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화생활의 계절”…10월 문화소식

기사입력 2024-10-08 09:45 기사수정 2024-10-08 09:45

대한민국 커피 역사 담은 전시부터 뮤지컬 ‘광화문연가’까지

●Exhibition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1960~1980년대 유통된 커피(국립민속박물관)
▲1960~1980년대 유통된 커피(국립민속박물관)

◇요즘 커피

일정 11월 10일까지

장소 국립민속박물관

2021년 국민 영양 통계에 따르면, 커피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2위에 올랐다. 1위는 배추김치, 3위는 밥이다. ‘요즘 커피’ 전시에서는 외래 음료 커피가 한국의 민속 음료가 되기까지 변천사를 소개하고, 커피 마시는 이유를 묻고 답한다.

제1부에서는 군불에 끓이고 달이는 커피, 다방에서 타 마시는 둘둘둘 커피, 믹스 커피, 테이크아웃 커피 등 커피의 한국 적응기를 시대별로 살펴본다.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한 이화문 커피잔, 20세기 초 조선의 관광 상품 인삼 커피, 박완서 작가가 기절하게 쓴맛이라고 했던 미군 군용 식량 시레이션(C-Ration) 커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제2부에서는 커피로 연결되는 우리의 인간관계도를 여러 사람의 이야기로 담았다. 전시장에는 다방에서 만나 연애하던 시절과 결혼식 사진, 다방용 텔레비전, 커피껌 종이, 엄마의 커피잔 등 커피 관련 추억과 사연이 담긴 자료들이 가득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우리는 커피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팍팍한 요즘, 이번 전시가 커피와 나, 그리고 우리를 생각해보는 한잔의 여유로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천경자, 꽃과 병사와 포성, 1972(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 꽃과 병사와 포성, 1972(서울시립미술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일정 11월 17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기획전이다. 천 화백은 1972년 베트남전쟁 당시 전장에 파견된 종군화가 10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다. 그는 전쟁의 참혹함 대신 우거진 밀림, 열대꽃의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그동안 전쟁기념관 수장고에 있던 천경자 화백의 ‘꽃과 병사와 포성’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더불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 등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여성 화가 23인의 작품도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복 이후 왜색 탈피, 전통 계승 등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가사와 양육의 부담에서도 붓질을 이어나간 그들이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과정을 엿볼 수 있다.

●Book

▲도서 '그런 정답은 없습니다' 표지(벗나래)
▲도서 '그런 정답은 없습니다' 표지(벗나래)

◇그런 정답은 없습니다(박경희·벗나래)

책의 부제는 ‘마음 미장공 박경희가 전하는 맘, 몸, 말 이야기’다. 저자는 책을 쓰기까지 아버지가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젊었을 때는 침술로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일을 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난 후 봄부터 가을까지는 공사장에서 미장공으로, 겨울에는 온돌방의 연탄보일러를 수리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아버지의 삶을 따라가며 마음 치유, 분노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한 저자는 마음 미장공이 되어 감정 관리 강의를 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과 사회라는 공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한번 생긴 생채기는 그대로 놔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나 사회에 대한 공격성이 증폭될 수도 있고, 분노나 체념 등으로 속병만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마음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책을 썼다.

책에서 저자가 내린 처방전은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맘을 바꾸려면 몸을 바꿔야 하고, 몸을 바꾸려면 말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맘, 몸, 말을 각기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주변 사람들과 공짜 처방전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 귀히 여기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도서 '독도 다시 술하다', '옥스퍼드 책의 역사', '똑똑한 환자는 병원 선택이 다르다' 표지
▲도서 '독도 다시 술하다', '옥스퍼드 책의 역사', '똑똑한 환자는 병원 선택이 다르다' 표지

◇독도 다시 술하다(최홍배·박영사)

독도 전문가인 저자는 역사적 문헌, 국제법적 근거, 다양한 학술 자료 등을 근거로 독도가 왜 중요하고, 지켜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옥스퍼드 책의 역사(제임스 레이븐 외·교유서가)

세계 유수의 학자 16인이 모여 고대 세계부터 디지털 시대인 현대까지 책의 역사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한국의 책 이야기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똑똑한 환자는 병원 선택이 다르다(박창범·아침사과)

대학병원 의사가 쓴 병원 이용 지침서다. 복잡한 의료 시스템으로 불편을 겪는 환자가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Stage

▲선생님 역의 송승환과 드레서 역의 김다현의 공연 모습(국립정동극장)
▲선생님 역의 송승환과 드레서 역의 김다현의 공연 모습(국립정동극장)

◇더 드레서

일정 10월 8일 ~ 11월 3일

장소 국립정동극장

연출 장유정

출연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양소민, 송영재, 유병훈 등

연극 ‘더 드레서’가 2020년 초연, 2021년 재연을 거쳐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극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리어왕’ 공연을 앞둔 무대 뒤, 첫 대사조차 잊어버린 노(老)배우 ‘선생님’과 그의 드레서(공연 중 연기자의 의상 전환을 돕고 의상을 챙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 역은 배우 송승환이 원 캐스트로 전(全) 회차를 책임진다. 그는 “실제 배우로, 제작사 대표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과 작품의 역할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많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배우 역할에 도전해 감정이입하고 있다”면서 “노인을 노인으로만 보지 않는 작가의 각본과 울고 웃으며 가식 없이 감정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이 매력적인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워벅스 역의 남경주와 송일국(YNK홀딩스)
▲워벅스 역의 남경주와 송일국(YNK홀딩스)

◇애니

일정 10월 1일 ~ 10월 27일

장소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출 신선호

출연 최은영, 남경주, 송일국, 신영숙, 김지선 등

뮤지컬 ‘애니’는 전 세계 32개국에서 사랑받은 작품으로, 국내 공연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1933년 대공황 시대, 부모님을 다시 만날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고아 소녀 애니와 억만장자 워벅스의 연대를 그린다. 워벅스 역을 맡은 남경주는 “1985년 초연 때는 어트랠리라는 방송국 아나운서와 워벅스 집 하인 중 한 명을 연기했다. 워벅스로 39년 만에 ‘애니’를 다시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워벅스 역에 더블 캐스팅된 송일국은 “아들만 셋인데, 이번 작품으로 예쁜 딸을 20명이나 얻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명우 역의 엄기준과 월하 역의 김호영(CJ ENM)
▲명우 역의 엄기준과 월하 역의 김호영(CJ ENM)

◇광화문연가

일정 10월 23일~2025년 1월 5일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연출 이지나

출연 윤도현, 엄기준, 손준호, 차지연, 김호영, 서은광 등

이영훈 작곡가의 주옥같은 명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을 들을 수 있다. 생의 마지막을 앞둔 순간 1분 동안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 작곡가 명우가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 월하를 만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도현, 엄기준, 손준호는 명우 역을 연기하며, 차지연, 김호영, 서은광은 월하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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