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박세리가 세계 정상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이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투어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해마다 정신력과 기술로 무장한 최강의 여성 골퍼들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며 대회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고, 그에 따라 대중의 관심과 규모 면에서도 확장과 성장을 거듭해왔다. 더할 나위 없는 한국 여자 프로 골프, 그 전성기가 올해도 계속될까?
우리나라 여성들이 골프 종목에 유독 강한 이유를 두고 별의별 분석들이 언론에 소개돼왔다. “한국 고유의 바느질 전통 덕분에 손끝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이라는 믿고는 싶되 선뜻 믿어지지 않는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다(근거가 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희생을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열정적 지원 덕분”이라는 주장도 있다. “수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왜 하필 골프인가?”에 대한 대답이 되기는 어렵고 근거의 계량화가 어렵다는 난점도 도사리고 있지만 신뢰할 만한(또는 신뢰하고 싶은) 분석이다.
실력과 성적만 뛰어난 것은 아니다. KLPGA 주최로 매년 치러지는 일련의 대회들, 이른바 KLPGA 투어의 인기는 가히 절정이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32개 대회가 개최됐고 총상금도 역사상 처음으로 200억원을 돌파했다(총 212억원). 그 결과 KLPGA 투어는 출범 38년 만에 상금 규모 면에서 유럽 투어를 제치고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여자프로골프 3대 투어로 손꼽히게 됐다.
2017년 시즌에도 기세는 여전하다. 31개 대회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지난 시즌보다 한 개가 줄어들었지만 평균 상금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평균 상금은 지난 시즌보다 1000만원 늘어난 약 6억7000만원이며, 총상금은 209억원).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최근의 국내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셈이다.
그 이유로는 역시 투어 전체의 높은 수준을 들 수 있다. 그동안 KLPGA 투어에는 세계 정상급 수준의 스타들이 꾸준히 참여해왔다. 국내 투어의 일인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진출한 뒤 하나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 현재 LPGA 랭킹을 살펴보면 전인지(4위), 류소연(5위), 장하나(6위), 박인비(9위), 김세영(10위) 등이 톱 10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국내 투어를 발판으로 세계에 진출한 스타들. 여기에 지난해 국내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성현은 올해 LPGA에 진출하자마자 11위에 오를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상위권 선수들만이 아니다. 중하위권 골퍼들조차도 높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KLPGA 투어에서는 특정 선수가 대회를 ‘싹쓸이’하는 독주 현상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국내 투어가 애국심에 따른 의무감 없이도 ‘흔쾌히 관람할 만한 수준’에 이르러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처럼 대회 수준이 높아지면 기업들의 지원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마련. KLPGA 투어 스폰서들의 만족도 역시 다른 어떤 프로 스포츠보다 높다. 지난 시즌에는 불경기임에도 4개 대회가 새로 만들어졌을 정도다. 그런 지원들이 지속적이라는 사실 또한 KLPGA 투어가 자랑할 만한 점. 올해 치러질 31개 대회 가운데 12개 대회가 10년 이상 꾸준히 개최돼왔으며, 5년 이상 열리는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숫자는 20개 대회로 대폭 늘어난다. 2010년 당시 10년 이상 개최된 대회가 3개, 5년 이상 개최 대회가 9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스폰서가 크게 늘어났다. 국내외 기업들이 투어에 꾸준히 투자하는 까닭은 달리 없다. KLPGA 투어가 스폰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스포츠 마케팅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어가 일취월장하는 이유로 협회의 효과적인 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KLPGA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수 선수들의 해외 유출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한화금융 클래식’이 메이저 대회로 치러진다. 이로써 K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한화금융 클래식’까지 더해져 총 5개가 됐다.
메이저 대회의 확대가 ‘스타 유출 현상’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는 것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규모와 관심이 큰 만큼 우수한 선수들이 국내 투어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KLPGA는 국외 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회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도 ‘더 퀸즈 presented by 코와’를 포함해 5개의 해외 공동 주관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선수 특별 추천 인원을 확대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등 아시아 골프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덕분에 2015년의 인터내셔널 퀼리파잉 토너먼트 참가 선수는 8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참가 선수가 20명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투어가 외국 선수들에 개방됐을 때 장점은 하나둘이 아니다. ‘투어 수준의 향상’과 ‘참가 선수층의 다양화’는 그 가운데에서도 대표적인 효과.
KLPGA 강춘자 수석 부회장은 “KLPGA는 혼란스러운 국정과 대외적인 불확실성, 다양한 변수로 스포츠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스폰서가 국내 여자 골프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일정 및 날짜를 고려해 최다 대회와 최적의 스케줄로 2017년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스폰서와 선수, 그리고 골프 팬들 모두가 만족하는 대회를 개최하고 운영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해마다 톱스타들이 더 큰 무대인 미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KLPGA 투어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스타가 그 자리를 메워왔다. 2015년에는 김효주의 빈자리를 전인지가 메웠고, 전인지가 떠난 뒤에는 박성현이 높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팬들의 관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그로써 투어의 경제 사정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좋은 기량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여기에 상업 규모까지 갖춰지는 ‘프로 스포츠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자 프로 골프의 앞날은 여전히 밝다.
뇌졸중은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경험하게 된다는 흔한 질병이다. 그렇다고 가볍게 생각하거나 시간을 허비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망률이 높고 후유장애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뇌졸중 은 10여 년간 우리나라 단일질환 사망원인 1위로 꼽혔으며, 고령화 등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진료환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암살자’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흔한데도 사망에 이르게 한다? 가장 무서운 말이다.
하지만 뇌졸중으로 1차 진단을 받은 뒤 5년간 관리를 철저히 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고, 이에 앞서 당뇨나 고혈압을 얻은 뒤 10년을 지속적으로 신경 쓴다면 두려움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뇌졸중 건강강좌를 준비했다. 강북삼성병원 김용범 신경과 과장, 문희수 신경과 교수, 이용택 재활의학과 교수 등 3명의 명의와 함께 초기부터 재활까지, 오해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뇌졸중이 뭔지 개념부터 잡고 갑시다
김용범 교수: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말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보면 된다.
중풍은 뇌졸중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이 파악되기 전, 뇌 사진을 찍어서 분석하기 전에 이를 통칭하는 한의학 용어였다. 중풍에는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환도 포함돼 있지만, 현재는 거의 동일한 질병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희수 교수: 뇌경색은 뇌에 있는 혈관이 막혀 해당 부위 뇌의 일부가 죽게 되는 것이고, 뇌출혈은 고혈압 등으로 인해 혈관 출혈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쉽게 말해서 뇌경색은 혈관이 막히는 것, 뇌출혈은 혈관이 터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뇌졸중 환자 중 85%가 뇌경색인 이유는 뭘까
문희수 교수: 뇌경색 발생빈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식습관이 서양화되면서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운동부족 등으로 발생할 요인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뇌출혈은 고혈압과 깊게 연관돼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 약 복용 등으로 인해 발생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래도 서양보다는 동양권에서 뇌출혈은 높은 편으로 파악된다.
김용범 교수: 인구학적 측면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뇌경색은 60대가 넘어서면서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지금은 90세까지 살지 않는가. 고령화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어났다고 분석된다.
겨울철에 뇌졸중 급증, 근거 있는 말인가
김용범 교수: 겨울철에 뇌졸중 환자가 급증한다는 말들이 많다. 이미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연구를 해보면 데이터가 명확하지 않다. 추운 날씨와 뇌졸중이 연관이 있다고 치면 열대지방이 캐나다보다 발병률이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문희수 교수: 맞다. 명확한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뇌졸중의 발병원인은 요소가 다양한 만큼 하나의 요인이 발병률을 높인다는 것은 증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용택 교수: 겨울철 진료인원이 늘어난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고, 각종 보도를 통해서도 ‘겨울철 뇌졸중 주의보’ 등의 내용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가 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진료인원이 늘었다고 보는데, 아닌가.
김용범 · 문희수 교수: 겨울철 뇌졸중 중증도가 높아진다는 연구는 진행됐지만, 실제 수치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뇌졸중 진단 및 치료방법을 소개해 달라
김용범 교수: 먼저 전산화단층촬영술(CT), 자기공명영상(MRI)등의 영상학적 검사 방법을 통해 뇌의 상태를 파악한다. 관류검사, 혈관검사 등을 선택적으로 진행하고, 심장초음파 검사도 실시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
문희수 교수: 뇌졸중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는 급성기 치료, 뇌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는 경우 혈관조영술을 이용한 스텐트 삽입술 등이 있다. 약물치료를 위해 와파린계열의 항응고제, 아스피린계열의 항혈소판제를 처방한다.
골든타임 ‘3시간’이 핵심이라는데, 그 이유가 뭘까
김용범 교수: 뇌경색 발병 후 골든타임에 혈전용해제를 투입해 혈액응고에 의해 형성된 덩어리, 즉 피떡을 녹여준다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혈전용해제를 투입해 뇌출혈 위험이 커져 후유증이 심각해지는 손해를 입게 된다. 치료시 득실을 계산해 볼 때 골든타임은 매우 중요하다.
문희수 교수: 시간을 놓치면 뇌기능도 잃는다. 혈전용해제를 투입하는 것만 따지고 보면 골든타임은 4시간 30분이다. 골든타임을 3시간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서 CT를 찍는 등 소요시간 때문에 늦기 전에 일찍 와야 한다는 측면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전조증상을 느낄 때 체크해야 할 부분은
문희수 교수: 우선 전조증상에는 감각 장애, 운동 마비, 실어증,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문제는 환자가 이 증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증상이 갑자기 발생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김용범 교수: 의사도 가벼운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확진하기에는 애매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환자가 평상시에 구체적으로 증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심의 범위를 넓혀서 증상의 지속시간을 체크해 두는 게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호전되더라도 병원에 와봐야 한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맞는 말인가
김용범 교수: 약을 장기 복용하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다. 아스피린도 장기 복용하면 위장출혈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50세부터 80세까지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한다면 뇌졸중 예방과는 별개로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문희수 교수: 1차 예방과 2차 예방이라는 개념이 있다. 1차 예방은 건강한 사람이 뇌졸중을 막기 위한 것을 말하고, 2차 예방은 뇌졸중을 한 번 경험한 사람이 재발을 막겠다는 목표를 의미한다.
실제로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라고 권고를 할 수 있는 부분은 2차 예방 차원에서 적용되는 것이다. 위험인자가 보이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 뇌졸중 예방만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한다는 것은 손해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 증상, 합병증의 종류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이용택 교수: 대표적으로 편마비, 구음장애, 언어장애, 인지장애 등이 찾아온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연하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을 삼키는 동작을 연하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장애가 발생하면 식도가 아닌 다른 기관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흡인성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
장애가 안 남는 경우는 몇 %나 되나
이용택 교수: 어려운 질문이다. 전제돼야 하는 건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4~6주의 시간을 두고 본다. 이 기간에 운동 경과가 좋게 나온다면 대체적으로 1년 6개월 이후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즉 초기 병변과 장애정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곤란하다. 물론 기적 같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해보자. 권고사항 위주로 부탁드린다
문희수 교수: 뇌졸중은 여러 요인의 결합으로 진행된다. 혈압, 고지혈증, 담배, 술, 심장병 등 여러 가지 질환이 혈관에 영향을 줘서 발생한다. 뇌졸중은 이같은 위험 인자들을 인식하고 피해갈 수 있다면 예방이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식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라고 말하고 싶다.
뇌졸중 환자에게는 평생 약을 먹고 재활을 하며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싶다. 실제로 내가 맡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의사가 도와줄 수 있는 범위는 한정적이다. 생활속에서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들을 잘 이행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치료를 이어가는 곳이 필요하다.
김용범 교수: 뇌졸중 합병증, 후유장애가 심각하게 남는 환자는 관리가 부족해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처음 뇌졸중이 발견되면 조기에 퇴원하고 일상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를 조심해야 한다.
싱겁게 먹고 지속적인 운동도 하고 술 담배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관리를 하지 않아서 5년 정도 있다가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재발하게 되면 드러눕는 뇌졸중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충분한 기회가 있던 환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근본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를 진단받게 된 이후 10년을 잘 보내야 뇌졸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때문에 응급실 골든타임 3시간 개념에 앞서 10년 관리체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용택 교수: 편견을 버리고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 휠체어를 타지만 혼자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짧은 기간 열심히 해서 완치 후 사회에 복귀하겠다는 환자가 많은데 이 생각을 버려야 한다.
편마비는 근력이 떨어진 상태라 무리하면 반복충격으로 2차 합병증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빨리 나을 수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재활이 필요하다. 재활에 있어 최고의 방안은 병원을 다니면서 드는 비용을 집 바꾸는 데 쓰라는 것이다.
휠체어 높이를 침대 높이로 맞추고, 사이드레일도 달고, 문지방도 없애는 등 환자가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하라는 뜻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원격의료 도입과 낮은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등 정부 의료정책 전반에 반발하며 강행한 10일 집단휴진이 다행히 큰 피해와 혼란없이 마무리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들의 호응이 거의 없었던데다, 동네 의원급의휴진 참여율조차 20% 남짓(정부 집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4~29일로 예고된 2차 집단휴진에는 응급실 인원 등 필수 의료인력까지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만에 ‘의료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국이 현실이 되면 정부나 의협 모두 “국민 건강을 외면한 채 힘 겨루기만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남은 10여일동안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며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 원격의료법안 국무회의 상정 ‘보류’…1차 휴진기관 선별 처벌도 검토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가 마비되는 사태는 반드시 피해야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따라서 정부도 이번 집단 휴진 사태와 관련, “법에 따른 엄중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협상과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거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일단 정부는 이번 의-정 충돌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원격의료 도입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차관회의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당초 일정대로라면 11일 국무회의에 상정·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하는 의협의 집단휴진이 10일 강행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법 개정을 밀어붙이지 않고 속도 조절에나선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정이 무산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것은 아니고, 적어도 이번 주에 서둘러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적어도 2차 집단휴진 전까지 정부가 의료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확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10일 1차 집단 휴진에 참여한 의원들에 대한 15일간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범위도 사전 경고 당시와 달리 축소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차 집단 휴진이나 향후 정부와 의협간 대화 가능성 등까지 생각하면 과연 1차 휴진 의원들을 모두 행정처분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지 정부 안에서도 여러 의견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1차 휴진 의원들 모두에행정처분을 내리는 등 강경태도를 고수할 경우, 오히려 의사들의 반발을 불러 2차 휴진율만 높여주는 ‘부작용’을 우려한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1차 휴진 의원에 대해서는 주동자급을 포함, 증거와 의도가 매우 뚜렷한경우에 한해 ‘선별’ 처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대화 중재를 위해 의협 등과 물밑 접촉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과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는 1차 집단 휴진을 막기 위해 물밑 논의를 통해 중재를 시도한바 있다.
◇ 의협, 개원의·봉직의 입장차이·낮은 휴진 참여율 등 ‘부담’의협 입장에서도 실제로 2차 집단 휴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에는 여러가지로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집단 행동에 앞서 대화로 수가 결정체계 개선 등 실익을 챙기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내부에서조차 쟁점에 대한 의견이 하나로 잘 모아지지 않고, 따라서 회원들의 휴진 동참율도 높지 않다는 게 의협의 가장 큰 고민이다. 실제로 10일 1차 휴진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소속 의사들은 거의 호응하지 않았고, 동네 의원들의 참여율(정부 집계 20.9%·의협 집계 49.1%)도 절반을 넘지 못했다.
현재 9만여 의협 회원 가운데 3분의 1은 직접 의원 등을 경영하는 개원의, 또 다른 3분의 1은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등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봉직의)들이다.
정부와의 갈등 요인 가운데 ‘저(低)수가’ 문제의 경우 의사들 사이에 큰 이견이없다. 개원의나 봉직의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이 제공한 의료 서비스에 비해 건강보험이 지급하는 대가인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며 ‘현실화’, 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개원의들의 경우 지난 2011년 설문 조사 결과, 1천32곳 의원 가운데 68%가 현 건강보험제도에 불만을 드러냈고, 20%만 “현재 수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협이 또 다른 주요 파업 이유로 거론하는 원격진료와 의료법인의 영리자법인 설립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입장과 견해가 엇갈리는 부분이다.
대체로 개원의에게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관련 규제 완화는 혜택이 없거나 오히려 불리한 변화이다. 일단 지금은 의원급으로 원격진료 가능 기관을 제한하고 있지만, 점차 규제가 풀리면 결국 원격진료 시설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장기 관리가 필요한 수술 건이 많은 대형 병원들에 더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 소속 의사들로서는 ‘대면 진료’ 등의 원칙적 명분만 아니라면 딱히반대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의료기관의 영리 자법인 설립도 병원 소속 의사들로서는 기회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법인의 수익이 모법인인 의료기관으로 더해지면 소속 의료진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고, 자법인의 부대사업으로서 의료 신기술 연구·개발(R&D)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0년 집단 휴진 당시 개원의들의 초기 참여율이 90%를 웃돌고, 대학병원소속 의사들까지 외래를 휴진하며 동참했던 것과 비교해 전혀 다른 상황인 만큼 ‘투쟁’을 지루하게 오래 끌수록 의협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 없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2차 집단 휴진을 강행할 경우, 업무정지나 면허 취소 등 ‘무더기 행정 처분’이라는 눈에 보이는 손해 뿐 아니라 “의사들이 환자 생명을 볼모로 밥그룻 싸움에 열중한다”는 여론의 질타도 감수해야한다.
노환규 의협회장 역시 지난 10일 1차 집단 휴진 당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화로 해결하지 않아 여기까지 왔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길원한다”며 정부와의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의협은 현재 민주당 등 정치권과도 접촉하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을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요즘 부쩍 내가 맡고 있는 이혼사건 중에 배우자의 바람, 즉 부정한 행위가 쟁점인 사건이 많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으니 이혼해야겠다거나, 아내가 바람을 이유로 이혼하자고 하는데 그건 바람피운 게 아니라거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며 소송을 냈는데 아내 말을 들어보니 남편도 바람을 피웠고 자신이 바람피운 것은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하여 마음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거나, 사람들 사이의 사연도 구구각색이다.
대표적인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형사처벌되는 간통보다는 그 범위가 훨씬 넓다. 간통은 성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현장 목격, 체모, 속옷에서의 정액검출, 당사자들의 자백 등)가 있어야 처벌되지만, 이혼사유가 되는 부정한 행위, 바람은 간통을 의심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들이 있으면 된다. 다른 사람과 연인 사이에나 주고 받을만한 문자나 카카오톡을 주고받는다거나, 뚜렷한 이유 없는 통화를 자주하면서 외박을 한다거나 하는 등이다.
나의 배우자가 바람이 난 것 같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한번으로 바람이 잦아들까. 모른 척 눈감아주면 예전의 관계가 회복될 것인가. 아니면 나에 대한 사랑은 이미 끝나고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인가.
단 한사람과 결혼하여 몇 십년을 사는 동안 나도 바람을 피우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고, 나의 배우자도 그런 유혹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자식 낳고 무덤덤하게 살면서 누군가와 다시 사랑에 빠져 환희에 젖어보고 싶은 꿈을 꾸기도 한다. 어쩌면 단 한사람의 파트너와만 평생을 살라는 것이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였을 때 바람이 났다, 혹은 바람을 피웠다고 한다. 바람에는 동성이의어(同聲異意語)로 바람(wind)과 바람(wish, want, dream)이 있다. 어쩌면 나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나에게서 바라는 것을 못 얻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우면 (여름날에 바람을 쏘이듯이) 잠시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이 들어서일 것이다.
그러니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으면 나를 돌아보고, 배우자를 살펴볼 일이다. 내가 바람을 들어준 것이 부족하지 않았나, 바람을 쏘이듯이 상쾌하고 행복하게 해 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왜 바람을 피우고 싶은 걸까? 그 바람을 나의 배우자에게서 채울 수는 없었던 것일까? 나의 바람은 영원히 채울 수 없는 어떤 근원적인 허무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노력하였음에도 배우자가 가정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면 이혼해야 하지 않을까? 서로 사랑하지 않는데, 자식들 때문에 억지로 살 이유는 없다. 자식들은 언젠가는 커서 제 갈 길을 간다. 부모가 이혼하면 자식들이 상처를 받고 마음이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부부 당사자만큼은 아니다. 인생은 짧고 젊음은 더욱 짧은데,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정한 내가 시키는 대로 진솔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 길이 거칠고 험할 지라도 말이다.
최일숙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①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上
치매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인 시대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 치매는 처음 진단 후 12년~15년 이상의 기간을 앓게 되는 동안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곧 사회의 재앙이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2년만 늦추어도 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하는 치매환자들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 정설이다.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환자가족들의 애환과 치료법 치료 시설, 전문 명의, 전문병원, 보험 등 통합적인 대처법을 시리즈 9회로 나눠 집중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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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초기 치매 자가진단 테스트
②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아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 치매 연구 어디까지 와 있나?
③ 대한민국 명의가 밝히는 치매의 진실과 오해
:치매 각 분야 전문 치료영역 및 전문의 소개
④ 숨기고 싶은 고뇌-배우자의 치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고요
⑤ 치매 요양사가 밝히는 치매환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
⑥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안전한가?
:치매 요양병원과 치료기기 및 제품 소개
⑦ 정부 지원책- 요양보험 혜택 -치매등급판정 심사 어떻게 하나?
요양사의 역할과 역량- 전문적인 치매 요양사 양성
⑧ 치매를 극복한 행복한 가족이야기
⑨ 치매보험 무엇이 적합할까?
: 가입조건 및 상품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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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8만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니다.
이르면 20대, 30대, 40대 무렵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느닷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큰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하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ㆍ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든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매, 미리 부터 건강 및 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예방과 대비를 위한 통합적 대처법을 분석해본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노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노화가 주는 공포로서의 치매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전반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치매 전문의에 따르면 “치매는 서서히 뇌에 독성물질이 쌓이다 발병하는 병”이라며 “10∼20대부터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치매 없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삶의 공포로서의 치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치매는 굉장히 익숙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는 오랫동안 유교 사상에 바탕한 대가족 사회였으며 지금도 상당 부분 그러한 형태가 변형된 양상으로나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노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매는 노년에 맞이하는 급작스러운 폭탄 같은 공포로써 다양한 소설, 드라마,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곤 했었다. 드라마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노인 캐릭터가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도 못 알아보면서 헛소리를 하는 장면, 흔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익숙하게 기억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막연한 공포심만 심어줌으로써 직접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치매에 대하여 어차피 나이 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리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 질환을 세분화할 경우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증상이어서 개개의 경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와 같은 물리적인 분야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측면에서의 치료도 수반되어야 효과적일 수 있기에 종합적인 방면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점진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기억력에서 문제가 생기며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이 일어난다. 말기에는 경직과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도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건 치매가 한동안 삶의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리라는 걸 예상하게 만든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수반되는 망상, 우울, 초조,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사실 함께 사는 보호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이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간병의 보람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보여주는 신체적 어려움들에 대해 약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되도록 하고 주변의 환경적인 부분이 보다 편안한 물리적, 정서적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약물에 너무 의지하게끔 만들면 절대 안 된다.
환자 개인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막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문제들을 치료할 필요성이 있고, 과음 및 흡연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 운동 등이 필요하며 의식주에 대해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피하며 오메가3, DHA, 리놀렌산 등 좋은 지방분과 딸기, 시금치, 근대 등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 규칙적 습관이 치매 예방의 왕도
치매 현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서서히 치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한쪽 시력상실, 소변 실금 등 신체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들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꼽힌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방법이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다.
혈관성 치매는 비교적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경과에서도 계단식 악화 또는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 부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결과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애 하는 것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의 혈관성 위험 요인은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급선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리게 돼도 위에서 설명된 규칙적 생활은 충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환자에게 줘서 혼란을 주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정리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게끔 하는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필요한데,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성공 사례라도 환자 스스로 해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첩되고 중첩되어 마침내 신체가 견딜 수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발병 후에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에 있어선 예방을 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뒤늦게 치료하기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미 치매는 개인의 문제 범위를 넘어섰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전국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613만 명 중 치매 환자 수가 58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즉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6600명이 치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외에 30만800명, 27.8%에 달하는 노인들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 중 40% 인구가 치매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41만 원이라고 밝혔다. 위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한해에 서울시가 치매로 인해 소요할 사회적 비용은 2조4천억 원이 넘고 전국적으로 보면 13조7천억 원에 달한다는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물론 각 개인의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에 저만한 사회적 비용이 완전하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치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보기엔 충분할 것이다.
◆치매로 인한 환청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30대’
지난 해 5월, 부산에서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의 대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년 전 남자 친구와의 헤어진 충격으로 디지털치매를 앓게 된 A씨는 집에 자신을 감시하는 CCTV와 도청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환청과 환각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다리 위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A씨를 설득한 후 집으로 이동해 수색을 펼쳐 A씨의 환청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시켜 안심시킨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철수했다.
이 사건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젊은 세대의 치매 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는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물론 여전히 치매가 노년의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30대, 심지어 20대와 같은 젊은 세대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대~50대에 속하는 ‘젊은 치매’ 환자는 2006년만 해도 4055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776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치매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부터는 대뇌 회백질 혈류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기에 사실상 치매의 예비적 지점들이 마련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육체적 특징에 더해 우선 한국 직장 특유의 난폭한 술문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게서도 높아진 걸 젊은 치매 증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무직 직업군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젊은 세대에서 치매 원인 요인들이 활성화되는 이유이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업무와 여가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진 세대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 즉 치매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재해가 되어가고 있다.
식습관으로 인한 돌발적인 치매 발생도 문제지만 젊은 세대에게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문서와 기록들을 온라인 메일이나 USB에 넣어 원하는 모든 곳에 보낼 수 있으며 길을 찾으려면 주소를 외우기보다는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기록을 다시 꺼내오면 된다. 또한 요즘 세대 중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외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 대신 기억 행위를 수행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건망증의 심화 같은 디지털 치매 현상을 점점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제 먹은 음식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발달하면 노년의 중증 치매와 별 다를 바 없는 젊은 치매 현상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치매가 일으킬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 필요
젊은 치매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는 사회적 파장에 있어서 노년의 치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우선 젊은 치매에 속하는 세대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다. 역할로 보면 조직의 말단을 책임지는 중추에서부터 중요 관리직까지가 이 세대에 속하며 가정적으로는 이제 막 사회 구성의 첫 단계인 가족을 구성하여 한창 꾸려나가는 중이거나 막 구성할 예정인 시점이다. 즉 한창 활발하게 일하며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세대가 치매라는 걸림돌에 걸려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사회적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대가 실제적으로 치매가 준비되는 시기라는 점과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젊은 치매 환자 수를 들어 치매에 대한 예방과 이슈화를 젊은 세대에서부터 일찌감치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인 치매의 성격상 젊은 나이에서부터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차원의 규칙적 생활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가 사회 문제로 확연하게 자리잡음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시 차원에서 종합적 대책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뇌연구 촉진 2단계 기본계획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이 과제는 5년간 ‘치매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사업’을 진행하여 조기진단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치매 조기진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늦게라도 치매의 사회적 심각성을 깨달은 행정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