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로맨스' 사랑은 정말 운빨로 이뤄질까?

기사입력 2018-07-16 15:11 기사수정 2018-07-16 15:11

▲연극 '운빨로맨스' 한 장면(컬처마인 제공)
▲연극 '운빨로맨스' 한 장면(컬처마인 제공)

7월의 태양은 뜨겁다. 극장을 찾아 대학로에 간 날은 더구나 장마 다음날이라 습기가 만져질 듯한 후덥지근함에 불쾌지수가 끌어 올랐다. 그래도 어쩐지 마음은 상쾌했다. 이날 보러 간 연극 ‘운빨로맨스’는 네이버 평점 10.0에 빛나는 김달님 작가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이후 류쥰열, 황정음 주연의 MBC 드라마를 거쳐 로맨틱연극으로 재탄생했다. 기대가 컸다.

막이 오르자 치렁치렁하고 알록달록한 무당 옷을 입은 점쟁이가 등장한다. ‘달님신녀’ ‘노월희’ 역의 배우 조휘주다. 얼떨떨해 눈만 멀뚱거리는 관중을 향해 ‘난 박수가 없으면 안 나와!’하며 다시 들어가는 포즈를 취한다. 그제야 정신 차린 관객이 박수를 보낸다. 커플 관람객을 불러내 나이와 만난 기간을 묻는 등 추억을 남겨주려 한다. 선택된 관객에 대한 이벤트로 공연관람권을 봉투에 넣어준다. 아마 두 연인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었을 것이다.

평소 자신이 운이 없다고 생각해 점집을 찾아다니며 운명을 극복해 보려는 ‘점보늬’역의 배우 김민채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용하기로 소문난 무당 달님신녀를 찾아온다. ‘숫총각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지 않으면 올해 안에 죽게 될 것’이라는 점쟁이의 무시무시한 경고에 점보늬는 사색이 된다.

이때 점보늬앞에 건물주로 나타난 호랑이띠 ‘제택후’역의 배우 손성민이 등장하고 첫 만남부터 밀린 집세 때문에 옥신각신 한다. 제택후가 호랑이띠임을 알게 된 점보늬는 다짜고짜 자신과 하룻밤을 보내 달라며 쫓아다니기 시작한다. 정해진 운명을 믿는 여자와 개인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남자, 이들 사이에 스릴 넘치고 달콤하면서도 약간은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조금도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100분간 이어진다.

중매쟁이도 거의 사라진 요즘. 부부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첫 만남은 운명처럼 이루어진다. 남녀의 로맨스는 정말 운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일까?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다. 막이 내리고 극장 밖을 나온 오후 5시, 한여름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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