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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함의 깊이 깃든 인문학 여행지 '청주'
- 소로리 볍씨와 생명문화도시 생명문화도시 청주라고 말한다. 지역마다 일컫는 상징적 수식어가 있듯 이곳은 명칭마다 생명이 함께하는 걸 본다. 청주시 청정자연의 푸르름을 뜻하는 ‘생이’와 미래창조의 빛을 머금고 있는 ‘명이’가 결합된 캐릭터로 생명과 창조의 도시 청주를 상징한다. 이렇듯 청주에서 생명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공원도 생명누리공원이고, 정자는 생명정이다. 생명과학단지는 바이오 산업 전문으로 첨단의료 복합단지다. 가을이면 청원생명축제가 열린다. 생명과 연결된 것 중에 당연히 먹는 것이 빠질 수 없다. 청원 생명쌀은 전국 최초로 15년 연속 한국표준협회로부터 인정받은 고품질 쌀이다. 이제 대한항공 기내식 밥으로도 공급되어 전 세계인이 맛볼 수 있게 되었다는 최근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밥은 한국인의 일상과 아주 밀접하다. 인사나 만남의 경우에도 꼭 밥이 등장한다. 밥은 먹었니, 밥 한번 먹자… 이런 밥. 밥 이전 벼농사의 기원이 중국이 아닌 한국일 거라는 주장 관련 근거가 청주 소로리에서 발견됐다. 2003년 청주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가 국제적 검증 끝에 거의 1만 50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고, 고고학자 콜린 렌프류도 쌀의 기원을 한국으로 수정했다고 전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된 충북 옥산의 소로리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농경문화 중심지로 떠올랐다. 국토 중심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충북 청주는 생명문화의 고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부근의 오창읍엔 쌀의 일생과 역사를 알려주는 단아한 한옥의 벼전시체험관과 미래지농촌테마공원이 있다. 이곳에 소로리의 유적인 볍씨가 소개되어 눈여겨볼 만하다. 옛날 옛적 벼농사를 지었던 우리 땅에서 출토된 소로리 볍씨 59알로 한반도 고대국가의 형성을 이해할 수 있다니, 우리가 매일 먹는 밥, 알고 먹는다면 밥맛이 다를 터. 올 초에 세상을 떠난 이 시대의 문화 지성이라 일컫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청주를 사랑하고 응원했다고 한다. 생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로리 볍씨가 출토된 것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와 함께 청주가 세계적인 생명문화도시라는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다. 더불어 친환경 두꺼비 생태공원과 가로수길, 초정 약수 등의 문화 원형을 분석하며 가치 발굴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청주의 한 무덤에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젓가락이 출토되었는데, 쌀과 젓가락은 생명문화의 원형이라며 지구촌 유일의 생명문화도시 청주에서 젓가락 페스티벌을 열도록 제안도 했다. 청주를 향한 깊은 애정으로 그는 청주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간 김에 오창호수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예전에는 청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했던 오창이었다. 이젠 길이 달라졌고 교통수단도 좋아져서 드라이브 삼아 자동차로 20분 정도 휘익 달리면 된다. 핫한 카페나 맛집은 물론, 자연친화적 생태놀이터와 등산로가 건강한 시간을 제공한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하루를 누릴 만한 문화휴식공원이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 호수가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저수지 준설공사로 물을 모두 뺀 상태였지만, 물을 가득 채워 호수에서 뿜어내는 분수가 솟아오르면 가슴 후련한 풍경이 펼쳐진다. 그 옛날 문전옥답에 물 대주던 방죽이 지금은 멋진 호수가 되어 현대인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휴식처로 변모했다. 세종대왕이 가끔 쉬던 곳에 나도 간다, 초정행궁 또 한 군데 들러볼 곳으로 초정행궁이 있다. 청주나 오창에서 20분 정도 거리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 끝에 늘 초정약수의 눈병 치료가 따라 나오곤 한다. 바로 그곳 초정이다. 과거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행차하여 머물며 한글 창제를 마무리했던 역사적 사실을 기초해서 조성되었다. 옛 임금의 행궁이나 이전 대통령들의 전용 휴양지(청남대)로 청주를 택했던 걸 보면 사색과 휴식의 환경에 적당한 도시였구나 싶다. 초정 행궁마을은 도심에서 뚝 떨어져 아늑하다. 조선시대 옛 거리를 걷듯 한옥마을을 느릿하게 거닐다가 투호를 던지거나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에 참여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독서당에서 책을 읽다 전통찻집에서 보약처럼 진한 대추차 한잔 마시는 것도 좋은 시간이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물론 초정리에 갔으니 세계 3대 광천수로 탄산과 칼슘,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한 초정약수를 느껴볼 일. 한동안 코로나19의 여파로 중단되었던 초정원탕 행각에서는 야외 족욕체험장이 개방 운영되고 있다. 땅속 깊은 화강암층에서 퐁퐁 솟아나는 광천수로 이색 체험까지 알차게 챙겨보자. 한옥 스테이는 예약 필수다.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조용한 공감 청주는 그동안 진입로의 가로수길이나 도심을 둘러싼 상당산성과 중심부를 흐르는 무심천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육거리 전통시장은 더 말할 게 없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면서도 빠뜨리면 섭섭할 중앙공원도 청주의 역사 속 중심이다. 뭘 모르는 사람들은 청주 중앙공원이 이제는 탑골공원처럼 되어버렸다고 하지만, 괜히 중앙공원(中央公園)이 아니다. 전국 각 지역마다 하나씩 있음직한 중앙공원은 그 지역을 대표한다. 이름 그대로 센트럴파크다. 한쪽 코너에는 시민극장이 있었다. 청주 극단인들의 연극도 올리던 곳이었다. 유형문화재인 목조 2층의 누각과 구석구석 유적들은 제각각 옛이야기들을 품었다. 무엇보다 천년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전설을 지닌 채 계절마다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중앙공원 골목으로 들어서면 지금은 쫄쫄 호떡이 유명하지만 그 이전엔 할머니의 빈대떡이 유명했다. 그 옆으로 50년이 훌쩍 넘은 공원당 우동은 특히 청주를 떠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소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약속 장소로 정하기 좋은 곳.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공원당에서 만나자’고 할 수 있는 점포다. 도시가 사람을 품어주는 맛이 있고 따뜻하다. 이젠 어딜 가나 나타나는 거대한 관광 콘텐츠, 덕후들의 핫플이나 힙하다는 맛집 풍경 인증샷은 지겹다. 어느 여행지를 말할 때 ‘노잼’이나 ‘핵잼’ 타령으로 섣부르게 구분 짓는 이들의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그 골목을 나와 바로 보이는 용두사지 철당간. 시내 중심에 우뚝 서 있지만 늘 그 자리에 있으니 다들 무심한 듯 지나간다. 고려시대의 귀중한 문화유적이라 여행자들이 찾아와 올려다보곤 한다. 바로 앞으로 청주극장과 현대극장이 기역자로 거의 붙어 있었다. 학생들의 단체 영화 관람이 있는 날은 그 앞이 교복 입은 학생들로 바글거렸다. 지금은 영플라자 뭐 그런 것들이 새 옷 입은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성안길이 된 본정통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핫한 거리다. 입구부터 시네마 거리다. 청주가 의외로 영화관이 많았고 유명 연예인이나 문화예술인을 다수 배출했다는 사실, 또한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가 촬영된 곳이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에서 가깝고 역사와 현재가 고루 존재하는 특이한 장소가 꽤 있다는 것. ‘제빵왕 김탁구’의 수암골은 이미 성지가 된 지 오래고, ‘태양의 후예’, ‘덕혜옹주’, ‘은교’, ‘베테랑’, ‘국가대표’, ‘프리즌’… 이루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청주를 떠나기 전 국립현대미술관을 들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갈 때마다 들르지만 이번엔 시간이 늦었다. 그렇지만 미술관 앞마당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슴 저릿하다. 오래전 담배공장이었던 곳이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 근대문화유산 동부창고,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눈앞에서 조금씩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미술관 광장에서 바라보는 코끝 찡한 저녁노을, 운이 좋았다.
- 2022-08-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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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한달살기 꿈꾼다면 이곳을 ‘주목’
- 큰맘 먹고 시작한 한달살기. 정해진 시간에 정신없이 유명한 장소를 훑는 관광이 아닌, 느리고 여유로운 휴식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는 게 영 익숙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제주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울까? 급할 건 없다. 우리에게는 30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한달살기는 단순한 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한달살기를 앞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한 달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말을 트게 된 아주머니에게 사는 이야기를 듣거나, 비를 피하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대접받는 등의 상황 말이다. 그러나 막상 제주 땅에 발을 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 할 수 없는 일을 깨알같이 모두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참고해 각종 정보를 샅샅이 뒤지게 되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에 하루하루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상과는 다른 제주살이에 문득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한달살기가 아니라 그저 한 달간의 패키지 여행이 되는 셈이다. 한달살기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바라기보다, ‘여행 테마’를 설정하고 제주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자유 선물하는 ‘책방 투어’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후로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 독서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달살기를 명목으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독립 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점이 많다. 제주만의 지역 감성과 책방지기의 취향이 버무려져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 특유의 기분 좋은 종이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주는 아늑함은 덤이다. 바라나시 책골목_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횟집 거리 사이, 빈티지한 간판이 눈에 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인도 서적과 세계문학 및 인문학 책이 즐비하다. 이곳은 제주 속 인도, ‘바라나시 책골목’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다. 갠지스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이 있다. 생애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꼽히며, 일부 여행객은 인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은 한국에서 인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장소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나 요구르트 ‘라씨’도 맛볼 수 있다. 만춘서점_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흰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각형 구조의 내부로 매력을 더했다.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과 LP, 제주의 감성이 흐르는 소품이 가득하다. ‘만춘서점’ 책방지기는 출판·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했다. 그래서인지 육지 사람이 그리는 제주의 장면을 더욱 잘 옮겨놓은 듯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1인용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소심한 책방_오름 다섯 개가 감싸고 있어 유독 고요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다. 좁은 골목 안쪽, 돌담 너머에 ‘소심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각각 제주와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소설, 에세이, 여행 등 단행본부터 독립 출판물, 제주 특산품, 문구까지 다채롭게 구비했다.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책방에 온도를 더해주고, 밤에는 노란 불빛이 다정하게 채워진다. 때로 소소한 전시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들를 곳이 많은 관광 지역이 아닌데도 굳이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하나만 꼽기 어렵다. 책약방_‘책약방’은 초록 잎과 나무, 낮고 작은 집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그림책 전문 서점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람 대신 책이 지키고, 마을이 지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현관 옆에 걸린 작은 의자 위에는 운영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그림책’이 놓여 있다. 비치된 그림 일기장과 100자짜리 작은 원고지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릴레이처럼 이어진 글들을 읽다 보면, 책약방의 진짜 ‘약’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올레길은 제주도의 마을길, 해안도로, 숲속 오솔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코스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등학교~광치기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 제주해녀박물관~종달바당을 잇는 21코스가 개장하면서 올레길 코스는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게 됐다. 현재는 제주도 내에 총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최근 확장된 추자도 코스를 포함하면 총 27개다. 각 코스는 길이가 대체로 15km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5~6시간 정도다. 제주도 올레길을 한 코스씩 돌다 보면 도내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코스도 있어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동선과 숙소 계획을 맞춰 짜야 한다. 식사도 매번 사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준비한다. 또한 올레길은 리본을 매달아 길을 안내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혼자 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날이 저무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로는 드문드문 표시한 리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길을 잃기 쉽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보강한 ‘알파캠프’는 트레킹과 관련해 가이드, 교통, 식사, 숙소, 세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한다. 더불어 관광객이 한 달 동안 제주의 모든 올레길과 새로 생긴 하영올레길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토끼반과 거북이반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통 중장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8세 이선이 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 대신 올레길을 걸어볼 생각으로 알파캠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숙소 예약도 번거로워 고민하던 차였다. 이 씨는 “차로 여행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가까이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는 그저 우리나라의 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정겨운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캠프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를 완주하는 ‘제주올레캠프’ 프로그램 외에도 오름이나 한라산, 4대 휴양림, 숲길 등을 다양하게 걷는 ‘제주여행캠프’,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는 ‘다이어트 캠프’, 오름 전문 캠프인 ‘제주계절캠프’ 등이 있다. 의미 있게, 친환경 한달살기 ‘제주도’ 하면 많은 이들이 청정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해변에는 폐그물, 밧줄, 스티로폼, 플라스틱, 페트병, 장대 등 폐어구와 나무토막이 가득하다. 게다가 언제 번식했는지 모를 파래가 수면에 떠 있거나 바위나 모래사장에 널려 있어 볼썽사납다. 제주도는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도는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전체 발생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를 지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제주’를 여행 혹은 한달살기 테마로 설정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플로깅을 하는 식이다. 플로깅은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혼자서 가고 싶은 장소를 지정해 환경 정화를 하거나, 제주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여행 테마는? 후회 없을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서는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큰 주제나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우선 ‘왜 제주도에 가려고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1 건강하게 한달살기 ‘하루 한 군데 오름 오르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한 달간 인스턴트식품 끊기’ 등으로 몸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2 휴식하며 한달살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면 ‘매일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3 습관 개선 한달살기 한 달 동안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인 말 하지 않기’,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등을 시도해 나를 괴롭히는 습관을 개선해보는 건 어떨까. 1 바라나시 책골목 2 만춘서점 3 소심한 책방 4 책약방
- 2022-07-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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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중장년 행복캠퍼스 대폭 확대 “교육생 1천 명 모집”
- 경기도가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는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용인과 포천에 이어 화성, 의정부, 양주, 안성, 양평에도 추가 설치한다. 이로써 경기도는 모두 7개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게 된다. 경기도는 8월 1일부터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 하반기 교육생 1092명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교육 과정도 다채로워졌다. 앞서 경기도는 2021년 5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대학에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설치했다. 중장년을 위한 전용 활동 공간으로 재사회화 교육, 취업․창업 관련 전문교육 등 고품질 교육과정과 상담, 소통·휴식,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도는 사업 첫해 남부권역 강남대학교(용인)와 북부권역 대진대학교(포천)에서 반기별 교육생 250여 명 규모로 행복캠퍼스를 운영했다. 설문조사 결과 교육생 93% 이상이 만족해 교육 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도는 지난해 시‧군 신청을 받아 화성, 의정부, 양주, 안성, 양평에 시‧군 직영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도 직영인 강남대와 대진대는 운영비를 100% 도비로 하며, 시‧군 직영은 도비 50%와 시‧군비 50%로 운영한다. 각 시‧군에서 공모로 선정된 대학교는 화성 협성대, 의정부 경민대, 양주 서정대, 안성 한경대, 양평 아신대다. 시‧군 직영을 포함해 7개 행복캠퍼스는 올 상반기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휴식‧소통 공간 등을 8월까지 조성 마무리해 하반기 교육과정부터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교육과정은 반려식물, 치매예방지도사, 문해강사 양성, 유품정리사 등 53개 과정과 종합상담,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한다. 교육생 모집 규모는 지난해 250명에서 4배 늘어난 총 1092명이다. 주민등록상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50~64세(1972~1958년) 중장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나 일부 재료비, 자격증 취득비용은 유료다. 교육 기간은 8월부터 11월까지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교육과정과 세부 일정은 행복캠퍼스별로 달라 각 대학교 누리집이나 모집 현황을 확인하고 해당 중장년 행복캠퍼스로 문의하면 된다. 조태훈 경기도 노인복지과장은 “50~60대의 재도약과 종합적 지원을 위한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중장년의 높은 교육 수요를 고려해 내년에 행복캠퍼스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22-07-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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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지앵 농부 충주의 땅을 와인에 담다
- “그렇다면 인생을 바꿔야지!” 새벽 2시, 야근 후 돌아와 죽어도 농부가 되겠다는 남편의 아우성에 아내는 결단을 내렸다. 그렇게 어제까지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던 남편은 청바지를 입고 밭으로 향했다. 땅에 심은 건 포도나무였지만, 부부는 꿈을 심었노라 말한다. 그들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남편은 뭐든 이뤄진다 하고, 아내는 뭐든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 한다. 어쨌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들의 꿈은 자연히, 그리고 자연이 이뤄가리라는 것이다. 테루아(Terroir)는 프랑스어로 ‘땅’을 의미한다. 와인이 만들어진 땅을 가리킬 때 흔히 사용한다. 충주의 와이너리 ‘작은 알자스 레돔 테루아’(이하 작은 알자스)는 소설가 아내 신이현(57)과 농부 남편 도미니크 레몽 에으케(53)의 꿈을 심은 땅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직접 과일을 농사지어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작은 알자스에 도착했을 때, 부부는 ‘웰컴 드링크’처럼 내추럴 와인을 내왔다. 풋사과 시드르였다. ‘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더니, ‘꼬르르르’ 미세한 탄산이 잔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 맛은 어떤가 하니, 마치 와인계의 평양냉면이라고 할까? 깔끔하면서도 은은하게 산뜻함이 감돌았다. 단순히 ‘맛있다’라고 표현하기엔 부족했다. 걸맞은 단어를 고르던 차, 아내 신이현이 제대로 설명에 나섰다.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과일을 수확해 착즙한 뒤 필터링이나 살균 등을 거치지 않고 만든 와인입니다. 흔히 ‘맛있다’고 표현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려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자연이 준 그대로 발효해서 만든 거예요. 즉 그 과일이 자란 땅이나 한 해의 기후 등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같죠. 가령 비옥하지 못한 땅에서 나온 와인은 심플한 맛이 나기도 하는데, 그 역시 나름의 개성으로 보는 거예요. 고로 세상에 맛없는 내추럴 와인은 없습니다. 과일이 자라던 땅과 나무, 바람과 햇볕을 느끼고 즐기면 그뿐이죠.” 열매가 좋아하는 날을 기다리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술, 내추럴 와인을 한잔 마시는 것은 한 움큼의 땅을 먹는 것과 같다고 했다. 와인 맛이 다른 것은 땅이 다르기 때문이고, 땅이 다른 것은 땅마다 스며 있는 농부의 땀방울이 다름일 테다. 더군다나 오롯이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내추럴 와인의 경우엔 가히 그 땅에 농부의 철학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미니크는 어떤 농부라 말할 수 있을까? 그는 “땅을 키우는 농부”라 일컬었다. “농부는 나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땅도 함께 키워야 해요. 일반적으로 포도밭을 한다고 하면 포도가 주렁주렁 많이 열리고, 그것을 수확해 큰돈을 얻는 게 목적이겠죠.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다릅니다. 나무와 땅이 있다면, 우린 땅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지금 당장 열매가 많이 열리는 것보다 땅을 살리는 기쁨이 더 크거든요. 그렇다 보니 농사짓는 방법도 다른 거죠.” 땅을 키우는 차별화된 농법으로 도미니크는 ‘생명역동농법’을 택했다. 생명역동농법이란 한마디로 우주의 기운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식물에 영향을 주는 별자리의 움직임을 기록한 달력을 농사에 적극 반영한다. 꽃식물이나 잎식물, 열매식물 등 각기 다른 식물은 저마다 좋은 기운이 있는 날엔 활짝 생명을 펼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조용히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는단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도미니크는 씨를 뿌리거나 나무를 옮길 때 항상 별자리 달력을 펼쳐놓고 식물에게 좋은 날을 찾는다. 와인 역시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가령 포도를 따거나 착즙할 때는 열매에게 좋은 날을 골라 작업한다. 씨를 뿌려 열매를 수확하고 내추럴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인간은 ‘돕는 자’의 역할을 할 뿐 그밖의 모든 것은 자연의 힘에 맡긴다. 그 이름처럼 ‘내추럴’(Natural)하게 말이다. 애당초 땅에 그러한 철학을 심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들의 삶에도 그러한 양식이 깃들었기에 가능했다. 혹자는 이런 부부를 보고 마치 물 따라 바람 따라 유유자적 산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이에 아내 신이현은 “그저 가만히 내버려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살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가령 농사에서 ‘자연스러운’ 것은 수확을 위해 인간의 손이 가장 덜 가게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려면 실제로는 초반에 아주 많은 손길이 필요해요. 농부의 상당한 노력을 투여해야만 결국 자연스럽게 식물이 자라고 열매 맺는 시간이 찾아오죠. 물론 몸은 고단하고 힘들어요. 그런데도 자연에 맞춰 산다는 게 엄청난 철학이 있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는 우리는 그냥 그게 좋더라고요.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일이 나에게도 즐거움이 되고, 그것을 목표로 삼으니 소소하지만 매 순간 성공하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농업의 꽃 술, 농부의 손으로부터 부부는 매 순간 성공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정신승리라 하겠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 말이 진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타자로서 일련의 과정을 듣노라면 매 순간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 위대한(?) 서막은 그들이 프랑스에서 한국에 오고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익히 알듯 포도농사와 와인 양조라면 프랑스의 여건이 더 나았을 테다. 농사에 관해선 고집스런 도미니크지만, 한국행을 택한 데에는 아내의 의견이 컸다. 사실 도미니크는 농사만 지을 수 있다면 어느 땅이라도 좋다고 했지만 말이다. “남편이 농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프랑스 남쪽으로 밭을 보러 다녔어요. 피레네산맥 근처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었는데, 비싸지도 않고 환경도 괜찮았죠. 그런데 제게는 너무나 낯설었어요. 남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포도 따는 외로운 동양 할머니로 늙어갈 걸 상상하니 그건 싫더라고요. 마침 한국에 포도 와인은 많지만 사과로 만든 시드르는 없길래, 도미니크에게 한국은 어떠냐고 권했죠. 그렇게 파리의 아파트를 팔고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단순히 남편은 농사를 짓고 싶고, 아내는 한국에 살고 싶어 무작정 삶의 터전을 바꿨다. 한국의 땅값이 얼마인지, 양조장을 짓는 데 얼마가 들지, 생활비는 어떻게 벌지 등등 구체적인 계획도 대책도 없었다. 원대한 꿈만 가득했다.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 망해도 좋다. 적어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말은 할 수 있겠지”라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렇게 중고차 한 대를 구입해 새 터를 잡기 위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에 찾아가 자신들의 처지를 털어놓기도 했고, 공공기관에 도움도 요청했지만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사과연구소도 가보고 포도작목반에도 갔다.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특히 과일을 직접 농사지어 와인을 만들겠다고 하자 반응은 더욱 냉랭했다. 근처에서 과일을 구입해 양조하는 것이 돈과 수고가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의 훈수가 더해질수록 도미니크의 철학은 되레 견고해졌다. “농업의 꽃은 술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좋은 술은 농부의 손에서 시작됩니다. 때문에 와이너리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기본이라고 봐요. 농부가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구부려 일하는 것은 배를 채우기 위함, 즉 생존을 위한 것이죠. 그러나 농업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술은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액체니까요. 우리가 먹는 쌀, 밀 같은 농산물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그 농산물로 만든 술은 온전히 즐거움을 위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술을 만드는 일 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애처롭고도 숭고한 농부의 삶 아쉽지만 첫해 사과 농사는 망했다. 안타깝지만 두 번째 농사도 망했다. 그 후로도 장마, 가뭄, 병충해 등 고난은 계속됐다. 자연의 힘에 맞서기 위해 다른 농부들은 관수를 대고, 비닐을 깔고, 농약을 치기도 했지만, 내추럴 와인을 고집하는 도미니크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자연의 섭리대로 땅을 일궈온 것처럼, 야속할지언정 편법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쓰라린 경험은 고스란히 초보 농부에게 귀한 밑거름이 됐다. “점점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흉년이든 풍년이든 자연이 주는 것을 우리가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고, 또 너무 기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건데, 그럴수록 나무가 깊게 뿌리 내릴 수 있는 좋은 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땅이 좋고 뿌리가 깊이 나면 나무들도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거든요. 당장은 좀 힘들더라도 먼 훗날을 위해 그 토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온종일 땅과 씨름하는 도미니크를 보고 있노라면 아내는 뭉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애처로운 마음마저 든다. 남편이야 꿈을 이루느라 그렇다 하지만, 소설가 신이현의 꿈이 ‘농부의 아내’는 아니었을 터. 그러나 한국 생활이 서툰 남편의 뒷바라지는 고스란히 아내의 몫이 됐다. 생명역동농법을 위해 소똥이며 꿀벌이며 안 구해본 것이 없고, 갖가지 서류 준비며 비즈니스며 고객 응대며 자신도 처음 해보는 일들을 해내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옳고 가치 있는 일임을 알기에 그녀는 오늘도 기꺼이 꿈의 조력자가 된다. “도미니크가 만약 다른 일을 한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돕지는 않았을 거예요. 이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뜻깊다는 걸 느꼈고, 때론 그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해요. 남편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옆에서 보면 ‘아, 저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죠. 물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집안에서는 인정을 못 받는 것처럼 저도 바가지를 긁곤 해요. 그러고 나면 또 미안하고, 힘들어도 도와주게 되고. 사실 이 나이에 제게 새로운 꿈이랄 건 없지만, 차차 땅과 일이 안정되면 양조장을 떠나 조용한 곳에 가서 판타지 소설이나 써볼까 상상해봅니다.(웃음)” 포도밭에서 피어나는 예술 부부가 그리는 ‘작은 알자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이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저 하루하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주어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가짐 정도? “시골에 산다고 하면 ‘힘들게 어떻게 사느냐’며 촌이 가진 소외감을 떠올리는 이도 있고, 전원주택 짓고 제2의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그리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시골이 주는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는데, 우리 생각은 달라요. 가령 문화, 예술 이런 걸 왜 도시에서, 갤러리에서만 해야 한다고 여기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양조장에서 ‘농부 요리사 예술가’라는 작은 축제를 열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예술가를 비롯해 마을분들도 오시고 함께 기타 치며 노래도 불렀는데 활기가 넘쳤죠. 그렇게 밭은 수확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얼마든지 예술을 위한 창작의 장으로도 쓰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렇게 자연을 향유할 때 땅도 더 즐겁지 않을까요?” 작은 알자스의 첫 와인이 출시된 지 이제 5년 차. 아직 농부로서도 사업가로서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부부는 서두르지 않는다. 와인 사업이 대박 나서 돈방석에 앉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에 그렇다. 그저 현재처럼 원하는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그뿐, 수익은 나중 몫이다. 그런데도 주변 이들은 흔히 “대박 나시라! 성공하시라”는 말로 그들을 재촉한다. 이에 그들은 말한다. “그런 응원은 사실 별 의미 없습니다. 이미 원하는 인생을 사는걸요. 어쩌면 남들 눈에는 불안해 보일지라도 지금이 나쁘지 않거든요. 그러니 제발 그런 걱정은 넣어두셨으면 해요.(웃음) 적어도 우리는 지금 후회 없이 꿈꾸고 있다 말할 수 있으니까요.”
- 2022-07-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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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쉼표 안성, "시인의 고향에서 마주하는 사색"
- 이젠 연두에서 완연한 초록이다. 선명해진 그 색감 속에서 자연을 충만하게 누릴 만한 곳, 안성에 가면 산자락을 돌며 이루어진 호숫가의 신록이 한창 물이 올랐다. 호수를 감싼 둘레길이 매력적인 안성. 날마다 감각적인 공간들이 튀어나오는 세상에 푸름이 가득한 시인의 고향에서 마주하는 사색과 사유의 시간으로 여기가 더없이 딱 안성맞춤이다. 시를 만나며 걷다, 박두진 둘레길 굳이 박두진 문학길을 내비게이션에 넣지 않아도 안성의 금광호수만으로도 자동차는 잘 찾아간다. 둘레길 진입로엔 청록뜰과 수석정 두 코스가 있다. 금광호수를 따라 빙 둘러싼 박두진 문학길 중 하나인 수변산책로 청록뜰은 인적이 드물다. 안성 시내에서 동쪽으로 자리 잡은 빼어난 경관의 금광호수 수변길은 오직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잔잔하게 흔들리는 낮은 물소리와 숲길 따라 걸으며 들려오는 새소리가 전부다. 수변데크를 걷다 보면 호수를 둘러싼 주위 산들이 기다랗게 어우러진 풍경이 자연스럽다. 안성은 큰 강이 없는 내륙이다 보니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를 여럿 만들었다. 금광호수는 안성의 대표적인 호수다. 보통은 둥그런 형태의 호수 모양이 흔한데, 주변의 산길 따라 구불구불하게 형성된 모양이다. 호수 위에 얹은 나무데크 길은 사뭇 물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 가다가 숲 그늘 벤치에 앉아 마음껏 ‘물멍’에 잠겨도 좋다. 맞은편 산이 물속에 잠겼다. 물속에 잠긴 나무의 반영이 청송 주산지와 흡사하다. 다만 시인의 고향인 이곳의 고요함은 어쩐지 더 아련하다. 시인이 나고 자란 고향 안성. 조지훈, 박목월 시인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알려진 혜산 박두진 시인은 유년기를 안성의 농촌 마을에서 보냈다. 그 후 평생을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살면서 자연을 시로 노래한 분이다. 말년엔 안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문학적 토대가 되었던 고향 땅에서 시를 쓰고 유년기의 추억을 집필했다고 전한다. 호숫가를 돌다 보면 언덕 위로 집필실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앉아 호수 물빛을 바라보며 따스한 고향의 품을 누렸을 듯하다. 지금은 자료들을 모두 옮기고 빈집과 표지석만 남아 있다. 박두진 문학관과 안성맞춤 공간들 물 위를 걷듯 수변의 박두진 문학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시인의 시구가 한마디씩 맞아준다. 숲길 따라 시(詩)를 만나며 혜산정으로 오르는 산책로에서는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적당히 땀 흘리며 여유롭게 걸으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건강해지고 순해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평온함을 주는 아름다운 둘레길이라니, 시인의 길에서 감성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기왕 나섰다면 금강호수 둘레길의 박두진 문학관도 들러볼 일이다. 문학길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다. 잘 알려진 대표적인 시 ‘해’가 그려진 외관이 멋스럽다. 박두진 시인의 문학사상과 관련 자료 전시, 교육,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 공간은 1부 ‘박두진의 시를 읽다’, 2부 ‘박두진의 일상을 보다’, 3부 ‘박두진의 예술 세계를 만나다’로 구성되었다. 1층 북카페와 수장고를 지나 2층을 둘러보며 간간이 시를 읽어본다. 자필 원고와 원고료 영수증 같은 시인의 소소한 일상도 볼 수 있다. 단소와 서예를 즐기던 모습과 영상으로도 시를 만난다. 한켠의 서재 공간은 연희동 집에서 옮겨와 똑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잘 고증된 지인들의 회고 영상이나 수많은 작품과 자료들이 지루하지 않다. 살아생전 주변 문인들과 교류의 흔적, 시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낭독으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도 마련되었다. 노래로 만나는 박두진 시인 코너에서는 시에 곡을 붙인 조수미와 조하문 등의 노래를 헤드폰을 끼고 들어보는 것 또한 즐겁다. 박두진 시인은 수석과 붓글씨, 도자기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었다. 전시장 곳곳에 집약적으로 펼쳐놓은 시인의 생활을 보면 일상이 고스란히 예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을 따라 보여주는 문인들의 사진과 회화 작품들이 시인과 연관해서 생각케 한다. 다목적실로 이어지며 나타나는 책이 구비된 멋진 공간, 서가의 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어 편하게 앉아 책 속에 파묻히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듯. 문학관 주변에 조성된 공예문화센터와 잔디광장, 야생화 단지는 시민공원으로 최적이다. 박두진 문학관은 안성맞춤랜드 북쪽 끝자락인 셈이다. 안성맞춤랜드의 남사당 공연장이 문학관 건너편에 마주하고 있다. 안성 남사당패의 바탕이 된 여성 꼭두쇠 예인 바우덕이를 기리는 민중 예술단 남사당 공연장이 산 아래 웅장하다. 주변으로 천문과학관이나 캠핑장도 이어져서 커플이나 가족 단위 나들이로도 안성맞춤. 안성 시민들과 여행자들에겐 최고의 쉼터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주변에 가볼 곳이 아직 많다. 안성에서는 올망졸망하고 나지막한 산과 호수들이 천혜의 자원이다. 안성목장 들녘에는 청보리가 익어서 누렇게 일렁이고, 죽주산성의 탁 트인 성벽을 따라 오르며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유기공방에서 장인의 전통 유기도 살펴보고, 4대째 이어오는 노포 맛집 안일옥에 들러 안성 쌀밥에 국밥 한 그릇도 먹어야 한다. 나선 김에 마음 끌리는 곳으로 한 군데 더 발걸음한다면 천년고찰 석남사(石南寺)가 있다. 천년고찰 석남사 돌계단 그 끝까지 서운산 기슭에 들어앉은 석남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절이다. 입구부터 시작되는 돌계단을 밟으면서 단박에 이 절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르게 계단이 쭉 이어진다. 오르면서 계단 옆으로 불두화가 맞아주어 잠깐씩 발걸음을 멈춘다. 조금 더 오르면 계단 옆으로 호위하듯 세운 담장에 기댄 보랏빛 매발톱이 바람에 살랑살랑. 드물게도 계단 오르는 일이 힘들지 않다. 돌계단 중간쯤에서 양옆으로 두 기의 5층 석탑, 그리고 나타나는 영산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기도를 올리는 스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석가모니불과 그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를 함께 모신 불전이다. 또한 500나한을 함께 봉안한 것이 특징인 조선시대 건축 양식으로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영산전에서 또 한 번 계단을 오르면 그 끝에 석남사의 대웅전이 기다린다. 마치 마지막 신전에 오르는 기분이다. 대웅전 앞에 서서 석남사를 내려다본다. 산 높이에 따라 중턱에 배치된 몇 동 안 되는 사찰의 구성이 운치 있다. 절 앞으로 마주한 산과 뒤편으로 배경이 되어주는 산세가 너무나 평안하다. 이렇게 유순한 산세에 파묻힌 절의 긴 계단을 오르면 드라마 속 배우 공유가 날리던 풍등이 자연스러워 보였던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절에서 조금 더 걸으면 마애여래입상을 만난다. 산길을 쭉 걸으면 청룡사도 나오니 시간이 허락된다면 산행을 즐겨볼 만하다. 꼭꼭 숨은 듯 서운산 자락에 묻힌 석남사, 고졸(古拙)함과 소박함의 깊이가 거슬릴 것 하나 없이 기막히다.
- 2022-07-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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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에 딱 맞는 한달살기 프로그램 찾는다면?
- 지역을 온전히 느끼며 소소한 일상을 만끽하는 여행, 한달살기가 인기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고, 숙박업체는 장기 임대 상품을 선보인다. 한달살기를 하고 싶은 중장년이라면 이번 기사를 참고해 계획을 세우고, 당장 떠나보자. 중장년 10명 중 8명은 ‘장기간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한달살기는 중장년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 하나지만, 막상 떠나려니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이들이 많다. 자유롭게 떠나도 되지만,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이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프로그램으로 첫 한달살기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활동비를 받으며 한 달을 보낼 수도 있고, ‘작가로 한달살기’처럼 테마가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호텔에서 한달살기도 하나의 방법이 됐다. 조금 더 알찬 한달살기를 위해 입문이 되어줄 프로그램, 숙소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한달살기 꿀팁이 가득한 도서까지 참고가 될 내용을 소개한다. ◆한달살기가 처음이라면 많은 중장년이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는 곳은 제주다. 하지만 제주 외에도 한달살기에 적합한 다양한 도시들이 있다. 어느 도시가 좋을지 모르겠다면, 한달살기를 지원해주는 각 지자체 프로그램을 참고해보자.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예산을 지원하다 보니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기회와 혜택을 생각하면 도전해볼 만하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특색을 담은 명소나 특산품 혹은 농장 체험 등의 다양한 여행을 제안하는데, 만약 프로그램 신청이 어렵다면 지자체의 추천을 참고해 자유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달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3박 4일이나 일주일부터 시작해도 된다.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예산 범위와 신청 조건, 신청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알아두면 좋다. 예산 지원은 사전 지급이 아닌 사후 정산이라는 점 참고하자. ◆마을과 깊게 교류하는 한달살기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고 머무르는 지역에 깊이 녹아들고 싶다면 ‘마을 호텔’ 형태의 도시에서 한달살기를 해보자. 한 건물에 라운지, 숙박, 헬스, 식사 등의 서비스가 모여 있는 호텔과 달리,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 기능을 한다. 마을 입구의 카페가 안내데스크 역할을 하고, 마을의 맛집이 다이닝 역할을, 곳곳의 공방 등이 체험 서비스 역할을 한다. 그러니 마을 전체가 곧 즐길 거리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건 덤이다. 관광형 한달살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한달살기를 찐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마을호텔은 어떨까. ㆍ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공주 제민천은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마을호텔을 구성하고 있다. 한옥스테이 ‘봉황재’에서 시작하는 마을호텔의 프런트는 ‘가가상점’이 담당하고, 커뮤니티이자 로비 역할은 ‘반죽동247’ 카페가 하고 있다. 봉황재 외에도 ‘공주하숙마을’ 등의 고즈넉한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위치하며, 제민천을 중심으로 마을 곳곳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숨어 있다. ㆍ강원도 정선 ‘마을호텔 18번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마을호텔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고한읍의 낙후된 폐광촌에 고한18리 주민들이 힘을 모아 조성했다. 빈집을 리모델링한 숙소에 머무르면 마을식당, 카페, 사진관, 이발관 등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마을회관은 로비 역할을 한다. 마을을 둘러보다 쉬어가도 좋고, 어르신에게 볼거리를 물어봐도 좋다. ㆍ군산 ‘후즈데어’ 군산 영화동에서는 ‘영화장’이라는 오래된 목욕탕과 여관이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 한 ‘후즈데어’에서 마을호텔이 시작된다. 프런트 역할은 영화타운에 있는 미국 음식점 ‘럭키마케트’가 담당한다. 스페인 레스토랑 ‘돈키호테’, LP바 ‘해무’, 청주바 ‘수복’ 등이 모여 있는 영화타운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유명한 군산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ㆍ서울 ‘서촌유희’ ‘서촌유희’는 오래된 한옥과 옛길의 흔적이 골목 곳곳에 녹아 있는 동네의 개성 넘치는 가게들을 연결하고, 걷기 좋은 골목과 장소를 제안한다. 서촌유희의 한옥 숙소는 휴식을 취하며 나를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책으로 미리 챙기는 한달살기 ‘꿀팁’〉 1_여행 말고 한달살기 저자 김은덕, 백종민 출판 어떤책 한달살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북. 장기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꿀팁이 가득하다. 특히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해보고 싶다면 상황별·계절별 추천 도시들을 보고 나에게 맞는 나라를 찾아보자. 2_60대 부부의 피렌체와 토스카나, 그리고 남부 이탈리아 소도시 한 달 살기 저자 김영화 출판 바른북스 한 도시에 머무르며 주변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자유로운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책. 대중교통을 이용해 유럽을 둘러볼 방법을 소개한다. 3_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저자 배지영 출판 시공사 일하며 한달살기, 은퇴 후 한달살기, 반려동물과 한달살기 등 나의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기 좋은 책. 국내에서 한달살기를 했던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떠나고 싶어진다. ◆호텔에서 한달살기 ‘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라는 의미의 ‘호캉스’가 유행하더니 ‘한달살이’ 상품도 등장했다. 깔끔한 공간과 다양한 부대 서비스로 중장년에게 인기가 많다. 즐길거리가 많은 도심에서 일상을 만들어가는 한달살기를 하고 싶다면 호텔에서 머물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은 천차만별. 롯데호텔이 내놓은 ‘한 번쯤 꿈꾸는 호텔에서의 삶’을 주제로 한 시그니엘 서울 한달살기는 1000만 원이 넘는다. 신라스테이,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롯데시티호텔 등은 100만~20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호텔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자. ◆주제가 있는 한달살기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한달살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 19세 이상 60세 이하인 작가들의 한달살기를 지원하는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한달살기’, 제주 시골집에서 보내는 어른의 방학 콘셉트의 ‘제주맥주 한달살기’, 다른 지역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살아보는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함께하는 ‘강원도관광재단 워케이션’, ‘제주 세화리 질그랭이 워케이션’ 등이 있다. 〈쉼이 되는 공간, 숙소 찾는 플랫폼〉 한달살기에서 중요한 건 머무르는 공간이자 생활을 하는 숙소다. 장기 숙박 상품을 모아둔 플랫폼에서 살고 싶은 숙소를 찾아보자. ㆍ미스터멘션 ‘쉼’을 제안하는 장기 숙박 플랫폼. 한달살기, 보름살기, 일주일살기에 맞춰 전국의 숙소를 볼 수 있다. 추천 숙소, 호텔, 프라이빗한 곳,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테마가 다양하다. 개인이 숙소를 예약했다가 일어날 수 있는 ‘이중 계약’, ‘당일 입실 거부’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 100만 원까지 숙소 비용을 보장하는 안전거래제도가 있다. ㆍ호텔에삶 한달살기를 할 수 있는 호텔만 모았다. 저렴한 3성급부터 5성급 프리미엄까지 서울, 수도권, 경상, 제주에 있는 호텔 숙박 정보가 있다. 호텔을 예약하기 전 미리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매월 할인 프로모션도 있으니 원하는 도시의 호텔 가격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호텔 라이프를 즐겨보자. ㆍ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서비스다. 전문 숙박업체가 아니라 개인이 제공하는 빈집을 빌리는 개념이기 때문에 공간 상태도 천차만별이고 숙박업체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신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장기 숙박이라면 할인 제안도 해볼 수 있다. 특히 해외는 에어비앤비가 활성화되어 있어 잘 둘러보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다. 숙소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슈퍼호스트’가 제공하는 숙소 위주로 보고, 해당 숙소의 후기와 별점을 참고하는 게 좋다.
- 2022-07-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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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60대 여성 주목” 농촌진흥청, ‘농촌체험 여행지 8선’ 선정
- 코로나19 유행이 주춤해지면서 소비자 맞춤 여행 상품이 곳곳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국내 여행 활성화와 농촌체험 여행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농촌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상품인 ‘농촌체험 여행지 8선’을 지난 6월 소개했다. 이번 여행상품은 소모임 단위 여행객이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에서 1박 2일 동안 체험·관광·식사·숙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정으로 설계됐다. 각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은 지난 4월에 실시한 ‘농촌체험·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곳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촌문화, 자연경관, 지역 먹거리 등을 소재로 한 농촌체험 여행에 관심이 높은 40~60대 여성 취향에 맞춰진 점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여행지 8곳은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이다.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은 4만 여권의 책으로 꾸며진 실내장식과 야외 조형물이 인상적인 곳이다. 2~4인이 머물 수 있는 쾌적한 숙소와 대형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색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맷돌로 직접 커피콩을 갈아 마시는 체험과 뗏목 타기, 농장 산책 등을 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잔디밭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둘째 날 조식으로 초당순두부가 제공된다. 또한 오죽헌, 주문진 수산시장 등 지역 명소와 가까워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은 해발 30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예절교육 지도사이자 차(茶) 연구가인 농장주에게 다도(茶道)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찻잎을 덖어 차를 만드는 제다(製茶)체험, 계절별 전통음식 만들기, 둘레길 걷기 등 체험 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찜질방 이용, 별 보기 등 심신 힐링을 할 수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횡성호수가 있어 산책하기 좋다.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북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고창 ‘책마을 해리’는 폐교된 초등학교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된 곳이다. 이색적인 도서관들이 많고, ‘읽고 쓰고 펴내는 인생 책 농사’를 주제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명소인 선운사, 고창읍성, 상하농원 등과 연계하면 1박 2일 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농장은 약 4000평에 달하는 정원에 꽃과 허브가 가득한 곳으로 안온한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둘레길 걷기나 허브 오일·허브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편백나무방, 황토방으로 나뉘어 있다.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농장은 500미터 고지의 호젓한 산골에 있다. 산세가 수려해 야영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천연염색 스카프 만들기, 숲속 걷기 후 새송이버섯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천을 대표하는 수도산 자작나무숲, 사찰 청암사, 용추폭포 같은 지역 명소와 연계하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농장은 ‘카페형 치유농장’을 지향하는 곳으로 도자기 공예를 체험하며 나만의 접시를 만들 수 있다. 농장주가 요리한 ‘안동한우불고기’에 텃밭에서 딴 쌈 채소를 곁들이는 저녁 식사가 별미다. 밤에는 사과나무 장작으로 만든 모닥불 주위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도보로 낙동강 산책길, 마애솔숲공원을 갈 수 있고, 차로 15분만 이동하면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지역명소에 갈 수 있다.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경남 고성 ‘콩이랑농원’은 1000개가 넘는 항아리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 진풍경인 곳이다. 콩으로 만든 다양한 전통 장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농장 인근에는 영부저수지 산책길, 민간정원인 그레이스 정원 수목원, 상족암 군립공원 등 다양한 걷기 여행길이 있다.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 제주 서귀포 ‘폴개(뻘이 있는 갯벌이라는 제주 방언) 협동조합’은 제주 귀농인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들의 제주살이 이야기를 도움말 삼아 농장에서 머무는 동안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유기농 블루베리 수확, 생화로 꽃다발 또는 꽃모자 만들기, 농장 주변 산책길 걷기, 잔디밭에서 밤하늘 보기 등을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농장에서 준비한 소풍 도시락을 가지고 정원에 나가 먹을 수 있다. 각 여행상품 예약은 여행플랫폼 ‘노는법(nonunbub.com)’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할 수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상품가격의 약 50퍼센트를 할인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박정화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삼삼오오 모여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유를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농촌여행 상품을 공모하게 됐다”라며 “상품개발은 지방자치단체, 예약은 새싹기업 여행플랫폼에서 맡아 진행하는 이번 여행상품이 정부-지자체-민간이 협력해 만든 농촌여행 우수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2022-07-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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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도원이 전하는 치유를 위한 '멈춤'
-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일하다가 몸이 무너진 순간, 마치 파노라마처럼 빛을 봤다. 의식을 잃었다가 회복했을 때부터 ‘내 삶은 덤’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매일 아침 400만 명에게 편지를 쓰며 꿈 너머 꿈을 꾸자고 이야기하게 된 계기다. 푸른 나무가 우거진 깊은 산속 맑은 옹달샘에서 명상을 전파하고 있는 고도원(70)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지금, 멈춰보세요! 들리나요?” 고 이사장의 말에 순간 숨을 참았다. 3초 정도 주변 모든 사물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비워지고 마음에 고요함이 깃든다. 그때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리에는 내가 놓친 것들이 담겨 있다. 영감을 얻는 순간이다. 이유 없는 감사 ‘명상’ 고도원 이사장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담당비서관이던 시절, 추천 도서에서 발췌한 구절과 함께 짧은 글을 적어 ‘고도원의 아침편지’라는 이름으로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의 글을 받아보는 독자가 100만 명이 넘어가자 2004년에는 아침편지문화재단을 세웠다. 고 이사장의 글을 받아보는 독자는 이제 약 400만 명에 이른다. 2010년에는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열고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템플스테이처럼 옹달샘을 찾아 머무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다. “명상은 스스로 성찰하고 사색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궁극적인 목표는 이유 없이 감사하는 거죠. 삶에서 우주의 본질 같은 것이랄까요. 명상을 통해 사랑과 감사를 회복하는 거예요.” 명상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을 거친다. 먼저 긴장을 풀고 몸을 이완한다. 이완의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는 게 호흡이다. 천천히 걷는 것도, 길게 심호흡하는 것도, 느리게 춤을 추는 것도,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이완의 방법일 수 있다. 몸이 이완됐다면 하나에 몰입한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 지금 마시고 있는 차, 어딘가를 향하는 내 걸음, 무엇이든 몰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다 명상이 될 수 있어요. 청소할 때, 설거지할 때도 몰입할 수 있죠. 집중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하는 거고, 몰입은 집중한 줄도 모르게 놀이처럼 되는 거예요. 무엇보다 이 과정에 ‘기쁨’이 있어야 하죠.” 몰입을 잘했다면 마지막으로 변화의 단계가 온다.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다. 마음의 치유가 일어나 몸이 회복되고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정화된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나를 성찰하면서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진다. “몸의 근육을 키울 때도 처음에는 1kg을 들었다면 다음에는 2kg, 5kg 무게를 늘려가잖아요. 정신도 그래요. 상처나 외로움을 견뎌내는 연습을 계속하면 마음 근육이 단단해지고 면역력이 생겨요.” 멈춤은 하나의 과정일 뿐 명상을 하려면 일단 멈춰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이완하고 몰입하려면 자연에 가깝고 조용한 곳이 좋다. 하지만 우리는 시끄럽고 복잡한 도심에 산다. “거실이나 베란다에 식물을 두어보세요. 정 없으면 그냥 한 공간을 설정해두어도 돼요. 이곳은 내가 잠시 멈추고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해두는 거죠. 시끄럽거나 빛이 센 곳보다는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좋겠죠. 이런 장소를 찾고 명상을 위한 환경을 설정하는 행위 자체도 즐거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차를 마시면서, 이 시간이 주어져 감사하다고 느낀다면 이것도 좋은 멈춤의 장소가 되고 도구가 되는 거죠.” 조용한 장소에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순간, 머릿속이 시끄러워지곤 한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떠오르거나, 미처 해결하지 못한 걱정들이 몰려온다. 상념(想念)이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 ‘멈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종을 치는 거예요. 밥을 먹다가 종을 치면 그대로 멈춰요. 그럼 맛이 느껴질 거예요. 머릿속으로 종을 쳤다고 생각하고, 그 순간 하던 행위를 멈춰보세요. 존재했지만 내가 소란해서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들릴 겁니다.” 고 이사장은 상념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상념이 떠오르는 그 순간마저 경험이 된다. 그는 상념을 메모지에 적어서 던져둔다. 머릿속을 비우기 위함이다. 어느 순간 잡념이 사라지는 걸 느낄 때, 그 고요함에서 오는 희열을 얻는다. 멈춤은 나를 비우는 하나의 ‘과정’이다.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시대 고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외로움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왔다고 표현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년은 고 이사장에게도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힐링 산업은 대면을 해야만 하는데, 모든 게 멈춰버렸기 때문. “코로나19가 안겨준 현상 중 하나가 고립감과 외로움이죠. 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는 코로나19를 통해 심화됐을 뿐 이전에도 있던 거예요. 고(故) 이어령 장관이 마지막으로 ‘사실 외로웠다’는 고백을 했어요. 사회적 지위와 성취를 이룬 사람도 느끼는 감정이죠. 영국에는 ‘외로움 장관’이라는 자리도 생겼잖아요. 사회 전반으로 보면 외로움이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이고, 개인도 외로움을 남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된 거죠.” 2020년 6월 고 이사장은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코로나19가 남긴 집단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사회적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도 이 후유증을 다룰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 코로나19 이전에도 고 이사장은 ‘사회적 치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세월호 유가족, 소방관 배우자 등을 초청해 휴식과 위로의 시간을 마련했다. “의료 계통 종사자, 학교 선생님, 공직자, 실업 청년 등 쉼이 필요한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많아진 거예요. 우리 마음에 어떤 후유증을 남긴 거죠. 우리는 외로움의 강을 건너야 합니다. 내면의 근육을 단단히 할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외로움은 마음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재료예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은 명상을 다시 강조하게 되네요.(웃음)” 공부하는 중년과 꿈 너머 꿈 머릿속이 소란할 때 내리는 판단과 고요한 상태에서 내리는 판단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면 이제 용기를 내야 한다. 고 이사장은 중장년층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자신의 판단과 예지력으로 인생을 전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그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자처했다. 블록체인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이유다. “중년 이후에는 실패를 만회할 시간이 별로 없죠. 그래서 훨씬 깊은 공부가 필요해요. 공부를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용기죠. 우리는 사회 흐름을 공부해야 돼요. 블록체인, 가상화폐, 메타버스, AI, ICT(정보통신기술), 새로운 흐름이죠. 이런 공부를 하지 않으면 용기가 없어질 수밖에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왜 벌어졌는지, 세상이 어떤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공부한 것을 토대로 방향 전환을 해야겠죠. 실패하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거고요.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하는데, 50세에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고 이사장은 중년의 통찰과 혜안이 사회의 유산이 되기를 바란다. ‘꿈 너머 꿈’을 말하는 이유다. ‘꿈 너머 꿈’은 꿈을 설정할 때부터 꿈을 이룬 뒤 무엇을 할지까지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백만장자가 꿈이라면, 내가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치고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자기 성취에서 이타성을 조금 가져보자는 거예요. 나에게도 의미 있고 다른 이에게도 의미 있는 쪽으로 인생 목표를 세워보는 거죠. 그래서 꿈 너머 꿈을 가진 사람은 이루지 않아도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 행복하고 위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 2022-06-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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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국선열과 국민 함께하는 친근한 장소 만들고파”
- 사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곳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그곳이 떠오른다. 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이다. 6월을 앞둔 어느 날, 국립서울현충원에는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위로하듯 이팝나무꽃이 흩어져 내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가슴이 아려지는 그곳에서 김수삼(57) 현충원장을 만났다. 김수삼 원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방부 군수기획과장, 직무감찰담당관, 기획총괄담당관, 국제군수협력과장, 기획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국립서울현충원도 국방부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지난 1월, 제23대 국립서울현충원장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별도의 취임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TV에서 그를 볼 기회가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와 5월 10일 취임식 때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기 때문. 김 원장은 “TV에서 저를 봤다며 반가워하는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현충원장에 취임해 책임감을 느끼고 걱정도 많았는데요. 무사히 치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어요.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선거를 치르거나 당선될 때 현충원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을 보고 정말로 중요한 곳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국을 위한 선열들의 장소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 현충탑에 새겨진 글귀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국립서울현충원은 휴전 2년 후인 1955년 설립된 국군묘지가그 뿌리다. 6·25전쟁에서 전사·순직한 군인들을 안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됐고, 군인이 아닌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 안장도 가능해졌다. 이어 1996년 국립현충원, 2006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름을 확정했다. 김수삼 원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은 조국의 독립과 수호, 발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해 계시는 민족의 성역이다. 국난을 극복해온 민족의 얼과 호국 의지, 나라 사랑 정신이 가득 서려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총면적은 약 44만 평이며, 네 분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총 18만 7000여 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립대전현충원은 1985년 건립됐고, 국립연천현충원은 2025년 건립을 목표로 준공 중이다. 김 원장은 “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연천현충원은 모두 같은 위상을 가진 국립묘지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서울, 대전, 연천현충원에 안장되는 대상자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립서울현충원은 국방부 소속이고, 대전과 연천현충원은 국가보훈처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갖는 역사적인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곳의 원장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의 소감은 어떨까. “올해 1월 국립서울현충원장에 취임해 현충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참배를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갔네요. 처음 참배를 드릴 때 현충원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편,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꼈습니다. 제가 당시 다짐한 것이 있어요. 장례와 추모 행사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등에 맞춰 보다 체계적이고 품격 높은 안장 및 참배·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공자 및 유가족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기 위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좀 더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수삼 원장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설 명절 때 유가족을 대신해 직원이 참배드리고 이를 사진 찍어 전송해주는 ‘설맞이 참배 대행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참배용 사다리 및 참배용 원목 의자를 비치했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셔틀버스 운행도 시작했다고. 김 원장은 취임 후 가장 뜻깊었던 일로 지난 4월의 ‘제2충혼당 개관’을 꼽았다. 제1충혼당은 영현 2만 468위를 모신 후 2020년 7월 만장됐다. 제2충혼당은 2018년 착공돼 올해 4월 13일 완공됐다. 제2충혼당에는 3만 2952위를 추가로 안장할 수 있다. “제2충혼당 건립을 통해 유공자분들을 최고의 시설로 모실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나라 사랑 및 호국 정신을 후대에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제2충혼당 개관식에서 배우 신현준 씨가 사회를 봐주셨고, 가수 진미령 씨가 추모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이곳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행사 며칠 전에 갑자기 부탁드렸는데도 기꺼이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유해 발굴 및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의 위패가 10만 3000여 위나 있다. 김수삼 원장은 “현재도 이분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유해 발굴 사업이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발굴된 유해 중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호국용사는 극소수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위쪽에 있는 무후선열제단에도 134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구한말 의병 활동 및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분들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하고 후손이 없는 선열들의 위패다. 그러나 안장되어 있고 유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유가족이 꾸준히 현충원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거주 지역이 멀어서 일 수도 있고, 가족이 달라지거나 건강 상태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때문에 기혼자가 적어 후손이 없거나, 남은 유가족 대부분이 형제나 조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유가족이나 친지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점점 쓸쓸한 묘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선열의 희생에 감사하며 ‘내가 후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쓸쓸한 묘소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현충원, 국민 속으로 일반 국민에게 ‘현충원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나?’, ‘실제로 현충원에 가본 적이 있나?’라고 물어보면, 현충원 근처에 사는 서울시민이나 견학을 가본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현충원을 찾아가 봤다고 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보통 TV를 통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를 보면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접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 그렇기 때문에 현충원은 정부 관계자나 유공자의 후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원래는 국립묘지였기 때문에 매우 엄숙한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김수삼 원장 역시 ‘일반인이 현충원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현충원이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호국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44만 평의 국립서울현충원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김 원장은 “봄에는 아름다운 수양벚꽃, 여름에는 이팝나무 가로수길, 가을에는 현충원 둘레를 잇는 은행나무길이 아름답다”면서 “이와 더불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삼 원장의 말대로 국립서울현충원은 아름답고 뜻깊은 곳이다. 현충원을 걷다 보면 느껴지는 감정도 많을 것.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무 환경이 좋아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김 원장은 현충원의 명소로 현충천과 현충지를 추천했다. “현충원에 천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지 않은데요. 현충천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사시사철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고기들도 많고요. 현충지는 조그마한 연못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거나 소위 ‘멍때리기’ 좋은 곳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시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심신을 치유하신 분도 많아 후손들이 감사한 마음에 기증한 의자도 있어요. 저도 점심 식사 후 산책할 때 현충천과 현충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삼 원장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은 온라인을 통해 ‘기일 : 기억의 날’(당신을 기억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유공자가 서거한 달에 맞춰 업적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독립유공자 하면 어떤 분들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김구 선생님이나 안중근 의사 같은 분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이분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계십니다. 기일 프로젝트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신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했습니다. 한분 한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5월 21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에서 호국 문예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간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이들의 현충원 방문을 뿌듯해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행사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시민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수삼 원장은 재임 기간의 목표에 대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열린 호국 추모공원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언제나 편안히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호국정신을 배우며 후손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수삼 원장에게 현충원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는 “곧 정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퇴직 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먼저 퇴직하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 건강, 취미, 친구들이 있어야 노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로소득은 정년까지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퇴직 이후에는 금융소득을 통해 번다는 목표로 퇴직연금, 리츠, 부동산 펀드 등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요즘 사이버 대학이 많아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공부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한국어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외국인 학습자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이 부여됩니다.”
- 2022-06-0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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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가지 않아도 화사한 봄 꽃이 활짝
-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앞다투어 봄꽃 개화 시기를 전하고 있다. 매화, 개나리, 진달래, 철쭉, 산수유, 수선화, 튤립... 그리고 벚꽃엔딩까지 친절한 안내가 줄을 잇는다. 그야말로 꽃철이다. 멀리 남녘 지방까지 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의 기운을 맞을 수 있는 곳, 날마다 꽃이 피어나고 있는 수도권 부천의 꽃 이야기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사정에 따른 변동으로 꽃 축제와 입장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언제나 필수다.) 부천 원미산 진달래 꽃동산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이런 시 한 소절이 아니어도 봄을 떠올리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진달래꽃이다. 부천 원미산(富川 遠美山)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하다. 봄이 되면 원미산을 뒤덮는 진달래가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만개한 꽃물결 속에 파묻혀 봄을 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초입에 세워진 김소월 님의 진달래꽃 시비(詩碑)를 지나 능선을 조금 오르다 보면 발아래로 저 멀리 부천 FC 스타디움이 보인다. 원미산 167m에 올라 정상의 원미정에서 내려다보는 부천 시가지와 종합운동장, 역동적인 축구장을 진달래 동산이 에워싸는 포인트에 서면 봄을 만끽하는 순간이 된다. 3월 중순경부터 약 한 달 남짓 만발한 진달래를 볼 수 있다. ♤가는 길: 지하철 7호선 부천 종합운동장 2번 출구로 나와서 500m 정도 거리에 있다. 참고로 1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우측 놀이동산을 끼고 부천 순환 둘레길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둘레길 걷기의 시작이 된다. 특히 1구간의 향토 유적 숲길은 운치 있다. 부천 자연생태공원 튤립 정원 사월과 오월 중순쯤까지 가장 화려한 색감으로 온 누리를 빛내주는 튤립을 볼 수 있는 곳, 부천 자연생태공원이다. 이곳은 부천식물원, 자연생태박물관, 부천 무릉도원 수목원, 농경유물전시관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무엇보다도 테마 정원과 유아 숲 체험관, 힐링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 어른 상관없이 다양한 볼거리가 가능한 문화휴식 공간이다. 코로나로 훌쩍 떠나지 못하는 수도권 시민들이 찾아드는 곳이기도 하다. 부천 무릉도원 수목원의 튤립은 고결하고 우아한 자태로 봄 햇살을 받으며 가장 강렬한 색감으로 최상의 멋을 보여준다.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튤립 꽃길을 걸으며 선명한 빨강, 노랑과 보라, 하양, 핑크 등의 화사한 꽃들을 들여다보는 행복은 오직 이때뿐이다. 이 무렵 담장 너머 목련은 이미 지는 중이고, 춘덕산에서는 부천을 상징하는 복사꽃 피는 마을답게 춘덕산 복사꽃 축제가 이어졌었다. 튤립 정원을 지나 나타나는 수목원은 편백 군락지 산책로와 연결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힐링의 숲이다. 천천히 걷거나 곳곳의 벤치에 앉아 봄의 정취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주상절리를 연상케 하는 폭포, 생태연못 쪽으로 가면 수생식물들과 시원하게 내뿜는 분수의 물바람을 맛볼 수 있다. 나비정원, 풍차, 귀여운 토끼나 공작새의 미니 동물원은 튤립을 보러 왔다가 자연 속의 풍경에 푹 빠지는 시간이 된다. 출구로 나가면 주변에 맛집도 즐비하다.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660(춘의동) 7호선 까치울역 1번 출구에서 3분 정도 직진 내비게이션 명칭 검색 : 부천식물원 또는 자연생태박물관 ☏부천 자연생태공원 공원 조성과(032-625-3502)로 연락 백만 송이 장미원의 화려한 봄날 해마다 오월이면 장미가 온 천지에 가득했던 부천 백만 송이 장미원, 올해도 여전히 피어나겠지만 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혹시라도 아쉬움에 찾아가 장미원 둘레 담장 너머로 먼발치의 장미꽃들을 바라볼 만도 하다. 돌아보면서 군데군데 나타나는 장미 터널과 예쁜 포토존이 행복감을 주는 장미원이다. 부천 백만 송이 장미원은 부천시에서 1998년 150000여 그루의 장미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되었다. 장미 한 그루에서 7~10송이의 꽃이 피어나기에 백만 송이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벚꽃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주변의 도당산이 에워싸고 장미를 비롯한 야생화 단지와 분수대, 체력장 등의 시설들이 갖추어진 장미꽃 테마공원이다. 오월과 칠월 사이에 절정을 이루는 백만 송이 장미를 풍성하게 볼 수 있다. ♤경기도 부천시 도당동 산 34 지하철 역곡역이나 까치울역에 내려 마을버스 013-3번 ☏부천시청 공원관리과 공원관리 2팀(032-625-4854) 부천 상동호수공원의 꽃양귀비 계절별 꽃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상동호수공원. 그중에서 5~6월이면 붉은 꽃양귀비가 피어나 짙은 아름다움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준다. 부천시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공원으로 호수 근처로 나무 데크 길이 길게 연결되어 있어서 바람 쐬며 걷는 맛이 최고다. 또한 체육 시설과 놀이시설, 휴식 공간이 두루 잘 갖추어져 있어서 산책길에 한나절쯤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원이다. 꽃양귀비 정원에 들면 화려하고 강렬한 색상의 붉은 양귀비와 함께 청보리가 자라나고 있다. 두 가지의 어울림을 조화롭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혹시 코로나의 여파로 꽃밭 가까이 갈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촬영하려면 망원렌즈를 지참해야 한다. 멀리 꽃구경 가기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부천 상동호수공원은 수도권에서 쉽게 나설만한 곳이다.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 1번, 5번 출구 역 경기 부천시 길주로 16 복사 부천 중앙공원 능소화 터널 한때는 능소화를 찾아서 저 아랫녘까지 가기도 했다. 이제는 길거리나 동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되었다. 그 옛날 구중궁궐 속에서 다시 찾지 않는 임금이 하도 그리워 궁녀 소화는 날마다 임금의 발자국 소리에 오매불망 귀를 기울였다. 죽으면서도 담장 아래에 묻혀 님을 기다리겠다는 애절한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궁녀 소화, 님의 발소리를 들으려 귀를 활짝 열어놓은 듯 피어난다. 기다림의 세월이 능소화로 곱게 다시 피어났다는 전설의 꽃이다. 부천 중앙공원에 가면 능소화가 터널을 이루어 피어난다. 6월 말부터 7월 중하순까지 흐드러지게 만개했다가 툭툭 떨어지며 진다. 꽃이 지는 모습도 볼만해서 능소화 터널 아래 낙화가 뿌려져 있을 때 다시 가기도 한다. 더위와 비바람에도 흐트러진 남루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꽃잎 하나씩 날리며 지는 게 아니고 미련 없이 꽃 한 송이 통째로 떨어뜨리는 게 능소화의 마지막 모습이다. ♤경기 부천시 중동 1177(부천 시청 뒤편)
- 2022-05-06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