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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순간에 닥친 슬픈 불행
- 몸이 불편한 나를 돕기 위해 우리 집에 오는 가사 도우미 이야기다. 우리 가족은 그분을 ‘이모’라고 편히 부른다. 이모의 큰아들은 30대 후반 한의사라고 했다. 며느리는 아들과 동갑으로 아주대학 수간호사 출신이었다. 7년 전, 아들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경쟁 심한 서울을 떠나 청주에서 한의원을 열었다.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며느리는 결혼 후 남편을
- 2018-06-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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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인생의 ‘화양연화’는 지금이에요”
- 열다섯 살 소녀는 키가 멀대같이 컸다. 친구들이 꺽다리라고 놀려댔다. 선생님은 운동을 권했지만 소녀의 눈에는 모델과 영화배우의 화려한 옷들만 아른거렸다. 아버지가 가끔 사오는 잡지를 들춰보며 무대에 오르는 꿈도 꿨다. 패션계를 주름잡던 모델 루비나를 흠모하고 카르멘 델로피체처럼 되고 싶었던 소녀는 자주 잠을 못 이루고 뒤척였다. 그리고 어느새 75세가 되어
- 2018-05-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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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는 성장해 엄마의 미싱 소리에 반응했다-연희데코2050
- 도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미싱을 돌렸다고 말했다. 엄마와 할머니의 심장 소리에 맞춰 미싱은 잘도 돌아갔고, 도희의 심장도 함께 박자를 맞췄을 것이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 도희는 엄마 옆에 바짝 붙어 앉아 함께 미싱 페달을 밟는다. 할머니 대에서부터 시작한 수예점 가업은 50년이 돼간다. 가업을 잇는 것만으로 계승할 수 있을까?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
- 2018-05-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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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보호사, 힘들고 더럽기만 한 직업 아니에요”
- 손해수 씨가 요양보호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호기심이 낳은 우연의 연속때문이었다. 신학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학위를 준비하던 중 문득 신앙이나 종교적 행위가 실제로 신체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졌다.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까 고민하던 중 “간호조무사가 돼서 의료 현장에 들어가 보면 어떻겠느냐”는 담당교수의 제안에 그길로 간호조무사 시험을 준비
- 2018-05-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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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마음으로 살아가는 ‘층층나무동시모임’
- 4월호 // 어린이 마음으로 살아가는 ‘층층나무동시모임’ [라이프@] 스승을 모시고 한 달에 딱 한 번 숙제 검사를 한다. 어린아이 마음 담은 어여쁜 말과 말을 잇는다. 내 아기, 내 시 시가 소복소복 마음에 와 안긴다 귀한 시간이 쌓인다. 동시 작가를 만나고 나니 손가락이 꼼지락 운율을 따라 움직인다. 번데
- 2018-04-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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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소시인, 자넨 뚝심이 있잖아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번 호에는 시인 최돈선 님이 제자 최관용 님께 편지를 쓰셨습니다. 벌써 38년이 지났네. 자넬 처음 만난 지가. 이 사람아 자넬 만난 날이 무더운 한여름이었지. 8월의 매미가 지천으로 울어대던 그날, 나는
- 2018-04-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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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학자 노명우, 심정으로 들여다본 ‘그저 그런’ 사람들의 인생사
- 모든 부모가 처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로 태어난 것은 아니다. 자식들이 상상하지 못할 뿐, 그들에게도 감수성 예민한 10대 사춘기, 호기롭고 꿈 많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노명우(盧明愚·52)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그런 부모의 삶을 대신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원고를 완성하기 전 2015년과 2016년 아버지와 어머니는 연이어 세상과 이별을 고
- 2018-03-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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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던 중 기쁜 소식
- 설날을 맞아 기쁘고 고마운 뉴스가 있어서 같이 기뻐하고 싶어서 올려 본다. 우리 집 도우미 아줌마(이모)의 큰아들이 한의사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개업비가 많이 드는 서울을 떠나 지방 청주에서 한의원 개업을 했다. 개업할 때는 물론 은행의 대출을 받고 곧 갚을 수 있을 거라 자신 있게 시작했는데 병원 운영이란 것이 임대료니 뭐니 해서 생각같이 쉽지 않아서
- 2018-02-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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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달라진 제도로 건강 지켜볼까?
-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건의료와 복지 분야의 가장 큰 정책 변화는 국가의 책임성 강화다.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국정 목표로 다양한 제도가 개선되고 있는데, 2018년은 이러한 시도가 도입되는 주요한 기준점이다. 이 중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나 치매국가책임제와 같은 정책 기조는 시니어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시니어의 건강을 위해 어떤 변
- 2018-01-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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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어보니 점점 소심해져요
- 나이 들어가면서 왠만한 걱정거리나 별별 소리를 들어도 귓전에 바람소리처럼 흘러들을지 알았다. 아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겨야 할 일도 마음에 맺혀지고 심한 가슴앓이를 한다. 예전에도 나쁜 일은 어른들 모르게 쉬쉬했다. 아시면 괜히 마음고생 하신다면서 철저히 숨겼다. 내가 겪어보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헌혈과 관계되어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지금까지
- 2018-01-26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