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둥지도 없어 아무 데나 누우면 하늘이 곧 지붕이다. 코끝에 스치는 바람, 흔들리는 풀잎 소리, 흐르는 도나우 강물이 그저 세월이리라. 우린 자전거 집시 연인이다.’ 최광철(崔光撤·62) 전 원주시 부시장이 유럽 자전거 횡단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그의 여정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서울이라는 ‘황야’를 누벼 먹이를 물어 나르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새벽 침상에서 와다닥 일어나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실려 가는 출근길부터가 고역이다. 직장에선 너구리 같은 상사와 노새처럼 영악한 후배들 사이에 끼어 종일토록 끙끙댄다. 퇴근길에 주점을 들러 소주병 두어 개를 쓰러뜨리며 피로를 씻어보지만, 쓰린 속을 움켜쥐고 깨어난 이튿날 새벽이면,
4월 초순경,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실치잡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치가 적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지만 많을 때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바쁘게 작업을 해야 한다. 흰 몸에 눈 점 하나 있는, 애써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작은 물고기인 실치가 작은 몸집 흐느적거리면서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실치는 장고항 봄의 전령사
우리에게는 어떤 인류도 경험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길들이 펼쳐져 있다.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길은 당연한 듯하지만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단순한 길이든 먼 길이든 길이라면 출발지와 도착지는 있어야 한다. 더구나 끊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 길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쉬지 않고 꿈틀대며 흐르고 있다. 물리적인 길도 확장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길의
산이 그리웠던 사나이는 꽉 막힌 도시생활을 접고, 설악산이 바라다보이는 탁 트인 곳으로 떠났다. 자연과 벗삼으러 갔지만 행복도 잠시였다. 돈 되는 일에 목마른 인간의 욕심이 푸르른 숨통을 조여 왔다. 올무에 걸린 듯 이곳저곳 상처 난 설악산을 위해 사나이는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가 세상에 알렸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의 소원대로 설악산에는 바라던 평화가 찾
언제부턴가 필자는 메일로 ‘따뜻한 마음’이라는 글을 받고 있다.
주로 교훈이나 선행에 대한 이야기로 감동적인 내용이 많은데 특히 오늘 받은, 어느 젊은 부부의 이야기는 무뚝뚝한 필자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들었다.
야근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온 아내가 있었다.
그런데 매번 침대의 자기 자리에 남편이 먼저 누워 있었다고 한다. 너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야말로 건강 정보의 홍수다. 단순한 언론 매체의 보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사용되거나 홈쇼핑을 주목하게 하는 재료로도 쓰인다. 화자(話者)도 다양해졌다. 의사만이 말할 수 있다는 금기는 깨진 지 오래고, 나이 든 촌부부터 요리사까지 자신의 경험만을 근거로 이야기를 쏟아놓기도 한다. 특히 제
전남 진도의 고군면 회동리에서 의신면 모도리까지 2.8km의 바다가 해마다 두 번씩 3월에 사흘, 4월에 나흘간 조수간만의 차(差)와 인력(引力)의 영향으로, 수심이 낮아지고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한 시간 동안 폭 40여 미터의 길을 연다. ‘모세의 기적’에 비견되기도 하는데, 열리는 바닷길을 걸으며 갯벌을 체험하는 ‘바닷길 축제’가 올해는 4월 26일부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우산을 펴 들거나 비옷을 꺼내입고 또는 신문으로 머리를 가린 채 걸음을 서두른다. 하지만 작가는 노트와 펜을 들고 빗속으로 걸어들어 간다. 그리고 웅덩이를 바라본다. 웅덩이를 채우는 빗물과 가장자리에서 튕기는 물방울을 하나하나 관찰한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다가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라
는 1954년에 나온 고전영화다. 빌리 와일더 감독 작품이며 사브리나 역으로 오드리 헵번, 라이너스 역으로 험프리 보가트, 데이비드 역으로 윌리엄 홀든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유명한 영화다. 필자 출생 연도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이면서 오드리 헵번이라는 세기의 요정의 대표작이라고 해서 자주 들어봤다.
무대는 아일랜드의 부유한 가문 래러비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