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은퇴자금을 계산해본 장 씨는 현재 자산의 운용수익률로는 원하는 노후생활을 하기 힘들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적금 위주로 운용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던 장 씨는 ETF에 대한 기본 개념과 투자 방법을 알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장점 결합
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는 인덱스펀드(Index Fund)의 일종이다. 인덱스펀드는 KOSPI 200, KOSDAQ 150 같은 특정 지수(Index)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운용되는 펀드를 말한다. 만약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라면 KOSPI 200의 수익률이 1% 상승할 때 펀드 수익률도 1%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상품을 설계한다. ETF는 한국의 KOSPI나 미국의 S&P처럼 주식시장 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여 만들 수도 있지만, 자동차 등 특정 산업(섹터)이나 2차전지 등 트렌드(테마)를 기초지수로 삼을 수도 있다. 그리고 채권이나 금리, 환율, 원재료, 파생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 역시 가능하다. KOSPI 관련 지수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초지수는 한국거래소(Korea Exchange, KRX)에서 만들고, 그 외 FnGuide 등 민간업체에서도 기초지수를 만든다. 해외 ETF의 기초지수로 많이 알려진 S&P 500 지수는 S&P, NASDAQ 100 지수는 NASDAQ Inc.에서 산출한다. 경제 전문 뉴스 제공업체로 널리 알려진 블룸버그(Bloomberg)도 다양한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인덱스펀드 혹은 ETF처럼 시장수익률, 즉 지수를 쫓아가는 소극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를 패시브 펀드라고 한다. 패시브 펀드의 반대는 액티브 펀드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 펀드의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고, 적절한 매매 시점을 판단해서 자산 운용을 한다. 그만큼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하고 운용 보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자산운용 전략은 잦은 매매를 동반하고, 그만큼 거래 수수료가 증가한다. 반면 ETF 같은 패시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부담이 적고 거래도 적기 때문에 펀드 운용 관련 보수가 저렴하다. ETF는 가장 소극적인 패시브 펀드이며, 보수가 가장 낮다.
지수를 추종한다는 의미에서 ETF는 일종의 인덱스펀드라고 했지만, 일반적인 인덱스펀드와는 달리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따라서 증권회사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스마트폰을 통한 MTS로 일반 주식처럼 장 중에 투자자가 직접 매매할 수 있다. ETF의 또 하나의 장점은 투명성이다. 운용 성과를 6개월 지나 운용보고서 형태로 알려주는 일반 펀드와 달리 ETF는 구성 종목과 비중 그리고 순자산가치를 매일 발표한다. ETF는 PDF(Portfolio Deposit File)라는 것을 통해 투자 종목 정보를 매일 공개한다.
투자 대상의 다양성, 지수를 통한 분산투자, 저렴한 비용, 편리성과 투명성 등의 장점을 갖춘 ETF의 인기는 날로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 ETF GI에 따르면 2024년 5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종목은 1만 728개이고, 순자산 규모는 약 12조 6000억 달러로 당시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1경 7380조 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6월 100조 원 규모였던 ETF 시장이 2024년 6월에는 150조 원을 넘어서면서 50%가량 성장했다.
순자산가치, 기준가격
ETF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에서 부채(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 보수 포함)를 뺀 값을 순자산가액이라고 한다. 순자산가액을 ETF 발행 증권 수로 나눈 것을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NAV) 혹은 ‘기준가격’이라고 한다. NAV는 매일 장 마감 후 계산한다. 그런데 ETF는 장 중에 실시간 거래를 해야 하므로 ETF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거래소에서는 iNAV(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 Indicative Net Asset Value)라는 지표를 제공한다. iNAV는 통상 10초 단위로 발표된다. ETF 투자자들은 iNAV를 기준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하고 거래한다.
괴리율
ETF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될 때 형성된 1좌당 가격을 시장가격이라고 한다. ETF의 원활한 거래를 위해 제공하는 iNAV가 ETF의 실제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때 시장가격과 기준가격(NAV) 간에 차이(괴리)가 발생한다. 이런 괴리는 해당 ETF의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호가 차이나 분배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장가격이 NAV보다 높으면 고평가거래가 되고, 시장가격이 NAV보다 낮으면 저평가거래가 된다. 이때 시장가격과 NAV의 차이를 ‘괴리도’라 하고, 그 차이 비율을 ‘괴리율’이라고 한다. ETF 괴리율은 ±1% 이내에서 움직이는 것이 적정한데, 그보다 괴리율이 클 경우에는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한다.
괴리율 = [ (시장가격 - 기준가격) / 기준가격 ]× 100
추적오차
괴리율이 ETF의 시장가격과 NAV의 차이라면, ‘추적오차’는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와 NAV(순자산가치)의 차이다. 추적오차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복제’ 수준의 차이 때문이다. 기초지수를 추적하기 위해 기초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펀드 구성 종목에 담는데 이를 ‘복제’라고 한다. ‘복제’는 완전복제와 부분복제로 나뉜다. 완전복제는 기초지수에 편입된 종목과 비중 그대로 ETF에 편입하고, 부분복제는 일부만 편입한다. 부분복제를 할 경우 ETF의 순자산가치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복제 방식 외에도 펀드 운용 보수, 지수 이용료,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이자 등으로 인해 추적오차가 발생한다. 추적오차는 자산운용사의 운용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ETF의 추적오차율을 검색할 수 있는데, 지표가 0에 가까울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ETF 투자 방법
ETF 투자는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해 거래소에 상장된 개별 ETF를 직접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IRP(개인퇴직연금계좌)나 연금저축 등 연금계좌나 ISA(개인형 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한 거래도 가능하다. 연금계좌에서 ETF 거래를 하면 ETF에 납입하는 금액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ETF 운용 수익은 바로 과세되지 않고 연금 수령 때까지 늦춰진다. 다만 연금계좌 중 IRP 계좌는 퇴직연금계좌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편입 비율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연금저축을 통해 ETF 투자 범위를 넓히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ISA를 통해 ETF 거래를 하면 ISA의 손익 통산 기능을 통해 ETF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일 수 있다. 또한 ISA 내 ETF에서 발생한 분배금은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치열하게 돈을 벌고 자녀 양육과 부모 봉양에 집중하며 살다 보니 어느새 50대. 앞만 보고 달리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은퇴 후에는 조용한 곳에서 여유 있게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중장년이 많을 테다. 특히 평화로운 노후를 해외에서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은퇴이민에 대해 알아봤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2024년 한국의 자산가 1200명이 한국을 떠날 거라 전망했다. 중국 1만 5200명, 영국 9500명, 인도 4300명으로 우리나라가 4위다. 과거에는 일자리나 자녀의 학업을 위해 이민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은퇴이민, 해외에서 여유로운 노후
은퇴이민은 배당금, 이자소득, 월세, 연금 등 정기적인 수동 소득이 있다면 시도할 수 있는 이민 방법이다. 한국에서보다 적은 돈을 지출하면서 더 나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가 인기를 끈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말레이시아나 태국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최근 유럽・남미 등에서 물가가 저렴하면서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은퇴이민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내셔널리빙의 ‘글로벌 은퇴지수’에 따르면 2024년 은퇴 후 살기 좋은 나라로 코스타리카, 포르투갈, 멕시코, 파나마, 스페인, 에콰도르, 그리스, 말레이시아, 프랑스, 콜롬비아가 뽑혔다. 글로벌 은퇴지수는 주택, 비자, 이민자 혜택, 생활비, 현지인의 친밀도, 보건·의료, 교통과 인프라, 기후를 고려한 평가다.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사이트이기 때문에 미국인의 선호도가 조금 더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인도 은퇴 후 지낼 곳으로 고려해볼 매력이 충분한 나라들이다.
은퇴이민은 국적을 표기하지 않고 체류 비자를 받아 생활한다. 여행 비자로 기간 제한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도 있다. 연금을 받는 이들을 위해 은퇴 비자가 있는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은 ‘은퇴이민 비자’라는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말 그대로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해 해외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에 따라 생활비는 천차만별이지만 2인 기준 월 평균 300만 원이면 여유롭게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은퇴이민의 목적이 ‘더 적은 돈으로 더 나은 삶을 누리는 것’이라면 ‘살림 규모’를 잘 조절해야 한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말레이시아나 태국이라 하더라도 매일 외식하며 생활한다면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생활비를 지출하게 된다.
책 ‘은퇴이민 가이드 : 월 200만 원으로 해외에서 행복하게 살기’의 저자 수잔 해스킨스와 댄 프레셔는 “옷을 세탁하고 다림질까지 해 집 앞으로 배달해주는 데 단돈 3달러면 되는 서비스가 있는 국가에서, 한국에서의 생활양식대로 세탁기를 굳이 집에 둘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생활비를 줄이는 것이 은퇴 후 해외에서 사는 유일한 이유가 되면 안 된다. 억지로 생활비를 줄이면 행복을 잃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핵심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삶의 태도를 재정비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마음으로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이민, 자산 관리까지 일석이조
투자이민은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 구매, 펀드 구매 등 목돈을 투자해 그에 따른 수익과 거주권・영주권・시민권을 취득하는 방법이다. 투자이민은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정부에 기부금을 내거나, 정부가 승인한 부동산 프로젝트에 일정액을 투자하거나, 사업・기업체에 투자해 일정 인원수의 고용을 창출하거나,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억 원 정도(나라마다 다름)의 투자금을 5~7년 정도 해당 국가에 투자하고, 1~2년 내로 거주권・영주권・시민권을 취득하는 형태다. 부담 없이 투자이민을 고려하고 싶다면 최소 20억 원 정도 자산이 있는 것이 좋다.
최여경 셀레나이민 대표는 “투자이민을 상담하러 오는 분들의 연령대는 주로 40~60대이고, 실제 이민 신청은 40~55세 연령대에서 이뤄진다”면서 “과거에는 자녀 교육이나 자신의 취업을 위해 이민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산 관리 측면에서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영주권을 취득하면 바로 이주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영주권 취득 기간을 포함해 3~5년 정도 넉넉하게 준비 기간을 갖는 이들이 많다. 해외 정착의 개념이 아니라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지내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최 대표는 “삶의 질을 높이고자 이민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은퇴 전부터 이민을 알아보고 자산을 정리한 뒤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이민 역시 은퇴이민과 마찬가지로 의료・주거・날씨 등 전반적인 것을 검토해야 하지만, 투자의 특성상 경제 상황에 따라 환차익과 환손실이 따르므로 ‘환율’ 역시 잘 살펴야 한다고 귀띔했다. 투자인 만큼 그에 따른 위험이 있을 수 있음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사기를 당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세 곳 이상의 투자이민 전문기업을 방문해 상담하기를 권했다.
어느 나라나 장단점이 있다
이민을 위해 나라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거나 활동하는 데서 행복을 얻는 성향이라면 미국을,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한다면 유럽을, 한국을 자주 오가고 싶다면 동남아시아를 고려해볼 만하다. 어느 나라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은퇴이민이든 투자이민이든 가고자 하는 나라를 반드시 방문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퇴 후 해외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의료 환경이다. 은퇴이민으로 적합하다고 추천하는 나라는 대체로 의료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살펴야 한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은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만약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 거라면 국제의료보험을 알아보자. 세계 어디서든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제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자. 무조건 버티기보다 다른 나라를 찾아보거나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1인당 3000달러(약 416만 원) 정도의 여윳돈을 준비해두는 게 좋다.
도움말 최여경 셀레나이민 대표
참고 도서 ‘은퇴이민 가이드 : 월 200만 원으로 해외에서 행복하게 살기’
‘평생 일군 자산, 어떻게 누구에게 남길까’ 고민이 깊은 고령자들이 유언장을 쓰는 대신 은행을 찾고 있다. 유언장의 효력을 발휘하는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고령화사회에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상속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떠오르고 있다.
신탁이란 내가 가진 재산을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말한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위탁자)이 금융기관(수탁사)과 생전 신탁 계약을 맺고 배우자·자녀 등(사후 수익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생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관리·운용하며, 금융기관은 고객이 사망하면 설정한 대로 자산을 분배·관리한다. 유언장에 비해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상속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증가했다. 2010년 국내에 유언대용신탁을 처음 내놓은 배정식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하나은행 재직 당시인 2008년 VIP 고객들을 보면서 고령화를 체감했다. 그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상속이었고, 그 문제를 해결해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그는 “현재 고객 중에 제일 자산이 많은 연령층은 50대다. 돈을 모은 배경은 다양하지만,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보면 상속이 부의 축적의 가장 큰 이유다. 부가 2세대, 3세대로 이어지는 것이다”라면서 10년이 지난 현재 유언대용신탁이 주목받는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유언대용신탁은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현재를 살아가는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에 필수적인 상품이다”라고 덧붙였다.
유언장과 뭐가 다를까
유언장과 유언대용신탁은 유산 상속을 가능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유언대용신탁이 유언장의 한계를 보완한다고 말한다. 유언장은 민법에 따른 엄격한 방식과 요건에 맞춰야 효력을 발휘한다. 유언장을 남기는 방식은 자필증서, 공증증서, 구수증서, 비밀증서, 녹음 등 5가지가 있으며 보증인 2명이 필요하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별도의 유언장 없이 위탁자가 생전에 설계한 대로 재산이 분배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유언대용신탁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속 상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제2, 제3의 상속인 설정이 가능하며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일정 연령에 도달할 때 상속받는 설정도 가능하다. 박현정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센터장은 “고령화사회에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유언대용신탁은 매우 유용해졌다. 최근 노부모가 고령자인 자녀에게 상속하는 노노(老老) 상속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상속자인 아들이 건강이 안 좋으면 자신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어 걱정된다. 그럴 경우 ‘아들이 나보다 먼저 죽으면 손주한테 상속해줘’라고 지정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장점은 상속 후에도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죽으면 남편에게 20억 원의 돈을 한 번에 주지 말고 한 달에 1000만 원씩만 지급하라’, ‘친지에게 일정한 돈을 나눠주고, 나머지는 기부하라’ 등의 유언 실현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유언 집행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위탁자가 설정한 대로 금융기관에서 집행하기 때문에 수탁자가 가족인 경우에 비해 훨씬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유언장과 달리 유언대용신탁은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이다. 왜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유언대용신탁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처음 계약 당시, 위탁자가 사망하고 집행할 때, 그리고 매년 관리비 개념으로 붙는다. 배정식 본부장은 “사람이 관리해서 서비스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1%의 금액을 내고 99%의 재산을 받아가는 것이다” 라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퀄리티가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필요성 증가
그렇다면 유언대용신탁 가입은 언제 하면 좋을까. 박현정 센터장은 “목적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상속이 목적이라면 늦어도 인지 능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시기에 해야 한다. 단순히 상속이 목적이 아니라 자산을 관리·운용하고 싶어서라면 은퇴 세대인 50대부터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라면서 “무엇보다 신탁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마음먹었을 때 바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 가입을 원한다면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의 금융기관 또는 법무법인을 찾아가 상담받으면 된다. 다양한 상품 소개와 함께 법적인 도움을 한번에 받고 싶다면 금융기관보다는 법무법인을 고려할 만 하다.
확산 단계인 유언대용신탁은 넘어야 할 숙제가 있다. 유류분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신탁으로 관리하는 자산의 유류분에 대한 판례가 없어, 신탁 내용에 따라 상속인의 문제 제기 여지가 있다. 배정식 본부장은 “신탁 관련 유류분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유류분 제도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장애인과 미성년자로 국한돼 있고, 기간도 10년으로 제한한다. 우리도 그러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진입 등의 이유로 유언대용신탁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배정식 본부장은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제 혜택’ 도입을 제언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신탁 세제 혜택을 제공해 대중적인 인식이 높다. 배 본부장은 “과거에는 60대만 되어도 고령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90~100세 인구도 많이 늘어났는데, 그들은 3세대 손주까지 재산이 이전되기를 바란다. 고령자의 노후를 오랫동안 보장하고 지키는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더욱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회적 현상에 맞게 제도가 바뀌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얼마 전 주 씨는 은퇴 후 필요 노후자금을 계산해보았다. 주 씨는 원하는 노후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준비된 자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좀 더 적극적인 자산 운용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투자처를 알아보던 주 씨는 금융자산 관련 세금 체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고 세금 설계를 고려한 자산 운용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예금과 적금 예금과 적금으로 이자소득이 발생하면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저축성 보험의 보험차익, RP(환매조건부 채권)의 매매차익, 채권의 이자와 할인액 등도 이자소득에 해당한다. 이자소득은 배당소득과 합하여 ‘금융소득’이라고 한다. 연간 원천징수(세율 15.4%)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채권과 주식 투자형 상품은 상품의 종류와 거래 행태에 따라 과세 체계가 다른데, 개별 채권과 주식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국내에서 채권과 주식에 투자했을 때 과세 체계는 다음과 같다. 채권 투자에서 발생한 이자와 할인액은 이자소득에 해당하고, 채권의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배당금은 배당소득세가 과세되고,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대주주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고 소액주주는 비과세다. 개별 종목이 아닌 펀드는 수익에 대한 과세 방식이 다르다. 채권형 펀드 내에서 발생한 채권의 이자와 할인액, 그리고 채권 매매차익은 모두 배당소득으로 본다. 주식형 펀드 내에서 발생한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고, 배당은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
다음은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에 투자했을 때 과세 체계를 알아보자. 개별 종목의 해외 투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첫째 국내 금융사에 개설한 계좌를 통해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고, 둘째 직접 해외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금융사의 계좌를 통해 해외 채권에 투자하여 발생한 이자소득은 이자소득세 과세 대상이며, 우선 15.4%로 원천징수한 다음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하여 연간 2000만 원 초과하면 종합과세한다. 해외에 계좌를 만들어서 해외 채권에 직접 투자하여 발생한 이자소득은 무조건 종합과세 대상이다. 해외 채권 투자로 인한 매매차익과 환차익은 과세하지 않는다.
해외 주식을 국내 금융사 계좌를 통해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배당소득과 환차익은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이며, 15.4%로 원천징수 후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하여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한다. 해외 주식 직접 투자로 인한 배당소득은 무조건 종합과세 대상이다. 해외 주식의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세율 22%)를 과세한다. 참고로 2020년 1월 1일 이후부터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의 양도차손익을 통산하여 과세한다.
해외 펀드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을 펀드를 통해 투자할 수도 있다. 해외 펀드 투자는 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익, 이자 및 배당수입, 환차손익 등 모든 손익을 통산한 후 배당소득세를 과세한다. 다만 2017년 12월 31일까지 판매한 ‘해외 주식 투자전용 집합투자기구’에 가입한 경우에는 가입 금액 3000만 원 한도로 저축 기간 10년 이내에 발생한 차익에 대해 비과세를 한다.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최근에는 일반 펀드보다 비용과 거래의 편의성 면에서 우위에 있는 ETF를 통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특징과 투자자가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주식의 장점이 결합된 상품이다. 과세 체계도 그와 같다. ETF 투자도 다른 투자처럼 국내 금융사에 계좌를 개설하여 국내 투자와 해외 투자를 하거나, 해외에 상장되어 있는 ETF에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만 일반 펀드와의 차이점은 국내에 상장된 ETF는 국내 주식으로 구성된 ETF와 그 외의 ETF(국내 채권, 원자재, 해외 주식, 레버리지, 인버스)로 구분해서 과세한다는 것이다. ETF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은 매매차익과 배당에 해당하는 분배금이 있다. ETF 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는 국내 주식에 대한 과세 체계와 유사하다. 해외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여 발생한 분배금, 즉 배당소득은 금액에 상관없이 무조건 종합과세다. ETF 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세제적격형 연금계좌
세제적격형 연금계좌에 연간 1800만 원까지 불입하면 연간 900만 원을 한도로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연말정산 혹은 종합소득세 신고 시 세액공제(13.2%, 16.5%)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을 55세 이후 연금 수령 한도 내에서 인출하면 저율의 연금소득세(3.3~5.5%)가 과세되고, 연금 외 인출하면 16.5%의 기타소득세가 과세된다.
금융소득과 국민건강보험료의 관계
현재 이자 및 배당소득의 합계, 즉 금융소득이 연간 1000만 원 이하이면 국민건강보험료 산출 기초가 되는 소득에 반영되지 않지만, 연간 1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전액이 국민건강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소득에 합산된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료에 금융소득이 합산되는 것을 피하려면 이자 및 배당소득을 연간 1000만 원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자 및 배당소득을 줄이려면 금융소득에 대해 비과세되는 금융상품이나 금융소득이 아닌 다른 소득, 즉 양도소득이나 연금소득으로 과세되는 금융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ISA와 연금계좌의 활용
해외 상장된 주식이나 ETF에 직접 투자로 인한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이 과세되지만 배당이나 분배금은 무조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ISA 혹은 연금계좌(IRP 및 연금저축계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ISA는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 세 가지 유형으로 되어 있고, 전 금융회사를 통틀어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 원이고, 최대 5년간 1억 원을 납입할 수 있다. ISA에 가입하면 계좌 내에 있는 금리형 상품과 ETF 같은 상품에 분산하여 투자할 수 있다. 의무납입 기간인 3년이 지나면 ISA 계좌 내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의 합계액 200만 원(서민형의 경우에는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한도 금액을 초과한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한다.
다만 ETF는 국내에 상장된 ETF를 통해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가입 기간 3년이 지난 ISA에서 인출한 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이체하는 금액의 10%를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추가 세액공제를 해준다. IRP와 연금저축 그리고 ISA를 모두 활용하면 그해에는 세액공제 한도가 연간 1200만 원이 된다.
세제적격형 연금계좌에 가입하여 연간 1500만 원까지 연금 수령 한도 내의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저율의 연금소득세가 과세된다. 현재까지 사적연금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은 국민건강보험료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리고 연금계좌에 납입하는 금액 중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은 인출 시 연금 수령 한도와 상관없이 비과세된다. 따라서 세액공제 한도인 연간 900만 원에 구애받지 않고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금융자산 운용 전략이다.
노후자금 만들기는 어렵지만, 노후자금 만들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문가들은 자산 검점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은퇴 준비 전문가’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가 3단계로 정리했다.
노후자금 설계 기본 다지기
핵심 ━ 축적한 재산의 규모 X, 죽을 때까지 안 끊기는 현금흐름 O
현금흐름의 기본 ━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1단계 일단 적어보기
“노후 생활비가 얼마나 들지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실제로 적어보세요. 막상 쓰려면 얼마나 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식비, 관리비, 자동차보험료, 재산세, 건강보험료, 휴대폰 요금, 용돈 등등. 모두 계산해 월 생활비를 산출하세요. 그 금액이 ‘노후 필요 자금’입니다.”
2단계 자금 확인하기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적금 등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과 미래에 받을 연금으로 현금흐름을 예측해 보세요. 연금은 모의계산하면 매달 얼마 정도 확보될지 알 수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확보될 금액을 계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금액이 ‘노후 준비 자금’입니다.”
3단계 계획 세우기
“노후 필요 자금에서 준비 자금을 빼면 차액이 나옵니다. ‘부족 자금’입니다. 부족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채울 수 있을지 계획해야 합니다. 은퇴 시기를 얼마나 늦출지, 생활비 규모를 줄여야 하는 건 아닌지, 자동차를 처분할지, 집을 다운사이징 할지, 연금 받는 시기를 당길지 늦출지 등을 설계해 보세요.”
“겁낼 필요 없습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가세요.”
에디터 조형애 취재 이연지 도움말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디자인 이은숙
지난해 7월 미국 CNN은 ‘굿바이 어린이집, 헬로 요양원’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위기 문제를 보도했다. 당시의 기사 제목은 실상을 그대로 담았다.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이 문을 닫은 그 자리에 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 등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 초등학교 옆에 있는 학원 상가 건물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로 붐빌 것 같은 이곳에 ‘우리함께요양원 포유 수원점’(이하 ‘우리함께요양원’)이 있다. 갑작스런 요양원의 등장이 뜬금없다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이곳은 과거 정원 200명의 대형 유치원이었다.
과거 아이들이 오순도순 모여 놀던 놀이터는 어르신들의 휴식 공간이 됐고, 동요 대신 구수한 트로트가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신나게 오르락내리락하던 계단은 이제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고, 대신 그 옆에 생긴 엘리베이터가 주요 이동수단이 됐다.
저출산·고령화로 타의 반 변신
매년 2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졸업식이 열린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원내의 마지막 졸업식이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했다. 출산률 0.78명 시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원장들은 직격타를 그대로 맞았다. 급격히 줄어든 원생 수로 인해 운영이 힘들어진 그들은 눈물을 머금고 폐원을 선택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은 2018년 3만 9171개소에서 2022년 3만 923개소로 8248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치원은 9021곳에서 8562곳으로 줄었다. 반대로 노인 복지시설은 2018년 7만 7395개에서 2022년 8만 9643개로 5년 사이 1만 2248개나 늘었다. 노인 복지시설은 요양원, 재가노인복지시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손주가 다니던 유치원이 할머니의 노치원이 됐다’는 말은 통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가 총 194건인 것으로 확인된다.
형태별로는 요양원 같은 입소시설 89곳,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 같은 재가시설이 105곳이다. 시도별로는 광역도 기준 경기도가 36곳으로 가장 많이 전환됐다. 이어 경상남도(25곳), 충청남도(20곳) 순이다. 광역시는 광주(17곳), 인천(15곳), 대전(9곳) 순으로 나타났다.
전환사례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2년(50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2023년은 9월 말 기준 전환사례 34건(17.7%)으로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건수가 이미 2020년과 2021년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도 나왔다. 2021년 11월 충북 충주시, 2023년 8월 전북 정읍시에서는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됐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 실감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7년 말 735만 6000여 명에서 2022년 말 926만 7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고령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주·야간보호기관 약 3만 1000개소, 입소시설 약 1만 6000개소 등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 인구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질 좋은 공립 요양시설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최근 저출산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고령화로 인해 노인 장기요양시설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린이집 등의 요양시설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출생 아동이 급감하고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치원 폐업과 노인 돌봄시설 수요를 조사하여 적정 규모의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탈바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신속하게 업종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건축물은 9개 시설군으로 나뉜다. 영유아 시설과 노인 요양시설은 모두 6군인 ‘교육 및 복지시설군’ 중 ‘노유자시설’에 속한다. 이에 따라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입장에서는 돌봄 대상이 영유아에서 노인으로 바뀔 뿐 업무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노인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조건은 의료면허 소지자(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요양보호사 취득 후 경력 5년, 사회복지사 2급 또는 1급 중 하나 이상 부합해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자격과 경력은 직접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대부분의 영유아 시설 원장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없더라도 그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폐원을 앞둔 원장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추세다.
“우리도 전환” 리모델링 문의 늘어
‘우리함께요양원’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곳을 운영하는 지인그룹의 김창환 대표는 20년 넘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해왔다. 현재 노후 건물을 요양시설로 개발·운영하는 데 주목하고 있는 그는 이곳에 요양원을 세우면 성공하겠다고 판단했다. 유치원이 폐원한 지 2년 넘었는데 매도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창환 대표는 “이곳 인근 아파트, 빌라 등을 합치면 1만 세대 이상 거주한다. 고령화 시대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봤고, 요양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거부 반응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이 요양원의 장점은 초등학생들의 소리가 들려서 정겹고 야외 텃밭과 휴식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면서 “보통은 영유아 시설 원장이 노인 요양시설로 사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80% 이상이다. 나머지는 나처럼 요양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원장들의 컨설팅 문의가 많이 오는데, 요즘은 요양원보다 주야간보호센터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인 요양시설로의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는 노인 요양시설은 설계 기준이 있어 리모델링을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 요양시설은 입소 어르신 1인당 연면적 23.6㎡(약 7.14평), 1인당 침실 면적 6.6㎡(약 2평)로 정해져 있다. 또한 지하층에는 부대시설 외에 침실을 둘 수 없다.
‘우리함께요양원’의 경우 유치원 시절 연면적이 1420㎡(약 430평) 규모였는데, 지하층만 660㎡(약 200평)에 이른다. 이에 따라 김창환 대표는 3층 상가 전용 130㎡(약 40평)를 추가로 매입해 정원 49명 수용이 가능한 요양원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요즘은 영유아 시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수도 많이 줄어 학원 상황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 상가 학원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들려온다”면서 이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계속되면 요양원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노인 요양시설에는 모든 층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이 편하도록 주 출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엘리베이터 설치는 리모델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인데 이곳은 도저히 자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대문부터 내부로 들어오는 동선이 유치원 때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선택한 원장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한편, “어쨌거나 요양 사업을 시작하는 것인데, 복지 사업에 대한 비전이 확실하고 자산이 있는 분에게 추천한다. 단지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시설 전환을 원하는 이들은 영유아 시설 원장으로 쌓은 경력과 돌봄의 지혜를 기반으로 노인을 대할 때는 또 다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경영자를 할 것인지, 운영자를 할 것인지 정하고 비전을 제대로 세워야 합니다. 요양 사업을 시작하면 어르신을 섬겨야 하고 직원을 모셔야 합니다. 영유아 시설 교사들과 비교해보면 요양시설 재직자들은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직원을 대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돈을 벌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1~2년 지나면 순환 구도가 만들어져 행복한 삶이 가능할 것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받는 월평균 연금 수급액이 6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 필요 생활비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인데, 연금 개혁 방안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다시 표류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10월 26일 ‘연금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포괄적 연금통계는 통계청의 통계등록부를 중심으로 기초연금, 국민연금, 직역연금, 주택연금 등 11종류의 공·사적 연금 데이터를 연계해 분석한 통계다. 현재 노인 세대의 연금 수급 여부와 받는 금액, 청장년 세대의 연금 가입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통계청의 포괄적 연금통계 발표 다음 날인 27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제5차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연금 개혁을 위한 5대 분야의 주요 개선 과제를 발표했지만,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아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65세 이상 수급자 절반, 월 38만 원 받아
포괄적 연금통계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것으로 11종류의 연금 데이터를 연계해 국내에서 올해 처음 발표된 자료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기존에는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을 몇 명이 받는다는 개별 통계는 있었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몇 %가 연금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었다”면서 “기존에 없던 통계로서 고령화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좋은 기초자료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통계 개발 결과는 국민의 다층적 노후소득보장정책 등 과학적 국정운영을 다양하고 세부적인 데이터로 뒷받침한다”면서 “학계·연구기관 등의 정책 연구와 분석, 민간기업의 개인 맞춤형 연금상품 기획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1종 연금 중 1개 이상을 받는 65세 이상 인구는 776만 8000명으로, 65세 이상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은 90.1%로 나타났다.
월평균 수급액은 60만 원이고, 연금을 받는 액수에 따라 순서대로 봤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 금액은 38만 2000원이다. 즉,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 중 절반은 38만 원도 못 받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65세 이상 수급자 중에서는 기초연금, 국민연금 수급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연금과 함께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이 노후 자금으로 활용되어야 하지만 65세 이상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연금별 월평균 수급액은 기초연금 27만 3000원, 국민연금 38만 5000원, 직역연금 243만 9000원, 퇴직연금 221만 원, 개인연금 57만 800원으로 분석됐다.
연금별 가입자 월평균 보험료는 국민연금 21만 3000원, 직역연금 81만 4000원, 개인연금 32만 원으로 집계됐다. 즉, 연금별 보험료 차이에 따라 수급액 차이도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소득 대비를 위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설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를 보면 국민연금, 직역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중 2개 이상 연금을 가입한(18~59세 인구 기준) 중복가입률은 32.3%였다. 연금을 여러 개 준비한 비율 역시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후 생활비 절반도 못 미치는 연금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발표에 따르면 ‘은퇴 후 가구당 월 294만 원이 적정 소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거라면, 이번 포괄적 연금통계에서 부부 가구의 월평균 수급액은 105만 7000원 수준이다. 적정 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받을 연금액을 나타내는 비율)은 3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1.8%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금 수급자와 수급률은 올라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연금 제도가 자리 잡은 역사가 길지 않아 초고령층의 경우 국민연금 가입이 안 되어 있어 기초연금만 받는 사례가 많다.
퇴직연금도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으로 찾는 사람이 많아 노후 보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연금이 노후 소득 보장을 하지 못한다며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괄적 연금통계는 국민연금이 노후 보장을 하지 못하고 있고, 3층 연금 구조를 쌓은 국민도 많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포괄 연금통계, 길 잃은 연금 개혁에 도움될까
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는 연금 개혁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재정안정론과 노후소득강화론을 중심으로 논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보험료율을 높이고 연금 지급 개시 나이를 늦춰 안정적으로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재정안정론의 입장이다. 반면 소득대체율을 높여 부족한 노후소득을 더 높여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은 노후소득강화론이다.
두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어떤 결론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통계청의 포괄적 연금통계는 연금 개혁이 서둘러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보건복지부는 ‘제5차 종합운영계획’에서 보험료율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다만 인상 속도를 연령별로 차등화하고, 지급 보장에 대해 명문화해 세대 간 형평성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재원확충에 관해서는 직접 재정 지원보다 실질 소득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기초 연금액의 단계적 인상과 기금 수익률을 현재보다 1%p 이상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료율 인상, 소득대체율 수급개시 연령조정, 소득대체율 조정 등은 차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한다며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못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민연금 개혁 방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정희수 연구원은 연금 개혁을 실행하려면 “기존 연금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재정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을 조정하는 개혁(모수 개혁)과 함께 기초연금, 사적연금 등과 연계한 연금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위해 보험료율과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높이는 조정은 피할 수 없겠지만, 다른 방법도 추가로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다만 “소득대체율 문제는 세대 간 형평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이 외 연금 수급액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연금 관련 세제 혜택 강화, 수령 방식의 연금화 유도 등으로 사적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여 총 소득대체율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이번 포괄적 연금통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세분화된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 1인 가구의 연금 수급 현황은 경제적으로 의지할 가구원이 없는 상태의 수급자가 받는 금액과 유형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부 2명만으로 구성된 부부가구의 연금 수급 현황은 노후소득 보장 관련 정책을 논의할 때 부부 단위 소득이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연금 정책을 연구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미수급자 연금 수급 현황, 기초연금만 받는 수급자의 현황 등 다양한 조건을 설정해 연금 제도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세부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당장 구체적인 정책 제시는 어렵지만, 전체 연금 통계가 이제 나왔기 때문에 연금 구조 개혁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다양한 고령자를 만나 파이낸셜 라이프 플래닝을 전문으로 하는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도 통계청의 포괄적 연금 통계가 연금 개혁을 하는데 객관적인 데이터로 활용된다면 더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최 대표는 “통계청의 이번 발표는 첫 포괄적 연금 통계 조사 결과를 보여준 것으로 향후에 더 세분화된 데이터 분석이 나온다면 연금 개혁을 더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금 개혁 정책을 마련하는데 객관적 자료로 활용된다면 사회적 합의를 더 구체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 노후설계 상담을 할 때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퇴직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연금을 반영해서 노후 소득대체율을 계산한다”면서 “공적연금을 중심에 놓고 다른 연금을 모두 종합한 데이터를 가지고 현실적인 소득대체율을 확인할 수 있다면 오히려 공적연금 구조를 조정하는데 더 명확한 근거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은 대부분 노후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데,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숫자로 정리해서 보여드리면 걱정을 내려놓는 사례를 종종 보았다”면서 “다양한 데이터에 근거해 국민의 노후를 대비하는데 연금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숫자로 보여준다면, 연금 기금 고갈과 관련된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연금이 우리나라 국민의 주된 노후 소득으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마련된 만큼, 다음 연금 개혁안에는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다층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반영한 내용이 담기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23년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시 중장년의 생애설계준비도는 100점 환산 기준 63.1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 1만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단 리포트에 따르면, 지표가 된 ‘생애설계준비도’는 ‘과거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와 앞으로의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향후 목표 설정 및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이행하고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생애설계준비도는 크게 ‘생애이해’와 ‘생애영역 설계관리’로 나눠 측정됐다.
조사 결과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도는 63.1점, 생애이해 영역은 65.6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61.8점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평균을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가활동 설계관리가 59.1점으로 가장 낮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생애설계준비도는 63.3점, 여성은 62.8점으로, 여가활동 설계관리와 신체적·정신적 건강 설계관리를 제외한 영역 및 항목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약간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생애설계준비도가 가장 높은 건 만 60~64세로 63.7점이었다. 반면 만 45~49세가 62.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또, 생애이해 영역은 만 55~59세(66.0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만 60~64세(62.6점)가 가장 높았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준비가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가구 형태에 따른 세부 결과도 측정했는데, 기타를 제외했을 경우 2세대 가구가 모든 영역 및 항목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 생애이해 영역(62.6점)과 자신에 대한 이해 항목(65.5점)은 1인 가구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소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50+정책동향리포트’(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와 지원 방향)를 통해 “인생 후반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장년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현재 준비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장년 특성을 반영해 생애설계준비에 대한 정의를 구명하고 관련 이론 고찰, 선행 연구와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지표의 영역 및 항목을 구분하고 문항을 구성하여 타당성 검증을 통한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평생현역시대, 생애설계에 빠질 수 없는 '일자리 지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의 세부 항목 중 ‘일(경제활동) 설계관리’ 점수(60.4점)는 타 영역의 평균보다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여가활동 설계관리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반면 최고점은 ‘재무설계관리’(64.8점) 항목. 지표의 정의를 토대로 풀이하자면, 경제적 관리(소득·부채·금융자산·부동산)을 위한 목표 및 계획(연금·투자·저축)을 실천하고 이를 점검·관리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지만, 일(경제활동)하는 것에 대한 목표 및 계획(자격증 취득·교육훈련 참여·교류 활동 등)을 실천하고 이를 유지·개선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것이다.
한편 수명 연장으로 길어진 노후, 전문가들은 줄곧 ‘평생직업’, ‘평생현역’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은퇴 전 축적한 자산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여생이 얼마나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노후 경제적 관리를 고민한다면 일(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할 테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관리 대비 일 설계관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 다소 균형을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수 있겠다. 물론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설계하기엔 어려울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더해지면 좋다.
송민혜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해당 리포트의 분석 자료(중장년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한 경력설계상담의 현황과 시사점)를 통해 “생애설계는 직업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의 계획을 생애주기 단계에 걸쳐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관련 상담은 생애설계의 다양한 영역 중 직업, 경력 등 영역에 특화됐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서비스 대상자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도와주는 활동”이라며 “중장년의 일자리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담 시 조언이나 공감보다는 취업·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상담자의 역량을 키우고 방법을 논의·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 중장년의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생애설계상담(4대 영역, 건강·재무·여가·대인관계)은 유지하면서 경력설계상담을 강화하여 중장년의 생애 전 영역에 대한 종합지원 방향으로 상담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뉴딜 일자리로 운영되는 컨설턴트들이 생애설계상담을 제공하고 취업상담사 자격을 가진 인력은 경력설계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생애설계 다양한 영역에서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40·50세대의 돈 걱정 없는 100세 시대 미래 설계를 위한 노후 자금 마련 지침서 ‘노후 생존 자금’이 발간됐다.
이 책은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40·50세대를 위해 기획한 콘텐츠 큐레이션 매거진 시리즈 ‘dice@11pm’의 두 번째 책이다.
2025년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긴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40·50 후기청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는 평균 30세에 입사해 50세에 은퇴하고 약 40년의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걱정은 자금 마련일 것이다.
‘dice@11pm’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노후 생존 자금’은 40·50세대의 은퇴 후 삶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본지의 기획에 ‘신한은행’이 힘을 보탰다.
‘노후 생존 자금’ 편에는 40·50세대의 노후 자금 마련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빠짐없이 실었다. 노후 자산 관리 트렌드, 노후 대비 자산 준비 방법, 전문가들의 뼈와 살이 되는 조언들을 담았다.
파트1에서는 노후에 필요한 자산은 얼마일지, 나의 자산 현황은 어떤지 점검해볼 수 있다. 파트2에서 점검해보는 머니프로필은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와 은퇴설계 설문조사 등을 참고해 독자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했다.
자신의 자산이 얼마나 있는지 노후에 어떤 자금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계산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세우고 자산을 불려 나가거나 절세 등으로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파트3에서는 40·50세대에게 적합한 자산 관리 트렌드와 자산별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파트4에는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절약 노하우, 자산별 절세 노하우, 상속·증여 과정에서 알아야 할 절세 방법, 노후 파산 위험을 방지할 예방법 등을 담았다.
노후에 활용할 자산의 기초는 연금이다. 파트5에서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농지연금, 주택연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활용법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6에서는 샘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은 자산이 무엇인지, 자산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소득 흐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또한 40·50세대가 불안한 노후를 더욱 안정적으로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꿀팁을 대방출했다.
파트1부터 6까지 순서대로 따라간다면, 일하지 않고도 매달 받는 ‘노후 월급’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노후 자산 준비 방법을 먼저 보고 싶다면, 책의 앞부분에서 소개하는 ‘자산관리 성향 테스트’를 해보고 추천 페이지부터 읽어도 된다.
책을 보면서 곳곳에 자리한 QR코드를 활용하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금융상품 정보나 연금 계산 등을 바로 볼 수 있도록 QR코드로 연결해두었다.
본지 편집인은 “은퇴 후 40여 년의 시간이 불안하지 않으려면 노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자산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다이스앳 ‘노후 생존 자금’ 편에서는 40·50세대를 위한 노후 대비 자산 관리 방법을 다방면으로 소개한다”면서 “다가올 노후가 불안한 후기청년들에게 이 책이 노후설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dice@11pm’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40대 이상의 ‘후기청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은퇴·노후 정보를 다룰 예정이다. ‘dice@11pm’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드는 매일 밤 11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주사위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6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주사위처럼 ‘dice@11pm’도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책은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처럼 어느 파트를 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중장년 대상 월간지이다. 품격 있는 시니어들이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강, 금융·자산, 주거, 뷰티,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하는 ‘우수콘텐츠 잡지’에 2017년부터 3년간 선정되어, 공공성과 유익함을 인정받았다.
재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보유한 자산? 투자수익률?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는 ‘삶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 관리 방법을 물었더니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강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최문희 대표가 금융권에 발을 들인 건 보험이었다. 당시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없었는데, 여러 회사의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심리가 중요하다는 걸 이때부터 어렴풋이 느꼈다.
“생애 전반을 다루는 재무 설계를 하게 된 건, 보험업을 시작한 게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부터 사망하는 순간까지 모두 다루잖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터부시합니다. 종신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 이야기인데요.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을 해야 하고 원금도 거의 보장이 안 되는데, 죽은 다음에 보험금이 나온다고 하니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하던 보험과는 아주 다른 개념이었어요. 고객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다 보니,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죠.”
최 대표는 금융권 변화의 흐름을 타면서 자산관리 시장이 만들어지는 길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IMF가 터지면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인생에서 생각지도 못한 손실과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기업들이 도산했고, 기업 고객만을 생각했던 은행들도 파산했다. 금융 시장에 ‘자산관리’라는 개념이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다. 그러면서 금융 관련 자격증이 우후죽순 도입됐다. 당시 윤병철 초대 하나은행장이 미국에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라는 자격증을 들여왔다. 앞으로 종합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최문희 대표는 2002년에 실시된 1회 CFP 시험에 합격하고, 2003년 IFPK라는 회사에서 재무 설계를 위한 발을 내디뎠다.
IMF 이후 일부 기업들이 직원의 자산관리와 재테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KT 리더십센터와 삼양사 직원 대상 자산관리 교육·상담을 하면서 앞으로 재무 설계가 더 중요해지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증권사나 은행 직원이 아니어도 고객에게 투자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법이 통과돼 재무 설계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도 확장됐다. 최 대표는 CFP 시험 교재를 집필하고 재무 설계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며 꾸준히 이론을 다졌다.
“재무 설계 경험이 쌓일수록 삶을 더 깊이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심리상담을 전공하게 됐어요. 돈을 대하는 태도나 그런 태도가 만들어진 심리적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일종의 재무 심리 치료인데요. 돈에 대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습관과 태도가 돈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데, 재무 설계에서 이 부분이 중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자산관리 트렌트, 적립에서 인출로
최문희 대표는 심리상담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2011년 FLP컨설팅을 설립해 온전하게 독립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 거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자산을 적립하는 것에서 생애주기에 맞춰 인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산의 개념에 금전이나 부동산 같은 물적 자산뿐 아니라 삶의 가치나 일자리 같은 인적 자산도 포함하게 됐어요. 특히 노후나 은퇴 설계에서 중요하죠. 과거에는 노후 보장을 위해 3층 연금을 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연금(1층),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이죠. 이제는 5층이 됐어요. 4층에는 주택연금, 5층에는 일이 자리하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적 재산을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거예요.”
인출이 중요하다는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인식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인 자산이 주택이다. 그동안 ‘집’은 살면서 꼭 한 채는 마련해야 하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자녀와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주택은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유동화해야 하는 자산이 됐다.
“상담할 때 집이 너무 중요하다고 하는 고객에게는 왜 그렇게 중요한지 물어봅니다. 들어보면 각자의 이유가 달라요. 나의 성취감을 보여주는 게 집일 수도 있고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인 사람도 있습니다. 나 고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합니다. 나만의 공간이나 가족과 보내는 공간이 중요한 사람은 꼭 도심에 집이 있을 필요가 없겠죠. 사람들과의 교류가 중요한 사람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집이 있어야 할 테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과 가치에 따라 노후 생활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죠. 나에게 자산이 왜 중요한가, 돈이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재무 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자녀, 부모님, 직장이 기준이 되었다면 은퇴 후에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노후 준비, ‘목표’를 ‘숫자’로
삶의 가치를 고민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최문희 대표는 재무 설계에서 목표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목표를 시간과 금액이라는 숫자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 시점을 60세로 가정했다면, 나의 자산을 살핍니다. 현재 내가 가진 자산으로 몇 세까지 얼마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거예요. 은퇴 후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자산이 부족하다면 계획을 세워야겠죠. 삶의 방향성을 정하고 자산을 점검하다 보면 내 현실을 자각하게 되죠. 이 순간이 무척 중요합니다. 현실을 알면 퇴직금이 얼만지, 국민연금을 몇 세부터 얼마를 받는지, 월급을 좀 더 올릴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게 되거든요. 은퇴 시점을 늦추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가진 자산을 유동화하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삶의 목표 사이에 생기는 차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게 곧 재무 설계의 시작이다. 자산을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관리할지, 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최문희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제도를 200%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이 세금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기본형으로만 활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추가납입제도, 임의가입제도 등을 풀옵션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임의가입제도를 활용해서 보험료 산정 기준인 기준소득월액 상한액(2022년 기준 553만 원)에 맞춰 보험료를 내는 분들이 늘었어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겠죠. 퇴직금도 DC형인지 DB형인지 보고, DC형이라면 추가 납입으로 운영할 수 있어요. 퇴직금을 운용할 때도 절세 혜택들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개인연금의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요. 비과세 상품들을 잘 살펴야 하죠.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노후에 받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노후 준비를 위한 자산관리 전략을 세웠다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출을 줄일지, 목표를 낮출지, 투자를 더 할지 등을 조정하는 것. 자산관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든 빚을 내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자산에 전 재산을 두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노후 중심 자산관리는 ‘인출이 쉬운 자산’ 비중이 가장 높아야 한다. 연금이 중요한 이유다. 최문희 대표는 마지막으로 “시간은 돈이다. 돈도 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에서 조급함과 나태함을 가장 경계하라고 합니다.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기대수명이 얼마나 될지, 언제 돈을 쓸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복리이자가 얼마인지 등의 개념도 모두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간도 양적 시간, 질적 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가치를 분명히 세우면 시간의 질이 높아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