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

기사입력 2018-03-13 15:43 기사수정 2018-03-13 15:43

언젠가 ‘바람의 딸’로 유명한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씨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공감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노후에 가장 행복하게 사는 법 4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요? 하는 물음이었다. 세 가지까지는 모두가 아는 내용이어서 잘 대답했는데 네 번째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 4가지는 첫째가 돈이요, 둘째가 아내요, 셋째는 무엇인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넷째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그것은 ‘혼자서도 잘 노는 법’이라고 했다. 자녀들이 다 출가하여 빈 둥지가 된 집안에 아내와 함께 살아도 어느 정도는 각자의 취미도 있게 마련이다. 또한, 언젠가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노후가 되면 혼자서도 잘 노는 법을 터득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그것은 각자의 취미와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공부이다.

공부라고 하니까 뭐 거창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자격증을 따거나 시험에 합격하는 그런 것만이 아닌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고 그 분야에 관련된 전공 서적을 읽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무엇을 하던 그 분야를 알려면 책을 봐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머리에 흰 서릿발이 내린 노인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이것이야말로 혼자서도 잘 노는 법에 해당한다.

그림을 좋아하면 그림을 그리면서 세계 유명한 화가에 관련된 책을 탐독하고 그림이 전시되고 있는 박물관을 탐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팝송을 좋아하면 올드 팝부터 현재 유행하는 팝송까지 섭렵하고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들의 콘서트를 참가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사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하는 어쩔 수 없는 농사가 아니다. 씨앗 한 알을 뿌려도 토양의 질을 달리해서 그 발아를 살펴보고, 기후에 따라 자라는 모양도 관찰해보며, 최적의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미 연구해 놓은 책들을 탐독하고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다른 방법도 연구해 보는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 파종하고 물을 주고 거름을 해야 최고의 소출을 낼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조선의 실학자 정약용 선생이 18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생계가 어려워 닭을 키우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어떻게 처세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나온다.

유형지 강진에서 다산은 둘째 아들 학유가 닭을 키운다는 소식을 듣고 편지를 쓴다. “네가 닭을 기른다는 말을 들었는데, 닭을 기르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중에도 품위 있고 저속하며 깨끗하고 더러운 등의 차이가 있다. 진실로 농서(農書)를 잘 읽어서 그 좋은 방법을 선택하여 시험해 보되, 색깔과 종류로 구별해 보기도 하고,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 사양(飼養) 관리를 특별히 해서 남의 집닭보다 더 살찌고 더 번식하게 하며, 또 간혹 시를 지어서 닭의 정경을 읊어 그 일로써 그 일을 풀어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독서한 사람이 양계하는 법이다.”라고 했다. 이왕 닭을 기를 바에야 연구하여 품종을 개량하여 남의 집 닭보다 살찌고 번식력이 강한 닭을 기르고, 여가에 닭 기르는 책인 <<계경>>(鷄經)을 저술하라고 했다.

다산의 글 속에는 행복에 이를 수 있는 비법이 다 들어 있는 듯하다.

미국 어느 대학에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법이 무엇인지 조사를 했다. 결과는 ‘공부하는 것’이란 답이 나왔다. 이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들 한다. 은퇴하고도 50년 가까이 더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할까 고민해야 한다. 제2의 인생을 출발할 때는 될 수 있으면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맞는 일이라고 힘들지 않고 고통이 없을 수 없지만,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그 일을 좋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즐거워하고 좋아할 수 있으면 그 어려움은 쉽게 감내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공부하는 것이 인생을 오래 산 사람들이 꼽은 행복의 비결이라 한다. 행복하기 위해 진정 내가 하고 싶었던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가슴 설레어 보자. 인생이 달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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