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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니클라우스의 손길 묻은 빈탄 라군
- 인도네시아 빈탄섬에는 세 개의 그림 같은 코스가 있다.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리아 빈탄, 아름다움으로 명성을 떨치는 라구나 빈탄, 그리고 오늘 소개할 빈탄 라군이다. 1996년에 개장한 빈탄 라군 골프장(Bintan Lagoon)은 빈탄의 세 개 골프장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그 다음해인 1997년에 라구나 빈탄이, 1998년에 리아 빈탄이 차례로 개장했다.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가 설계한 시 뷰(Sea View) 코스는 비교적 평탄하고 물을 많이 끼고 있는 아름다운 코스다. 이안 베이커(Ian Baker-Pinch)가 설계한 우드랜드(Woodlands) 코스는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탓에 산세의 기복이 심해 어렵다. 주변의 리아 빈탄보다 더 난이도가 있다. 방문한 당시엔 수시로 장대비가 내리다가 거짓말같이 맑은 날씨가 이어졌다. 다른 빈탄의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코스 전체가 정글 속에 페어웨이와 그린을 앉혀놓은 듯하고 일부 홀은 바다를 접목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시 뷰 코스 1번 홀 좌측으로는 30여 개의 타석이 준비된 연습장이 있다. 캐디는 전체 70여 명이며 36홀 규모로는 많지 않은 수다. 빈탄 라군 골프장은 자체적으로 255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싱가포르와 빈탄섬을 연결하는 왕복 페리를 하루에 두 차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빈탄 라군은 잘 준비된 호텔과 다양한 먹거리가 큰 자랑이다. 일식당과 중식당은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뷔페 식당인 FIESTA에서는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태국, 인도 등 7개 국가의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한식도 단체 관광이나 골퍼들이 찾을 땐 어김없이 준비한다고 한다. 호텔 내의 미니 마트는 멀리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일상용품과 간식거리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413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은 4개의 레벨로 구분하여 고객의 취향과 가격대를 맞추었으며, 방 3~4개를 갖춘 25개 동의 빌라도 구비해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나이트클럽이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MOJO CAFE가 아침 6부터 밤 11시까지 제빵류와 커피 등을 판매한다. TERAC라는 양식당은 맥주는 물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거의 24시간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이안 베이커의 우드랜드 코스 이안 베이커의 우드랜드 코스는 페어웨이도 평탄한 곳이 드물고 업앤드다운이 매우 심한 도전적인 코스라 할 수 있다. 페어웨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내리막 경사진 1번 홀처럼 많은 홀이 어려운 코스 레이아웃이다. 그리고 코스 전체가 무성하고 키가 큰 나무들로 페어웨이 주위를 꽉 채운다. 가히 정글 속에 앉혀놓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느낄 수 있다. 3번 홀(파4, 337m)은 티 샷 할 때 내리막 후 세컨드 샷은 다시 오르막인 우드랜드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린 앞쪽의 좌우와 왼쪽의 벙커가 홀을 어렵게 느끼게 만들었다. 6번 홀(파4, 315m)은 그린 앞에 두 개의 커다란 벙커가 나란히 있어 매우 부담스럽다. 내리막 홀로 그린 80m부터 그린 앞까지는 다시 오르막이다. 재미있으면서 어렵다. 8번 홀(파5, 444m)은 티 샷 할 때 내리막으로 그린 앞 8~40m 왼쪽의 9번 홀 티잉 그라운드 앞과 공유하는 호수가 위협적이다. 호수 옆 오른쪽에 있는 큰 나무 한 그루가 그린을 공략 할 때 부담스럽다. 그린 앞의 긴 벙커와 좌우 벙커도 위협적이다. 세컨드 샷이 짧으면 내리막에 걸려 어려워진다. 16번 홀(파5, 450m)은 내리막으로 멀리 좌우로 멋진 벙커가 무성하고 길게 이어지는 나무숲과 더불어 아름답게 펼쳐진다. 전형적인 포레스트 스타일 홀이다. 세컨드 샷부터 오르막으로 우드랜드 코스의 모습을 잘 보여주면서 도전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홀이다. 원숭이들이 종종 돌아다닌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시 뷰 코스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코스로 전반 9홀은 이안 베이커가 설계한 우드랜드 코스만큼이나 울창한 수림을 갖고 있다. 후반 9홀은 울창한 수림과 물,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코스다. 특히 12번 홀은 바다와 리조트 그리고 그린이 잘 조화된 홀로 잭 니클라우스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9번 홀과 18번 홀의 절묘한 배치는 더욱 이를 뒷받침한다. 11번 홀(파5, 492m)은 멋진 내리막 홀로 페어웨이와 그린 뒤로 멀리 바다가 펼쳐진다. 그린 앞 140~150m에서 페어웨이를 가른 10m 폭 물길이 있어 세컨드 샷에 유의해야 한다. 12번 홀(파3, 142m)은 그린 뒤로 바다가 펼쳐지며 그린의 멋진 돌들이 바다와 조화롭고 아름답다. 홀 오른쪽으로는 멋진 바위들과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지며 400여 개의 호텔과 페리 선착장과도 함께 펼쳐지는 멋진 홀이다. 18번 홀(파4, 361m)은 멋진 내리막으로 그린 앞 왼쪽에 100m 벙커와 해저드가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그린 오른쪽 뒤 클럽하우스가 멋지다. 왼쪽은 9번 홀이 같은 모습으로 함께 병렬하고 있다. 멋진 대비가 돋보인다. 아름다운 인도네시아의 섬 빈탄에서의 4일간 라운드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기회가 되는 대로 나머지 두 코스도 소개할 예정이다. 아름다운 비치와 울창한 정글 속에 앉혀놓은 아름다운 골프장과 휴양처로, 숙박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는 누구나 한 번쯤 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 2022-02-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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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패스로 헬스장 제약 없이… 시니어 위한 겨울 운동 장소는?
- 올해 만 65세인 A씨는 실외 운동 마니아다. 친구들과 산에 오르거나 근처 근린공원의 배드민턴장을 찾아 배드민턴을 즐겨 한다. 운동에 대한 열정은 코로나도 막을 수 없었지만, 차츰 나이가 들어가니 때 되면 찾아오는 추위가 두렵다. 길 곳곳이 얼어 빙판길에 넘어지면 다치기 십상인 데다 새벽 운동이라도 나설라치면 앓고 있는 고혈압과 당뇨가 악화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출과 운동을 완전히 그만둘 수는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실내운동시설이다. 마침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부터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시간제한이 완화된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을 시간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시설 내 샤워장도 이용 가능하다. 다만 시설 이용자는 접종완료를 증명하거나 미접종자의 경우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물론 실내시설이니 여전히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점점 추워지는 요즘, 시니어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체육시설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다양한 종목 즐기며 커뮤니티의 기능까지, 종합복지관과 국민체육센터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다면 시립종합복지관을 찾아가보자. 노인종합복지관에는 각 자치구 거주민들을 위한 건강관리실과 다양한 운동시설이 구비돼있다. 탁구와 당구, 포켓볼 등 장년층에게 인기 많은 운동들 위주로 마련돼있다. 뿐만 아니라 구민들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화·여가 프로그램이나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시니어 커뮤니티의 기능도 수행한다. 대부분이 구민들에게 개방된 시설이지만,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서대문구의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의 웰빙운동실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 모두 이용 가능하다. 각 지역의 복지관에 직접 연락하면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울시를 벗어난 지역에는 국민체육센터가 있다. 지자체의 도시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국민체육센터는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마련돼,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매년 시행한 안전점검결과가 공개된다. 양호 등급을 받은 시설은 이용자에게 위해‧위험을 발생시킬 요소가 없는 상태로, 안전시설로 분류된다. 고양국민체육센터는 2년 연속 양호 등급을 받았다. 헬스장, 체력측정실, 배드민턴과 실내구기 종목이 가능한 다목적체육관 외에 실외 테니스장, 무료 주차장을 갖춘 시설이다. 현재는 배드민턴과 수용, 탁구, 헬스 등이 가능하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및 이용 제한이 걸려있는 현재는 고양시민 회원에 한해 대관 및 유료로 일일 입장만 가능하다. 11월부터는 탈의실과 샤워실도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고양시민이 아닌 타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들도 이용할 수 있었으나 코로나 이후로 이용이 막혀있었는데, 월말에 발표될 정부 지침에 따라 변경된 이용 규정이 안내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추후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질 경우 타지역 회원도 이용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국민체육센터 역시 2년 연속으로 양호 등급을 받았다. 유료 주차장과 샤워실, 탈의실, 장애인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곳에서는 배드민턴, 탁구, 수영, 에어로빅 등의 운동이 가능하다. 배드민턴과 탁구는 수시로 일일입장권을 구매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이용 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단 광명시민이 아닌 관외 사용자는 이용요금의 30% 할증이 붙는다. 다만 아직까지는 샤워실과 탈의실 이용 및 타지역 회원 사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관계자는 “오는 금요일 정부 지침에 따라 사용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며 “변동되는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하고 있으니 공지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종목·지도 검색하고 싶다면 ‘체육시설알리미’ 현재 방문 가능한 게이트볼, 배드민턴, 테니스 등 특정 종목 시설을 찾고 싶다면 ‘체육시설알리미’ 홈페이지를 활용해보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하는 체육시설알리미에는 체육관, 종합체육시설업, 간이운동장 등 전국의 체육시설들이 모두 등록되어 있다. 홈페이지 내 ‘시설 검색’ 기능을 이용해 골프, 수영, 테니스, 댄스, 배드민턴 등 특정 종목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시설 현황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집 근처 체육시설을 찾을 때는 체육시설알리미의 ‘지도 검색’ 기능이 유용하다. 이용자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체육시설 정보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사용자의 위치 파악 기능이 켜져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상세 검색’을 통해 지역을 특정하거나 이용자의 성별, 셔틀버스, 체육지도사 등 필요시설 조건을 충족하는 시설들을 확인 가능하다. 최근 1년 내 안전점검 완료시설, 스포츠강좌 이용권 이용가능 시설,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 이용 가능 시설 등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시설만 검색할 수 있다.
- 2021-10-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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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사회 눈 앞, 노인 체육시설 따로 없다?
- 우리나라의 고령자 비율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노인의 건강을 위한 정부 대책이 미흡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전체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가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20만6000명으로 노인 인구 비율은 15.5%에서 16.4%로 높아졌다. 국민 6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고령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자들이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는 시기다. 2020년 기준 56~64세 인구는 695만명이다. 향후 10년간 현재의 고령 인구(820만6000명)에 맞먹는 인구가 새로 고령층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체육 시설, 방치 수준 고령화는 경제 문제, 세대 갈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고령화 문제의 핵심은 신체기능이 약화된 노인들이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 있다. 연금과 노인 부양, 의료비 보전 등 노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재정압박이 늘어나 국가 재정도 악화된다. 따라서 정부는 노인의 체력과 건강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2(노인체육의 진흥)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노인체육 진흥에 필요한 시책과 노인 건강유지, 증진을 위한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또는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실정은 노인 체육시설의 설치와 운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문체육시설과 생활체육시설, 직장체육시설과도 구분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말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공공체육시설은 3만185개소지만 노인 체육을 위한 시설은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고 있다. 그나마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게이트볼장 1742개소, 그라운드골프장과 파크골프장이 147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전체에서 6.25%에 불과한 실정이다. 통계청 ‘2020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70세 이상 노인 중 체육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비율이 32.2%로 연령별 세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체육 정책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 모색’ 논문에 따르면 노인체육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국민체육진흥법에 신설돼 있다. 하지만 노인체육을 협소한 틀로 규정한 데다가 정책을 구체적으로 규율하기에도 미비한 상황이다. 또 노인체육 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단체들이 협력하고 협업하기보다는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정책을 집행해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운영되고 있는 시설 역시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한 노인, 의료비 수십조 절감 노인이 체육활동을 적게 하면 할수록 나라는 더 큰 손해를 본다. 운동하는 노인이 적을수록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년 건강보험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86조9545억 원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37조4737억 원으로 2019년 35조8247억 원보다 4.6% 증가했다. 매년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체 진료비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40.8%로 처음 40% 선을 넘은 이후 2019년 41.4%, 2020년 43.1%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노인 의료비 증가는 고령화와 맞물려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큰 문제다. 건강보험제도에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의료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따라서 노인 의료비 억제를 위해 ‘건강한 고령화’, ‘건강 노화’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가 드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질병을 막아 아프지 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의료비 지출추계와 장기재정 전망’ 논문에 따르면 지금처럼 노인 의료비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7% 수준인 노인 의료비는 2060년 GDP 대비 5.2∼5.6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건강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60년 GDP의 4.5∼4.97%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십조 원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건강 노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의료이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만495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15.4%로 전체 평균 12.7%보다 높았다. 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9.9%에 불과했다. 입원일수도 비운동자가 3.09일로 평균 1.78일의 1.7배에 달했다. 이처럼 운동이 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노인 건강 위해 팔 걷어붙인 선진국들 선진국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들이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따라 신체 건강은 물론 심리적·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활동 환경을 조성해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비용 부담을 감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영국 스포츠 잉글랜드(SPORT ENGLAND)는 노인 정신건강과 치매, 외로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 기금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립노인운동촉진재단(MBVO)을 중심으로 노인 체력검사를 권유하고 있으며, 호주도 시니어 전용 웰 에이징 프로그램(Active Over 50)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6일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은 실태조사나 통계조차 없어 노인 복지에 대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지난 5월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요양‧평생교육‧노후설계와 같은 고령사회 정책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 고령사회 정책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양 의원은 “우리나라도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초고령사회 전담 대처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고령화 정책이 신속히 펼쳐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노인 전용 체육시설과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대도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노인은 신체구조와 건강상태가 젊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노인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추세가 점차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노인을 위한 대책은 미비하기만 하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노인'임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인 건강을 위한 체육시설과 프로그램을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갖출수록 노인도 더 건강해진다. 노인이 건강해야 국가 재정도 건강해진다. 노인을 위한 나라가 결국 젊은이를 위한 나라가 되는 셈이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왜 위정자들은 모르는 것일까.
- 2021-08-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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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해결책 양산, 자외선 차단 3배 땀 17% 줄인다
- “에이, 남자가 무슨 양산을 써.” 예전부터 양산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중년 여성들의 애용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중년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양산’,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한 여름철 필수용품이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과 함께 높은 자외선 지수까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양산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다. 양산, 모자보다 자외선 차단 3배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며 체감온도를 섭씨 3~7도까지 줄여준다.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걸었더니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 줄었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높아 탈모 증상 악화나 피부 노화도 예방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두피 통풍을 막는 모자보다는 양산이 탈모인에게는 훨씬 좋다. 또 양산은 피부 노화 원인에서 80%나 차지하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남성 양산 쓰기’ 운동 2019년 여름 일본에서 ‘양산 쓰는 남자 캠페인’을 진행됐다. 2018년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다시 다가온 여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일본 환경성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69.8%가 양산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14.3%에 머물렀다.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여름철에 양산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남성 대부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습적인 저항감을 줄이고 양산이 실제로 더위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알기 쉽게 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시내 곳곳에 비치했다. 올여름 폭염, 양산이 해결책 7월 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가 내려지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책이 바로 ‘양산’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는 도심 곳곳에 무료 ‘양심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청과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동성로 관광안내소, 이상화고택,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시티투어 버스, 도시철도3호선 5개역 등 160개소에 1만1700개 양산을 배치했다. 필요한 곳에서 빌려 쓰고, 스스로 반납하는 양심양산이다. 대구시는 폭염에 양산을 쓰면 온도를 섭씨 기준 7도 정도, 체감온도는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해 피부암과 피부질환,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와 인천 동구. 삼척시, 평창군 등 여러 지자체들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양산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양산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양산은 모두 1인용이고, 양산의 폭 때문에 1~2m 정도 거리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양산을 쓰면 최소 1.5m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민 모두가 멋진 양산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양심양산을 애용해 폭염과 코로나19에서 한 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떤 양산이 좋을까? 양산은 모양과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바깥쪽은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안쪽은 바닥에 반사되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양산이 좋다. 안쪽 면이 검은색인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검은색이 바닥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대한 어두운 색상 계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 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코팅을 하지 않았거나 망사처럼 비치는 천을 사용한 양산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면이나 마, 실크 같은 소재를 이중으로 처리한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자외선 뿐만 아니라 열까지 차단하는 ‘암막 양산(차광 양산)’도 나온다. 암막 양산은 양산 안쪽에 PU 코팅 처리를 해 빛과 자외선을 모두 차단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율이 99% 이상으로 매우 높다. 양산 대신 우산을 써도 괜찮을까? 한국 안전품질표시기준을 보면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산은 자외선 차단 규정이 없다. 우산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야외 활동용으로 만들어지는 골프용 우산은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으로 명시돼 있어, 양산 대신 사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양산을 우산 대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산이 물에 젖으면 자외선 차단 코팅이 손상돼 양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 세대에서 양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7일까지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 1위는 양산이 차지했다. ‘양산’을 검색한 사람 중 대부분은 20~30대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타인의 시선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다. ‘중년 여성의 상징’이었던 양산의 과거 ‘이미지’보다는 당장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기능’을 MZ세대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양산 사용을 꺼리는 남성 시니어들이 있다면 MZ세대의 실리추구 자세를 참고하길 권한다. 올해 폭염이 평년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시니어들에게 올 여름은 쉽지 않은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시니어들이 양산과 같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 2021-07-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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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맞은 시니어, ‘노마스크’ 가능한 휴가지는 어디?
- 7월 1일부터 예방접종 완료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모임 인원제한에도 속하지 않는다. 실내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백신을 맞은 시민들은 '이것 만으로도 어디냐'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런데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국내 지역이 있다. 반면 접종증명서만 있으면 2주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 여행지도 있다. 백신도 맞았겠다, 들뜬 마음으로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백신 맞은 시니어를 위해 관련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제주도, 야외서도 노마스크 안 돼!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인 제주도에서는 아쉽게도 ‘야외 노마스크’가 불가능하다. 7~8월 두 달간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실외와 실내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루 4만 명이 넘는 불특정 다수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따라 수도권에 준하는 기준을 제주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7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사적모임 인원을 수도권 수준인 6인까지만 허용한다. 직계가족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7명 이상이 모이는 동호회와 동문회, 동창회, 직장 회식, 친구 모임 등 사적모임과 행사는 금지한다. 식당과 카페, 상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에도 7명 이상은 동반 입장과 예약을 할 수 없다. 백신을 접종한지 14일이 지난 접종 완료자는 인원수 제한에서 제외하기, 테이블간 1m 거리두기나 한 칸 띄우기는 지속된다.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지역축제와 설명회 같은 행사는 자체적으로 방역계획을 준비해 소관 부서에 사전 신고를 해야만 개최할 수 있다. 집회는 500명 이상 참여가 금지된다.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제주는 변이바이러스 감염자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관광지 특성상 강화된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7~8월 두 달만큼은 제주도에서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트래블 버블 사이판, 격리 없지만 5일간 숙소서 머물러야 반면 접종 완료자는 ‘노 자가격리’ 사이판(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 단체여행을 꿈꿀 수 있다.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사이판 단체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만 허용하는데, 여행 기간 방역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30일 저녁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 합의문 서명식을 연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이번 합의는 방역 신뢰국과 맺는 첫 트래블 버블이다. 여행객은 양국 국적자나 그 외국인 가족으로, 자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14일이 지난 사람만 가능하다. 양국 보건당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4종 백신만 인정한다. 여행객은 자국 보건당국에서 발급한 예방접종 증명서와 출발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예방접종증명서는 종이증명서(양국 모두 해당)나 전자 예방접종증명(‘질병관리청 COOV’ 애플리케이션, 한국만 해당)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가격리를 면제 받는 대신 사이판 입국 절차는 다소 까다로워졌다. 현지 도착 당일에 한 번 더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정된 호텔 객실 내에서 대기하다가 음성확인이 돼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첫 5일 동안은 지정 숙소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다만 격리 숙소 부대시설과 지정구역 내에 있는 해변, 쇼핑몰, 골프장은 이용할 수 있다. 입국 5일째 되는 날 다시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6일째부터 지정 숙소와 구역을 벗어날 수 있다. 현지에서 드는 검사 비용은 북마리아주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여행 기간과 함께 늘어난 숙박비 등 비용도 여행사와 항공사를 통해 일부 지원한다. 여행 중 양성 판정이 나오면 전담 치료시설로 즉시 격리돼 치료를 받는다. 치료비용 역시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여행 재개 시점은 현지 방역조치 사전점검과 여행사의 모객을 위한 준비기간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7월 말~8월 초로 예상된다. 그러나 방역상황이 악화되면 ‘서킷 브레이커’ 제도로 트래블 버블을 일시 중단할 수 있고, 양국 합의 후 개시일자를 미룰 수도 있다. 김홍락 국토부 국제항공과장은 "이번 협정 체결이 항공 및 관광사업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방역우수 국가와 트래블 버블 체결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 해외여행지 관련 정보는 인터파크투어 ‘그린여행’ 홈페이지와 외교부의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린여행 홈페이지에는 나라별로 요구하는 코로나19백신 접종과 음성확인서 제시 여부, 자가격리 일수 등 필요한 조건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정리돼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각국의 검역과 격리 기준이 수시로 변하는 만큼, 올 여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시니어라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외교부는 현재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일부 국가는 여행경보 3단계인 ‘철수권고’ 또는 4단계인 ‘여행금지’ 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린여행 데이터에 따르면 현지 자가격리가 면제돼 여행지 도착 후 바로 여행 가능한 지역으로 하와이, 괌, 사이판, 몰디브, 푸켓, 미주, 프랑스, 독일, 스위스, 체코, 크로아티아, 터키, 그리스, 스페인이 있다.
- 2021-06-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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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도 될까?
- 삶과 죽음이 한끝 차이이듯 ‘웰다잉’을 위해서는 ‘웰빙’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니어의 웰빙은 대부분 거처가 좌우한다. 노후에 어떤 형태의 돌봄을 받고, 어디에 머무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집 또는 병원, 두 가지 선택지가 전부였지만,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웰엔딩’에 관심이 늘면서 ‘실버타운’이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실버타운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시대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과거엔 10여 년, 길어야 20년 정도로 여겨지던 노후의 정의가 30~40년 가까이 늘어났다. 직장에서 몸담은 시간보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질 좋은 서비스와 시설로 눈을 돌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30여 년간 ‘열일’ 한 대가로 얻은 경제력이 있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누리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심리다. 실버타운은 이 같은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만족시켜주며 최근 몇 년간 노후의 또 다른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실버산업 전문가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은 “20여 년 전의 60대와 지금의 60대는 다르다. 옛날에는 60대만 돼도 ‘인생 다 살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노후를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는 시니어가 많다. 또 과거에는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20년 사이 보증금은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집값은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 실버타운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언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한마디로 오늘날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이들은 실버타운에 입주할 경제력을 갖췄으며, 노후를 즐길 시간도 충분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실버타운에 들어가느냐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버타운’을 검색하면 각종 노인주거복지시설이 쏟아져 나와 정확한 정보를 추리기 어렵다. 또 노후가 길어진 만큼 어느 연령대에 입주해야 하는지도 새로운 고민거리다. 적절한 시기에 실버타운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노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르면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을 말하며, 성격에 따라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으로 구분한다. 양로시설은 크게 무료 및 실비, 유료로 나눌 수 있는데,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서비스 외에 기타 부대시설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료 양로시설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대개 경제력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운영해 입소자로부터 비용을 전부 수납하며, 그 특성상 여가 시설, 취미 프로그램, 의료 서비스 등이 특화돼 있다. 비유하자면 유료 양로시설은 시설이 뛰어난 5성급 호텔,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비용이 합리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같은 노인주거복지시설 가운데 고급형 노인복지주택과 소수의 유료 양로시설을 합한 개념을 통상적으로 실버타운이라 부른다. 즉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후 어느 시기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실버타운 초창기에는 60~65세에 입주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70대 중반에서 80대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가사노동을 할 체력이 되지 않거나 크고 작은 돌봄을 받고 싶을 때 이곳을 찾으신다”라며 “그러나 열에 아홉은 ‘더 일찍 들어올걸’ 하며 후회하신다. 나이가 들수록 동호회나 취미 프로그램, 행사 등을 즐기기에 육체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의 각종 시설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부합하는 연령이 되었을 때 바로 입주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TIP] 실버타운 입주 시 고려해야 할 4가지 비용 ▶ 가장 먼저 자신이 충당할 수 있는 입주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 입주 보증금은 대개 2억~9억 원, 월 생활비는 100만~200만 원 선이다. 같은 실버타운도 평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싱글이라면 가장 많은 세대를 차지하는 평수를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위치 ▶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도시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위치는 개인의 선호도나 자녀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도권 내에 있는 실버타운은 땅값에 따라 입주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병원 ▶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시니어는 대형병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좋다. 또 ‘너싱홈’(실버타운과 요양원의 성격이 결합된 형태)이나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각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가 ▶노후의 질은 여가가 좌우한다. 후보별로 각 절기별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취미 활동, 커뮤니티 센터 등을 알아본 다음 알맞은 곳을 택한다. 단 해당 서비스가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관은 있지만 트레이너의 관리가 허술하고, 동호회가 존재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보여주기 식’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의 활성화 정도를 함께 고려한다. 피해 줄었지만 상담 꼼꼼해야 알맞은 실버타운을 골랐다면 다음은 입주 상담이다. 실버타운 입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충분한 상담으로 머물 곳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특히 입주 보증금 반환 방식을 세밀하게 살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입주 보증금 관련 피해가 문제시되고 있지 않지만, 수년 전 일부 실버타운이 분양 저조, 사업비 부족 등의 이유로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몇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시 A실버타운은 서비스 불이행, 일방적인 관리비 인상, 보증금 미지급 등 사업자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2017년 시설폐쇄명령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B실버타운은 2016년 무리하게 사업 분야를 키워나가면서 부도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사업자가 입주 보증금의 50% 이상을 돌려주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권이나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하는 경우 예외 조항이 적용돼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세권 및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받을 경우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에도 한계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제도에 다각적인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대빈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부회장은 “요즘은 시공자나 금융권에서도 사업성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큰 피해 이슈는 없지만, 운영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입주하려는 실버타운이 운영상 문제가 없고 건실한지 분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용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악하기 어려울 땐 식사 체험을 하며 입주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종 계약을 할 때는 보증금 반환 보장 방안과 지급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는지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만 강조하는 곳보다 시니어에 대한 직원들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곳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보너스 같아”…공동체서 찾는 활력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입주자들의 실제 후기는 어떨까. 대부분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입주자들은 식사 준비를 비롯한 가사노동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50여 년 운영하던 약국을 닫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나란히 입주한 조명자(77)·조미자(73)·조경희(65) 자매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세 자매에게 꿈만 같은 일”이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웃음꽃을 피우다 보면 이곳에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에 입주한 정태분(78) 씨도 “정성과 영양 가득한 식사와 청소 서비스는 그동안 고생한 인생의 보너스 같아 매일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내 각종 취미 프로그램도 즐거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3년 간 거주한 배순애(72) 씨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코스도 다양하고 산책로도 여러 개다. 10년째 취미로 하는 색소폰을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이뤄져 심심할 틈이 없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잠정 중단됐지만 남편과 주변 관광지를 돌며 나들이 다니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도 공동체 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특히 은퇴 후 외로움을 느끼는 시니어에게 실버타운은 또 다른 만남의 장이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이성 간 건강한 교류를 맺는 이들도 있고, 사회복지사 직원과 입주자가 서로 엄마, 아들이라 부르며 모자지간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는 “같은 실버타운에 입주한 시니어는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하고 빈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공감대로 친밀도를 쌓기 쉽다”며 “동호회,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형성해나가는 사회적 관계는 노후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실버타운은 어디? 전국 40여 곳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본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이 추천한 실버타운을 세 곳을 소개한다. ✽비용은 1인 기준 TYPE A | 액티브한 도시형 ▶ 서울 ‘더클래식500’ ‘소셜 리더를 위한 실버 하우스’라는 슬로건에 알맞게 최상급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우스 키핑, 퍼스널 컨시어즈, 발레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와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 및 전담 관리팀이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여가 시설과 각종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입주자 중 은퇴 후에도 강연, 컨설팅 등 도시 내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다. 입주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213만 원(식비 26만 원) 문의 02-2218-6000 TYPE B | 편리한 근교형 ▶ 인천 ‘마리스텔라’ 성모요양병원, 인천국제성모병원을 가까이에 끼고 있어 응급 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단지 내 일반 상가와 푸드 코트 등이 있어 식사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젊은 사람과 어린이 등 외부인의 방문이 잦아 고립감이 덜하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1층 성당에서 매일 미사가 진행되어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다. 도시의 편리함과 근교의 호젓함을 모두 느끼고 싶은 시니어에게 알맞다. 입주 보증금 2억4000만~4억 원 월 생활비 142만~196만 원 문의 032-280-1500 TYPE C | 정다운 전원형 ▶ 김제 ‘부영실버아파트’ 전국 실버타운 가운데 보증금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중가 실버타운 수준의 합리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노인대학과 게이트볼장, 요양병원, 노인종합복지관이 들어서 있어 주변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식사는 복지관 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 가능하다. 여름에 다 같이 모여 문 열어놓고 비빔밥을 해 먹고,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등 입주민 간 교류가 잦으며 정겨운 분위기다. 입주 보증금 2000만~4000만 원 월 생활비 없음 문의 063-545-0343
- 2021-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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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35% "여행 대신 등산 가장 만족"
- 여행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여행문은 여전히 빗장이 걸려 있다. 정부에서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관광 시장이 모두에게 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시니어들은 여행 대신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야외 활동을 선택했다. 코로나19 탓에 대면 활동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시니어들은 어떤 활동을 하며 자신을 달래고 있을까? 임팩트피플스가 50대 이상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행을 대신할 활동을 시도한 시니어 중 35.2%가 등산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캠핑 22.2%, 낚시 17.1%, 골프 11.1%, 차박 6.9% 순이었다. 왜 등산일까? 시니어들은 등산의 장점으로 ‘건강에 좋다’ 63.7%, ‘힐링과 스트레스 이완’ 56.2%,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 39.6% 등의 이유를 꼽았다(중복 응답). 등산은 캠핑, 낚시, 골프 같은 다른 활동보다 비교적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누릴 수 있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 체력을 키울 수 있고 답답함도 해소할 수 있어서다. 활동별 지출 비용을 조사한 결과 골프를 즐기는 시니어의 47.8%는 ‘2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의 40.3%는 ‘3~5만 원’을 지출했다고 응답했다. 즉 등산은 비싼 장비 없이 가볍게 동네 뒷산부터 시작할 수 있어 시니어들의 인기를 끈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 1위도 등산이었다. 그 이유로는 ‘따로 준비 없이 바로 즐길 수 있어서’, ‘특별한 장비 구매 없이 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같은 반응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니어 A씨는 “집 안에만 있어 기분이 울적했는데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 우울함이 다 사라졌다”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등산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니어 B씨는 “무릎이 약해져 건강한 운동 방법을 찾던 도중 젊을 때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산에 가봤다”며 “산에 가니 생각보다 좋았다. 등산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뒷동산부터 시작하는 걸 권한다”고 설명했다. 등산, 시니어에게 무엇이 좋을까? 시니어들의 공통된 의견을 살펴보면 등산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에 좋다’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체의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등산을 추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산이 골격 성장에 도움을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산을 오르고 내릴 때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보행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행은 체중 부하가 근골격계에 자극이 돼 골밀도를 높이고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으로 순환계와 호흡계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심장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등산을 하면 심장의 용적이 커지고 탄력성이 증가해 혈관이 깨끗해지고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포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효율도 높아진다. 심폐기능은 주 3~4회 1년 정도 등산을 할 경우 심박출량(1분 동안 심장을 수축해서 뿜어내는 혈액 양)이 12~13% 정도 증가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등산은 활발한 위장 운동을 도모해 소화기 질환에 좋을 뿐 아니라 칼로리 소모를 통한 지방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산에 오를 때 초기에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후에는 지방을 연소하며 시간당 소모되는 열량은 600~1080kcal다. 8~11km를 달리는 데 소모되는 열량과 유사한 셈이다. 무릎 부상에 취약한 시니어, 안전한 산행 필수 등산을 하면 울퉁불퉁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장시간 걸어야 한다. 부상 위험도 여기에 발생한다. 특히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들은 무릎 관절 퇴행 증상이 많아 사소한 동작만으로도 파열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보통 체중의 5~7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경사가 가파른 길을 내려갈 때는 무릎이 120도 이상 과하게 구부러지는 동작을 취하게 되고, 무릎에 더욱 과한 압력이 가해진다. 등산 후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인대와 힘줄 손상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무릎 연골 연화증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무릎 연골 연화증은 무릎뼈 안쪽의 연골이 무리한 자극을 받아 말랑말랑해지면서 균열이 일어나 결국 연골이 소실되는 질병이다. 무리한 등산을 자주 하거나 계단이나 언덕을 자주 오르는 경우, 무릎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한다.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연골이 빠르게 소실되고, 무릎 주변 인대와 힘줄 손상이 잘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등산을 위한 슬기로운 방법 그렇다면 건강한 등산을 위한 슬기로운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몸이 최고 상태로 움직일 수 있게 산행 전 스트레칭이 필수다. 가슴과 무릎, 발끝이 일직선이 되도록 서고 허리를 약간 편 상태에서 평지보다 좁은 보폭으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산에 오른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거나 무릎을 짚은 반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금물이다. 뒷짐을 지고 오르는 것도 호흡이나 관절 모두에 좋지 않다. 내리막길을 걸을 때는 하중이 무릎과 발목에 더 많이 실리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상체를 약간 뒤로 젖힌 채 양팔을 가볍게 흔들고 무릎을 살짝 굽혀 보폭을 줄이는 것이 무릎과 발목 충격을 줄여준다. 힘들다고 터벅터벅 걷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안전한 등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발목까지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행 시 지팡이나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에 집중되는 하중을 30% 정도 분산시킬 수 있다.
- 2021-06-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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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인센티브, 어디까지 알아보셨나요?
- 경남 고성군은 매월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준다. 울산시와 대구시는 경품으로 건강검진권을 제공한다. 전남은 해남을 방문한 여행객에게 1인당 5만 원 여행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혜택은 어떤 사람들이 받을 수 있을까? 이들은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자를 위한 혜택이다. 7월부터 59세 이하 시니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맞는다. 6월 17일 기준 70세 이상 어르신 80%는 이미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백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부와 전국 자치단체가 앞다투어 백신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다.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치고 14일이 지난 시니어나 곧 접종을 받게 될 시니어를 위해 다양한 백신 인센티브를 소개한다. 정부 정부는 지난 5월 26일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접종자가 가족 모임 인원에서 제외되는 혜택 외에도 공공시설에서 입장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자도 해당한다. 6월부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체험프로그램 입장료는 50%, 국립생태원·국립생물자원관 입장료를 30% 할인에, 국립 자연휴양림 입장료는 면제한다.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같은 인기 문화재 관람 프로그램은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회차를 편성할 예정이다. 수도권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진행하는 자체 공연과 전시에 대해 관람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한다. 연극 ‘완벽한 타인’ 등 이미 막을 올린 공연부터 연말 ‘송년음악회’까지 자체 공연과 전시를 대상으로 10~30% 할인한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백신 인센티브는 아직 준비 중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접종 인센티브 제공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자치구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 16일 서울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할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는 백신 1차 접종자가 에버랜드를 35%, 캐리비안 베이·한국민속촌를 40% 할인된 가격으로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용인자연휴양림은 주차요금을 전액 면제하고, 노상주차장을 제외한 용인시 관내 23개 공영주차장에서도 이용료 20%를 할인한다. 경기도 수원시 소상공인들은 만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음식값과 이용요금을 할인하는 ‘백신 인센티브’ 행사를 준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만 60세 이상 수원시민은 7∼8월 두 달간 음식값과 이용요금을 업소마다 자율적으로 정한 범위 내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성남·파주·광명·안산시 역시 산하 체육·관광시설과 참여 의사를 밝힌 미용·외식업소 등에서 할인을 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는 오는 12일부터 만 65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광명동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65세 미만 접종자는 50% 할인된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광명시민은 중복할인도 받을 수 있다. 7월부터는 시민회관 기획공연 20% 감면, 기형도 문학관 입장객 기념품 증정, 광명극장 기획공연 우선 예약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강원도 강원도는 어르신들의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접종 우수마을을 포상하고, 접종을 완료한 어르신에게 유명 인기 가수의 트로트 콘서트 관람 기회를 준다. 가족단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 해수욕장 코로나19 프리존을 운영하고, KTX 경강선 코로나19 프리존 연계 관광상품 등을 출시한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코킷리스트’) 공유 이벤트 등을 추진하기 위해 시·군 및 코레일과 협의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오죽헌시립박물관과 강릉통일공원 무료입장을 허용하고, 강릉시립예술단 공연 은 입장권을 50% 할인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무료 급식, 재가 복지 서비스 대기자 발생 시 백신 접종자를 우선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청도와 대전광역시 대전시는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각종 문화·체육시설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오월드(동물원)와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홈경기 입장료 20% 할인받을 수 있다. 충남 서천군은 백신 인센티브용 특별 관광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했다. 7월 20일부터 백신 접종을 받은 여행객에게 공짜로 시티투어를 시켜주고, 단체 여행은 인원수에 따라 10~30% 할인한다. 특별 관광 프로그램 중 농촌 관광 프로그램에는 차량을 지원하는 등의 혜택과 관광기념품도 준비돼 있다. 전라도 전라북도에서는 일찌감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전북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북 투어 패스’를 ‘1+1’ 체제로 특별판매한다. 투어 패스 카드 한 장으로 도내 모든 시·군의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주요 관광지에 입장 가능하며, 맛집·숙박·체험시설·주차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전북 진안군은 진안 군민에게 국민체육센터 입장료 80%와 골프연습장이용료 50%를 각각 할인한다. 전라북도 무주군 반디랜드 곤충박물관과 천문과학관, 부안군 청자 등은 입장료의 절반을 깎아준다. 전라북도 순창군 강천산군립공원과 전라북도 익산시 보석박물관은 아예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이 외에도 순창군은 8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 교통편과 체험·숙박비를 지원한다. 또 올해부터는 8명 이상 단체 관광객 익산역·남원역·광주송정역·순천역·광주공항 등 기차역과 공항까지 ‘힐링투어 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세버스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는 버스비 일부도 지원한다. 그 외 올해 처음으로 전주 한옥마을과 순창 강천산을 연계하는 ‘시티투어 버스’ 운영, 4명의 소규모 관광객에게는 1일 체험비 최대 1만 원, 숙박비 1인당 1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전라북도 군산시는 7월부터 소상공인지원과 기간제 근로자 채용 시 접종자에게 가점을 준다. 평생학습관 프로그램 수강료도 할인 또는 면제해준다. 전라남도 여수시는 농기계 임대료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사회복지시설 내 노래교실 운영을 허용한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여행사와 함께 ‘백신 안심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7∼8월 동안 1박 2일 이상 해남을 찾는 접종 완료 관광객에게 1인당 5만 원의 특별 인센티브를 지원해, 기존 19~20만 원인 여행상품을 5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경상도와 주변 광역시 울산시의회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울산시민들에게 17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5차례 추첨을 통해 135명에게 건강검진권을 제공한다. 경품 참여 병원은 울산대병원, 동강병원, 중앙병원, 울산병원 등 13곳이다. 울산박물관은 오는 24일과 다음 달 1일 두 차례 진행하는 ‘제18회 전통문화 체험교실’에 백신 접종자만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대구시는 백신 접종자에게 ‘건강검진권’ 등 경품을 선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지난 8일부터 성인 기준 3000원인 상설전시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접종 확인서와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무료입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시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관람에 이어 영화의 전당·문화회관 등에서도 관람료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백신을 접종한 경북도민들에게 공원 입장료를 면제한다. 엑스포대공원 상설공연인 뮤지컬 용화향도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공연 ‘인피니티 플라잉’도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백신을 맞은 국민이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경상남도 고성군은 전체 260개 마을 중 백신 사전예약률이 우수한 마을 10곳에 총 10억 원의 숙원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마을 경로당에는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100만 원 상당의 물품과 운영비를 지급한다. 또 접종을 마친 군민 중 매월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준다. 지급 대상과 방법, 형태는 군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경상남도 하동군은 옛 경전선 북천역~양보역 레일바이크와 금남면 금오산 짚 와이어 탑승자에게 이용료 50%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켄싱턴리조트와 비바체 리조트 이용자에게는 이번 달부터 향후 3개월간 숙박료 30%를 깎아준다. 이 외에 불교계가 제공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할인 혜택도 있다. 6월부터 전국 135개 사찰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참가비에서 2만 원을 할인한다. 접종자 당사자에 한해 선착순 1만 명에게 혜택이 제공된다.
- 2021-06-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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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공분 부른 그린피 인상과 편법 운영 막는다
- “국내 골프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 대중(퍼블릭) 골프장이 회원제보다 더 비싼 곳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로 갈 수 없는 상황을 악용하는 것 같다.” 가끔씩 골프를 즐기는 60대 액티브시니어 김씨(68)는 국내 대중 골프장이 과도한 가격 인상과 편법 운영 등으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국내 골프장에 50대 이상 액티브시니어들이 몰리면서 골프 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베트남 등 외국에서 저렴하게 골프를 즐기던 액티브시니어들이 코로나19로 국내 골프장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인기를 틈타 골프장들이 이용료를 크게 올리고, 유사 회원을 모집하는 등 편법 운영에 나서 시니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시니어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골프 관광이 줄을 잇고 있는 제주도 대중 골프장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요금 인상률이 주중 23.7%, 주말 16.1%에 달했다. 인상된 입장료에 캐디피 12-13만원과 카트비 8-10만원을 추가하면 4명이 골프를 즐길 경우 1인당 지출액이 주중 20만원, 주말 22만원인 넘을 정도다. 골프 이용료는 지난해에도 2018년과 비교해 20% 넘게 오를 정도로 최근 전국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중 골프장은 정부가 2000년에 제시한 골프 대중화 제도에 따라 회원제 골프장과 다르게 큰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 이용자 1인당 약 4만원 정도다. 이 같은 혜택을 고려하면 대중 골프장 가격이 회원제보다 훨씬 저렴해야 한다. 결국 세제 혜택이 골퍼가 아닌 골프장 사주에게 가고 있는 셈이다.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3일 골프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실질적인 골프 대중화를 위해 ‘골프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3일 김정배 제2차관 주재로 ‘골프 산업 전문가협의체(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현재 골프 산업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골프장에서 과도한 이용 가격 인상과 편법 운영으로 세제 혜택 같은 골프 대중화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는 행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골프장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단기 정책 연구도 함께 추진한다. 문체부는 협의체 논의와 정책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간담회, 토론회 등을 거쳐 연내 최종안을 마련한다. 김정배 차관은 “골프 대중화 정책으로 골프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골프장 이용자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골프 대중화 정책의 효과를 재점검하고, 미래 지향적인 골프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1-06-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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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하게 걷고 실비로 먹는 ‘Road & food' (3)
- 여수엑스포역은 관광지 철도역으로는 만점짜리 자리에 있다. 열차에서 내려 역 구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엑스포 전시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왼쪽에서는 쪽빛 바닷물이 넘실댄다. 일정이 바쁜 사람들은 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역 앞에 긴 줄로 늘어서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끌리듯 엑스포 전시장으로 직진한다. 높낮이 없이 평평하게 설계된 전시장 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걸어도 걸리는 곳이 없다. 시니어들에겐 맞춤 산책길이다. 자기도 모르게 왼쪽에 있는 바다 쪽으로 접근해 걷게 된다. 조금 걷다 보면 왼편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조그만 섬 하나가 눈에 잡힌다. 소문 난 오동도다. 전시장 끝자락에서 이어지는 다리가 있으니 그 섬에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만만한 섬! 천천히 걸어도 30분가량이면 다 돌 수 있다. 이 섬이 소문난 건 동백꽃 덕분이다. 동백꽃은 한창 피어나는 겨울보다는 지기 시작하는 초봄에 장관을 이룬다. 바닥에 무리를 이뤄 떨어져 있는 빨간 꽃송이와 꽃잎들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 인간들에게도 질 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라고 충고하는 듯하다! 그 교훈을 실감 나게 체득하려면 동백꽃이 떨어지는 3~4월께 오동도를 다시 찾아야 한다. 실비로 먹는 ‘시골밥상...’ 식당 오동도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쯤이면 뱃속에서 신호가 오게 마련이다. 더욱이 이곳이 맛의 고장 여수임에랴! 오동도 앞에서 돌산으로 가는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밑에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다. 8000원짜리 여수 가정식 백반을 파는 ‘뚱땡이 할머니의 밥상 시골밥상’ 집은 언제나 손님이 차고 넘쳐 끼니때는 이용이 쉽지 않다. 칠순을 넘긴 뚱땡이 할머니와 마흔도 채 안 돼 아이를 넷이나 출산한 ‘애국자’ 따님이 운영한다. 맞은편 엠블 호텔 투숙객들도 이 식당을 많이 찾는단다.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하나하나 간을 잘 맞춘 맛깔스러운 반찬들과 매일 바뀌는 국 종류 때문에 밥 한 그릇을 더 시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식사를 끝낸 자리엔 종업원이 큰 통을 들고 가서 남은 ‘아까운’ 반찬들을 모두 담는다. 음식 재활용을 않는다는 걸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좁은 자리가 꽉 차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사진도 못 찍고 문전에서 아쉬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아쉽기는 뚱땡이 할머니와 따님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문 앞에 서서 손님을 그냥 보내는 눈빛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진남관 앞 ‘서울해장국’ 식당 그렇다고 애써 맛집을 다시 찾아야 한다면 여수가 아니지.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전라좌수영(全羅左水營)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진남관. 그 오른쪽 앞과 길 건너편 거리에 여수의 오래된 먹자골목이 있다. 모두 다 소개하고 싶은 맛집들이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서울해장국’이 있다. 아니, 맛집 고장 여수에서 엉뚱하게 옥호를 ‘서울~~’로 쓰다니! 그러나 사실 이상할 게 없다. 수십 년 전 여수가 관광지로 채 발돋움하기 전에 개업했으며 그 당시만 해도 서울은 대단한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마치 50, 60년대 서울의 빵집과 양복점 등의 이름으로 뉴욕, 파리, 런던 등을 많이 썼던 것처럼. 이 식당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 바싹 말린 우거지를 장어로 국물 맛 낸 된장국에 넣어 푹 끓여낸 우거지국, 바삭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콩나물국, 두툼한 선지국은 모두 한 그릇에 6500원, 돼지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김치찌개(8천 원) 등이 하나같이 별미다. 이 식당은 특히 밑반찬에 들이는 정성이 남다르다. 그 때 그 때 구워주는 생김을 찍어 먹게 집간장과 양념간장을 함께 내주고 갓 만들어 내오는 숙주나물, 고추멸치볶음, 계란부침 등도 모두 싱싱하고 맛깔스럽다. 주인 할머니와 따님이 조그만 식당을 무려 종업원 10명가량을 쓰며 운영한다. 김 굽는 직원, 식재료 다듬는 직원, 우거짓국 끓이는 직원, 김치찌개 끓이는 직원 등이 제각각이다. 맛집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불친절은 찾아볼 수 없고 직원들이 손님상을 수시로 체크하며 모자란 반찬은 알아서 채워주는 친절함까지 보인다. 손님들이 저마다 이 식당 칭찬하기에 바쁘다. 팔순이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선짓국을 들고 계신다. 궁금해서 말을 붙여보았다. “40년 단골이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들어간 건강식이고 배고프던 시절 추억을 떠올려 더 좋지.” 여러모로 완벽한 맛집인 셈이다. 그 밖에도 복춘식당, 조롱박 등 여수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이 일대에 많다. 서대회, 아귀찜, 아귀탕, 생선 내장탕, 돌게장, 삼치회 등이 주메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의 많은 아귀찜 식당과는 비교도 안 되게 풍부한 아귀를 넣은 아귀탕이 1만 원. 둘이서 다 먹기 부담스러운 양의 아귀찜도 2만 원 미만이다. 마산 일대가 주산지로 알려진 아귀는 여수에서 더 풍족하게 요리된다. 여수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삼치의 선어회는 여수의 특징적인 음식 중 하나다. 처음 접하면 물컹한 식감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지만 익숙해지면 삼치회만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구이로 먹는 삼치 머리는 클수록 맛이 좋다. 진남관. 이순신광장. 장군섬 식사를 마치고 여수의 상징인 진남관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는 이순신 광장을 ‘참배’ 할 차례다. 여수를 하루만 둘러봐도 곳곳에 있는 이순신의 흔적을 발견하곤 새삼 놀라게 된다. 심지어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거처했던 곳까지 여수에 있고, 거북선을 건조하고 수리하던 ‘선소’도 세 곳이나 있다. 어머니 처소는 보존작업이 마쳐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띄엄띄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그 앞에 새로 이순신 공원 조성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심지어 실재하지 않은 소설 속 인물까지 끄집어내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점잖은’ 여수 시민들은 ‘이순신 자원’을 그리 요란하게 활용하지 않는다. 기자도 여수를 몇 번 찾기 전까지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부임해 곳곳에 이렇게 많은 흔적을 남긴 줄은 알지 못했다. 이순신 장군은 사후에도 여수민들을 여러모로 ‘살려주고 있는’ 중이다. 거북선 빵집, 이순신 햄버거 등 여수 상가의 옥호 중 이순신과 거북선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여수민들의 충무공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 역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전에도 사후에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정이 한없는 불멸의 영웅은 여수에서 그 숨결이 가장 생생하게 느껴진다. 진남관은 2020년 봄까지 보수 일정이 잡혀있어 내부 관람이 금지돼 있다. 광장의 장군 동상 앞에 실물 크기로 지어졌다는 거북선도 기자 일행이 찾았을 때는 수리 중이어서 입장을 할 수 없었다. 관람객이 너무 많아 수시로 보수를 해야 한단다. 진남관 입구와 장군 동상 너머 장군섬에 이르는 곳까지 장군의 위세가 당당하게 뻗쳐져 있는 일대를 보는 것만으로 성웅 충무공에 대한 참배를 대신해야 했다. 참고로 해방 즈음까지는 장군 동상 앞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차 있었단다. 종포공원 거쳐 오동도 가는 길 이순신 광장에서 오동도 방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자산공원이 있는 방향으로 나지막한 언덕길을 거쳐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몇 해 전부터 여수의 포장마차 촌으로 유명해진 종포공원을 거쳐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다. 우선 종포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이 일대는 여수의 오래된 바닷가 놀이터 중 하나다. 지금은 공원으로 명칭이 붙여져 있지만, 낚시꾼이 모여들고 고기잡이배가 들락날락하던 곳이다. 그래서 지금도 바로 옆에 새벽마다 경매가 열리고 종일 생선 판매가 이뤄지는 선어 시장이 있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낚시꾼들도 간간이 모습을 보인다. 몇 년 동안 성시를 이루던 포장마차 촌은 인근 하멜기념관 옆으로 옮겨졌다. 정비 차원이었던 모양인데 아직은 포장마차 촌의 모습으로 보기엔 익숙하지 않다. 행정력도 자연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져야 바람직한데... 종포 공원 일대에 펜션 서너 곳이 있고 펜션 부근에 맛집이 꽤 늘어서 있다. 포장마차와는 구분되는 식당들이다. 여수 특산물 중의 하나인 돌문어 식당이 많다. 돌문어삼합, 돌문어라면 등등. 진화한 여수 음식 종류 중 하나는 해산물을 활용한 라면 요리다. 이 돌문어 식당엔 점심때부터 줄이 늘어서 있다. 젊은 층이 많다. 돌문어라면 뿐만 아니라 해물라면, 돌문어삼합 등 새로운 메뉴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돌문어라면 1만 원, 네 사람이 먹어도 남을 정도의 푸짐한 돌문어삼합은 3만9000원. 기자도 몇 년 전 여수에 와서 라면 요리를 ‘개발’했었다. ‘꼴뚜기 라면’. 시장 아지매한테 1만 원만 주면 한 접시 가득 주는 꼬록(여수에선 꼴뚜기를 꼬록이라고 부른다)을 특별한 레시피 없이 라면과 함께 끓여주면 색다른 국물 맛을 내는 아주 맛깔스러운 라면이 완성된다. 강추!!! 몰포 나비와 나비 반도 여수 자산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다.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걸어 올라가기에 좀 힘이 들기 때문이다. 관광버스들도 코스로 잘 잡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 체력으로도 천천히 걸어 올라갈 만 하다. 아침저녁으로 산이 아름다운 자색으로 물든다 하여 자산으로 이름 붙여진 그 산속 공원엔 여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또 생뚱맞은 이름의 전시관이 하나 있다. 곤충체험관인데 이름하여 ‘빠삐용(나비) 전시관’이란다. 여수에 빠삐용 전시관이라니.. 입구에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미국 배우 ‘스티브 맥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여수에 빠삐용? 생각해보고 거듭 생각해 봐도 생뚱맞다! 전시관에 들어가 설명을 들어봤다. 여수시의 전직 공무원 한 분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집념으로 나비를 채집해 개인적으로 만든 전시관이다. 시에 기증해 지금은 시가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나비 표본 중에서 대표적인 전시물이 저 멀리 중남미 원산의 몰포나비. 푸른 금속성 광택이 나는 아름다운 몰포나비와 그 나비 모양을 빼닮은 여수반도 그림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아하! 그제야 조금 몰포나비 채집자의 의도가 이해될 듯했다. 그는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폈음 직하다. “지구 저편에서 몰포나비가 너울너울 날아와 한반도 끝자락에 앉았다. 여수반도다!”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에서 여수에서는 걷다가 가끔 시내버스도 타볼 만하다. 2층 관광버스도 좋지만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한가롭게 시내를 돌다 보면 대충 여수 시내의 윤곽이 들어와 다음날 일정에 참고하기에도 좋다. 물어물어 버스 몇 번 갈아타고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지역으로 갔다. 고급 아파트촌이 있고 인공 해변이 조성돼있으며 입구 상가엔 여수답지 않게 주차난이 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 사람들에겐 식상한 풍경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구원은 ‘예울마루’다. 전시회와 음악회를 수시로 여는 이 건물은 여수 산단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어느 대기업이 외국인 건축가에 설계를 맡겨 지어서 시에 기부한 것이다. 건물 외벽 없이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 건축물 문외한이 보기에도 시원하다. 건물 바깥쪽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는 것도 특이한 모습이다. 예울마루 관람을 마치고 15분가량 옆의 산길을 돌아 걸어가면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짓고 수리했다는 선소가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작품 ‘선소’ 이 선소는 여수반도를 에워싼 바다의 ‘골목길’ 맨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적군에게 노출되지 않는 장소를 고른 것이다. 실제로 가까운 웅천 쪽에서도 선소는 보이지 않고 웅천의 바다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촌에서도 이곳이 보이지 않는다. 입지 선택이 탁월했던 셈이다. 그러니 여유롭게 안정적으로 거북선을 짓고 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북선과 수전의 각종 전략 외에도 이순신 장군의 지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순신 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과 함께 세계 해전사에서 최고의 명장으로 기록된다. 러일전쟁을 일본의 승리로 이끈 일본의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순신 장군에게 존경을 표한 것도 거북선 뿐만 아니라 해전 전술, 주민 친화력, 그리고 선소 운영 능력 등을 보았기 때문이다. 충무공께 새삼스러운 존경의 묵례를 보내고 이번엔 선소 길 건너의 그 유명한 보리굴비 식당으로. 명사들이 찾는 여수의 보리굴비 식당 ‘석정’ 굴비 하면 영광 굴비, 법성포 굴비다. 그런데 여수에 명사들도 즐겨 찾는 보리굴비 전문식당이 하나 있다. 옛 여천 지역, 여수 시청 부근에 있는 석정 식당이다. 이 식당도 덕장은 법성포에 두고 있다. 법성포에서 굴비를 말려 여수로 가져와 조리한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굴비 정식엔 굴비와 함께 해물 보쌈김치, 여수산 각종 나물 등 17가지의 반찬을 내놓고 직원이 각 테이블을 돌면서 먹기 좋은 크기로 굴비를 찢어 준다. 기름기 잘잘 흐르는 보리굴비 속살, 군침이 돈다. 보리굴비 정식 2만 원. 여수엑스포 준비위원장을 지낸 전 건설교통부 장관 강동석 씨, 지금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윤정희, 백건우 씨 부부 등 명사들이 오래된 단골이란다. 여수에서 11월에 열렸던 세계한상대회 때의 에피소드 한 토막. 대회기간 중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온 참가자들이 각자 이 식당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단다. 각국 한인들에게까지 이 식당 소문이 났다는 식당 측의 자화자찬이다. 식당 판매보다는 전국에 보내는 택배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선물 포장된 다섯 마리에 택배비 포함하여 6만5,000원, 10마리 세트는 12만5,000원. 구여수와 신여수 여수시청이 있는 구 여천지역과 구 여수를 잇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내륙 쪽 버스들이 다니는 길과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이다. 웅천지역을 지나 구 여수로 가는 길목 왼쪽에 한국화약 소유 대지가, 있으며 그 건너편엔 여수반도에서 가장 탁 트인 넓은 바다가 있다.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든지 아니면 대단위 리조트로 개발할 만한데, 웬일인지 방치되고 있다. 띄엄띄엄 바닷가 길을 둘러 가면 구 여수의 전통 항인 국동항이 나온다. 옛 여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국동항엔 항상 낚싯배들이 수백 척 정박해있고 경매장에선 새벽마다 활발하게 경매가 이뤄진다. 바로 앞 경도엔 미래에셋이 경도 리조트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경도는 골프장과 함께 여름 한 철 먹거리인 하모(갯장어의 일본말)의 주산지이다. 경도와 고흥 일대의 하모를 최고의 갯장어로 꼽는다. 경도 안엔 하모를 회와 샤부샤부(일본말. 유비끼라고도 함)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있다. 혹자는 일본사람들처럼 갯장어에 기름이 끼는 7월 이후엔 맛이 별로라고도 하고 혹자는 그때의 하모 맛이 일품이라고도 한다. 정답은 없고 각자 취향에 따르면 될 일이다. 자매식당 등 국동항의 맛집들 그러나 여름철이건 겨울철이건 바닷장어 요리를 꾸준히 하는 식당들이 여수에 많다. 특히 국동항 주변엔 갯장어를 통째로 끓여 내놓는 통장어탕 식당이 몇 곳 있다. 그중에서 여수 시민들 사이에서도 소문 난 자매식당을 찾았다. 장어를 잘라서 국 끓이는 게 아니라 통째로 넣어 끓인 후 손님상에 내와서 종업원이 국자로 장어를 으깨서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눠준다. 된장 국물에 우거지를 넣어 장어 맛과 함께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일반적으로는 토막 낸 장어를 숙주나물을 넣어 함께 끓여 내놓는다. 통장어탕 14000원, 장어 소금구이 2만 원을 받는다. 여수에 가장 많은 식당이 장어탕 식당과 돌게 간장게장 식당이다. 장어탕 식당은 수산시장 안, 시청 주변, 시내 곳곳에 있다. 그중 자매식당이 가장 생명력이 있다는 여수 지인들의 전언이다. 이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놓는 멍게 젓갈이 또 일품이다. 자꾸 더 달라는 손님이 늘어나 포장 판매를 시작했단다. 한 통(3kg)에 3만 5000 원, 택배비 4000원이란다. 여수의 수산시장 여수에는 수산시장이 몇 곳 있다. 수산시장, 특화시장, 교동시장, 선어시장. 그중 수산시장이 중앙시장 격이다. 몇 년 전에 이 시장에 큰불이 나서 시장이 완전히 전소했었다. 주변의 지원과 상인들의 복구 노력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된 새 시장 모습으로 태어났다. 시장 내 수십 곳 되는 활어 판매대에서 펄펄 뛰는 생선을 잡는 활발한 모습은 장관이다. 생선 잡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매우 좋다는 어느 보고서에 전폭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물새횟집 아지매. 수십 년간 온 가족이 이 업에 종사해왔단다. 종포공원 옆에 자그마한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재빠르고 시원시원하게 생선을 잡고, 손님과 흥정도 시원시원하게 하며, 횟감은 그야말로 맛깔스럽게 썰어낸다. 전문가가 따로 없다. 일본 시장 상인들과 일 합을 겨루게 해봤으면 좋겠다. 여기서 회를 떠 가져갈 수도 있으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상차림 값으로 한 사람당 4,000원과 매운탕값 5,000원을 주고 식사를 한다. 서울의 가락시장, 노량진 시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실비다. 생선 산지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세 명이 싱싱한 돔, 갑오징어, 농어, 삼치 등 각종 회를 남길 정도로 푸짐하게 먹고도 6만 원 미만을 냈다. 시내의 실비식당 ‘와사비’ 게장 골목 소개는 생략한다. 여수의 전통적인 먹거리 중의 하나인 간장게장 식당들은 이제 시설과 메뉴에서 한 등급 더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신 시내의 횟집 한 군데를 더 소개하고 여수의 맛집 소개를 마친다. 여서동 네거리 근처의 ‘와사비’식당. 옥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름 때문에 최근 곤욕을 치렀단다. 얼마 전부터 보는 시선들이 좀 누그러지더란다. 옥호를 ‘고추냉이’로 바꿀 생각은? 이제 겨우 정착단계인데요... 이 식당은 문 연 지가 몇 해 되지 않았다. 6년 전께 문을 열자마자 여수에서 오래된 횟집들을 제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유는 초간단. 남자 사장이 새벽에 바다에 나가 직접 생선을 잡아 오고 여수 주변에서 구하기 어려운 건 통영 등지로 달려가 구해와서 오후부터 바쁘게 회를 만든다. 혼자서 몇 사람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게 몇 년을 일해 얼굴이 수척해졌을 정도다. 부인은 서비스 메뉴를 개발하고 상차림을 연구하는 한편 수시로 주방에 들어가 남편과 주방 보조 여인을 돕기도 한다. 이들의 노력은 상차림과 회접시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식당도 갈치회, 삼치회가 일품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회 한 접시에 4만 원에서 6만 원이면 세 사람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몇 곳을 소개했지만, 여수의 장점은 어느 식당에 가든 다른 지방에 비해 만족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식당마다 자부심이 대단하고 음식에 들이는 정성이 손님들 눈에도 보일 정도다. 전통인지, 요즘의 트렌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엑스포 이후 시설과 함께 식당들의 자세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먹방과 인터넷에서 칭찬은 많이 받고 악평은 덜 받는 곳, 여수가 됐다. 오동도 입구의 일출 여수에서 일출을 보는 장소로는 돌산섬 일대를 많이 꼽는다. 그중에서도 섬 끄트머리의 향일암(向日庵)은 일출로 유명해진 곳이다. 정동진과 함께 일출 사진이 워낙 많이 나돌아다녀 우리는 다른 곳에서 일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여수 현지의 정보로는 요즘 오동도 입구의 일출이 장관이란다. 새벽에 일어나 이틀을 기다렸다. 해는 우리의 애를 태우면서, 햇살만 내려보내 고기잡이배들을 비춰줄 뿐이었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 대신에 빛줄기만 담았다. 일정상 일출 장면 촬영을 포기하고 서울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철수하면서 여수 지인에게 일출 촬영을 간곡히 당부했다. 간곡히 간곡히 거듭 부탁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일출 사진이 메일로 왔다. 쌩큐 오 선생! 쌩큐 여수!
- 2019-12-13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