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봄’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임에 빼놓을 수 없는 화제다. 돌봐주지 않아야 한다는 측과 그래도 어찌 안 봐줄 수 있느냐로 의견이 갈린다. 그 논쟁은 차치하고, 봐줄 거면 제대로 돌봐야 함은 당연지사다. 아이의 인성이 자리 잡아가는 시기에 돌봐주는 역할은 더없이 중요한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할까.
우리의 경험을 되돌려 보면 그 답이 나올 듯하다. 누구랄 것 없이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 한 둘은 있기 마련이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맞아 외갓집을 가면 사립문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환하게 웃으며 꼭 껴안아 주었다. 늘 내 편이었다. 꼬깃꼬깃 주머니에 감춰둔 지폐를 꺼내 용돈으로 쥐여줬다. 나이 들어 그런 위치에 서니 더욱 그리워지고 그런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다. 손주 돌봄,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최우선 아닐까.
▲활짝 웃는 미얀마 할머니(사진= 변용도 동년기자)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해서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 둘을 봐준다. 강의나 방송 활동 등으로 그 일은 주로 안사람 몫이다. 짬이 날 때 함께 한다. 힘이 좀 들어도 되도록 환하게 웃어주려고 한다.
일흔 살의 나이에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추억에 행복해 하는 나처럼 손주들도 훗날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한 모습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기. 손주 돌봄의 우선 순위로 꼽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