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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후반전 인생을 제대로 디자인하다
- 2017년 4월 4일 MBN의 토크 프로인 황금알에 '고수'로 출연했다. 주제가 '인생에 정년은 없다'였다. '밑줄 쫙 긋고'란 말로 유명한 국어강사 서한샘 씨를 포함해 유명인사 총 아홉명 '고수'들이 녹화에 참여했는데 그 중 하나가 나였다. 저녁 4시 반부터 녹화를 시작해서 밤 9시 반에 끝났다. 저녁까지 굶으며 녹화했는데 어찌나 재밌는지 몰랐다. 녹화 내내 즐거웠고 기운이 펄펄 났다. '하루를 살아도 재미있게’ 이 말은 오랫동안 추구해온 내 삶의 모토이다. 자식들을 다 키웠으니 이젠 내 시간이니 이제부터는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하며 즐기며 살면 된다. 그래서 노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교사 시절부터 퇴근 후 인근 대학교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인 왈츠를 수강했고, 주말에는 상경하여 압구정동에서 놀았다. 그리하여 MBN에서 고수로 출연했던 당시 내 콘셉트는 압구정 날라리였다. 금요일에는 2번 출구로 나가서 클래식 음악감상실 무지크 바움에 가서 오페라 감상을 했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압구정역 4번 출구에 있는 탱고 동호회 '땅게리아'에 가서 아르헨티나 탱고를 배웠다. 운동 차원에서 왈츠와 탱고를 춘 것이다. 음악에 맞춰서 한 시간 춤을 추다 보면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이 되고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니 마음 또한 힐링됐다. 다른 시니어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다. 시니어 미디어 일인자를 꿈꾼다 퇴직 후 제일 불행한 사람은 집에 우두커니 있는 사람이다. 일본의 통계에 의하면 첫 번째 행복한 사람은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고, 두 번째 행복한 사람이 취미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 세 번째로 행복하다고 했다. 전반생인 퇴직 전의 삶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는 기간이 후반생인 퇴직 후의 삶이다. 요즘 트렌드인 일인 미디어의 주역을 꿈꾸며 올해는 한국방송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에 편입해 공부하고 있다. 시니어도 하고 싶은 일을 차례차례 다 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다 보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모르는 것을 아는 기쁨이 크니 그 과정을 그냥 즐기면 된다. 공부하고 글쓰기를 하며 책을 읽는 것이 지금 나의 일상이다. 시니어 생활 이렇게 하자 즐기자 삶은 즐기는 것이다. 부부가 같이 왈츠와 탱고를 추자. 서로 교감하며 춤추는 동안 기분은 좋아지고 충분한 운동이 된다. 더불어 심드렁하던 부부간의 애정도 높아진다. 공부하자 우리나라는 교육인프라가 너무 잘돼있다. 지자체의 프로그램도 우수한 콘텐츠가 많다. 한국방송대 강의 또한 훌륭하니 방송대에 편입해서 질좋은 강의를 들어보자. 하고 싶은 일을 이루자 글쓰기, 독서, 사진작가 등 그동안 하고 싶어도 전반생에서는 여건상 못했던 일들을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냥 그 과정을 즐긴다는 마음가짐이면 된다. 문화를 즐기자 오페라 감상, 음악회, 그림 전시회 등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생활을 골고루 누려보자. 진동하는 예술의 향기를 외면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나를 몇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것이 예술의 향기이다. 여행여건이 되면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삶과 색다른 풍광,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해보자. 감사하자나는 내 마음의 주인이다. 더 갖고 싶은 욕망은 나를 불행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마음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비우고 덜어내며 하루하루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자. 김형석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은 학습하고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라고. 후반생의 삶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될 수 있으면 나누며 살자.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렇게도 살고 싶은 내일이다' 하루하루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흥미, 재미, 의미를 추구하며 살도록 하자.
- 2018-12-1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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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장 이홍렬이 말하는 ‘디지털로 전하는 아날로그 감성’
-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됐다. 그 주인공은 코미디언 이홍렬.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언 중 한 명인 그는 유튜브에 자신의 채널인 이홍렬TV를 직접 만들어 개인 방송을 시작했다. 평생 입으로 살아온 노장 이홍렬(64)은 커피를 마시면서부터 인터뷰, 메이크업, 그리고 표지 촬영을 할 때까지 시종일관 떠들었다. 정말 누구 말처럼 입을 틀어막고 싶을 정도로 쉬지 않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의 올드보이 이홍렬에게 입이 살아 있는 그날까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들어봤다. 방송가에서 쌓은 그의 업적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이 필요할까. 나이나 경력에서 묵직한 무게감을 가진 소위 ‘올드보이’인 그는 새로운 무대로 가장 젊은 매체를 선택했고 이 도전은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어느새 구독자가 1만 명에 육박하는 ‘이홍렬TV’의 작가이자 연출자이자 주인공인 이홍렬을 만나자마자 물 만난 탈출구 유튜브 얘기부터 꺼냈다. “이제 SNS를 거부하면 대화가 단절되는 세상이 됐어요. 부부도 마주앉은 상태에서 사진을 보내고 공유하기도 하죠.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제가 기계에 능해서라기보다는 이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 거예요. 너무 즐겁고 재밌어요.” 이제 이홍렬TV 대표님이라고 불러야 할까. 과거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코미디언 이홍렬은 자신이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걸 SNS 시대에 맞춘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낯설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지만, 디지털을 잘 받아들여서 쓰면 삶의 윤활유가 된다며 디지털 예찬론을 폈다. “예를 들어 부자지간, 모자지간, 모녀지간, 부녀지간이 싸웠다고 해봐요. 예전 같으면 아침에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둘이 화해하려면 다시 보게 되는 시간까지 일단 기다려야 했죠. 그때까지 두 사람 다 마음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런데 문자로 ‘아빠가 미안했다’고 하면서 이모티콘을 사용해보세요. 딸도 같이 답해줄 거예요. 디지털을 잘 받아들이면 이렇게 금방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사실 SNS는 젊은 세대의 주된 소통 수단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 든 사람이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그 자체로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다. “내가 사기엔 아까운데 남에게 선물 주기엔 좋은 게 이모티콘이에요. 그래서 이모티콘은 조금 친해지려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쏴요. 상대가 그걸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 덕분에 전 이모티콘 부자예요’ 하는 말도 듣고.” 이홍렬은 시니어 세대가 디지털을 받아들이면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 디지털만 아는 주니어들에게 디지털로 접근해 아날로그 감성을 전해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제기차기를 모르고 물수제비도 몰라요. 그걸 알려주면 너무 신나합니다. 디지털로 공유하고 아날로그적 공감으로 이끌어내면 더 큰 울림이 있거든요.” ‘고양이가 일인칭이 된다면?’ 현재 이홍렬TV는 반려묘인 러시안 블루 고양이 풀벌이와의 추억과 강화에서의 일상을 다룬 두 개의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2013년에 처음 계정을 만들어두고 그냥 놔뒀어요. 그런데 2년 전에 우리 고양이를 보는데, 털이 하얗게 쌓인 거예요. 털이 왜 저렇게 쌓였지? 하고 생각해보니 얘가 열다섯 살이에요.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쟤가 만약 일인칭이 된다면 할 얘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평소 일상을 영상으로 남기는 게 취미였던 터라 그동안 얘에 대한 동영상을 많이 찍었어요. 그래서 그 자료들을 갖고 제주도에 가서 2박 3일 동안 유튜브에 올릴 에피소드 40편을 정리했어요.” 이홍렬은 툭하면 동영상을 찍는다. 재미있어서다. 그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온 30년 동안의 모습을 담은 아날로그 사진과 VHS를 모두 디지털화했다. 그리고 이 모든 자료들은 이홍렬TV의 자원이 되고 있다. “유튜브가 올 시대를 준비했느냐? 아니에요. 다만 이것들이 다 짐이었거든. 보관이 힘들었어요. 사실 기록물을 정리하면 보물이고, 정리 안 하면 쓰레기죠. 그래서 다 정리한 거죠. 1테라바이트짜리 하드디스크에 두 아들 기록, 사진, 동영상을 다 넣었어요.” 재미와 감동을 풀어주자 고양이 풀벌이는 올해 4월에 눈물이 나고 붓고 해서 진단을 하니 구강암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으로 치면 여든네 살의 나이. 세 가지 선택이 있었다. 첫 번째는 턱을 잘라내는 것, 두 번째는 방사선 치료, 세 번째는 가족이 호스피스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이홍렬은 세 번째를 선택했다. 고양이가 아프면 마취주사를 놔주고 물을 마시지 못하면 마시게끔 도와줬다. 얼른 안락사를 시키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아직도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돌리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그리고 마침내 갈 때가 되었고, 풀벌이는 그의 품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이 기록한 풀벌이와의 추억들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만의 추모 방식이었다. “풀벌이를 키운 것과 아이들 키운 것을 맞물려서 보여주는 형식이에요. 저 말고 다른 누가 편집을 못해요. 찾는 걸 저밖에 모르니. 죽을 지경이죠. 5분짜리 동영상 만들려면 대여섯 시간이 걸려요. 심하게 본 건 백 번도 봤고.” 이홍렬TV의 목표는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으면 감동이라도 보여주자, 안 찾아오면 어떠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무도 안 봐도 괜찮다, 풀벌이와의 추억만 함께 나눌 수 있는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얘기하고 싶었어요. 사실 유튜브는 독하거든. 타이틀 독한 거 쓰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솔직히 그런 걸 쓰라면 자신 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 말고, 따뜻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걸 하자. 늘 그럴 순 없어도, 재미가 없다 해도 메시지는 갖자는 게 제 생각이에요.” 입담 좋은 노장 개그맨이 유튜버로 유튜브가 독하다는 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수많은 자극적인 제목과 캡처 사진이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려고 그야말로 ‘난리를 치는’ 느낌이다. 실제 상당수의 인기 채널을 보면 먹방이라며 산더미 같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다든지, 시시때때로 괴성을 지른다든지, 자극적인 춤과 억측과 욕설들을 쏟아내는 등 종종 기괴하고 무의미한 서커스를 보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날것’을 찾는 사람들의 욕구 때문이다. 그런데 ‘날것’을 찾는 것은 유튜브뿐만이 아니다. 요즘 공중파 방송들도 비슷하다. 소위 말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연예인의 가족을 구경하는 관찰형 예능이 그 증거다. “요즘은 방송국에서 관찰 예능 기안을 올리지 않으면 통과가 안 된다고 해요. 그런데 그걸 하면 당사자들은 힘들어져요. 집에 설치한 카메라 50대는 언젠가는 떠나게 되거든요. 그런 예능을 하게 되면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짚어주게 되는데, 그러면서 출연자들은 집 안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경험을 하게 돼요. 재밌게 하려면 여자는 잔소리하게 만들고 남자는 무식해 보여야 하니까요. 그게 페이크(Fake) 다큐거든요. 진실 반 거짓 반으로 된.” 그래서 그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유튜브에는 가족에게 허락받은 자료만 올린다. 요즘 올리는 자료는 아이들은 열 살까지, 아내는 옛날 모습을 살짝 보여주는 정도다. 얼마 안 남은 시간, 사랑하자 이홍렬에게 디지털은 가족을 기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는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우리 어머니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요. 제가 스물여섯 살 때 돌아가셨는데, 어머니란 존재를 알게 된 때를 기준으로 하면 고작 20여 년밖에 같이 못 지낸 거예요.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알았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을 거예요. 그래서 아내와 함께할 날도 그렇게 주구장창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나이로 보면 앞으로 15년만 살아도 여든 살이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다. “내일이라도 제가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다 나와요. 정말 사랑 많이 베풀어야 하고 집사람에게 잘해야 하죠. 누굴 위해서? 바로 나를 위해서예요.” 디지털로 남게 된 어머니 목소리 이홍렬은 군대 있을 때 받은 어머니의 편지 다섯 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서 철자법도 안 맞고 글자도 삐뚤빼뚤 썼다. 그러나 그 편지에선 소리가 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를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카세트테이프로 대화를 녹음했어요. 어머니는 대화 중에 ‘꿋꿋하게 살아야 해. 내가 너희들에게 빚 남긴 건 없으니까’라고 말해요. 지금은 그걸 CD로 구워서 내 동생 하나, 누나 하나, 나 하나 갖고 있어요.” 그는 대학교에서 이벤트 연출학과 겸임교수로 지낸 적이 있다. 그때 학생들에게 어머니와 인터뷰를 하라는 과제를 내줬다. 너무나 반응이 좋았다. 그의 과제가 없었으면 어머니와의 추억이 없었을 뻔했다며 정말 고맙다는 말도 들었다. 그게 다큐멘터리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강의를 할 때면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하라고 조언한다. 마침 디지털이 그것을 도울 수 있다. 다들 카메라는 의식해도 핸드폰은 의식하지 않으니, 살짝 핸드폰의 녹음 버튼을 누르고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처음이 어렵지 시작하면 쉬워요” “유튜브가 너무 재밌어요. 저에게 딱 맞아요. 아이디어 발산할 데가 없었거든요.” 사실 이홍렬 나이가 되면 방송에서의 자리가 달라진다. 골든아워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 으레 ‘요새 왜 안 나오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 말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연예인이라면 백 퍼센트 듣게 되는 말’이라고 한다. 특히 나이 든 연예인은 ‘송해 선생님도 아직 저렇게 하시는데 왜 안 보이느냐’라는 말도 듣는다. “그렇게 묻는 분들은 제가 싫어서 하는 말이 아니죠. 좋아하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에겐 가슴 아픈 말이에요. 처음에는 견뎌요, 뭘 좀 해요, 어쩌구저쩌구하죠.(웃음)” 사실 그의 요즘 스케줄을 보면 놀랄 정도로 바쁘다. CJ헬로TV에서 일주일에 다섯 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강의와 공연, 기부 행사까지 빼곡하게 잡혀 있다. 한 달 평균 10회 정도 강의를 한다. “나눔이란 것이 처음이 어렵지, 시작하면 멈추는 게 어려워져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1998년부터 홍보대사를 해왔는데 20년째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거기 일을 많이 하게 되었죠.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제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이곳에서 활동한 제 기록을 아무도 깨지 못하게 해놓고 가고 싶은 꿈.(웃음)” 2005년부터 나눔 콘서트 ‘이홍렬의 락락(樂樂) 페스티벌’은 올해로 14회. 2007년부터는 기부 강의 프로그램 ‘이홍렬의 펀펀 도네이션’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강의는 이홍렬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현재 128회, 모두 기부 강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그는 2012년 부산 해운대에서 서울까지 걸어가는 국토종단을 통해 모은 모금액으로 자전거를 마련해 남수단공화국에 전달했다. 자전거를 받은 남수단공화국의 한 아이가 “자전거를 줄 정도면 키가 클 줄 알았어요. 당신은 키가 작지만 마음이 크군요. 당신을 잊지 않을 테니 당신도 저를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 아이의 말은 이홍렬을 에티오피아로 가게 한 계기가 되었다. “제가 강의를 하니까 후배들이 결혼할 때 주례를 서 달라고 찾아와요. 에티오피아 아동 한 명을 후원해주면 답례 없이 주례를 봐주겠노라고 했죠.” 그렇게 해서 결혼한 부부가 28쌍이나 된다. 이홍렬은 에티오피아가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6307명을 파병했는데 그중 121명이 전사했으며 536명이 부상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목표가 또 추가됐다. “인생을 마칠 때까지 121쌍의 결혼식 주례를 보고 536명의 후원자를 발굴하는 거예요.”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어느새 9300명에 달했다. ‘열심히 하면 뒤에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그의 지론을 뒷받침해주는 숫자다. “이제 만 명 넘으면 감사인사를 올려야지. 유튜버 선배들이 2년은 되어야 뭐 하나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구력을 쌓다 보면 댓글에 감동하고, 사람을 웃기고 울리거든요. 그런 걸 보면 힘들어도 그렇게 가자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점점 거칠어지는 인터넷 방송 조류를 역행하는 ‘따뜻한’ 실험을 하는 중이다. 이홍렬이어서 가능한 이 실험을 주목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만드는 세상이 독하고 무시무시한 것만이 아닌, 따뜻한 희망이 서려 있다는 걸 믿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희소하고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그가 디지털로 만들어내는 아날로그의 따뜻한 세계가 독한 세상의 대안으로 자리 잡는 날을 상상해본다.
- 2018-12-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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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다
- 유튜브 영상 하나가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시대다. 한때 전 세계인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표적인 예다. 취미, V-Log(일상생활), 요리, 미용, 육아, 게임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스타가 되고, 이에 따른 광고 수입으로 노다지를 캐는 유튜버(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활동하는 사람, ‘1인 크리에이터’라 부르기도 한다)도 많다. 최근에 영상은 취미를 넘어 새로운 직업군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시니어라 해서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만 잘 활용하면 누구나 유튜버로 활약할 수 있다. 어떤 동영상을 만들 것인가? 영상 제작 전, 주제 선정이 우선이다. 막연할 경우 유튜브 인기 채널을 검색해보고 최근 동향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우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주제로 정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구상한다. 이때 차별화된 주제를 고르되, 일반인도 두루 좋아할 만한 내용이라야 한다. 주제 선정을 할 때는 3가지 원칙을 지키라 권하고 싶다. 첫째, 내가 즐길 수 있는가? 둘째, 사용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가? 셋째, 사용자를 즐겁게 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흥미가 있어야 인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시간도 1개당 1~3분 이내로 제작해야 지루하지 않다. 주제를 골랐다면, 주먹구구식으로 찍지 말고 촬영기획서를 만들어 진행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OK! 우수한 성능의 최신 카메라 장비는 그만큼 가치가 있겠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고 시니어가 사용하기엔 다소 불편하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동영상 촬영 기능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별한 촬영이 아니라면 시니어에게는 스마트폰이 가장 편하고 좋은 장비가 될 수 있다. 늘 휴대하고 다니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촬영이 가능하고 영상을 곧바로 편집해 공유할 수 있다. 사진을 찍듯 동영상 카메라를 작동하면 되므로 촬영이 어렵지도 않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본 카메라 외에도 ‘반디캠’, ‘안캠코더’, ‘오캠’, ‘캠노리’ 등 다양한 앱이 있다. 이것저것 활용해보며 촬영에 적합한 도구들을 찾아보자. 흔들리지 않고 줌 인·아웃 활용하기 스마트폰은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끌어당기거나(줌 인) 밀어낼(줌 아웃) 수 있다. 이렇게 구도의 묘미를 살려 촬영한 영상은 구독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줌 인·아웃을 위해 손가락을 화면에 댈 땐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 영상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일상에서도 손떨림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다 보면 손에 힘이 빠져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때 거치대를 사용하면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다. 거치대는 상하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리모컨으로 작동 가능한 제품들도 시중에서 저렴하게 판매한다. 어떤 화질로 촬영해야 하나? 선명하고 깔끔한 영상을 원한다면 해상도가 높아야 하지만, 그만큼 스마트폰 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문제다. SNS(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에 공유할 때는 작은 크기로 촬영할 것을 권한다. SNS에 올릴 수 있는 영상 크기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크기는 카메라 환경 설정에서 조절 가능하다. 초기엔 대부분 FHD(1920×1080)로 맞춰져 있다. 저장 공간이 작을 경우에는 HD(1280×720)로 촬영해도 된다. 용량이 너무 커 업로드되지 않는다면 편집기에서 크기를 줄이면 된다. 여행, 브이로그, 인터뷰 등 야외촬영을 할 때는 마이크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마이크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성능도 우수해 주변이 아주 시끄럽지 않으면 괜찮다. 영상 완성도, 편집이 좌우한다 동영상은 촬영 자체로 마무리되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부분 잘라내기, 음향 넣기, 화면 전환, 자막 처리 등 추가 편집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촬영자 의도대로 편집하려면 편집 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시험용 무료 버전 앱도 많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원한다면 유료 버전을 이용한다. 무료 앱은 워터마크가 화면에 붙어 보기에 좋지 않을 뿐더러, 다방면으로 동영상을 사용했을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내가 사용하는 ‘Video Editor’ 앱은 배경음악이나 자막 삽입, 영상 전환, 자르기 등의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완성물을 곧바로 공유할 때 편리하다. 편집을 마친 동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올린 뒤 채널 주소를 복사해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 전파할 수 있다. 자기 채널을 만들려면 유튜브(구글)에 가입하고 채널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만 좋다면 도전하라 기관마다 동영상 제작 강좌도 많고 책, 인터넷, 유튜브 등에도 관련 자료가 많다. 나는 69세에 동영상 제작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며 보람과 의미가 있는 후반생을 살기 위해서였다. 은퇴가 빨라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시니어는 여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취미로 시간을 즐겁게 보내면서 보람도 찾고 용돈도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좋은 콘텐츠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 도전해도 늦지 않다. 물론 누구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수는 있지만, 수입으로까지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자기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꾸준히 촬영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대박 크리에이터의 꿈도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 2018-12-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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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한 일상을 위한 스마트 팁
- 전화, 문자, 카메라 정도로만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면, 10년 전 휴대폰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처음 휴대폰이 나왔을 때 우리가 경험했던 편리함보다 훨씬 더 많은 스마트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둘러보면 ‘이런 것도 다 되는구나’ 하고 감탄할 만큼 다재다능한 앱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단순히 발견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사용해보며 익숙해져야 제대로 된 스마트 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상황별로 시니어가 활용해볼 만한 스마트 앱과 서비스를 소개한다. ◇ 낯선 나라도 문제없다, 해외여행 필수 앱 체크리스트 해외여행을 떠날 때 여권, 티켓, 옷, 상비약 등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곤 한다. 이젠 이러한 기본 체크리스와 더불어 해외여행용 스마트폰 체크리스트도 꼭 필요하다. 첫 번째 체크리스트는 여행지 구석구석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보 앱이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여행지에서 가볼 만한 관광지와 맛집, 숙소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실패하지 않는 여행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누구나 여행지에서 지저분한 호텔, 맛없는 음식점, 불친절한 가게 등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이때 업소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장점만 늘어놓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트립어드바이저’는 한마디로 여행자의 방명록이다. 리뷰 메뉴를 통해 해당 여행지 곳곳을 다녀간 이들의 솔직한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 수준의 리뷰가 아닌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과 유용한 팁, 꼭 가봐야 할 곳, 놓치지 말아야 할 즐길 거리, 현지에서의 애로사항 및 문제점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리뷰를 통해 여행지 리스트를 정리했다면, 항공권과 숙소 예매까지 ‘트립어드바이저’를 통해 원스톱으로 해결 가능하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장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앱이다. 두 번째 체크리스트는 낯선 도시를 돌아다닐 때 반드시 필요한 지도 앱 ‘구글지도’다. 특히 처음 가보는 해외에서는 모두 길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때 ‘구글지도’가 구세주 역할을 한다. 지도 앱은 많지만 ‘구글지도’는 어느 나라를 가도 현지 언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표시되기 때문에 가장 권할 만하다. 가고 싶은 관광지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원어가 아닌 한글로 입력해도 지도에 목적지가 표시된다. 예를 들어 일본 삿포로에 여행 가서 근처 오도리공원으로 산책을 나가고 싶을 때, 앱 검색창에 ‘오도리공원’이라고 한글로 쳐서 검색하면 지도에 위치가 나타난다. 물론 현지어로도 표시가 된다. 목적지까지의 교통편과 소요시간을 알고 싶으면 ‘길찾기’ 메뉴를 이용하면 된다. 차로 이동할 경우,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경우, 걸어서 이동할 경우의 루트와 시간을 각각 확인할 수 있어 여행 스케줄을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는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까지 친절하게 알려줘 처음 방문하는 도시라도 내가 살던 동네처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세 번째 체크리스트는 번역 앱이다. 깊이 있는 대화는 어렵지만 길을 묻거나, 식당에서의 주문 등 간단한 대화는 번역 앱으로도 충분하다. 해외여행자들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뿐만 아니라 생소한 언어권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구글번역’을 가장 많이 애용한다. ‘구글번역’은 스마트폰 앱 화면에서 한국어와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고 말을 하면 자동 번역을 해준다. 예전에는 내가 먼저 말하고 상대방이 말할 때 다시 번역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대화’ 기능이 추가돼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각자의 언어로 말을 하면 자동 번역을 해준다. 번역 앱의 능력과 편리함을 경험하면 해외여행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몸소 느낄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내고 거침없이 낯선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여행지에서의 기쁨은 배가된다. >>단체여행 갈 때 여럿이 함께 쓰는 ‘포켓와이파이’ 여행 떠나기 전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해도 현지에 가면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다시 찾아볼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한데, 아무 준비 없이 해외에서 데이터를 마구 쓰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각 통신사의 데이터 로밍 서비스인데, 이 역시 혼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여행기간이 길어지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여러 명이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이라면, 무선 와이파이 도구인 ‘포켓와이파이’를 활용해보자. 이름처럼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아 휴대도 간편하다. 무엇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데이터를 알뜰하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현지 통신망을 잡아 무선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여행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지만, 아시아권에서는 하루 사용 요금이 5000원 정도밖에 안 된다. 또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기기 하나에 최대 10명까지 연결이 가능해, 단체여행 시에는 가장 합리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대여 방법도 어렵지 않다. 포털 검색창에 포켓와이파이를 검색해 해당 업체에 여행지, 여행기간, 연락처를 입력하고 금액을 결제하면 여행 당일 공항에서 받아볼 수 있다. ◇ 부르면 달려오는 스마트 서비스 밖이 추울 때는 마냥 따뜻한 집 안에서만 머물고 싶다. 이런 날엔 뭐니 뭐니 해도 배달이 최고다. 익히 사용하고 있는 음식 배달 앱이나 장보기 앱도 유용하겠지만,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서비스는 반찬배달 앱이다. 자녀들이 결혼해 출가하고 나면 요리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예전처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도 적어진다. 부부가 단출하게 사는 경우에는 반찬을 해도 식재료가 남아 골칫거리가 되곤 한다. 이럴 때는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먹을 만큼 반찬을 주문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반찬배달 서비스 앱 ‘배민찬’은 밑반찬부터 국, 찌개 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잡채, 사골곰탕까지 배달해준다. 반찬의 특성상 배달이 늦어지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낮 1시까지 주문을 받고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현관문 앞으로 반찬을 배송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문을 열면 반찬이 도착해 있어 포장만 뜯어 그대로 놓기만 하면 손쉽게 밥상이 차려진다. 배달되는 자동차도 있다. 카 셰어링은 차를 소유하지 않고 주변에 있는 공유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퇴 후 자가용의 필요성이 적어지면, 갖고 있던 차를 처분하기도 한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일은 줄어드는데도 보험료, 차량 수리비, 세금, 주차료 등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처분했는데, 조금 아쉽고 불편하기도 하다. 이럴 때는 이용한 시간만큼 비용을 내는 카 셰어링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 카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보면, 공유 자동차가 집 근처에 있을 때도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직접 가서 차를 가지고 와야 한다. 편하려고 이용하는데 차를 직접 끌고 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럴 땐 카 셰어링 앱 ‘쏘카’의 ‘부름’ 호출 서비스를 활용해보자. ‘부름’은 내가 자동차를 이용하고자 할 때 내 집 앞까지 차를 가져다주는 서비스다. 2시간 전에만 예약하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집 앞 주차장에 차를 가져다주고, 사용 후 다시 집 앞에 주차하면 대신 가져간다. 달려오는 서비스 중 ‘세탁 앱’도 아주 유용하다. ‘세탁특공대’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해가고 다음 날 다시 배달해준다. 기존 세탁소를 이용하려면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세탁특공대’ 앱으로 주문하면 직원이 30분 이내로 출동해 세탁물을 수거해가 세탁을 한 뒤 다시 현관문 앞까지 가져다준다. ◇ 새해 계획의 성공을 도와주는, 목표달성 앱 새해 계획과 목표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획을 매일 실천하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체크해주는 앱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Loop습관제조기’는 좋은 습관을 갖게 해주고 관리해주는 앱이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매일매일 실천하고 싶은 것들을 정한다. 예를 들면 아침운동, 글쓰기, 명상, 저녁 간식 안 먹기 등 일상에서 실천하고 싶은 목록을 정하고 실천을 한 뒤 완료 버튼만 누르면 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알람을 맞춰 정해진 행동을 반복하고 체크하면 목표를 얼마나 잘 이행했는지 그래프와 통계로 보여준다. 날마다 쌓이는 활동 이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부진한 결과에 반성할 수도 있고, 꾸준한 실천에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다. 스마트폰 앱 활용도 편리하지만, 매일 체크하는 게 귀찮은 사람은 손목에 차는 ‘스마트밴드’를 이용해보자. 스마트밴드는 걸음 횟수, 이동거리, 심장 박동수 등을 표시해준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일어서라는 표시로 손목으로 진동이 전해지고 내가 목표로 정한 걸음 횟수가 달성되었을 때는 잘했다는 진동 알람이 울린다. 손목에서 알려주는 이 같은 알람에 따라 더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스마트밴드는 브랜드, 기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처음부터 부담스러운 제품을 사지는 말자. ‘미밴드’라는 2만 원대의 저렴한 스마트밴드로도 좋은 습관 만들기 연습이 충분하다. 스마트밴드는 사용하는 친구들끼리도 연결이 되어 누가 더 많이 걸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친구의 운동량과 비교하다 보면 승부욕도 생기고, 서로 목표 성취를 위해 독려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진다.
- 2018-12-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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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손글씨를 예술작품으로, 캘리그라피
-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다양한 캘리그라피 작품과 마주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손글씨를 전문으로 하는 캘리그라퍼가 새로운 직업으로 탄생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새로운 취미활동으로도 인기라는 캘리그라피를 김수영(66), 김종억(66) 동년기자가 배워봤다. 촬영협조 한국캘리그라피협회 서예와 비슷한 듯 다른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그리스어 kallos(아름다움)와 graphy(쓰기)의 합성어로 ‘글이 가지고 있는 뜻에 맞게 아름답게 쓰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쉽게 말해 ‘예쁘게 쓴 손글씨’라고 이해하면 된다. 간혹 캘리그라피를 서예와 혼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진다. 그렇다면 서예와 켈리그라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서예는 점과 선, 먹의 농담(濃淡), 문자 상호간의 조형미를 통해 완성되고 집필법, 완법 등의 규칙이 정해져 있다면, 캘리그라피는 기본 원리는 서예와 같지만 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글씨에 감정과 생각, 기분 등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캘리그라피협회 유현덕 회장은 “‘풍선껌’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뾰족뾰족한 글씨체보다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어울리듯 단어 분위기에 맞는 개성 있는 글씨체로 생동감을 살려 글씨를 표현하는 게 캘리그라피”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동년기자 처음엔 느낌을 담아서 글씨를 쓰라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럴 땐 단어를 입 밖으로 소리 낸 뒤 써보라는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따라 해보니 효과가 있었다. 글씨에 강, 약을 표현했을 때 그 느낌이 달라진다는 점이 신기했다. 김종억 동년기자 솔직히 캘리그라피란 용어가 있는지 잘 몰랐다. 단순히 ‘예쁜 글씨네’, ‘잘 썼네’라고만 생각했던 글씨체들이 캘리그라피였다니! 글씨를 쓴다는 점에서는 서예와 다르지 않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캘리그라피의 다양한 활용 개성과 핸드메이드를 선호하는 현시대에 캘리그라피는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기업의 로고, 영화 포스터, 간판 등 폭넓은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소주 ‘처음처럼’의 상표가 있다. 이처럼 캘리그라피의 사용이 대중화하면서 캘리그라퍼, 캘리그라피 자격증, 학원 등이 생겨났다. 유 회장은 “기본부터 다양한 선을 그리는 방법까지 꾸준한 연습이 중요하다”며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세 시간 이상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캘리그라피를 배웠다면 단순히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엽서, 부채, 머그잔 등 일상 소품에 써넣어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해보는 것도 좋겠다. 김수영 동년기자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 교육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캘리그라피를 검색하면 수많은 교육기관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배울 수 있으니 시니어도 한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특히 한 번 배우면 집에서도 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김종억 동년기자 시니어들이 캘리그라피 자격증을 취득하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재능기부뿐만 아니라 손주들에게도 멋진 캘리그라피 솜씨를 한껏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더불어 창작활동도 함께하면 약간의 수익 창출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는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도전할 만하다. 물론 악필이어도 상관없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처음 시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붓 또는 붓펜, 먹, 머루, 종이만 준비하면 끝. 고가 제품의 붓은 필요없다. 초보자에게는 1만 원짜리 정도면 적당하다. 유 회장은 “고가 제품의 붓은 필요 없다. 초보자에게는 선의 질감 등 다양한 표현을 담을 수 있다”며 “캘리그라피를 심도 있게 배우고 싶다면 붓펜보다는 붓으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캘리그라피는 붓의 종류, 잡는 방법, 종이 종류 등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땐 다른 작품을 따라 쓰는 것보다는 선 긋기, 원 그리기 등의 반복 훈련을 통해 기본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이 끝나면 인사말, 계절과 관련한 문구, 명언 등을 따라 써보자. 보다 즐겁게 연습을 마무리할 수 있다. 김수영 동년기자 처음엔 재미있다기보다는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평소에 붓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붓을 먹에 적시는 것부터가 어색했다. 긴장해서인지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붓을 든 손이 바르르 떨리기도 했다. 천천히 써야 하는데 자꾸 마음이 앞서 선생님으로부터 ‘침착하게 쓰라’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성격이 급한 시니어는 캘리그라피를 통해 마음을 다스려봐도 좋겠다. 김종억 동년기자 2시간의 체험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처음에는 서예를 배운 경험이 있어 아주 쉬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각적인 요소를 고민하다 보니 마음처럼 예쁘게 써지지 않았다. 그다음엔 선생님이 쓴 글씨를 따라 써봤는데 웬걸… 더 이상할 뿐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나만의 느낌을 담은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점점 모양을 잡아가더니 마지막엔 꽤 괜찮게 문장을 만들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 2018-12-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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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스마트폰 활용점수는?
- 요즘은 스마트폰을 제2의 두뇌라 표현한다. 스마트폰만 제대로 활용해도 궁금한 정보를 바로바로 찾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 중 하나인 ‘콤마’는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이 대화방을 만들어 모국어로 이야기해도 각각의 나라 언어로 즉시 자동 번역해준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스마트폰 활용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및 도움말 이종구 SNS소통연구소 소장, SNS상생평생교육원 원장 컴퓨터 세대가 아닌 시니어 중에는 스마트폰 활용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분이 적지 않다. 지금도 문자를 못 보내는 시니어가 많고, 스마트폰을 겨우 ‘휴대전화’ 정도로만 사용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동년배 사이에서도 스마트폰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중장년 세대도 점차 카카오톡, 밴드, 블로그 등을 통해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자칫 소외되거나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너도나도 스마트폰 안에서 사는 세상. 시니어라고 배우려는 욕구가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자식이나 손주들에게 물어보면 “일전에 알려드렸는데 또 물어보세요?”, “이거 배워서 뭐 하시려고요?”라는 말을 듣기가 일쑤. 이런 반응에 짜증도 나고 자존심도 상해 결국 포기하게 된단다. 최근에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활용 강좌와 교육이 많아졌다. 단계별, 용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자기 수준과 필요에 맞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받으러 온 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이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할수록 “제가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네요” 하고 토로하는 분이 많다. 매일 새로운 앱과 서비스가 생겨나다 보니 젊은이라 해도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자주 활용해봐야 스마트 기술이 선사하는 똑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 ‘나 정도면 잘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방심은 금물. 다음은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도 체크리스트’를 준비해봤다. 오른쪽 항목에 따라 자신의 스마트폰 활용 수준을 점검해보자. 결과가 초보자 등급으로 나와도 실망할 것 없다. 하나를 제대로 알면 몇 배로 응용 가능한 것이 스마트폰이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몰랐던 것들은 배우고, 활용도가 적었던 부분은 보완해 스마트폰 고수의 영역에 도전해보자. ◆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도 체크리스트 ◆ *아래 항목에 대해 ‘모른다-1점’, ‘알고는 있다-3점’, ‘활용하고 있다-5점’ [01] 화면꺼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02] 특정 연락처에 내가 원하는 사진과 음악을 설정할 수 있다 [03] 스마트폰 요금제 및 보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 [04] 마이크로 SD카드 및 OTG USB 메모리 사용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 [05] 와이파이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 [06] 자판을 사용하지 않고 말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07]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바로 검색해 찾을 수 있다 [08] 전화 통화 없이 원하는 장소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09]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PC로 쉽고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10] 무음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11] 스마트폰에서 내가 원하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12]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문서를 팩스로 보낼 수 있다 [13] 문서나 책을 촬영하면 5초 만에 텍스트를 추출할 수 있다 [14] 모르는 외국어도 쉽게 그 뜻을 찾고 번역할 수 있다 [15] 스마트폰에서 라디오를 청취하고 사연을 보낼 수 있다 [16] 지하철이나 교통 앱 등을 이용하고 있다 [17] 큐알코드(QR-CODE)를 스캔할 수 있다 [18]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토스 등 결제 앱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 [19]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는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알고 있다 [20] 말로 하면 글로 바꿔주는 메모 앱을 활용하고 있다 ※ 점수별 활용도 지수 1-33점 초급활용자 ㆍ 34-66점 중급활용자 ㆍ 67-100점 고급활용자
- 2018-11-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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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연회, 맑은 느낌 수채화에 빠지다
- 또 다른 느낌의 에너지였다. 붓이 물 안에서 살랑, 찰랑. 물 묻은 붓이 물감을 만나면 생각에 잠긴다. 종이에 색 스밀 곳을 물색한다. 한 번, 두 번 종이 위에 붓이 오가면 색과 색이 만나고 교차한다. 파고, 풀고. 수백, 수천 번 고민의 흔적에 마침표를 찍으면 삶의 향기 드리운 수채화 한 점이 생명을 얻는다. 수채화 그리는 일상을 살아가는 김재열 교수의 제자 모임 ‘수연회’를 찾아갔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각자의 시선으로 색감 물들이는 이들에게는 잔잔한 어울림과 따뜻함이 있었다. 수채화를 그리는 모임 ‘수연회’ “2004년쯤 수채화교실의 인터넷 카페를 만들려고 보니 대표할 이름이 없는 거예요. 마침 그때 KBS2 드라마 ‘겨울연가’ 인기가 일본에서 대단했어요. 일본에 있는 친구가 드라마 촬영 장소를 그려서 책을 만들자고 해서 강원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릴 때였습니다. 그래서 ‘수채화연가’라고 이름을 지었고 지금의 수연회가 됐습니다. ‘수채화를 사랑하는 모임’. 자연스럽게 예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지난 9월 말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에서 열린 ‘2018 한·일 수연회 아카데미전’에서 밝은 얼굴의 김재열 교수를 만났다. 홍익대학교에서 건축미술을 전공하고 1980년대 이름을 날렸던 주식회사 보루네오가구 임원으로 정년퇴임한 김재열 교수.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교육 현장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제자들이 그림 그리는 것에만 멈추지 않는다. 그들의 솜씨를 세상에 알리고 보여주기 위해 매년 이렇게 전시회를 열고 있다. 32년 전 업무차 만났던 일본인 친구 우에노 히로시(上野 博) 첼시아트아카데미 대표는 평생을 함께하는 그림 친구로 꾸준히 교류 중이다. 전시장 안에는 김재열 교수와 제자 45명, 우에노 대표와 제자 18명의 연합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한·일 양국 두 스승과 제자들의 교류 전시회는 올해로 7회째로 수채화 총 64점이 전시됐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한·일 연합 전시를 할 예정이다. ‘나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치러진 이번 전시회에서는 양국 제자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달리던 도시인, 느린 삶에 눈뜨다 수연회에 모인 사람들은 직업군도 나이도 다양하다. 30대부터 80대까지 전·현직 교사, 퇴직 공직자, 주부, 작가, 제빵 경영인 등이 수채화를 그리기 위해 모였다. “선긋기부터 시작합니다. 그림을 잘 모르던 사람도 함께 그리다 보면 실력이 늘어요. 퇴직한 분들도 오십니다. 그림 한 번 그려본 적 없는 분도 있고요. 다들 용기내서 들어오십니다.” 그렇다면 어떤 매력이 있어서 수채화 속에서 이들은 낭만을 즐기는 것일까? “수채화가 다시 사람들 마음속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하더라도 관광지에서 사진만 찍고 끝내지 않아요. 느리게 여행하고 대상을 천천히 봅니다.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남겨오면 더 좋잖아요. 그게 바로 ‘어반스케치(urban sketch)’, 즉 스케치 활동을 하며 도시기행을 하는 것이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인생을 담는 작업이기에 시니어들에게 더 없이 다 필요하다고 김재열 교수는 말했다. “시니어가 ‘고희연’ 같은 잔치 대신 전시회를 열었으면 합니다. 작년에 파킨슨병으로 더는 그림을 못 그리는 회원 한 분이 금혼식과 함께 전시회를 했어요. 도록을 만들면서 옛 사진도 넣어 만들었더니 좋아하더군요. 특히 전시회 도록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장담 못해요. 언제 아플지 모르잖아요. 그림과 기록은 남잖아요. 잔치 대신 전시회! 이런 캠페인을 벌이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 화실에서 만난 수연회 사람들 김재열 교수의 화실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5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림을 그린다. 전시회에서 그림 관람을 하고 방문한 화실에는 수연회원 4명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전시장에 인상적인 바게트 그림을 출품한 제과점 사장 조화익 씨,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박진주 씨, 극작가 진윤영 씨, 13년째 김재열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는 주부 이경자 씨가 넓은 테이블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올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3년째라는 조화익 씨는 서울 인사동과 안국동 근처에서 20년 넘게 제과점을 하면서 화가들을 많이 만났다고 한다. 그분들이 그림을 그려주면 받기도 했는데 그때 그림을 그리겠다는 꿈을 조금씩 키워왔다. 마음속에 떨어져 있던 겨자씨가 어느새 자라 나무가 된 것이다. “젊었을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었지만 제과제빵 기술자로 일하느라 그림 그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올해 제가 일흔여덟 살인데 지금이 내 인생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시기인 것 같아요.” 박진주(37) 씨는 홈스쿨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필라테스 사업을 하고 있다. ‘세월의 향기’라는 작품으로 2017 인천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한 박진주씨는 마무리가 있어서 수채화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유화는 계속 덧칠할 수 있어서 끊임없이 수정할 수 있어요. 끝이 없죠. 그런데 수채화는 끝이 있어요. 상쾌하고 맑아서 좋아요. 색감도 좋고요. ‘세월의 향기’라는 작품을 1년 8개월 동안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덮고 가고 그랬는데 결국 해낸 거죠. 동기부여가 됐어요. 처음에는 이게 뭐냐 했는데 정말 열심히 그림을 팠어요. 수채화를 파고 푼다는 말로 표현하는데 저는 풀지는 못하고 파기만 합니다. 교수님은 물로 물감 농도 조절해서 풀면서 그리시는데 저는 아직 멀었죠.” 이경자 씨는 20년 동안 그림을 그렸고 지금까지 상도 많이 받았다. 5년 정도 소묘를 하다가 수채화를 배우기 위해 김재열 교수를 만났다. 이창포를 그리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던 그녀는 마침 화실에 쌓아두었던 그림을 정리하다가 그림 한 점을 꺼내 보여줬다 “10년 넘게 묵혀놓았던 그림이에요. 2007년도 세계평화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건데 제목은 ‘역주’입니다. 그때는 역동적인 그림만 그렸어요.” 꽃그림만 그릴 줄 알았는데 다양한 모델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찾아본다는 이경자 씨. “SNS에 가수 손담비가 동묘구제시장에서 옷을 사 입고 포즈를 취한 걸 봤는데 멋지더라고요. 드로잉하면 되겠다 싶어서 팔로잉하고 사진 캡처도 했습니다.” 진윤영 씨는 수채화를 그린 지 2년 됐다. 가끔 호랑이나 사자 그림을 그려 SNS에 올렸는데 사납거나 용맹스러워 보이지 않아 그림도 주인을 닮는구나 생각했다고. 그는 지인이 그려 달라던 강아지 두 마리 그림을 보여줬다. 맹수가 아니라 그런지 둥글둥글 귀여운 강아지 모습을 꽤 잘 그렸다. “교수님이 제 연극작품을 좋아해서 때마다 많은 분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 오셨어요. 그림에 관심이 있다 했더니 화실로 당장 오라고 하셨어요. 처음부터 무조건 그렸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림 그리는 시간이 좋습니다.” mini interview 운명 같은 그림, 제자들과 나눕니다 수연회 지도교수 김재열 재능에 칭찬을 더한 삶을 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방학숙제로 냈던 그림이 교실 뒤에 붙은 게 계기였죠.” 형이랑 같이 그려 방학숙제로 냈던 그림이 우수작에 뽑혔다. 그때부터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김 교수는 입소문이 날 정도로 미술 영재로 성장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미화부장을 줄곧 맡았다고 했다. 경상북도 의성 출신인 김재열 교수는 산업인재 육성에 힘을 기울이던 시절 대구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공고라 대학 진학이 멀어지나 싶었는데 때마침 미술반이 생겼다. 고교시절에도 경북 도내에 미술과 관련한 상은 다 휩쓸었다. 그림이 좋았지만 예술을 하면 어렵게 살게 될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우려도 있었다. “그때 홍익대학교 건축미술과가 있다며 한 선배가 얘기해줬어요. 그림에 디자인도 배울 수 있다면서요.” 홍대에서 열렸던 미술 실기대회 입선 경력도 있고 그림에 자신 있었던 김 교수는 무리없이 미대 명문인 홍익대학교에 입학했다. “건축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ROTC 장교로 군에 있을 때도요. 사단 내에서 크리스마스트리 대회에서 1등을 해서 휴가도 나가고 진급도 빨랐죠. 군 제대 후에 보루네오가구에 입사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대규모 가구공장이 인천에 있었거든요.” 그리고 이때 평생의 그림 친구인 우에노 씨를 만났다. 첫 만남부터 평생 친구를 알아보다 “우에노 선생이 우리 가구공장에 견학을 왔어요. 1986년, 32년 전에요. 우에노 씨는 공장장이면서 디자이너였습니다. 저는 회사의 디자인개발 소장이었고요. 그때 제가 불고기 쌈밥을 좋아해서 식당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의 쌈 먹는 방법을 설명해줬습니다. 만났던 첫날 언젠가 함께 미술 전시를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16년 만에 그 약속을 서로 지켰죠.” 그림 공부를 하고 싶었던 우에노 씨는 51세에 회사를 관두고 다음해 영국 첼시로 유학을 떠났다. “우에노 씨가 영국에서 유학할 때 저도 그를 만나기 위해 영국에 갔습니다. 그때 같이 도시를 다니면서 스케치도 하고 말이죠. 1년 3개월 유학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간 우에노 씨는 책도 내고 수채화를 가르치는 미술 아카데미를 개원했습니다. 저는 아직 회사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저도 정년퇴임하고 나서 그림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실도 만들고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말이지요. 우리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멘토입니다.” 드로잉북과 함께 떠나는 여행 취재를 마칠 즈음 꼭 보여줄 게 있다면서 노트를 꺼내 들고 방에서 나왔다. 여행하면서 그린 그림과 비행기 티켓, 글귀 등이 담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드로잉북이었다. “기내에서 와인을 자주 사 마시는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먹고 자고 관광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느낌은 담았으면 합니다.” 그는 기내 사무장이 준 감사편지도 잊지 않고 드로잉북에 붙여놓았다. 더 보고 싶어 방으로 따라 들어가니 크고 작은 드로잉북이 한가득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제자들과 함께하실 생각이냐고 물었다. “즐거우니까 싫어질 때까지? 죽을 때까지 붓 들고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 라이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동창회, 동호회 등이 있다면 bravo@etoday.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2018-11-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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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쓸데없는 것들
- “이 도시 피렌체에 대해 누가 소개 좀 해 주시죠.” “아, 피렌체는 꽃의 도시죠. 영어식으로 플로렌스인데 이탈리아어로 피렌체죠. 도시 문장도 꽃이고.” “이 도시는 뭐니 뭐니 해도 메 부자의 도시죠.” “메 부자라뇨?” “메디치! 다니다 보면 온통 메디치의 흔적이잖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상인과 길드의 도시죠. 그들이 이 도시를 건설했죠.” “아닙니다. 이곳은 근대 과학의 발상지죠. 갈릴레이가 이 도시에서 근대과학의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군. 하하하.” 여러분도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TV 프로그램 ‘알쓸신잡’ 이야기다. 매주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금요일이면 TV 앞에 앉는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나영석PD는 다 아시다시피 예능계의 스타 PD다. 원래 KBS에서 ‘1박2일’을 연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tvN으로 옮기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삼시세끼’, ‘윤식당’, ‘꽃보다 할배’ 등 손대는 프로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나PD는 어느새 새로운 예능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이며 이미 한 예능계 문파의 맹주가 된 느낌이다. 나PD의 기본 바탕은 ‘여행’이다. 영리하게도 이 시대의 로망이 된 ‘여행’ 콘셉트를 바탕에 깔고 등장인물들이 마치 대본 자체가 없는 듯이 수다를 떨고, 뜬금없이 밥을 해 먹거나, 식당을 차려 운영한다. 또한 요즘 드라마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시니어 배우를 등장시켜 생각지 않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코미디언이 나와야만 웃음을 끌어낸다는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고 배우나 가수들이 모여 연기 아닌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재미를 유발하는 발상이 창의적이고 신선했다. 그런 나PD가 드디어 교양에 접목한 것이 바로 ‘알쓸신잡’이다. 처음엔 대중적으로 유명인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등장해 과연 재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 의아했으나 역시 나영석은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물론 재미있는 상황설정이나 구성원들의 말솜씨에 기인한 바 있었지만, 어쩌면 뜻밖에도 시청자의 교양에 대한 갈증이 이 프로의 성공 요인이 아닌가 한다. 과거 TV를 ‘바보상자’라 칭하던 때가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 시청자의 지적 수준이 그들을 추월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이 프로의 성공이 우연은 아니라는 증거가 프로그램 이름에 들어있다. ‘알쓸신잡’이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을 줄인 말인데 본디 ‘알아두면 쓸 데 있다’와 ‘알아봐야 쓸데없다’는 것이 논리적 표현인데 이를 마구 잘라 붙여 논리를 비트는 묘한 재미를 준다. 그들이 비록 어려운 전문적인 세계에 대해 떠들지만, 못 알아들어도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절묘하게 드러낸 데서 시청자들에게 지적 만족과 정서적 쾌감을 동시에 전하는 것이다. 그 ‘알쓸신잡’이 드디어 해외로 진출했다. 인류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를 거쳐 르네상스의 본고장 피렌체와 근, 현대 최대 비극의 중심지인 독일로 향한다. 거치는 곳마다 등장 패널들의 수다가 이어진다. 때로는 개인적 취향과 감성을 드러내고, 때로는 그곳에 형성된 문화와 문명의 배경을 이야기한다. 알아봐야 별 쓸데는 없다. 그런데도 묘하게 몰입된다. 본디 쓸데없는 것이 위대하다는 것을 일깨운 이는 노자(老子) 선생이다. 이 세상이 쓸 데 있고 실용적인 것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문명은 인간의 쓸데없는 호기심이 만든 것 아닌가. 오늘날 현대문명이 이다지도 삭막하고 우리의 노년이 이렇게 쓸쓸한 것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어린애 같은 호기심을 잃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 2018-10-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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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붕 세대공감, 일부 방 월세 놓을 수 있다
- 주택연금에 가입한 주택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들 한다. 남는 방을 임대하고월세를 받아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 바로 서울시의 ‘한 지붕 세대공감’이다. 이는 시니어와 대학생을 이어주는 홈쉐어링에서 출발했다.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 지붕 세대공감’은 고령층 복지정책 및 거주 취약계층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다. 방 1개 이상 주택을 소유한 60세 이상의 고령자와 대학생을 연결하여 고령층에게는 임대수입을 보장하고 대학생에게는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한다. 세를 들어가는 대학생에게는 보증금 없이 시세의 50% 수준인 월세를 받는다. 또한, 월세를 놓기 위한 도배나 장판 교체비용 등 방 1개당 100만 원 한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 수령액에 월세를 추가할 수 있게 되어 노후생활비 마련을 늘릴 수 있다. 실제 사례를 찾아봤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C 씨는 69세에 4억 원 나가는 아파트를 2016년에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매월 125만 원을 받는다. 남는 방 2개 중 1개를 대학생에게 임대하여 매월 25만 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탠다. 주택연금 125만 원과 합해 150만 원을 노후생활비로 쓰게 되어 적정 노후생활비 146만 원(개인 기준) 이상을 확보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생과 함께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의 간단한 도움을 받고 고독감을 해소하는 역할도 하여 바람직하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원으로 입소하여 주택을 비워 두어야 할 경우에도 SH공사 공공임대제도를 활용하여 주택 전체를 월세로 임대할 수 있다. 노후생활비 확충의 한 방법으로 활용해 볼만한 주택연금 제도의 보완책이다.
- 2018-10-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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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 삶의 터전 지키는, 오름매니저
- 노후를 내가 태어날 곳 혹은 평생 살았던 고향에서 봉사하며 보내는 것은 아마 많은 이가 꿈꾸는 여생의 모습일 것이다. 그 장소가 경탄할 만한 아름다운 곳이라면 금상첨화이리라. 여기 전국의 시니어가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갖고 고향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다소 낯선 명칭인 ‘오름매니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오름은 형성 방식에 따라 세분화해 구분하기도 하지만 간단히 정의하면 제주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록에서 해안까지 널리 분포되어 있는 작은 화산체를 의미한다. 모양에 따라 넒은 평지 같기도 하고, 작은 언덕이나 산 같기도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이것들을 오름이라 부른다. 화산체라고 이야기하면 무언가 특별하고 진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주에는 크고 작은 오름이 368개나 존재한다. 제주도민들이 오름을 생활 터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제주에 오름만 368개 문제는 이런 오름이 제주 도처에 존재하고 관광자원으로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마땅치 않아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는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다. JDC 측은 지난해 말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와 함께 신중년의 사회 경험과 재능을 일자리로 잇는 ‘이음 일자리 사업’을 위한 새로운 직종을 찾고 있었다. 도내의 중장년이 제주도 발전에 기여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나섰던 것. JDC 관계자는 “그러다 오름을 보호하기 위해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음 일자리 사업을 통해 탄생한 직종은 오름매니저를 비롯해 관광지를 중심으로 콘서트를 펼치는 버스킹 공연단, 주요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사서, 푸드메신저, 일자리 지원단 등의 직종도 선발됐다. 이 과정을 통해 2월에 발대식이 이루어졌고 오름매니저 160명을 포함해 총 250명의 중장년이 새 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JDC 임석환 주임은 “제주 전역에 퍼져 있는 오름 중 관광객의 방문이 잦은 곳을 중심으로 관리 방안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직종이 바로 오름매니저”라고 설명하면서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원인 오름을 아끼고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숲해설사나 문화관광해설사처럼 오름의 역사적 배경이나 오름의 자연적 특징을 설명해줄 인력이 요원했다. 오름을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증가하는데, 여행의 재미를 더해줄 스토리 텔링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오름매니저에게 주어진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됐다. 오름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역사적, 자연적 배경을 설명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환경보호와 해설이 주임무 오름매니저가 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만 50세에서 70세의 나이에, 제주도에 거주 중인 주민이면 된다. 지원자들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 가장 많으며 선발된 인원 중 최고령자는 만 70세를 꽉 채운 주민이란다. 이렇게 올 초 선발된 1기 오름매니저들은 2주간의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오름 내 쓰레기 수거 등 환경관리를 위한 실무적인 것부터, 진드기 감염이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오름의 역사적 배경 소개까지 다양하게 이뤄졌다. 한 오름매니저는 “아무래도 고령의 참가자가 많다 보니 오름 관리 과정에서 사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교육이 많았다”고 말하면서 “평생 제주에 살면서도 몰랐던 오름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오름매니저는 3월부터 8월까지 총 6개월간 18개 오름을 관리했다. 새별오름이나 거문오름, 송악산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오름을 중심으로 오름매니저들이 현장을 누볐다. 단순히 현장관리만 한 것이 아니라 관광객 대상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올여름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오름매니저들도 비상이 걸렸다. 더위가 이어져도 관광객들은 찾아오지만 중장년의 건강에 폭염은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오름매니저가 2인 1조로 근무하는 이유에는 이러한 고려도 있다. 오름매니저의 근무 방식은 2인 1조로 배정된 오름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하는 형태다. 오름매니저를 위한 유니폼과 명함도 지급되고, 겨울을 대비한 추가 유니폼도 준비 중이다. 근무시간은 매주 12시간에서 14시간 정도다. 시급으로 따지면 시간당 약 9500원을 받는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매달 약 45만 원이다. 업무강도 등을 고려하면 적은 돈은 아니라고 오름매니저들은 말한다. 1차사업 진행에 대한 정확한 결과 보고서는 아직 작성 중이지만, 오름매니저에 대한 기관과 참여자의 평가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오름매니저들이 파견된 오름의 경우 자연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의견이 많다. 참여자 96%가 활동에 만족 JDC는 1차사업 종료 후 6개월간 참여했던 오름매니저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했다. 전체 인원 중 96%는 “활동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99.6%가 “2차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희망의 뜻을 밝혔다. JDC는 9월부터 시작되는 2차사업을 위해 추가 오름매니저 선발을 진행했다. 9월 12일 마감된 추가 오름매니저 선발에는 29명을 뽑는데 127명이 지원했다. 무려 4.4대 1의 경쟁률. 1차 때는 오름매니저라는 직종이 생소해 경쟁이 심하지 않았지만, 사업 진행을 통해 중장년에게 좋은 일자리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원이 몰렸다. “매일 산에 오르니 건강에도 좋다”는 소문까지 났다. 추가 인원이 합류한 2차사업에는 총 189명의 오름매니저가 활동하게 되며, 관리 오름도 2개소가 늘어 총 20개 오름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인원 확대와 함께 제공 서비스 확충도 고려 중이다. 현재는 관광객이 오름매니저 해설을 듣고 싶어도 사전예약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 부분의 개선도 준비 중이라고 JDC 관계자는 귀띔한다. 오름매니저 활동에 참가자들이 만족하는 데에는 일자리, 보람과 함께 제주도민의 정서 속에서 오름이 차지하는 의미도 간과할 수 없다. 제주 토박이라 자처했던 한 오름매니저는 “제주도 사람에게 오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삶 속에서 늘 함께했던 터전”이라고 소개하면서 “인생에서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포함한 일상을 오름 위에서 해왔기 때문에 오름을 지키고 보살핀다는 것은 단순한 일자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오름매니저의 활동이 100%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참여자들은 관광지에서 오름매니저들의 대기 공간이 없어 어려움이 있고, 오름매니저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점을 논의할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오름매니저의 활동은 제도적으로도 상징성을 갖는다. 중장년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있어 지자체의 자연환경을 살리면서, 관광자원을 활성화하는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단순한 청소나 관리 역할이었다면 보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적절한 교육을 통해 지역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역할까지 부여함으로써 참가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오름매니저에게 보람과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한 셈이다. 국내 전체 인구의 14%에 육박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일자리 마련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가 골머리를 썩고 있는 지금, 오름매니저가 제시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참고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 2018-10-18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