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환경연구소’는 무슨 일을 할까요?

기사입력 2016-11-14 11:23 기사수정 2016-11-14 11:23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물이다. 우리 몸의 70%를 이루고 있는 물은 세포의 형태를 유지시켜주고, 대사 작용을 높이고, 혈액과 조직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을 섭취하지 못할 경우 1~3% 부족하면 심한 갈증을 느끼고 5%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이르며 12% 부족하면 사망한다고 한다. 그러니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우리 집은 일 년에 한두 번 서울시에서 담당 직원이 방문해 수질검사를 해주고 있다. 그때마다 여러 가지 시약을 준비해 실험한 뒤 우리 집 수돗물은 매우 깨끗하고 필요한 영양소가 함유된 좋은 물이니 그냥 마셔도 좋다는 결론을 내주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도 필자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지 않는다. 깨끗해서 그냥 마셔도 된다지만 더럽게 오염된 한강을 본 뒤로는 그냥 마실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경관 좋은 곳에 있는 ‘한강물환경연구소’(박혜경 동년기자)
▲경관 좋은 곳에 있는 ‘한강물환경연구소’(박혜경 동년기자)

며칠 전 ‘한강물환경연구소’를 견학한 후 생태학습선을 타고 팔당호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 팔당호는 서울 시민의 수돗물이 되는 근원지이므로 물과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관심이 컸다. 아직 단풍놀이도 못 했는데 이미 초겨울로 들어선 듯 날씨가 매우 추웠다. 서울역에서 만난 탐사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소풍 가듯 팔당호로 출발했다. 한 시간쯤 달려 도착한 양평의 ‘한강물환경연구소’는 팔당호를 끼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에 있었다.

우리 생명의 물줄기가 흐르는 한강을 깨끗하게 보존하기 위해 ‘한강물환경연구소’가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금대산 북쪽 계곡인 검룡소에서 발원해 북한강과 팔당호에서 합류하고 다시 한강 하구에서 강원도 두류산에서 발원한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간다. ‘한강물환경연구소’는 2500만 수도권 인구의 상수원인 팔당호와 한강수계의 물 환경생태 연구를 위한 국가 연구기관으로 팔당호 등 한강수계 물 환경개선 및 수생생태계 건강성 확보를 위한 실용화 연구에 앞장서고 있으며, 과학적 유역 환경조사 및 미래지향적인 물 관리 연구기반 구축을 통해 건강한 수중 생태계 보전과 복원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로비 옆에 있는 회의실에서 팔당호 유역에 관한 브리핑이 있었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강변에 공장이나 축사, 음식점 규제를 하고 있고 생활 오수가 생기는 아파트 건립도 규제 대상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과학적 수질관리와 자료를 구축하고 유역 환경조사평가와 담수 생태계 기능 해석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 유아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방문해 상수원 보호에 대해 알아보는 환경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그날도 우리 탐사단 외에 중·고교생처럼 보이는 많은 학생들이 탐방을 하고 있었다.

▲전시관의 신기한 생물들(박혜경 동년기자)
▲전시관의 신기한 생물들(박혜경 동년기자)

전시실에는 다양한 전시물이 있었다. 팔당호 및 한강의 수중 생태관인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은 물론 상류, 중류, 하류에 따라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플랑크톤 양서류, 파충류, 갑각류 생물들까지 볼 수 있어서 물속 생태계가 경이로웠다. 다른 한쪽에는 물에 관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가득했다. 물 아끼는 방법과 함께 물길을 조절하고 물분수를 연주해보면서 물의 성질과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관도 마련되어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팔당호를 신나게 누빈 생태학습선(박혜경 동년기자)
▲팔당호를 신나게 누빈 생태학습선(박혜경 동년기자)

다음으로 우리 탐사단은 생태학습선을 타고 팔당호를 돌아보기로 했다. 선체 주변으로는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고 있어 덤으로 멋진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해설사의 설명으로 팔당의 상수원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감사했다. 넓은 연꽃 밭이 수질 정화에 한몫을 하고 물가의 버드나무도 살리실산으로 수변에 자라면서 수초와 함께 수질 정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팔당호는 팔당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여의도 면적의 약 70배나 되며 연간 2억5000kw의 전력 생산이 되고 서울과 수도권에 하루 260만여 톤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생태학습선 안에서는 인상 깊은 실험도 이루어졌다. 직접 팔당호 물을 채취해 실험 키트를 이용해 물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을 알아보았는데, 가장 깨끗한 상태라는 핑크빛으로 물의 색이 변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족자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예전엔 토끼가 많아 토끼섬이라 불리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가마우지가 철새가 아닌 텃세가 되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날아오른 가마우지 떼의 군무가 멋졌다.

직접 상수원을 돌아보고 나니 우리 집 수돗물도 수질검사 결과대로 안심하고 믿고 마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을 관리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한강물환경연구소’가 고마웠고 앞으로도 한강 수자원 보호를 위해 힘써주시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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