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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투어]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오스트리아 빈
- 세계적 경영컨설팅 업체 ‘머서’가 2016년 2월 발표한 도시별 ‘삶의 질’에서 오스트리아 빈(Wien)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 취리히, 뉴질랜드 오클랜드, 독일 뮌헨, 캐나다 밴쿠버가 2∼5위를 차지했고 서울은 73위였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는 합스부르크 왕족들이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도시에 가면 허리 잘록한 드레스를 입고 모차르트 음악에 맞춰 매일 무도회에서 춤을 추고, 마차를 탄 귀족이 되어 사랑을 만들어 갈 것 같다. 누구나 왕족, 귀족이 되는 도시 합스부르크 왕조를 모르면 빈을 여행할 수 없다. 합스부르크 왕조의 정궁인 호프부르크(Hofburg)는 물론이고 도시 곳곳 웅장하고 화려한 왕가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그 골목 사이로 영화 속에서 보았던 마차가 ‘따각따각’ 말굽 소리를 내며 다닌다. 골목을 걷고 있으면 가발과 옛 복장을 차려입고 티켓을 파는 사람들이 무수히 다가온다. 100년도 넘는 연륜을 자랑하는 카페에서는 모차르트의 선율을 들으며 왕족, 귀족들처럼 토르테와 멜랑쥐를 우아하게 마신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신성로마제국을 통치했던 가문이다. 루돌프 1세(1273년 즉위)를 시작으로 카를 1세(1918년 사퇴)에 이르기까지 무려 645년 동안 유럽의 절반을 지배했던 왕조다. 합스부르크 왕가도 우리나라 조선의 600년 역사처럼 긴 시간동안 사건, 사고가 무수히 많았다. 특히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1717~1780)부터 그의 자식, 손자에 이르기까지 드라마틱한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비극(?) 스토리들 국내서도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던 황태자 루돌프(Rudolf Franz Karl Joseph, 1858~1889) 이야기를 이해하면 오스트리아 빈 여행이 수월해진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황태자 루돌프의 할머니이다. 그녀는 카를 6세(Kaiser Karl VI)의 장녀로 왕가의 규정을 깨고 학교에서 만난, 잘생긴 유학생 프란츠 슈테판 로트링겐(1708~1765)과 결혼했다. 그녀는 남편을 왕(프란츠1세)으로 내세우고 섭정을 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능력이 탁월해 전쟁 등, 많은 것에서 업적을 이뤘고 16명(5남 11녀)의 자식을 두었다. 연애결혼을 해서인지 다행히 합스부르크의 ‘근친혼의 저주’ 인 ‘주걱 턱’은 없었다. 남편이 죽자 그 뒤를 이어 아들 프란츠 요제프(1830~1916)가 18세에 왕위를 계승한다. 프란츠 요제프는 독일인 시시 공주(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 1837~1898)와 연애 결혼한다. 프란츠 요제프의 장남이 바로 루돌프다. 루돌프는 어린 시절 늘 부모의 애정결핍에 시달렸다. 아버지는 새벽부터 일어나 공무를 처리하기 바빴다. 하루 10시간 집무는 기본이었다. 엄마는 일 년 중 대부분 여행을 떠나 있어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할머니 손에서 길러진 그는 어릴 적부터 군대식으로 엄격하게 교육받았다. 게다가 원치 않은 결혼을 하게 된다. 루돌프는 벨기에 레오폴드 2세의 딸인 스테파니(Stephanie, 1864~1945)와 정략결혼을 했다. 당시 루돌프는 22세였고 스테파니는 16세였다. 결혼 2년 후, 스테파니는 딸 엘리자베트 마리를 낳았지만 사랑없는 결혼은 결코 행복할 수 없었다. 이들은 끝내 별거를 하게 된다. 이 무렵, 30세의 루돌프는 17세밖에 안 된, 어린 마리아 폰 베체라를 소개받아 사랑에 빠진다. 이 사건으로 황태자 자격도 박탈 당하게 된다. 1889년 1월 말, 루돌프는 연인과 함께 황실 사냥용 별장 마이얼링(Mayerling)에서 동반자살한다.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는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요제프 부인 시시 황후는 스위스 여행 중에 총에 맞아 비명횡사했다. 거기에 합스부르크의 마지막 황태자인 조카 프란츠 페르디난트(1863~1914)는 아내와 함께 사라예보의 육군 훈련에 참관 차 갔다가 총격을 받아 죽었다. 또 남동생이었던 막시밀리아노 1세(1832~1867)는 멕시코 제국의 황제로 갔다가 총살형 당했다. 요제프는 68년 동안이나 재위를 했으나 오히려 그 때문에 ‘볼 꼴 못 볼 꼴’ 다 본 비극의 황제였다. 호프부르크 왕궁과 쇤브룬 궁전 빈에는 호프부르크 왕궁과 쇤브룬 궁전(Schoenbrunn)이 있다. 호프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웅장하고 드넓은 겨울 궁전이었다. 왕궁은 크게 16~18세기에 지어진 구 왕궁과 19~20세기에 지어진 신 왕궁으로 나누어진다.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가 사용하던 방은 공개된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살던 레오폴트 관은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기 때문에 관람이 제한된다. 쇤브룬 궁전에는 여성적인 로코코 양식으로 꾸며진 각종 용도의 1441개 방이 있다. 이 가운데 40개만 공개하고 있다. 6세 때 모차르트가 연주하고 마리 앙투와네트에게 구혼했다는 ‘거울의 방’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비밀 만찬실인 ‘중국식 작은 방’ 등이 있다. 마리 앙투와네트는 프랑스 왕가로 시집(15세)가기 전까지 이 궁전에서 지냈다. 그 외에도 여러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궁전은 1996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벨베데레 궁전 빈 시내에서 멀지 않은 남서쪽에 1721년에 지어진 벨베데르(Belvedere) 궁전이 있다. 호프부르크나 쇤브룬 궁전에 비해 크기는 작고, 정원도 아담하다. 이 왕궁의 주인은 오스만 투르크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이겐 왕자였다. 오이겐 공이 사망한 후 합스부르크 왕가는 이곳에 미술품을 수집 보관해 두었다. 그후 사라예보에서 암살당한 페르디난트 황태자가 1914년까지 이곳에서 거주했다. 특히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비롯해 중세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회화들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궁전에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들이 걸려 있으며 클림트의 명작 ‘키스(1907~1908년 작품)’도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오스트리아의 많은 샵에서는 클림트의 그림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클림트를 알려면 BBC가 제작한 나 존 말코비치가 주연한 영화 를 보면 된다. 그 외 클림트 명화의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 도 있다. 빈의 제체시온(Secession)에서는 클림트가 만든 ‘베토벤 프리즈(the Beethoven Frieze)’가 볼거리다. 창의성 넘치는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 하우스 빈의 건축물 중 눈에 띄는 것은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의 작품들이다. 그의 건축물 중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주택가 사이에 자리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aus)다. 자연 친화적이고 창의성이 넘치는 그의 건축 기법은 차라리 경이롭다. 이 밖에도 훈데르트 바서의 미술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 쿤스트하우스 빈(KunstHaus Wien)에서도 참신하고 자유로운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또 훈데르트바서의 손길이 닿은 쓰레기 소각장도 관광명소가 됐다. 프라터 공원 가는 길목에서 볼 수 있다. 진귀한 작품들의 寶庫 ‘빈 미술사 박물관’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은 빈 여행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박물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이 미술관은 합스부르크 가의 방대한 수집품을 소장하고 있다. 16세기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와 17세기 중엽 레오폴트 빌헬름이 수집한 방대한 소장품을 모체로 세계 미술사 전반에 걸친 진귀한 작품들이 있다. 티치아노, 틴토레토와 같은 16세기 베네치아 화파와, 루벤스, 반 다이크와 같은 플랑드르의 대가, 그리고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뒤러, 브뤼헐로 이어지는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으로 무작정 많은 작품을 찍는 것이 좋다. 의 촬영지인 프라터 공원 영화 애호가들은 달달한 로맨스 영화 의 촬영지를 방문할 목적으로 빈을 찾는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같은 배우(에단 호크, 줄리 델피)를 출연시켜 비포 시리즈 영화를 완성해 냈다. 영화 속 두 여인이 밤을 새웠던 곳이 프라터 공원(Prater Park)이다. 이 공원은 1560년 막시밀리안 2세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락장으로 개장했으며 1766년부터 일반에게 개방했다.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관람차(61m) 등의 놀이기구가 있다. 그 외에도 빈에는 성 슈테판 대성당 그라벤(게른트너) 거리, 시청사, 빈 대학 보티프 교회, 카를플라츠 역사, 앙커 시계, 암 슈타인 호프 교회 등 볼거리가 많고 모차르트, 베토벤, 요한 슈트라우스, 요제프 라너 등의 음악가는 물론 프로이트 등 무수한 인물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 Travel Tip! 항공편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오스트리아 빈까지 일주일에 3번(수, 금, 일) 운항한다. 오스트리아 빈까지는 10시간 30분~11시간이 소요된다.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늦다. 음식정보 수육 같은 타펠슈피츠, 돈가스나 비프가스와 거의 비슷한 슈니첼이 빈의 대표 요리. 그리스 거리(플라이슈마르크트)의 그리헨바이슬(griechenbeisl, 1447년에 개업)은 모차르트, 베토벤, 마크 트웨인, 채플린 등 유명인들이 찾은 곳이다. 또 카페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란트만(landtman), 젠트랄(gentral), 임페리얼 호텔(imperial), 자허 호텔, 할카(halka)가 유명하다. 데멜(Demel)은 초컬릿이 아주 맛있다. 워크 앤 모어(Wok & More, 칼스플라츠 지하철역 근처)에서는 아시아 음식을 뷔페로 즐길 수 있다. 주류 정보 와인마을로 유명한 그린칭(Grinzing)이 있다. 호이리거 와인(heuriger Wein)의 본 고장이다. 숙박 정보 최고급 호텔부터 아파트먼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저렴한 유스호스텔도 많다. 교통 패스 빈 카드(Die Wien-Karte)로 3일 동안 버스, 지하철, 트램 등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유람선, 음악회, 쇼핑,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여러 가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기 체류라도 여러 명소를 돌아보고 싶은 여행자에게 제격이다. 축제 빈은 음악의 도시답게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 음악회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무도회 등이 열린다. 빈 축제는 매년 5월 중순~6월 중순에 열리며 7월 중순~9월 중순에는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시니어 포인트 빈은 동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시니어 층이 여행하기에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몸이 불편해도 별로 어렵지 않다. 호프부르크나 쇤브룬 궁전에선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 2016-05-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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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社告]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동년기자단 1기 발단식 “제2 인생, 신중년 이야기 우리가 써야 제 맛”
- 4월 12일 오후 2시 이투데이 본사 5층 강당에서 ‘BRAVO 동년기자단 1기 발단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명함 및 기자수첩 수여를 비롯해 윤리강령 채택, 기념사진 촬영, 기자교육, 운영위원 선출 등 뜻깊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동년’이라는 이름으로 한날한시에 모인 그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 신청 및 서류 심사를 통해 최종 54명이 동년기자단 1기에 뽑혔다. 이들은 발단식 이후 6개월간 의 시니어 기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1944년생부터 1966년생까지 평균 나이 54세인 이들은 수필가, 사진작가, 대학 교수, CEO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종재 이투데이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65~75세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다”며 “브라보 동년기자단이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신중년을 위한 하나의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진행된 기자 교육 시간에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 겸 미래설계원구원장은 “한공간, 한시간에 모인 소중한 인연”이라며 “동년(同年)’은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같은 해 과거에 함께 합격한 사람을 일컫기도 하는 말이다. 그런 생각을 담아 이투데이 언론 고시에 합격했다는 일체감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때로는 벗처럼 너나들이하며 망년지교(忘年之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날부터 샘솟는 열정, 앞으로의 활동 기대 이날 동년기자단 단장으로 선출된 강신영(64·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씨는 “늦은 나이에 처음 만났지만 동년이라는 데 의미가 깊다”며 “최선을 다해 단원들을 이끌고 열심히 발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 외에도 54세(브라보 동년기자단 평균 나이) 이하인 동년기자 10명이 1기 기자단을 이끄는 운영위원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수시로 자율적인 회의를 통해 기자단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운영위원 명단 = 강신영, 구자형, 박혜경, 박요섭, 성미향, 양복희, 이경숙, 전용욱, 정순영, 황선범) 발단식 당일에도 이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공식적인 발단식 일정을 마친 뒤 강신영 단장을 비롯한 10명의 운영위원은 한자리에 모여 전문 분야별 기자단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회의를 끝낸 후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편집부가 있는 2층을 방문해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 2016-05-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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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장휴의 Smart Aging] 누구나 온라인 공간에서 작가가 되는 세상
- 유장휴 (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다. 요즘은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어 한다. 예전보다 글을 쓸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자기 소개서를 쓰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사업계획서도 쓰고 그리고 일반사람들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 글로 쓰곤 한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글쓰기 능력이 중요해졌다. 시니어 역시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성장 과정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쓰기도 하고 취미나 관심사를 블로그에 글로 쓰기도 한다. 왕년에 누구나 한 번쯤은 문학소녀, 문학소년 이런 소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기도 쓰고, 시도 쓰고, 뭔가 쓰는 행동이 익숙한 시절이 있었지만 사는 데 급급한 세월이 많다 보니 이젠 글을 쓸 엄두도 안 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지금은 글을 쓰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세상이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글을 쓸지 말지 고민할 때가 아니라 어디에 쓰지? 어떻게 쓰지?를 고민할 때다. 새로운 글쓰기 공간 ‘글쓰기 플랫폼’ 무언가에 글을 쓰려면 우선 어디에 글을 쓸지 정해야 한다. 요즘은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많아졌다. 기본적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많이 올리는데 블로그는 글쓰기 공간이긴 하지만 이것 저것 정보들을 쌓아 놓는 창고 개념이 더 강하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기 위해 찾아오기란 쉽지 않다. 최근에 글쓰기만 전문적으로 하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다. 이곳을 ‘글쓰기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전문적인 글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곳이다. 아무래도 온라인 공간에 글쓰기를 처음 해보시는 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면 낯간지러워하시는 분들도 있고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수도 있는데, 글을 쓰는 ‘글쓰기 플랫폼’에 들어가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곳은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평범한 글을 쓰는 사람이 더 많다. 살아가는 일상을 부담없이 써 내려간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자연생활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 스마트폰으로 일상을 담는 사람,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적는 사람들처럼 말 그대로 일상을 담아간다. 이곳에 들어가 보면 “아! 나도 글을 쓸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글쓰는 공간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브런치’ 글을 쓸 수 있는 글쓰기 플랫폼은 크게 두 곳이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포스트’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브런치’라는 사이트다.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줄 수 있어서 책을 낸 전문 작가들도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온라인 공간에 글을 남기는데 컴퓨터로 글을 쓸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서도 글을 쓸 수 있다. 텍스트만 있는 것보다 사진과 영상이 함께 있으면 더 보기 좋은데 스마트폰으로 글을 작성하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쉽게 올릴 수 있다. 사진과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모두 쓰기가 가능하므로 글쓰기 팁을 전해드리자면 컴퓨터로 글을 쓴 다음에 스마트폰으로 직접 사진만 올리면 깔끔하고 예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음성으로 글을 쓰는 ‘구글드라이브’ 어디에 쓸지를 알아봤다면 어떻게 쓰는지를 알아볼 차례다. 컴퓨터를 켜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글을 쓰려고 하면 머리가 하얗게 된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키보드 자판에 익숙하지 않아서 타자가 느려요”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럴 때는 자판으로 치는 것보다 음성으로 입력하는 것이 더 도움 된다. 말로 술술 풀어 놓고 나중에 편집만 하면 좀 더 쉽게 글쓰기가 된다. 음성을 글로 바꿔주는 서비스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편한 도구가 구글이 만든 ‘구글드라이브’이다. ‘구글드라이브’는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주는 곳인데 이곳에서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빈 문서를 열고 ‘음성입력’을 누르면 내 말소리가 글로 변한다. 간혹 오타가 있지만 나중에 수정하면 된다. 말로 글을 쓰면 생각이 술술 풀리기도 한다. 글쓰기는 나의 역사의 기록이라고 한다. 사소하지만 하나씩 자신의 역사를 만드는 데 이런 도구를 활용하면 좋겠다.
- 2016-04-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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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가는 사람들] Part 4. 우아한 인생 2학기, 교양학점 올리기 ①평생교육원
- 나이 들수록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지혜(智慧)를 나누고 덕(德)을 베풀었을 때 자연스레 교양이 묻어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혜와 덕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교과서나 시험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큰 숙제와 같다.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동안의 소양과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며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체력(體力)이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오랫동안 인생 공부를 해나갈 수 있겠다. 교양 있는 중·장년의 삶을 위해 ‘지덕체(智德體)’를 향상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살펴봤다. ◇ Chapter 1. 평생교육원에서 智 학점 올리기 학점은행제, 총장 명의, 교육부 장관 명의 등의 방법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학사학위과정을 비롯해 국가공인 자격증 과정, 비학위 교양 강좌 등을 등록할 수 있다.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봄 학기 개강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이 각 학교의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유익할 만한 수업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이화여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 '시니어 컨설턴트' 100세 시대의 사회 상황과 변화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인생 후반기 생활 설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제공한다. 자신을 위한 행복 노후 설계뿐만 아니라 나아가 타인의 삶을 지도할 수 있는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력 있는 시니어 이미지 메이킹/ 행복의 느낌 찾기/ 인간관계 명품의 법칙/ 음식을 통한 건강관리 웰빙 장수 웃음법 등 △ 서울대 평생교육원 '고령사회의 웰다잉 전문가' 웰다잉(죽음 준비) 교육을 통해 죽음을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대면할 수 있는 지적, 정서적, 영적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 비해 죽음이 가깝고, 노년 세대에 비해 더 긴 시간 동안 죽음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0만원 세부 커리큘럼 교양 강의 3주 + 성찰 강의 3주 + 결정 강의 8주 + 마무리 1주 △ 고려대 평생교육원 '품위 있는 글로벌 매너와 이미지 메이킹'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아야 할 기본 생활 예절과 비즈니스 매너, 우아한 식사를 위한 테이블 매너, 상황별 표현법과 호칭, 해외 여행 예절 등을 학습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30만원 세부 커리큘럼 동·서양 식사, 음주 예절, 다도(茶道)와 이미지 컨설팅/ 글로벌 여행 예절(비행기, 호텔, 팁 등)/공연장 등 공공장소 예절/ 젊은 뇌 유지 비결과 스피치 훈련 등 △ 아주대 평생교육원 '부동산경매투자비법' 노후 대비를 위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확실한 학습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경매투자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론과 그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임장활동을 중심으로 입지와 공법상의 제한내용, 시가 등을 분석한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40만원 세부 커리큘럼 매수인이 꼭 알아야 할 경매절차/ 주택 임대차보호법 해설/ 좋은 물건의 선정과 임장활동방법/ 낙찰 후 사후 관리 등 △ 동국대 평생교육원 '여행 작가' 사진작가 신미식, 시인 이문재, 출판인 김산환, 음악평론가 임진모, 여행작가 유연태, 변종모, 우지경, 세계일주 여행가 안병일 등이 여행기 쓰기, 여행사진 촬영, 여행서 출간하기 등에 대해 강의한다. 수료 후에는 동기끼리 공동 사진전을 갖고 문집도 펴낼 기회가 주어진다. 강의 정보 주 1회 15주 과정, 수강료 58만원 세부 커리큘럼 사진 장비의 선택과 활용/ 나는 이렇게 취재를 한다/ 도전! 여행 파워블로거/ 내 글을 어떻게 퇴고할까?/ 길 위의 인문학 등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역사문화’반 44학기 개근생 홍인숙(84)씨 “머리가 아닌 마음에 남아야 진짜 인생 공부”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 다니는 홍인숙씨는 무려 44학기를 이수하고도, 45학기째 수업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려면 총 8학기를 이수해야 하는데, 그것의 5배가 훌쩍 넘는 시간을 ‘역사문화’ 공부를 해온 것. 20년 넘게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서양 역사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수업이 흥미롭다는 그녀다. 홍씨는 “내가 젊었을 때는 평생교육원이니 문화센터니 하는 배움터가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참 많잖아요.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찾아서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괜히 노인정에 들락거리는 것보다 무엇이든 배우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평생교육원을 다니게 됐어요”라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에게 공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홍씨는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거창한 의미는 없어요. 그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내가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거죠”라며 “무엇보다 이 나이에 학교에 간다고 하면 마음부터 젊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44학기를 이수하며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풍부한 역사적 지식도 쌓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마음에 남은 것이 더 많다는 홍씨. “나이를 많이 먹으니까 내용은 많이 잊어버려요. 남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지식보다는 내가 느끼는 행복, 즐거움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공부해온 것 같아요. 지금도 문화센터에서 수필 강의를 듣는데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글을 쓰지는 않아요. 수업 듣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니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의를 듣는 시간만큼은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철학적인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죠.” 홍씨는 지난해 ‘민화 그리기’ 수업을 신청했다가 몸이 아픈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해는 평생교육원 ‘역사문화’ 45학기를 다니며, ‘민화 그리기’에 다시 도전하고 ‘라틴 음악’에 대한 강좌도 찾아볼 예정이다. “몇 학기까지 다닐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답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 2016-03-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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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어] Part 3. 당신이 원했던 진짜 여행을 알려 드립니다
- “지금까지의 여행이 ‘패키지 여행’에서 ‘자유 여행’으로 변화해 왔다면 앞으로는 자유 여행에서 ‘가치 여행’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새로운 트렌드를 쫓는 여행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링켄리브(Link&Leave)의 조은철 대표는 여행이 보편화된 문화로 자리 잡은 지금, 여행 트렌드가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ISG PARIS 그랑제꼴에서 경영을 전공하면서 비즈니스의 꿈을 키운 그는 10여 년 동안의 파리 생활, 뉴욕 교환 학생, 유럽과 중국 주재원을 하며 경험한 4개국 5개 도시에서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행전문가로 거듭나면서 바뀌는 시대를 체험할 수 있었다. 변화하는 해외여행의 트렌드를 짚어본다. 대한민국 여가와 문화의 핵심에 ‘여행’ 키워드가 자리 잡은 지는 오래됐다. 인터넷 블로그에는 세계 각국에서의 여행 경험이 담긴 블로그들이 넘쳐난다. TV를 켜면 여행을 테마로 삼은 수많은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점가에서 여행을 다루는 콘텐츠는 기본 이상의 세일즈를 보장해주는 아이템으로 공인받고 있다. 또한 몇 년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있었던 항공업계에는 수많은 저가 항공사들이 나타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저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여행이 일상이 되다 이렇듯 여행 트렌드의 수요는 약해지지 않고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지금까지가 양적 팽창이었다면 이제는 질적 팽창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과거에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이라고 하면 미국과 일본, 조금 멀리 가면 영국이나 프랑스를 위시한 서유럽 정도가 주로 찾는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중동의 두바이, 낯설기만 했던 동유럽, 심지어 공산국가였던 중국까지도 친숙한 여행지의 하나로 받아들이게 됐다. 우리의 시야와 경험의 기회가 짧은 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넓어진 것이다. 변화는 여행의 형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흔히 여행 경험은 여행사에서 일정한 프로그램으로 짜서 진행하는 소위 패키지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미 해외여행에 ‘익숙해진’ 신중년들에게는 이러한 기존의 패키지 여행에서 느꼈던 것 이상의 경험을 원하고 있다. 테마와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만드는 ‘여행 디자이너’ “중년들은 여행에 국한되지 않고 원하는 바가 다양합니다. 힐링, 체험, 문화, 예술, 미식 등 일상에서 충족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여행을 통해 좀 더 원하는 욕구를 채워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는 여행에서 니즈를 자각할 정도가 되었다는 점은 그만큼 주체적으로 다양한 여행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조은철 링켄리브 대표는 개인에 따라, 여행 목적에 따라 그들의 니즈는 천차만별이 됐다고 말한다. 사실 링켄리브 자체가 바로 그러한 다양화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여행 플랫폼이다. 링켄리브는 잇다(link)와 떠나다(leave)를 합쳐서 만든 이름으로, 누구와도 다른 자신만의 테마와 이야기를 원하는 여행자들을 위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링켄리브에는 테마에 따른 여행의 스토리와 스케줄을 기획하는 ‘여행 디자이너’가 있다. “‘여행 디자이너’는 전에 없던 직업입니다. 창작이죠.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여행 기획에 녹이고 싶은 우리의 니즈와 ‘나는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를 점점 자각해서 뚜렷해지는 고객의 니즈를 보았습니다. 이건 제가 4년 전 프랑스 컨설팅 회사에서 하이엔드를 겨냥한 와이너리 투어를 기획하면서부터, 그리고 리서치, 금융과 보험회사에서 BtoBtoC 영업을 하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확신은 트렌드를 계속 읽으면서 더 뚜렷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소수를 위한 특별한 여행을 만들다 조은철 대표가 4년 전에 근무했던 프랑스 컨설팅 회사에서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샤또를 소유하고 있었다. 여기서 샤또란 우리가 알고 있는 와이너리가 아닌 18세기~19세기 귀족들이 별장 용도로 지었던 곳이다. 그는 샤또를 호텔 시설로 활용하는 프로젝트에서 아키텐 지역의 와인과 힐링 여행을 기획하게 되었고, 기획 후 협회, 동호회, 금융회사에 판매까지 할 수 있었다. 그것이 최초의 여행 디자이너로서 링켄리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링켄리브 여행 플랫폼은 각 분야의 전문가인 여행 디자이너가 콘셉트가 있는 여행을 기획하고 이 콘셉트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각 여행 디자이너는 성별, 연령, 전문 분야, 경험, 성향 등에 따라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기획된 여행은 디자이너가 여행에 있어 가치를 두는 부문에 중점을 두기에, 상품의 타깃 어디언스는 여행 디자이너와 연령, 성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일반 여행 기획보다 매니아적이고 소수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여행 기획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피렌체를 여행할 때, 한 디자이너는 ‘피티워모’라는 패션 박람회와 멋쟁이 남성들의 사진에 관심을 갖고 그를 중심으로 기획을 짭니다. 그리고 또 다른 디자이너는 ‘메디치 가문의 자취’를 따라 그 시대의 문화와 예술에 포인트를 두고 여행의 세계를 펼치는 겁니다. 봄과 가을에는 나오시마 건축 여행과 도자기 기행, 여름에는 라벤더 로드와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시간 여행, 그 밖에 시기마다 가는 패션 여행과 캠퍼밴 여행, 디톡스 리트릿 등 모든 여행이 특색과 매력 포인트가 다릅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듯, 매력을 느끼는 요인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링켄리브와 연결되어 있는 여행 디자이너는 27명. 음악가, 와인플래너, 셰프, 건축가, 작가, PD, 배우, 기자, CEO 등등 다채로운 경력의 여행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여행지들은 도쿄, 발리, 터키에서부터 포르투갈, 아이슬란드에까지 이른다. 그 다양한 직업군을 봤을 때, ‘맞춤형의 특별한 여행’이라는 말에 수긍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시니어의 여행은 행복 그 자체가 되어야 시니어들에게 여행은 그동안 힘들었던 자신의 삶에 주는 선물이다. 자신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조직과 지인을 위해 버텨야 했던 삶에서 그나마 여유가 생긴 시니어는 여행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왔던 혹독했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만나길 원한다. 링켄리브가 시니어 여행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시니어들의 욕구가 여행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50대 이후 시니어들에게 여행은 하나의 큰 행복 요소입니다. 가격적인 면보다는 좀 더 잘 쉬고, 잘 먹고 케어받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여행의 중심이 가격에서 가치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원하는 가족여행, 친구들과의 여행에 있어서 전문가의 컨설팅 도움이 자신들이 원하는 여행에 더 잘 부합하고 고생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조은철 대표가 분석한 시니어들이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시니어들이 선호하는 네 가지 여행인 혼자 가는 여행/부부 여행/중년 여성들끼리의 여행/손주와 가는 여행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재미를 물어봤다. “혼자 가는 여행은 여행 속에서 현지인과 한국인을 불문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설렘이 있습니다. 혼자이기에 여정도 내 느낌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고 한곳에 머물며 현지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도 있죠.” 부부 여행은 함께했던 일상과는 다른 곳에서 서로를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여행의 콘셉트에 따라 다른 느낌을 갖겠지만, 성격의 차이가 강할수록 서로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멋진 풍광이 바라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대화의 꽃을 피운다면 그 동안 잊고 지낸 사랑의 싹이 더욱 피워진다는 것. “중년 여성들끼리의 여행은 정말 재밌습니다. 그동안 자식들을 키우며 힘들게 살아온 날들을 여행으로 보상 받을 수 있습니다. 서로 위로도 받고 순수했던 젊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싱그러운 행복감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손주와 함께하는 여행은 정말 특별합니다. 손주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하며 애정도 싹 틔우고 시간의 제약으로 못했던 인생의 소중한 조언을 ‘새끼 강아지’들에게 줄 수 있습니다. 삶에서 손주와 함께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 중에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한국인 여행자는 변하고 있다 조은철 대표는 우리나라의 여행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로 여행자들의 마음과 태도의 변화를 들었다. “우리는 외국을 여행할 때, ‘미안합니다’, 또는 ‘실례지만’이란 말을 쓰는 걸 종종 듣습니다. 해외에서는 눈을 마주치고 웃는 모습도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모든 곳이 그렇진 않으나, 특히 유럽에서는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문화가 자리 잡힌 듯합니다.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범죄의 증거로도 채택되는 한국에선 그런 이타심을 갖기란 정말 힘들어 보입니다. 당연히, 나와 내 식구 이외의 사람에 대한 배려란 사치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선 여행 에티켓이 좋으신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임에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해맑은 웃음으로 테이블 매너와 공공장소에서 포토 매너 또한 좋아졌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의 여행 에티켓이 점점 나아져 감을 느꼈으며 그들이 국내의 에티켓 문화를 새롭게 바꿔놓는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 또한 들었다고 한다. 그 말에는 축적되는 경험을 통해 보다 성숙한 여행자가 되어가는 한국인의 모습이 들어 있었다. 그러한 변화야말로 기존 여행 패러다임의 대안으로서 가치 여행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 2016-02-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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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어] Part 2. "알고, 생각하고, 떠나라"
- 윤병국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광레저경영학과 교수에게 ‘기억에 남는 여행’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어봤다. 여행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살아가는 그의 직업을 생각해봤을 때 쉬지 않고 들어봤던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학생들이 ‘부모님이 여행 가고 싶어 하시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하고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 같이 갈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같이 가느냐가 중요하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가면 어디인들 안 좋겠어요?” 짧고도 당연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그 말의 강렬함은 그 당연함을 잊고 살아왔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여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일 날아드는 여행 상품이 그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정작 우리는 갈 장소의 신기함에만 목말라 있지 같이 갈 사람에 대한 마음과 태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년에 2회 이상 해외로 떠나는 시니어를 위한 여행의 실마리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반복되는 실수, 여행 상품을 확실히 파악하여 방지하라 “젊은 친구의 얘기예요. 그는 아들이었어요. 효도한다고 부모님을 사이판 여행을 보냈죠. 그런데 이 관광 상품이 사이판 자유여행 상품이었어요. 비행기 표와 호텔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여행하는 본인들이 알아서 해양 스포츠라든가를 옵션으로 하는 거였죠. 젊은 사람들이 흔히 그렇게 하잖아요? 그런데 시니어들이 어떻게 제트스키를 타고 스쿠버를 타요. 그리고 그곳에서 아침 식사는 했는데 점심, 저녁은 굶어야 했대요. 돈이 있으니 시켜 먹으면 되는데 이분들이 시켜먹을 줄 몰랐기 때문이죠.” 이 문제의 시작은 아들이 그런 여행 상품인 줄 몰랐던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만약 알았다면, 자신이 여행을 선물로 주고 싶은 사람이 부모란 점을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모든 여행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고 2인에 맞는 패키지를 선택했을 것이다. “잘 모르는 자식들은 나이가 칠십이 넘은 부모님을 유럽으로 보내요.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7박 8일짜리가 가장 기본적인 코스거든요. 그런데 이 네 나라를 7박 8일로 지내려면 우선 비행기를 열두시간 타고 날아가서 내리자마자 자야 하고, 각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투어를 해야 해서 매일 짐 싸서 이동해야 해요. 이건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유럽이라고 마냥 좋다고 생각해서 부모님을 그런 여행에 보내서 고생을 시키기도 해요.” 그래서 윤 교수는 요즘은 쉽게 아무나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지만, 가야 할 여행에 대해 사전에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중년들은 혼자 여행을 가기도 하죠. 같이 갈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너그러워질 것 같지만 타인에게는 아주 까칠해져요. 과거에 70세인 할아버지와 80세인 할아버지가 함께 패키지 여행을 갔어요. 그래서 여행사에서 두 분을 같은 방에 넣었어요. 그 안에서 싸움이 났는데, 나이 어린 것이 어른 공경 못한다는 시비 때문이었죠. 그러니 시니어들의 여행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좋습니다.”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된다 “나이 들어서의 여행은 목적이 뚜렷해야 해요. 어느 정도 품격이 있는 사람들은 젊었을 때 웬만한 여행은 다 다녀봤잖아요? 그러니 나이가 들면 목적이 분명해야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윤 교수는 1년에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한다. 그것은 방랑벽과는 정반대인, 뚜렷한 목적의식에서부터 나오는 행위다. “미용사는 자신의 작품이 생각나면 직접 만들죠. 요리사도 마찬가지예요. 그렇다면 여행가인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여행지가 있으면 가서 영감을 받아야죠. 마찬가지로 시니어들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이 갖고 있는 욕구 중 최고의 욕구는 자아실현 욕구라고 주장했다. 나이를 먹고 경험도 할 만큼 한 시니어는 이미 자아실현 욕구 단계에 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옳다. ‘내가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안 해본 것은 무엇일까?’ “사진찍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아프리카에 가서 지프를 타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게 불편하고 힘들어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반드시 하는 시니어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위한 여행 상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윤 교수는 자아실현을 위한 다양한 여행들을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볼륜투어리즘(voluntourism)이라고도 불리는 봉사여행이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를 가면 ‘원 딸라’를 달라고 매달리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아이들에게 무작정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여, 캄보디아 학교를 도와준다든지 학생 자매 결연을 하여 계속 후원해주는 식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자원봉사하는 곳으로 가서 4박 5일 휴가를 간다고 하면 이틀은 관광을 하고 이틀은 봉사를 진행하는 방식도 있다. 그 외에 장애인이나 다문화, 결손가정에게 제공되는 소셜투어리즘(Socialtourism)도 있다. 윤 교수가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뉴투어리즘(New Tourism)이다. 기존에 못했던 걸 한다는 관점의 여행으로 아직 구체적인 개념은 안 잡힌 상태다. “90년대 이후 우리 국민 중에서 새로운 계층이 태어났어요. 바로 특별함을 추구하는 자유여행객들입니다. 그들은 여유가 있고 새로운 인생을 갖고 싶어 하죠. 또한 자기만의 여행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교육적이고 개성을 추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아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모험을 한다고 생각해야 윤 교수는 비행기는 비즈니스석을 타고 최고의 호텔에서 최고의 식사를 하는 게 우아한 여행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게 우아한 여행은 좀 더 기술적인 감각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출장을 끝내고 난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잠시 짬을 내서 그 지역을 잘 어필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거죠. 그 지역 외에는 없는 것을 찾는 모험과 같은 겁니다. 그건 사람일 수도 있고 지역 자체일 수도 있고 음식일 수도 있고 관광지나 자연일 수 있죠. 그렇게 하면 항상 어디를 가면 새로운 게 있을 거 같고 새로운 사람이 있을 거 같으며 우연한 로맨스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환상을 품을 수 있게 됩니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기대와 환상은 뺄래야 뺄 수 없다. 그러한 기대와 환상은 스스로의 노력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윤 교수는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해진 공식에 따라 그대로 움직여야 하는 패키지 여행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했다. “상품을 강요하는 등의 패키지의 병폐가 많이 없어지긴 했죠. 그런데 이건 여행사가 너무 많아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강구된 것입니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의 병폐는 소비자 자신의 문제이기도 해요. 가격 중심의 저가 여행을 선택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설정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 류의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행을 스스로 하려고는 안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여행지 보는 눈을 바꿀 진짜배기 여행가가 절실하다 윤 교수가 여행 업계를 바라볼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여행작가들에 관한 문제다. TV에서 하는 여행 프로그램들을 보면 흔히 사진작가, 여행작가, 문화전문가들이 나와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들의 얘기를 보면 그저 현상에 대한 단순한 내용만 나온다는 것이 그의 비판이었다. “그들은 으레 ‘좋다, 좋습니다, 이국적입니다’ 같은 말만 합니다. 아니, 시청자들이 그걸 듣고 싶은 게 아니잖아요? 이미 본 내용인데. 여행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작가가 써준 거라 해도 자신의 지식을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않아서 그래요. 그 지역을 알리고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못하는 거죠. 그나마 나영석 PD가 우리나라 여행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봐요. 이미 를 통해 나이 먹은 사람들이 배낭여행을 못 한다는 인식을 바꿨잖아요? 젊은이들에게 아무것도 안 갖고 라오스로, 아이슬란드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하고, 중년들은 남미로 보냈죠.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여행문화를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난립해 있는 시니어 중심의 여행 동호회와 모임을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물론 원래는 여행사에서 해야 하지만, 여행사는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일본 여행사에서는 ‘실버 구락부’를 만들어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놀다가 끼리끼리 여행을 하고 싶어지면 여행사에 의뢰하게끔 만들어놨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여행 모임이 만들어짐으로써 여행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거죠.” 여행 소비자에게 조금씩 여행에 관한 모티브를 모아서 기회를 주고, 거기서부터 반응을 이끌어내어 진정한 여행을 추구하게끔 도와주는 것. 자연스럽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진정성(Authenticity)과 일탈(liminoid)이 담긴 여행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 다가왔다. △ 윤병국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광레저경영학과 교수 경희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대학원장·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장.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학부, 대학원 석사·이학박사 (관광지리·관광개발 전공).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여행작가 양성과정 주임교수. CBS 노컷뉴스 여행칼럼니스트.
- 2016-02-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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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사람]“인생 60부터 진면목이 보여요”
- “이(異) 길에 답이 있다” 이 한마디에 협업(Collaboration)의 핵심이 담겨 있다. 다름과 만나 세상을 보라, 그리고 미래를 열라는 뜻이다. 두 개 이상 개체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은 비단 기술에 인문학을 입힌 애플의 성공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도성장기를 지나 상생과 동반성장이 화두가 된 한국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결이기도 하다. ‘협업은 축복이다’라며 협업 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윤은기(尹殷基)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을 지난 1월 7일 만나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기자 teinny@etoday.co.kr 윤 회장은 협업을 대학병원에서의 협진을 예로 설명했다. 서로 다른 전공의들이 만나야 협진이 이뤄지는 것처럼, 앞으로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융·복합돼야 협업의 가치가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그는 다름이 아니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지내서 동지, 동포, 동료, 동창생 등 같은 것에는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지만 이교도, 이문화, 이단, 이민족 등 다른 것은 가차없이 배척했다. 이에 중앙공무원 교육원 원장을 역임한 윤 회장은 한국사회의 운명을 바꿀 만한 의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협업’에 주목했고 지난해 1월 협회장에 취임해 사람들을 만나 협업에 대해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전국을 돌며 1달에 보통 10번에서 많게는 20번가량 강의했고 그러다보니 처음엔 협업이란 단어를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포털사이트에 협업 관련 콘텐츠들이 꽤 많아졌고 ‘협업’검색에도 그의 이름이 상당히 등장하게 됐다. 그와의 일문 일답이다. 지난해 매우 바쁘게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2015년은 어떻게 설계하고 있나 지난해 1월 협회장에 취임하고 한해 동안 협업문화의 원년으로 삼고 강의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2015년은 협업문화 확산의 해로 정해서 더 활발히 활동할 생각이다. 1월 말에는 직접 쓴 협업관련 도서도 나올 예정이다. 번역서는 있지만 한국인이 협업에 대해 쓴 첫 책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셈이다. 협업 전도사로서, 협업을 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세를 꼽는다면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게 먼저다. 그리고 서로 협력을 해야 협업의 진정한 가치가 빛을 발한다. 지금까지는 ‘동’의 시대였지만 앞으로는 ‘이’의 시대라고 본다. 그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이다. 문화 자체가 달라지는 이 시대에서는 ‘포’자 붙은 두 가지가 있으면 지혜롭게 살 수 있다. 포옹력(抱擁力)과 포용력(包容力).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더 끌어안아주는 포옹력, 서로 다른 사람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데는 포용력이 필요하겠다. 혹시 엉뚱한 데 가서 포옹하는 건 성희롱이니 조심하고.(웃음) 올해 64세로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시고 있다.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를 위해 무엇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첫째는 건강, 둘째는 적절한 경제력, 셋째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놀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친구, 선배, 후배 상관없이 격의 없이 속마음을 나누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삶의 동반자는 있어야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이유는 매력적인 시니어가 없는 사회는 선진 사회가 아니다. 닮고 싶은 시니어가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일거다. 60이 넘어서부터 진짜 인품이 나타나는 것이고 진면목이 보여지는 시기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멋지게 나이 먹어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우 유쾌하시다. 즐겁게 나이 먹는 비결이 있나 보통 청소년기 꿈을 이루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이라는 말을 하지 않나, 나는 그때 꿈이 소설가였다. 심리학과도 그래서 갔고, 비록 현재 소설가의 길을 가고 있진 않지만 단 한 번도 그 길을 포기한 적이 없다. 나는 지금도 70세 전까지는 전업작가로 데뷔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어서 늘 소설가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또 한국문단의 대표적 작가인 ‘객주’의 김주영 선생도 꾸준히 만나 뵈면서 꿈을 가꿔나가는 중이다. 물론 연애소설은 이미 틀렸겠지만(웃음), 아마 자전적 소설을 쓰게 되겠지. 워낙 다양한 분야에 몸담아왔던지라 쓸 게 많지만 그냥 사실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로 다듬을 생각이다. 소설을 쓰겠다는 꿈, 그것만으로도 나는 즐겁다. 보물 1호가 있나 내가 가장 많이 가진 물건은 책이다. 하지만 가보 1호는 따로 있다. 내가 5개월 훈련받고 만 4년간 공군장교로 근무했는데, 그때 입었던 정복 한 벌은 지금도 깨끗하게 손질해 보관하고 있다. 이사 다닐 때마다 소중히 챙겨가지고 다니니 아내도 의아해한 적이 있는데, 나는 공군장교 시절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서, 그때 입었던 이 군복이 내 정신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마침 지난해에는 내가 근무했던 부대를 찾아가는 국방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정복을 입어봤는데 다행히 20대 때 입던 게 잘 맞아서 입은 채 출연할 수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아, 언젠가 KBS에서 방송작가가 연락이 와서 가보를 묻길래, 이 정복 얘기를 했더니 진품명품이라며 당혹스러워하더라, 그런데 이 정복이 나에게는 몇 천만원짜리 도자기보다 더 소중하다. 그러고보니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서울 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국가브랜드위원회 글로벌시민분과 위원장, 명강사 등 워낙 다양한 길을 걸었다.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학계, 재계, 관계, 문화예술계 그러니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봤다. 안 해본 건 정치인데, 지금도 정치는 안 하기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안 해봐도 좋은 게 있는데, 나에겐 그게 정치다. 늘 청춘처럼 왕성하게, 나이를 잊고 도전하시며 살아오신 것 같다 진짜 간단하게도, 아내의 말이 부드럽게 들릴 때, 내가 진짜 어른이 됐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강의하고 책도 쓰고 심리학도 공부했고 그러다보니 젊었을 땐 이론적으로 따지면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 서로 누구 말이 맞느냐 논쟁을 많이 했는데, 그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아내 말이 들릴 때가 있더라. 내 말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그 말을 하는 심정을 헤아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영역에서는 OX나 사지선다형이나 과학적 정답 같은 걸 뛰어넘는데 그 말들이 들릴 때 우리는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젊을 때는 모르던 세계가 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책이 있다면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나는 그 책을 읽고 다니던 종합무역상사를 그만두고 여행 다니다가 정보전략연구소(?)를 차렸으니까. 남들은 그냥 재밌다하고 말았는데 나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아내가 1주일간 여행을 간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나. 중년 남성들의 로망인데 내 서재에 책이 한 천 권 이상쯤 있는 것 같다. 종종 정리해서 줄이는데도 그 정도. 평소에는 그중에서 경영, 심리학 관련 책들을 주로 본다. 만약 아내가 여행을 간다면 소설책을 꺼내 쭉 읽게 되지 않을까. 아무래도 소설책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하니까. 자녀들에게는 어떤 아버지인지 궁금하다 나는 아주 담백한 아버지다. 엄하지도 않고 잔소리도 하지 않고 살갑지도 않은, 그냥 수채화나 담담한 가을날 같은 아버지다. 내가 밖에서 너무 교육적으로 살아오지 않았나. 심리학, 경영학하고 대학 총장에 방송에 강의도 많이 했으니까. 근데 집에서도 그러기 시작하면 이건 부자관계가 아니라 사제관계가 돼버리는 거다. 그래서 집에서는 절대 스승노릇은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내는 좀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나는 가장 평범한 부자관계, 부녀관계를 맺고 싶다. 그리고 유수의 심리학자들도 실수하는 게 있는데, 심리학에서 배운 걸 그대로 자식에게 적용하는 것, 대개 망친다. 우리나라 성공한 사람들도 가정에서는 비슷한 실수로 관계를 망친다. 그냥 아들, 딸이 보고 알아서 느끼면 좋겠다. 나는 철저하게 스승 사절, 존경받는 아빠도 사절이다. 그냥 인간적으로 멋있게 살다 간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다. 살다보면 무수한 선택들을 하게 된다.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선택은 일단 심리학과에 진학한 것, 심리학을 원해서 지원했고 여전히 좋다. 또 공군장교 된 것과 현재 아내와 결혼한 것. 내 아내는 멋있는 사람이다. 부드럽고 여성적이면서도 매우 정의롭고 바른 길을 보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이건 당신이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드럽게 나를 설득해준다. 다양한 길을 걸어오셨다. 마지막으로 성공의 기준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세상은 넓다. 한 우물만 파지 마라. 많이 싸돌아다녀라. 우리 세대는 한 우물만 파면 먹고 산다고 여겼고 실제로 그랬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했다. 많이 싸돌아다니고 시야를 넓혀라. 60세 넘어서 제일 안타까운 모습이 맨날 노인정만, 청계산만 왔다 갔다하는 사람들이다. 조금만 더 가면 춘천도 남해도 동남아도 있다. 나이 들어서 가장 멋있는 건 많이 싸돌아다니는 거다. 아내에게도 그런 거 제한하지 않는 편이라, 다음주에는 친구랑 베트남에 간다고 하더라. 가라고 적극 지원해줬다. 인간의 본성은 자유와 평등이다. 비록 현실적 조건으로 인해 평등은 제약이 있겠지만 자유는 최대한으로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 2015-02-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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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문화 생생정보]온고지신을 알게 해주는 헌책방의 발효된 지식들
- 청계천으로 떠내려간 지식들… 1938년 출간된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 칠성네 아주머니가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하던 청계천은 나에게는 헌책방과 고물상이 즐비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고등학교 때 조금이라도 싸게 참고서를 구입하기 위해 기웃거리던 거리를 국문과 진학 후 전공 관련 자료를 찾느라 다시 뒤졌을 때 캐캐한 책 냄새는 은은한 향기로 다가왔고, 수많은 책들이 자꾸 속삭이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책벌레보다는 수집광에 가깝다고 할까. 도쿄살이 18년에 책이 그립고 자료가 땡기면 곧잘 도쿄 진보초(神保町) 일대의 ‘간다(神田) 고서점가’를 찾는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서 도쿄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기웃거리도 한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이 되면 대학 강의를 마치고 일부러 고서점 거리를 지나 다른 대학으로 걸어간다. 약 180개의 서점들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처럼 늘 듬직한 미소로 반겨준다. ‘책의 거리’ 간다 진보초의 공식 사이트(http://jimbou.inf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 거리임을 자랑하면서 176개의 고서점을 소개하고 있으며, 52군데 고서점과 6군데 신간서점의 재고를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도 공개해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됐고 규모도 가장 큰 전국고서적상업협회(JADOB)가 운영하는 ‘일본의 고서점’ 공식 사이트(http://www.kosho.or.jp)를 통해서는 전국 2200여 개의 고서점이 등록한 약 600만 권의 고서를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으며, 고서점의 소개 및 이벤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진보초와 도쿄대 일대의 고서점에서 구할 수 없던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한국 근대사의 자료를 먼지방의 고서점으로부터 직접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이트 덕분이었다. 반면에 우리 사회가 청계천을 통해 배운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옛것을 없애고 부수는 것은 쉽지만 이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 어쩌면 헌책방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속에 담긴 지식도 함께 떠내려간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료, 활용하면 가치 ‘헌책방’보다는 ‘고서점’이 연구자들의 귀중한 자료라는 인상 덕분에 좀 세련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훈훈한 정겨움은 역시 전자가 더 진할지 싶다. 하긴 이 거리의 출발도 가난한 학도들의 얄팍한 주머니와 뗄래야 뗄 수 없었다. 100여년 전 메이지유신 이후 이 지역에는 도쿄대학의 전신인 도쿄카이세(開成)학교를 비롯해 메이지(明治)대학, 주오(中央)대학, 니혼(日本)대학의 전신인 각종 학교들이 연이어 설립돼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가 모이는 거리로 자리 잡았다. 1913년 이 일대에 큰 화재가 발생해 잿더미로 변한 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이와나미 시게오(岩波茂雄)가 고서점을 열었고 이듬해인 1914년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대표작 ‘마음’을 간행하면서 출판업에도 진출해 문학 작품과 철학서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것이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시작이자 간다 고서점 거리의 출발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화폐 1000엔권에 초상이 실릴 정도로 존경을 받는 일본의 국민작가로 이와나미의 간판도 그가 쓴 것이라고 하며, 이런 인연으로 1916년 향년 49세의 나이로 그가 세상을 떠난뒤 '나쓰메 소세키 전집'도 이와나미서점에서 발행돼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1920년 도쿄고서적상업협회(TADOB)가 설립됐으며, 1921년 문화학원이 개교되면서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관계서를 다루는 서점까지 등장해 고서점 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지난 2001년 일본 환경성은 독특한 향기가 풍기는 이 거리를 ‘향기로운 풍경 100선’으로 뽑기도 했는데, 현재는 서점 이외에도 각종 사업시설과 수많은 식당,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까지 등장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서점 탐방을 즐기고 있다. 매년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3월말 진보초 벚꽃거리 페스티벌로 ‘봄 헌책 축제’가 열리며,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100군데 서점이 참가하는 ‘도쿄 명물 간다 헌책 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하는 간다의 헌책 축제는 특별 전시 및 판매, 자선 경매, 각종 강연회와 좌담, 관련 영화 상영 및 토크쇼, 그리고 다양한 체험교실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애호가는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맞춰 ‘진보초 북페스티벌’도 사흘간 거리와 광장에서 총 매장 면적 5000 평의 규모로 함께 열려 300만 점의 각종 서적(총 재고수는 무려 1000만 권)이 넘쳐난다. 올해로 24회째이며 헌책 판매뿐만 아니라 낭독회, 문학상 수상, 공개 방송, 다양한 검정시험 도전, 그리고 연주회 등 각종 공연도 마련돼 찾는 이들의 눈과 귀도 즐겁게 만든다. 이처럼 이 거리의 서점 주인들은 틈만 나면 먼지를 털고 표지를 닦으면서 누구보다도 ‘헌책’의 새로운 가치를 신뢰한다. 버리면 그냥 1kg 당 60 원 선에서 거래되는 폐지에 지나지 않는 헌책. 이런 헌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내용에 따라 분류돼 새 주인과 만나 값진 가치를 발한다. 따라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실천하는 거리가 바로 이곳이며, 시니어 세대의 향수 어린 추억을 떠올리는 무대가 아니라 지금도 젊은이들이 옛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새로운 가치를 캐어내는 산 교육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헌책 시장의 규모는 가치 창조의 시금석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지난해 출판물의 판매액을 1조7000억 엔으로 추정했으며, 인프레스 종합연구소가 간행한 ‘전자서적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출판물도 1013억 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엔대를 넘어서 2018년에는 3000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헌책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헌책 체인망인 '북오프(Book-off)'가 2011년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중고서적의 시장은 873억 3300만 엔 규모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다른 업체가 조사한 헌책 구입 방법에서는 점포를 찾아가 직접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 81%,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은 49%(중복응답)였다. 그 이유로 “책 상태를 알 수 없는 게 불안”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에서는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등 대규모 도서관을 제외한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의 경우 책을 구매한 지 5년 정도 지나면 정리해 폐기하게 되는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하지만 보통 많은 책들이 헌책방으로 유입된다. 또한 개인들도 나이가 들어 신변을 정리하면서 재산과 함께 골동품, 미술품, 서적 등을 상속하거나 팔며, 혹은 기부한다. 여기에 각 출판사들의 재고서적까지 가세하면 헌책방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길 기다리는 책들이 끊임없이 넘쳐난다고 하겠다. ‘간다 고서점가’의 산책은 서점마다 인문, 자연, 과학, 기술, 미술, 공연, 사진, 대중문화, 아동도서, 외국잡지 등 특화된 전문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잘 분류된 서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책의 향기 속에 흠뻑 빠져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환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세대의 인기를 모았던 절판 서적들이 다시 복각돼 출판되는 예도 크게 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아니더라도 ‘잘 익은 된장맛’ 같은 헌책의 가치를 알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거리에서 수많은 ‘온고지신’의 향기는 계속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 복개와 복원 끝에 떠내려간 청계천의 헌책방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 가슴 아프며 부럽기 그지없다.
- 2014-11-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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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VO LIFE INTERVIEW]“중년의 멋은 지성미” 新한국형 마담 오선영 미래갤러리 관장
- 오선영 미래미술관 관장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감탄했다. 그녀가 보여주는 나이를 지워버리는 젊은 아우라에. 전업주부였지만 자기계발을 거듭하여 자신의 삶을 완성해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는 예술을 즐기고 배우면서도 내조를 잘하는 한국적 마담의 이상적인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처음 나온 질문이 ‘브라보 라이프 스타일이 무엇이냐’는 건 그러한 모습에 대한 의문이 그대로 나온 결과였다. 스타의식과 끼 넘치는 그녀에게 삶을 즐기는 법에 대해 물어봤다. 사진 장세영 기자 photothink@etoday.co.kr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것을 통해 시간을 보내면 보람을 느끼는 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뭔가 결여된 것이다. 결여는 대개 타인과의 비교로부터 온다. 그러나 오선영 미래갤러리 관장은 주변 사람들이 부러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부러워 한 적 한 번도 없었어요, 굳이 말하자면 어떤 일을 해도 인컴(수입)이 없는 생활을 계속 했기 때문에, 어느 날 나도 인컴(수입)이 있는 일을 해봤으면? 하는 걸 느낌 적은 있어요. 그래서 강남시니어플라자의 CF 모델을 신청하려고요. 10월에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워킹연습도 하고 있고, 워킹은 그 순간도 행복하고 건강에도 좋아요. 나이가 들면 건강해야 해요.” 예술은 인생을 살찌우게 하는 것 그녀가 하고 싶은 분야 또한 지금까지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여전히 하고 있는 일이지만, 미술 저변 확대를 위해 그림 자체를 감상을 못하거나 시간이 안되서 못하는 시니어들, 관심 없는 사람들을 위해 홍보해주고 티켓을 지원해주는 활동들을 하고 싶다는 것. 시니어들이 무료하게 보내는 것보다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그 안에서 봉사도 가능하게끔 하고 싶다는 게 오 관장의 생각이었다. “생각이 들게끔 하려면 기회를 통해 두루 두루 감상과 경험을 해야 하는 거죠. 문화적 감성과 식견을 키워주고 싶은 욕심에 시니어들에게 미술관 활동을 접하게 해주고 싶어요.” 자랑하는 것에 익숙치 않은 오 관장은 수줍게 말했다. 아울러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무용 등 예술 저변의 확대를 추구하고 싶다는 게 그녀의 포부였다고. 혹시 남편이 그녀의 삶에 간섭한 적은 있을까? 배우자의 삶에 관여하는 배우자는 종종 자기계발의 동인이 되기도 하지만 부부 갈등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궁금해서 남편이 권하는 취미가 있는지를 물어봤다. “권유가 전혀 없어요. 같이 살면서 한 번도 제게 뭐를 했으면 하고 말한 적 없어요. 그 사람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스타일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걸 이해 못하죠. 그런데 우리 가족은 알아요.” 처음부터 금슬 좋은 부부였을까? “제가 사랑할 만한 조건을 갖춘 게 아니라 사랑해주는 남편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남편의 짝이 되면 누구나, 누구든지 남편의 옆 자리에 있으면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내가 사랑받을 조건을 갖춘 아내여서가 아니라 아, 이 남자는 내가 아니라도 다름 사람에게 동반자라는 이유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인생 후반전이 돼서 알았어요.”(웃음) 그녀는 남편과 맞선을 통해 결혼해서, 결혼 전에 남편에 대해 아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을 해보니 남편이 예술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파트와 일치하는 거야, 그게 제게 너무 행운이었어요. 남편은 형편이 안 되지만 능력이 있는 작가들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요. 돈이 될 거다 싶어서 그림을 사는 게 아니에요. 마땅히 도와줘야 할 작가라면 거리낌 없이 구입하죠. 남편은 그러한 예술적 감각을 바탕으로 문화와 철학이 있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에요.” 오 관장의 말 속에서는 남편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사람을 구분하지 않으며 그 자체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점을 가장 존경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이쯤에서 티격 태격하는 중년부부들에게 도움 줄 만한 말을 꺼냈다. “당신은 왜 그래?” 같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중년 부부는 상처받기 쉽잖아요. 따라서 역지사지 자세로 배우자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배우자의 말을 경청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 것 같아요.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신감에 상처를 주는 일은 금물이죠. 이러다 말겠지,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하며 배우자의 감정들을 무관심할 게 아니라, 상대가 겪는 증상을 서로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스스럼없이 그녀는 “부부를 강하게 이어주는 방법 가운데 대화만큼 효과적이고 간단한 것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긍정심이야말로 젊음을 유지시키는 비결 오 관장의 말 속에서는 끊임없는 긍정심이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의 나이답지 않은 외모의 비결로도 긍정심을 들었다. “제가 편안하게 사니까 긍정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긍정적이에요. 제 친정 오빠도 그렇게 얘기해요. ‘너는 지게꾼 아내가 되었어도 행복하고 흥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당연한 거 같아요. 저는 지금 현실에 만족하지 다른 사람을 부러워해본 적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름다움과 칭찬하는 말을 원체 좋아하고, 남을 흉 보는 말은 듣는 것조차도 지루하고 괴로워요. 혹시 친구가 대화를 하면서 누군가에 대한 나쁜 말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릴 거 같다면 다른 상대를 찾는 게 낫겠다고 말하곤 해요.” 주위에 친구들은 그래서 좋은 일이 생기면 자랑하러 그녀에게 온다고 한다. 이처럼 아름답고 품위를 좋아하는 습관이 몸에 배여 있는 그녀는 블랙톤으로 옷을 입고 나왔다. 혹시 그러한 패션 감각 또한 그녀의 캐릭터일까? “비가 온다, 그러면 밝은 기분으로 코디를 해요. 장화를 신는다던지. 되도록 밝게, 하지만 때와 장소와 목적에 맞게끔 입는 편이에요. 봄이면 봄과 함께 걷고 가을이면 가을과 함께 걷는 듯한 옷을 선택합니다.” 그녀는 시니어들이 옷을 입는 것에 있어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조언했다. “나이가 들면 체형이 바뀌게 되어 있어요. 다듬어지지 않은 몸체를 그대로 드러나게 입는 것은 시니어가 환영받지 못하는 매너라고 보죠. 저는 옷을 제2의 인격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몸이 안 되는데 억지로 입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몸에 맞지 않는 그런 옷차림은 추하고 천해 보여서 격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리거든요. 예쁘다는 옷을 젊게 입는다고만 해서 젊어지진 않습니다.” 그녀는 옷을 입을 때 컬러가 최소 세 가지를 넘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세 가지도 많고 두 가지 선에서 끝내라는 게 패션에 대한 그녀의 철칙. 색을 절제함으로써 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생각하는 ‘멋진 남자’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 “마음의 넉넉함입니다. 우리 남편은 젊었을 때부터 그랬지만(웃음). 내면의 멋이 있어야 해요. 그 사람이 고스톱을 치는데 혈안이 된 사람이라면 내면이 모두 고스톱일 텐데 멋있을 수가 있나요. 그런데 문화를 겸하지 않으면 지성미는 불가능해요. 중년의 멋은 과거가 만드는 거니까요. 체득화되어야 해요. 아쉽게도 지금까지 그렇게 못했으면, 지금이라도 문화와 예술을 접하려고 많이 노력해야 지성미 있는 얼굴에 남게 됩니다. 지성미 있는 시간을 할애해야 가치가 내재화된다는 말이 있어요.” 만남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진다 오 관장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만남’을 선택했다. “만남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음악과의 만남, 그림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을 보면, 가족과의 만남이 있고 인생을 살찌게 만드는 사람과의 만남이 있기 마련이죠. 문화와 예술과의 만남도 중요합니다. 죽을 때까지 문화와 예술을 접하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많아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종교의 중요성도 말했다. “살면서 종교가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종교가 있으면 쉽게 해결 안 되는 고민도 해결되요. 큰일이 닥쳤을 때 작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죠.”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버킷리스트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시원시원하게 단도직입적이었던 그녀의 대답은 마지막까지도 분명했다. “난 성악가가 되고 싶어(웃음).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어렸을 때만 해도 ‘평범하게 살려면 너가 평범해야 한다’는 아버님 말씀이 있어서 그렇게 못했거든요.” 엔터테인먼트 끼가 가득하다. 오 관장의 인상, 그리고 시, 도자기, 꽃꽂이 등 다재다능한 재능에는 그러한 예상을 짐작케 하는 강한 힘이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무반주로 부른 그녀의 노래 실력은 깐소네, 샹송을 넘나들고 있었다. 대한민국 중년여성이 멋지게 산다는 것이 무언지에 대한 확실한 대답이었다.
- 2014-08-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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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숙의 人브랜드 이야기①] 갯벌의 섬 ‘동검도’와 영화감독 & 시나리오 작가 ‘조나단 유’
- 강화도 초지대교 지나 해안대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작은 섬 하나가 연결되어 있다. 5000만평의 세계 3대 갯벌이 신비롭게 펼쳐져 있는 ‘동검도’란 섬이다. 조용했던 동검도가 최근 ‘영화의 섬’으로 불리우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갯벌 앞 섬마을에서 희귀 영화를볼 수 있는 특별함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흔히 접하기 힘든 세계고전,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를 365일 상영하는 예술극장이 오픈했다. 도시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예술극장을 섬에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그를 만나기 위해 동검도로 영화여행을 떠나보자. 글 김미숙 객원기자 mebranding@naver.com 사진 이형용 MeBranding 이사 얼굴을 들면 탁트인 갯벌과 하늘, 내려다 보면 구불구불 시골길… 섬 풍경 가운데 현대적인 건축물이 한 프레임에 담긴 조화가 인상적이다. ‘DRFA 365 예술극장 & 조나단의 커피’ 감각적인 하얀 입간판에 먼저 눈길이 간다. 건물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걸작영화 포스터, 세계 유명 감독들의 흑백사진들, 진한 커피향과 잔잔한 음악까지. 마치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간 기분이다. 서너명의 중년남성들이 편안한 웃음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도시의 일반극장에선 보기 힘든 스태프 구성이다. 그리고 한 남자가 친절하게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덥수룩한 수염, 순수하고 털털한 인상이 섬 촌장님 같다. 그가 바로 DRFA 365 예술극장의 조나단 유(본명 유상욱, 51세) 대표다. “누구신가요?” 첫 질문에, 0.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라이터이자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 대표인 조나단 유입니다. ” 당당히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은 외모와 전혀 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극장 안 카페에서 동검도에 극장을 지은 이유부터 오직 영화 한 길을 걸어온 삶, 그리고 新청춘(중년)들과 나누고픈 영화 & 힐링문화에 대한 생각까지 그와의 담론이 시작됐다. #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이 극장이 생긴 취지는 소중한 세계 고전영화, 제3세계, 예술영화의 복원과 상영을 위해서라 했다. 1999년 DRFA(Digital Remastering Film Archive)란 동호회 형식으로 시작되었다.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보여줄 좋은 작품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조나단 유 시나리오 스쿨과 DRFA 회원들은 영화 복원과 함께 일반인들에게 공유할 극장 마련에 힘썼다 . 그리고 마침내 2년여 준비 끝에 접근성 좋고, 천혜자연의 동검도에 DRFA 365 예술극장을 설립하게 됐다. 유 감독은 시나리오 스쿨을 함께 운영 중이다. 젊은 작가들은 물론 작가를 꿈꿨던 시니어들에게도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고, 작품과 감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계속해서 작가들을 발굴하고, 좋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해외 희귀 작품을 번역하고, 본인 스스로도 30년째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뼛속까지 영화인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사장될 뻔한 훌륭한 고전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세상에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우리는 그로 인해 좋은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됐다. 영화 저작권을 15000편이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익이 생길 때마다 또다시 영화 번역과 디지털 복원, 저작권 구입 등 재투 자하는 그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 중년의 청춘 감성 일깨워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의 주 관객층은 50~60대 중년여성층이다. 최근 들어 10대 학생들부터 70대 장년까지 남녀노소 관객층이 다양해졌다. 그래도 이곳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은 ‘꽃누나 언니들’이다. 그 이유는 중년 감성을 깨워주는 유 감독만의 섬세함과 배려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영화 전문가로 영화와 시나리오 외에도 재주가 참 많다. 하루 두 번 영화가 시작되기 전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다. 영화 OST나 상영될 영화와 관련 음악을 선곡해 연주하고, 영화배경과 감독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가 시작 전부터 이미 중년 여성관객들로 하여금 젊은 날의 추억과 로맨스로 빠져들게 한다. 피아노 선율은 영화에 몰입도를 높여주고, 닫혔던 마음을 열어주는 사랑의 묘약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 감독은 영화와 음악 외에도 음식학-사상체질학 등에도 조예가 깊다. 관객들 하나하나의 모습을 살피고, 각 개인에 체질에 맞는 차나 음식을 권한다. 관객들은 영화를 본 이후 영화 주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커피,영화, 소통을 즐기면 저절로 행복한 표정이 된다. 1. 김미숙 객원기자와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나단 유 감독 2. 갯벌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극장 2층의 카페 공간 내부 3. 1층 벽면, ‘피아노 치는 조나단 유’ 감독의 흑백사진이 걸려있다. 4. 1층 ‘조나단의 커피’ 내부.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영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5. ‘DRFA 365 예술극장 &조나단의 커피’ 입간판 및 극장 건물 외관 밤 풍경 6. 1층 벽 한 켠에 걸려 있는 조나단 유 감독의 환영 인사말 7. 조나단 유 감독이 영화 상영 전에 작품 배경, 감독성향, 제작 배경 등 영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한편 “인간의 삶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 성경을 51번 읽었는데 매번 새롭더라구요.”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다양한 삶의 모습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콘텐츠와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서비스하는 모습 역시 그의 또 다른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관객들은 동검도에서 그의 섬세한 배려와 서비스 정신이 영화의 감동과 함께 깊은 인간적인 여운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동검도를 다시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될 정도로 말이다. # 영화와 공유로 새로운 문화 창조 오후 3시. 오후 6시 하루 두 번 영화가 상영된다. 해질녁 동검도 갯벌의 노을 빛에 젖어 있노라면, 피아노 연주가 들리고, 영화 시작을 알린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60~70대 여성관객들이 많았던 날. 노년이지만 여전히 청춘인 두 자매의 로맨스를 그린 ‘라벤더의 여인들(영국,2004)’이 상영됐다. 누가봐도 관객들의 취향, 스타일을 고려한 영화다. 영화가 끝난 후,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하는 사람, 잃었던 감성을 다시 찾은 느낌이라며 유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는 사람, 다섯 번 봐도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답다는 사람 등 어느 대형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 목격됐다. 모두가 영화 주인공들처럼 소녀 감성으로 돌아간 청춘들의 모습이었다. 유 감독은 DRFA 365 예술극장은 35개 좌석의 소극장이지만, 최고의 사운드 시설을 설치했다고 했다. 영화를 최상의 컨티션으로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프로그래밍한다며. ‘영화’를 매개체로 공감할 수 있는 소통공간이 영화인으로써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제 이 공간은 더 이상 제가 주인이 아닙니다. 관객이 6000원을 내고 6000원의 가치를 함께 소유하고 있는 공유 공간이 됐습니다.” 개관 후 꾸준히 관객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종교, 여성, 다문화가정 단체 등 관객층도 다양해졌다. 관객 다양화는 극장의 활용도 마저 바꿔놓았다고 한다. 심야영화제, 여성영화제, 이달의 감독전 등 유감독이 기획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관객 스스로 영화를 매개로 하는 힐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안한다. 극장 이상의 놀이터, 새로운 문화가 꽃피는 ‘아이디어 창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시의 기업형 예술극장도 경영상 어려움으로 사라지는 이때, 문화 소외지인 섬에 있는 예술극장 관객수와 프로그램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 꿈과 낭만이 흐르는 섬, 동검도 마지막으로, 그에게 꿈을 물었다. “동검도에 제2예술극장과 작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처럼 영화로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봉사하며 살고싶은 게 개인적인 비전입니다.” 이것은 유 감독만의 꿈은 아닐 게다. 요즘처럼 몇 백만이 들었는가가 우선시되는 시대. 극장을 나오면 제목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 상업영화 홍수 속에서 우직하게 영화의 작품성과 순기능을 지키는 DRFA 365예술극장의 자원봉사자들, 후원자들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 관객 모두의 꿈일 것이다. 동검도에는 꿈이 흐른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영화는 물론 5000만평의 갯벌, 억새풀밭, 하와이안 코나 커피, 백만불짜리 산소를 선물 받는다. 잊혀질 예술영화를 살리고, 잃었던 청춘의 낭만이 되살아나 더욱 행복하다. 아름다운 영화의 섬 동검도로 좋은 사람들과 시네마기행을 떠나보자. 동검도 영화 인생, 조나단 유 감독이 당신의 영화여행의 매력적인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조나단 유 MBC 문학상 수상 , 가 2년 연속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 수상 대종상 시나리오상 수상 ◆김미숙/브라보 마이 라이프 객원기자-퍼스널 브랜딩 큐레이터 -미브랜딩(MeBranding) 대표 -브랜딩 컨설턴트, 강사, 카피라이터, 커리어 코치 -www.misukkim.com
- 2014-08-13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