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제 막 인생 후반전에 도착했다고 상상해보자. 나름 모든 준비는 끝마쳤다. 은퇴를 대비해 자산은 확보했고 자식들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으며 즐길 수 있는 취미와 친구들도 갖춰졌다. 이제 삶을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잠깐, 도리어 당신이 착실하게 준비했다고 결론 내린 것들로 인해 당신의 나머지삶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본 적 있는지? 그럴 리 없다고? 전문가들은 그럴수 있다고 말한다.
생애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계획을 세운 다음에는 실현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인프라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재무, 승계, 관계, 일, 보람, 건강이다. 인생 후반전을 좌우하는 6대 키워드를 차근차근 파헤쳐본다.
도움말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포럼대표,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이상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상무(가나다순)
10억대 이상 자산가라면 “부동산 팔아 금융자산 만들어라”
대한민국 1% 부자도 인생 후반전 재무 리스크를 벗어나기 어렵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돈 버는 데 온 힘을 쏟으면서 쓰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60세가 됐을 때 번 돈이 모자란다면 거기에 맞춰 사는 것을 배워야 하고 부자라면 아름답게 쓰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남들 눈을 신경 쓰다 무리한 길에 발을 들여놓는 이들의 불행한 사연은 볼 때마다 안타깝다.
목돈이 있는 사람들은 은퇴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데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런 질문들에 대해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포럼 대표는 부동산 자산을 서서히 줄이고 금융 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201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부자의 총자산 구성비를 살펴보면 △부동산 자산 54.1% △금융 자산 39.6% △기타 자산(예술품·회원권 등) 6.3% 등인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비중이 높았다. 이러한 자산의 부동산 쏠림현상은 고도 경제성장기와는 달리 ‘부동산 불패 신화’가 끝난 지금은 잠재적인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후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소득의 기회가 줄어들 뿐더러 노후자금 및 의료비용 지출이 늘어나게 돼 결국 부동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매물화 되는 부동산은 부동산 가격시장에 악순환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상건 미래에셋 상무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줄어드는 현실과는 반대로 노후
생활에 적합한 금융자산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적절한 가계자산 정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식이 가업 승계할 자질이 되는지 냉정히 판단해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로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였으며 의 저자로 역사에 남게 된 성군이었다. 그러나 그의 뒤를 이은 황제이자 친아들이었던 콤모두스는 잔인한 폭정, 무능함으로 문제만 일으키다가 결국 암살당한다.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업적만을 남긴 아들은 이후 전개되기 시작한 로마의 멸망을 열어젖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내가 세운 집안의 미래를 자녀가 완전히 보장해주진 않는다는 건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입증된 얘기다. 이상건 상무는 노후에 도달하면 가업을 자식에게 승계할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매각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식에게 승계할 경우에는 가업에 대한 보람이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러나 자식의 자질이 부족하면 전문경영인을 두거나 매각하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수십 년을 일군 사업을 자식이 한순간에 망쳐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가업 승계의 경우 아들 가운데 물려줄 인재가 없다고 판단되면 딸을 매개로 데릴사위를 들여 가업을 물려주기도 한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매각 계획을 세워 정리 작업에 서서히 들어가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부부와 자녀 관계 모두 새롭게 바라보라
한국영화의 거장 박찬욱 감독이 “좋아 죽겠다”고 극찬한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는 바로 2002년에 나온 박진표 감독의 . 70대 노인들의 사랑을 직설적으로 다룬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나이와 노골적인 묘사로 인해 화제와 논란을 일으켰다. 이 영화에 비난을 퍼부었던 이들은 ‘다 늙어서 노인들이 추잡하게 논다’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그러니까 그런 비난을 하던 이들도 나이가 들면서) 영화의 가치는 재평가 받았다. 이러한 재평가는 시대가 노후 행복을 보다 풍요롭게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건강한 부부관계는 노후 행복의 지름길이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 자녀 양육 이후 부부만 남게 되는 시기도 길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친밀감과 화목함을 키워주는 부부간 성생활이 더욱 중요해지기도 한다. 은퇴 후 자식들을 출가시키고도 부부가 최소 30년 이상 함께 붙어 살아가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남자가 은퇴하면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 다툴 여지가 많아질 수 있다. 남자들은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아내와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며 오순도순 느긋한 노후를 보낼 거라 기대하지만 그것도 딱 한 달이다.
나이가 든 아내들은 이러저런 취미활동을 하느라 예전처럼 남편을 돌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는 친구를 찾고 남편은 아내랑 함께 하길 원한다. 이런 경우 아내는 남편이 재취업이나 창업으로 새로운 제2의 인생을 걸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내조해야 한다. 지금껏 가장으로서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평생을 바친 만큼 남편 인생 이모작을 위한 좋은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남자도 집에서 아내에게 기대려고 하기 보다 평생 현역으로 산다는 마음으로 온전한 자신을 위해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 관계도 만만치 않다. 요즘 같은 저성장시대에는 그만큼 청년층의 성공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식들이 성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결핍의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부가 소신을 갖고 자식 교육에 나서야 한다. 예컨대 경제적으로 무리해서 외국 MBA코스에 무작정 보낸다거나 억대에 이르는 결혼 자금을 무턱대고 지원해줘서는 안 된다. 자칫 젊은이들이 냉혹한 이 사회에서 물러터진 자세로 경쟁력을 잃어 도태될 수도 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신중년들은 미혼자녀와 대화 시간이 짧고, 성인자녀와의 교류빈도도 낮을 뿐만 아니라 자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자녀와의 관계가 취약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 후 일은 필수 과제
똑같은 노후자금을 갖고 있더라도 일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소일거리라도 하는 사람은 마음이 덜 불안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은 괜한 욕심을 내거나 겁을 내기 십상이다.
강창희 대표는 3번의 정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 번째가 고용의 정년, 두 번째가 일의 정년, 세 번째가 인생의 정년이다. 젊은 시절부터 일하던 자신의 주 업종에서 은퇴(고용의 정년)한 이들은 ‘일의 정년’에 적응해야 한다. 대략 60~70세로 은퇴했지만 재취업이나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펼쳐야 한다. 이에 덧붙여 강 대표는 100세 시대에는 공부-취업-공부-재취업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취업 전의 공부란 단순히 학문과 기술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 공동체 안에서의 생활을 포함한 모든 활동이다. 강 대표는 “수입을 위한 일을 하든, 자기실현을 위한 일을 하든, 아니면 사회환원적인 일을 하든 준비가 필요하다. 재테크가 아니라 평생현역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출 소장은 단순히 생활 유지가 아닌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 즐거운 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에서의 그러한 추구가 재무적인 면에서나 관계적인 면에서는 물론, 건강까지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소장은 “당장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정신건강부터가 튼튼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현명하게 수입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생현역이야말로 최고의 노후대비책이다.
박기출 소장은 은퇴자들이 여가생활을 하는 주된 목적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재미와 즐거움,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삶을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기 시절 시장 독과점을 통해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실리콘밸리의 악마라고도 불렸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리더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자선사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아프리카 같은 저개발국가에 쏟아붓는 애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기부액은 2007년 이후 28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한 엄청난 고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와 그자신이 보고 감명 받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 영상 저작권을 사서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한 것은 그의 기부행위가 단순히 돈만 많이 내놓는 게 아니라 인류를 위한 봉사정신에 기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일화들이다.
건강관리는 곧 돈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죽음의 춤’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 유행했었다. 부자, 수도사, 농부, 귀족 등 각계각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과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을 그린 이 기이한 그림들은 실은 전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때를 은유하고 있다. 해석하자면 ‘죽음의 춤’은 흑사병-죽음은 부자와 서민, 왕과 하층민 등 계층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고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는 걸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건강관리는 재무나 자산 관리와 연결된다.
건강관리를 하느라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아픈 데가 많아지지만 보험 등을 제대로 들지 않았다면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또한 건강관리를 잘못해 큰병이라도 걸리면 모든 ‘은퇴 준비’가 허탕으로 돌아간다.
건강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장기화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상건 상무는 40대부터 건강을 위한 금연이나 절주를 비롯해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적 어려움이야 수입에 맞춰 지출을줄 여가며 노후를 보내며 지낼 수 있다지만 건강을 잃는다면 평생을 질병과 싸워야 하는 고독한 현실이기에 예상보다 훨씬 힘든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이 고객별 금융거래 특성과 필요자금은 물론 은퇴철학까지 반영한 은퇴설계시스템 ‘S-미래설계’를 오픈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고객의 은퇴 후 생활 설계를 돕고자 'S-미래설계' 시스템을 최근 구축해 운영중이다.
거주지역과 소득수준, 연령에 따른 세부적 통계치를 바탕으로 은퇴 후에 실제로 필요한 비용을 보여준다.
현재의 보유자금도 은퇴·투자·상속용으로 구분해 노후대비를 위한 정확한 준비 상태를 알려준다.
또 본인의 은퇴준비상태를 수치로 계량화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를 이해하기 쉽게 짚어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미래설계' 브랜드 출범 이후 서진원 은행장이 개발과정을 일일이 챙기며 이번 설계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국내 은퇴설계 시스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여 년전 연구회에서 잘 알고 지내던 교수 한분이 직접 쓴 ‘경제수명 2050시대’ 이라는 책을 보내왔다. 50대에 창업을 하여 과거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제2인생의 길을 선택한 필자의 이야기가 그 책에 소개되어있으니 한번 읽어보라는 뜻으로 보내온 것이었다.
5권 세트로 나온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경제 수명' 을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이 분야 전문가들의 체험적 연구서였는데 '2050'은 20대부터 50년을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되고, 50대도추가로 20년을 더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즉 경제수명을 50년은 유지해야만 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경제수명 2060’시대가 절실하게 되었다. 20살에서 70세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나이 들어서도 직업이 있거나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를 겁낼 필요가 없다. 겁을 먹게 되는 것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편으로, 평균적 퇴직 연령의 급격한 감소가 이뤄지고 있지만 은퇴 후 30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90세, 100세를 사는데 50대 퇴직도 보장하기 어렵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
2060을 몸소 실천하는 분 중에 이상헌 선생님이 계시다. 80세 가까이 되어서도 열정적으로 일하시며 100살까지 일하시겠다고 늘 말한다. 지금까지 무려 140여권의 책을 썼는데 지금도 일 년에 책을 서너권을 쓰고 있고, 일주일에 4~5회 강연과 신문 잡지사에 컬럼쓰기는 물론 1주일에 한번씩 행복에 대한 멧세지를 지인들에게 직접 보낼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다.
며칠 전 선생님을 찾아뵈었더니 ‘100살이다 왜!’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다. 보통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후쿠이 후쿠타로(福井福太郞)씨가 쓴 자서전이다. 실제로 저자는 1912년생 102세다. 증권사 임원으로 은퇴했지만 더 일하고 싶어서 70세에 직원 3명이 일하는 도쿄 복권상회에 입사한 현역 회사원이다. 아침마다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일터로 출근해 복권 분류와 배달, 회계 업무를 맡아 지금까지 30년째 일하고 있다. 근무 시간은 9시부터 2시. 96세 되던 해에 회사에 폐가 될까 우려해 회사에 사표를 냈지만 계속 남아서 일해 달라는 회사 경영진의 간곡한 만류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한다.
100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을 하는 이유는 딱히 없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인간은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요. "그 일이 대단한 일이건 그렇지 않건 돈을 많이 벌건 적게 벌건 자기가 먹을 양식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멋진 직업“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이미 23%를 넘었고, 지금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6만명을 넘는 세계 최고령국가다. 그래서 그런지 100세 이상 일하는 현역 분들이 의외로 많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100살에 ‘약해지지 마’라는 시집을 내어 100만부 이상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의 저자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는 금년 103세(1911생)로 현역 병원장이다. 100살이 되던 3년 전 83세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이길녀 총창의 초청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러 한국을 다녀갔다. 그는 ‘어떤 일도 생각하기 나름, 늙는 다는 것은 쇠약해 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진정한 늙음과 젊음은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도 자신이 활동하거나 일하는 유통기한 즉, 경제수명을 50년에서 60년으로 늘려야한다. 여기에는 생애교육(生涯敎育)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에는 더블 30, 즉 부모 밑에서 30년 + 자신의 30년 인생을 살았다. 이제는 트리플 30으로 바뀌었다. 퇴직 후 기나긴 30년이 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 준비 없이 퇴직하여 ‘무노동 무임금’으로 마지막 30년을 보낸다는 것은 이제 본인에게는 악몽의 30년이 될 수밖에 없고, 자식들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되고 만다.
여기서 말하는 생애교육은 평생교육과 같은 의미로 쓸 수도 있지만 매우 다르다. 생애교육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젊은 나이에서부터 공부하고 무언가를 미리 준비하자는 것으로 막연하게 죽을 때까지 공부하자는 평생교육과 다르다. 평생교육은 어찌보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큰 효과가 있으나 2060을 실현하는 데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기업들은 일찌감치 퇴직지원은 물론 젊어서부터 생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퇴직이후를 준비하는 Life Plan을 세우고 은퇴 이후의 노후 커리어 관리와 생활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5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세컨드라이프 코스에 참여하는 기회를 주면서 퇴직 준비를 돕는다.
서구에서도 인사조직 컨설팅사 에이온휴잇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90% 이상이 정기적으로 은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에선 기업이 정리해고를 하려면 퇴직지원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 퇴직 프로그램은 전직 전문회사(Outplacement)주도로 퇴직 이후 전반적인 삶을 설계하기보다 전직이나 당장 경제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재테크 컨설팅에 그쳤다. 단기간 성과는 제공할 수 있어도 길어진 은퇴 기간을 준비하는 데는 너무 미흡하다. 재무 설계뿐 아니라 지속적인 일(job), 건강, 여가, 가족관계 등 비재무적인 프로그램까지 포함시켜‘퇴직지원’에서‘은퇴준비’로 젊어서부터 노(老)테크를 준비하도록 생애교육 프로그램 영역을 넓혀야 한다. 기업 측에서는 물론 노조도 생애교육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직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생애교육”에 적극 나서고 참여해야 할 때다.
젊어서 생애교육을 통해 준비한 후 퇴직이후에 무슨 일을 하던 한 달에 가령 2백만 원을 번다고 치자. 말이 그렇지 초저금리로 인해 200만원을 이자로 받으려면 적어도 10억 이상의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어야 가능한 금액이다. 만약 퇴직 이전에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면 60세 이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잡는 것과 젊어서부터 미리 준비하여 취미와 소일거리로 직장을 찾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즉 은퇴 계획은 특정 세대와 상관없이 빠를수록 좋으며 노테크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화했는데 우리의 의식 수준은 ‘퇴직은 곧 일에서 은퇴’라는 80세 수명시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청년이란 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 붉은 뺨이나 입술이 아니라 굳센 의지, 상상, 감정, 생명력에 달렸다. 청년은 용기로 비겁을 이기며, 모험으로 앞일을 안다.”고 맥아더 장군은 말하였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젊음뿐만 아니라 정신적, 영적으로 활기찬, 늙었지만 진정한 젊은이가 많아야 고령화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열정 인생엔 나이가 없다!
글: 피플스그룹 대표이사 가재산
한국형 인사조직 연구회 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청년, 중년, 시니어 가리지 않고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살다보니 취업에 목 메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물건을 팔아먹는 나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이야. 적어도 은퇴 이후 인생2모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직접 겪은 경험을 공유하여 이런 류의 취업 관련 사기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적극적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취업 관련 인터넷 사이트 한곳에 등록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회사 몇 군데와 물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회사들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적당히 응대하여 왔다.
그날 온 전화는 색달랐다. 이른바 맞춤형 사기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관심이 가는 러브 콜이었다. 산소 기기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인데 사세가 확장되어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취업 사이트에서 그런 경험이 있다고 하는 내가 마음에 들어 전화했다고 하는 것이다. 일단 경계심이 들어 홈페이지 등을 보내주면 확인한 후에 다시 통화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로 보내온 회사의 홈페이지는 제법 그럴 듯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사가 KDB로부터 벤쳐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즉각 친구들을 동원하여 사실 여부를 체크 하였더니 상당히 우량한 회사로 KDB 벤쳐 자금을 지원받은 것도 사실이고 은행 거래도 정상적이란 것이다.
네이버에 회사 관련 기사도 검색해 보았다. 가평 어딘가에 공장도 보유하고 있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올해에 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관련 정보는 유료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용까지는 잘 보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상장을 목적으로 하고 그래서 “나를 중역으로 채용하겠다는데 그 정도 투자는 해야지” 하고 내용까지도 살펴 보았다. 재무상황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창업 2년차 재무제표라면 있을 법한 일이고 평가 자료는 2012년도분이니 작년에 비약적 발전을 했다면 별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었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찾아간 회사의 분위기는 보통의 다른 회사와 달랐다. 자리에 앉아 있는 수 십명의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회사의 사장이라는 분과 몇가지 얘기를 나누었고 궁금했던 사항들도 몇가지 문의했지만 답변이 썩 명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어 조직 확장을 해야 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준비하려니 경영지원 본부 신설이 필요하고 내가 적입자이며 상당히 고위직으로 나를 생각하고 영입한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 조금 더 지켜보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터뷰 후, 사세 대폭 확장으로 현재 신입 직원들을 모집 중이며 관련 교육이 있으니 참가 해서 들어 보라고 했다. 며칠간 들은 교육은 산소 관련 내용과 건강 관련 내용 등 들어서 나쁠 내용은 별로 없었다. 3일째던가 우연히 옆자리에 있던 친구와 얘기하다 보니 고교동창이어서 서로 반가운 인사도 나누게 되었다. 교육 내용 중 특이한 사항은 내가 지금까지 많은 시니어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보았던 노후설계, 관계, 건강 등 많은 자료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국 많은 이들이 들어서 크게 저항감이 없는 내용들로 구성한 것이다.
취업이라도 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아내는 정성스럽게 정장을 내어주고 넥타이까지 골라주는 실로 오랜만의 출근 도움이었다. 물론 아직 확실한 내용이 없어서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로 기대도 일부분이지만 의심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교육은 끝내고 사장 면담을 한다고 했다. 메인 협의가 진행되리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던 순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제품 판매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사인하라는 것이었다. “회사에 입사하려면 내 회사 제품을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카드로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급여에서 공재되는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른 모든 직원들도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의문이 일시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세상에 채용계약서는 없고 물건 판매계약서에만 사인하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여러분이라면 어떡할 것인가? 거절하고 문을 박차고 나왔다. 잠시 후에 사장과 면담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도 안되는 사기꾼이라면서 펄쩍 뛰고 나왔다는 것이다. 내 판단이 맞았구나 하고 다시 확신하였지만 입 맛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사인을 거절하는 10여분간 마음 한 곳에서 아내 얼굴도 떠오르고 몇 백만원 투자하는 셈 치고 응할까하는 생각도 한쪽에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나 나나 전공이 경리 쪽이어서 적어도 관리 분야는 좀 이해가 빨라 잠시만의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자들은 지금도 시내 한가운데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취업에 목마른 시니어들을 유혹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은 시간 낭비에 그치고 불필요한 물품 구매는 하지 않고 나오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사무실에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러 사람들처럼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물건 구매하고 속앓이 할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 60대인 그들이 60대를 등 쳐 먹고 있는 것이다.
# 에필로그:
사장이라는 자가 나이도 같고 시골 중학교 1년 후배라는 사실까지 서로 확인하고 난 후의 일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한국산업은행
-한주통산 이사
-세종공업 상무(슬로바키아 사장)
500억대 자산가인 김달구(가명·65)씨. 그의 직업은 주식 트레이더(주식매매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다. 5000만원으로 시작한 투자가 15년 후 500억원이 됐다. 업계에서 돈으로 돈을 버는 달인으로 통한다. 손실 이력마저 없어 말 그대로 그리스 신화의 마이다스다.
하지만 그도 최근 전문 은퇴 컨설턴트를 찾아 자산관리 설계 컨설팅을 요청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버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노년에 자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분야는 전혀 다른 섹터(분야)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더욱이 같은 은퇴자라도 다 똑같은 처지가 아니다. 퇴직금이 적은 중소기업 은퇴자부터 연금이 많은 공무원까지 사례가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와 함께 은퇴자 여건별로 똑똑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봤다.
# A 플랜 / 퇴직금 少 중소기업 은퇴자 = 지난해 중소기업에서 은퇴한 유재룡(가명·60)씨는 은퇴자금이 넉넉지 않았다. 주택을 제외하고 3억원 정도의 자산을 손에 쥐고 있다. 그는 “앞만보고 달려오느라 달리 준비해 놓은 퇴직금 외에 달리 자금이 없다. 월별로 받는 국민연금 80만원과 개인연금 20만원이 전부”라면서 “한달에 250만~300만원 정도는 손에 쥐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는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짜야 한다. 반드시 물(돈)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분하기 곤란한 자산은 손해를 보더라도 처분하는 것도 고려할 정도로 현금흐름을 중시해야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우선 유씨가 쥐고 있는 현금 가운데 2억원을 월지급형 펀드에 가입하도록 권했다. 월지급식 펀드는 채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펀드다.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손실위험이 있더라도 위험의 크기는 작은 편이기 때문에 주가상승시에 그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씨는 월 80만원(연 수익률 약 5%)의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남은 자금으로 오피스텔 한채를 구입해 임대수익을 올리기를 권한다. 1억3000만원 짜리 오피스텔을 매입해 월세 수익을 올릴 경우 월 약 50만원(수익률 6%)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더욱이 오피시틀은 노후에 만일의 경우 직접 거주용으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녀들의 동의하에 주택연금(정액형)도 가능하다. 2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유씨는 월 40만원의 주택연금을 받아낼 수 있다. 자금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선 종신연금의 기능을 할 수 있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데 그만이다. 그렇다고 해도 월 소득 300만원을 맞추기에 빠듯하다. 그래서 유씨는 파트타임 잡(job) 등 근로소득으로 80만원 가량의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키로 했다.
이 대표는 “주거용 자산을 제외한 투자금이 어느 정도 있다면 많은 경우 월 200만원 이상 수령이 가능하다. 변수는 얼마나 더 근로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연금성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가진 상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할 수 있는 나이는 한계가 있으나 경제활동의 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다. 노후에도 세상의 경제환경과 금융상품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B플랜 / 연금소득 多 공무원 = 정부부처 공무원으로 퇴직한 박정성(가명·65)씨. 그의 공무원 연금 월수령액은 310만원. 박씨는 이미 300만원 이상의 월 연금을 확보한 상태로 생계에 문제가 없는 상태. 그가 원하는 건 원금을 까먹지 않고 시장 금리에 플러스 알파 수익을 거두는 것.
일단 박씨는 1억원의 여윳돈으로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 가입키로 했다. 먼저 해외채권형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 해외채권형 펀드는 하이일드형 채권형 펀드가 주류이지만 환헷지를 통해 환위험을 없애고, 경기상승으로 낮은 부도율의 지속적인 유지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능하게 한다. 박씨처럼 5000만원을 넣는다면 연 400만원(연 8%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도 역시 50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 국내 채권 펀드의 경우 국공채 위주로 1년이상 투자하면 원금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이 가장 안전하게 ‘시장금리+알파’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박씨의 사례라면 5000만원 투자금으로 연 200만원(연 4%대) 수익률이 기대된다.
추가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면 역시 오피스텔 임대수익을 권한다. 경기도 등 수도권에 1억원을 투자하면 월 50만원의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박씨는 월 450만원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개인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갈 수 있는 소득이라서 장기적인 물가로 인한 가치하락을 막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굳이 들지 않아도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으니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C플랜 / 임대수익 多 자산가형 = 최성관(가명·63)는 10억원 상당의 상가를 소유하고 있다. 월 임대소득이 500만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에 2억5000만원 짜리 오피스텔도 소유하고 있어 월 100만원의 임대차 수익을 추가로 거두고 있다. 월 600만원 정도의 기본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도록 권한다. 일단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 각 1억원씩, 총 2억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일부 공격적인 자금 운용을 원한다면 코덱스(KODEX) ETF레버리지 상품가입을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코스피와 동행하지만 수익과 손해는 2배 이상으로 구성된다. 인덱스펀드로 장기적인 운용에도 적합한 투자상품이다. 유동성이 우수하며 코스피가 10%상승한다면 20%이상의 오른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씨는 이 상품에 5000만원 가량 투자키로 했다. 평균으로 계산하면 연 8% 수익률이 가능하다. 원금보장형 ELS도 이 대표가 추천하는 상품이다. 원금보장형으로 수익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평균적으로 연 6%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저위험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정도의 자산 포트폴리오로 최씨는 연봉 8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대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안정성이 뛰어난 채권형 자산 투자를 권한다. 또한 레버리지 ETF를 통해 한국의 장기적인 주가상승 흐름에 대응하면서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통해 전체적인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노후 자금 마련의 '4대 유형'에 따라 은퇴 준비 요령을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3일 발간한 '은퇴와투자 38호'에서 은퇴 생활비 마련 방법을 '연금겸업형', '평생현역형'. '공적연금형', '자산소득형'의 4가지로 분류했다.
'연금겸업형'은 일과 연금을 모두 활용해 노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대다수 직장인에 해당되며, 이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은퇴 후 연금 수령 시까지의 소득공백기다.
연구소는 "가능한 한 직장 수명을 늘려 노후자금의 소진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직·고소득 자영업자가 해당하는 '평생현역형'은 질병과 사고로 소득이 단절되면 낭패를 보는 만큼 보장성 보험을 준비해 두면 좋다.
'공적연금형'은 공무원과 맞벌이 부부 등이다.
만약 연금 수령 요건인 근속기간 20년을 채우지 못한다면 공무원연금 등 3대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한 가입 기간 20년 이상 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공적연금 연계제도를 활용하면 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자산소득형'은 부동산 임대나 금융자산의 이자와 배당으로 노후생활비 충당이 가능한 유형이므로 세금 문제를 꼼꼼하게 챙기면 좋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40대는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길기 때문에 노후생활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 세대들은 어떻게 돈 관리를 해야할까. 권현희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에 따르면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퇴직금 등 은퇴 자금의 경우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직접투자를 하는 비중이 10%를 넘겨서는 안된다. 젊은 세대는 보유한 자산을 잃어도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노년 세대는 한번의 투자 실패로도 재기가 난망해 질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별도로 병원비 등 갑자기 현금이 급히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월 생활비의 3개월치 유동성은 종합자산관리 계좌(CMA) 등에 넣어두고 확보해 두고 있어야 한다. 이 역시 전체 자산의 약 10% 가량이 적당하다.
특히 은퇴생활이 편리하려면 매달 수입이 이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퇴직금 등 목돈의 일부를 비과세가 가능한 즉시 연금보험에 넣어두면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 즉시 연금보험이란 목돈을 넣으면 평생 연금 형태로 쪼개어 받는 은퇴전용 상품이다. 권 팀장은 여기에 약 50% 가량의 자산을 묻어놔도 좋다고 했다. 나머지 30%는 주식형이나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거나 정기예금으로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경윤 제이아이제이 라이프 대표도 주식 투자 위험성을 지적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략 투자자 10명 중 8명 가량은 단기상품 투자를 원한다. 기관 투자자들도 6개월 이하 단기상품을 선호할 정도로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중장기로 돈을 굴리기 걸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시니어들이 단기 상품인 주식 직접투자에 손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기관은 매년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두는 반면 개인은 매년 시장 수익률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증권사 한 개인 휴면계좌가 수익률 상위 30%안에 포함된 것도 이런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로는 쉬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
이경윤 대표는 굳이 직접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기대이익률 등 데이터에 기초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기대이익률이 최소한 0.5이상인 플러스 수익이 가능한 주식에만 투자하라는 의미다. 이는 수익 볼 확률 50%로 가정할 때, 투자시 수익이 나오면 2배(수익 레버리지), 손실시 1배(손실 레버리지)로 예측되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투자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주식투자 중독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 이런 기대이익률을 예측하기 위해선 최소 15개월 이상 누적된 개인 투자패턴이나 데이터 등의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판단력이 흐려지고, 고집이 세지기도 하고, 귀가 더 얇아지기도 합니다. 젊은 세대들보다 투자하기 전 더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자신만의 투자패턴을 만든 다음 수익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분석결과를 기초로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한 가운데 불확실한 노후를 걱정하면서 ‘로또식 재테크’에 뛰어드는 50·60세대들이 늘고 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퇴직금은 물론 피땀으로 일궈낸 목돈을 주식에 투자해 한번에 날릴 수 있는 아슬아슬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산 운용 전문가들은 고령계층의 투자 실패는 노년에 치명타가 되는 만큼 주식과 같은 위험투자 비중을 낮추고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60대 자산가 100억 날리고도 다시 객장으로
전문가들은 은퇴 재테크의 첫번째 원칙으로 위험자산 비중축소를 꼽는다. 정년퇴직 기한이 다가오거나 아예 은퇴를 했다면 채권이나 정기예금 같은 현금성 자산에 무게중심을 두고 리스크를 최대한 줄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정반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식들 교육에 매진하다가 정작 부부 스스로의 은퇴자금 등 준비가 덜 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금리와 부동산 침체에 시달리는 고액 자산가도 예외가 아니다.
# 분당에 사는 60대 초반 300억원대 고액자산가인 강필모(가명)씨는 최근 주식투자로 100억원을 손실봤다.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그가 중견 유통사업체를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 화근이 됐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급작스레 여유시간이 남다보니 우연히 주식투자에 손을 댄 것.
처음엔 증권사 직원의 추천 종목 위주로 투자를 했지만 거래 수수료만 챙기려는 속셈을 알아채곤 직접 투자에 나섰다. 물론 그때부턴 증권 방송을 비롯해 증권사, 은행PB 강의도 열심히 쫓아 다녔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친 ‘자만심’이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쌓이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유통사업을 이끌며 승승장구 했던 것처럼 주식투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막연히 믿었던 것. 결국 무리하게 선물·옵션 투자까지 손을 댔고 손실이 100억원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 가족들 손에 이끌려 주식중독치료센터까지 찾았지만 그는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강씨는 “전략을 조금 수정하면 모두 만회할 수 있다”며 여전히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강씨의 주식중독치료 담당 상담사는 “100억원을 잃고도 빚이 없다는 점이 놀랍다. 하지만 나와 내기를 해보자는 등 중독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50대 후반 자영업자 박영관(가명)씨는 큰딸 결혼자금(5000만원)을 날렸다. 6개월 후 결혼에 보태야할 돈이었다. 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노후자금 설계 종잣돈도 급히 필요하다 싶어 코스닥사에 투자해 대박을 노렸으나 쪽박을 찬 셈이다. 지금까지 재테크라곤 은행 예금이나 적금밖에 모르던 그였기에 섣부른 투자임에 분명했다. 그의 조급증과 욕심이 화를 키운 셈이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본전생각에 빠져 있다. 증권 관련 서적을 들쳐보며 만회할 생각에 골몰해 있다. 그는 “딸 결혼자금이라도 서둘러 다시 마련해야 한다. 더 다급하게 된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제품 출시 말 믿고 샀다 봉변…개별종목 보다 주가지수 투자 유리
# 50대 공무원 최복례(가명)씨는 얇은 귀가 화를 불렀다. 세계특허를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A사 주가가 무조건 상한가 행진을 펼칠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샀다가 낭패를 봤다. 신제품 출시는 커녕 날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누적손실금이 4억원에 이른다. 이번엔 이런 사정을 파악한 가족들이 나섰다. 혹시나 최씨가 공무원 연금에 까지 손을 댈까봐 주식투자를 적극 말리고 있는 상황인 것. 최씨의 동생은 “성실하기만한 누나가 주식 투자에 빠질지 몰랐다. 주식투자 원칙이 없이 남의 말을 듣고 투자하다가 스스로 봉변을 당한거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니어들은 개별종목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한다. 한번 투자 실패는 재기 불능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목 투자보다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주가지수 등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주가지수에 따른 투자는 장기 투자할 경우 손해를 볼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쉽게 말해 코스피 지수에 투자한다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은 이상 크게 손해 볼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60대가 은퇴 이후 기존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서 월 285만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와 노화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60대는 은퇴 직전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필요한 월 생활비는 285만원으로 추산됐다. 285만원은 은퇴 직전인 50대 가계의 평균적인 생활비(354만원)를 기준으로 삼아 각종 감소요인과 증가요인을 고려해서 추산된 것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산정한 60대 이상의 부부 생활비용 208만원보다 77만원(37.01%) 높다.
연구소는 60대에 50대에 비해 줄어드는 돈은 자녀교육비(월 36만원), 연금·보험료(월 20만원), 교통·통신비(월 26만원)뿐이라고 설명했다.
60대로 접어들면 의료비가 50대(월 16만원)보다 14만원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품위 유지에 필요한 여행과 외식 등 오락문화(47만원), 식료품(45만원), 의류·신발(18만원), 교육(7만원) 등의 비용은 꾸준히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금(20만원)과 대출 이자(19만원), 보험·저축(16만원) 등 비소비지출도 월 7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직장에서 은퇴한 60대에서 중산층으로 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30대부터 노후 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6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노후자금이 부족하면 질병과 자살·빈곤 등 ‘경계세대의 3대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겪는 질병은 평균 3.4개, 60대 이후 심리불안으로 자살할 위험은 10대에 비해 3.6배 높다.
서동필 100세시대 연구소 연구원은 “60대의 생활유지 비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며 “30대부터 재테크 계획을 세밀하게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900년경 300만명에 불과 했다. 하지만 70년 동안 미국 총인구가 약 3배 증가하는 사이 노인인구는 7배 늘어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빨랐고, 그만큼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산업도 함께 발전했다.
미국은 실버타운 등 실버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2만개의 실버타운이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실버 비즈니스 업체는 힐 헤븐(Hill Heaven), 베벌리 엔터프라이즈(Beverly Enterprise) 등이며,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만 8개 정도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정년퇴직 후 연금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동년배들끼리 모여 살면서 대화도 나누고 취미 오락 활동도 하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려는 노인들의 비율이 많다. 이러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전용아파트, 노인촌락(retirement community) 등 노인주거산업이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노인주택은 대부분이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플로리다 등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은 지역이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지금까지 살아왔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노인들의 의식에 따른 수요로 인해 추운 지역에서도 시장이 형성돼 입지하고 있다.
미국의 노인주택을 살펴보면 대략 네가지로 나뉜다. 우선 국가나 사회는 노인을 위해 주택과 최소한의 가사보조비를 제공하고, 건강하고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거주하기 위한 주거방식으로 독립생활주택(Independent Liv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둘째, 공적인 자금을 이용해 건설, 공급하는 서비스 병설 집합 주택(Congregate Housing)이 있다. 셋째, 식사, 가사보조, 의료 이외의 간병보호서비스 프로그램까지 제공되는 보조주택(Nursing Home)을 통합한 형식으로 종신거주를 보장하는 칸티뉴잉 케어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있다. 이는 신체적으로 약간 쇠약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들과는 별도로 수천가구 규모의 고령자용 주택과 운동, 문화, 여가활동의 대규모 시설들로 구성되는 주택단지가 있는데 이를 노인촌락(Mature Adult Community)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은 한국처럼 56세 정년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강제정년 제도를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대표적 소매 체인인 CVS도 강제정년 제도를 오래 전 폐지했다. 이 회사는 지난 12년간 50세 이상 고용을 두 배로 늘릴 정도로 고령 노령자 채용에 적극적이다.
◇일본 '유료노인홈' 한국과 유사해 = 일본은 1970년대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1%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어 1996년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해 현재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는 세계 최장수국으로 국민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일찍부터 실버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잘 발달돼 있다.
공공 부문의 경우 '고령자용 기획 주택'은 고령자에 알맞게 설계된 주택과 생활보조사라고 불리는 관리인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1987년에 시작돼 국토교통성이 주택 공급을 담당하고 복지 서비스는 후생성이 관리한다. '복지형 임대주택'은 중·저소득층 고령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료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 주는 제도다.
'시니어 주택'이란 중견 근로자가 퇴직시까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으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다. 고령자용 기획 주택이나 임대주택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자 주택이다. 입주자가 입주 시에 일정액의 입주금을 일괄 지불해 그 주택에서 거주하는 동안은 집세를 내지 않는다.
민간이 공급하는 실버 시설은 '유료노인홈'으로 노인복지법에서 ‘통상 10인 이상의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과 기타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고, 노인 복지 시설이 아닌 것’이라고 정의된다. 설치자와 이용자가 자유계약에 근거해 필요한 비용(입주비 관리비 회비)을 지불하고 급식 목욕 건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아 생활하는 시설이다. 시설 입소자의 비용 부담은 이용권 방식, 분양 방식, 임대 방식의 세가지 방식을 취한다.
유료노인홈의 경영 주체는 사회 복지 분야에 한정돼 있지 않고 주식회사, 생명보험회사, 개인 등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사단법인인 전국 유료노인홈 협회를 통해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한 유료노인홈도 일반 이용자 대상의 모집 등에서 유료노인홈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 리타이어먼트(Retirement House)를 비롯해 빌라(Villa), 케어 하이츠(Care Heights), 노령자 커뮤니티 등으로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료노인홈은 50가구에서 100가구 사이의 비교적 소규모 형태로 지어진다. 단점으로는 민간 경영이기 때문에 운영 주체가 경영난으로 파산하는 경우 등 불의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1999년 4월 후생성이 ‘유료노인홈 설치운영 지도지침’을 개정해 부도에 의한 도산 방지, 간병, 보호 서비스 등과 입주 계약에 대한 규약 등도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서고 있는 실버타운은 일본의 유료노인홈 형태와 비슷하다.
◇독일, 입주비용 부족시 정부가 보조 = 미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민간주도의 실버타운이 강한 반면, 독일은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노인의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의 실버타운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알텐본하임, 가사를 보조해주는 알텐하임, 요양원인 알텐플레게하임으로 구분된다.
모두 유료지만 입소 노인들은 자신의 연금과 보험금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사회부조로 채워준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복지법인만이 운영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행정적 통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핀란드의 경우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실버타운을 만들었다. 지난 2000년 친구 사이인 은퇴 할머니 넷이 모여 노인공동체 설립을 추진했고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협동조합의 출자금으로 2006년 58가구가 수용 가능한 7층짜리 아파트가 완공됐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로푸키리(‘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로 붙여졌다.
입주 노인들이 직접 아파트 설계와 디자인을 계획했다. 이들은 공동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식사·청소·빨래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서로 분담, 협동해 해결한다. 서로 심리적으로 의지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불황으로 노인 자살률이 심각했음에도 로푸키리에서 자살한 노인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은 실버타운을 포함한 모든 고령화 이슈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선해왔다”며 “한국은 선진국의 선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보완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