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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돌봄 자격증 ‘先 사회복지사 後 요양보호사’가 효율적
-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노인복지·돌봄’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건강한 노인이 요양 단계의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또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 등에 관심을 갖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준비할 만한 자격증으로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취득 후 활동으로 이어졌을 때 얻는 보람이 큰 분야다. 실제 ‘2018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에서도 요양보호사 세부 직무 만족도에 대한 물음에 ‘사회발전 기여’(89.0%)와 ‘보람 및 자긍심’(87.7%) 항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체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장애 노인을 상대해야 하므로 체력은 물론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PART1. 국가자격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에 속하며, 관련 학점을 이수하거나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취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단, 두 가지를 모두 따려면 ‘사회복지사’를 먼저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이수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개인의 이력에 따라 교육시간이 상이하다. 관련 국가자격증(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조무사 등)이나 경력(재가노인복지시설, 간병요양기관 등 관련 종사 경험 1년 이상)이 없는 경우 이론, 실기, 실습과정을 합해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라면 이수과정이 총 50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모두 준비할 때는 시간 절감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를 먼저 취득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따고 난 뒤 요양보호사까지 도전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다 자칫 둘 다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즉 요양보호사 취득만을 원한다면 애써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기보다는 관련 경력을 쌓거나 수업을 모두 이수하는 편이 낫다. 사회복지사 자격 등급은 본래 1, 2, 3급으로 나뉘었으나 201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3급 자격이 폐지됐다(기존 취득자는 사용 가능). 1급은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2급은 대학원, 대학교, 전문대학 졸업자로 일정 과목을 이수한 경우 취득 가능하다. 관련 학위가 없다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해당 과목을 이수하거나 양성교육과정 수료를 통해 대체할 수 있다. 2급에 해당하는 요건을 만족해야 1급 국가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사회복지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면 학점이수 조건을 채우고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몇 년은 투자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해 사회복지사 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50대(24.3%)와 60대 이상(19.8%) 응시자의 합격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30대(23.6%)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낮지 않은 상황이다. 시험 자체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요양보호사 시험은 합격이 수월한 편이다. 지난해 시험 응시자 수(9만8369명)와 합격자 수(8만6662명)가 가장 많은 50·60대의 합격률은 88.1%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점은 70대 이상 응시자 현황이다. 젊은 세대는 주로 취업 준비 등을 목표로 자격증을 따지만, 중장년 세대는 부모, 배우자 등 환자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취득하는 이가 많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장기요양보험 1~5등급에 해당하는 가족을 수발하고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요양보호사’의 경우 실제 돌봄 시간과 관계없이 하루 1시간, 월 20일을 인정해주며 직장 근로자가 아니라야 가능하다. 요양 대상자의 나이, 질환(치매) 정도 등에 따라 인정 시간 및 환산 금액이 다르다. 요양보호사 직무 만족도는? ‘2018년도 장기요양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국민건강보험)에서 요양보호사의 직무 만족도 부분을 살펴보면 ‘불만족(매우 불만족)’을 드러내는 이는 10%가 채 되지 않았다. 만족도에 대한 세부 항목에서는 ‘사회발전 기여’(89%)가 가장 높았고, ‘임금 및 수당’(24.7%)이 가장 낮았다. PART2. 민간자격 노인요양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 등에서는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돕는 일 외에도 인지기능과 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촉감놀이나 체조 등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외에 추가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인두뇌훈련지도사, 실버레크리에이션지도사, 노인미술심리상담사, 실버건강지도사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민간자격증이 있으며, 비교적 취득 과정도 어렵지 않다.
- 2019-05-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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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심과 신뢰와 희망을 주는 케어 서비스
-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집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워서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노인들 곁을 24시간 지켜주는 곳이 있다. 바로 요양원. 지난 3월 오픈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를 방문해 시니어로서 노후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면서 꼼꼼히 살펴봤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도심형 요양원이다. 지난 3월 8일 오픈한 이 요양원은 최신식 건물에 총 130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다. 오픈한 지 이제 불과 1개월 정도밖에 안 지난 시점에 벌써 60여 명이 입소해 있으며 꾸준하게 입소가 진행중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목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보호자에게 안심과 신뢰와 희망을 주는 데 있다. 요양원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통유리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으로 실내 공간이 밝고 넓고 쾌적해 보여 좋았다. 특히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새집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건축 자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실내 공기질 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건물을 지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더 신뢰가 갔다. 환한 미소로 맞이해준 곽혜련 원장의 안내에 따라 유닛을 돌아봤다. 입소자 어르신들은 민요강사의 프로그램 진행으로 간단한 부채 율동과 창을 따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들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유닛을 살펴볼 때 입소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오밀조밀하게 잘 갖춰진 최신식 시설이 마음에 쏙 들었다. 곽혜련 원장은 제일 먼저 인간 중심 케어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인간 중심 케어 모델이란 첫째, 어르신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자신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자기결정권과 선택권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고 둘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를 하고 셋째, 입소자 한 분 한 분을 위한 ‘맞춤 케어’ 서비스를 하며 넷째, 최고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하고,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을 항상 유지하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각자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있지만 시설에 입소하면 그곳에서 짜놓은 시간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원 시스템에 맞춰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게 아니라 입소자 한 분 한 분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돌보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입소자가 늦은 아침시간까지 더 자고 싶을 때는 더 잘 수 있고,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는 그대로 누워 있어도 된다. 또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내 집 같은 편안한 환경 시설 배치의 콘셉트는 내 집 같은 분위기다. 실내로 들어가자 거실이 눈에 들어왔고 그다음엔 침실이 보였다. 130개의 침상을 8개의 유닛으로 나눈 방에는 희망채, 행복채, 소망채 등 친근감이 드는 이름을 붙였다. 요양보호사는 근무지 변경 없이 유닛별 전담제로 일한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요양원은 복도형 침실배치로 병원형 구조로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곳은 소규모 유닛을 만들어 유닛이 집의 개념이 되는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고 베리어프리 설계를 도입했으며, 유니버셜디자인의 가구를 배치했다. 특히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공조시스템을 설치해 실내 공기의 질을 관리하는 것은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간호 및 의료 서비스의 질도 강화해, 간호 인력이 365일 24시간 대기하면서 케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는 3명의 전문가가 어르신의 기능회복 및 유지를 위한 재활치료를 제공하면서 입소자를 돌보고 있으며, 취미 활동 및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사가 프로그램 운영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구성을 가능한 한 다양하게 짜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강사를 초빙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 빌리지에서는 입소자를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유닛 별 운영을 함으로써 입소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식단도 어르신의 상태와 식성에 맞춰 짠다. 소위 맞춤형 식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입소해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이 같은 식단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특히 유닛 내에서 직접 밥을 지어 제공함으로써 마치 내 집에서 밥을 해서 먹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입소자들과의 대화 생활채를 돌아보던 중,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어르신을 만났다.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어르신,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떠신지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음식도 정갈해 입맛에 맞는 것은 물론 잠자리도 편해요.” “혹시 외롭지는 않으세요?” “솔직히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에 딸이 살고 있어 거의 매일 찾아오니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신문도 읽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것 아닌가요?” 외롭거나 불편한 점이 그래도 한두 가지 있겠지 해서 여쭤봤는데 어르신은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당신 자서전에 사인까지 해서 기어코 한 권을 선물로 내어줘서 감사함을 느끼며 자리를 떴다. 다른 유닛에서는 아내와 함께 입소한 87세의 어르신을 만났다. 시설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또 여쭤봤다. 시설은 좋은데, 입소자들끼리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어르신은 입소한 지 이제 1개월밖에 안 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각 유닛 거실에 마련된 케어 스테이션에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요양보호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중 한 요양보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황선복(59세) 요양보호사는 요양원의 방침대로 맞춤형 1대 1 케어를 목표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분들의 근무 여건은 어떠신지요?” “업무가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봉사정신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근무 환경은 좋은 편이에요.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타 요양원에 비해 근무 환경이 한결 좋습니다.” 지역 주민 위한 커뮤니티센터 운영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준공 과정에서 일어난 주민들과의 마찰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좀 더 활용도 높은 복지공간으로 쓰이길 바라는 주민들의 욕구와 충돌한 것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했고, 그 결과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 1층에 지역 사회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를 마련했다. 넓고 채광이 좋은 커뮤니티센터는 앞으로 지역 사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임, 프로그램 활동, 강의, 행사 공간 등 다양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옆으로는 데이케어센터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데이케어센터는 4월 30일 개소를 한다는 소식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야간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안심하고 가족을 맡길 수 있는 곳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가족이 돌볼 상황이 안 되면 결국 시설로 들어가야 한다. KB 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도심형 요양시설이다. 요양원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외딴곳에 위치해 있으면, 가뜩이나 가족과 떨어져야 있어야 하는 상황을 힘들어 하는 입소자들이 더 고립감이 들 수밖에 없다. 도심형 요양시설의 장점은 입소자들이 마치 마을회관으로 마실 가듯 가까운 곳에서 지낼 수 있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가족들도 입소자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한걸음에 달려와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넓은 통유리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행복해하는 입소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자도 요양원으로 들어갈 시기를 짐작해봤다.
- 2019-04-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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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 개설해 인천‧경기 호스피스전문기관 지원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인천‧경기 호스피스전문기관을 지원하는 권역호스피스센터 개설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일 개소식과 현판식을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홍승모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장을 비롯해 김혜경 인천광역시 보건정책과장, 장윤정 중앙호스피스센터장,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 등 권역 내 호스피스·완화의료 11개 전문기관 실무 종사자 등 내외빈 8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는 가정의학과 교수인 김대균 센터장을 중심으로 인천시와 경기도 서북부 권역 내 호스피스전문기관을 위한 자문과 의료지원, 교육, 홍보, 연구, 행정지원 등 통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커뮤니티 중심의 생애말기돌봄의 기반을 조성해 고령 사회에 필요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1986년 3월부터 인천지역 최초의 호스피스·완화의료 활동(산재형)을 시작으로 입원형(2013년), 가정형(2016년), 자문형(2017년) 호스피스를 차례로 실시해 왔다. 김대균 센터장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는 그동안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스피스전문기관들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말기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도서지역을 포함한 권역 내 모든 지역 등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 2019-04-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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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보다 더 좋은 요양시설이 있을까?
-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해외 선진국의 요양시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선진국 요양시설은 한마디로 ‘인간중심케어(Person Centered Care)’를 지향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인간중심케어란,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기본 원칙으로 입소자의 심리적 욕구에 대한 배려를 하고 독립성, 자율성,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인식과 실천을 말한다. 인간중심케어를 기본 축으로 두고 이뤄지는 요양원의 특징은 무엇일까? 2026년 한국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아프고 불편해도 평소에 살던 자기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인은 많지 않다. 돌봄에 대한 불안은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생활수준의 보편적 상승 추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거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요양시설 입소자들은 더 나은 인격적 대우를 원했지만 필연적으로 삶의 질 경시와 서비스 질의 저하를 겪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중심케어의 노인주거복지시설이 대안적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다. 자유로운 삶의 추구, 에덴 대안 모델 인간중심케어 개념이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로는 ‘에덴 대안’ 모델과 ‘그린하우스’ 모델을 들 수 있다. 에덴 대안 모델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외로움, 무료함, 무기력함을 없애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간적인 주거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식물이나 동물을 자유롭게 기르고 가족과 교류를 자유롭게 하여 입소자들의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든다. 그리고 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상호작용, 직원에게 케어 관련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중심케어를 강조하며 거주 노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집중한다.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노인과 직원들의 관계성을 높여 상호관계 방식의 관리를 꾀하는 에덴 대안 모델은 자연스러운 개선과 발전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에덴 대안 모델을 적용한 요양원의 경우 욕창이 57% 감소하고, 직원 결근이 48% 감소했으며 침상에만 체류하는 거주자들이 25% 정도 감소했다. 또한 행동 억제도 18% 감소했다. 보다 전문적인 관리, 그린하우스 모델 그린하우스 모델은 요양시설을 최대한 가정집처럼 조성하고 10인 이하의 노인들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다. 집과 같은 환경을 위해 병원을 상기하게 하는 간호사실, 투약 카트 등의 요소들을 최대한 지양한다. 일상생활 보조인력은 프로페셔널리즘 고취를 위해 일정한 트레이닝을 거친 ‘샤바즈’로 불리는 직원들이다. 이들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과 업무에 대한 책임을 교육받게 된다. 그린하우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직원 비율, 가정과 같은 환경, 요양시설의 소규모 사이즈, 사전 직원교육 등 4가지 영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린하우스 홈에 거주하는 입소자들은 삶의 질이 향상되고 진료의 질이 향상되었으며 가족 및 직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입소자들과 직원이 소수라서 서비스가 집중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로 보여진다. 개인과 공동의 절묘한 밸런스, 유니트 케어 일본도 1994년 고령사회에 돌입하면서 장기요양보장제도 등의 노인보건복지정책 및 서비스의 정비 하에 노인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고 특히 시설 생활자 중심의 노인장기요양보호시설 서비스 제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유니트 케어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으로서 인간중심케어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200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배려와 중시가 생활 속에서 크게 작용하고 집단적인 성향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의 유니트 케어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성향이 느껴진다. 일본의 유니트 케어는 유니트당 10인 이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1960~70년대의 소규모 케어에서 시작해 1990년대에 개실화를 거쳐 현재는 개호보험법 도입과 함께 제도화한 상태다. 유니트 케어를 기반으로 한 시설의 건축적 특성은 개인적 공간과 공공적 공간의 융합에 있다. 서비스의 특징은 식사를 원하는 시간에 하고 목욕도 일반 욕실과 특수 욕실을 구분해 사용 가능하며 배설에 대한 케어도 완전한 개별화가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또 개인 침실을 통해 케어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받기 때문에 자립성과 프라이버시 확보가 가능하고 면회 시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 시설에서의 생활도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유로움이 보장되고 개인 침실을 본인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베넷세 스타일 케어 마치 회전 초밥 같다고나 할까. 일본의 요양시설 중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독특한 케이스도 있다. 일본의 베넷세 그룹 계열사인 베넷세 스타일 케어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홈 스타일을 갖추었다. 요양원, 그룹 홈 등 원하는 거주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7개의 시리즈 중 자신에게 알맞은 집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적 인간중심케어 기반의 KB요양시설 모델 개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출발한 KB골든라이프케어는 해외 선진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인간중심케어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자회사로 설립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우리나라 요양산업의 발전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데 그 뜻을 두고 있다. 인간중심케어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 처음엔 직원(요양보호사)들의 마음을 얻고, 그다음은 가족(보호자)의 마음을 얻고, 마지막에는 입소자(환자)의 마음까지 얻어야 인간중심케어 모델이 완성된다.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판단으로 만들어나가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앞서 소개한 선진형 모델들을 기반으로 입소자 중심의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B요양시설 모델을 개발했다. 인간중심케어의 특징은 그동안 살았던 삶의 연장을 추구한다는 것과 ‘집’ 개념의 적극적인 차용이다. 그래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원은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깨고 언제든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가족들이 부담 없이 찾아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것, 지역사회와 동화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러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인요양시설이 주거시설 인근의 편의시설로 자리 잡으면 어르신들과 가족,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도심형 요양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KB요양시설 모델은 모두의 집이 다르듯, 8개 유닛별로 각 집의 콘셉트에 차이를 두어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평소에 쓰던 가구를 들여와 내 집처럼 익숙한 환경으로 꾸밀 수도 있다. ‘시설’이라는 명칭의 낯선 느낌이 아니라 집의 연장선으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또한 식사와 생활에 본인의 기호대로 폭을 넓히는 서비스를 구상하면서 하루 일과, 기호 등을 선택하는 선택칠판, 반 뷔페식 식사, 커튼과 이불 선택 등 기존 요양원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KB요양시설 모델은 3월 오픈 예정인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에서 처음으로 적용된다. 결국 콩 심은 자리에서 콩이 난다. 사람을 귀히 여기는 인간중심케어에 충실하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지속 가능한 시설이 될 것이다. 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터전을 일구는 KB요양시설 모델이 명실상부 국내 요양산업의 착한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
- 2019-03-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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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숙 작가 "잘 다스린 상처는 아픔을 견디는 힘이 된다"
- ‘아버지를 미워한 힘으로 내 길을 만들었다’고 자신의 생애를 요약하는 최현숙(崔賢淑·62).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모든 사회적 통념과 가치관에 의심을 품었다. 가출을 반복하던 끝에 출가(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에는 천주교 사회운동을 시작으로 민주노동당과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거치며 진보정당 활동을 이어갔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던 수십 년간의 숱한 방황과 기행(奇行). 환갑을 지나 구술생애사 작가로 사는 요즘, 그녀는 이제야 제법 그 쓸모를 알 것만 같다. 진보와 정치의 교착 속 중년기를 보낸 최현숙은 10년 전 요양 노동을 선택했다.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서 노인돌봄에 몸담았고, 그들을 만나면서 구술생애사 작업을 진행했다.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 ‘할배의 탄생’ 등을 펴내며 구술생애사 집필에 몰두해온 그는 최근 에세이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를 출간했다. 한동안 타인의 삶을 바라보던 그녀가 말하는 ‘똑바로 마주하는 삶’은 어떤 의미일까. “대개 우리는 즐겁고 좋은 일은 가까이하려 하지만, 어렵고 불편한 일은 회피하죠. 삶을 똑바로 마주한다는 건 긍정적인 것들보다는 부정적이고 기울어진 것들을 자기 시선을 통해 제대로 보려는 노력이에요. 사회 전반의 불공정한 현상들을 주류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면 안 돼요. 정답이 아니어도 나름의 시선을 만들어야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길러져요. 마찬가지로 자신의 단점이나 약점까지 직시해야 나를 제대로 알고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상처나 미움도 잘 다스리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거든요.” 우리는 사적인 존재가 아니다 ‘최현숙의 사적이고 정치적인 에세이’라는 부제 속 단어들이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최현숙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 ‘그럴 만하다’ 싶었다. 그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의 삶이든 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이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주의 진영에서 자주 쓰는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에 적극 동의해요. 나의 몸, 나이, 심리적 경제적 상태는 모두 정치적인 겁니다. 가령 여성의 몸을 통해 무엇이 아름답다고 평가하는 잣대나 낙태 문제 등도 정치적인 부분이죠. 가족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가정이든 들여다보면 남성과 여성, 돈 버는 사람과 안 버는 사람, 노인과 아이 등 그 안에 첨예한 권력 관계가 존재해요. 그것이 확장되면 우리 사회의 권력 관계와도 맞닿게 되죠. 그러나 대개 나와 가족의 일은 프라이버시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감추려 해요. 가정폭력만 해도 사적인 가정사로 여기지만, 그렇게 은폐하는 것들에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고 봐요.” 최현숙은 연명의료를 거부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칼럼을 썼다가 가족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존엄한 죽음, 웰다잉이 화두로 떠오르며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는 이야기였지만, ‘사적인 것을 왜 공개하느냐’라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그녀의 소신을 따랐던 행동들은 종종 가족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물론 이러한 갈등이 아무렇지 않았던 건 아니라고 털어놨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사회운동을 했어요. 사회활동을 하는 기혼 여성이라면 다 겪는 고충이지만, 제 경우엔 돈벌이하는 것도 아니면서 자식들 안 챙기고 남 좋은 일 한다고 욕 많이 먹었죠.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편이나 형제에게 ‘모성애가 없느냐’, ‘영웅심에서 그러느냐’라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모성애가 없는 여자인가?’, ‘정말 영웅심에 찌든 인간인가?’라는 의심과 자책을 했어요. 양쪽을 다 돌볼 수 없는 현실이 늘 괴로웠죠. 그때의 상처가 여전히 자괴와 자책으로 남아 있어요. 물론 그것들 역시 내가 인정하고 성찰해야 할 과제이죠.” 강박 없는 성실이 가능해진 삶 이해받지 못할 일들을 해나가며 다양한 상황을 마주했고, 수많은 사람을 대면했다. 덕분에 소외된 이들의 아픔과 그늘을 잘 이해한다는 그녀. 구술생애사 작가로서는 적격의 삶을 살아온 셈이다. “자기 가치관이나 규범이 없는 상태에서 방황과 뻘짓(?)을 한 세월 덕분에 나처럼 헤매는 사람들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역지사지가 잘 되는 거죠. 인간에게 선(善)과 악(惡)은 없다고 봐요.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어떠한 처지와 맥락이 있었을 뿐이죠.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다 보면 이해 못할 상황도 없고, 나쁘다고 손가락질할 사람도 없어요.” 타인의 인생을 듣는 것에 익숙할 그녀에게 혹시 다른 이에게 자신의 생애를 구술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의뢰가 없지는 않았지만 작가에게 사정이 생겨 중단했단다. 대신 오래전부터 직접 지난 삶을 기록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정말 나라는 사람이 이해 안 됐어요. 내 삶의 처지와 맥락은 무엇이었을까. 나 자신을 납득시키는 글이라는 점에서 회고록보다는 ‘해명’이라는 제목이 괜찮을 것 같아요.(웃음) 물론 지금도 여전히 내가 완벽히 이해되지는 않아요. 그러나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에요.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이해는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에게는 더 많은 상처가 있겠지만, 부유하고 잘 배운 사람이라고 상처가 없는 건 아니거든요. 구술생애사 작업을 통해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일, 그게 사회에서의 나의 쓸모라고 생각해요.” 자녀들이 독립한 뒤, 혈(血)로 엮인 의무와 자책은 어느 정도 덜어냈단다. 60대를 사는 현재 ‘강박 없는 성실’이 가능해진 것에 만족스럽다는 그녀.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바람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으로 행복한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단 돈이나 건강은 아닌 것 같아요. 돈은 행복의 외양은 만들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니거든요. 건강도 마찬가지예요. 겉은 건강해도 속이 부글부글한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내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들을 찾고, 진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나를 사랑하면 그뿐이죠. 나를 사랑한다고 자기애에 빠진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나의 장점이든 단점이든 다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소외된 이웃까지 사랑해야죠. 앞으로 하려는 일들이 내 욕망에서 출발하되 사회적 욕망과 연결되는 일일 수만 있다면, 여생은 그걸로 족합니다.”
- 2019-01-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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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알아야 할 위로의 언어
- 두 해 전 일이다.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큰 사고를 당해 입원을 했다.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며 병원을 두 차례 옮기기까지,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을 방문해 친구의 심적, 영적 회복을 도왔다. 상태가 많이 좋아져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자 사람들이 문병을 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는 내가 올 때가 가장 편하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은 문병 와서 환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너무 진지하게 몸 상태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충고를 하는 친구, 보험 얘기를 하는 사람 등 각자 환자에게 필요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환자는 이런 말들보다는 육체적 고통에 대한 위로가 무엇보다 필요한 상태다. 게다가 문병객들이 올 때마다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몸 상태에 대해 반복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 일도 힘들다. 환자의 재활 스케줄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아무 때나 방문하는 사람들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문병을 가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간혹 자기 시간에 맞춰 방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환자 상태와 스케줄을 고려해 방문하는 것이 예의다. 더구나 예후가 좋지 않은 병으로 인해 입원해 있는 환자를 만나러 갈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 말도 안 하는 것도 위로 환자를 만났을 때 어떤 말도 위로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 낫다. 또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라고 말하지 말고 필요해 보이는 게 있으면 그냥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환자 혹은 환자 가족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뭐가 필요한지 알게 된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를 위해 하루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서 대신 환자를 돌봐준다면 보호자가 그동안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정리할 수 있고, 몇 시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환자에게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돌봐주고 음식을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캐시 피터슨(Cathy Peterson)은 말기암 진단을 받은 남편을 돌보는 과정과 남편의 죽음 이후 몇 해간의 삶을 기록한 책 ‘애도 수업’에서 바른 돌봄과 위로에 대한 값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남편이 말기암 진단을 받은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자 사람들이 보인 첫 반응은 회피였다고 한다. 마주하게 되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진단을 받은 환자만이 질병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다. 말기암 환자들도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평범한 어느 날의 안부를 묻듯 “몸은 좀 어떤지”,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면서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질병, 사별을 겪은 사람에게 말을 건넬 때는 당황스럽고 불편할 수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상황을 피하는 사람도 있다. 장례식장에 갔을 때 우리는 유족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한국의 장례 문화에서는 조문을 간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다. 그러므로 애써 억지로 위로의 말을 건네기보다는 손만 잡아줘도 된다. 때로는 뻔한 위로의 말보다 그게 더 위안이 된다. 배려 없는 응원 되레 상처되기도 간혹 유족에게 건네는 형식적인 말들이 상처가 되기도 한다. “힘내세요”라는 말은 그럴듯한 위로처럼 들리지만 큰 의미는 없는 말이다. “좋은 곳에 갔을 거야”라는 말도 그렇다. 유족 입장에서 어디가 더 좋은 곳일지를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 “이만하면 됐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도 위험하다. 사별한 사람은 충분한 애도를 했다고 느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의 가족에게 “이제 떠날 때가 된 거야”라고 말하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이렇듯 격려와 위로를 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도 상대에게는 아픈 데를 후벼파는 말이 되기도 한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라 해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이런저런 치료 방법들을 시도해봤는지, 자신이 추천한 의사에게 가봤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은 마치 가족이 부주의해서 고인의 죽음을 불러온 듯한 인상을 주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될 질문이다. 심지어 고인이 생전에 소유했던 물건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묻는 사람도 있는데, 부디 가족들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자.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른다면 솔직한 심정을 말하는 것이 좋다. “뭐라 위로드릴 말이 없습니다.” 어떠한 감동적인 말이나 문장보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함부로 교훈을 늘어놓거나 종교적인 언어로 유가족을 위로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 차라리 아무 말 없이 곁에서 손잡아주는 것이 더 낫다. 한 해에 두 아이를 각각 백혈병과 뇌종양으로 잃은 부모가 있었다. 두 아이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 하루는 목사가 찾아와 “하나님께서는 감당할 만한 시험 외에는 주시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아이의 부모는 큰 상처를 입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잘못한 일이 있는지 생각해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종교적인 언어, 성경 구절 등을 부적절하게 인용해서 하는 위로는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실과 슬픔의 치유’의 저자 미셸과 앤더슨(Kenneth Mitchell and Herbert Anderson)은 이러한 위로를 ‘미성숙한 위로’라고 말한다. 말보다 마음을 전해야 사별자는 마음껏 슬픔을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별자가 편하게 생각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줘야 한다. 그리고 ‘말’이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애도의 과정에서는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이끌어주려는 시도보다는 그냥 곁에서 묵묵히 함께하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어떤 위로보다 낫다. 사별자가 뭔가 말하고 싶어 하면 잘 들어주고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라는 표현 정도가 좋다. 남아 있는 가족에게 가장 좋은 위로는 고인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고 추억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가족은 고인의 삶이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다거나 고인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애도 초기뿐 아니라 시간이 한참 지난 후라도, 고인이 가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고인의 삶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등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고인의 자녀에게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자녀들이 부모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되고 건강하게 추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위로의 말에는 이처럼 존중, 존엄, 긍휼이라는 참된 가치가 들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내게 꼭 필요한 위로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이 어떠해야 할지 가늠이 될 것이다. 사별자는 마음껏 슬픔을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별자가 편하게 생각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줘야 한다. 그리고 ‘말’이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윤득형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도미, Chicago Theological Seminary과 Claremont School of Theology에서 목회심리학과 영성상담학을 전공했다. 현재 각당복지재단에서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회장, 의향서 본부장, 애도심리상담센터 센터장 등을 맡고 있으며, 감리교신학대학교와 숭실사이버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슬픔학개론’이 있고, ‘애도수업’, ‘우리는 왜 죽어야 하나요’ 등을 번역했다.
- 2018-07-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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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을 부르는 말, 행복을 키우는 말
- 결혼 30년 차 부부가 황혼이혼을 할 지경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의 고약한 성격으로 인한 막말과 냉대를 참고 살아온 게 억울하다면서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온갖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은퇴 후 힘 빠지고 경제력이 없어지니까 아내의 잔소리와 구박이 서럽고 헛살아온 것 같아 서글프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불행은 과연 아내가 주장하는 대로 성격차이일까요? 아니면 남편이 주장하는 대로 ‘남편을 돈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온’ 아내의 이기심 때문일까요? 답은 둘 다 아닙니다. 결혼에 대해 47년간 3000쌍을 연구해온 부부 관계의 세계 최고 전문가인 존 가트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혼은 성격 차이나 부부 싸움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합니다. 불행과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서로 소통하는 방식, 즉 대화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트맨 박사의 연구 결과와 상당히 일치하는 말입니다. 대화의 기본 3유형 가트맨 박사는 행복한 부부와 이혼하는 부부의 가장 큰 차이는 평소에 얼마나 서로 정서적 소통을 잘하는가, 갈등이 있을 때 얼마나 문제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다루는가에 달렸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부부의 대화는 다음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서로 원수 되는 대화’, ‘멀어지는 대화’, 그리고 ‘다가가는 대화’입니다. ‘원수 되는 대화’란 상대의 말에 즉각 반박하거나 비웃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는데 마스크 하고 나가세요”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잔소리 좀 그만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내의 배려를 일축하고 반박하는 원수 되는 대화의 말투입니다. 이런 원수 되는 대화는 상대에게 분노와 적개심을 일으키게 하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높임으로써 점점 언성이 높아지거나 대화를 중단하게 만듭니다. ‘멀어지는 대화’란 상대의 말과 상관없는 화제로 바꾸거나 무시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에게 “어, 배고프다. 먹을 것 좀 없나?”라고 말하는데 아내가 “이번 주 조카 결혼식 가는 것 잊지 마세요”라며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멀어지는 대화는 말을 꺼낸 사람의 기분을 머쓱하게 만들며 정서적 거리감을 만듭니다. 놀랍게도 외도의 첫걸음은 멀어지는 대화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이런 사소한 대화 방식과 말투가 반복되고 누적될 때 그 영향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불행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가가는 대화’란 어떤 것일까요? 상대의 말에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운동하러 나갈까?” 할 때, “좋지. 나도 운동하고 싶었는데”라며 호응하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 ‘다가가는 대화’는 스트레스를 낮추며 서로 한편이 된 것 같은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혼을 초래하는 4가지 ‘독’ 갈등하는 부부들은 상대의 입장과 의견, 감정 등을 충분히 듣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압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말허리를 끊거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거나 조언을 하는 따위는 서로 말해봤자 상처만 받고 피곤함만 가중할 뿐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이 비난이 담기거나 방어적이거나 경멸적인 말은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비난) •당신은 지금까지 항상, 한 번도, 결코, 절대로, 늘… (비난) •난 아무 잘못 없는데 왜 만날 나보고 뭐라고 해? (방어) •우리 집은 너만 고치면 돼. (방어) •어쭈?! (경멸) •주제 파악이나 하시오! (경멸) •복에 겨운 줄 알아! (경멸) •눈을 흘기거나 피식 비웃음. (경멸) •침묵 (속으로는 ‘또 시작이군.’)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제발 그만 좀 해.’)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차라리 나가는 게 낫겠어.’) (담쌓기) 이렇게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의 방식을 사용하는 부부들은 결국 94% 이혼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한 가지씩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비난은 상대의 성격과 인격에 문제가 있다는 투로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왜 만날….” 이렇게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방어는 책임 전가와 반격으로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 “당신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하는 거야?”라고 반박하는 태도입니다. 싸움의 불씨를 점점 확산시키지요. 경멸은 상대를 나보다 못나거나 어리거나 하인 취급하는 것입니다. “못생겼다”, “아는 게 없다”, “어쭈, 주제 파악 좀 하시지” 같은 조롱과 비웃음을 섞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상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끝으로 차라리 말 안 하는 게 상책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담쌓기 또한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서로 눈 마주치지 않기, 말 안 하기, 전화기 꺼놓기, 늦게 들어오기, 각방 쓰기, 별거 등은 부부 사이에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을 증폭해 결국 이혼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독이 되는 말들은 부부 사이에 부정적 감정이 쌓이게 만들고 부정성을 키웁니다. 그러면 부부 사이에 감정적 조율이 되지 않고 서로 원망, 탓, 미움, 분노 등으로 더욱더 걷잡을 수 없이 관계가 나빠지고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에 휩싸여 절망과 불행감이 증폭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부부 사이에 공유하는 부정적 감정의 총량이 이혼을 결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부가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재정 통장을 불리려고 애써온 만큼 서로에게 감사·배려·관심·호감·존중 등 관계의 ‘정서 통장’을 채우는 데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관계가 윤택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다툴 때도 긍정성이 부정성보다 다섯 배 더 많이 보이며, 평소에는 이보다 더 높은 긍정성을 쌓아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관계의 긍정성을 쌓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에 5~7분 정도로 충분하다니 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행복한 부부의 소통 방식 그렇다면 행복한 부부들은 어떻게 소통을 할까요? 아니, 불행한 부부라도 어떻게 하면 관계를 다시 신혼 때처럼 다정하게 돌이킬 수 있을까요? 다음은 부부 사이에 긍정성을 높이는 대화 방식입니다. 먼저 말을 부드럽고 조용히, 천천히 하십시오. ‘너’ 또는 ‘당신’으로 시작하지 말고 ‘나’로 시작하는 ‘나-전달법’으로 느낌을 전하고, 욕구 표현을 긍정적으로 하십시오. •당신을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고 내가 힘들어서 말하는 거예요. •나는 ~이 두렵고 걱정이 돼요. •내가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그렇게 말하니까 야단맞는 기분이 들어. 좀 부드럽게 말해주면 좋겠어. •부드럽게 말하려 해도 잘 안되네. 다시 해볼게. 신뢰감과 친밀감 증진을 위한 처방 가트맨 박사는 오래도록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을 하는 부부들은 열정이 아닌 우정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부부 사이에 우정지수를 높이려면 1)사랑의 지도, 2)호감과 존중, 3)다가가는 대화 등 3가지를 실천해보세요. ‘사랑의 지도’를 넓혀나간다 사랑의 지도란 서로의 내면세계를 잘 안다는 것입니다. 서로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거나, 어떤 꿈을 지니고 있고, 어떤 상처와 프라이드를 지녔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봐주며 기억하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내면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자 하는 것이 긍정성(우호감)을 쌓는 기초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친구를 가장 신뢰하는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경험은 무엇인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요즘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무엇인지 등 관심을 갖고 모르면 묻는 것입니다. 물론 따지듯 묻는 것이 아니라 애정 어린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지요. 남녀의 차이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뇌는 쉬는 방식이 다릅니다.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일부러 못 본 척, 모른 척하는 것은 남성의 뇌가 쉴 때는 전깃불이 나간 것처럼 거의 작동을 안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여성의 뇌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도 계속 활동을 합니다. 남자가 바쁘게 일할 때의 뇌 활동량과 맞먹을 정도로요. 따라서 남편에게 일을 시킬 땐 한 번에 한 가지씩 간단명료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요청해야 합니다. 핵심은 비난이나 불평이 아니라 부탁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한 번도 설거지를 해주지 않냐?!”라고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부드럽게 ‘나-전달법’으로 요청해보십시오. “저녁 설거지만이라도 당신이 좀 해주면 내가 덜 피곤할 것 같아요”라고 말입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반응은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실천에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면 서로에게 긍정성이 쌓여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게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찾아라 부부 사이가 나빠지면 서로를 ‘쓰레기’ 취급한다고 합니다. 함부로 대하고 막말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걸~’ 하면서 후회하기도 하면서 남과 하향비교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선 자신의 장점을 50가지 찾은 후 배우자의 장점을 50가지만 찾아보십시오. 장점을 적다 보면 어느새 ‘소중한 보물’들을 간직한 배우자가 귀하고 고맙게 여겨지고 애틋한 마음이 생깁니다. 외도로 파탄이 나서 별거 중이던 부부에게 장점찾기를 과제로 줘 극적으로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저는 무수히 보았습니다(물론 이후의 상처 치유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요). 고마움을 자주 느끼고 표현하고, 배우자의 단점보다 긍정적인 면을 포착하는 습관을 지니세요. 다가가는 대화를 매일 조금씩 자주 하세요. 또 서로 예민한 부분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가가는 대화(경청과 수용)를 하라 다가가는 대화의 한 예를 들면,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말할 때 일단 불평과 불만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골몰하지 말고 먼저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상대의 관점과 욕구를 이해합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감정을 확인한 뒤에는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정말 힘들었겠네.” (화났겠네, 슬펐겠네, 억울했겠네 등의 감정 수용) •“당신 입장으로 보면 그럴 수 있겠네….” (관심을 표현하고 입장 수용) •“나 같아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화가 났을 거야.” (공감) •“당신은 그 일에 대해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의견 존중) •(배우자의 제안에 동의한다면) “정말 좋은 생각이네.” •(상대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런 방법도 있겠네.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지와 협조) 대화 중 질문을 할 때는 따지거나 반박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알고 싶어서 묻는 것이어야 합니다. 위협하지 말고 안전감을 증진하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상대의 적이 아닌 동지가 되는 말이 좋습니다. ‘우리’라는 단어의 위력은 아주 큽니다! 사랑, 열정, 로맨스를 증진하는 방법 구애는 결혼 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 후에도, 결혼한 지 오래되어도 구애를 계속해야 됩니다. 마치 씨앗을 뿌린 후에 계속 지켜보고 물을 주면서 가꾸듯 관심과 돌봄이 이어져야 관계도 성장하고 꽃이 핍니다. 배우자가 아직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때때로 상기해줍니다. •“당신이 나한테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일 때는…”이라는 말을 해보세요. •상대가 나한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시, 노래, 선물, 카드, 문자 등으로 표현하세요. •신체적, 언어적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하세요(어깨 주물러주기, 발 마사지, 간지럼 태우기 등). •사랑을 나눌 때 (특히 시작과 끝에) 둘만의 리추얼(ritual)을 만들어보세요(촛불, 와인, 아로마 등). •다양한 사랑 표현 방법을 찾고 시도해봅니다. 놀이, 선행, 여행, 추억 만들기, 상대의 부모형제에게 잘하기 등도 긍정적 감정을 쌓는 방법에 포함됩니다. 집도 애정을 갖고 가꾸고 돌봐야 망가지지 않듯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침에 눈뜨면 먼저 깬 사람이 상대의 손이나 발을 약 20초 주물러줍니다. 아침에 서로 헤어지기 전에 6초간 포옹을 합니다. 왜 6초냐구요? 그래야 여자에게는 옥시토신, 남자에서는 바소프레신이라는 ‘연결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낮에 한두 번 간단한 문자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저녁 때 만났을 때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어주고 서로 위로해주고 공감해줍니다. 그리고 저녁에 뉴스를 보거나 잠들기 전에 아침에 늦게 일어난 사람이 30초 정도 어깨를 주물러줍니다. 하루 몇 분 정도만 노력을 들여도 ‘정서 통장’은 불어납니다. 이런 정서적 자산이야말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요? 여러분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 2018-07-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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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같은 ‘반려동물’에 유산 줄 수 있을까
-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실제로 3가구당 1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반려동물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재벌 리오나 헴슬리는 반려견 ‘트러블’(몰티즈 종 암컷)에게 1200만 달러(현재 가치 약 129억 원)의 유산을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트러블의 상속금은 200만 달러(약 21억 원)로 감액됐지만, 2010년까지 풍족한 생활을 유지하다 세상을 떠났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4마리의 반려견들에게 30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자신이 떠나도 반려견들이 충분한 보살핌을 받기를 바라는 배려라고 밝혔다. 이는 ‘먼 나라’의 별난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서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8.3%에 달했다. “반려동물에 과한 정성을 쏟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는 답변은 82.6%나 됐다. 내 개와 고양이를 위한 미래 대비 최대 1000만 원까지 신탁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는 70대 L 씨는 고양이 사료와 간식, 화장실용품, 병원 진료 등으로 월 평균 2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쓴다. 얼마 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종양 치료로 수술과 입원을 하는 바람에 100만 원이 훨씬 넘게 들었다. 하지만 L 씨는 “고양이들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친구 같은 존재이기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좋은 돌봄을 해주고 싶다”며 “재산은 얼마 없지만 소액이라도 가능하다면 만일을 위해 고양이 의료비와 미래 생활비 마련을 대비한 펫신탁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펫신탁(Pet Trust)은 반려동물 주인이 죽거나 병환 등으로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때를 대비해 미리 금융기관에 반려동물 양육자금을 맡기는 상품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새 양육자에게 약속된 유산을 지급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벌써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국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펫신탁은 법률상 동물 앞으로 직접 유산을 상속할 수 없어 수익자와의 별도계약 체결이 필요한데, 크게 3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주인은 자신을 대표로 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반려동물에게 남기고 싶은 재산을 사전에 회사로 옮겨놓는다. 동물보호, 동물구호와 관련한 단체도 신탁관리자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본인 사망 후 맡게 될 새로운 주인을 수익자로 하는 유언서를 작성하고 반려동물 사육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관리회사는 새로운 주인이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지 신탁감독인을 두고 관리한다. 국내의 펫신탁은 KB국민은행이 첫선을 보였다. 2016년 10월 반려견을 위한 ‘KB펫코노미신탁’을 처음으로 출시했고, 같은 해 11월 고양이 기르는 가구들의 요청으로 가입 대상을 고양이[猫]까지 확대했다. 신탁재산 교부 방법은 일시금 또는 분할지급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일시금 지급 방식이었으나 반려동물 보호·관리 강화를 위해 리뉴얼 과정을 거치며 분할지급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가입 대상도 폭넓다. 현재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입양을 계획 중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 200만 원 이상, 월 적립식인 경우 1만 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 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양육자금 상속기능 외에도 반려동물의 입양과 의료비 등을 위한 자금 일부 인출 기능이 부여돼 자금 활용의 유연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 1% 미만 '7세 이하만 가능’ 등 제약 많아 주부 B 씨는 최근 반려견의 잦은 구토로 걱정이 많다. 강아지 배에서 ‘쿨렁’ 하는 소리가 들리면 또 토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치료비 부담 때문에 매번 병원에 데려갈 수가 없어 근심이 많다. B 씨는 “강아지가 구토를 해 동물병원에 몇 차례 다녔는데도 사료를 불규칙하게 먹어서인지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며 “애견보험 가입도 고려하고 있지만, 과연 보험료에 비해 얼마나 실속 있는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NH농협손해보험(반려동물장제비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보험(펫사랑M정기보험)·롯데손해보험(롯데마이펫보험)·삼성화재(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현대해상(하이펫애견보험) 등이다. 이들 펫보험 중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중점 보장하는 보험이 아니다.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은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장례비용을 제공하는 보험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펫 용품 할인과 무료 케어 혜택으로 눈길을 끄는 상품이다. 반려동물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중 효시격인 상품은 삼성화재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이다. 반려견의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 및 피보험자 소유 개로 인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해준다.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사망 제외)는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손해의 경우 자기부담금 10만 원이 공제된다. 이 상품은 보험기간 1년의 순수보장성 상품이며, 신규가입 시 가입 동물이 만 6세 이하여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롯데마이펫보험’은 반려견은 물론 반려묘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고양이 병원비도 보장해주는 이례적인 상품이다. 7세 이하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수술·입원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과 통원진료까지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을 판매한다. 수술 1회당 최고 150만 원, 입원 1일당 10만 원을 담보하며 종합형은 통원 1일에 최대 10만 원까지 추가 보장한다. 2마리 이상 동시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각각 10% 할인해준다. 현대해상의 ‘하이펫애견보험’은 여타 보험에서 보장이 되지 않는 피부질환, 구강질환, 고관절, 슬관절 질환 등을 특약을 통해 해결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여타 보험들과 마찬가지로 선천적·유전적 질병, 중성화, 미용, 임신·출산 등은 보장받을 수 없다. 보험가입 기간 1년간 총 보상한도는 500만 원이다.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하고 최대 80%까지 보상된다. 생후 90일에서 만 7세 이하일 경우 가입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이지만, 이들 3사의 펫보험 가입률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반려동물시장의 성장과 보험업계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펫보험에 가입하려면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확인·등록을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통한 등록번호가 필요한데,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지적된다.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반려동물의 연령을 속이거나, 하나의 보험으로 유사한 외모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는 등의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 보장 범위의 한계도 있다. 반려동물 가족의 니즈가 큰 정기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중성화 등이 보장 범위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김도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험 수요를 높이려면 슬개골 탈구 등 실질적으로 반려인들의 수요가 높은 의료 행위에 대한 보장 추가가 필요하며, 동물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보험 가입한 반려동물의 의료 이용을 관리하는 등 모럴해저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대략 20만~40만 원대(반려동물 종류 및 연령, 보험사 및 보장별 상이)로 보험료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 2018-06-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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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손자·손녀의 성장과 잠재력 개발에 필요한 것
- 세계 석학과 함께 미래 세대 성장 고민 우리 사회의 고민 중 하나는 미래 세대가 좋은 환경 속에서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사회 관심에 발맞춰 올해 개관 20주년 맞은 서초여성가족플라자(대표 박현경)가 ‘아동의 건강한 발달과 잠재력 개발’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5월의 마지막 날, 행사가 열린 서초구청 대강당에는 서초구 어린이집 종사자와 손자·손녀 보육에 관심 있는 중·장년 여성 약 150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박현경 대표는 세미나 개회사를 통해 “서초여성가족플라자가 양성평등 실현을 선도하는 여성ㅍ가족 중심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가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와 가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조 강연자로는 세계적인 석학자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회정책학과 앤 뷰캐넌(Ann Buchanan) 교수와 미국 오리곤 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 제인 스콰이어스(Jane Squires) 교수가 강단이 섰다. 뷰캐넌 교수와 스콰이어스 교수는 각각 ‘아동의 잠재력 극대화하기’, ‘자녀 문제행동 조기진단과 개입 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가족, 특히 부모의 관심 있는 돌봄이 영유아기 뇌 성장과 향후 감정, 행동 발달에 영향을 끼친다는 현상을 사례 분석과 연구 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총신대학교 유아교육과 허계형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정윤경 교수가 한국 대표로 강단에 섰다. 각각 ‘성공하는 아이 양육 : 놀이와 관계 형성’, 행복의 기초공사 : 자녀에게 다가가는 공감 대화법’이라는 발표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영국의 시니어도 아이 양육 참여해 모든 강연을 끝으로 질문 시간이 진행됐다. 영유아기 자녀교육에 있어 시니어 역할에 대한 외국 사례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영유아기 발달에 부모 영향이 지대하지만 바쁜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 즉, 시니어의 역할이 한국사회에서 크기 때문이다. 이에 뷰캐넌 교수는 “조부모의 양육과 역할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시니어가 손자·손녀 교육에 관심이 많고 참여를 원하는데 그만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결과를 최근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에는 특히 그랜드페어런츠플러스(Grandparentsplus)라는 기관이 있다고 했다. 그랜드페어런츠플러스는 시니어 세대 중 양육 참여를 하고 싶은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연결해준다. 서초여성가족플라자 홍보담당관에 따르면 2016년 '에듀시터 양성과정’을 운영한 바 있으며, 올해 서초구 내의 타 기관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성과정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손자·손녀를 돌보는 조부모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전문화와 양성 교육에 대한 인식도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인식할 수 있었다.
- 2018-06-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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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직업으로 요양보호사 어떨까?
- OECD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률은 100명당 19.6명으로, 생산가능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32위 수준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50년엔 100명당 71.5명, 2075년엔 80.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돈을 버는 사람이면 무조건 어르신 한 명을 봉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사회 변화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는 요양보호사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대체 어떤 일을 하길래 그런 것일까. 지난 4월 1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24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통해 4만909명의 요양보호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4만5510명이 응시해 응시자 중 89.9%가 합격했다. 응시자는 23회 시험에 비해 6891명이 늘어났다. 많은 숫자가 배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현직 요양보호사는 31만3013명에 그쳤다. 그간 배출인원이 151만 명 이상임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다. 이에 반해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인정받은 대상자는 2012년 34만1788명에서 2016년 51만9850명으로 증가했다.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약 2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격 취득자 많지만 일손은 부족 요양보호사는 노인복지시설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인 등의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지원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고용해야 하는 인력을 말한다. 요양보호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통해 자격시험이 관리되는 국가자격제도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초기에는 일정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취득이 가능했지만, 2010년부터는 자격시험제도가 시행됐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은 정해진 교육기관에서 이론과 실기, 실습 교육을 각 80시간씩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다. 이후 시험에선 각 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합격이 된다.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기관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정된 요양보호사교육원은 2017년 기준 전국 1725개소에 달한다. 교육비는 기관마다 제각각이지만 대략 60만 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도 일부 있다. 요양보호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안산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충청북도 음성군도 비슷한 시기에 무료 교육생을 모집했다. 부산시 수영구는 일부 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교육 희망자를 접수했다. 가족 돌봄에도 유리해 관심 늘어 요양보호사는 시니어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은퇴 시기가 되면 배우자나 부모가 치매 등 질병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요양보호사 교육 과정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가족을 돌보는 실질적인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족요양비의 존재도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이들에겐 매력적이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가족 등으로부터 방문요양에 상당하는 장기요양급여를 받을 때 등급과 관계없이 월 15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 초 가족요양비와 가족인요양보호사제도도 개선해 가정에서 부모를 돌볼 수 있도록 해 시설 수요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학력 제한이나 자격 획득이 어렵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수요가 많아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때문에 조선족이나 고령자의 지원도 적지 않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돕는다는 직업적 자긍심이나 보람도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데 힘이 된다. 근로환경 열악, 수입 좇으면 못해 그렇다면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떨까. 현장에선 요양보호사가 전문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요양보호사의 근무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집으로 찾아가 돌봄서비스를 실시하는 재가요양보호사가 전체의 약 70%에 이른다. 시설요양보호사는 나머지 30%에 해당한다. 상당수의 재가요양보호사는 단시간 비정규직, 시설요양보호사는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무 방식도 쉽지 않다. 비교적 수입이 좋은 입주요양보호사는 부가적인 요구사항이 많아 힘들다고 한다. 한 요양보호사는 “기본적으로 어르신에 대한 가사 지원이 업무 영역에 포함되지만 실제로는 5~6인 가족 전체 살림을 도맡아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부적절한 성적 요구가 성희롱으로 번지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이 좋은 입주 자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요양보호사 입장에선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근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주 토요일에 퇴근했다가 일요일에 출근하는 입주요양보호사는 월 급여를 200만~250만 원 수준으로 받는다. 그러나 주 3회 몇 시간씩 들리는 재가요양보호사의 수입은 몇십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이라고 해서 근무 환경이 속편한 건 아니다. ‘퐁당퐁당’과 ‘주주야야휴휴’가 대표적이다. 퐁당퐁당은 24시간 근무와 휴일이 반복되는 방식이고, 주주야야휴휴는 주간근무 2일, 야간근무 2일, 휴일 2일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이다. 요양원에서 주간근무만 고집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실질소득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상당수다. 야간근무 시간 중 4~6시간을 수면을 위한 휴게시간으로 지정해 임금을 줄이는 방식은 요양보호사들이 악습으로 지적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요양보호시설의 한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부터 수가를 지원받기 때문에 설립 요건부터 운영에까지 제약은 많고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때문에 일부 시설에서는 인건비나 식비 등 절약이 가능한 부분에서 이윤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 운영에 가족 참여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조건을 반영하듯 서울시에서는 어른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이들을 위한 노동상담 등 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금이나 퇴직금 문제뿐만 아니라 성희롱 등도 주된 상담 분야다. 따라서 요양보호사들은 돈이 목적이 아닌,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나쁜 태도로 근무하게 되면 비인간적으로 변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의사표현이 어려운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종종 그런 일도 생긴다. 병원에 비해 보는 눈이나 관리자도 적은 사각지대에서의 근무가 잦은 만큼 스스로의 자긍심이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 현장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 2018-05-0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