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언어학자 마틴(페르난도 알바레즈 레빌)이 시크릴어를 연구하러 정글과 바다가 있는 시골 마을 산이시드로를 찾는다. 하신타 할머니가 곧 돌아가시는 바람에 500년 전 번성했다는 다신교 문화 언어 시크릴어를 아는 이는 이사우로(호세 마누엘 폰셀리스)와 에바리스토(엘리지오 멜렌데즈) 두 할아버지뿐. 젊은 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다는데 지금은 50년 넘게 왕래를
나이가 들수록 패션에 대해 소극적으로 변하는가? 일찍이 패션 잡지들은 입을 모아 중년이야말로 일생일대 가장 화려하게 입을 수 있는 때라고 했다. 세련된 옷과 한껏 멋을 부린 패션은 중년만의 고유한 특성이라면서 더 야무지게 꾸밀 것을 권했다. 지금 거울 앞에 서서 당신의 체형부터 진단해보라. 20대의 화려함을 한참 전에 떠내 보낸 쓸쓸한 몸이 보일 것이다.
간혹 그의 목소리는 흡사 파도처럼 올라갔다가 거친 자욱을 남기며 내려오는 듯했다. 스스로 일류를 넘은 ‘특류’라고 말하는 국내 최고의 전각(篆刻) 작가 진공재는 인터뷰 도중 간간이 자신의 이야기에 쏠린 감정을 타고 폭풍처럼 말을 쏟아내곤 했다. 그 근저에는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은 날선 도끼가 서려 있었다. 타협하지 않는 예술혼과 부패하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그는 매일 듣던 라디오도 꺼버린 채 적막만이 가득한 시간을 달렸다. 유일하게 작은 소음을 내는 것은 잡동사니가 담긴 상자뿐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쉬세요”라는 말과 함께 갑작스레 받게 된 퇴직 권고의 결과물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더 잘 보여야 했나?’, ‘누구 탓이지?’ 온갖 질문
고인돌과 습지와 호수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둘레길이다. 고인돌박물관을 출발점으로 해 고인돌유적지와 매산재를 거쳐 분곡습지에 닿기까지의 거리는 약 4km. 역으로 분곡습지까지 차로 간 뒤 매산재를 넘어 고인돌박물관에 도착해도 된다. 분곡습지 산기슭엔 동양 최대의 고인돌이 있다.
호수를 따라 굽이굽이 휘고 꺾이는 길. 그지없이 수려한 시골길이다. 차
베레모(Beret帽)는 챙이 없고 둥글며 펠트로 만든 모자다. 원래는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지대에 사는 바스크족의 전통 모자였는데 세계 각국 군인들의 제식 모자가 되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어느 가을날, 베레모를 쓰고 사진 촬영을 하러 나갔다. 공원 벤치에 친구도 없이 쓸쓸히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사전 동의 없이 서너 컷을 찍는데 누군가 가까
리폼 패션은 오랫동안 지켜온 나만의 스타일이며 이제 생활화됐다. 생각해보니 50대 때부터 그랬던 듯싶다. 누가 봐도 내 외모는 기본 체격에 못 미친다. 그런데 모임에 나가면 의외로 “그 옷 어디서 샀어? 패션 감각이 남다르군”, “너 옷 좀 입을 줄 아네” 하며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
나는 스스로를 너무 잘 안다. 표준 체형이 아니다 보니 기성
맥주라곤 하이트, 카스만 알던 시절, 난생처음 맛본 흑맥주의 맛은 충격적이었다. ‘간장 향’, ‘한약 맛’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강렬했던 맛이 잊히지 않듯 흑맥주의 매력은 입안에서 계속 맴도는 풍미에 있다. 영화 ‘킹스맨’을 본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기네스(Guinness)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2019년 달력을 받아들고 남은 날들을 선물처럼 소중하게 생각할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2월도 다 가버렸다.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빨리 사라진다. 마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모래 같다.
사방에서 볼 것들이 쏟아진다. 아침이면 현관 앞에 놓여 있는 두툼한 신문, 광고성 잡지, 텔레비전, 유튜브, 페이스북 등등 모두 내 시간을 탐낸다. 안 봐도 상
이름도 잘 모르는 왕자님께 말을 걸어봅니다. 저는 왕자님의 성(姓)이 고(高) 씨인지, 양(梁) 씨 또는 부(夫) 씨인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니까요. 천년을 거슬러 이렇게 말을 건네니 좀 야릇한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가족에게든 연인에게든, 부치지 않은 편지를 써놓은 기억이 없어서 뭘 써야 하나, 고심하던 중 오늘 아침 일어날 즈음 꿈결에서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