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맞으며] 6월엔 더 특별한 동작 충효길

기사입력 2016-05-09 14:14 기사수정 2016-06-22 13:03

집 밖으로 나서면 초록빛 싱그러움을 흠뻑 느낄 수 있는 6월. 그래서 이 계절에 숲길을 걷는 건 언제, 어디서나 즐겁다.

어딜 걷는다 해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겠지만 6월에 걸으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길이 있다. 나라를 위해 충의를 다했던 사람들을 추모하면서 깊은 산 속 정취까지 느낄 수 있는 곳, 국립현충원과 서달산을 잇는 동작충효길 1코스, 2코스가 바로 그 길이다. 국립현충원 하면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정문을 들어서면 묘역을 넓게 감싸고 있는 산 위 풍경이 아름답다. 50년 동안이나 산림을 일반에 개방하지 않았던 덕에 수풀이 우거지고 공기가 신선하다.

국립현충원은 한국전쟁 전사자는 물론 국가원수,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등 국가를 위한 공로가 현저한 자들이 안장된 곳이다. 역사적으로는 단종에게 충절을 바친 사육신의 제사를 모시던 ‘육신사’가 있던 곳으로 전해지니 이곳은 충의를 갖고 나라를 위했던 사람들의 유훈을 들어볼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이다.

전직 대통령 묘역에서부터 장군 묘역, 일반병사 묘역을 둘러본 뒤 현충원 안의 연못, 공작지에서 호국 영령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많은 사람이 숲 속 벤치에 앉아 있으나 새 소리만 무성할 누구의 목소리도 방해하지 않아 사색하기에도 참 좋다.

국립현충원을 돌아보고 상도출입문으로 나오면 서달산 숲길과 바로 연결된다. 편안하게 만들어진 숲 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양손을 힘차게 흔들며 걷는 사람들과, 삼삼오오 산책 나온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서달산은 해발 179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숲이 무성하다.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만나는 풍경이 다채로워 걷는 재미가 있다. 이 길의 자랑은 곧게 뻗은 잣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잣나무 숲길이다. 먼 곳에 있는 자연휴양림에라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잣나무가 우거져 있다. 거기서 잠시 쉬며 잣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노약자들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무장애길도 조성돼 있다. 총 463m 목재산책길로 만들어진 이 길은 경사로 8% 미만에 소나무, 잣나무, 산벚나무 등이 심어져 삼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산 중턱에 만들어진 녹색쉼터는 걷기 불편한 사람뿐 아니라 잠시 쉬며 산속 공기를 마시려는 사람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이 길이 좋은 점은 간편한 복장으로 생수 한 병 손에 들고 손쉽게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동작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은 지하철 9호선 노들역에서 시작할 수 있고, 2코스 현충원길부터 걷고 싶으면 지하철 4,9호선 동작역에서 출발하면 된다.

6월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의 평화로운 삶 뒤에는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음을 기억하기에, 6월엔 충의 기개로 가득 찬 현충원에서 서달산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걸으며 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들을 기억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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