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9

[국민연금 노후설계④] “순자산 30억 있어도 노후 불안해 상담받죠”

입력 2026-08-19 06:00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팀 이진영 상담사 인터뷰

노후준비서비스 무료 상담…금융상품 가입 권유 없어 부담 낮아

“억대 연봉자도 최저임금 근로자도 노후 고민은 마찬가지”

“재무상담은 빠를수록 좋아…자산 규모 상관없이 상담받아보길”

‘국민연금공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나이 들어 받는 연금’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최근에는 국민연금공단의 기금 운용에도 관심이 높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국민의 노후를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노후준비 서비스’다.

국민연금공단은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를 통해 국민의 은퇴와 노후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독일과 스웨덴 등 해외 연금기관이 운영하는 은퇴 설계 서비스와 유사한 제도를 국내에서도 제공하는 것이다.

초고령사회는 80세를 넘어 90세까지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와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등 4대 영역 서비스에 대해 연속 보도하고자 한다.

▲이진영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팀 상담사가 11일 경기 수원시 경인지역본부 상담실에서 노후준비 재무상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이진영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팀 상담사가 11일 경기 수원시 경인지역본부 상담실에서 노후준비 재무상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순자산이 약 30억 원인 50대분이 재무상담을 받으러 오셨어요. 노후가 불안하다는 이유였죠. 우리나라 순자산 상위 10% 기준이 약 11억 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위 1~2% 안에 들어가실 수 있는 자산인데 말이죠. 그런데도 노후준비에 불안을 느껴 상담받으러 오셨어요.”

‘노후에도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은 직업이나 재산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미래의 나’를 향한 걱정을 더는 데 필요한 건 ‘현재의 나’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서비스팀에서 10년 가까이 상담을 해온 이진영 상담사는 수십억 원의 자산가든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든 노후를 잘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다고 했다. 11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상담실에서 이 상담사를 만났다.

“부부라도 따로 관리해 배우자 연금·자산 모르는 경우 많아”

국민연금공단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는 노후생활에서 중요한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등 4대 영역에 대한 진단·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재무상담은 노후에 필요한 자금과 현재의 재무상태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하지 않아 일반 금융회사에서 상담을 받을 때 느낄 수 있는 상품 가입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이 상담사는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체감하기 시작하는 40·50대가 상담을 많이 신청한다고 전했다. 혼자 상담을 받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배우자나 자녀와 함께 방문하기도 한다. 20~30대 자녀가 50대 부모의 노후를 걱정해 대신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혼자 오시는 경우가 가장 많고, 배우자와 함께 오시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어제 상담한 분은 자녀가 직접 예약해 부모님이 상담을 받으러 오셨어요.”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서지희 기자 jhsseo@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서지희 기자 jhsseo@
상담 신청자의 소득 형태와 수준도 다양하다. “중장년층 가운데 외벌이인 분도 계시고, 자녀를 다 키운 뒤 다시 일자리를 찾아 일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소득도 연봉이 억대인 분부터 최저임금을 받는 분, 아르바이트하는 분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공통점도 있다. 자신의 연금이나 순자산 규모뿐 아니라 은퇴 후 매달 얼마의 생활비가 필요한지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상담사는 노후 재무설계의 출발점은 자신은 물론 배우자까지 포함한 ‘가구 전체의 재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부부라도 자산을 각자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배우자가 연금을 얼마나 받는지, 자산을 얼마나 가졌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부부 재무상담을 하면서 배우자의 재무상태를 모르면 결국 개인 상담에 그칠 수밖에 없어요. 그만큼 정확한 상담 결과를 내기도 어려워지죠.”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상담 신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노후준비 수준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다.

“‘나는 남들에 비해 잘하고 있나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국민연금을 어떻게 하면 더 늘릴 수 있는지도 많이 궁금해하시고요.”

은퇴 전·후로 갖는 고민도 달랐다. “은퇴 전에는 ‘연금자산을 어느 정도 마련해야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는지’, ‘현재 보유한 대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많이 물어보세요. 은퇴 후에는 ‘모아둔 연금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연금을 어떻게 인출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하시죠.”

“국민연금 예상액 47만 원에서 120만 원까지 늘린 경우도 있죠”

이 상담사는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로 국민연금액 예상액을 두 배 이상 늘렸던 신청자를 떠올렸다.

상담 당시 50대였던 신청자가 65세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은 월 47만 원 정도였다. 노후준비가 막막해 상담을 신청했는데 재무상태를 점검해보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이 상담사는 국민연금 가입 이력을 살펴본 뒤 ‘반납’과 ‘추납’을 활용해 연금액을 늘릴 방법을 제시했다.

▲이진영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팀 상담사가 11일 경기 수원시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이진영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팀 상담사가 11일 경기 수원시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옛날에는 퇴직하면 회사에서 그동안 납부했던 국민연금 보험료를 당사자에게 돌려줬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없어졌죠. 이렇게 받은 보험료를 이자까지 계산해 국민연금에 다시 내는 걸 ‘반납’이라고 합니다. 반납하면 과거의 가입기간을 되살릴 수 있어요. 여기에 추납까지 활용하면서 예상 연금액을 월 120만 원 정도까지 늘릴 수 있었어요.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면 부족한 노후자금을 많이 메울 수 있죠.”

“50대에 노후준비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상담사는 50대에 노후준비를 시작해도 늦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늦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연령대에 따라 재무관리의 초점은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40대는 소득과 자산이 어느 정도 형성되는 과정에서 주거자금 등 목적자금을 마련하고 자산과 부채를 점검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50대는 자녀 결혼자금과 같은 목적자금을 고려하면서 앞으로 필요한 노후자금을 구체화하는 노후자금 설계가 필요하죠. 60대에는 마련해둔 노후소득과 자산을 지키면서 적절하게 인출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그가 노후준비의 첫걸음으로 꼽은 것은 거창한 투자가 아닌 ‘가계부 작성’이다. 수입은 월급과 같은 고정수입뿐 아니라 상여금, 각종 포인트 등까지 자세하게 파악하고, 지출 역시 어느 항목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씀씀이를 알아야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도 현실적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현재 쓰고 있는 생활비의 70~80% 정도를 노후 생활비로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은퇴하면 지금 생활비의 절반만 쓰겠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지만 지출은 습관이기 때문에 100을 쓰던 사람이 갑자기 50으로 줄이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가계부는 현재의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앞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계획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상담 후 재무에 재미 붙이는 모습 보면 보람 있죠”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의 진단·상담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종합진단지에도 ‘노후준비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고객님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상담사는 상담을 마친 신청자가 재무관리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노후준비에 나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고맙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씀해주실 때도 보람을 느끼지만 상담을 받은 뒤 재무에 관심이 생기고 재미를 붙이는 모습을 볼 때 더 보람이 있어요. 재무관리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상담의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담사는 “노후준비에는 딱히 시점이나 신호가 없다”고 했다. 재무상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자산 상태를 점검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이 재무상담의 본질이므로 자산 규모에 얽매이지 마시고 서비스를 이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더 늦기 전에 상담받아보세요.”

[5화]에서는 국민연금공단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의 재무심층전문상담 서비스를 자세히 소개한다.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 [국민연금 노후설계] 기획 시리즈는 브라보마이라이프와 국민연금공단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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