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 행복하기를 꿈꾸며 사회·복지·의료 분야에서 평생을 달려왔다.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자리에서 퇴임한 뒤에도 그 꿈은 여전하다. 여유 부릴 새 없이 이듬해 전문가들과 함께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를 설립했다. 우리 사회가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김용익 이사장은 대학 시절부터 지역사회 의료에 관해 무수한 경험을 했다. 의료봉사회에 들어가 본과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매주 주말마다 판자촌 진료를 하고, 방학 때는 무의촌 진료를 다녔다. 다양한 지역을 누비며 환자들을 보살폈다. 당시에는 아파도 가까운 시설이 없어 치료받지 못해 증세가 심해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복지 사각지대를 마주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의료 취약계층을 줄이려면 제대로 된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는 의사 등 의료 종사자들이 환자를 찾아다니며 병원 밖에서 진료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선친께서도 시골에서 왕진을 다니던 의사였어요. 그 영향으로 자연스레 의학을 전공하게 됐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터라 아버지는 주로 자전거로 마을 곳곳을 다니셨습니다. 종종 옛 친구들을 만나면 ‘너희 아버지가 집에 오셔서 나를 살렸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현재는 방문 진료가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라진 상태예요. 2008년 장기요양보험의 등장으로 새로운 방문 형태가 생겼지만, 왕진이 다시 활성화돼 이동 기능이 약화된 노인이나 장애인을 돕는 의료와 요양 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정 환경과 관련 봉사활동은 행보의 기폭제가 됐다.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전공하는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했다. 1980~90년대에는 보건복지 운동에 참여했다. 의료보험의 통합일원화, 의약분업 등을 추진하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보건의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제 정책을 들여다보게 됐다. 이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했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4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맡았다. 복지 체계를 정립하려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면밀한 토론, 모색을 거쳤다.
“학자로서 이론과 현장성을 두루 갖출 수 있는 큰 행운을 얻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도 여러 노력을 했고, 퇴임하고는 방법을 바꿔서 돌봄과 관련한 사회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우리 사회에는 오래된 세 가지 난제가 있습니다.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죠. 역대 정부가 저마다 해결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지만,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고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어요. 각각의 요소들은 넓은 교집합을 갖고 여러 고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면서 같이 풀어나가야 해요. 돌봄과 미래를 창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돌봄의 더 나은 미래
돌봄과 미래는 이론적 연구를 기반으로 대안을 개발해 지역사회 돌봄이 확대·강화되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자 만든 사회운동 단체다. 김 이사장은 돌봄 문제가 워낙 큰 의제인 까닭에 여론 조성과 정책 제안,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노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을 돌볼 책임은 그 가족 혹은 당사자에게 있다. 그는 개인이 돌봄 노동과 비용의 짐을 떠안지 않도록 방문 서비스, 주·야간보호 서비스, 주택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전국민돌봄’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돌봄 재난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습니다. 노인 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동시에 늘어나는 게 아니라 반비례하고 있어요. 물리적으로 돌봐주거나 돈을 낼 사람이 없는데, 돌봐야 할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돌봄 체계의 실상은 15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보호자의 책임과 부담, 도움이 필요한 이의 죄책감을 함께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전문 인력이 집으로 찾아가 진료하고, 그 외 공백은 주·야간보호센터를 설립해 채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봄을 받는 것처럼요. 더불어 건강한 생활을 돕는 주택 지원 및 개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거 환경까지 개선하는 겁니다. 그렇게 시설 입소 인원이 줄어들면, 신체 상태가 악화돼 정말 시설에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오랜 시간을 들여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면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거예요.”
유종의 미 거두고 인생 3막 향해
학자, 시민운동가, 정치인, 정책가로 일하는 동안 많이 체험하고 가슴 아파했다. 모든 일이 순탄하게 쉬이 흘러가진 않았어도 굴복하거나 좌절하지는 않았다. 물론 대한민국 사회정책의 완벽한 대안이라고 자신할 순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찾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만큼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자녀들 얼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죠. 누군가에게 주례를 부탁받으면 모두 거절했습니다. 스스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기에, ‘결혼해서 잘살라’고 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10년이 흘러 80세가 되면 ‘진짜 은퇴’하려 해요. 돌봄과 미래 활동을 마무리하고 나면 가족과 함께 일상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 도서관에서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실컷 읽고, 산책도 즐기면서요. 그 전까지는 제 노력이 사회정책의 새로운 담론을 세우는 데 작은 초석이 되길 바랍니다.”
최근 해외의 실버타운은 노후에 삶을 더욱 활기차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어울리고 단지 내에서도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새로운 실버타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 실버타운의 특징을 꼽자면 △민간과 공공 주도 △세대와의 교류다. 미국은 민간 참여가 활발하고, 일본은 공공이 민간참여를 유도한다. 유럽은 복지 측면이 강조된 실버주택 사업이 많다. 세대와의 교류는 전 세계 실버타운이 따라가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실버타운을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보험금으로 실버타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며,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보조해준다. 사회복지법인만 운영 주체가 될 수 있어, 민간 주도 실버타운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은 부동산, 버스회사, 보험사 등 다양한 주체가 실버타운을 운영한다. 50세대의 작은 규모부터 대형 실버타운까지 다양한 형태의 유료 노인홈(실버타운 공식 명칭)이 운영된다. 일본 실버타운 1위로 꼽히는 베네세 스타일 케어는 자체 브랜드 내에서 고급형・중급형을 나누어 운영해 다양한 이용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이라는 새로운 실버타운도 등장했다. 도심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노인이 살기 좋은 배리어프리 주택을 만들고, 간호・청소・돌봄 등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만 계약해 거주하는 형태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해 말 그대로 마을 형태의 실버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부터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대표적이다. 약 3000개의 CCRC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날씨가 온화하고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이른바 ‘은퇴촌’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노인이 많아 여러 지역에 실버타운이 지어지고 있다.
다양한 주거 형태, 세대가 어우러지는 곳
해외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고토엔은 노인주거시설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한다. 매일 등교하는 아이들과 고령자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운동을 함께 한다. 점심에는 고령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미국의 에덴 얼터너티브는 강아지・고양이・새 등 반려동물을 들일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연령층과 쉽게 만나 활동할 수 있도록 요양원 내 어린이집과 놀이 공간 등도 설치했다. 지역사회에 고령자가 잘 녹아들도록 가정 돌봄기관 ‘에덴 홈’, 인지 돌봄기관 ‘에덴 라이프 롱 리빙’ 등도 운영한다. 에덴 얼터너티브는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 호주, 독일 등 19개국으로 확장됐다.
해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형태의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소하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는 평수에 상관없이 보증금을 3000만 원으로 통일해 입주 문턱을 낮췄다.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공공실버타운 ‘골드빌리지’도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고덕양로원 부지,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서울시의 공공실버타운은 세대 통합도 표방한다. 실버타운 주변에는 지역 수요를 고려한 체육시설, 종합복지관, 아동 돌봄시설, 북카페 등을 두어 세대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여가, 돌봄, 의료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지어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살도록 단지를 설계했다. 오피스텔은 젊은 세대에게 공급하고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에게 공급해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마곡에 지어진 롯데 VL르웨스트는 국내 실버타운으로는 처음으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려동물 건강 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클래스 등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든다고 한다.
최근 롯데, KB 등 대기업이 실버타운 시장에 뛰어들고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실버타운이 소개되면서 60대의 입주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여전히 70~80대가 대부분이어서 실버타운도 고령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실버타운은 대부분 고급화를 지향해 아직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실버타운의 정의가 애매하고, 공공의 지원이 없어 민간 기업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형화・고급화 추세는 여전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 세대 교류 서비스 등이 접목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고령자가 실버타운에서 활기차고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실버타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법 개정과 지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참고 보험연구원 ‘실버산업 해외사례와 활성화 전략’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활발한 활동을 펼친 최정윤(46). 청순한 미모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는 예뻤던 것 같다. 외모를 말하는 게 아니라 젊음이 예뻤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가 전성기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의 인기를 좋게 말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정작 나는 연기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나만의 전성기는 아직 보지 못했다”는 최정윤의 행보가 주목된다.
SBS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등의 캐릭터 때문인지 최정윤은 새침데기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세상 털털한 사람이다. 과거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에 대해 “시기를 잘 타고났다”라면서 “일찍 데뷔해서 천만다행이다. 요즘 같은 시기였다면, 어디 가서 배우라고 명함도 못 내밀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배우로 데뷔한 것도 우연한 계기였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재미 삼아 찍은 프로필 사진 덕에 공익 광고에 출연하게 된 그는 당시로서 큰돈인 50만 원을 벌었다. 재밌는 경험이었지만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광고와 사진을 본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제의를 받아 배우의 삶을 살게 됐다.
“저도 모르게 배우의 길로 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신인 시절 저는 겁이 좀 없었어요. 연기 욕심은커녕 연기가 뭔지도 몰랐으니까 카메라 앞에서도 무서운 게 없었던 거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래서 지금까지 배우를 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처음부터 너무 연기 욕심을 부리고, 배우로서의 인정이나 성공이 간절했다면 일을 즐기면서 하지 못했을 것 같거든요. 저는 모든 촬영 현장이 늘 재밌었고,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큰 욕심 없이 살았던 것이 제가 이 세계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청춘스타에서 ‘아침드라마 퀸’으로
데뷔 작품은 1996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로 기록된다. 27년 차 배우인 최정윤은 대표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잠시 고민에 빠졌던 그는 이내 “대표작은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얘기해주시는 작품”이라면서 MBC 드라마 ‘태릉선수촌’(2005), 영화 ‘라디오스타’(2006), SBS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2014~2015)을 꼽았다.
최정윤은 “대중들이 ‘라디오스타’는 PD 역할로 잘 기억해준다. ‘청담동 스캔들’은 인지도가 높아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릉선수촌’에 대해서는 연기의 매력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태릉선수촌’은 엘리트 체육인들의 운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다룬 8부작 드라마로, 최정윤은 양궁 선수 역을 소화했다.
“연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진 작품이에요. 그 전까지는 쫓기듯이 연기를 했다면, 그때는 본연의 나로서 진심을 다해 드라마를 찍었죠. 감독님부터 배우들, 현장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좋았어요. 만약 당일 예정된 분량대로 촬영이 진행되지 않으면, ‘술이나 한잔 하자’라면서 서로 위로하고 같이 고민하고 그랬죠. 배우들끼리 워낙 끈끈해서 이윤정 감독님의 차기작 ‘커피 프린스 1호점’ 촬영 때, 다 같이 현장에 놀러 가기도 했어요.”
최정윤은 ‘청담동 스캔들’에 이어 2021년 ‘아모르 파티-사랑하라, 지금’(이하 ‘아모르 파티’)에 출연하면서 ‘아침드라마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러나 이제 그 수식어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아모르 파티’를 끝으로 방송 3사 KBS·SBS·MBC의 아침드라마가 폐지됐기 때문. 최정윤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아침드라마에 출연한 여주인공으로 남았고, 책임감을 통감했다.
더욱이 ‘아모르 파티’는 ‘청담동 스캔들’ 이후 오랜만의 드라마 작품으로 아쉬움을 더했다. 긴 공백 사이, 드라마 제작 현장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촬영 환경이 정말 좋아졌더라고요. 일정이 빠듯하지도 않고, 밤샐 일도 없어졌죠. 과거에는 밤새고 첫 신을 찍을 때도 많았어요. 지금은 상상도 안 되는 일이죠.”
중년 배우 과도기 잘 넘겨야
호전된 제작 환경은 배우로 오랜 시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배우로서 역할이 달라질 때도 세월이 체감된다. 청춘스타로 이름을 알린 최정윤은 2013년 방송된 MBC 단막극 ‘소년, 소녀를 다시 만나다’를 시작으로 엄마 연기를 하게 됐다.
“그때 당시는 제가 실제로도 엄마가 아니었어요.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걱정을 많이 했고, 그래서 출연을 거절했어요. 엄마 연기를 할 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게 아니에요. 스스로 엄마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됐던 거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기 연습도 할 수 있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의사를 번복해 출연했는데, 엄마 연기가 생각보다 재밌었던 거죠. 이제는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어요. 아역 배우들이 성인이 된 모습을 보면 신기할 뿐이에요.”
40대 중반의 최정윤은 현재 배우로서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으로 가득찬 그는 “지금 이 시기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연기로 스스로를 테스트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착한 역할을 연기했는데, 해본 적 없는 제대로 된 악역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하고 싶다. 연기가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연기든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뿐이다.
무엇보다 현재 중년 배우로서 시간을 잘 보내야 노년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최정윤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글을 읽고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때가 되면 선배 배우들에게서 보았던 연륜과 삶의 태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청담동 스캔들’에 출연한 배우들과 지금까지 연락하고 주기적으로 자주 만나요. 반효정 선생님도 만나는데, 제가 선생님을 참 좋아합니다. 지금도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고민을 계속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여요. 반효정 선생님을 포함해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로서 정말 큰 복이라고 느낍니다.”
딸 지우, 그리고 또 다른 가족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최정윤은 더욱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그의 슬하에는 2016년 태어난 딸 지우가 있다. 엄마를 꼭 빼닮은 지우는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요즘 훈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는 최정윤은 자신을 ‘적당한 엄마’라고 표현했다.
“좋거나 나쁜 엄마의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엄마로서 저는 적당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공부하라고 잔소리하지 않고, 아이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죠. 그런데 예의, 사회성 교육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성이 없으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거든요. 또 잘못한 게 있으면 혼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섭섭함을 느껴 투정 부릴 때도 있지만, 저는 안 받아줘요. 나중에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알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 활동으로 바쁠 때는 어머니와 피아노 선생님이 지우를 돌봐줬다. 피아노 선생님과 최정윤의 관계는 참 특별하다. 여섯 살 때 피아노 선생님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은 40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우리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이 많은 친구, 조금 어린 친구. 선생님이 항상 곁에 있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너무나 당연한 관계였다.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40년 우정의 피아노 선생님과 함께 연예계 절친으로 유명한 배우 박진희에 대해 최정윤은 ‘나의 또 다른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과는 진짜 친구가 되기 어렵다고 하는데, 최정윤과 박진희는 벌써 2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최정윤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고, 의리가 넘쳤다.
“만약 내가 죽으면 지우는 어떻게 하지 걱정이 된 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박)진희가 자기가 무조건 데려가서 키우겠다고 한 거예요. 진희는 정말 일하면서 얻은 보물이에요. 주변에 친구가 많아도, 이렇게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는 힘들거든요. 진희, 피아노 선생님처럼 가족 이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해요. 가족이라는 게 꼭 혈연으로만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정윤에게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크든 작든 어떤 일에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성격 덕분일 것.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그의 앞날에는 당연히 꽃길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누군가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볼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저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해요. 지금 삶도 좋은 점이 많은데 왜 과거로 돌아가서 힘들었던 순간을 반복하나요? 과거를 후회해봤자 시간만 아깝고 아무런 발전도 없어요. 우리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재밌게 살아요!”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한 고령사회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 2023 실버문화포럼에서 고령자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 인구로 편입되면서 욕구가 다양해졌다면서 이들의 특성에 맞춘 문화 프로그램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주최하고,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실버문화포럼 ‘실버 두 잇! 꽃대를 꿈꾸며’가 27일 서울 마리나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포럼 사회는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가 맡아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개회사에서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인구의 32.6%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는데, 노년이라는 단어가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 ‘실버’라는 말을 많이 쓴다. 하지만 그보다는 영-올드(young-old) 세대로 살아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본다. 꽃대가 되어 꽃을 잘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면 도리어 인정받고 존경받는 노년 생활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실버 세대의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김종훈 이투데이피엔씨 대표 역시 개회사를 통해 “인류학자들이 평균수명을 120세로 전망한다는 건 상당수가 130세까지도 살 것이라는 의미로 노년기의 신체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실버 세대를 노인이 아니라 이제는 인생 2막을 꿈꾸고 가꾸는 ‘후기청년’ 세대로 봐야 한다”면서 “이번 포럼에는 세대 간 벽을 허물고 꿈과 문화, 세대를 잇고 엮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는 후기청년이 된 실버세대가 꼰대가 아니라 청년들이 피울 꽃을 받쳐줄 꽃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문화 경험이 활기찬 노년 만들어
김태웅 회장과 김종훈 대표의 축사에 이어 기조강연과 3명의 연사 강연이 이어졌다. 기조강연을 맡은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는 ‘100세 시대 건강하고 활동적 노년을 위한 문화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말했다.
박영란 교수는 “최근 노화를 이야기할 때 ‘창조적 노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문화적 관점에서 노화를 본다는 것인데, 나이가 들어 창의적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질병 예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노년기 문화적 활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국내외의 다양한 고령자 문화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10년 안에 인구 절반이 50대가 된다는 것이 현실이고 향후 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나 수요가 폭발할 텐데 이를 수용할 인프라가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할 일이 많다. 100세 시대에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문화적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한 고령자뿐 아니라 몸이 아픈 고령자도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무엇보다 다양한 베이비부머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양한 문화 활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에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대상 세분화 전략을 통한 실버 문화정책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노인 문화 정책이 어느 시점까지 와 있으며, 해당 정책 수혜자인 고령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 강연이었다.
윤소영 박사는 “우리나라 고령자의 문화·여가 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은 수혜자인 고령자를 문화를 향유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앞서 기조강연에서 박영란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고령자도 문화적 생산자일 수 있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에서 문화 정책은 장기적으로 수혜자가 원하는 방식 또는 그들의 잠재적 욕구를 끌어내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60세에 갑작스럽게 이전에 해오지 않던 것을 새롭게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내 몸에 문화 나이테를 새겨야 한다. 일 경력뿐 아니라 레저 경력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생애주기에서 후반기에 들어섰을 때 여가 경력과 축적된 문화 자본이 발현된다. 중요한 건 문화적 경험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령층을 세분화하고 문화 지원 전략도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준엽 로쉬코리아 대표는 ‘문화여가 산업을 통해 발견한 베이비부머의 문화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준엽 대표는 “먼저 액티브 시니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액티브 시니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만 떠올리지만, 시장에서의 액티브 시니어는 좀 달랐다. 시니어에게 여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내린 결론은 ‘내 삶을 적극적으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이를 누군가 도와준다면 크든 작든 지불 의사가 있는 사람’이 액티브 시니어라고 본다”면서 “이들의 문화적 욕구는 다른 세대와 다르지 않다. 잊지 못할 즐거운 경험을 선사 받는 것이다. 이들의 행복을 찾고자 하는 잠재적 욕구도 정말 크다. 전국에 500개 정도의 문화 인프라가 있는데 한 달에 수용 가능한 시니어는 4만 명이 채 안 된다. 1500만 명이 넘는 시니어 인구 중 오프라인에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이들은 10% 남짓으로 약 15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문화적 욕구는 높으나 그것을 만족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 문화 공급자들은 정해진 틀 안에서 여가를 제안하고 있다. 트렌드를 잘 읽고 보여주는 OTT처럼 문화 공급자들도 시니어의 경험을 넘어서 접근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소영 과천문화원 팀장은 ‘실버 두 잇! 우리는 꽃대 현장 사례’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유소영 팀장은 운영하고 있는 ‘경험 공유 학교’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다. 유 팀장은 “딴짓하기 워크숍, 서로의 이슈를 들어보는 이슈 워크숍, 나비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마을 잡화 활동, 낙서 예술 학교 등 프로젝트 5개를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은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마을 잡화 활동으로 지역 곳곳에서 설문조사를 다니던 한 어르신은 실버기자단에 들어갔다더라”면서 “이렇게 꽃대가 될 어르신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더 좋은 에너지를 내는 것 같다. 지역 활동가, 청년 활동가, 컨설턴트 선생님, 한국문화원연합회, 과천문화원 등이 경험을 공유할 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고령자의 문화 활동은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문화적 취향은 굉장히 다양하고 이를 반영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65세 이상 노인이라고 해서 한 집단으로 묶어 같은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사는 사람도 다 다른 다양한 개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여가 프로그램이나 지원, 정책 등이 이들의 다양성을 세분화해서 반영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어르신의 대표 축제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이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이 27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막이 올랐다.
문화의마당은 개막식 전부터 뜨거웠다. 다양한 부스가 ’문화교류한마당’을 일찌감치 채우고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문화교류한마당’에는 5개 카테고리 60여 개 부스가 참여했다. 컬처로드는 16개 시·도 문화원연합회가 자리를 빛냈다. 각 문화원연합회는 지역 특색을 담은 노년문화활동을 알리며 각종 체험을 유도했다. 제주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는 귤로 하르방 만들기 체험, 경상남도문화원연합회는 가리비 껍데기로 공예품 만들기 체험, 전라남도문화원연합회는 나주 부채 만들기 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는 수준급의 수채화 전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림로드는 ‘어르신 문화활동 지원 사업’을 대표하는 수행단체 15곳의 문화활동 사례로 꾸며졌다. 에듀로드는 어르신 대상의 문화·건강·일자리·정책 정보를 제공했고, 비즈로드는 어르신 대상 여가, 콘텐츠, 4차 사업 분야의 다양한 기업 및 단체가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조이로드에서는 최근 노년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 체험존과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야외보드게임인 실버마불이 마련돼 체험하려는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출근 전 잠시 들렸다는 여의도 직장인 A씨는 “노후 준비를 위해 둘러보고 있다”면서 “시니어 비즈니스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고령자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는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은 오후 들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이 무대에서 장기를 자랑하며 각지의 활동 성과를 나누는 중이다. 동시에 서울마리나에서는 실버문화포럼도 열리고 있다. 실버문화포럼은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고령사회 문제 해법을 찾는 본격 소통 프로그램이다. 포럼에서는 실버 세대를 ‘꼰대’가 아닌 ‘꽃대’로 재정의하며, 인구의 32.6%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살펴보고 그 해답을 찾아갈 예정이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로 공동체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며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축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부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을 맞는다. 전국 각지 문화예술 활동 성과를 알리는 공연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어진다.
가사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명절증후군과 갱년기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명절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 갱년기에 대한 궁금증을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여성 갱년기는 질병 또는 노화에 의해 난소 기능이 감소하면서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 및 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하며, 폐경 전기와 후기를 모두 포괄한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폐경은 주로 50세 전후에 발생한다. 갱년기는 평균 4~7년 정도다.
여성 갱년기 증상에는 안면홍조, 빈맥, 발한 등이 있다. 급성 여성 호르몬 결핍이 원인이다.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때 증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갱년기는 모두가 겪는 증상이라며 고통을 참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갱년기를 건강하게 보내고 행복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Q. 잘 알려진 증상 외에 갱년기에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는 무엇이 있나요?
A. 갱년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즉 에스트로겐 감소로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져 복부 비만이 2배 이상 증가합니다. 또한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질 건조증과 가려움증, 성교통과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골 손실로 인한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도 유발됩니다. 그 외에 두통, 성욕 감소 등 폐경증후군 증상이 특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폐경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늦을수록 좋을까요?
폐경이라는 것은 난소 기능의 소실로 인해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지되는 상태일 뿐, 노인이 되는 건 아닙니다. 폐경이 되는 나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사회경제적 위치나 초경 연령, 이전 배란된 난포 수 등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50대가 되기 전 생리가 멈추는 것을 조기 폐경이라고 하는데, 폐경 이후 발생하는 여성 질환에 더욱 잘 노출될 수 있습니다. 폐경기는 너무 늦게 나타나도 좋지 않습니다. 늦은 폐경은 55세가 지나서까지 생리를 계속 하는 경우인데, 자궁 내 질환이 있어 환경이 좋지 않거나 문제가 있어서 생리가 지연되거나 지속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빈혈 및 피로감, 무기력, 신체 노화 등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늦은 폐경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갱년기 우울증 원인과 대처 방법, 극복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과거에는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감’ 등의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설명했으나, 최근에는 연구 결과를 통해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폐경을 전후해 내분비계의 변화는 대뇌의 전두엽과 기저핵에 산재된 신경세포군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 증상이 발생합니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 사람들과 여가 활동 및 친교 활동을 꾸준히 하며, 스트레스나 마음에 쌓이는 화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햇볕을 쬐면서 산책, 경보, 자전거,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여성 호르몬제를 많이 복용하는데, 의학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인가요?
A. 여성 호르몬 요법은 여러 가지 폐경 증상의 완화 및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와 야간 식은땀, 비뇨 생식기계 위축과 관련된 증상을 줄이고, 감정적인 증상들(우울증, 불면증, 신경질, 주의산만)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욕 감소 증상이 호전되고,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결정은 의사와 상담한 후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치료와 마찬가지로 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여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를 하기 전에 일반적인 신체검사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시작하면 됩니다.
Q.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또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요?
A. 갱년기 호르몬 요법 중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복합 요법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유방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나,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사용 후 7년간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다만 호르몬 요법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60세 이상의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 요법은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호르몬 요법은 폐경 후 일찍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Q. 갱년기 증상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감마리놀렌산 또한 혈액순환과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주어 갱년기로 인한 열감과 손발 저림, 발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두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뼈 형성을 촉진하고 골밀도를 증가시킵니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시켜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합니다. 마그네슘은 신경 이완 작용을 통해 기분 변화와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행복에프앤씨재단이 노노스쿨 2024년 6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하는 신중년을 위한 학교다.
노노스쿨을 운영하는 행복에프앤씨재단은 SK그룹이 설립한 식문화 전문 사회 공헌재단으로 ‘음식을 통한 행복한 삶의 가치 구현’을 모토로 한다.
노노(No老)라는 이름에는 배움에 대한 호기심, 나눔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젊은 중년들의 학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노노스쿨은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싶은 신중년을 위한 무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2019년 첫 문을 열었다.
2019년 시작한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자 하는 신중년을 위한 무상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4년 활동할 6기 수업은 다음 해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수, 목(10:30~16:00)에 진행된다. 중식이 제공되며 공휴일은 수업하지 않고 7월 중 2주간의 방학이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 지속해서 참여하고자 하는 50~60대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며 모집 인원은 20명이다.
2023년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1차 서류 접수가 이뤄지며, 서류 합격자에 한해 2024년 1월 중 예비 교육 및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후 최종 합격자 발표는 2024년 2월에 이뤄진다.
노노스쿨 교육과정은 사회공헌 나눔 과정과 식문화·실용 배움 과정으로 나뉜다.
사회공헌 나눔 과정은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 요리를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도시락 전달’, 노숙인·쪽방촌 주민을 위한 한 끼 요리 및 배식하는 ‘식사 지원’, 비움·채움·나눔·감동의 ‘정리수납’ 활용법, 기본 조작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DSLR ‘장수 사진’ 촬영 등을 배운다.
식문화·실용 배움 과정에서는 한식, 양식, 제과제빵과 차·발효·악기 등 실용 수업이 열린다.
한편 노노스쿨을 졸업하면 노노스쿨 졸업생 봉사단인 ‘노노프렌즈’ 소속으로 매주 1회 정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노노스쿨 관계자는 “백세 시대에 빨라진 은퇴로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노노스쿨을 통해 중년 이후의 삶의 질을 더 풍요롭게 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사회에 나눔을 베풀 수 있는 봉사의 기회도 드리고자 한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사회공헌에 지속해서 참여하고자 하는 신청자의 의지와 중도 탈락 없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열의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시간이 흘러 노노스쿨 졸업생이 더 많이 배출되고, 중년이 사회의 중요한 자산으로서 참여하고 기여하는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러분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노주선 한국인성컨설팅 대표가 물었다. 중장년에게 은퇴 후 대인관계는 ‘너무 어려운 숙제더라’고 하니 돌아온 질문이다. 대인관계를 재정립하고 싶다는데 꿈 이야기라니. 무슨 상관이 있나 싶겠지만, 은퇴 후 고립되지 않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만들고 싶은 중장년이라면 그의 말을 들어보자.
노주선 한국인성컨설팅 대표는 기업에서 리더십 교육, 채용 평가, 저성과자 교육, 심리 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수많은 중장년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에서 30년을 일하고 임원 자리에 올랐어도, 공공기관에서 고위 공무원 자리까지 올랐어도, 은퇴하는 순간 마음 둘 곳을 잃는다.
나이 50이면 절반 살았다
그를 만난 중장년들은 많은 것을 하소연한다.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는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 말로만 듣던 꼰대가 나인가 싶다. 집이라고 다를까. 아내는 매일 모임 있다고 나가고 회사에만 있는 줄 알았던 MZ세대는 우리 집에도 있다. 오랜만에 나간 동창회에서도, 취미 생활 하려고 가입한 골프클럽에서도 재력 자랑, 자식 자랑이 가득하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점점 더 위축될 일만 생기는 것 같다. 한창때는 안 그랬는데, 사람 만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이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다. 노 대표는 재취업 교육을 할 때 항상 ‘어릴 적 꿈’을 묻는다. 50대는 인생의 후반이 아니라, 인생의 절반을 온 것일 뿐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애주기를 재정립해볼까요? 건강수명이 76세쯤 됩니다. 60세에 은퇴해도 16년은 활동을 더 해야 하죠. 30세 정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은퇴 나이를 평균 내어 55세쯤 은퇴한다고 생각해봅시다. 25년을 활동했고, 앞으로 20년을 더 활동해야 합니다. 건강수명을 기준으로 한 거니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각하면 활동을 마치고도 여생이 더 남아 있어요. 자, 0세에 태어나 90세에 죽는다고 가정하고 그래프를 그려볼까요? 우리는 이제 인생의 절반을 왔을 뿐입니다.”
노 대표는 남은 20년을 설계할 때 어릴 적 꿈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지금 다니던 직장이 꿈이었던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대통령, 과학자를 꿈꾸던 때가 있었다. 이제 와 대통령을 다시 꿈꾸자는 말이 아니다. 가정을 책임지고 먹고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일을 해왔다면, 이제는 노하우를 펼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에 좋은 때라는 말이다.
50대라면 인생의 절반을 살았을 뿐이라는 관점을 강조하는 이유가 또 있다. 은퇴 후의 삶은 이전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나의 사회적 위치가 어디였든, 이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해야만 합니다. 동시에 경험치가 있기 때문에 리더의 역할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예요. ‘왜 내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갈등이 시작될 수밖에요.”
“여러분의 삶을 존중하세요”
관계로부터의 고립은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시작된다. 노 대표는 자존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짚었다. 은퇴 후 사회적 지위가 사라지면 대인관계도 없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가 자존감을 잃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모든 관계의 근본은 자기 존중감, 자존감에서 나옵니다. ‘나는 유능한데 왜 사회는 나를 인정해주지 않지’라고 생각하면 ‘내가 진짜 잘하는 게 맞나?’ 의심하게 되고, ‘그동안 해온 게 무슨 소용인가’라며 우울해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스스로 말해줘야 합니다.”
노 대표는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을 만든 에릭 에릭슨을 언급했다. 사람은 60세가 넘어 노년기에 들어서면 지혜와 자아 완성(Integrity)의 특성을 가져야 한단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 살아왔고, 나의 가족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체력도 환경도 젊었을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노 대표는 ‘이전과 삶이 달라진다’는 걸 받아들이고 사회로부터의 인정으로 자존감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인정하고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존감을 채우는 게 너무 어렵다면 또래들을 만나보세요. ‘우리 왕년에 그랬지’라며 추억을 나누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젊은 세대에게 하면 꼰대가 되죠. 윗세대에게 말하면 ‘우린 풀 뜯어먹고 살았다’고 합니다.(웃음)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온 또래는 그 마음을 알아요.”
노 대표는 아예 중장년의 ‘라떼는 말이야’ 성토장을 열어준다. 그가 운영하는 서비스 중에는 무조건 ‘왕년에~’로 시작하는 말로 글을 써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면 또래들이 ‘그때 저도 그쪽에서 일했는데, 우리 참 힘들었죠’라며 공감해준단다.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내가 당당하면 관계도 잘 풀린다. 노 대표는 말한다. “Respect your life! 여러분의 삶을 존중하세요.”
대화, 어떻게 하는 건가요?
그럼에도 대인관계를 맺는 일, 타인과 대화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노주선 대표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나이를 잊을 것. 둘째 맞춤형 접근을 할 것. 셋째 나의 쓰임을 살필 것.
“여러분은 이제 고등학생쯤 된 겁니다. 앞으로 20년을 더 활동할 거니까요. 그러니 나이를 잊어야 합니다. 만약 고등학생 과외를 하다가 초등학생을 가르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야겠죠? 과거에 내가 잘나갔더라도 현재 내가 있는 곳에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내 경험을 어떻게 적용할지 나의 쓰임을 잘 살펴보세요.”
‘관계’라 함은 첫째 관계를 맺을 대상자가 있어야 하고, 둘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셋째 관계를 통한 이익과 만족이 있어야 유지된다. 중장년은 주로 업무나 성과 중심의 관계 패턴을 많이 배워왔다. 사적인 관계가 많지 않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배경이다.
“80대 이상이면 일제강점기를, 70대 이상이면 6·25전쟁을 겪었어요. 행복, 즐거움, 만족 등의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예요. 칭찬은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나오거든요. 게다가 남성성이 강조되는 가부장적 문화였죠. 우리나라를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끈 주역임에도 50대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 세대에게 칭찬을 받아보지 못했어요. 비업무적 대화를 어려워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업무적 삶에서 비업무적 삶으로 중심이 이동한다. 그래서 비업무적 대화를 연습해야 한다. MZ세대와의 대화가 어려운 중장년이라면 더더욱 성과 중심적 대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 대표는 ‘스몰 토킹’을 연습해보라 제안했다. 미국에 이민을 간다면 미국 문화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MZ세대의 관심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하시면서 우리 중장년 말로 ‘아이스 브레이킹’ 다들 해보셨을 거예요. 스몰 토킹이 그런 거예요. MZ세대의 관심사로 워밍업을 해보세요. 비업무적 대화는 이런 연습이 쌓여야 합니다. 만약 그들의 문화를 알아가는 게 너무 어렵다면 접점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자녀가 아이돌에 푹 빠져 있는데, 나는 아이돌 노래가 너무 정신없어 듣기 힘들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운동이나 게임처럼 함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보는 거죠. 관계의 재정립은 비업무적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중장년이 대인관계가 어렵다고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관계의 편향’ 때문이다. 지나치게 업무적인 관계가 많다는 것. 따라서 동호회나 취미 활동으로 비업무적 관계를 늘려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다만 비업무적 관계를 목적으로 할 때는 성과 지향적 모임보다 취향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이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살아야 돼?’라고 생각하면 슬퍼질 수밖에. 노 대표는 ‘생각의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30년을 한 직장에서 일했다면 얼마나 대우받았겠어요? 하지만 은퇴 후는 달라요. 20대 청년들과 경쟁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관점을 바꿔보면, 20대 청년과 같은 급여를 받지만 30년간 쌓은 노하우가 있으니 중장년은 얼마나 훌륭한 인재들이에요! 신혼부부가 빚을 내어 집을 마련했어요. ‘우리 이 빚을 언제 다 갚아?’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도 우리가 집을 마련했네’라고 생각하면 다르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예요.”
은퇴 후 재취업이 쉽지 않을 때, 가족 사이에서 겉도는 것 같을 때, 마음 나눌 친구가 없을 때 좌절하지 말고 나를 안아주자.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쌓아왔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아는 법이다. “여러분이 얼마나 훌륭한지 아십니까? 지금부터 30분 동안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리스펙트 유어 라이프를 꼭 기억하세요!”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날씨마저 쌀쌀해지는 요즘. 자생한방병원이 노인들의 척추∙관절 건강관리에 팔을 걷어 붙였다.
대전∙분당자생한방병원(병원장 김창연∙김경훈)은 지난 18일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농협과 경기도 성남시 수정노인종합복지관에 각각 진료소를 열고 한방 의료봉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노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이 심해지는 시기다. 낮은 온도에 척추∙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무릎 관절염 환자 수는 9월 54만 9625명에서 10월로 접어들자 3만명 가량 늘어난 57만 736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각 병원 의료진과 임직원들은 진료소를 방문한 노인 230여 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한방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먼저 척추·관절 질환을 진단하고 환자에 따라 맞춤형 건강상담이 이뤄졌으며 이후 세부 증상에 맞는 본격적인 한방 치료가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환절기 기력 회복을 돕는 한약과 함께 한방파스도 전달됐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경로의 달이자 효(孝)의 달인 10월에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고 위안을 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이번 의료봉사를 진행했다”며 “노인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전국 자생한방병원∙자생한의원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나눔 문화 형성을 위해 의료사업 수익을 다양한 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와 함께 독거노인,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구호활동,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고령사회 문제 해법을 찾는 본격 소통 프로그램이 열린다. 실버문화포럼 '실버 두잇! 꽃대를 꿈꾸며'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실버문화포럼은 오는 27일, 팬투하우스(서울 마리나 4층)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2023 실버문화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포럼에서는 실버 세대를 ‘꼰대’가 아닌 ‘꽃대’로 재정의하며, 인구의 32.6%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살펴보고 그 해답을 찾아갈 예정이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로 공동체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며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금융, 건강, 복지,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50세 이상의 중장년에게 제공하고 있다.
포럼은 한국노인상담센터 센터장인 이호선 교수 진행으로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펼쳐진다. 기조 강연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인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가 맡는다. 박 교수는 ‘100세 시대, 건강하고 활동적 노년을 위한 문화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새로운 노년 문화라는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현준엽 로쉬코리아 대표, 유소영 과천문화원 팀장의 밀도 높은 발표도 이어진다. 각 발표에 대한 참여자 의견 교류 및 현장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돼 있다. 행사의 현장 실황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종훈 편집인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 노년의 여가 활용과 문화ㆍ예술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독자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가 신청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