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지난주, 파리에 있는 딸네 집에 다녀왔다. 사위가 출근한 후 다섯 살짜리 손녀는 장난감 전자피아노를 연주하며 필자에게 춤을 추라고 졸랐다. 그래서 음악에 맞춰 그동안 몰래 문화센터에서 배운 룸바를 신나게 추고 있는데, 주방에서 돌아온 딸이 그 장면을 봤다. “어? 아빠가 이제 춤을 추실 줄 아네!” 하면서 대학 시절 스윙을 추었던 딸이 필자에
모든 부모가 처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자식들이 상상하지 못할 뿐, 그들에게도 감수성 예민한 10대 사춘기, 호기롭고 꿈 많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노명우(盧明愚·52)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그런 부모의 삶을 대신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원고를 완성하기 전 2015년과 2016년 아버지와 어머니는 연이어 세상과 이별을 고
초등학교 친구인 옥자가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대학교 농대 교양학과 사무실의 사환자리를 필자에게 물려주었다. 기회를 준 옥자가 참으로 고마웠다. 필자가 근무하던 자동차 노조 사무실은 한 달 봉급이 5000원이었지만 농대는 절반밖에 안 되었다. 그래도 그곳에 더 있다가는 숨통이 막혀버릴 것 같았기에 과감하게 사표를 냈다.
'인생은 선택이다.'
단 하루를 살아도
2011년의 일이다. 간송미술관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기나긴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고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리던 모습이 생각난다. ‘풍속인물화대전’에서 공개하는 조선시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1813)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는데 특히 ‘미인도
꿈에 대한 열망 하나로 89세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시 대학원을 또 입학하는 우제봉(禹濟鳳·89) 씨는 내친김에 박사까지 도전한다. “제가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서 삶의 관록이 묻어난다. 1남 2녀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 어머니로서의 삶을 완성한 그녀가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
1926년 6월 10일 있었던 순종의 장례식. 조선 왕조 역대 임금 중 가장 많은 영상자료를 남긴 이날, 후대의 역사가들은 재미있는 간판을 하나 발견한다. 바로 종로 저자거리 사진 속 등장하는 ‘이 해 박는 집’이라는 간판. 이곳은 1907년 개설된 국내 최초의 치과 ‘잇방’.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치의학 교육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이후 100여 년이 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신간들을 소개한다.
◇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아이라 바이오크 저ㆍ위즈덤하우스
40년간 응급의학과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종사해온 웰다잉 전문가 아이라 바이오크 교수의 에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을 온전히 치유하는 일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령 오랜 독설, 외면, 실망으로 얼룩
동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지인이 아무개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자연스레 “왜 입원했는데?”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몸이 가려워서 입원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대답하는 지인의 목소리에는 부정적 음색이 뚜렷했다. 표정에도 몸이 좀 가렵다고 입원까지 하느냐는 핀잔이 완연히 드러났다. 다른 사람들 역시 중병이 아니라는 사실에
화가가 그린 진짜 그림과 AI(인공지능) 화가의 그림을 구분하기 힘들다. 4자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이 지킬 수 있는 분야는 사람의 감정을 활용하는 창작이라고 여겨왔다. 그 판단이 흔들리고 있다. 개인이 평생 갈고닦은 재주를 인공지능(AI)이 너무나 쉽게 모방할 뿐만 아니라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현실에 놓였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을 위로하는 감정 로봇도 발
우연히 건강관련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건강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소개된 이 책은 암을 이겨낸 220명의 건강 비법을 소개한 EBS 윤영호 교수가 펴낸 서적이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테마였기에 늦은 밤까지 책을 정독하기 시작하였다. 메모까지 하면서 며칠 밤, 낮을 읽어 정독을 끝냈을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