜드 타입의 코스 레이아웃으로 코코넛트리와 팜트리가 즐비하다. 동양적인 스펙터클함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 100대 클럽 ‘더 블러프 호트램 스트립’ 베트남의 유일한 세계 100대 코스로서 그 아름다움과 레이아웃이 최고 수준이다. 홀과 홀 사이에 이어지는 엄청난 듄스(Dunes)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 2023-06-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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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 따라 시간이 빚어낸 연천 백학마을
- 지지난해엔가 가을에 갔던 연천은햇살이 바삭하고 고요했던 산하가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번에 찾아간 봄날의 연천은 조금 달라진 기분이다. 충분히 봄날인데도 바람이 차서 자꾸만 옷깃을 여몄다. 더구나 휴전선과 가까운 최북단이라는 이유로 사진 한 장 담아보지 못한 채 느낌이 확연히 달랐던 봄바람을 맞으며 산을 내려왔다. 마침 전방 마을의 주민께서 안내해주신 덕에 고맙게도 최전방 마을을 잠시 돌아볼 수 있었다. 백학면이라는 연천의 최전방 마을은 아무리 둘러봐도 인적이 드물다. 마을 길 옆으로 자그마한 단층 지하에 백학역사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은 게 보였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나 3.1 독립운동 시절에 몸과 마음을 바쳐 대항했던 이 지역 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그들만의 소중한 공간이었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의 소중한 이야기다. 바로 맞은편 작은 광장에는 영웅정신계승마을이라는 탑이 우뚝하다. 그 옆으로 전장(戰場)에서 총을 잡는 대신 지게를 짊어진 민간인들의 활약을 새겨놓은 긴 설명이 있어서 꼼꼼히 읽어보았다. 호국보훈의 달, 최북단의 접경지역 연천을 가다 한국전쟁 당시 접전지역이 산악지형이었기 때문에 전투물품 운반에 어려움이 컸다. 이때 5시간씩 걸리는 험한 길을 민간인들이 45kg 정도의 포탄을 지게로 짊어지고 날라다준 덕분에 승리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었다. 지게부대로 연인원 30만 명이 투입되었다 하니 주민이라면 누구나 지게를 짊어지고 날마다 나선 셈이다. 군번도 계급장도 없는 애국자들이다. 지게 모양이 영어의 A와 비슷하다 하여 미군들은 A부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내 나라를 지켜내겠다는 마음으로 탄약을 지어 나르는 이들을 보면서 유엔군들은 이들이 자신들의 생명줄이며 전투의 절반은 이들의 공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고 한다. 피복이나 총기도 지급되지 않았고 가파른 절벽을 걸어 다니느라 희생되신 분들도 적지 않았다 하니 마음이 못내 안타깝다. 다크 투어리즘의 증표, 레클리스 하사 이야기 또 한 가지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지게부대 이야기 옆으로 숨은 영웅 레클리스(Reckless) 하사와 한국전쟁 이야기가 그림으로 남아있다. 레클리스는 전쟁 당시 군인이 아니라 군마(軍馬)다.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중에 포탄 운반용 말이 필요했다. 이때 미군들이 신설동 경마장에서 구입한 퇴역 경주마의 이름이 바로 ‘아침 해’였다. 미군들은 아침 해의 별명을 레클리스라고 지었다. 레클리스는 영리한 전투마로 미 해병들과 지내면서 우수한 전투병이 되어갔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통에 엄청난 양의 포탄을 짊어지고 옮기는 용기와 헌신은 전쟁 영웅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사람이 없을 때는 혼자서도 고지를 왕복했다고 한다. 병사들과도 친구처럼 지냈던 전우 레클리스는 정전협정 후 미국 버지니아 본부로 데려갔다. 그리고 미 역사상 처음으로 군마인 레클리스를 하사관으로 진급시켰고 성대한 전역식으로 예우를 다했다고 전한다. 레클리스는 해외 유명 언론에서도 특집기사로 다루었다. ‘라이프 매거진’ 특집에서는 ‘세계 100대 영웅’에 선정되었다. 한국에서도 2013년 우리의 전쟁영웅 레클리스의 실물 크기 동상을 세워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게 했다. 이른바 연천 백학마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증표, 한국전쟁의 영웅 레클리스 동상이 연천 고랑포구 역사공원에 북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고랑포구는 1930년대에 최고의 무역항으로 번창했다. 한국전쟁 때는 최대 격전지이기도 했고 휴전 후에도 통일 한국을 위한 접경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고랑포구 역사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전시실과 VR, AR 체험은 물론이고, 저잣거리와 카페테리아 등이 마련되어 있다. 교역이 왕성했던 고랑포구는 옛 명성과 달리 역사공원 앞으로 임진강변의 강물만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백학면에서 들러볼 곳이 또 하나 있다. DMZ백학문화활용소라는 갤러리는 연천만의 지역적 특색도 있지만 전시물도 특별하다. 현재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백학역사박물관 유물 다시 보기’ 전시를 진행 중이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치열했던 전쟁과 그 상흔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다. 행사는 6월 30일까지다. 한탄강 주상절리 천혜의 지질 여행 연천은 한탄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주상절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을 중심으로 세계지질공원 투어도 있고, 힐링을 겸한 트레킹 코스도 연결되어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주상절리라는 특이한 지질 구조는 화산 지형인 제주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여러 군데 분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수직의 주상절리는 병풍처럼 독특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드는 지질 명소다. 물결은 잔잔하고 봄볕은 화사한데 한두 명의 강태공이 낚싯줄을 던져놓고 하세월이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 바람은 아직 차다. 주상절리 바로 위쪽으로 숭의전을 올라가 봐도 좋다. 홍살문 입구에서 찬 우물물 한 바가지 시원하게 들이켜고 숲길을 걸어 올라가면 조선시대에 고려의 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공신들의 제사를 지냈던 고려의 종묘인 숭의전이다. 주변으로 수백 년 수령의 나무들이 에워싸고 있고 담장이나 기와에서 자라는 잡풀과 푸른 이끼가 세월을 말해준다. 한탄강 지질 명소 중에 연천 전곡리 유적은 이 땅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게 된 사연도 흥미롭다. 기록에 따르면 1977년 주한미군 그렉 보웬이 데이트를 하던 중 한국인 연인이 주워온 ‘이상한 돌’을 보고 전문가에게 조사를 요청해, 이곳이 중요한 유적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때의 돌이 30만 년 전의 돌로 추정되는 전기 구석기 유물인 전곡리 주먹도끼라고 한다.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질 명소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에는 그 옛날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유적공원이 형성돼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당시를 상상해볼 만하다. 넓은 잔디광장에서 다양한 조형물을 보면서 까마득한 옛 시간을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볼거리도 많고 공기도 맑아서 산책길이 더없이 즐겁다. 돌아가는 길에는 한탄강 인접 지류인 재인폭포(才人瀑布)를 들러봐야 하지 않을까. 몇 년 전만 해도 물길 아래로 내려가서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하거나 길 옆 절벽 위에 서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주차장도 넓어졌고 넓은 캠핑장도 생겨났다. 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이어졌으며, 데크를 따라 양옆으로 편리하게 내려갈 수 있다. 비가 많이 온 후에는 엄청난 수량이 쏟아지며 물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렇지 않을 때도 직선의 길쭉한 물기둥이 소리를 내며 수직으로 떨어져 내린다. 폭포 이름이 재인인 것은 옛날에 줄타기를 잘하던 재인(才人)의 이름으로, 그에게는 예쁜 부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고을 수령이 부인을 탐하여 재인에게 폭포에서 줄타기를 하게 한 후 줄을 끊어 죽게 한 것이다. 부인은 수령의 코를 물고 폭포에서 자결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연천은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이다. 길을 가다 보면 군부대가 심심찮게 보이기도 하지만 인구밀도가 낮아 사방으로 한적하고 여유롭다. 울창한 산림자원도 풍부하고, 호로고루성이나 당포성, 은대리성 등 옛 성곽이 보여주는 오랜 세월의 이야기도 품고 있는 고장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지금껏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것은 연천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 2023-06-16 0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