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에 은빛 단발을 한 여자가 바람 부는 거리에 나타난다. 아직 조금은 쌀쌀한 날씨. 길 위에 선 여자는 뭔가 투덕거리더니 마이크를 집어 들고 청중 앞에 선다. 잔잔하게 선율이 흐르면 그녀의 인생이 담긴 목소리가 터져 안기다 마음속에 녹아든다. 바삐 가던 이의 속도가 느려지고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귀 기울인다. 그녀의 마법에 하나, 둘 빠져들더니 멈
연극이나 문학을 조금만 공부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이름,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1860∼1904)와 외젠 이오네스코(Eugène Ionesco, 1909∼1994). 이들은 사실주의극과 부조리극의 대가이다. 생몰연도를 보아 일치하는 부분이 없는데 산책을 하다니. 연극 제목이 희한하다. 체호프와 이오네스코가 배역으로 등장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소장품 전시인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하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4월 25일까지 전시된다. 러시아 박물관에서 왔다고 해서 러시아 작품을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17,18세기 러시아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프랑스에서 수집한 회화와 더불어 20세기 초 러시아
전에 어떤 여성 개그맨이 “한 방에 훅 간다”는 말을 유행시킨 적이 있었다. 그땐 그저 우스갯소리로 여겨지던 이 말이 요즘 와서 절실하게 피부에 와 닿는다. 전혀 흔들리지 않을 듯이 공고하게 자신의 위치를 구축한 것처럼 보이던 인물들이 하루아침에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진다. 이윤택, 고은으로 시작한 미투 태풍이 김기덕, 오달수, 조민기, 조재현 등 영화계를
요즘 십중팔구 자영업에 뛰어들면 망한다고 한다. 집 주위 가게를 별 생각 없이 보면 언제나 가게 문은 열려있고 영업은 한다. 그러나 어떤 가게를 타깃으로 하여 집중적으로 눈여겨보면 알게 모르게 업종변경이나 가게 주인이 바뀌고 있다. 손님이 제법 있어 성공했구나 싶었는데 업주가 바뀌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 정도 사람이 들어와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왜 여행하느냐에 대해서는 사람 수만큼 다양한 정의와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일상에 묻혀버린 꿈과 환상을 충전하기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른이 된다는 건 시시해지는 것”이라고 일갈했듯이, 인생은 예술작품이 아니고 영원히 계속될 수도 없다.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꿈이 있어야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
대동강 얼음도 풀린다는 우수 절기도 지나고 개구리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도 흘렀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녘에서의 봄꽃 소식도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녹이는 듯하다. 한파로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어느덧 물러나고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움틈의 계절이 조금씩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겨우내 추위에 움츠렸던 나무와 풀뿌리는 봄을 알리는 절기에 입김을 쏘이며 세상을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하는 대답이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한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빨리 늙고, 병들기 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수면은 부족하고, 칼로리만 높고 영양이 부족한 식사를 하면서, 움직이기를 귀찮아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살아간다. 이런 습관을 버려야 젊고 건강하게 잘 살
양고기가 생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양고기 맛을 보기가 어렵다. 양꼬치가 그나마 잘 알려져 있지만 양 특유의 누린내를 감추기 위해 잔뜩 뿌려진 향신료로 인해 본연의 맛을 느끼기엔 아쉽다. 양고기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면 ‘양빠’를 추천한다.
누린내, 양의 나이에 달렸다
압구정로데오역에서 걸어서 5분, 냉동하지 않은 양고기를 호주에서 수입, 판매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