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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이야말로 영혼의 움직임이다"
- 재즈를 아는 이가 드문 시절이었으니 당연하게도 물심양면의 외로움이 많았겠다. “아예 무대를 얻지 못해 무교동 주점을 찾아가 무료 연주를 자청하기도 했다. 근데, 그냥 가라 하더라고. 재즈는 필요 없다는 거였다.(웃음) 집에선 와이프의 원성이 자자했지. ‘제발 월급이라는 걸 가져와보라’고 다그쳤다. 결국 TBC(과거 동양방송)의 ‘이봉조 악단’이나 KBS ‘길옥윤 관현악단’에 들어가 일하며 월급을 받았지. 그러나 허구한 날 가수들의 반주나 하자니 자존심이 상해 견디기 힘들더라고.” 결국은 뛰쳐나왔다는?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베이시스트로 꼽히는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는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고 우체국 직원으로 살았더군. 그는 예술적 자존심의 손상을 감내하면서까지 클럽의 주정뱅이들을 상대로 연주하긴 싫었던 거다. “재즈 뮤지션들은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그런데 나에겐 삶의 자유보다 더 지배적인 욕망이 있었다. 나만의 연주 스타일을 확보하고 싶다는 거! 그러자면 맹렬한 연습이 필요했다. 방송국 악단을 뛰쳐나온 건 월급봉투보다 연습을 통한 기량 향상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게 재즈 뮤지션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기도 했다.” 내심 독을 품은 연습벌레로 살았다는 얘기이겠다. 엉덩이가 물러터지도록 내내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난타하고, 그러다 지겨워 마신 술에 취해서도 두드리고, 재즈 LP를 들으며 채보(採譜)를 하고, 필이 떠오르면 작곡을 하고…. 그는 피아노에 육신을 내던지는 부단한 연습과 학습으로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져나갔다. 그리고 실존적 경제적 기반 확보를 위한 하나의 유력한 조치를 취했다. 서울 홍대 앞에 재즈클럽 ‘문 글로우’(Moon Glow)를 차렸던 것. 이곳은 신관웅이 주도해 만든 빅밴드(열 명 이상의 뮤지션으로 편성한 앙상블 형태의 밴드)의 주둔지였다. 김준(보컬), 김수열(색소폰), 강대관(트럼펫), 류복성(봉고), 이판근(베이스), 조상국(드럼), 홍덕표(트롬본) 등 신관웅과 함께 미8군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1세대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다시 말해, ‘문 글로우’는 한국 재즈의 요람이자 플랫폼이었다. “‘문 글로우’에선 날마다 공연이 펼쳐졌다. 재즈 마니아들이 즐겨 찾아들면서 명소로 부각됐고. 그러나 운영난에 봉착하게 되더군.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지. 그러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언론들이 보도를 하고, ‘문사모’(문 글로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후원모임이 지원을 해 간신히 지속해나갔다. 하지만 결국은 문을 닫았다. 개업 15년 만에.” 폐업에 이른 동인은 재즈가 대중화하지 못한 탓? “그렇다. 사람들은 재즈를 낯설어한다. 어렵다고들 투덜거린다. 이건 과거나 요즘이나 마찬가지다.” 요즘도? 비주얼과 스펙을 겸비한 젊고 유능한 재즈 연주자들이 속속 등장하는데도? “재즈 연주자는 시중에 넘치지만 감상자들은 밋밋하게 증가했을 뿐이거든. 아이돌 뮤직과 트로트의 돌풍을 보라. 대중을 모조리 쓸어가는 게 아닌가. 재즈는 여전히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보나? “재즈의 본질적 성향인 클로스오버로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 난 이미 오래전부터 재즈와 국악을 접목한 공연을 시도해왔다. K-재즈!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보는 거다. 재즈란 원래 흑인들의 한을 정서적 근간으로 한 장르다. 국악 역시 한을 정조로 하기에 양자의 결합은 절묘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거든. 국악+재즈 빅밴드를 결성하는 게 나의 꿈이다.” 재즈의 모든 기법 구사해 신관웅의 재즈 인생 고백엔 낙심과 낙관이 교차한다. 번번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무대에 섰던 기억은 악몽처럼 쓰라리나 값진 단련의 기회였다고 한다. 검불 몇 조각 펄럭이는 황무지와도 같았던 한국의 척박한 재즈 토양에 씨를 뿌렸다는 자부심은 노년의 그에게 정당성을 제공한다. 하여, 그는 자신에게 여전한 현역의 자격을 부여한다. 그의 재즈 선율에는 이와 같은 긍정과 자신감 또는 가라앉지 않은 갈증의 심상이 아롱질 터다. 서정적인 멜로디, 수려한 레가토주법(둘 이상의 음을 사이가 끊어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는 주법), 호쾌한 건반 두드림, 그리고 ‘끼’의 분출에 의한 쇼맨십까지, 신관웅의 연주엔 재즈의 모든 기법들이 동원된다. “서정적인 면과 폭발적인 면, 나는 이 둘의 조화로운 표출을 연주 목표로 삼아왔다. 그런데 나이 들면서 좀 변하더라. 과거엔 기법 중심의 화려한 연주였다면 요샌 감성의 흐름을 중시해 다분히 정적이거든.” 심금을 울리는 음악은 영혼을 다한 자만이 가능하다지? “내 안에도 한이라는 게 있다. 한이야말로 영혼의 움직임이지 않을까? 나는 낱낱의 음에 한의 정서를 실어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기를 갈망한다.” 재즈 정신에는 사회모순과 금제에의 도전이라는 측면도 있다. 일단의 재즈 뮤지션들은 자유를 숭상하는 아웃사이더이기도 했다. 당신의 성향은 어떤가? “내가 생각하는 현대 재즈는 하나의 독특한 제도권 문화다. 청중과 교감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하고도 강력한 장르이기도 하다. 더 넓게 보자면 인격 완성의 수단이기도 하지. 알다시피 재즈는 즉흥연주를 기본으로 삼는다. 하지만 밴드 멤버들 각자의 선율이 어울려 고도의 하모니를 이루지 않고선 성립할 수 없는 음악 행위다. 즉, 연주곡 하나하나가 모두 인격체의 산물인 거다. 나의 성향? 둥글둥글하다. 꽤나 온화하거든. 뭐 과음을 즐기는 버릇이 있긴 하지만 취중에도 모난 짓을 하진 않는다.(웃음)”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지? “나를 내려다보시는 신의 눈길을 가끔 느낀다. 한번은 재즈 성가를 녹음했는데, 일을 마치고 보니 녹음의 절반이 날아갔더라.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대번에 영감이 떠오르더군. ‘넌 아직 멀었다! 어디서 감히 성가를?’ 그런 하늘의 음성을 들은 기분이었다.” 어디서 감히! 신의 음성이 아니더라도 가슴을 치는 일갈이다. 나 잘난 ‘자뻑’도, 카랑카랑한 논리도 지나치면 실족한다. 신관웅의 개성이라면 그저 무덤덤한 유연함? 이는 ‘어디서 감히!’의 진실을 알고 사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절제의 폭을 웅변할지도.
- 2020-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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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 노년층 특화 AI 서비스 '누구 오팔' 눈길
- SK텔레콤이 최근 노년층 고객을 위해 선보인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 오팔’(NUGU opal)이 관심을 끌고 있다. 노년층 고객을 위한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묶어 구성한 서비스다. 투약알림, 일정알림, 생활알림 등 알림 기능을 비롯해 두뇌체조, 건강박사, 이용통계, 금영노래방 등의 기능이 포함됐다. 두뇌체조, 건강박사 등의 서비스로 치매를 예방하고 유용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림 서비스를 통해 투약이나 병원 방문 등 잊기 쉬운 일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일정 기간 고객이 누구 오팔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알려준다. 또 응급 상황에서 ‘아리아 살려줘’ 등의 간단한 명령으로 긴급 알림을 보낼 수 있는 등 안전을 위한 기능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노년층 고객이 편안하게 누구 오팔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니어 특화 음성인식·음성합성 모델을 적용했다. 단어, 속도 등 노년층 고객의 언어 사용 특성에 맞춰 쉽고 편안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용료는 월 55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가입 후 첫 3개월은 무료로 쓸 수 있다. 이용하는 통신사와 상관없이 누구앱에서 이용권을 구입하면 된다. SK텔레콤 고객은 티월드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을 통해 부가 서비스로 가입해도 된다. 누구 오팔을 쓰려면 누구, 누구 캔들, 누구 미니, Btv AI 셋톱박스 등 SK텔레콤 AI 서비스 ‘누구’가 탑재된 기기가 필요하다.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은 “시니어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 오팔’이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의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2020-08-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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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금융 소외? 은행이 쉬워진다
-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시니어 고객 확보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최근 시니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오팔 세대’의 등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을 이룬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또한 은행들은 고령층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금융 교육과 편의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오팔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니어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확보 전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어르신에게 원활한 금융 상담과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등 유형별 맞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다란 글자와 쉬운말 음성으로 은행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문은 ‘비대면 서비스’ 강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방식의 금융 상담과 거래가 요구되는 가운데, 방문 거래가 대부분이었던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팔을 걷어붙인 것. 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한 맞춤 혜택은 이제 은행이 제공하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 먼저 인터넷뱅킹 이용 시 ‘큰 글씨 뱅킹’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저시력자 고객을 위한 큰 글씨 조회와 이체 서비스를 준비했다. 비대면 채널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을 때 스마트폰 화면에 ARS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음성·화면 동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폰뱅킹 자동응답시스템(ARS)도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서 느린 속도로 안내한다. 하나은행도 어르신 고객을 위해 큰 글씨와 음성전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또한 저시력자 고객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화면확대 기능버튼을 누르고 큰 글씨 화면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폰뱅킹 이용 시에도 일반코드표를 1.5배 크기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였다. 상품 홍보물의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해 어르신들이 금융상품 전반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하는 서비스도 준비했다. 우리은행 역시 인터넷뱅킹 이용 시 모든 메뉴화면의 글자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뱅킹 시에는 큰 글씨로 된 메인 서비스를 적용했다. 또한 폰뱅킹 이용 시 안내멘트 후 버튼 입력까지 충분한 시간(10초)을 주고, 이용빈도가 높은 항목의 주요 메뉴와 업무를 화면을 보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교육부터 전담 직원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거래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안내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금융 소외를 막기 위해 모바일 사용설명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에 송출 중이다. 이 동영상에서는 다양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 금융서비스 활용법을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보안프로그램 설치방법, 보안사고 사례 교육과 파밍, 스미싱 등 신종 금융사기 예방 교육 등 어르신을 위한 안전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준다. NH농협은행은 농촌·독거 70세 이상 노년층에 고객행복센터 상담사가 매주 2~3회 전화로 안부 인사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법을 소개한다. 시니어 고객이 부득이하게 은행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 상담과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어르신 전용 상담전화를 운영한다. 전용번호로 65세 이상 고객이 발신 시 ARS 메뉴선택 없이 바로 상담직원과 연결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은퇴상담 예약 전용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이 편한 시간대와 영업점을 선택해 은퇴상담을 예약하는 전용 콜센터다. 영업점에는 시니어 고객의 빠른 금융 상담과 거래를 위해 전담 직원을 뒀다. 하나은행은 행복동행 금융 창구 담당자를 배치했다. 전 영업점에서 각 1명을 임명해 어르신에 대한 우선 금융 상담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우리은행도 영업점에 고령자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담당 직원을 지정해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금융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시니어에 대한 권익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어르신 고객을 위한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는 매우 중요한 이슈인 만큼, 은행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시니어 서비스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2020-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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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친구와 바비큐를 먹으며
- 올 2월, 대구신천지교회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나라가 시끄러울 때 친구가 남미 쪽으로 33일간의 장기 해외여행을 떠났다. ‘집 떠난 지 15일 차 칠레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며 사진 몇 장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볼리비아 우유, 소금사막의 정경, 콜로라도 국립공원 등 아름다운 영상도 보내왔다. 여행 22일째에는 아르헨티나 남극 빙하지대로 내려간다는 소식도 들었다. 뉴스에서 하루 종일 귀가 따갑도록 전해주는 ‘코로나19’ 상황에 겁먹고 있던 날들이어서 유유자적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친구가 샘이 나도록 부러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미는 청정지역으로 코로나19와는 무관해 보였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곳도 난리였고 친구는 부랴부랴 귀국길에 올랐다. 어렵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해 3월 23일 한국행 비행기 표를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철통같은 방역시스템이 작동했다. 귀국 후 4시간 걸려 도착한 아산 합숙소에서 하룻밤 자고 제천 청풍호 특급호텔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다시 서울 한양대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불행하게도 증세 없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다. 병원 독방에서 지내면서 친구는 국가에서 내 몸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해 관리를 잘해줄지 몰랐단다. 병원생활이 답답했지만 고마움을 넘어 미안하기까지 하더란다. 다행히 5월 1일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퇴원하는 날 친구는 아들에게 병원으로 자동차를 갖고 오라고 해 집으로 가지 않고 가평에 있는 농장으로 들어갔다. 혹시 모를 가족 전염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나는 친구와 전화 통화는 했지만 자가격리 기간 2주가 지난 후에도 직접 만나자는 연락을 하기가 꺼림칙해서 우물쭈물 망설이고만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은 혼자 아프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직장동료나 가족, 지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양성 판정을 받으면 동선을 샅샅이 뒤져 거쳐온 모든 장소를 폐쇄하고 소독 작업에 들어간다. 그동안 접촉한 사람도 검사하고 그 사람이 또 누구를 접촉했는지도 찾는다. 수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당사자는 미안함과 고통스러움에 몸서리를 치게 될 것이 뻔하다. 이런 생각을 하니 동선을 숨기려 거짓말을 하는 확진자의 심리가 다소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이런저런 연유로 만나자는 말을 선뜻 하지 못하고 있는데 7월이 되자 친구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농장에 음식을 준비해놓을 테니 놀러오라는 연락을 해왔다. 순간 마음속에서 두 가지 갈등이 일었다. 치료가 끝나고 공식적인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을 했고 그 후 두 달이 지났으니 함께 식사를 해도 괜찮을 거라는 이성적 판단과, 음성 판정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도 있다는데 혹시 친구가 다시 양성이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었다. 이런 마음을 속 시원하게 친구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가는 거라고 했다. 나는 오랜 우정과 앞으로의 우정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 친구가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족들도 모두 불렀다. 농장으로 가니 바비큐와 맛난 음식들이 그득했다. 다시 태어난 듯한 친구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술잔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워주는 서비스는 했다. 이날의 자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족쇄를 완전히 풀어주는 잔치였다. 코로나19는 서로를 불신하게 한다. 더러는 친구간의 우정도 금이 가게 한다. 전염성 질병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소멸되어 서로를 불신하는 마음고생이 없었으면 한다.
- 2020-07-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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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1만2270명 '전원 음성'
-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주야간보호시설을 비롯해 요양시설, 양로시설, 단기보호시설 등 노인복지시설 근무자에 대한 선제검사 결과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보호시설 종사자 내 사작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곳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사회복무요원 등 1만2270명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선제검사는 전염병에 취약한 계층인 노인복지시설 내 감염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 검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진행했으며, 각 자치구별 실정에 맞게 시립병원, 이동검사반, 보건소를 활용했다. 서울시는 이번 선제검사 기간 이후 입사한 신규 종사자에 대해서도 자치구로부터 상시적으로 명단을 받아 서울시내 7개 시립병원 선별진료소를 통해 무료로 선제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들 모두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예방과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2020-07-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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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늘어나는 고령 확진자, 중증환자도 급증
- 노년층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신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면서 고령자 확진으로 인한 중증 이상 환자도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주안동 한 요양시설 입소자 A(98세) 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9일 해당 요양원에 근무하던 B(53세)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요양원에서 다른 입소자들과 함께 격리 중이었다. A 씨는 이달 13일 발열과 가래 증상이 나타났으며,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받은 9차례 검체 검사에서 8차례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7일 병세 악화로 가천대 길병원 1인실에 이송됐고 재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시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는 이용자를 비롯한 요양보험사, 직원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감염은 빠르게 전파돼 확진자는 지난 18일까지 39명으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11일 양성 판정을 받은 B(82세) 씨가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일 만에 사망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 관악구 소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 리치웨이 관련 격리 중이던 접촉자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18일까지 총 180명으로 증가했다. 대전시에 위치한 한 방문판매업체에서도 관련 확진자 11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감염지가 노년층 집단시설로 번지면서 중증 이상 환자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중증 이상 환자는 27명이고, 위중 환자는 11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방대본부장은 “60세 이상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중증환자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증 이상 환자 25명 중에 23명이 5월 이후에 발생한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중증 이상 환자가 급증한 것은 노년층 요양시설과 방문판매업체, 개척교회 관련 확진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확산세를 꺾고 노년층과 기저질환자를 보호하는 게 시급하다”며 “전국의 노년층은 감염 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사람이 모이는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하지 말고 종교활동도 비대면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 2020-06-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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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 노인요양시설 확진자 1명 늘어 '최소 17명'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도봉구 노인요양시설에서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관련 확진자는 최소 17명으로 늘었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 14일 노인 주간요양시설 성심데이케어센터 이용자인 76세 여성(방학동 거주)이 양성 판정을 받아 관내 37번째 확진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첫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었다가 증상이 나타나 다시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도봉구와 서울시는 이 환자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는 지난 11일 처음 확진된 도봉 24번 환자와 그 부인(도봉 23번, 10일 확진)에 이어 13일까지 이용자, 직원, 요양보호사 등 관련 확진자가 16명 나왔다.
- 2020-06-1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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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에게 유용한 언어 학습 앱
- 중년에 취미활동이나 외국어 학습, 악기 연주, 유산소 운동 등을 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때마다 의사가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권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년이 되면 유산소 운동에 도전하고 취미활동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악기 연주나 외국어 학습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온라인에서 혼자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이 많다. 굳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다. 나이 들어 외국어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거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은 없다. 앞으로 코로나가 일상이 될 것 같아 해외여행지에서 써먹기도 힘들 것 같고 원어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소설을 읽어보려 외국어 공부를 한다는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에 몇 시간씩 외국어를 배우면 뇌 건강은 좋아질 것 같다. 언어도 익히고 치매에 대한 두려움도 떨칠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닌가? 학창 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꿈도 이루고 뇌 건강도 챙기고, 그리고 자기계발에도 열심인 나, 상상만 해도 자랑스럽다. 그래서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꿈, 현재의 만족, 미래에 대한 준비까지. 퍼펙트하게 삼위일체를 이루는 외국어 학습을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찾아봤다. 우리가 365일 매일 24시간 손에서 떼어내지 못하고 애지중지하는 스마트폰은 외국어를 배울 때 매우 유용한 도구다. 특히 전 세계의 빅 브라더라 할 만한 구글의 언어 학습 플랫폼은 놀라운 속도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최근 구글 번역기는 103개국 언어로 텍스트 번역이 확대됐다. 게다가 여행 전 미리 다운로드해서 쓸 수 있는 언어가 59개국 언어라 하니 구글 번역기 하나만 있으면 해외에서도 겁날 게 없어진 세상이 됐다. 구글 번역기를 열고 마이크에 대고 언어를 말하면 지정된 언어로 음성이 흘러나오는 동시통역 기능까지 추가돼 해외 언어에 대한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다. 또 스마트폰 카메라를 표지판이나 메뉴판에 대면 38개의 언어로 텍스트를 즉시 번역해주는 기능도 있어 해외여행자들에게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네이버가 출시한 파파고도 막강한 번역 서비스를 하고 있다. 번역 실력도 생각보다 우수하다. 특히 영어와 한국어 번역은 깜짝 놀랄 정도다. AI가 이 정도까지 발전했다는 걸 생활 속에서 발견한다. 다음은 알아두면 유용한 언어 학습 앱들이다. ▶Duolingo 듀오링고는 모든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무료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을 하듯 단계별 학습을 끝내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포루투갈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체코어, 헝가리어, 루마니아어, 폴란드어, 터키어,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힌디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 베트남어, 태국어 등 23개 언어 학습을 돕고 있다. 2011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앱 다운로드 수 3억 건을 돌파했다. 2019년도에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올해의 앱으로 선정됐다. 2019년 12월에는 구글의 투자를 받아, 벤처 기업의 상징인 유니콘 기업에 올랐다. ▶Rosetta Stone 1992년도에 처음 출시된 로제타 스톤은 외국어 학습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플랫폼 중 하나다. 1992년 시디롬으로 10개국의 언어 교습법이 출시된 후, 현재 버전 4까지 업데이트를 계속해 34개의 언어 팩을 지원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시디롬으로만 판매했지만 현재는 온라인에서도 교습이 가능하다. 외국어 학습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이 앱은 사라져가는 미국 소수민족에 대한 언어 지원 프로그램 등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03년 전 세계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로제타 스톤도 큰 성장을 맞이했다. 2011년에는 로제타 스톤 코리아가 설립돼 기업체 어학 프로그램 지원 및 어학원 등 오프라인 사업도 하고 있다. ▶Drops 2015년에 론칭된 스타트업 언어학습 앱이다. 헝가리의 스타트업 회사로 현재 한글 학습도 가능한 상태. 한글 ‘ㄱ’ 자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가나다’부터 가르쳐주는 앱이다. 2018년에 론칭한 하와이어는 사용 인구가 300명에 불과하지만 사라져가는 언어에 대한 문화인류학적인 어젠다를 발표하는 등 기업의 소명을 중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31개국 언어가 서비스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앱 다운로드 500만 건을 달성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는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Babbel 2006년 독일 베를린에서 창업했다. 시디롬과 책으로 배우는 외국어 학습 분야에서 온라인 강좌가 곧 대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음악 믹싱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앱이다. 단순히 언어만 반복 교육하지 않고 문화마다 다른 손 모양 표시와 비언어 소통법 등도 가르쳐준다. 특히 사업을 하기 위해 언어를 배우는 사람,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 등을 위한 맞춤형 강좌를 개설해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2015년 펀드레이징에서 2200만 달러를 모았고, 애플 워치에 바벨의 다국어 학습 앱이 탑재되면서 글로벌 무대에 올라섰다. 현재 바벨은 100만 명의 유료 회원을 자랑하며, 1일 다운로드 횟수도 10만여 건에 이르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 학습 앱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어 인터페이스는 지원이 안 된다. 영어를 디렉션 언어로 선택해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Busuu 부슈는 듀오링고와 경쟁하는 언어 학습 앱이다. 언어 능력을 고급으로 올리고 싶은 대상자들에게 적합하다. 주제와 형식별로 과정이 세분화돼 있어 언어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앱이다. 기초 문법과 퀴즈, 언어 학습 기능 모두 유료다. 초보자가 이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TripLingo 해외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사와 쇼핑, 간단한 대화 등 주제별 문장을 쉽게 연습할 수 있다. 또 문화 관련 안내 및 환전·환율 계산기, 국제 통화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와이파이 전화, 현지 상황을 고려한 팁 계산기, 음성 번역기, 이미지 번역 도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 2020-06-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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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신규확진 15명 늘어 '총 1만1065명'
-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사이 15명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5명 증가하면서, 총 누적확진자 수는 1만1065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확진자 중 해외유입은 10명이고, 지역발생은 5명이다. 해외유입 포함한 지역별 확진자는 서울 1명, 대구 1명, 경기 3명, 충북 3명, 검역과정 7명이다. 신규 격리 해제자는 16명으로, 총 9904명이 격리 해제됐다. 또 현재 898명이 격리 중이다. 누적 의심 환자 수는 75만3211명이다. 이 중 72만6053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검사 진행 중인 사람은 1만6093명이다. 신규 사망자는 1명 늘어 총 268명이 됐다.
- 2020-05-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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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클럽 확진자 외할머니 이어 아버지도 감염
-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30대 남성 확진자 A 씨의 외할머니가 감염된데 이어 아버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의 아버지 B(63) 씨의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이태원의 한 클럽을 방문했다가 10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뒤 10일 인천시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2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14일 다시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했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A씨의 외할머니인 C(84) 씨도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B씨 등은 A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 2020-05-15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