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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공기] 미세먼지 잡는 공기청정기 어떻게 고를까?
- 우리 고장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 표현은 이제 구식이 되어 버렸다. 물을 사먹는 것에 이제 겨우 익숙해진 것 같은데, 크게 한 번 숨 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많이도 변했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보니, 좀 더 깨끗한 공기를 찾게 된다. 그 해답이 바로 공기청정기. 그런데 공기만 맑게 해주면 그만일 것 같은 이 기계가 생각보다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올해 들어 미세먼지와 관련한 이슈는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 애꿎은 고등어는 정부에 의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 판매가 급감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등어 판촉행사에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나서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곧 공기청정기와 같은 관련 제품으로 쏠렸다. 2014년 업계 추산 3000억원 규모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대로 훌쩍 성장하더니, 올해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에어컨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미세먼지가 진짜 건강에 해로울까 의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러나 2014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황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명, 즉 8명 중 1명이 대기오염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으로 인한 병원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미세먼지 등 좋지 않은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후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코를 통해 흡입 시 폐포를 통과해 혈액 속으로 침투하여 다른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는 물론 건강한 성인들도 치명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메디힐병원 정용수 과장은 “특히 노년층이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미세먼지가 뇌로 들어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뇌졸중이나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세먼지는 어린이 호흡기 질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어린 시절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인이 된 후에도 폐기능이 떨어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해요. 특히 오염된 공기 속 유해물질이 어린이 폐로 유입될 경우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실제로 공기청정기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궁금하다. 그의 대답은 예스다. “공기가 깨끗한 스위스나 캐나다에서도 예상 외로 공기청정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실외 미세먼지도 해롭지만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상당히 위해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죠. 필터로 실내 공기를 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기 중 부유하는 오염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기본적인 위생 습관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저가형의 대명사인 중국 제품부터 캐나다, 스웨덴, 독일 등 수입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삼성과 LG, 청호나이스 등 국내 브랜드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 성능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므로 당연히 고려 대상이지만, 이외에도 따져봐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필터 성능은 일반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먼지 입자의 크기로 나뉜다. 보통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이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규격을 PM10이라고 부르며, PM2.5(초미세먼지)와 PM1.0(극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된 상태다. 즉 PM1.0은 지름 1.0㎛의 먼지까지 걸러낸다. 하지만 잘 거른다고 능사는 아니다. 미세한 먼지까지 걸러내다 보면 그만큼 필터의 수명도 짧아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필터의 교체 주기는 어떤지, 또 필터 교체방식이나 구매 방식, 필터의 가격까지 비교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소모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가격이 부담된다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100%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필터의 유지관리 기능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아무래도 공기 중 불순물을 끌어당기는 제품이다 보니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필터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고, 그 필터를 통해 배출된 공기는 곰팡이 냄새가 나기 쉽다. 의외로 소음도 중요한 고려 대상 중 하나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밤까지 하루 종일 가동시켜야 하는데, 최저소음도 시끄러운 수준이라면 숙면을 방해한다. 20~30dB 정도라면 큰 지장이 없지만 50dB이 넘어가면 신경 쓰일 수준이다. 일부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한 헤파필터에서 검출된 OIT(옥타이리소씨아콜론) 검출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인체에 해로운 OIT가 검출되는 필터가 공기청정기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각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외부 기관 등을 통해 시험 의뢰한 결과를 밝히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의 유무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진다. 저렴하게는 30만원대부터, 수입품은 6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성능만큼이나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예를 들어 생선 구울 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유증기(油蒸氣) 등으로 인해 필터의 수명이 빠르게 줄어들어요. 득보다 실이 많은 셈입니다. 또 정기적으로 센서 부위를 청소하거나, 필터를 제때 교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이렇게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원래의 성능을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 2016-07-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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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에이징] “치질,아직도 부끄럽나요?”
- 치질로 수술받는 환자는 1년에 22만 명이 넘는다, 수술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40세 이상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앓고 있다고 추정되는 질환이다. 바로 ‘부끄러운 질병’인 치질(痔疾)이 그것이다. 쑥스럽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질병, 치질에 대해 가천대학교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白汀欽·51) 교수와 메디힐병원 민상진((閔相軫·46) 병원장을 예방법과 대처방법을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앞에서 언급한 숫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1년 주요 수술통계’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40대와 50대가 가장 많이 받았던 수술은 바로 치핵 수술이다. 보통 우리가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병은 정확히 이야기하면 질환의 명칭은 아니다. 항문에서 발생하는 질환들, 치핵이나 치루, 치열, 항문소양증을 통틀어 치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치질은 그 발생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치핵을 말한다. 때문에 치핵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로 한다. 치핵의 가장 큰 적(敵)은 변비 항문은 인체 조직에서 혈관과 혈류가 가장 풍부한 조직 중 하나다. 혈관이 얽혀 있고, 피가 충분히 공급돼 내벽에 상처가 나더라도 변으로 인해 쉽게 감염되지 않도록 면역계가 왕성하게 활동해주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특징 때문에 항문의 점막 아래로 혈관이 덩어리로 쉽게 부풀어 오르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치핵이다. 이 치핵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상태가 흔히 우리가 치질이라 부르는 질환이다. 백정흠 교수는 치핵의 주요 원인으로 배변 습관과 변비를 꼽는다. “치핵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쁜 배변 습관과 변비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과거에는 화장실에 들고 들어가는 신문이 치핵의 적이었는데, 요즘엔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죠.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생활로 발생하는 변비도 치핵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음주도 주요 원인이며 간경화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고령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무절제한 처방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민상진 병원장은 경고한다. “동네에서 나이 많은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의외로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기력이 없고 몸이 좀 처진다고 하면 우울증약을 처방해 주는 것이죠. 문제는 이 항우울제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개선이 필요하죠. 또 변비약의 남용도 문제가 돼요. 변비약을 자주 복용하면 장운동 능력을 저하시키거든요. 되레 소화기능을 저하시키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두 전문의 모두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배변 시간이다. 배변 시간이 길어지면 항문 점막이 노출돼 말라 버리고, 심한 경우 변에 긁혀 치열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면 배변 시간을 지연시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신경을 분산시켜 배변 운동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배변에만 집중하고, 3~5분 이내로 마무리 짓는 것을 추천했다. 민상진 병원장은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것도 변비의 큰 원인으로 꼽는다. “보통 남자들이 군대에 가면 며칠, 심하면 1주일 넘게 화장실에 못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경우는 몸의 생활 패턴과 리듬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화와 배변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변비를 피하기 위해선, 하루 세 끼를 가급적 정확한 시간에 먹고, 규칙적인 패턴으로 생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 발생하면 좌욕으로 악화 막아야 일반적으로 치핵은 그 정도에 따라 1~4도로 구분한다. 출혈만 있을 때가 1도, 치핵이 빠져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단계가 2도다. 3도는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단계고,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4도로 판단한다. 1, 2도의 경우 보존적 치료, 즉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다. 약물이나 연고도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욕이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올바른 좌욕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좌욕 방법은 42~43도 정도의 따듯한 물에 5분 정도 항문을 담궈주는 것이다. 환경에 따라서는 서양식 비데나 샤워기를 통해 따뜻한 물을 쐬어 주는 것도 좋다. 단, 수압이 높으면 상처를 줄 수 있어 낮은 수압을 유지해야 한다. 민상진 병원장은 “내원 환자들을 보면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화상 등으로 병을 악화시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훈증기를 통해 수증기를 쐬는 방식의 민간요법은 오히려 점막에 화상을 입힐 수도 있고 혈액순환에 필요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지 못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하고, “간혹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외국에서 유통되던 약제를 이용해 치핵을 딱딱하게 굳게 해 치료한다고 했다가, 항문 협착 등 부작용까지 함께 얻어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항문은 예민한 부분이므로 꼭 병원에서 치료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보존적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때는 수술을 선택한다. 최근에는 원형자동봉합기를 이용한 PPH 수술이나 하모닉 초음파 수술기를 사용하는 방식 등 기존 수술법보다 간편한 방식의 수술법들이 등장해 수술시간이나 회복기간이 짧아졌다. PPH 수술은 수술시간이 짧고, 항문통증과 재발이 적은 장점이 있고, 하모닉 초음파 수술기는 수술시 출혈이 적고, 통증이 감소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백정흠 교수는 설명한다. “현재 치질 수술에는 다양한 이론과 여러 가지 방식들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된다는 것은 즉 재고의 여지가 없는 왕도(王道)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환자에 맞춰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비데 너무 세게 사용하지 마세요 최근 각 가정에서 전동식 비데 사용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비데 역시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써야 좋다고 백 교수는 충고한다. “항문이 가려워지는 항문소양증 환자의 경우 가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비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태를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잠시 시원할 수 있지만, 비데 사용이 끝나고 나면 더 지독한 가려움을 느끼게 되죠. 치핵 환자의 경우에는 배변 후 ‘세정’보다는 ‘비데’기능의 수압을 낮춰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비데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물티슈로 가볍게 닦아내는 것도 좋습니다.” 그 밖에 숙변 제거나 관장도 배변과 관련해 환자들이 갖는 흔한 오해라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대장의 조직은 파이프의 금속재질과 달리 세포의 생성과 교체가 늘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숙변이라는 것이 붙어있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변의 찌꺼기가 대장에 오래 붙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오해라고 한다. 다만 변이 장에 오래 머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해결된다고 했다. 커피 등을 이용한 관장도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상식 중 하나. 대장 안에는 나쁜 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는 좋은 균들도 함께 있는데, 이를 모두 쓸어내려 버리면 되레 몸의 불균형만 초래하는 꼴이라고. 가장 위험한 것은 ‘속단’ 항문질환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의 상태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라고 백 교수는 조언한다. “치핵의 대표적인 증상은 출혈이지만, 배변 시 출혈은 치핵만의 증상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질환은 대장암이에요. 이 두 질환은 외과의사가 손가락으로 항문과 직장을 촉진만 해봐도 바로 구분할 수 있어요. 5분도 안 걸리는 과정이죠. 그런데 이런 진단 없이 스스로가 치핵으로 속단해 버리고 치료를 미룬다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를 본 적도 있어요. 출혈이 생기면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확진을 꼭 받으시길 권합니다.” 치핵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운동이다. 여러 가지 운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민 병원장이 권하는 운동은 바로 걷기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등산이라든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권하고 싶지 않고요. 정기적으로 평지에서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을 과신해 무리한 활동을 하기보단 안전사고에 유의해 가급적 가벼운 걷기운동을 많이 하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백 교수는 그 외에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생활습관으로는 무엇을 먹는가보다는 언제, 어떻게 먹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변비로 고통받는 젊은 여성이 많아지는 이유도 대부분 다이어트 때문이거든요. 아침은 굶지 않고 삼시 세 끼를 제때에 제대로 챙겨 먹으면 변비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아침에 일어나 찬물 한 잔 마시고, 그 자극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간혹 변을 보시고 나서 자신의 변을 확인하지 않는 분들도 계신데, 확인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피가 나진 않는지, 색깔은 정상인 황금색인지, 형태는 어떤지, 다른 점액이 있는지 등 확인했다가, 정상이 아니다 싶으면 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죠.” 또 최근 유행하는 프로바이오틱스도 소화에 영향을 주고, 장운동이나 장점막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추천한다. 다만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고지혈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4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좋단다.
- 2016-06-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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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동의 100세 장수 다이어트] 건강 백세를 위한 체형별 비만관리 '다이어트, 외모가 아닌 건강의 문제'
-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비만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오랜 기간 연구를 해왔다. 살찐 형태에 따라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전신 비만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법을 알아보고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체형별 비만관리의 핵심을 4회에 걸처 게재하기로 한다. 1. 중년 다이어트의 중요성 2. 체형별 다이어트 생활습관 3. 체형별 다이어트 식이요법 4. 체형별 다이어트 운동요법 흔히 다이어트라고 하면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이어트는 외모 이전의 건강의 문제다. 비만이 일으키는 여러 병증을 우려한 세계 각국에서는 일찍부터 다양한 비만 대책들을 마련해두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비만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비만에 관한 10가지 사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60억 명 중 성인 10억 명이 과체중이며 그 중 3억 명은 비만에 해당된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미국은 정크푸드의 학교 내 판매를 전면 금지했고 덴마크는 청량음료와 초콜릿 등에 비만세를 신설했으며 영국은 한때 비만관리부를 정부 부서로 세워 운영했었다. 우리나라는 어린이 주 시청시간대에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TV 광고를 금지시켰으며 신병교육대의 90%에 건강소대를 도입하여 신병들이 규정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이 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비만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세계는 왜 비만과 싸우게 된 걸까? 답은 자명하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우리몸의 모든 기관과 조직 및 세포는 혈액순환을 통해서 영양공급을 받고 또한 노페물을 배설 하면서 정상기능을 하게된다. 그런데 비만으로 인해 체내에 필요이상의 지방이 축척하게 되면 순환장애가 발생하게 되어 몸속 모든기관이나 조직들이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고 또한 노페물이 쌓이면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몸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기관이 혈관을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이혈관에 지방이 끼이면 동맥경화가 유발하고 이로 인해 고혈압·뇌졸중과 협심증 등 각종 심장병과 순환계질환을 유발하게 되며 또한 내분비기능과 지방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당뇨병 지방간 등을 유발한다.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과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리가 당겨서 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 디스크라는 게 판정되면, 흔히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된다. ‘디스크가 문제구나 디스크가 문제여서 다리가 당기고 아프구나.’ 그러나 사실 디스크는 병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다. 원인은 특별히 외상을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허리 근육의 기능이 약해져 체중이나 중력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에 짐이 실린것 같은 부담을 겪다 보면 디스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체중이 1kg이 늘면 허리에는 3~5kg의 압력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허리가 아프면 비만 관리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관절염도 허리와 무릎의 하중 증가 및 근력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처럼, 전체 관절염 환자의 67%가 비만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인구수 10명 중의 7명이라는 말이다. 체중이 1kg이 증가하면 무릎 관절이 받는 부하는 5~10kg으로 급증한다. 따라서 체중을 5%만 감량하여도 관절염 증상의 50%가 개선된다. 체중이 60kg인 사람이 5%인 3kg만 빼면 관절염 증상을 50%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만관리의 핵심은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러면 비만의 원인은 뭘까? 사실 다 알고 있을 것이다. Input과 Output의 불균형이 문제다. 음식물을 과잉 섭취하거나 섭취한 음식물을 몸속에서 태워 에너지로 소모시키는 대사력이 저하되거나 대사가 되고 남은 찌꺼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배설기능 장애가 그 원인이 된다.필자는 환자들에게 가끔씩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만관리만큼 정확한 게 없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몸이란 먹는 만큼 찌게 되고 쓰는 만큼 줄게 되고 내보내는 만큼 관리된다. 그래서 먹는 관리도 중요하지만 몸에서 얼마만큼 찌꺼기를 태워내느냐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유형을 체질에 따라 다르게 보는데 이는 우리몸의 기의 흐름이 균형이 깨어진 때문이다. 즉 태어날 때 오장육부 각각의 기능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 개인마다 섭취하고 대사하고 배설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즉 기의 흐름에 따라 전신적으로 살이 찌는 경우, 어깻죽지 등 상체 쪽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경우, 복부 하체쪽으로 살이 찌는 경우 등 체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는 체형에 따라 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몸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향후 체형에따른 생활과 식이 운동요법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 2016-06-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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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119] 미세먼지와 함께 찾아오는 ‘천식’
- 따뜻한 봄소식은 겨우내 꽁꽁 얼었던 우리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만들지만,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소식도 들린다. 꽃가루나 황사와 같은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인자들이 대표적인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다. 특히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천식은 속 시원한 치료법이 없는 호흡기 질환으로 꼽힌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영 교수 천식(喘息)은 가슴이 답답해지고, 기침이 나거나, 천명(喘鳴) 혹은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질환이다. 천식은 가역적인 기류 제한, 기도의 만성적인 염증과 기도과민성의 특징을 가진다. 쉽게 이야기하면 어떤 날은 불편함을 느끼지만 어떤 날은 전혀 문제없는 날들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 질병이라는 뜻이다. 애매한 증상만큼이나 그 원인 역시 콕 집어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고려대병원에서 만난 유영 교수는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천식의 원인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숙주인자와 외부 환경인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자는 천식 관련 유전인자나 비만 등이 대표적이고, 환경적 요인으로는 알레르겐(항원)과 감염, 직·간접흡연, 대기오염, 약물, 식품,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고령의 시니어들에게 위험한 병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천식 역시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에게는 위험한 병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천식을 얼마나 앓고 있는지 나타내는 유병률은 인종이나 국가의 경제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의 유병률(100명당 발병인원)이 높은 편이고, 2010년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병률은 약 2~13% 정도로 조사됐다고 했다. 나이별로 살펴보면, 천식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지만 어린이와 노인의 유병률이 더 높다고 했다. 소아와 청소년에게서의 유병률은 약 5~10%로 높아지다가, 성인기에 약간 낮아지고, 다시 65세 이상에서 약 12.5%까지 증가한다. 특히 시니어들이 천식과 관련해서 잘 알아야 할 점은 고령인 상태에서 발생한 천식이 젊을 때부터 앓아온 천식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점이다. 시니어 때 발병한 천식은 병을 앓게 되는 기간이나 중증도가 다양하고, 기간과 상관없이 많은 환자에게서 기도폐쇄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유 교수는 “고령에 발병한 천식의 치료는 일반적인 천식의 치료와 같지만 기관지 확장제가 잘 듣지 않거나,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부작용이 많고, 다른 폐질환을 동반하는 때도 적지 않아 까다로운 편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이런 경우 폐기능이 감소하는 정도가 젊은 성인에 비해 빠르고, 사망률도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특효약 없어 장기적인 관리 필요 천식은 완치를 위한 특효약이 없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 그래서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원활한 호흡을 유지하고, 염증을 가라앉혀, 폐기능의 악화를 방지하는 데 치료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천식의 약물치료는 크게 증상완화제와 질병조절제로 나눈다. 대표적인 증상완화제는 속효성 베타2항진제(기관지 확장제)가 있는데, 천식의 급성 증상 완화를 위해서 제일 먼저 선택되는 약제다. 증상 악화 시 먼저 속효성베타2항진제를 사용하면 수축된 기관지를 확장해, 질병조절제가 효과를 나타내기 전까지 천식 악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증상이 개선되어 안정화되면 증상 완화제를 주기적으로 계속 사용하기보다는 증상이 있을 때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질병 조절제는 흡입용 스테로이드, 류코트리엔 조절제, 지속성 베타2항진제, 서방형 테오필린 등이 있다. 질병 조절제는 천식의 만성적인 기도염증을 감소시키고 폐기능의 악화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질병 조절제는 약 3개월 간격으로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서 약제의 종류나 사용량 등을 조절하게 된다. 수면 중 찾아오는 발작 주의해야 특히 시니어들의 경우 천식을 앓고 있을 때 간혹 수면 중 심한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호흡곤란이 동반돼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 상비약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유 교수는 설명한다.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이 있으면 상비해 둔 기관지확장제(속효성 베타2항진제)를 이용해 수축된 기관지를 확장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0분 간격으로 3번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 후에도 호흡곤란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으면 산소 공급이나 스테로이드제 투여가 이뤄져야 하므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급성 천식 발작의 경우 호흡곤란이나 기침, 천명,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갑자기 빠르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특히 전에 기계호흡이나 기관 삽관이 필요했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천식으로 인해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 경력이 있는 경우, 최근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갑자기 중단한 경우, 최근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속효성 베타2항진제를 매일 한 통 이상 자주 사용한 경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경우 등은 급작스러운 천식 악화로 사망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므로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미세먼지 피하고 채소·생선 즐겨야 천식을 예방하기 위해 알맞은 음식은 딱히 없다. 다만 최근 연구 결과로는 서구식 식습관이 천식이나 다른 알레르기 질환 증가와 연관성이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항산화 물질과 생선에 많은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위 식도역류가 있는 경우 천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역류를 악화시키는 음식이나 식습관은 피해야 한다. 비만도 위험인자 중 하나로 평가되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기에 좋지 않은 담배 연기나 미세먼지에 노출을 피하고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 약제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 2016-04-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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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과 고령자 면역의 중요성
- 대상포진이라는 병은 ‘통증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통증이 가장 무섭다. 피부에 생기는 물집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딱지가 생기면서 가라앉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통증은 한두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통각에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를 지속적으로 망가뜨리면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주기 때문이다.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수년까지도 이 통증이 지속되면서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의 2차적인 문제를 남기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어디에 문제를 만드느냐에 따라 각막염, 녹내장으로 실명을 일으키거나 뇌졸중,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안와사라고 알려진 안면신경마비도 연평균 4.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는데, 그 원인으로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한 안면신경 손상을 지목하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45만여 명이던 환자가 2012년에는 57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다시 2년 후인 2014년에는 64만 명 수준까지 대폭 늘어났다. 4년 전인 2010년에 비하면 무려 42%나 증가한 것이다. 대상포진 환자 증가 추세 우리나라의 대상포진 환자는 왜 이렇게 급작스런 증가율을 보이는 것일까? 원래 대상포진이라는 병은 어릴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이 수두 바이러스가 수두가 완치된 이후에도 신경다발 속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증식하게 된다. 그 후에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서 염증과 발진, 물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소아기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만 이 병에 걸린다면, 유독 요즘에 그 발병률이 늘어나는 이유는 더더욱 설명하기 어렵게 된다. 성인을 대상으로 본다면, 대상포진 환자들이 유아였을 적의 특정한 몇 년 동안 수두가 크게 유행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어 의무적으로 수두 백신을 맞은 세대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대상포진은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대상포진 환자의 약 60%는 연령층으로 볼 때 50대 이상이었다.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인 65세 고령층을 놓고 비교해보면, 40세 이하의 청·장년층보다 무려 8~10배 발병위험이 높다. 또, 폭염으로 인해 체력 소모가 심해지는 7~9월에 노년층의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대상포진은 면역력만 충분히 유지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병인데,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인 노년층에게는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라는 것이다. 이 대상포진으로 인한 끔찍한 고통은 노령인구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70대 영국인 호스피스의 사연은 그 심각성을 더 크게 보여준다. 호스피스 간호사로서 수많은 불치병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고, 그들의 여명을 보살폈던 70대 노인이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은 후, 나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그 끔찍한 고통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미련을 접고 말았다. 그래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더라도 영국에선 안락사가 불법이어서, 자의에 의한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로 건너간 것이다. 결국 가족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생을 마칠 준비를 끝낸 후에 한 병원에서 약물투여로 숨을 거두었다. 대상포진은 백신예방이 최선 이 대상포진의 고위험군 환자층은 노년층만이 아니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도 면역력이 약해지므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물론 노년층일수록 그 확률은 높아진다. 대상포진이 일단 발병한 후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 시점이다. 확산되기 이전에 신속한 치료를 해야 효과가 좋다. 물집이 생기기 전까지는 감기 몸살에 걸린 것처럼 근육통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병을 키우기 마련이다. 결국 대상포진은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대상포진 백신은 공급의 한계로 인해 50대 이상의 고령층만 접종이 가능하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백신 중에서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15만~18만 원 정도 하는 가격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소수만 백신을 맞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백신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60대 이상의 인구 3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를 보면 발생 위험이 5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성별이나 인종, 만성질환 여부에 관계없이 고른 효과를 보였다. 또, 만약 발병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고 잘 견딜 정도로 지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상포진의 원인질환인 수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유아들이 수두 예방접종을 맞지만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백신의 예방효과가 100%라기보다는 가볍게 앓고 지나갈 정도로 막아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즉, 수두의 감염과 그로 인한 성인들의 대상포진 발생 자체를 완벽히 억제할 수는 없지만, 백신접종만 효과적으로 잘되면 삶을 고통스럽게 할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의 중요성 노년층에게 또 필요한 접종으로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들 수 있다.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기 마련인 인플루엔자는 독감이라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의 노인과 만성질환자, 그리고 장기이식 등으로 인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발병될 경우 합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의 합병증이라면 가장 무서운 것이 역시 폐렴이다. 폐렴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2차적으로 다른 세균이나 곰팡이균에 감염되어 세균성 폐렴으로 나타나기도 있다. 현재의 인플루엔자 백신은 보통 3~4가지의 예상 인플루엔자에 대한 백신을 섞어서 접종한다. 효력은 겨울철과 봄철을 지날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현재 밝혀진 인플루엔자의 종류도 이론적으로 144가지나 되며, 유전자 돌연변이 등으로 그 이상의 종류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한 대책은 되지 못하나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는 있다. 그 외에도 폐렴구균 백신 또한 같은 이유로 노년층에게 필요하다. 이렇게 백신접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른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은 아니더라도 그 집단 대부분의 구성원이 해당 질환에 면역을 형성하고 있다면 전염의 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에 유행병이 발생하기 어렵게 된다. 만약 이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유행병을 넘어 풍토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새롭게 이주해오는 주민이나 신생아는 계속 생기기 때문에 그 사회의 집단면역은 가변적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것이다. 실제로 1997년 이후 영국에서는 웨이크필드 박사가 홍역백신으로 인해 자폐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접종거부 바람이 확산되는 바람에 3차례의 홍역 대유행이 영국을 휩쓸었고, 현재도 영국은 홍역 유행국으로 남아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백신접종 거부로 사망하는 사람이 150만 명 수준이다. 건강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철저한 백신접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 2016-01-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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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홍의 와인 여행] 영원한 형제이자 적인 폴리페놀과 에탄올
- 장홍 레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우선 다양하고 현란한 붉은색에 매료된다. 다음으로 코를 잔으로 가져가면 다채로운 향의 정원을 만난다. 그리고 한모금 입에 머금어 혀의 여러 부위로 와인을 굴리면서 단맛, 신맛, 쓴맛 등을 음미하다가 조심스럽게 삼킨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 한 잔의 와인은 수백 종류의 화학성분이 함유된, 그야말로 실험실이다. 포도 속에 함유된 당분이 박테리아와 효모의 작용으로 알코올, 보다 정확히는 에탄올로 전이되는 과정이 발효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주조와 숙성 과정을 통해 와인은 여러 종류의 산(acids)과 향을 얻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포도 속에는-특히 껍질과 씨 속에는-중요한 몰레큘라(분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알코올에 의해 조금씩 축출돼 와인 속에 녹아든다. 그중에서도 페놀 그룹인 폴리페놀은 최소한 500여 종에 달하며, 각자의 화학적 구조에 따라 소중한 기능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나쁜 콜레스테롤의 형성을 막는 황산화 성분이다. 그리고 이 황산화 성분이 심장 혈관 계통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유명한 프렌치 패러독스의 기원이기도 하다. 게다가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신경 질환, 비만, 암 등의 예방에도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물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두 그룹의 폴리페놀 와인 속에는 크게 두 그룹의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플라보노이드(flavonoides)와 비-플라보노이드(non-falvonoides)가 그것이다.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 국립농산물연구소(Inra)의 오귀스탱 스칼베르(Augustin Scalbert) 박사는 여러 음식물에 포함된 폴리페놀의 양을 측정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의 개척자다. 그는 450종에 달하는 식재료에 함유된 500가지 폴리페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드 와인은 화이트나 로제에 비해 10배 이상의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폴리페놀 중에서도 플라보노이드 타입의 폴리페놀이 레드 와인에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비-플라보노이드는 소량 검출되었다. 비-플라보노이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와인의 핵심적 질병 예방 요소로 지명되었던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3.42㎎/100㎖ 정도로 지극히 소량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 중에서 어떤 것이 진정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런던의 퀸 메리 의대(Queen Mary’s School of Medicine and Dentistry)의 교수인 로저 코더(Roger Corder)는 여러 연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프로시아니딘(procyanidines)이 건강에 핵심적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프로시아니딘은 다른 폴리페놀에 비해 항산화성과 혈관 확장에 있어서 보다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특히 레드 와인에는 프로시아니딘의 함유량이 레스베라트롤보다 거의 1000배나 많다고 한다. 페놀-익스플로러(Phenol-Explorer)에 관한 또 다른 주요 정보도 밝혀지고 있다. 와인을 제외한 다른 알코올 음료(위스키, 럼, 맥주 등)에는 폴리페놀이 거의 함유되지 않은 반면 다른 식재료에는 레드 와인만큼, 혹은 그 이상의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에는 100㎖당 107㎎의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 반면 맥주에는 3.28㎎, 위스키에는 1.25g, 럼에는 고작 0.43㎎이 들어 있을 뿐이다. 같은 와인이라도 로제에는 10㎎, 그리고 화이트와 샹파뉴에는 10.4㎎의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포도주스에는 100㎖당 단지 1㎎만이 들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커피에는 214㎎, 녹차에는 89㎎ 그리고 초콜릿에는 무려 216㎎이나 들어 있다. 단지 폴리페놀 측면에서만 본다면 커피나 초콜릿 한 잔이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을 한 잔 하는 것보다 훨씬 효용성이 뛰어나다. 광범위한 역학(epidemiology: 생활양식, 사회 환경 따위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의학 분야)을 통해 프랑스인들이 폴리페놀을 섭취하는 근원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세르주 에르베르그(Serge Hercberg) 박사에 따르면, 커피가 36.9%로 가장 앞서고, 다음으로 33.6%의 녹차나 다른 차, 그리고 10.4%의 초콜릿이 뒤를 잇는다. 레드 와인은 7.2%로 네 번째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일(6.7%)이 그 다음으로 밝혀졌다. 이쯤 되면 육류를 먹을 때 녹차를 곁들이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모든 알코올 음료와 마찬가지로 와인 속에 함유된 에탄올이다. 에탄올은 미세한 몰레큘라로 수용성이고 특히 알코올에 잘 혼합되며, 모든 세포에 침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술을 마시고 몇 분 내에 뇌를 비롯한 인체의 모든 기관에 퍼져나가며, 섭취한 양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지만 많이 취하면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현대 의학은 알코올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미국 메릴랜드(Maryland) 주 베데스다(Bethesda) 연구소가 2006년 2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극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뇌 속 글루코오스의 신진대사를 감소시킨다고 한다.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웰즐리 대학(Wellesley College)이 1839명을 대상으로 2008년에 실시한 연구 결과는 우리를 더욱 걱정스럽게 한다. 이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과 뇌의 크기(volum)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즉 알코올 섭취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뇌의 크기는 반대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뇌의 일부 지역은 무려 20%나 감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뇌가 성숙 단계에 있는 청소년기에 알코올을 섭취하면 그 악영향은 엄청나다고 한다. 프랑스의 한 국립연구소(Inserm)에 근무하는 미카엘 나실라(Mickael Nassila) 박사에 의하면 청소년이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성인의 경우보다 뉴런(신경단위)이 2.5배나 많이 죽는다고 한다. 아, 불행한 와인이여!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와인은 여느 다른 알코올과 다를 바가 없다.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암, 간경화는 물론 뇌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만병의 근원이다. 게다가 와인의 도수도 최근 들어서 조금씩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당장이라도 금주법을 다시 시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금주만이 유일한 미덕일지도 모른다. 아, 행복한 와인이여! 다른 알코올 음료에는 없는 다양한, 그리고 다량의 폴리페놀을 함유한 와인이여! 하여 여느 알코올 음료와는 다른 와인이여! 폴리페놀은 그 명칭이 시사하듯 수많은 종류가 있다. 어떤 종류가 어떤 질병의 예방에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폴리페놀의 항산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심장 혈관 계통의 질병과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그리고 심지어는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와인! 영원한 형제이자 적인 폴리페놀과 에탄올을 모두 함유한 와인은 분명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프랑스 샹송의 가사처럼 결국 현명한 사람만이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나 보다. △ 장 홍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 2016-01-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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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혁재의 약되는 이야기] 마약성 진통제의 두 얼굴
- 한국 사회도 삶의 질이 중요시되는 단계로 접어든 지 꽤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기업들도 일주일에 하루는 강제로 제 시간에 퇴근하는 날을 맞춰놓기도 하고, 정치인들은 너나없이 ‘저녁이 있는 삶’을 소중한 가치로 얘기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보건의료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환자의 요구는 외상을 낫게 하고, 성인병의 진전을 늦추며, 불치병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더 편안한 몸의 상태를 다시 찾아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진료의 질을 평가하는 아주 중요한 도구로 ‘통증 관리’가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통증에 대해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을 당연시하게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연구가 활발해진 것이다. 2명 중 1명 꼴로 수면 장애 현재 암성 통증과 비암성 통증을 합하여 만성적인 통증 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만 해도 성인 인구의 약 10% 이상인 250만 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각종 만성 질환자의 증가 추세로 인해 만성통증 환자의 수도 같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만성통증은 질환이 완쾌되었거나 부상이 아물었는데도 불구하고 극심한 아픔이 끊이지 않는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집중력 장애와 기억력 감소, 수면 장애, 활동범위 축소를 가져오고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이나 가사활동, 여가활동의 수행이 어렵게 되고 정신적 고통의 만성화로 인해 가족을 포함한 대인관계의 전반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육체적 활동의 강도와 상응하는 통증의 발현으로 인해 전반적인 활동 기피 현상이나 이차적인 운동 저하로 인한 근육 약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심근 허혈과 같은 혈류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통증의 강도는 다양하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2명 중 1명꼴로 수면 장애를 나타내며, 30%에 가까운 환자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등의 폐해가 많다. 또한 만성통증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므로 이차적인 부양비와 의료비의 지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파생시킨다. 결국 이 통증은 단순히 환자가 참을 수 있는 범위 외의 것이 많다는 것이며, 직접 통증을 치료하지 않고서는 완치가 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심한 통증에는 피할 수 없는 필요악 국내 많은 의료진이 만성통증환자에게 무작정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만 사용할 경우, 통증 억제효과는 거두지 못하면서 위장 장애나 신장 손상 및 혈전 생성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심각한 부작용만 초래할지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통증의 강도에 따라 약한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중간 정도의 통증에는 마약성 진통제 중에서도 비교적 약한 트라마돌계와 코데인, 그리고 심한 통증에는 모르핀, 옥시코돈, 하이드로모르폰이나 펜타닐 같은 강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추천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바이러스가 통각신경세포를 파괴하여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의 치료에도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 상황이 많다. 대한피부과학회의 발표에 의하면, 전국 20개 대학병원의 대상포진 환자 1만9884명을 조사한 결과, 그중 56.7%에 달하는 환자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 중 7%는 통증과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 우려에 대해서도 국내 의료계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마약성 진통제는 천정효과(Ceiling effect, 용량을 증가시키면 더 이상 진통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한계점)가 없기 때문에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용량의 제한 없이 증량이 가능하며, 증량 자체가 중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약성 진통제 사회적 위험 경계해야 그러나 이러한 배경을 업고 우리나라보다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장려했던 미국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이 나타났다. 1997년, 다른 통증 치료법으로 효과가 없는 환자의 경우에만 평가와 카운슬링을 거쳐 마약성 진통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자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 10년간 메타돈, 하이드로코돈, 옥시코돈 등의 마약성 진통제의 1인당 구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결과는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예기치 않았던 약물중독에 의한 사망이 크게 증가한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5년 동안 약물중독에 의한 사망률은 무려 550%나 증가했다. 사망자 295명 가운데 남성이 67.1%에 달했고, 사망자의 63.1%는 처방전 없이 불법 구입한 약제, 즉 비합법적으로 구입한 약물 복용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또 전체의 21.4%는 사망하기 1년 전 5명 이상의 의사로부터 규제 약물을 처방받는 이른바 닥터쇼핑을 하며 의약품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러한 닥터쇼핑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2배가량(16.7% 대 30.9%)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입경로를 조사한 결과, 합법적인 진료와 처방을 거쳐 원하는 만큼의 약물을 구입하기 어려운 10~20대들은 노점상이나 기타 불법적인 구매선을 통해 약물을 구했고, 경제적으로 구입 능력이 있으면서 증상 호소 등을 통해 비교적 의사의 동조를 이끌어내기에 용이한 30, 40대의 연령층은 가능한 한 여러 병원에서 닥터쇼핑을 한 것이었다. 결국 약물에 의한 중독사의 93.2%는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지는 자명하다.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을 통제할 뚜렷한 대책 없이 효과만 강조하여 사용을 장려할 경우, 국민 건강이 도리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식품의약청(FDA)도 마약성 진통제를 과잉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 신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특히 인터넷에 의한 구매 열풍이 다른 나라보다 꽤 높은 편이며, 위조 발기부전 치료제나 불법 의약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형편이다. 마약성 진통제를 부득이하게 사용할 때에도 환자가 정상적으로 복용하고 있는지, 임의로 복용하고 있지 않는지, 처방전 분실 사유로 인해 처방전이 중복 발행되는 일이 잦은지, 환자의 혈중이나 요 중에서 검출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함량이 정상적인지, 처방 당시 환자가 어떠한 종류든지 중독의 기왕력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관리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1992년 경희대 약학대학 졸업 2000년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겸 의약품안전사용교육 사업단장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 2015-12-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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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119] 겨울철 식중독의 원인 ‘노로바이러스’
-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해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겨울은 생물의 부패가 쉬운 여름에 비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안심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0~2014)간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연간 평균 36건으로 이 중 약 44%(16건)가 겨울철에 발생하고 있다. 식중독 환자수의 경우 겨울철 평균 874명으로 이 중 절반(49%)가량인 431명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였다. [도움말] 목포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김기태 교수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사람에게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그룹으로, 노로바이러스라는 공식 명명이 승인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노로바이러스 또는 노워크(Norwalk)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2004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에서 집단 발병된 이후에 이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노로바이러스는 위장염 질환으로 Stomach flu(위장 독감)로도 불리나, 독감 바이러스나 호흡기질환, 세균이나 기생충과 관련은 없다. 겨울에 강한 식중독 원인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일 년 내내 발생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앞선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겨울철에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선 의심하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먼저 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온도 변화를 잘 견딜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여서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에서 섭씨 60도까지 매우 넓은 범위의 온도를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되면 이 바이러스가 주위 환경을 오염시켜, 이를 만진 사람의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 감염되거나 음식물을 오염시켜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때 바이러스는 차가운 외부 환경을 견뎌낼 수 있어서 겨울에도 전파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안심. 여름에는 식중독이 잘 발생해 음식물 관리를 잘 신경 쓰지만, 겨울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낮지 않을까 하고 주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염력 강해 사람 사이에서 쉽게 퍼져 가장 흔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명은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장염이란 위와 장의 염증 유발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나 이틀 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중년이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탈수증상을 보이거나 특별한 의학적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강하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진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서 발견되지만, 감염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셨을 때도 그렇고,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 또는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 라발 대학의 교수이자 퀘벡 심장·폐 연구소 연구원인 캐롤린 뒤센 박사가 “노로바이러스가 감염 환자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의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특별한 치료약 없어 관리가 중요 현재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즉 치료약은 없고 감염을 예방할 백신도 없다.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므로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진 않는다.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는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찾아오면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인은 심하지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열이 심하거나 아파하면 해열진통제를 먹도록 하고, 탈수가 심한 경우는 경구 전해질용액을 처방하기도 한다. 중년이나 아이들 중 구토가 심해서 먹지 못할 때, 탈수가 심해지면 입원해서 수액을 맞도록 조치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면, 구토와 설사를 할 때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다량의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어린아이나 중년 환자에서 탈수 증상은 흔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데 음료수, 주스, 물은 탈수 증상을 예방할 수 있지만, 스포츠음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사들은 조언한다. 사랑하는 손주가 걸렸다면 손주에게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쉬게 해야 한다. 이미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이 병은 하루 이틀 정도 속앓이를 하면 그만이지만 손주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아이들은 보통의 경우 3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일주일까지 지속되기도 하고, 25% 정도는 3주까지도 지속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일단 가능하면 평소처럼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토하는 것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일단 그대로 먹이도록 하고, 구토가 심한 경우는 원래 먹던 음식을 부드럽게 해서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굶긴다는 생각보다는 ‘먹일 수 있는 만큼이라도 소량씩 자주 먹인다’가 답이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첫째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둘째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셋째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넷째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다섯째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여섯째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본인과 다른 이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폐기 처리해야 한다. 일곱째 손이나 식기 등을 닦을 때에는 수건이나 행주보다는 1회용 타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2015-11-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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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건강 이에 달렸다 Part 4] 중년 접어들면 입안은 ‘잇몸 전쟁’
- 조선시대 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시 노인일쾌사에서 우리는 조상들 역시 구강 질환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섯 가지 즐거움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이 시에서, 그는 노인의 또 다른 즐거움은 치아가 없는 것(齒豁抑其次)이라면서, 치통이 없어 이제는 잠을 편안히 잔다(穩帖終宵睡)고 적었다. 하지만 다산(茶山)이 미처 몰랐던 것이 하나 있다. 그를 괴롭혔던 치통과 이가 빠져버리게 된 원인이 바로 그가 마지막까지 의지했던 잇몸 때문이었다는 것 말이다. 흔히 우리는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물론 은유적인 속뜻도 있겠지만, 그만큼 잇몸은 꽤 튼튼해서 치아만큼 버텨 줄 것이라는 믿음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과의사들은 그 믿음을 헛된 믿음이라고 단언한다. 치과질환 잇몸관련이 압도적 의료현장에서 치과의사들은 특히 중년으로 접어들수록 치주질환과 관련한 치료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3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단일상병으로는 치은염과 치주질환이 8번째로 진료비가 많았으며, 치과 질환 중에서는 유일하게 발표한 순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잇몸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잇몸을 구성하는 두 가지 조직 중 어느 곳에 발병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잇몸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치은염’이라 부르는데, 치은염은 제때 치료만 이뤄진다면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치주염은 상황이 다르다. 잇몸의 염증이 잇몸뼈까지 전이된 상태를 치주염이라 부르는데, 치주염으로 잇몸뼈를 잃게 되면 회복은 쉽지 않다. 특히 이로 인해 잇몸뼈의 높이가 낮아지게 되면 치아가 벌어지고, 음식물이 끼면서, 다시 염증의 원인이 되고 결국 악순환을 반복시킨다. 또 노안(老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여기서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치근우식. 치근우식은 말 그대로 치아의 뿌리가 썩는 것을 이야기 한다. 잇몸으로 보호되고 있던 뿌리 부분이 점차 노출되면서 충치균에 감염되면 발생한다. 치근우식이 무서운 것은 진행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 일반적으로 치아를 보호하고 있는 법랑질은 성인이 되면 잘 썩지 않고, 설사 충치가 생긴다 하더라도 그 진행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하지만 치아 뿌리 쪽에 충치가 생기면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이다. 특히 이 치아우식은 지독한 입냄새의 원인이 되므로, 새로운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중년들에겐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치주질환으로 치아 흔들리면 ‘사망선고’ 치주질환에서 최악의 상황은 치아가 견디지 못하고 빠져 버리는 상황이다. 치주질환은 상태가 악화가 되어서야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치아가 흔들리는 상황이 되면 이미 살리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많다. 구로이즈치과의원 채규창 원장은 “치은염은 염증을 긁어주는 치주소파술 정도로 치료하면 되지만, 치주염까지 진행되면 잇몸을 일부 잘라내는 등의 수술이 필요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길은 아주 단순합니다. 원인이 되는 치태를 없앨 수 있도록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고, 치실이나 고압 구강세정기 등으로 치아관리를 성실하게 해야 합니다. 영양상태 역시 잇몸건강에 영향을 주니 이 점도 신경 써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치석제거를 위한 스케일링은 국민건강보험 적용대상이므로 낮은 본인부담금(1만3000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잇몸약에 대해서 치과의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부분의 잇몸약이 비타민과 칼슘이 주성분인 영양제에 지혈제와 부종완화제를 더한 것이어서,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그리 추천할 만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치주질환이 전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효정 교수는 최근 발표를 통해 대만 의료진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이 10년간 71만 9426건의 치료 사례를 연구한 결과, 치주질환을 방치한 환자의 경우가 치료한 환자에 비해 뇌졸중 발병이 37%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발병 후에는 반드시 치료를 받기를 주문했다. 조부모가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이 부모만큼 많아진 사회상을 반영해 건강과 관련한 습관에 대해서도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릉원주치과대학 박덕영 교수는 “결국 건강한 잇몸은 본인 스스로가 평소에 어떤 습관을 갖고 관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올바른 관리방법과 습관을 익히고, 손자, 손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육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 2015-10-0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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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하나의 性칼럼] 포경수술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 “선생님, 물어보기 좀 거시기하지만… 뭐 하나 물어봐도 돼유?” “저는 거시기한 부분만 보니까 물어보셔도 돼요.” “그러니까… 제가 포경수술을 안 했는디, 요즘에 자꾸 껍데기가 헐어서 안 좋네요. 무슨 큰 병은 아닐까요?” 진찰을 해보니 음경의 귀두를 둘러싸고 있는 포피가 헐어서 전체적으로 돌아가면서 세로로 터져 있는 모양이었다. 염증이 심하지는 않았고, 단지 피부가 헌 정도로 보였는데, 아프거나 덧나지 않도록 연고와 약 처방을 해준 후 말씀드렸다. “아버님, 나이가 드시면서 피부의 탄력도 떨어지고 더 약해져서 그런 거니 자꾸 재발하면 포경 수술을 지금이라도 하는 게 나을 거예요. 그게 위생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환자분은 2주 정도 후에 국소마취로 포경수술을 하고 지금까지 별 문제 없이 잘 지낸다. 자, 그럼 포경수술은 도대체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이가 들어서 해도 아무 상관 없을까.사실 포경수술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행해왔던 수술 중 하나다. 주로 고대 이집트와 중동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슬람교, 유대교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계속돼 왔다. 우리나라는 어떤 종교적 배경이 없는데도 포경수술을 많이 하는 편에 속해왔는데, 신생아 포경 수술이 인권문제로 대두하면서 많이 감소한 추세다. 그러면 안 해도 되는 걸까. 포피가 귀두를 덮으면 청결한 환경 유지에 어려움이 있고, 소변 잔류물 등으로 냄새가 날 수 있다. 성인이 됐는데도 귀두가 노출되도록 포피가 벗겨지지 않으면 (이를 진성포경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가 생긴다. 또 한 가지, 요즘 감염 관련 연구에서 많이 나오는 보고 중의 하나가 세균감염이라 바이러스에 의한 성병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에서 포경수술을 한 남성보다 더 전파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서구의 여러 나라가 연합한 연구에서 아프리카의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 바이러스의 전파에 관해 포경 수술 여부가 영향이 있다는 것을 발표한 지도 한참 됐고, 국내의 연구 데이터도 비교적 흔한 성병인 곤지름(성기사마귀), 헤르페스 등 성적 접촉으로 전파되는 질환은 아무래도 포경수술을 한 쪽이 위험도가 덜하긴 하다. 특히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길어지고, 중년 이후의 연령층이 더 두꺼워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고, 성생활에도 건강을 유지하려면 안 하는 것보다는 수술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의학적으로 신생아 포경은 음경암을 예방하려는 의미가 클 뿐, 그 밖의 다른 장점은 없다. 비뇨기과 의사 입장에서도 아무리 어린 아기라도 바늘로 찌르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데, 엄마 젖도 다 떼지 않은 아이를 소량의 마취제만 바르거나 아직 신경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마취도 안 하고 포경 수술을 하는 것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요즘은 생활환경이 좋아지고, 건강관리도 잘 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음경암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발생빈도도 선진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0.3~1% 정도로 확 줄어들었다. 국민 건강 면에서는 음경암을 걱정해 신생아 포경 수술을 해주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도대체 포경 수술을 한다면 무슨 이유로, 언제 해야 하는 걸까? 필자의 비뇨기과 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당히 주관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첫째, 귀두 포피에 반복되는 염증이 생기는 경우 입구의 협착을 막고 더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해 줘야 한다. 둘째, 성인이 돼서도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면 해줘야 한다. 셋째, 성생활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오픈되어 있고, 훨씬 더 어린나이부터 성생활을 하고, 성 상대자가 인생에 걸쳐 한 사람만 있는 경우가 드문 요즘 젊은이들은 해줘야 한다. 성병에 걸리거나 성병을 보균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다. 넷째, 어쨌든 수술 없이 잘 지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포피가 자주 헐거나 붓는 경우 전문의의 진찰과 상담을 거친 후 수술을 해 주는 것이 낫다. 반드시 비뇨기과의사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성기나 음낭의 모양이 비뚤어져 있거나, 성기가 살 속에 숨어 작은 경우는 그냥 포경 수술을 하면 안 된다. 어떤 경우에는 이 포피가 모양을 교정하는 데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술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니면 차후에라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싶은지 등등을 고려해서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성병 문제만 따진다면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해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 그런 면을 고려하면 만 10~12세 정도가 제일 적당하다. 이 시기를 지나서는 언제든 상관이 없다.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서 결정하고, 편한 시기에 하면 된다. 나이가 들었다고 ‘이 나이에 무슨 포경 수술이야’ 할 게 아니라 건강관리상 유리하거나 필요하면 하는 것이다. 단,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남들이 안 하니까 안 한다든지, 주변에서 많이 하니까 한다는 식의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골골 백세’가 아니라 ‘건강 백세’, 기왕이면 건강하고 탈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닌가. >>>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 대한여성 성의학 연구회 학술이사, 대한요실금배뇨장애학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 와 공동저서 등이 있다.
- 2015-09-11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