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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죽겠다!”
- 발트 관광을 할 때, 전세 버스 계단을 올라서면서 모두들 하는 말이다. 현지인 기사가 “아이고, 죽겠다!”가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직역을 하자니 말이 안 되고 노인들이 몸이 힘들거나 피곤할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많이 걷지 않던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구경을 하고 쇼핑을 하느라 걸어 다니다가 버스에 오르면 긴장이 풀리고 피로감에 저절로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다. 노인들의 단체관광은 특징이 있다. 바로 ‘로코모티브 신드롬Locomotive Syndrome, 운동기능저하증후군’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 몸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는 거동장애다. 다리 근육이 약해지면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해진다. 균형 감각도 떨어져 지팡이나 난간을 붙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요실금 증세가 있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비행기를 탈 때 창가 쪽은 나올 때 불편하니 복도 쪽 좌석을 달라고 요청한다. 버스로 이동할 때도 장시간 운전을 하면 안 되고 화장실이 있는 곳마다 내려달라고 한다. 유럽도 여자화장실이 남자화장실과 같은 비율로 있어 여자화장실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래서 남자들이 용무를 끝나면 체면불고하고 남자화장실을 같이 이용하게 한다. 유럽의 보도블록은 옛날 마차가 다니던 길 그대로인 곳들이 많다. 작은 돌들로 불규칙하게 울퉁불퉁 만든 길에서 모처럼 멋을 낸다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다가 발목을 삐는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요즘은 네일아트라 하여 인공손톱을 붙이는 여성이 많다. 가만히 두면 별일 없지만, 머리를 감을 때는 손톱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럴 때 인공손톱이 떨어져나가는 사고가 생긴다. 여성들은 대체로 가방이 크다. 수시로 옷을 갈아입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는다. 그래서 혼자 짐 보따리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퀴가 있으니 혼자서 어찌어찌 해보려다가 손목 근육을 다치기도 한다. 남편이 동행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같이 간 남자들이 도와줘야 한다. 식당에서 뷔페식 아침을 먹을 때 계란과 오렌지를 가져가긴 했는데 껍질이 안보여, 한국인들은 계란과 오렌지를 껍질째 먹느냐는 핀잔을 받은 적도 있단다. 쉴 새 없이 먹으니 화장실에도 자주 가야 하고 살도 찐다. 금방 산 목걸이를 걸고 나오다가 분실하기도 하고 모자, 선글라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가방이 여러 개인 경우는 깜빡 잊고 숙소에 두고 나오기 쉬워 위험하다. 유럽의 여름은 백야의 계절이라 자정까지도 어둑하지 않다. 그래서 밤늦도록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할 때가 많은데 노인들은 저녁식사를 마치면 그대로 숙소로 들어가버린다. 그렇다고 시차가 있으니 바로 잠 드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젊을 때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나이 들면 가까운 곳으로 가라고 하는 모양이다.
- 2017-06-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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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각 지역에서 손꼽히는 장수마을의 숨은 이야기
- 일본에서 건강한 노인들이 대대로 많이 살아 장수마을로 불리는 곳이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의 개발 등에 힘입어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장수촌의 특징 또한 ‘백세인생’의 중요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노후야말로 ‘백세인생’을 즐길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의료기술과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백세인생’의 힌트를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촌에서 찾아보자. 지난 2010년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전국 평균수명에 따르면, 남성은 나가노현 마쓰카와촌(長野県 松川村)이 82.2세, 여성은 오키나와현 기타나카구스쿠촌(沖縄県 北中城村)이 89세로 집계됐다. 톱 30을 살펴보면 남성은 나가노현이 40% 넘게 차지했고, 여성은 오키나와현이 20%를 웃돌았다. 특히 나가노현은 2013년 발표에서도 남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남성은 나가노현, 여성은 오키나와현 장수 요인에 대해서는 고령자의 높은 취업률, 지역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신토불이 식생활, 전국 2위의 온천 숫자, 주민과 밀착된 지역의료 등이 언급됐지만, 안티에이징 연구의 1인자인 시라사와 다쿠지(白澤卓二) 교수가 나가노현 북부의 산골인 다카야마촌(高山村)을 집중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시라사와 교수는 장수의 비결로 식사, 운동, 보람 등 3가지를 꼽으면서, 다카야마촌의 고령자들은 그 지역의 야채와 과일, 면역력을 높이는 된장 등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한 옛날 식생활을 계속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형적인 산골이라 마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대부분이 건강하게 일하고 있어 일이 삶에 대한 보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밖에도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야마다(山田) 온천을 비롯해 다카야마촌에는 온천이 여덟 군데나 있어 온천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온천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되고 칼로리 소비를 촉진해 신진대사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온천 성분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지만, 야마다 온천의 유황천은 모세혈관을 넓혀 혈압을 낮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온천은 몸뿐만 아니라 기분도 편안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와 함께 늘어나는 아밀라아제와 같은 물질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오키나와 장수마을, 오기미촌 오키나와에서 자주 쓰는 ‘하라하치부(腹八分)’라는 말이 있다. 즉 식사를 할 때 전체 포만감(飽滿感) 중 80% 정도 만족할 때까지만 먹고 배가 부르기 전에 수저를 놓는다는 의미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식습관을 가진 오키나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오기미촌의 노인들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문화·전통 예능이다. 나무들이 우거져 푸른 숲을 이루고 찬연한 빛을 쏟아내는 태양, 맑은 공기와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연 속에서 지내는 유유자적한 삶을 꼽을 수 있다. 서두르지도, 무리하지도 않으면서 느긋하게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낙원의 시간’이야말로 자랑할 만한 장수 비결이다. 둘째, 오기미촌 사람은 일본인들의 평균적인 식생활과 비교할 때 육류를 많이 섭취하고, 녹황색 채소의 섭취량이 3배가량 많으며, 두부와 같은 콩류 섭취도 1.5배 많고, 과일 종류도 많이 섭취한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소금 섭취량이다. 일본 후생성이 권장하는 1인 1일 소금 섭취량은 10g인데 오기미촌은 그 목표 이하인 9g밖에 안 되는 지역으로 보고됐다. 셋째, 활발한 사회활동이다. 오키나와의 온난한 기후는 1년 내내 야외활동을 가능하도록 해주는데, 현재 오기미촌의 총인구는 약 3500명이지만, 이 중 90세가 넘는 장수 노인은 80명이나 된다. 이 마을의 노인들은 ‘살아 숨 쉬는 한 현역’이라는 의식이 강해 고령자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밭일을 하거나 마을의 전통 산업인 파초포의 실을 뽑는 등 노동을 하며 마을 행사,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활동도 열심히 한다. 넷째, ‘상부상조(유이마루, ゆいまる)’의 정신이 뿌리 깊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유이마루’란 간단하게 말하면 마을 사람들이 노동력을 제공하며 서로 돕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용어는 사탕수수 수확, 모내기 등의 농사일뿐만 아니라, 집 신축이나 무덤 공사, 마을 공공사업과 같은 봉사활동 등을 포함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품앗이 정신과도 통한다. 다섯째, 게이트볼과 노래방을 즐긴다. 마을 곳곳에 마련된 게이트볼 경기장에는 날씨만 좋으면 많은 사람이 모여 해질녘까지 지치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 또한 노래방에서도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사람이 많다. 고독하게 혼자 지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하루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장수촌의 몰락, 타산지석으로 야마나시현(山梨県) 유주리하라촌(棡原村)은 1968년 도호쿠대학 교수와 의사 등 전문가들에 의해 ‘일본 제일의 장수촌’이라고 불린 뒤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이곳 사람들은 자연지리적인 조건 때문에 평지가 적고 경사진 산비탈을 이용한 밭일을 주로 했고 식생활은 고기와 생선, 보리와 잡곡, 마, 콩, 야채 등을 주식으로 했다. 노인들은 80세, 90세가 넘어도 원기왕성하게 밭에 나가 일을 했는데, 장내 세균을 조사한 결과 비피더스균은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웰치균은 적어 아주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허리와 다리가 건강한 덕분에 심폐기능도 활발한 상태를 유지, 심장병과 뇌졸중 등 생활 습관병 환자도 보이지 않았으며, 암으로 죽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제일의 장수촌 마을은 점점 그 명성을 잃어갔다. 1953년 널찍한 도로가 개통되면서 이 도로를 통해 풍부한 물자들이 마을로 들어왔는데 당연히 그 물자 중에는 고기와 생선 등의 식재료들도 있었고, 전통적인 거친 식사는 서구형 식생활로 급격하게 변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80~90대 노인들은 전통적인 먹거리로 식생활을 이어갔지만, 그 자식들인 50~60대들은 거친 밥상보다는 부드러운 밥상을 선호했고 우유, 빵, 햄, 요구르트, 컵라면, 과자 등 서구형 식생활에 익숙해져갔다. 그 결과 젊은 세대들은 점차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에 걸렸으며,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자식들도 많아졌다. 이처럼 부모가 자식의 장례를 치루는 기현상 속에 장수촌의 존재감도 사망선고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 2017-06-1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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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고혈압을 노인병이라 했습니까?!
- 풍선에 공기를 불어넣으면 어느 정도 커진다 한계치에 다다르면 곧 터질 것처럼 불안해진다. 우리의 몸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혈압을 예로 들어보자. 혈액이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이 '혈압'이다. 이는 측정하는 위치에 따라 정맥압, 동맥압, 폐정맥압, 폐동맥압 등 그 종류를 달리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혈압은 보통 팔의 동맥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동맥 압력을 이야기 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경우가 바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이다. 흔히 고혈압을 장년층 이후에서 나타나는 노인병으로 보곤 하는데, 우리나라 만 18세 이상의 성인 약 30% 정도에서 발견되는 아주 흔한 질병이다. 외국의 고혈압 유병률이 27%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치다. 그런데도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것은 평소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혈압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고혈압은 왜 생기고 어떻게 나타날까 우선 고혈압은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다. 부모나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평소 자신의 혈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와 비만은 고혈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고령, 흡연, 알코올, 짜게 먹는 습관 등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것은 고혈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반해 평소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 세계 6억 명의 인구 가운데 해마다 3백만 명이 고혈압으로 목숨을 잃는다.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협심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압을 재는 습관, 건강을 지킨다 약국이나 병원에 가면 누구나 혈압계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요즘에는 주민센터 등에도 혈압계를 구비해 두고 있다. 139~89mmHg까지를 정상혈압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소한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큰 힘이 된다. 물론 혈압을 잴 당시의 컨디션에 따라 혈압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평온한 상태에서 혈압을 잴 것을 권한다. 고혈압은 모두에게 자각증상을 보이 진 않지만 갑작스럽게 혈압이 오르면 더러 두통, 어지러움, 손발의 마비, 호흡곤란,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갑작스럽게 혈압이 오를 있기 때문에 가벼운 걷기 운동이나 아령을 드는 등의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행스럽게도 고혈압은 평소 관리를 잘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는 희망적인 질병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우신향병원 내과 과장 박현근 (내과 전문의)
- 2017-06-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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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품위 있게 준비하는,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
- 일흔에도 여든에도 아흔에도, 심지어 100세가 되어서도 저세상엔 못 가겠다던 노래가 공전의 히트를 친 적이 있다. 노래는 150세가 되어서야 극락왕생했다며 겨우 끝을 맺는다. 살 수만 있다면 100년 하고도 50년은 더 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닌가. 장수만세를 외치는 100세 시대 시니어들에게 어쩌면 ‘죽음’은 금기어와 같다. 얼마나 ‘사(死)’에 민감하면 건물에도 엘리베이터에도 ‘4’층을 빼어버리기 일쑤인가 말이다. 그런 면에서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83)은 용감하고 거침이 없다. 1968년 간호사로 도미해 치열한 이민자의 삶을 산 그녀는 은퇴 후 시니어들을 향해 ‘품위 있게 죽자’고 외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100세 시대, 지금이야말로 죽음에 대해 터놓고 말해야 할 때라고. 일흔에 다시 품은 ‘소망’ 미국 땅에서 이민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지 50년, 반세기다. 그 세월을 지나는 동안 유분자라는 이름 앞에는 재미 한인 간호사의 대모, 코리아타운의 철의 여인, 한인 여성운동가 1호라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었지만 어느 하나 의도한 바는 없다. 매 순간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 있었고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그녀가 했을 뿐이다. 1971년 낯선 타국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끼리 서로 의지하자는 뜻에서 만든 ‘남가주 한인간호협회’는 지금의 재미간호협회로 발전해 한인 간호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RN(미국의 국가면허 소지 간호사)이 고소득 전문직으로 이민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직접 한국어 클래스와 예상 문제집을 만들어 한인 여성들의 RN면허 취득을 도왔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RN자격을 획득한 간호사만 3000명이 넘는다. 1980년대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민 가정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지자 가정법률상담소도 만들었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한인 여성들을 위한 인권운동으로 시작된 가정법률상담소는 현재 미주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비영리단체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가족과 친지들을 초청하면서 일으킨 요식업체 ‘비지비(Busy Bee)’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간호사를 그만두고 그녀가 CEO로 활동하는 동안 ‘비지비’는 캘리포니아에만 14개 지점을 오픈, 탄탄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유분자 이사장이 신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에게 비지비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도록 주선한 일화는 수도 없이 많다. 1997년 조국이 IMF 외환위기로 신음할 때는 한국의 결식아동을 위해 '나라사랑 어머니회’를 만들었다. 이후 ‘어머니회’는 터키, 동티모르, 베트남, 이라크, 북한 등의 불우 어린이를 돕는 글로벌 단체로 성장했다. 실로 철의 여인이라 할 만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덧 그녀의 삶은 미주 한인 이민의 역사가 되어 있었다. “거창한 일을 해보자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다 그때그때 절실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하다 보니 좌우명 같은 것이 만들어지더라고요. 남이 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하자. 내가 할 거면 지금 하자. 지금 한다면 기쁘게 하자. 그러다 보니 은퇴도 좀 늦었어요. 일흔이 되던 해, 이젠 좀 편하게 지내라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일을 놓았는데 저는 하나도 편하지 않더라고요. 할 일이 없다는 것,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오히려 불편했어요. 그리고 그때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그 일’을 시작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노인들에게 사전의료의향서와 유언장을 쓰게 하는 일이었어요.” 2007년, 소망소사이어티는 그렇게 탄생됐다. 그녀의 나이 일흔에 다시 품은 소망이었다. 그녀가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유 간호사라는 직업 때문에 유분자 이사장은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특히 시니어 전문의료시설인 너싱홈에서 근무할 당시 죽음 앞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면서 깨달았다고 한다. 죽음에는 당하는 죽음과 맞이하는 죽음이 있다는 것을. “당하는 죽음은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불행하게 만듭니다. 극도의 두려움으로 삶에만 집착하지요. 살려 달라 소리치고 나중엔 의료진과 가족에게 분노와 원망을 퍼부어요. 한 번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 가족들과 이야기한 적이 없으니 죽음 이후에도 가족들은 장례 문제를 두고 갈등과 언쟁을 벌이게 돼요. 반면 맞이하는 죽음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마음의 평정을 가지려 애쓰며 가족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뜻을 전해요. 평소 좋아했던 음악을 듣고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기도하죠. 마지막 의료행위와 장례에 관한 뜻도 가족들에게 미리 전해 모든 절차가 평화롭게 진행됩니다. 가족들은 온전히 고인을 추모하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데 집중할 수 있어요. 이렇듯 준비하는 죽음은 나와 가족 모두를 위한 일이에요.” 사실 다니는 교회를 중심으로 주변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 유언장을 쓰라고 권하고 다닌 지는 꽤 오래됐다. 당시 세상은 온통 웰빙을 부르짖던 시절이다. 온 세상 사람들이 잘 살아보자는데 그녀 홀로 잘 죽는 법을 외치고 다닌 셈이다.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웰다잉’ 운동이었다. 물론 그때는 그런 단어조차 없었지만. 유언장은 돈 많은 노인들이 유산분배를 할 때나 쓰는 것으로 알았던 한인 노인들은 적지 않게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내민 종이에는 응급상황 시 연명치료는 어디까지 원하는지, 화장과 매장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장례식은 어떻게 치르기를 원하며 특별히 원하는 음악이나 글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오래 사시라고 덕담을 해도 모자랄 판에 난데없는 유언장이라니. 재수 없다고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진 것은 그다음부터였다. “유언장을 쓴 분들의 한결같은 고백은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고 난 후의 삶이 묘하게 자유로워지고 더 소중해졌다는 것이었어요. 건강하게 살아야겠다. 더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 등등. 죽음에 대한 인식이 삶에 대한 인식까지 바꾸어놓은 것이죠. 죽음은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그냥 오래 사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요.” 비우고 내려놓음, 그리고 너그러움 여든셋의 그녀는 누구보다 건강하다. 여전히 붉은 립스틱을 멋스럽게 소화하고 적당히 높은 굽의 구두도 문제없다. 요즘같이 화사한 봄날에는 어김없이 연분홍 네일컬러를 바르고 사람들을 만난다. 작은 모임이라도 향 좋은 커피와 샌드위치를 내어놓고 회의 테이블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으로 소개한다. 그녀의 삶 어느 한 구석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인다. “웰다잉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뭔지 아세요? 바로 웰에이징이에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나에게 또 남에게 너그러워진다는 사실이죠. 고백하건대, 나는 소망소사이어티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리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었어요. 완고했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어려워했지요. 무엇이든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이 많으면 너그러워지기 힘든 거 같아요. 결국 비우고 내려놓음이 키워드죠.” 10년 전, 소망유언서 쓰기로 시작한 소망소사이어티의 사역은 현재 여러 가지 방향으로 영역을 넓혔다. 건강한 삶을 위한 치매 예방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교육, 장례절차 간소화 운동, 그리고 비우고 내려놓는 삶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장기기증과 시신기증 캠페인이 그것이다. 특히 2009년 UC어바인 의과대학과 진행하고 있는 시신기증 캠페인은 대학병원 측도 놀랄 만한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4명에 불과했던 한인 기증자는 현재 869명에 이르고 있다. “가장 높은 차원의 내어줌이죠. 하지만 시신기증을 결정하기까지 저 자신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시신기증이 편안하고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결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아프리카 차드에 첫 우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302개의 우물을 만들었다. 식수가 없어 오염된 물을 마신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분자 이사장은 직접 원정대를 꾸려 차드까지 날아갔다. 오는 11월에는 네 번째 원정대가 떠난다. LA에서 파리를 거쳐 장장 22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하는 곳, 물론 유분자 이사장도 함께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삶 가운데서 진행되는 것이었다. 소망소사이어티의 슬로건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는 결국 한 연장선에 있었다는 것이 유분자 이사장의 고백이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 소망소사이어티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일흔의 나이에 그녀가 비영리단체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그러다 큰일난다는 반응이었다. 여든셋에도 아프리카 차드에 간다고 하니 이번엔 사람들이 한결같은 질문을 한다. 도대체 건강비결이 뭐냐고. “글쎄요. 실제로 걷는 운동 말고는 비결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잘 먹고 많이 걷습니다. 밥을 많이 사주는 것도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요? 어떤 분이 멋지게 늙으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고 하더라고요. 웰에이징이라면 뭐든 잘 따라하는 편입니다(웃음).” 최근 유분자 이사장은 애써 하는 일이 한 가지 있다고 한다. 오래된 전화번호 수첩을 들춰가며 과거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것이다. “크게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그저 인사를 나누고 싶더라고요. 낡은 전화번호부에 적힌 이름들을 보면 지나온 시절이 떠올라요. 알게 모르게 내가 섭섭하게 한 사람, 나를 서운하게 했던 사람들이 다 있지요.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안 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지만 가능한 한 계속하고 싶어요. 이것도 일종의 비움이에요. 이상하게도 삶이 홀가분해지고 즐거워지는 느낌입니다.” 유분자 이사장은 창립 10주년에 대한 칭찬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에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비영리단체인 소망소사이어티를 이끌고 있는 것은 후원자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함께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언젠가 자신이 떠난 후에도 이들에 의해 비움과 내려놓음의 미학이 전해지고 소망소사이어티가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짧은 여행을 한번 하려 해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하잖아요. 준비한 만큼 여행이 안전하고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죠. 헌데 막상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행, 삶과 작별하는 긴 여행에 대해서는 어떻게 준비는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을 수 있죠?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데 두려움 때문에 피한다는 게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저는 장례식이 없을 거예요. 죽으면 바로 대학병원에서 가지고 갈 거니까요. 대신 살아 있을 때 멋진 이별파티를 열면 어떨까 계획하고 있어요. 다들 멋지게 차려입고 말이에요. 그 자리에서 좋아하는 시를 하나 낭송할까 합니다. 저는 평생 간호사로 지냈지만 사실 문학소녀였거든요. 하긴 제가 시낭송을 하면 모두가 놀라긴 할 겁니다. 하하하.” 귀천(歸天)_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어쩌면 우리는 유분자 이사장의 이별파티에서 시 한수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83세의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 그녀의 삶 어느 한 구석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인다.
- 2017-06-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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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에도 퀄리티가 있다, 장수학자 박상철 교수 “하자, 주자, 배우자”
- 장수는 누릴 수 있으면 축복이고 누릴 수 없으면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장수하라는 말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은 나빠지고 삶의 질은 하락한다고 생각하기에, 차라리 병들기 전에 깔끔하게 죽는 게 좋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 장수학계의 전문가인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석좌교수는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백세를 만나봤을 그가 밝히는 얘기는 충격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 고령화시대 백세청풍(百世淸風)의 기운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패러다임을 박 교수의 시각으로 들여다봤다.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석좌교수는 2000년에서 2009년 사이에 국내 최초로 백세인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해 장수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그가 백세인구를 조사하게 된 이유는 매우 현실적이고 당연한 인식으로부터 시작됐다. “사람이 늙으면 신체기능이 점점 떨어지는데 아주 늙었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그때가 되어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독립적으로 사는 게 가능할까? 저는 그것이 가장 큰 의문이었습니다.” ‘100세 정도 되면 생활이 형편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박 교수는 막상 조사를 하면서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만나자마자 힘자랑하던 백세인 “전남 곡성에서 만난 홍순갑 어르신은 당시 102세였는데 만나자마자 힘자랑을 했습니다. 마당에서 팔굽혀펴기 100개를 하고 계시더군요. 구례 산동면에 사는 101세 임종철 어르신은 뵈러 갔는데 지게를 메고 오시더군요. 그리고 손자가 100세 어르신을 모시는 게 아니라, 100세인이 쉰 살 손자를 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더 기가 막힌 분은 쇼지 사부라 박사입니다. 102세 때, 저녁에 식사를 하다가 이 양반이 갑자기 한국말로 ‘한국에서 왔습니까?’ 하고 묻더군요. ‘예’라고 대답하니 ‘그럼 우리 한국어로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65세 정년에 딱 퇴직하여 ‘한글을 배워야 한다’ 싶어 한글을 배웠고 80세에는 중국어를 배웠습니다, 100세 때 러시아어를 배웠고 104세 때 브라질에서 이분을 초청했는데 그때부터 포루투칼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90대가 인터넷을 하는 마을 박 교수가 조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만난 국내 장수인들은 대략 250여 명에 이른다. 백세인들의 사례를 보니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새로운 깨달음이자 분명한 성공 좌표들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젊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공동체마저 만들고 있었다. “도쿠시마에 가미가쓰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에,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농업학교를 막 졸업한 젊은 사람이 농협의 직원으로 들어갑니다. 가서 보니 마을 주민이 2000명인데 65세 이상이 1000명이 넘었던 겁니다. 50% 이상의 인구가 노인인 초고령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인들은 자주 티격태격 싸웠고 일을 하지 않으면서 손쉽게 얻으려고만 했습니다.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 ‘우리 일을 합시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도쿠시마 산속 마을에 있는 재료들로 일본 요리 장식용 패키지를 만들자’는 게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동네 어른들이 단번에 그런 일을 하겠다고 했을 리가 없다. 겨우 3명이 시작했는데 이게 팔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물건이 팔리자 할머니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문을 뺏어가려고 했던 거죠. 젊은 사람이 70~80세 사람들의 싸움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그래서 이 사람이 꾀를 냈죠. ‘주문은 인터넷으로 받아가시오’라고. 그러자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무슨 인터넷이냐며 난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딱 버텼고, 2년이 지나니 70~90대 마을 주민들이 컴퓨터를 하게 됐어요. 세계 최고령 인터넷 마을이 돼버린 거죠. 그렇게 해서 마을이 발전한 지 30년 이상이 됐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흉내를 내려고 해도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 돈이 많이 든다.’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며 걱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반대로 생각한다. 저비용 장수사회를 만들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장수인이 건강하게 일하며 생산 인력으로 생활할 수 있으면 되는 일이다. 앞서 소개된 고령화 마을의 기업화가 그 좋은 모델이란다. 그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슈퍼 노인의 시대가 오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잘 살 수 있는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당당할 수 있는가?’ 있습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 생기는 많은 문제점들만을 생각했었는데 위에서 소개한 분들을 보면 안 그렇습니다. 그러니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온 거예요. ‘패러다임 시프트(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가 일어나야 합니다.” 박 교수는 ‘지금 놀라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 노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일본이나 유럽에는 100세인의 육상대회가 생겼습니다. 영국의 파우자 싱은 102세의 나이에 마라톤 풀코스를 8시간에 걸쳐 완주했습니다. 그는 단축 마라톤인 10km를 1시간 30분 만에 완주하기도 했습니다. 나가오카 미에코라는 100세 할머니는 수영 마라톤 1500m를 완주했습니다. 미국 돌푸드 사의 데이비드 머독 회장은 94세 때, 캘리포니아의 자기 목장에서 아침마다 한 시간씩 말을 타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99세인데 아직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100세 장수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은 여러 통계 지표로도 증명되고 있다. 제대로 장수하며 일하는 사람들 빠른 속도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평균 수명이란 것은 어디까지 갈 것이냐. 실제 사람들이 많이 죽는 나이인 최빈사망연령은 0세부터 100세까지 중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망하는 연령의 개념으로 평균수명보다 더 길다. 최빈사망연령은 1950년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2세, 최빈사망연령은 90세가 넘었다. 이제 고령사회에서는 실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죽는 나이가 중요하다. “최빈사망연령 표준편차를 보면 옛날에는 10년 정도였는데 지금은 6년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 나이의 표준편차가 작아진다는 것은 죽는 사람들 나이의 차이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장수의 보편화’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옛날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장수했는데 지금은 ‘somebody’가 아닌 ‘everybody’입니다.” 100세가 넘는 인구는 일본이 6만 명이지만 우리나라는 3000여 명이다. 미국은 7만 명, 중국은 5만 명 정도다.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건강한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지표다. “옛날에는 70이라는 나이는 죽어야 할 나이였죠, 지금 70이란 나이는 일을 못해서 안달 난 나이입니다, 저도 70입니다. 기가 막힌 이야기죠. 건강한 노인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는 건강한 노인에게 ‘dependent Life(의존적인 삶)’를 가지게 하지 말고 ‘Independent(독립된)’할 수 있게끔 제도적인 문제를 바꾸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장수시켜버리자.’ 그러면 병원비가 안 듭니다. ‘장수인은 일을 시켜버리자.’ 그러면 복지비용도 안 듭니다. 이게 제 주장입니다.” 무조건 부지런하라 박 교수는 사람이 아무리 늙어도 변하지 않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그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20대 때 헤어진 애인이라도 딱 들으면 ‘아, 그녀’라고 생각이 납니다. 그다음에 변하지 않는 것은 ‘성격’, 즉 마음 씀씀이입니다.” 박 교수가 제시한 사례들 덕분에 백세가 되어도 인생은 젊을 때와 다를 바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방법을 들어봐야 할 때다.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론을 묻자, 박 교수는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꺼냈다. “다산 선생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그때 만난 사람이 황상(黃裳, 1788~1870)이란 사람입니다. 이분이 글을 잘 쓰셨는데, 라는 문집에 다산 선생과의 일화가 나옵니다. 다산 선생이 이분에게 ‘공부하라’고 말해서, ‘내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수 있습니까?’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다산 선생이 한 말씀이 세 글자였습니다. ‘부지런해라, 부지런해라, 부지런해라.’ 사실 장수라는 것도 이 3근계(勤戒)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장수도 그냥 이뤄지지 않습니다. 건강장수라는 것은 다 부지런해야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많은 장수인들에 대해 연구할 때,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 공통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장수는 성실한 사람, 부지런한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백세라도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라 부지런하라는 것은 무언가를 실행하라는 말과도 같다. 박 교수는 그 실행 부분을 간단하게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무엇이든 해버려라.’ 나이가 들었다고 핑계대지 마라. 못할 이유가 뭐 있냐. 그리고 나이가 들면 ‘받으려고 하지 마라, 줘라.’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면 ‘배워야 한다.’ 배워야 줄 것도 생기고 할 것도 생긴다.” ‘하자, 주자, 배우자. Do it, Give it, Prepare it. 行之 與之 習之.’ 그가 던지는 장수시대의 실천강령이다. 백세인들에게서 ‘움직이고(動), 적응하고(應), 머리를 쓰며(判), 느끼고(感), 절제(適)’라는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한다. 그는 “장수를 위해서는 유전자, 성격, 환경 등의 자연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운동, 영양, 관계, 배움, 참여 등의 생활습관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중 ‘관계’가 가장 중요한 비결인 것 같다며 여기에는 부지런함이 포함된다고 했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의존적인 사람이 되지 말고 스스로 독립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는 게 중요하다. “백세인들 중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이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당뇨는 거의 없어요. 당뇨는 생활습관 질환인데, 결국 장수와 생활습관도 연관이 있다는 거죠.” “98세에 시집을 내서 100만 권이 팔렸다는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쓰신 시 중 ‘비밀’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99살이라도 사랑도 하는 거야, 꿈도 꿔, 구름도 타는 거야’라고 말합니다. 100세가 돼도 연애하면 안 되겠습니까? 김형석 교수가 올해 한국 나이로 98세이신데, ‘뭐가 가장 하고 싶으냐?’ 물었더니 ‘연애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박상철 (朴相哲)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생화학 전공으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고 198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과학기술부 우수 연구센터인 노화세포사멸연구센터와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가천의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장을 거쳐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고문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 등이 있다.
- 2017-06-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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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의 3인이 말하는 장수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속 원칙
- 우리는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삶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생물학적 수명이 늘어난 ‘장수시대(長壽時代)’가 되면서, 건강한 노년은 수명연장만큼이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듯 지난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노년의 건강관리와 정신건강, 운동법으로 나눠 진행됐던 강연의 주요 내용을 에 소개한다. “인간은 왜 늙는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이은주 교수가 첫 번째 화두로 던진 질문이다. 이 교수는 아직 과학적으로 노화의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면서 몇 가지 가능성들을 소개했다. “노화의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노화 이론은 ‘Wear and Tear’죠. 오래 쓰면 낡아서 닳고 망가진다는 이론이에요. 인체의 노화를 막기 위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건전하게 바꾸자는 것도 상당 부분 이 이론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밖에 몸의 주요 기능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신경내분비(Neuroendocrine) 이론도 있고, 활성산소를 노화 인자로 지목하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이론,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프로그램(Programmed) 이론도 있어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론은 텔로미어(Telomere) 이론이에요. 염색체의 일부인 텔로미어라는 것이 세포의 수명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이론입니다. 복제 양의 수명은 어미 양의 남은 수명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미 성체가 돼 수명이 짧아진 상태의 세포를 복제했기 때문에 복제 양들의 수명이나 어미 양이 비슷한 시기에 죽는 것 아니냐는 이론이에요. 그래서 이 텔로미어를 재생해 성장을 촉진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도 이미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12년 조사결과에 비해 15% 증가한 1만4592명에 달한다. 이 중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세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는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낮은 편으로 인구 10만명당 2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 65세인 1952년생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기대여명조사가 있었어요. 하지만 30년 후에 태어난 1982년생의 경우는 5명 중 1명이 100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30%를 차지하는 일본과 같은 상태가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오래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장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장수 노인들을 조사하는 방식을 노화종적연구라 부르는데,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에서 한국의 백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여자가 남자보다 6배 정도 많았어요. 교육수준은 수명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장수하는 사람들은 흡연율이 매우 낮았고 고지혈증, 당뇨, 중풍, 치매,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의 빈도가 낮았어요. 간염보균자도 없었고요.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 버섯, 생선 등을 골고루 먹고, 짜고 자극적이며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멀리했어요.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평소에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생활 태도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교수는 해외 백세인 조사결과 7가지도 소개했는데,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만이 없고 ▲금연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고 ▲인지 능력이 높고 ▲여성의 경우 40세 이후에도 출산한 경험이 있고 ▲형제들도 함께 장수하며 ▲자녀 역시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래 살려면 이것 지켜라 장수를 위한 생활습관은 단순하다. 이미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것들이다. 먼저 금연이다. 흡연은 활성산소를 통한 노화를 촉진시키고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암 발생 등의 원인이 된다. 흡연과 함께 따라다니는 술도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간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치명적이다. 흡연이나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들이 많은데, 쉽지 않겠지만 오래 살려면 담배와 술을 멀리하면서 스트레스에도 강해져야 한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명상이나 요가, 마사지, 그리고 등산이나 산책과 같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해소법을 추천했다. 비만과 수면 이상도 피해야 한다. 노화에 따라 기초대사가 감소하면 복부비만은 따라오기 마련인데, 식사량을 줄이는 등 식사습관을 바꿔나가야 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음주와 밤 시간의 심한 운동을 삼가야 하고, 카페인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이 교수는 이야기했다. 이와 반대로 권할만한 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D가 있다. 비타민D는 근력 향상과 암 예방, 항염증 등 여러 좋은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또 적게 먹는 것을 권했는데, 적게 먹으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이론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시니어의 운동 방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강도’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살살 하면 효과 없다 “기본적으로 시니어의 운동 방법은 젊은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무리한 운동으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지 않거나 너무 약하게 하면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만약 운동을 할 때나, 끝난 후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본인에게 과도하거나 맞지 않는 운동일 수 있으니 강도를 줄이거나 종류를 바꿔야 합니다. 통증은 몸에서 피하라는 신호이지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규칙적으로 하시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특히 빠르게 걷기나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서 강도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대화’라고 조언했다. “운동 때문에 숨이 차서 옆 사람과의 대화가 약간 힘든 정도를 중등도 운동 강도라고 이야기해요. 운동 효과를 위해서는 최소한 이정도 강도로 해야 합니다. 반면에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는 효과가 별로 없는 저강도 운동으로 규정해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죠.” 김 교수는 간혹 특정 운동을 오래해 누적 손상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변경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의 다리운동, 삶의 질 바꾼다 그렇다면 근력운동은 어떨까?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아령과 알통이다. 그러나 시니어의 근력운동은 하지운동, 즉 다리운동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근력 운동하면 상체에 근육이 많이 생겨서 몸짱이 되는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노년에 너무 무리한 상체 운동을 하면 어깨 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요. 실제 하지의 근육량이 상지보다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 근력 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또 일상생활에서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도 다리 근력은 필수입니다.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에요.” 김 교수는 계단오르기가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데 좋은 운동 방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단을 내려올 때는 무릎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간 후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 최근에는 육체적인 건강만큼이나 정신건강도 100세 장수를 위해 관리해야 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장수의 조건 중 하나로 스트레스 관리가 지목되는 것과 그 궤를 같이한다. 마지막으로 강의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는 노년기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우울증과 치매, 신경성 3가지를 꼽았다. 이 중 우울증에 대해 김 교수는 ‘흔한 병’이라고 정의했다. “정신과 질환 중 가장 많은 질환입니다. 그런데 간혹 우울증과 우울감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의욕이 없고, 짜증이 나죠. 그러다 다시 평상시로 돌아갑니다. 이런 경우는 우울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증세가 보름 이상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봐야 해요.” 우울증의 증상은 보통 기분이 침체되고 눈물이 자주 흐르고 마음이 약해지는 슬픔형,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은 의욕저하형, 갑자기 짜증이 나고 화를 버럭 내는 감정기복형, 뇌기능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이 안 되는 신체증상형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김성윤 교수는 우울증 예방과 핵심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햇볕’을 꼽았다. “우울증 약은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3분의 1밖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머지는 햇볕과 운동, 수면습관이 중요해요. 햇볕을 받으면서 하는 운동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빛을 쪼이는 광 치료 방법도 있을 정도이니까요.” 치매는 시니어들에게는 말 그대로 공포다. 신체적으로 입는 피해만큼이나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끼치는 피해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이상으로 뇌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혈관성질환으로 나뉜다. 창조적 행동이 치매를 예방한다 김 교수는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약과 신체운동, 그리고 뇌운동 3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과 신체운동은 짐작할 수 있겠는데 ‘뇌운동’이라니 어떤 운동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뇌운동은 사회생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고, 메모를 하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모임에 나가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이죠. 그저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뇌운동이 됩니다. 뇌운동에는 수동적인 운동과 적극적인 운동이 있는데요, 영화나 책, TV처럼 남이 만들어놓은 창조물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보는 적극적인 뇌운동을 더 권하고 있어요. 일기쓰기도 좋고 무엇을 배우는 것도 좋아요. 또 스스로 길을 찾고 낯선 이들과 만나는 여행도 좋은 뇌운동 중 하나입니다.” 신경성질환도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한다. 인간의 신경은 운동, 중추, 자율 3가지 신경계로 나뉘는데 시니어들이 겪는 대부분의 신경성질환은 자율신경성질환이다. 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등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것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느닷없이 숨이 가빠진다거나 남들은 더운데 혼자 춥고, 시원한 날에 땀을 흘리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심리 상태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우울, 불안, 걱정, 화,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자율신경계가 말썽을 부리면 강아지를 훈련하듯 병을 다스려야 합니다. 식사나 운동, 수면 등 일상생활을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죠. 이런 훈련을 3개월 정도 반복하면 몸이 완전히 적응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 2017-05-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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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 ◇ exhibition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 , 등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사랑받아온 픽사(Pixar,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 특별 전시다. 제작 과정에 쓰인 스케치, 스토리보드, 컬러 스크립트, 캐릭터 모형 조각 등 약 500여 점을 각 영화별로 전시했다. 정지된 이미지들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토이 스토리 조이트로프(zoetrope)’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담은 ‘아트 스케이프(artscape)’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탄생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일정 7월 3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이집트 문화부, 샤르자 미술재단의 협력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193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의 작품 166점을 초현실주의가 걸어온 흐름에 따라 다섯 파트로 나누어 구성했다. 출품작 중 상당수가 해외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미라’, ‘피라미드’로만 인식되어온 이집트의 새로운 문화와 마주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 book 남자 혼자 죽다(성유진 외 공저·생각의힘) 고독사 중에서도 시신을 인수할 사람이 없는 상태, 이른바 무연사(無緣死)로 생의 마지막을 보낸 209명의 모습을 그렸다. 특히 남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한국의 무연사 현상을 현대 사회 남성의 어려움과 연관해 밝히고자 했다. 치매박사 박주홍의 뇌 건강법(박주홍 저·성안북스) 20여 년 동안 치매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가 치매를 비롯한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에 대해 환자와 가족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질병에 대한 기본 정보와 더불어 식생활, 운동, 명상치료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았다. ◇ movie 심야식당2 누적판매 24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만화 을 원작으로, 2015년 국내 개봉했던 영화 의 두 번째 시리즈다. 1편에서 함께한 마츠오카 조지 감독과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조가 다시 만났다. ‘오늘도 수고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늦은 밤 불을 밝히는 특별한 식당’이라는 콘셉트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개봉 6월 8일 장르 드라마 감독 마츠오카 조지 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오기다리 조 등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한국의 길고양이가 대만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의 로드무비다. 고양이 마을로 알려진 대만의 관광지 ‘허우통’과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산다는 ‘고양이 섬’ 일본 ‘아이노시마’ 등을 돌아다니며 길 위에서의 공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영화계 대표 애묘인(愛猫人) 조은성 감독이 기획과 연출을 맡아 고양이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발자취를 담았다. 고양이의 마음을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준다. 개봉 6월 8일 장르 로드무비 감독 조은성 내레이션 강민혁 ◇ stage 로미오와 줄리엣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원로 연극인 오태석이 번안과 연출을 맡았다. 청사초롱 불빛 아래 한국무용과 풍물이 어우러져 한국판 이 탄생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비극적 결말로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일정 6월 18일까지 장소 명동예술극장 연출 오태석 출연 이신호, 정지영, 정진각 등 천덕구씨가 사는 법 극본을 맡은 김태수 작가는 삶은 끝나지 않은 여행이며,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긴 여행을 준비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삶이란 견딜만하다고, 또 웃을 수 있다고 격려한다. 그런 그의 시선을 담아 누구나 겪는 노년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일정 6월 8~18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연출 김순영 출연 오영수, 차유경 등 복순이할배 ‘사랑을 모른다’라는 이유로 짝사랑에게 거절당한 태수는 돈 많고 건강한 독거노인 ‘복순이할배’에게 연애 상담을 하게 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괴짜 노인과 연애 풋내기 청년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뤘다.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대학로 두레홀 4관 연출 박정우 출연 김시권, 정동진, 이재욱 등 시카고 미국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의 오리지널 팀이 2년 만에 내한한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 클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즈 음악을 14인조 밴드의 연주로 즐길 수 있다. 강렬한 조명 아래 관능적인 안무가 돋보인다. 일정 5월 27일~7월 23일 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출연 딜리스 크로만, 로즈 라이언 등
- 2017-05-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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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과와 친해져야 노후가 편하다
- “요즘 재미난 일도 없고 밥맛이 자꾸 없어져.” “남편이 은퇴하고 집에만 있으니 날로 스트레스만 쌓여.” “이제 자식도 다 크고 할 일 했으니 혼자 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시니어들이 만나면 흔히 하는 말이다. 몇 년 계획을 세우고 노년 준비를 했지만 자꾸 움츠러드는 기분…. 신체적, 정신적 변화 때문에 오는 우울 증상이다. 취미로 운동이라도 하면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난 감정도 있다.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에게 우울증과 치료 방법에 대해 자문해봤다. 독거노인 문제 우울증으로 이어져 우울증을 앓는 시니어가 꽤 많은가요? 주요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서울대병원에 있을 때 시니어 조울증 환자와 우울증 환자가 30~40%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조증은 기분이 갑자기 업(UP)되거나 자신감이 생기고 말수도 많아지고 돈을 많이 쓰는 행동들을 해요. 술을 안 먹었는데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고 정도가 심하면 의심해볼 수 있죠. 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고 수면 부족과 식욕의 변화가 일어나는 게 대표적입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책을 하고 걱정이 많아지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모든 일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것도 증상 중 하나입니다. 노인 우울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생물학적, 즉 신체적 변화가 큰 요인이에요. 당뇨나 고혈압, 외과 질환 등이 생기면서 치료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경제적인 부담, 은퇴 후 환경 변화 등도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남편이 은퇴 후 같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갈등을 겪는 부부도 많습니다. 독거노인 문제도 우울증과 연관이 깊어요. 당장 혼자가 되면 연세가 있어도 자식들과 같이 지내기 부담스러워 따로 지내는 경우가 많잖아요. 스트레스를 받는 어르신들이 결국 삶의 터전을 떠나 자제분들 집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고민이 있다면 상담을 해야 해요. 이성 문제, 성적인 불만족, 갑작스런 신체적 변화도 우울증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해요.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요? 직접치료비, 간접치료비, 우울증 때문에 경제활동을 못해서 생기는 비용 등이 사회적 비용입니다.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60만 명 정도이고 항우울제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1456억원 규모입니다.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007~2011년 사이 40% 이상 급증했어요. 국민 4명 중 1명꼴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어떤 증상들을 주로 호소하나요? 특별한 유형이 있나요? ‘걱정이 많아졌다’는 말을 지인들에게서 듣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스스로 느끼기에도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이 계속되면 우울증으로 봐야 합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인지가 우울증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많죠? 우울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방치하면 할수록 치료가 더 어려워집니다. 고혈압, 당뇨 등도 초기에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조절할 수 있잖아요. 우울증도 초기에는 취미생활이나 운동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을 써도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증세가 심해지면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임의로 약 끊으면 증상 더 심해질 수도 가면우울증은 무엇인가요? 우울한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 우울증을 흔히 가면(假面)우울증이라고 부릅니다.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도 가슴이 답답하거나 의욕 저하, 수면 저하, 식욕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혼자 살거나 자녀들 눈치를 보며 사는 경우 가면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몸을 자주 움직이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건전한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절성 우울증도 있다면서요? 계절에 따라 기분이 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봄에는 기분이 업되었다가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어요. 만사가 귀찮고 예민해지는 건 일반 우울증과 같지만, 과다 수면을 취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릅니다. 흔히 계절성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없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워낙 재발률이 높아서 자칫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깊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자가진단법이 있나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우울증 자가진단법’이 많아요.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이 들면서 자책하게 되고, 만성두통이나 복통, 흉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것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런 증상만으로 우울증이다, 아니다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우울증 의심이 되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우울증을 어떻게 진단하나요? 우울증에 해당하는지 병력 산출을 통해 뽑아냅니다.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이러한 증상이 카페인이나 음주 등 외부적 요인 때문인지, 일시적인 스트레스 때문인지를 먼저 구별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식은요? 주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하는데 상담치료가 도움이 안 되는 환자들도 있어요. 그래서 약 처방을 주로 하고 증상이 좋아지면 약 복용을 중단하도록 합니다. 정신과 약은 오래 먹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많다거나 의존성이 높아진다는 등 편견이 많은데 오해입니다. 이런 오해 때문에 먹던 약을 마음대로 끊으면 치료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해요. 서울대병원에 있을 때는 전기충격치료를 많이 했습니다. 주로 종합병원에서 하는 이 치료법은 우울증이 심할 때 효과가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치료 환경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서 또는 환자가 겁을 내는 경우가 많아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시니어들이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울한 감정을 키우지 않으려면 적당한 취미생활과 운동을 해야 합니다.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활동이 줄면 위축이 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 가족과 이야기하기 불편하면 병원에 와서라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약물치료도 받고요.
- 2017-05-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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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운전자를 도와주자
-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몸이 굼뜨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려 사고대처에 신속하지 못하다는 점도 인정한다. 차량은 물 흐르듯 흐름을 타야하는데 노인 특유의 망설임으로 자신이 직접 사고를 내지는 않지만 우물쭈물하며 갈까 말까 주춤주춤 하다가 뒤 따라오는 차량의 사고를 유발시킨다는 보도도 있다. 사고 통계를 봐도 고령자가 확실히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 더구나 수명100세 시대니 고령자가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고 행정당국에서도 제도적 방지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옳다. 고령자들이 스스로 운전을 하지 않으면 좋다. 일본은 나이 들어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대중 교통비를 지원하면서 스스로 운전을 그만두게 하는 간접적 유인책을 쓴다. 우리나라는 고령자의 면허갱신기간을 짧게 하고 시력이나 사지 운동능력을 검사하여 부적합한 경우 운전면허를 갱신해 주지 않는 강제적 방법을 택한다. 너무 쉬운 행정편의 주의적 발상이다. 이런 방법은 전기가 부족하면 전기요금을 올려서 간단히 해결하려는 방법과 같다. 전기요금을 올리면 부자는 끄떡도 하지 않지만 가난한 서민은 에어컨이 있어도 켜지 못하고 부채를 들도록 강요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스스로 알아서 전기를 꺼주는 사람에게 오히려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택한다. 사고의 위험을 알면서도 고령자가 운전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심시숙고 할 필요가 있다. 방송에서 98세에 운전면허를 취득한 102세의 할아버지가 소개 되었다. 사회자가 그 나이에 왜 운전면허를 취득할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고령의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야하고 아내 대신 장터에 가서 생활필수품도 구입하고 은행 업무도 보려면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해체되고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하는 셀프부양의 시대다. 자식이나 이웃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세상인 점을 이해하면 고령자가 자동차를 운전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이제 더 이상 기계장비가 아니고 전자장비다. 차선이탈 경고시스템도 있고 전방충돌 경고시스템도 개발되어있다. 사가지대 경고는 물론 주차보조시스템도 있다. 사람은 실수를 해도 기계는 실수란 없다. 돈을 더 주면 각종안전장치를 자동차에 추가 할 수 있다. 멀지 않아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도 도로에 등장 할 것으로 이미 예고되어있다. 고령자의 자동차는 필요 안전장치를 달도록 의무화해야한다. 추가 비용의 일부를 국가든 자동차 회사든 어느 쪽에서 부담해 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후진국처럼 강제로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원하면 하도록 해주고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선진국이다. 미국의 빈번한 총기사고를 보고 우리나라처럼 총기소지를 불법화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을 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총기소지를 불법화 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인들이 총기를 갖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고 이들의 자유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총기를 갖고 있지만 스스로가 총기사용을 엄격하게 제어하기 때문에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 의한 총기사고는 거의 없다.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의 힘이다. 지금의 고령화세대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를 이만큼 잘 사는 나라로 발전시킨 공이 있는 세대다. 그들이 젊은 시절에 국가에 낸 세금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고 지금의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건물에 세를 산다고 볼 수도 있다. 노년이 행복하여야 인생이 행복하다. 고령자에게 지하철 무임승차를 가능하게 하여 움직이도록 유도하여 고령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국민의료보험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에 의료보험을 적용해 주거나 무료 예방접종 등 지원정책이 무수히 많다. 고령 운전자에 대해 지원을 못해 줄 명분은 희박하다. 소요비용 또한 별 것 아니다. 의지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긍정적인 검토를 희망한다. *동년기자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2017-05-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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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단카이 세대의 취미
- 이태문 일본 통신원 gounsege@gmail.com 정년퇴직 이후의 삶, 제2의 인생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즐길 수 있을까?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며 그 실마리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릴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 새로운 취미를 만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의욕과 체력이 따라주는 젊은 시절부터 ‘취미의 씨’를 뿌려두는 게 중요하다. 취미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그 비결을 물으면 “젊었을 때 했던 취미생활을 다시 시작했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꽤 된다. 그러나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는 걸 방해하는 건 의욕도 체력도 아니고 ‘오래 계속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일지도 모르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기회이자 타이밍’이니 남은 삶에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재미’와 ‘보람’을 선물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자기 삶의 ‘애호가’일 것이다. 일본 시니어들의 취미 일본에서는 고령자가 계속할 수 있는 취미로 주식, 등산, 워킹, 낚시, 독서, 자수, 골프, 볼링, 시쓰기, 체스, 데생, 원예, 역사, 장기, 분재, 서예, 유화, 과자만들기, 수묵화, 시계수집, 게이트볼, 꽃꽂이 등을 꼽는다. 크게 몸을 움직이는 취미, 머리를 쓰는 취미, 손동작이 필요한 취미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취미는 운동 부족을 해소해주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 또한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과의 교류도 넓혀주고 쓸쓸한 노후의 고독도 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60대 남녀의 인기 취미 순위 350개 이상의 취미를 소개하는 일본의 ‘취미찾기닷컴’이 조사한 인기 순위를 잠깐 살펴보자. 먼저 60대 남성은 혼자 하는 여행, 사이클링, 오토바이, 재택근무, 사진, 전자공작(PIC), 절과 신사 순례, 주식, 워킹 순으로 조사됐다. 60대 여성의 경우는 혼자 하는 여행, 재택근무, 온천 순례, 절과 신사 순례, 워킹, 자수, 양궁, 등산, 심리학 순으로 인기가 있었다. 참고로 50대 남성의 취미로 사격, 50대 여성의 취미로 소설쓰기, 기타, 퍼즐 맞추기 등이 눈에 띄었다. 내 꿈을 찾아라~ 인생은 60부터 일본의 주쿄(中京) TV는 매주 일요일 아침 5시 45분부터 을 방송하고 있다. ‘아라칸’은 Around Kanreki의 줄임말로 칸레키는 우리말로 환갑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은 환갑 전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꿈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힌트를 제안하고 있다. 이 방송에서 소개된 이색 취미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2015년 12월 6일 방송에서는 빙상 위의 컬링(curling)이 아닌 날씨와 관계없이 체육관에서 즐길 수 있는 ‘커롤링(curolling)’이 소개됐다. 20여 년 전 나고야에서 시작된 이래 경기 인구 40만 명을 자랑하는 인기 스포츠로 체력보다는 두뇌게임이라는 점에서 ‘마루 위의 체스’라고도 불린다. 2016년 1월 10일에는 미술 취미로 ‘어탁(魚拓)’이 소개됐다.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도 누구든 즐길 수 있는 ‘어탁’은 기존의 수묵(水墨) 중심이 아니라 색채와 구도 등을 바꿔가며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꼭 물고기가 아니어도 되며 모든 사물의 본을 떠서 작품으로 만드는 ‘탁화(拓畵)’라는 장르가 새롭게 소개됐다. 그다음 주인 1월 17일에는 카우보이 복장으로 차려입고 컨트리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컨트리 댄스가, 3월 13일에는 1960~1970년대에 붐이 일어나 일렉트릭 기타에 빠졌던 세대들이 밴드를 결성해 제2의 청춘을 만끽하는 모습이, 4월 17일에는 실제 동물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리얼 양털 퀼트 아트가, 8월 7일에는 다양한 무늬가 특징인 넥타이를 재활용해 가방과 인형 등을 만드는 리폼이 소개됐다. 이 밖에 9월 4일에는 경이로운 종이접기의 세계, 9월 11일에는 걸리버 여행기를 방불케 하는 미니어처의 세계, 10월 9일에는 종이를 오려내 그림을 만드는 ‘키리에(切り絵)’, 10월 23일에는 실제로 사람을 태우고 증기를 뿜으며 달리는 철도 모형 등이 소개됐다. 2017년에 들어와서는 우쿨렐레와 돌하우스(미니어처 장난감 집), 천사의 소리 핸드벨 음악, 볼펜 그림의 세계 등이 전파를 탔다. 이색(異色) 취미보다는 다양한 취미 인구가 많아지고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취미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이색적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끌던 취미들은 최근 덕후(마니아, 광)들이 등장하며 주류와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만큼 취미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셈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 역시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 개척하는 자세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들에게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치매 예방 차원에서 손가락과 뇌를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주산, 바둑, 장기, 손글씨, 그림, 색칠하기, 민요, 노래방, 꽃꽂이 등을 권한다. 간단한 요리를 만들게 하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시키는 것도 좋다. 몸 푸는 기분으로 이런 취미는 어떨까? 사단법인 일본 화살불기 레크레이션협회는 폐활량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화살불기를 권한다. 실제로 전국의 화살불기 교실에는 60~70대 회원들이 많은데 90세가 넘은 고령자도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수집이 취미인 사람들은 모으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수집한 물건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취미활동을 확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예를 들어 도자기 수집을 하는 사람이 도예 교실을 다니며 직접 만들어보거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어떨까? 또 인물과 동물, 자연 풍경 등 사진 찍기를 즐기는 사람은 독거노인의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등 자신의 취미와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재능기부 나눔을 실천해보는 것도 좋다. 이처럼 좀 더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취미들이 많다. 먼저 발품을 팔아 정보를 찾아보고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취미를 선택해보자. 슬슬 발동을 걸어보자 지난 2014년 5월에 구성된 댄스 그룹 ‘TGK48’은 일본 기후 현 다지미 시의 고령자들이 만든 그룹이다. 그룹명은 일본의 인기 여성 아이돌 그룹 AKB48의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다지미, 겐키(건강), 고레샤(고령자)’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었다. ‘노래하고 춤추고 먹고 마시고’를 기치로 내걸고 2016년 8월 60대 42명, 70대 21명, 80대 1명 등 총 64명(남성은 5명)으로 구성된 ‘TGK48’은 힙합도 소화하는 본격 댄스 그룹으로 공공시설을 빌려 일주일에 한 번씩 두 시간가량 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최근 춤을 잘 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크고 작은 행사와 스포츠 대회에 출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강사 레슨비 등 연간 100만엔가량의 운영비는 다지미 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고령자의 의료비와 개호비 등의 삭감과 관련해 길게 내다본 다지미 시의 획기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2016년 3월 16일자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TGK48’ 멤버 35명의 체력을 측정한 결과 전 항목에 걸쳐 동세대의 일반인들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깜빡이는 빛을 보고 도약하는 데 걸리는 ‘전신 반응속도’는 무려 0.3초대로 2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5초간 빠르게 스텝을 밟는 ‘서서 스텝핑’의 평균 횟수도 60대 멤버가 40.1회, 70대 멤버가 37.7회를 기록해 젊은이 못지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이들의 체력을 측정한 기후대학교 교육학부의 가스가 히카루 교수는 “힙합은 빠른 템포의 음악에 몸의 움직임을 맞추는 춤으로 신경에 좋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2017-04-17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