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대표 축제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이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이 27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막이 올랐다.
문화의마당은 개막식 전부터 뜨거웠다. 다양한 부스가 ’문화교류한마당’을 일찌감치 채우고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문화교류한마당’에는 5개 카테고리 60여 개 부스가 참여했다. 컬처로드는 16개 시·도 문화원연합회가 자리를 빛냈다. 각 문화원연합회는 지역 특색을 담은 노년문화활동을 알리며 각종 체험을 유도했다. 제주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는 귤로 하르방 만들기 체험, 경상남도문화원연합회는 가리비 껍데기로 공예품 만들기 체험, 전라남도문화원연합회는 나주 부채 만들기 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는 수준급의 수채화 전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림로드는 ‘어르신 문화활동 지원 사업’을 대표하는 수행단체 15곳의 문화활동 사례로 꾸며졌다. 에듀로드는 어르신 대상의 문화·건강·일자리·정책 정보를 제공했고, 비즈로드는 어르신 대상 여가, 콘텐츠, 4차 사업 분야의 다양한 기업 및 단체가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조이로드에서는 최근 노년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 체험존과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야외보드게임인 실버마불이 마련돼 체험하려는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출근 전 잠시 들렸다는 여의도 직장인 A씨는 “노후 준비를 위해 둘러보고 있다”면서 “시니어 비즈니스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고령자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는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은 오후 들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이 무대에서 장기를 자랑하며 각지의 활동 성과를 나누는 중이다. 동시에 서울마리나에서는 실버문화포럼도 열리고 있다. 실버문화포럼은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고령사회 문제 해법을 찾는 본격 소통 프로그램이다. 포럼에서는 실버 세대를 ‘꼰대’가 아닌 ‘꽃대’로 재정의하며, 인구의 32.6%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살펴보고 그 해답을 찾아갈 예정이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로 공동체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며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축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부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을 맞는다. 전국 각지 문화예술 활동 성과를 알리는 공연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어진다.
마네의 인상주의나 피카소의 입체주의 그림을 처음 본 당대 사람들은 ‘예술이 아니다’, ‘낙서에 불과하다’라고 혹평했다. 시간이 흐른 뒤 대중은 그들을 ‘창시자’라 일컬었고, 작품들을 칭송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듯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이들은 저마다 산통을 겪는다. 그리고 여기, 모바일 아트로 미술계에 한 획을 긋겠다는 남자가 있다. 국내 최초 모바일 아티스트 정병길(69) 씨다.
어떠한 창조적 본능이나 이끌림 같았다. 정병길 씨가 그림을 그린 까닭 말이다. 학창 시절 다른 숙제는 거들떠보지 않다가도 그림이나 공작(工作) 과제는 눈을 반짝이며 해냈다. 슥슥 휙휙 그렸다 하면 사생대회 1등은 떼놓은 당상. 뛰어난 실력에 담임선생님이 미대를 권유한 적도 있었다. 물론 뜻이 없진 않았지만, 당시엔 다른 꿈이 더 앞섰다. 우장춘 박사처럼 훌륭한 육종학자가 되어 농촌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꿈으로 끝나버렸다. 아버지의 지병으로 가세가 기운 탓이었다. 원하는 전공보다는 장학금을 주는 농협대학을 택했고, 곧장 밥벌이를 시작했다. 30여 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화실까지 마련해가며 붓을 놓지 않았다. 그에게 그림이란 목표로 하는 꿈보다는 오래 지니고픈 로망이었기에 쉬이 접지 못했을 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도 여느 직장인처럼 인생 1막을 정리할 때가 다가왔다.
“농협 지점장까지 하다가 2010년에 은퇴했어요. 당시 금융업계에서는 그만두고도 2~3년 더 일할 자리를 마련해줬거든요. 앞으로 30~40년은 더 살 텐데, 당장 몇 년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되겠더라고요. 눈 한번 질끈 감고 일자리를 사양했습니다. 프리랜서 작가로 그림을 그리고 글도 써볼 요량이었죠. 그런데 얼마 못 가서 이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저성장 양극화 시대에, 그것도 무명인이 문예활동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다고 여긴 게 큰 착오였죠.”
박수 받은 창직, 현실은 맨땅에 헤딩
정병길 씨는 그림뿐만 아니라 글재주도 남달랐다. 당초 그는 신문이나 잡지 등에 글을 투고해 원고료로 생활비를 충당할 계획이었다. 은퇴 후 1년 동안 칩거하며 쓴 글을 ‘내 아이 이웃과 함께 더 큰 세상으로’라는 책으로 내놓았다. 2년 뒤엔 두 번째 책 ‘이젠 아빠를 부탁해’를 펴냈다. 주변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나마 다행히 그림으로는 ‘상하이아트페어’, ‘대한민국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개인전도 열며 초석을 다져나갔다. 하지만 그 역시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 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유명 작가가 아니니 결국 홍보 문제다 싶더군요. 신문 광고도 몇 번 냈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죠. SNS를 배워 직접 홍보하는 게 낫겠더라고요. 관련 강의를 듣다 만난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모바일 미술 앱을 소개해줬습니다. 태블릿 PC에 떠듬떠듬 그려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당시 강사에게 매주 새로운 그림을 그려 보여줬더니, 모바일 미술을 업(業)으로 삼아보면 어떻겠냐 하더라고요. 그게 창직의 신호탄이 된 셈이죠.”
‘모바일 미술’(아트)이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에 내장된 그림 앱을 이용해 창작한 미술이나 예술을 말한다. 물감, 붓, 캔버스나 이젤 등이 필요 없고, 그 덕분에 별도로 화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이나 SNS상에 작품을 게시하거나, 출판물에 사용하기도 하고, 캔버스나 종이 등에 출력해 유화나 수채화처럼 전시할 수도 있다. 그런 모바일 미술이 정병길 씨에겐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친김에 정보를 찾아보니 해외에서는 입소문을 탄 장르였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전무했다. “옳거니!” 창조적 본능이 되살아났고, 그렇게 개척자의 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당시 모바일 미술을 가르치는 학원도, 선생님도 없었어요. 거의 독학으로 기법을 습득하고 펜업(삼성전자 그림 공유 서비스) 도움을 받았죠. 작품을 만들어 뭔가 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이 분야를 알리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어요.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사람들의 반응을 보려고 SNS에 강좌 정보를 올렸더니 수요가 꽤 있더군요. ‘그러면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결론이 섰죠.”
그렇게 ‘모바일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탄생시켜 이를 개념화하고, 강좌와 전시를 통해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시대가 발전하며 모바일 미술용 앱과 플랫폼이 더욱 다양해졌고, 관련 툴(Tool)이나 출력 기술이 정교해지며 이 분야는 상승세를 탔다. 혹자는 찰나의 아이디어가 운때 맞았다 여길지라도, 이는 나름의 안목을 갖고 꾸준히 노력했기에 얻은 선물과 같다. 그 성과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시니어 IT 일자리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이라는 결실도 얻었다. 최근까지도 적지 않은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척자의 길은 여전히 험난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에요. 미술계는 기득권의 장벽이 높고 굳건하니까요. 그런데 과거 예술 분야 개척자들을 보면, 대부분 목숨 걸어가며 단초를 마련하잖아요. 저는 아직 모바일 미술 때문에 목숨까지 건 적은 없지만, 돈은 참 많이 까먹었습니다.(웃음) 노후에 도움 되려고 한 일인데 오히려 리스크가 될까봐 걱정할 때도 있었죠. 그런데 그 말이 와닿더라고요. ‘안전한 길은 위험하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안전하긴 해도 뭔가 즐거움이 없잖아요. 그거야말로 노후 리스크죠. 그래서 기왕 시작한 거 최대한 부딪혀보려 합니다.”
‘NFT, 줌’ 신기술과 만나는 모바일 아트
현재로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단 투자하며 판로를 개척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으로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가 아니다. 장차 모바일 아티스트가 촉망받는 직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 과제인 셈이다. 현재 작품을 판매하거나 저작권료로 얻는 소득은 높지 않다. 그보다는 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기술과 직업을 알리는 강의를 통한 수입이 주가 된다. 여타 예술처럼 경매에서 작품의 우수성을 평가받아 높은 금액이 책정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구조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은 생소한 분야인 데다, 작품의 고유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가령 일반적인 경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면 단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지만, 모바일 미술은 완성된 그림 파일을 종이나 다른 소재에 계속해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바일 미술의 가치 평가는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까?
“판화 역시 여러 장 찍어낼 수 있잖아요. 대신 한정된 수량을 제작하고, 찍는 순서대로 숫자 표기와 서명을 남기죠. 가령 판화 아래 1/10이라고 표기돼 있다면, 10개 찍은 작품 중 첫 번째 에디션이라는 뜻이에요. 그렇게 판화의 개념으로 가치를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또 실크스크린 판화는 판면의 구멍에 잉크를 넣어 찍는데, 이 기법으로 여러 작품을 만들 수 있죠. 같은 방법으로 모바일 미술은 완성된 작품이라도 툴을 이용해 색이나 요소를 수정하고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쉽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그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개념을 접목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근래 디지털 수집품 거래가 활발해지며, 이러한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도구로 NFT가 사용되고 있다. 미술 시장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추세다. 모바일 미술 작품의 경우 파일 형태로 저장돼 NFT로의 변환이 용이하다. 정병길 씨 역시 이러한 장점을 살려 수익 창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신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에 집중한 아이템은 바로 ‘줌’(Zoom,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주로 방과후교실이나 사회교육원 등에서 모바일 미술을 가르쳤는데, 코로나19로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줌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첩하게 태세 전환을 하고 기술을 익힌 그는 이제 줌에 관해서도 반전문가가 됐다. 최근 2년 사이 ‘줌을 알려줌’, ‘줌 활용을 알려줌’이라는 줌 활용서를 두 권이나 펴냈으니 말이다. 물론 줌 역시 모바일 미술과의 접점을 꾀하고 있는 그다.
“제 목적은 모바일 미술의 매력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건데, 그동안 시공간의 제약이 많았거든요. 특히 섬이나 농어촌에 사시는 어르신처럼, 문화 수혜 격차를 겪는 지역민에게 줌으로 모바일 미술을 전파하려고 해요. 또 그런 분들도 모바일을 통해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줌 전시회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꼭 전에 없던 무언가를 해야만 창의적인 건 아니에요.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을 어떻게 융합하고 접목하느냐에 따라 창작과 창직이 가능하다고 봐요. 자신의 재능이나 관심 있는 분야를 신기술과 잘 연결 지으면 누구든 저처럼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정병길 씨는 2020년 설립한 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을 통해 체계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고, 장차 자격증 발급 절차 등도 논의해볼 방침이다. 그런 그가 모바일 아티스트로서 갖는 최종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모바일 아티스트가 가장 많은 나라 대한민국’을 이루는 것. 어쩌면 자칫 거대한 포부처럼 들리겠지만, 그는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
“요즘 BTS(방탄소년단)를 비롯해 가수들의 한류 열풍이 대단하잖아요. 사실 우리나라처럼 동네마다 곳곳에 노래방이 즐비한 나라도 없을 거예요. 그렇게 일상에 스며든 예술이 결국 거대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봐요. 노래방에서 노래하듯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미술을 접한다면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흔히 말하는 우리 동네 가수처럼, 우리 모두 저마다 작은 예술가가 되는 거죠. 특히 나이가 들수록 가슴속 예술 감수성을 깨우고 자유롭게 표현해야 삶이 풍요로워져요. 많은 중장년이 모바일 아트에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중에도 그의 손엔 태블릿 PC가 들려 있었다. 20초 남짓한 짤막한 순간에도 무언가를 스케치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시간을 무위(無爲)로 흘려보낸 기자가 이유를 묻자 그 또한 목표라 답한다. 어딜 가든 획 하나라도 긋고 오는 게 목표라고. 그 말을 들으니 수많은 획이 켜켜이 모여 언젠가 미술계에 큰 획을 긋게 될 정병길 씨의 모습이 더 선명히 그려졌다. 문제는 시간. 하지만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는 조급함이 없었다. 무언가를 이루기에 아직 인생은 늦지 않았으니까.
“모지스 할머니로 잘 알려진 미국의 국민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75세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곤 101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내놓은 작품만 1600점이 넘는다고 해요. 그중 250점은 100세 이후에 그렸다고 하고요. 그분의 삶은 제게도 큰 영감과 희망을 줍니다. 제가 힘을 얻었던 모지스 할머니의 말을 독자분들께 공유하고 싶네요. 여러분,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시니어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기술로 거론되는 ‘드론’은 자율 항법 장치에 의해 자동 조종되거나 무선 전파를 이용해 원격 조종되는 무인 비행 물체를 말한다.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이용되다가 재난 감시, 농업, 방송, 물류 등으로 이용 범위가 폭넓어졌고, 필요성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드론과 관련된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층 여성의 유망 직업으로 통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학생들에게 드론과 관련해 교육해주는 선생님이자 드론조종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조종하게 해주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교육기관 및 시설 등 드론과 관련된 모든 현장 활동에서 드론에 관한 이론과 실무 교육을 할 수 있다. 단, 전문가용 드론이 아닌 토이 드론과 관련해 교육·지도를 할 수 있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문화센터 드론 전문 강사, 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부 강사, 도서관 아동기관 드론 전문 강사 등으로 보통 취업이 이루어진다. 홈스쿨 교습소 운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강사를 넘어 드론교관이 되거나 항공촬영 방제 등 국가 전문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드론교육지도사가 아닌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 취득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나오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이다. 자격증 발급 기관은 100여개에 이른다. 한국 드론교육 협회, 대한 드론협회 등이 있다. 각 협회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자격증을 발급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이수’의 개념이 강하다. 각 기관마다 배정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증 혹은 자격증이 발급된다.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육을 성실히 받았는지 검사하는 수준으로 시험은 어렵지 않다. 필기시험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고, 실기시험은 간단한 드론 조종 수준이라고 한다.
자격증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2급은 보통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10시간 이상 교육을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1급은 2급 취득 이후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2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면 취득 가능하다. 사실 1급과 2급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2급만 취득해도 강사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교육지도는 기본적으로 드론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드론 비행 원리, 조종 기초와 수리 방법 등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통신 방법, 드론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접목, 드론 재료와 부품, 임무 장비 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드론 비행제어 시스템 SW(소프트웨어), 드론 자율주행과 코딩 SW, 드론 항공 촬영 방법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드론 스포츠, 드론게임 등 드론을 다양하게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에 대해 가르쳐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드론 종사자라기보다는 드론선생님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을 이해하는 자세, 밝고 긍정적인 태도, 스피치 능력 등의 소양도 요구된다.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 이유
앞서 말했듯이 드론교육지도사는 학교와 기관 등에서 일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초등학교 전국 6040개), 중학교 자유학년제 드론 수업(중학교 전국 3213개), 고등학교 진로 체험(고등학교 전국 2360개), 대학교 비교과 과정 드론 수업 등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청소년회관, 다문화 지원센터, 여성회관, 서울 50+센터 등에서도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
특히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드론 교육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컴퓨터에 명령하는 것) 교육을 배우는 경우도 많은데, 드론을 배우면 코딩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난리면서 창의력을 길렀다면, 현재는 드론이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 초등학교에서 드론교육지도사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된다. 양육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을 잘 다룬다면 좋겠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 때문에 드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3개월 정도면 드론을 잘 다루고 지도교육사가 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거나, 손 감각이 좋은 여성은 유리할 것으로 추천된다.
또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드론교육지도사의 장점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보통 프리랜서로서 일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경력이 2~3년 이상 쌓이면 업계에서 인정받고 수익도 안정화된다. 초기 수입은 월 100~150만 원 수준이지만 경력이 쌓인 후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 웬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을 만큼 벌 수 있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
정리하자면 드론교육지도사는 양육 경험이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장년층 여성에게 특히 추천되는 직업이다. 이에 따라 여성회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 드론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자체에서 드론교육지도사 관련 강좌가 열린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꼭 업으로 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키우거나,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상은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간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급격한 변화의 틈,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변화하는 세상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최신 문화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000이고요, 저의 MBTI는 ENFP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의 흔한 자기소개 방법이다. MBTI 검사를 직접 해보거나 알고 있는 시니어도 많지만, 이 네 글자의 알파벳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시니어들 역시 적지 않다. ‘ENFP’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의 말을 해석하면 “저는 외향적이고 직관적이며 감정이 풍부하고 즉흥적인, 한마디로 ‘재기발랄한 활동가’ 유형의 사람입니다”라는 뜻이다.
MZ ‘과몰입’ 이끈 성격 유형 검사
MBTI는 심리학자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개발된 성격 유형 검사다. 여러 문항을 통해 개인이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그리고 판단(J)과 인식(P) 등 4가지 지표 중 어떤 특성에 가까운지 파악해 분류하고, 이 지표의 조합을 통해 총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구분한다.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88~1990년이지만, 최근 2~3년간 온라인에서 비공식적인 검사법이 확산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MBTI 검사 결과로 나온 성격 유형을 통해 본인을 소개하거나 타인의 MBTI를 바탕으로 상대를 이해하는가 하면, 일상적인 대화 소재나 온라인 콘텐츠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방송만 봐도 MBTI는 다양한 화제를 이끈다. 2020년 6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대중적 사랑을 받은 ‘싹쓰리’(유재석, 이효리, 비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그룹) 멤버들의 MBTI 궁합이 방송을 타며, 높은 시청률과 함께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로도 다양한 방송에서 출연자의 MBTI를 활용한 콘텐츠가 다수 만들어졌고, 지난 12월에는 채널S의 MBTI 탐구 예능 ‘후 엠 아이’가 첫 방송을 탔다.
MZ세대는 SNS나 유튜브를 통해 MBTI 관련 밈(인터넷을 중심으로 모방을 거듭하는 유행)을 확산시키며 하나의 놀이 문화로 만들었다. MBTI 성격 유형별 연애법·공부법·인간관계 대처법 등의 차이를 다룬 콘텐츠가 끝없이 생산되고, 댓글에는 유형별 사람들이 모여 자신과 타인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은 유형별 오픈채팅방까지 만들어 소통할 정도로 MBTI의 특성과 밈을 찾아보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지표
MZ세대가 이렇게 MBTI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정의하는데, 지난 수년간 전자매체 이용 증가로 사람들의 대면 접촉이 감소하면서 MZ세대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었다”라며 “MBTI는 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매개체가 된 데다, 쉽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 유행하게 된 것 같다”라고 현상의 원인을 설명했다.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MZ세대의 특성 역시 MBTI 열풍에 한몫했다. 평소 MBTI에 관심 많은 직장인 하현정(27) 씨는 “내 MBTI 유형인 ISFP의 특성에 대한 콘텐츠들을 찾아보면서 내 성격이나 행동의 근거를 알아가고, 이를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재밌다”라고 말했다. 비대면 시대에 MBTI는 ‘타인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역할도 해낸다. 서 교수는 “면대면 만남과 상호작용이 줄어들면서 소통에 더 많은 장벽과 장애물이 생겼다”라며 “MBTI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상대를 이해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판단 잣대로 쓰여서는 안 돼
MBTI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다 보니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의 MBTI를 묻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한 식품 기업은 공채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MBTI 유형을 기반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소개하시오’라는 문항을 추가했고, 한 광고대행사는 최근 채용공고에 “MBTI가 ‘E’로 시작하는 분을 우대한다”고 적었다. 에너지 넘치고 적극적인 사람을 찾는다는 취지였다.
이는 전문가들이 MBTI 열풍에 대해 크게 우려했던 현상이다. 서 교수는 “입체적인 인간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범주화한 MBTI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결과이고,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라며 “MBTI 유형을 가지고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이를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 쓰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MBTI를 맹신하기보다는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도구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사실 흔쾌히 하고 싶은 인터뷰는 아니었다 고백하고 시작해야겠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신분 확인이나 팩트 체크가 어려울 수 있고, 독자의 신뢰를 얻기도 힘들다. 게다가 상대는 작가. 전문적인 글쓰기를 하는 상대는 실력을 겨루는 느낌까지 들어 신경이 쓰인다. 그럼에도 그를 모시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연구해온 부자가 되는 방법이 궁금해서다. 카메라 앞이 아닌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부자들이 고백한 돈 버는 비밀 말이다.
명칭에서 느껴지듯 유령작가, 즉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는 흔한 직업이 아니다. 정치적 영향력이나 정치후원금 등의 이유로 출판기념회가 필요한 정치인의 회고록이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의 성공담,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가의 자서전 등의 출판물을 집필하는 이름 없는 작가를 말한다. 출판사의 기획의도나 의뢰인의 목적에 맞게 대신 글을 써주고, 본인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 대필 작가이기 때문에 고스트라이터라 불린다.
출판업계의 이름난 구원투수
이 유령작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인터뷰 후 그가 어떤 인물인지 확인해야 했다. 사진 속 가면을 쓴 그의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겠지만, 사실 그는 꽤 번듯한, 막 중년이 된 사내다.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의 팀장으로 활동 중이며, 출판계에서는 꽤 이름난 작가로 본인 이름으로 낸 자기계발서도 10권이 넘는다.
그가 고스트라이터가 된 것도 출판사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괴팍한 부자 의뢰인의 등쌀에 못 이겨 다른 작가들이 연이어 쓰러졌을 때 편집자가 그를 찾았고, 단시간 내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글솜씨와 친화력, 빠른 일처리 등의 장점이 그를 곤란할 때마다 찾는 업계의 대표적인 ‘구원투수’로 만들었다. 의뢰인의 성향이나 과거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습관을 따라 하거나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가는 고집스러움은 그를 롱런하게 했다.
그를 만나게 된 계기는 최근 출간한 한 권의 책이다. ‘히든 리치’란 제목 그대로 숨겨진 부자들을 만나 부를 형성한 과정과 현재 자산의 정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물어본 책이다. 그는 과거 유령작가로 활동하면서 작성한 집필 노트를 오랜만에 들여다보다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직장인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저 역시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은 이 세계에서 가정을 지키고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인데, 직장에서의 소득은 충분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니까요.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손에 쥔 것은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방법이 있을지, 어떻게 시드머니를 준비할지 고민하던 중 본가에서 대필 작업할 때의 노트를 발견했고, 일반인들이 따라 할 수 있게 내용을 엮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단지 과거의 노트를 요약해 끄적인 책은 아니다. 과거 대필해주었던 책 속 주인공이나 그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을 다시 찾아 노크했다. 그러고는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현재 자산은 얼마입니까”, “처음 시작할 때 수중에 얼마가 있었습니까”, “어떻게 자산가가 될 수 있었습니까”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정성껏 대답해주진 않았다.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성심껏 취재에 응해준 24명의 이야기를 자산 형성의 유형별로 구분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그는 책에서 부자의 유형을 일단 아끼고 보는 ‘고전형’, 위험을 무릅쓴 ‘전투형’, 자신의 전문 분야를 기반으로 한 ‘안전형’, 천재에 가까운 ‘변칙형’, 물려받은 자산을 늘린 ‘보수형’, 감을 갈고 닦아 수단으로 삼은 ‘천리안형’으로 분류해 설명했다.
뻔하지만 따라 하기 힘든 비결
그는 이 책을 부자가 되고 싶은 대중을 위한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이야기했는데, 읽어본 소감을 더하자면 부자가 된 사람들의 세밀한 사례집에 가깝다. 그들의 자산 형성 과정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나온다. 더 매력적인 것은 다양한 부자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자산의 규모로 보면 상대적으로 수수한(?) 백억대 부자에서부터 수천억대 자산가의 이야기도 다룬다. 직업이나 자산 형성 과정도 다양하다. 그 과정에서 느낀 공통점은 바로 ‘돈에 대한 욕망’이었다. 모두 남에게 쉽게 지지 않을 만한 욕망의 소유자로 느껴졌다. 작가도 동의했다.
“책 속에 등장한 한 분이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얼마면 무릎을 꿇을 수 있냐? 1만 원? 10만 원? 쉽게 대답하지 못했죠. 그랬더니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나라면 1원에도 꿇는다. 돈이 생기는 일인데 무릎 꿇는 것이 무슨 대수냐며 말이죠. 그럼 절을 한다면 얼마를 주겠냐고 되묻기도 했어요. 저울질 따위는 필요 없죠. 다만 작은 돈과 큰돈이 있을 뿐이죠. 돈에 대한 욕망을 바탕에 둔 실용적 사고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기기 힘들어요. 아마 그 과정에서 비리나 부정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겠죠.”
아끼고, 발품 팔고, 돈을 놀게 놔두지 않고,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사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돈 버는 기본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덕목은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부자가 되는 비결은 이 기본기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아니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사실 책 속 부자들의 자산 모으는 방법은 누구나 알 만한 내용이에요. 하지만 부자들은 그 뻔한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실천했다는 점이 다르죠. 실제로 만나보면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그것을 대하는 민감성이나 실천력의 차이가 매우 커요. 저는 이 책을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도 ‘나도 도전해야겠다, 나도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욕구가 생기길 바랐어요.”
빚투 그리고 재테크
작가는 복권이나 코인에 매달리는 청춘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최근 경제지를 중심으로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들이 직장을 통한 자산 형성을 기대하지 않고, 코인이나 주식에 매달리는 ‘빚투 열풍’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20대의 복권 구입 비용은 코로나 이전보다 300% 넘게 증가했단다. 그러나 실제 부자들을 만나보면 월급쟁이 부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회가 계층화되고 고착화되었다는 분석이 많죠. 사다리가 치워져 젊은 세대가 계급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를 길이 잘 안 알려져 있을 뿐이에요. 블록체인, 메타버스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은 젊은 직장인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어요. 사실 이런 첨단 분야는 전통적인 부자들이 접근하기 힘들죠. 정보를 가지고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일반인은 호재가 있을 때 삼성전자에 투자하지만 기술과 공정, 소재를 이해하는 사람은 관련주에 투자해 더 큰 이익을 얻기 마련이죠. 마치 용의 머리는 작게 움직이지만 꼬리는 크게 휘청이는 것과 같아요. 기술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능력은 회사 생활에 전념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죠. 또 그들이 근무하는 판교나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어떤 회사가 망해 나가고, 빈자리에 어떤 회사가 들어오는지, 주변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투자의 소재가 될 수 있어요. 옛날처럼 큰 시드머니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최근의 투자 트렌드이기도 하고요. 갈수록 기회도 많아지리라 생각해요.”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마음만은 청년’인 시니어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의 책을 자세히 보면 직업상담사나 창업 컨설턴트들이 하는 이야기와 맥락이 닿는다.
“은퇴 후 평생 직업이었던 분야를 접고 새로운 분야를 찾아 도전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하지만 성공 확률은 대단히 낮죠. 부자가 되는 방법도 비슷해요. 본인이 직장 다닐 때 잘 알던 해박한 분야에서 더 공부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노력이 더 유리해요.”
흔히 몇 차례 소심한 시도가 실패하는 경험을 하면 재테크 무용론자가 되기 십상인데, 이 책에는 재테크를 통해 부자가 된 여러 사례가 등장한다. 각종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재테크의 전형 같은 부자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부자가 목표는 아니더라도 재테크는 하는 것이 맞다”고 이야기한다.
“큰돈을 벌지 않더라도 재테크는 누구나 해야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부는 팽창하고 있고, 세상 사람들은 조금씩 부자가 되고 있어요. 모두 다 움직이고 있는데, 나 혼자만 멈춰진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조금씩 가난해지고 있다는 뜻이 돼요. 사회가 부유해지는 것에 맞춰 재테크를 통해 나의 재산을 조금씩 늘려야 소득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요. 재테크는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일이 된 셈이죠. 과거에는 가만히 있어도 시간의 흐름만으로 연공서열에 따라 월급이 오르고 집값이 올랐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관심을 갖고 흐름에 맞춰 함께 달려줘야 해요.”
뒷조사까지… 부자들의 ‘면접’
각 분야의 성공한 명사들을 취재하다 보면 첫 만남은 ‘테스트’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본인을 상대하는 기자의 능력이나 이해도가 어느 수준인지 궁금해한다. 일종의 면접이다. 작가는 “부자들 중 대부분이 그런 테스트를 즐기고, 상대가 대필 작가라면 그 강도는 훨씬 세진다”고 말했다.
“간단히 훑어보거나 몇 마디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테스트’가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도 흔해요. 감당 못 할 만한 행동을 던지고 반응을 보는 경우도 있어요. 약속 시간에 늦는다거나, 들어주기 힘든 부탁을 하는 식이죠. ‘이거 하면 얼마 버냐’며 묻기도 하고. 또 말없이 빤히 쳐다보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단답형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부자도 있었죠. 제 뒷조사를 몰래 한 분도 있었어요.”
그 까다로운 면접들을 어떻게 통과했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뿐 다른 비결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그저 비굴해 보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만난 부자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작가는 간단히 유형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부자와 같은 스테레오 타입은 오히려 만나기 힘들다고 그는 설명한다.
“최근에는 젊은 부자들이 많아져서, TV 속 회장님 같은 분은 그리 많지 않아요. 자린고비 같은 타입이 있는 반면, 설렁설렁 있는 대로 벌고 쓰고 하는 사람도 있죠. 애써 공통점을 찾자면 본인들이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이에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은 가족을 위해 애쓰셨던 분이에요. 흔히 부자가 되면 가족이나 친척들과 등을 진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아요. 가난한 부모에 가정사가 행복하지 않은 분이었는데, 부자가 된 뒤 가족에게 베풀면서 사시더라고요. 흔히 알고 있는 부자의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분이셨죠.”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작가는 부자가 되었을까?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 어떤 길을 가고자 할까?
“아직 부자가 되진 않았죠. 많은 이들과의 교류 속에서 배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자신의 비법이나 투자 방법 등을 서슴없이 알려주는 분도 많아요. 부자들은 자기 비법을 숨긴다는 것도 옛말이죠. 그렇다고 당장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회사원 신분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책의 구분법으로 설명하자면, 지금은 ‘고전형’과 ‘안전형’의 방식을 따르는 정도입니다. 제가 잘 아는 분야를 바탕으로 기회를 엿보는 중입니다. 다만 부자들과 함께하면서 저 스스로를 그들과 동일시하거나 혹은 부정적으로 변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곁에 있다 보면 그들에 대한 대접을 저에 대한 것으로 착각하기 쉽거든요. 그저 삶의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게 유지해나가고 싶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정리’는 점점 어려워진다. 어떤 물건이든, 사람이든 ‘추억’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리하지 않고 모아두면 의미 있던 물건도 짐이 되고 쓰레기가 되는 법이다. 그럼 도대체 정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국내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1호’ 김민주(55) 한국청소직업학원 이사를 만나 조언을 들어봤다.
먼저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Senior Life Organizer)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다. 단어의 뜻을 풀어보면 ‘중장년(Senior)+생활(Life)+정리하는 사람(Oragnizer)’이다. 한국어로는 ‘생활조력 전문가’라고도 불린다.
시니어에게 정리란 노전(老前) 정리, 생전(生前) 정리 및 유품 정리까지 포함된다. 이에 시니어에게 정리가 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김민주 이사는 2026년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를 창직했다.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는 기존의 수납 정리 전문가나 가사도우미와는 차별된다. 시니어들의 생활 공간 개선을 돕는 정리수납과 생애 설계를 연결해 효율적인 노후 생활까지 도움을 준다.
평범한 직장인,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되다
김민주 이사의 인생은 2009년 ‘정리수납’ 교육을 듣고 180도 바뀌었다. 정리수납 전문가 이전의 그녀는 무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다. 결혼을 하고 두 아들을 키우면서도 20년 넘게 일했다. 정리수납, 살림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살림을 도와준 친정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집안일을 도맡게 됐다.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결혼한 지 15년이 넘었을 때 처음으로 살림을 오롯이 하게 됐어요. 집안일을 해보니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너무 재미가 없고 바쁘기만 했어요. 살림을 못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관심 분야는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살림을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정리수납 교육을 듣게 됐죠.”
정리수납 교육 후 그 매력에 푹 빠진 김민주 이사. 그녀는 2012년 1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013년 정리수납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2016년 12월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를 창직했다. 김 이사는 “정리수납 일로 가정집을 돌아다니다 보니 부모님들이 정리를 못 한 집들을 보게 됐다. 그래서 부모님 집 정리 프로그램을 해야겠다 싶어,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로 명명하면서 특허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이사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한국정리수납협동조합도 꾸렸다. 지금은 임기가 끝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현재 한국청소직업학원의 이사로 있다. 행정 일을 하면서 강사로 교육도 한다. 김 이사는 의뢰를 받으면 ‘정리·청소·소독’을 함께 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니어에게 정리가 중요한 이유
앞서 말했듯이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의 출발점은 ‘부모님 집 정리 프로그램’이었다. 김민주 이사는 어르신들이 ‘정리를 못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리정돈을 못 해서가 아니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녀들은 결혼해서 집을 떠나는데, 물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물건들은 자신들이 피땀 흘린 돈으로 산 것이기도 하고, 자녀들의 추억도 배어 있기 때문에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
“어르신들은 전쟁도 겪으셨고, 그 이후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잖아요. 굉장히 치열하게 살았고, 근검절약, 희생, 봉사의 아이콘이죠. 자기들은 아껴 쓰면서 자녀들에게는 많은 것을 해주셨죠. 월급 타서 살림도 장만하고, 학교도 고등교육 이상 투자했죠. 컴퓨터, 그랜드피아노도 사주고요. 그런데 자녀들이 결혼할 때 자기한테 필요한 것만 가져가다 보니 본가에 짐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 넓은 집에서 부모님들이 짐과 함께 사시는 이유죠. 결국에는 몸이 아파오니 정리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죠. 그래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정리를 같이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김민주 이사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시니어의 마음을 이해했다. 먼저 베이비부머가 어떻게 살았는지 이해해야 했다.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해 김 이사는 “물욕을 못 채운 상태로 자랐다”고 짚었다. 그 베이비부머들이 결혼할 당시에 13, 15평의 아파트가 생겼고, 자녀들이 중고등학생이 됐을 때는 24, 28, 32평 아파트로 옮겨갔다. 집이 넓어지다 보니 장롱, 냉장고, TV 등을 사들인 것. 거기에 홈쇼핑, 대형마트의 확대로 크고 작은 물건들을 더욱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신이 못 채웠던 물욕을 자녀들에게 채우고, 물건을 사들이는 것으로 충족했죠. ‘못 버린다’를 그냥 이해하면 쉬워요.”
자칫 주의해야 할 것은 정리를 못 한다고 해서 쓰레기 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김 이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의뢰인으로 서울 송파구의 고급 아파트에 혼자 사는 한 할머니를 꼽았다. 할머니는 11년 동안 한 번도 청소를 안 했고, 아들·딸과의 사이도 멀어진 상태였다. 김민주 이사는 할머니의 동의 하에 대청소를 했는데, 이후 할머니는 자기한테 소중한 물건들이 사라졌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누가 봐도 버려야 할 것들인데, 할머니는 그것들을 다 품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 김 이사는 “물건을 버린다는 것을 못 견디고 상실감을 크게 느낀 것”이라며, 시니어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2022년, 시니어에게 추천하는 정리 방법
그렇다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정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김민주 이사는 “버리기 전에 물건이 더 이상 집 안으로 안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건을 사기 전에 꼭 필요한지, 집에 대체할 물건이 있는지 고려해볼 것을 조언했다. 다만 잘 먹고 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식재료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구입하라고 말했다.
더욱이 물건을 사들여도 ‘아끼다가 똥 되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물건은 쓰려고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왜 쓰지 않고 아끼냐”면서 “이 세상에서 아까운 존재는 시간과 사랑뿐이다”라는 어록을 남겼다. 더불어 김 이사는 모든 정리의 시작은 ‘물건 째려보기’라고 생각한다. ‘역할이 끝난 물건, 방치된 물건, 설레지 않는 물건’을 찾는 과정이다. 더불어 “40세부터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40대 때 창직을 했잖아요. 그때부터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을 째려봤어요. 안 보이던 물건이 보이기 시작하고, 역할이 끝난 물건도 보이는 거죠. 집에 보면 자녀는 다 컸는데 공갈젖꼭지, 유치원 때 읽던 전집류, 중고등학교 교복, 그랜드피아노 다 있을걸요. 추억인 건 알겠지만 다시 쓸 일이 없잖아요. 그걸 버릴지, 갖고 있을지는 그 물건의 주인인 자녀가 결정하는 거예요. 귀중한 거니 결혼할 때 가져갈 수도 있고, 버리라고 할 수도 있죠. 그렇게 정리를 하는 거예요. 저도 10년째 째려보니 이제 조금 정리가 됐어요.”
김민주 이사는 2022년을 시작하는 시니어들에게 ‘비움-나눔-채움’이라는 3단계 정리법을 제시했다. 사람도, 물건도, 식재료도 비우고 나누는 정리를 한 뒤, 최상위 것들로 다시 채우자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면 ‘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 또한 갖게 된다’고 궁극적인 의도를 밝혔다.
“하루에 하나씩 물건 버리기를 해보는 거예요.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도 ‘ㄱㄴㄷ’ 순서로 하루에 한 명씩 정리해보세요. 우리는 20%의 물건만 쓰고, 80%는 안 쓰는 물건이에요. 안 쓰는 것들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눠준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유익해요. 그리고 휴대폰에 ‘버림의 행복’이라는 사진 폴더를 만들어 놓고, 버리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세요. 내일은 뭘 버릴까 기대하게 돼요. 평생 하라는 건 아니에요. 매일 계속 버리면 상실감이 생기니까, 어느 정도 충족되면 좀 쉬어야죠. 사람들이 비우면 행복하다 하잖아요. 비워야 다른 것들로 채워져요. ‘비운다, 버린다’를 나눠준다로 생각하시고, ‘채운다’는 제대로 된 것들로 채운다고 생각하라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김민주 이사는 홀로 살다 86세에 세상을 떠난 이모 이야기를 전했다. 이모는 근검절약했고 물건을 아껴뒀지만 세상을 떠난 뒤 그것들은 다 쓰레기가 됐고, 자식들에게 짐만 됐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김 이사는 살아 있을 때 ‘정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금쪽같은 자식들에게 그렇게 우려하는 ‘짐’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이모님이 돌아가시고 4남매 자식들이 조를 짜서 집 청소를 했는데 3개월 이상 걸렸어요. 정리를 해보니 옷, 스카프, 장갑 등 안 입은 좋은 것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처음에는 딸들이 좋다고 가져갔지만, 나중에는 한탄이 되는 거죠. 그러다 어느 날 서랍장에서 돈이 나오니까 자식들의 자세가 달라졌죠. 그걸 보면서 현금, 통장, 도장이 아닌 것은 다 쓰레기가 된다고 느꼈어요. 저는 시니어들이 뭘 남기고 뭘 버려야 좋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돈 있으면 자식들 다 주라는 것도 아니에요. 건강하게 살면서 좋은 것 드시고, 좋은 데 다니시라는 거예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시니어 라이프 정리 교육은 더욱 중요해질 것 같아요. 국가 차원이면 더 좋고, 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시니어에게 정리란 자신의 빛나는 인생을 돌아보면서 추억을 반추하는 것이고, 금쪽같은 자식들을 덜 고생시키는 것이죠.”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정리정돈 팁
정리수납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납 도구를 미리 구매할 필요는 없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박스(홍삼, 화장품, 각티슈)나 쇼핑백을 활용하면 수납 도구가 된다. 홍삼 박스 옆면에 손잡이를 부착하면 수납 트레이가 된다.
◆ 쇼핑백을 활용한 수납 도구 만들기
손잡이 끈을 풀어놓는다. → 들어갈 공간의 높이보다 조금 낮게 접는다.(앞뒤로 각각 접기) → 접힌 부분을 안으로 집어넣어 바구니 형태로 만든다. → 그대로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두면 저절로 칸막이가 생겨서 종류별로 나눠 수납할 수 있다. 또한 쇼핑백 옆면에 링 라벨을 안팎으로 붙인 다음 풀어둔 손잡이 끈을 넣으면 또 다른 수납 도구로 활용 가능하다.
직장에 청춘을 바친 시니어에게 은퇴는 사회생활로부터의 해방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다. 100세 시대의 시니어들은 인생 2막을 위해서 또 다른 직업을 찾거나, 취미나 여가활동을 즐긴다. 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엔 부담스러운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평생교육’이다. 고령화 사회 속 평생교육의 의미와 더불어 다양한 평생교육을 소개한다.
평생교육은 생애를 걸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을 이른다. 평등교육법의 정의에 따르면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보완교육, 성인 기초·문자해득교육, 직업 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 활동을 말한다. 학교교육의 대안으로서 주로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사이버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 복지관,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출산율 저하와 상대적인 고령 인구 증가로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기대수명이 대폭 늘어났다. 평균 은퇴 연령은 50대 전후지만, 실질 은퇴 연령은 70대 초반으로 차이가 크다. OECD 국가 중에서도 격차가 높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은퇴 이후에도 전직과 재취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직과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계발이 요구되는데, 그래서 더욱 평생교육이 필요하다.
고학력 U턴 입학생이 많은 원격대학…중도탈락 많아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원격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이버대, 방통대 등을 중심으로 한 원격대학은 퇴직한 고학력 중장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방통대는 고령화와 고학력화가 뚜렷이 드러났다. 원격교육연구소에서 실시한 방통대 재학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평균 연령은 45.2세이며, 최근 5년간 고졸의 비중은 8%가량 줄었으나 대학교 졸업자는 5%가량 늘었다. 실제로 대졸자들이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U턴 입학 현상이 생겨났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가 원격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원격대학은 디지털이 서툰 중장년층에는 원격 지원 등을 통해 원활한 교육을 지도하고, 일반대학과 차별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맞춰서 AI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융합 전공학과를 신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원격대학의 ‘쌍두마차’다. 사이버대학교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운영되는 사립 원격대학으로, 강의 수강과 시험 응시 등 모든 수업과 학사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실습이 요구되는 교육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4년제와 2년제 대학과 동등하게 졸업하면 학사 또는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인 정규 대학교다. 대학원이 설치된 대학에서는 석사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2021년 기준 21개의 사이버대학교가 있으며, 약 13만 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사이버대학교와 달리 4년제 국립 원격대학교다. 국내 최초로 원격교육을 도입했으며, 졸업하면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4개의 단과대학(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교육과학대학) 아래 총 24개 학과가 있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제공하지만, 일부 과목은 출석 수업을 운영한다. 전국에 분포한 13개 지역 대학과 학습센터 및 학습관에서 대부분 수업을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두 대학의 장점은 용이성과 가성비다.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언제든 쉽게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일반대학과 비교해 등록금이 저렴하다. 사이버대의 등록금은 일반대학 등록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업료는 1학점당 6만~8만 원으로, 수강하는 학점에 따라 등록금이 달라진다. 방송통신대는 계열에 따라 다르지만 한 학기당 약 30만 원 중후반이다.
다만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많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방통대의 중도탈락률은 22.7%이며, 사이버대는 14~23% 정도였다. 일반대학의 중도탈락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중도탈락률이 높은 편이다. 김 국장은 “1주에 평균 8시간 정도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1주만 놓쳐도 타격이 크다. 한번 놓치면 따라가기 어려워서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학점은행제
한편 중장년들은 학점과 더불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학점은행제에도 관심이 많다. 학점은행제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제도로, 온라인 수업뿐만 아니라 자격증 취득, 전적 대학 학점 활용, 시간제등록제를 활용한 과목 이수 등을 통해 학점을 인정받으면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학사는 전공 및 교양 학점을 포함해 140학점 이상, 전문학사는 전공 및 교양 학점을 포함해 80학점 이상(3년제는 120학점 이상)을 인정받아야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보통 학점제로 운영하지만, 학위 수여가 2월과 8월이라서 교육 훈련기관에서 사이버대의 학기제와 비슷하게 학사일정을 운영한다”라며 “원격대학은 한 기관 내에서만 들을 수 있지만, 학점은행제는 400여 개 기관에서 원하는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장년들이 학점은행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격증 취득과 효율성 때문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 사회적 경로 조사’의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학점은행제의 목적으로 자격증 취득을 꼽은 이가 3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은퇴를 준비하면서 학점은행제를 선택하는 이들은 이 제도의 장점으로 용이성(34.9%)과 시간 절약(32.6%)을 꼽았다.
비용 측면에서도 정규 대학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시니어들이 고려해볼 만한 제도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현역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은 경력 향상을 위한 학위 취득에 관심이 많고, 은퇴하신 분들은 사회복지사, 한국어 교원 등 자격증 취득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기술과 취미로 인생 2막을 열다
학위 이외에도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통해 재취업을 하는 중장년들도 생겨났다. 실제로 한국폴리텍대학교는 은퇴한 중장년들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종합기술전문학교로, 기술 중심의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40세 이상의 미취업자(학력 무관)는 이 대학의 신중년 특화과정을 통해 숙련된 기술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시니어 헬스 케어 등 중장년들이 선호하는 학과 위주의 과정이다. 훈련비 전액 무료이고, 80% 이상 출석 시 훈련수당 및 교통비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한편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인 삶을 성취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시니어센터는 중장년을 위한 맞춤형 재취업과 취미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시니어 모델, 트로트 가수, 전통 민화 등 문화예술 분야의 수업을 마련했다. 햇병아리극단과 오페라싱어 및 뮤지컬배우 수업, 트로트 가수반 등은 무대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니어센터 관계자는 “시니어 모델, 트로트 가수 등 시니어들의 관심이 많은 과정을 운영 중인데, 인기가 좋다.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동년배들과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찾아가는 평생교육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평생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준 사례도 등장했다. 대전 대덕구는 찾아가는 배달강좌를 통해 평생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최소 학습 인원을 5인에서 3인으로 조정했고, 특정 장소를 방문해 도시농업, 생태해설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 중이다.
대구 수성구 평생학습관은 평생교육 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배포했다. ‘오오운동’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대처의 일환으로 평생교육 현장에서 생활방역 실천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공유 사업이다. 여기서 ‘오오’는 강의 5분 전, 강의 5분 후를 의미한다. ‘오오운동’은 평생교육 현장에서의 방역을 위한 실천 내용을 담은 영상 콘텐츠로, 수성구 평생학습관이 개발하여 전국에 무료로 공유됐다. 수성구 평생학습관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수칙을 말과 글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진로와 더불어 문화활동을 위한 평생교육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하다. 논문 ‘노년기 평생교육 참여와 삶의 질’에 따르면 평생교육에 참여한 노인집단은 인지 기능이 높고 우울감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직업 진로교육에 참여할수록 인지 기능이 높았고, 취미 등 문화적 교육에 참여할수록 여가 만족도나 친구 및 지역사회 관계 만족도가 높았다.
이혜진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노인은 평생교육을 통해 자기계발과 더불어 성취감을 얻기도 하지만, 나아가 평생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앞으로의 평생교육은 공부 차원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어주는 평생시민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니어들이 집에만 있는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젊은 MZ세대만큼 활발하다. 백화점이든 카페든, 젊은 세대의 전유 공간이라 생각되는 곳에도 시니어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매장의 주요 소비자일 수도 있고, 직원일 수도 있다. 그런 활발한 시니어들을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시니어 직원이 바라보는 MZ 소비자, MZ 직원이 바라보는 시니어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정말 세대 차이가 존재할까?’
세대 차이의 실체를 알아보고자 정반대 상황에 있는 카페 두 곳을 방문했다. ① MZ세대가 직원이고, 시니어가 주요 고객층인 카페, 반대로 ② 시니어가 직원이고, 젊은 MZ세대가 주요 고객층인 카페. 확실한 비교를 위해 같은 질문을 했고, 그 차이점을 짚어봤다.
① 시니어 손님 vs MZ 직원
탑골공원 때문일까. 예로부터 서울 종로에는 시니어들이 많다. 종로에도 프랜차이즈 카페가 많이 생기고, 카페 직원들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카페는 젊어지는데, 손님들은 여전히 시니어라는 소리다.
그 대표적인 예로 ‘카페 에이치(h)’를 들 수 있다. 카페 에이치는 종로3가역 2-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다. 무려 3층짜리 건물로 올 블랙의 근엄한 자태를 뽑내고 있기 때문에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인다. MZ세대 직원들 역시 올 블랙 의상을 입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카페에 잠시만 앉아 있어도 시니어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니어 손님들은 음료 주문 하나도 쉽지 않다. QR코드 입력하는 데도, 무엇을 마실지 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계산하는 모습마저 슬로모션이다.
시니어 손님들을 응대하느라 젊은 직원들은 애를 먹는다. 잘 안 들리는 어르신들과 대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QR코드가 있긴 있는데, 어디 있더라. 찾아줘 봐요”라고 부탁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기자가 보기에는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MZ 직원은 익숙해 보인다. 아들처럼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카페 에이치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이 3층짜리 건물에, 테라스와 흡연실까지 있어 여유롭게 앉아 있을 공간이 많다는 점이다. 또한 커피 맛으로 승부를 보는 카페다. 카페 에이치의 직원 강동우(30) 씨 또한 “커피가 맛있다. 특히 라떼가 시그니처인 것 같다”고 자랑했다.
② 시니어 직원 vs MZ 손님
‘함께 그린 카페’의 직원은 모두 만 60세 이상이다. 금천호암노인종합복지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시니어들이다. 바리스타에 관심 있던 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총 25명이 격일로 근무하며, 하루 3시간 30분씩 10일간 일해 월급으로 약 36만 원을 벌어간다.
시니어들이 일하는 카페이기 때문에 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이 카페의 판매 수익 80%는 아침 출근 시간에 발생하며, 주요 고객층은 20·30대의 MZ세대다. 커피든 디저트든 맛이 없으면 카페를 찾지 않는 고객층이다.
시니어 직원들은 좋은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인기 메뉴는 샌드위치와 커피로 구성된 모닝 세트. 오전 7시 30분부터 11시 사이에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2년 2개월이나 일한 베테랑 신선희(70) 씨는 “샌드위치를 제일 많이 만들었고, 자신도 있다. 토마토와 양상추를 가운데 쏠리지 않게 놓고, 빵도 노릇하게 잘 굽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카페 구조가 음료를 픽업하기 좋게 되어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시니어 직원들은 친절하고 밝게 손님을 응대한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직장인들에게 ‘아침 맛집 카페’로 소문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커피 한잔일 수 있지만, 시니어 직원과 MZ 손님은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모습이다. 시니어 직원들은 젊은 에너지를 받고, MZ 손님들은 부모님 세대의 직원들을 보고 따뜻함을 얻어가는 것 같다.
- 어떻게 이 카페에서 일하게 됐나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금천호암노인종합복지관 안 부장님 권유도 있었고, 예전부터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연락이 와서 얼른 왔죠. 노인센터에서 교육도 받고, 2차로 개인이 하는 곳에 가서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요.
김훈심 직장 퇴직하고 뭔가 해보고 싶었는데 지인이 잘할 것 같다면서 추천해 줬어요. 자녀들도 많이 호응해줬고요.
MZ 카페 강동우 원래는 회사 다니다가 카페 창업을 하고 싶어서 그만두고, 일 배우려고 여기에 오게 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창업할 생각은 계속 하고 있어요.
- 주요 고객층의 연령대와 가장 바쁜 시간은 언제인가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20~30대부터 60~70대까지 다양해요. 오전 8시 20분 정도부터 9시까지가 바쁜 것 같아요.
김훈심 오전 시간에는 20~30대 분들. 주변에 회사가 많아서 직장인들이 많고, 그 이후에는 다양하게 오시는 것 같아요.
MZ 카페 강동우 50~60대 분들이 가장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오후 1~2시가 가장 바쁜 편이고, 6~8시도 요즘 손님이 좀 오시는 것 같아요.
- 주요 고객층인 젊은 or 시니어 분들이 좋아하는 메뉴는 뭐라고 생각되나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아침조는 식사를 안 하고 오시는 직장인들이 많잖아요. 샌드위치 세트가 가장 잘나가는 것 같아요.
김훈심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샌드위치나 카야토스트로 구성된 모닝 세트가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MZ 카페 강동우 레몬차, 자몽차도 좋아하시고요. 달달한 커피도 많이 좋아하세요.
- 젊은 or 시니어 손님들을 만나보면 어떤가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젊은 손님들을 보면 같이 젊어지는 기분이고, 자식 대하듯 소중하게 여기며 항상 유쾌하게 대하려고 해요.
김훈심 젊은 분들이 아무래도 밝고 활기차잖아요.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MZ 카페 강동우 젊은 손님들보다 QR인증이라든지 설명을 해드려야 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은 편이죠. 어르신들한테는 좀 크게 또박또박 말씀드리려 하고 있어요. 가끔 잘 안 들리시는 분들에게는 서너 번 더 설명해드리죠.
- 젊은 or 시니어 손님들과 세대 차이를 느낄 때가 있었나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가끔 젊은 손님 중에 작은 목소리로 빠르게 주문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제가 얼른 못 알아듣고 다시 물어볼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내가 나이 먹었나, 세대 차이를 느끼곤 하죠. 귀찮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김훈심 줄임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아’, 바닐라라떼를 ‘바라’, 이렇게 주문하면 빨리 캐치하지 못하니까 어려운 게 있어요. 대여섯 명이 와서 빨리빨리 주문할 때는 ‘죄송합니다. 저희가 좀 늦다 보니 천천히 말해주세요’라고 하기도 해요.
MZ 카페 강동우 젊은 세대는 당연하게 카페 다니고 주문도 자연스럽게 하시는데, 시니어 분들은 주문 자체를 어색해하실 때가 있어요, 진동벨도 어색해하시고요. 그럴 때 세대 차이가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손님 있나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젊은 여자 손님 두 분이 단골로 오세요. 그중 한 분이 엄청 사근사근 상냥하게 주문하시는데요. 하루는 아이스라떼가 주문이 잘못되어 아이스커피로 나가게 됐어요. 손님이 라떼를 생각하면서 ‘아이스 두 잔’이라고 하신 거예요. 잘못된 것을 알고 얼른 다시 라떼로 만들어주겠다고 하니 오히려 주문하신 손님이 미안해하면서 그래도 되겠냐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김훈심 자주 오시는 젊은 아가씨인데, 개인용 텀블러에 커피를 받아가세요. 그 모습이 예쁘게 보여요.
MZ 카페 강동우 특정한 누구보다는 좋았던 기억은 아무래도 손주처럼 보이고 막내아들처럼 보이니까 가끔씩 간식거리도 챙겨주시는 분도 있고, ‘잘생겼다’, ‘예쁘다’, 칭찬도 해주실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반대로 안 좋았던 기억은 어려 보이니까 가끔 함부로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진 것 같은데, QR코드 같은 것 하기 싫다고 무대뽀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해주세요.
시니어 카페 신선희 금천호암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이런 일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대로 쭉 함께 그린 카페에서 일하고 싶어요. 나이는 더 먹기 싫어요. 노인 일자리를 열심히 찾아서 참여하면 훨씬 젊게 살 수 있답니다. 많이들 참여하셔서 활력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훈심 금천구청이나 금천호암노인종합복지관 관장님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나이 든 어른들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셨잖아요. 최고로 청결하고 정성을 다해서 만들고 있거든요. 많이 많이 오셔서 잡수고 가세요~.
MZ 카페 강동우 아무래도 손님들이 나이대가 있으니, 허니브레드 같은 빵을 처음 먹어보시는 경우가 있어요. 정말 맛있다고 해주시고, 메뉴 이름도 휴대폰에 적어 가시고 그러면 진짜 뿌듯하더라고요. 공부하실 때도 그렇고 사람 만나서 얘기하실 때도 우리만 한 카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진단
시니어와 MZ 사이에 약간의 세대 차이는 존재했다. 시니어의 노후에서 비롯된 차이였다. 아무래도 시니어는 귀가 잘 안 들리고, 요즘 젊은 세대의 말을 모르기 때문.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감수할 수 있는 정도였다. 오히려 엄마 같아서, 반대로 아들 혹은 딸 같아서 서로에게 더욱 친절하게 대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는 이전에 비해 시니어 세대도, MZ세대도 다름의 차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MZ세대는 ‘시니어 세대는 무조건 해달라고 한다, 짜증만 낸다’, 시니어 세대는 ‘MZ세대는 예의 없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진단 결과, 실제로는 세대 간의 벽이 많이 허물어졌고,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가 국민연금 운영과 지급을 책임지기 때문에 국민연금 노령연금에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일까? 국민 중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에서 실시한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연금이해력 측정 및 분석’에서 3050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연금이해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냈다.
위 질문은 출제된 문제 중 하나다. 정답은 ‘소득세를 부과한다’이다. 국민연금을 받을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 정답률은 41%밖에 되지 않았다. 3050 직장인 10명 중 6명 정도가 국민연금이 과세 대상인 것을 모르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 과세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연금을 납부하는 기간 동안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내야 한다. 반대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않았다면 연금을 받을 때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국민연금은 2002년부터 소득공제 혜택을 줬다. 보험료를 내는 시기에 세금부담을 줄여주고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생긴 1988년부터 2001년까지 납입금액에 대한 연금은 비과세고, 2002년 이후 납입분에 대한 연금은 과세 대상이다.
기본적인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취지를 주장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납세 기준은 대략 70만 원 정도로, 국민연금 전체 수급자 평균연금액인 54만 2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연금 납세 과정은 직장인의 납세와 같다.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매달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원천징수한다. 그리고 연말정산 때 1년치를 몰아서 환급받는다.
예를 들어 매달 60만 원을 국민연금으로 받으면서 연금소득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A 씨는 연간 총 720만 원을 연금으로 받는다. 연간 연금 수령액 700만~1400만 원 구간의 연금소득공제액은 7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0%에 490만 원을 더한 금액이다. 그러면 490만 원에 700만 원을 추가하는 20만 원의 20%인 4만 원을 더해 총 494만 원이 공제된다. 따라서 A씨의 총 연금소득액은 700만 원에서 494만 원을 뺀 206만 원이 된다.
연금소득공제뿐 아니라 기본 소득공제도 적용된다. 다만 직장인 소득공제보다는 항목이 적다. 연금소득자들은 본인과 배우자, 자녀 등에 대한 인적공제만 받을 수 있다. 부부 가구라면 한 명당 150만 원씩 공제해주는 인적공제까지 받으면 300만 원을 뺄 수 있어 과세표준은 0원이 된다. 과세표준이 0원이니 부과되는 세금은 없다.
이처럼 국민연금 말고 다른 소득이 없으면 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전문가들은 부부 가구 기준으로 월 연금액이 대략 70만 원보다 적다면 세금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다.
다만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이 아닌 다른 소득도 있다면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이 있다면 국민연금 수령액이 합산 과세 대상이 돼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호용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전문위원은 “연금을 받을 때 다른 소득이 있다면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사이에서 욜로(YOLO)와 플렉스(Flex)는 저물고, 요즘엔 리추얼(Ritual)이 대세다. 리추얼은 미라클 모닝, 하루에 물 2L 마시기 등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소한 루틴을 말한다. 무의식적인 습관과 달리 의지와 지속성이 필요한 활동이다. 이러한 현상을 짚어보고 시니어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리추얼 라이프를 소개한다.
최근 리추얼은 MZ세대에게 중요한 삶의 패턴이 됐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추얼 플랫폼 이용자의 약 90%가 20·30대이며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리추얼 플랫폼 이용 건수는 평균 21% 증가했다. 리추얼은 습관과 달리 의도적인 행위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는 건 무의식적인 습관이지만,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계획하는 것은 리추얼이다. 허두영 데이비드 스톤 대표는 “리추얼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면 하나의 루틴이 되며, 루틴이 축적되면 좋은 습관이 형성된다”라고 말했다.
소확성과 공유 문화
직장인 김밀리(27)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리추얼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실제로 평균 기상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서, 산책 후 아침 식사를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지인들끼리 습관 모임을 만들어 단체 카톡방에 루틴 인증샷을 남긴다. 저녁에는 리추얼 플랫폼을 활용해 이브닝 요가를 하고, 하루를 정리하며 글을 쓰고 있다.
MZ세대의 리추얼은 소소하되 다양하다. 거창한 목표 대신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 즉 소확성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눈뜨자마자 이불 개기, 비타민 챙겨 먹기, 책상 앞에 앉아서 창밖 보기 등 사소한 일이라도 규칙과 순서만 있으면 된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관계자는 “밀레니얼은 변함없는 루틴을 통해 일상을 유지하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사소한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여 만족감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특징 중 하나는 공유 문화다. #주말루틴, #저녁루틴, #미라클모닝 등 인스타그램의 각종 해시태그를 눌러보면 매일 자신의 리추얼을 인증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챌린지 ◯◯일 차와 같이 도전하고 있는 챌린지의 상태를 기록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런 클럽 챌린지의 경우 시간과 거리가 표시되는 나이키런 클럽 앱 사진을 SNS상에 게시해 인증과 동시에 결과를 남들과 공유한다.
또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리추얼을 위해 매월 약 6만8000원 정도의 금액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꾸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일정 금액을 먼저 내고 루틴을 실천하면 리워드로 돌려주는 앱을 이용하거나, 루틴 전문가로부터 피드백 서비스를 받는다. 실제로 MZ세대의 21.3%가 챌린지·루틴·습관 형성 앱을 이용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30세대는 성공보다 성장에 관심이 많다.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과 좋은 습관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라고 말했다.
건강 루틴이 필요한 시니어시니어도 작은 성취가 필요하다. 논문 ‘노인의 자기 성취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노화의 중요한 요인이 성취감이다. 자기관리를 통한 성취감이 높을수록 행복한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허 대표는 “‘눈 뜨면 이불 개기’와 같이 사소한 행동일지라도 지속해서 성공하면 성취감이 생기고, 성취감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자신감은 삶의 행복과 더불어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시니어는 건강을 챙기는 루틴을 만들면 좋다. 갈수록 건강수명이 줄어들뿐더러 은퇴 후에 루틴이 자연스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침 식사와 영양제 루틴을 만드는 것도 괜찮다. 영양, 입맛, 식사량과 식사 시간 등 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식단을 짜고, ‘영양제 하루 한 알 섭취’와 같은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 좋다. 최혁준 화이트 큐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앱을 활용해 루틴을 만드는 중년들이 생겨났다. 은퇴한 중년은 모닝 루틴, 만보 걷기, 건강식품 섭취 등을 통해 평일 루틴을 만들고 있으며, 전업주부의 경우엔 글쓰기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루틴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