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궁남지’ 여행 어때요?

기사입력 2018-06-07 12:36 기사수정 2018-06-07 12:36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토요일,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를 여행했다. 부추겉절이를 넣어 먹는 독특한 곰탕으로 따뜻하게 점심을 먹은 뒤 궁남지를 찾았다. 가늘게 내리는 빗속의 궁남지 분위기는 그윽하다.

▲비가 내리는 궁남지(김경애 동년기자)
▲비가 내리는 궁남지(김경애 동년기자)

궁남지는 백제 무왕(634년) 때 만든 왕궁의 정원이라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만든 연못으로 삼국 중, 백제의 정원 기술이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10여 년 전, 궁남지를 찾았을 때는 초여름이었다. 남편의 직장 따라 대전에 와서 살 때였고 서울에서 놀러 온 두 친구에게 충청 지역의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마침 궁남지 연꽃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었던 터라 함께 갔다. 엄청나게 큰 연못 가득히 피어 있는 연꽃도 놀라웠지만 세숫대야만한 연잎과 연꽃으로 눈이 동그래졌다. 연잎은 우산으로 삼을 만큼 정말 컸다. 사진작가들이 떼 지어 몰려와 연못 곳곳에서 사진 찍느라 몰입해 있었는데 충분히 가치 있어 보였다. 친구들이 궁남지에 만족한 것은 물론이다. 그 뒤 한강 두물머리 세미원의 연꽃을 보면서도 감탄하였지만 내 기억 속에 ‘연꽃 1번지’는 여전히 '궁남지'이다.


그런 연꽃을 기대하기는 이른 오늘, 뜻밖에 연못 가득히 수련이 피어있다. 흰색, 붉은색, 노랑어리연까지.

▲궁남지의 수련(김경애 동년기자)
▲궁남지의 수련(김경애 동년기자)
▲궁남지의 노랑어리연 (김경애 동년기자)
▲궁남지의 노랑어리연 (김경애 동년기자)

연못 주변을 천천히 산책한다. 이 고즈넉한 풍경을 가리기 싫어 우산을 접고 비옷만 입고서. 자연의 생동 발랄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낀다. 문득 스치는 달콤하고 익숙한 향기가 있다. 찔레꽃이다. 며칠 전 다녀온 북한산에도 찔레꽃이 많지만, 아직 피기 전이었다. 빗속에 깨끗하게 핀 찔레꽃에 코를 가까이 대어본다. 역시 매혹적인 냄새다. 마치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반가운 친구 같다.

▲궁남지의 찔레꽃(김경애 동년기자)
▲궁남지의 찔레꽃(김경애 동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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