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내린다. 정말 모처럼의 단비다. 제발 대지를 흠뻑 적셔주면 좋겠다.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농심이 얼마나 고대한 비인가. 그러나 좀 내리나 하던 빗줄기는 야박하게도 금세 그쳐버린다. 또 태양이 쨍쨍한 햇볕을 내리비추며 심술궂게 혀를 내밀고 있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뭐 그런 게 있을까 싶지만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
혜민이는 필자 딸과 동갑내기인 평택여고 보통과 학생이었다. 딸은 문과, 혜민이는 이과였다. 혜민이를 만난 곳은 학교의 '특별한' 도서실에서였다. 그 도서실이 특별한 이유는 필자의 건의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책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자 가장 좋은 친구입니다. 책 속에 삶의 지혜가 있고 길이 있습니다."
새 학기 첫 수업 시간이면 필자가 늘 독서를 강조하며
태양은 분출(奔出)한다 온 몸의 열정을
당신의 열기는 대지를 데우고
만물을 생장시키나니
어머니 가운데 참 어머님이시어라
찌는 듯한 더위는 구름을 타며
바람을 짊어지고 넘나드나니
푸르른 앞산 청포도가 익어갈 즈음
땀에 밴 농부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절로 이네
내리쬐는 햇살 아래 파아란 바다와 흰 파도
끝이 없어 보이는 저 수평
가문 땅을 적시는 단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 서울시가 주최하고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가 주관하는 서울 詩 기행을 나섰다. 미세먼지도 말끔히 걷히고 길가의 초여름 나무들은 상큼하고 싱그러워 내 삼십대를 떠올리면서 정동골로 향했다.
정동은 근대사가 곳곳에 살아 쉼 쉬는 곳이요 덕수궁 돌담길은 내 데이트 코스이기도 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덕수궁의 동문인 대한
근 30년을 알고 지내는 미국인 친구가 있다. 직장생활을 할 때 그는 바이어였고 필자는 스포츠 장갑 수출을 담당하는 임원이었다. 미국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하기 위해 관련 업체 디렉토리를 보고 팩스를 보냈다. 몇 군데서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미국 출장을 떠났다. 미국 동부부터 바이어들을 만났으나 정보만 빼내려는 바이어도 있었고, 처음이라 아직 미심쩍어하는 바
“거기, 아무 것도 없어”
공주와 부여, 익산 일원의 백제역사유적지구 팸투어를 간다는 말에 지인이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방을 메고 출발하는데 김빠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공주 공산성에서 시작해 공주와 부여 일원을 둘러보자, 지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됐다. 기원 전 18년, 고구려에서 쫓겨난 비류와 온조가 한강유역 위례성에 세운 백
“안전벨트 꼭 매세요. 출발합니다.”
2017년 총동문회 상반기 안보 탐방을 진해로 떠난다는 말에 얼마나 들떴는지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뒤척이다 일어나 탐방 준비를 했다. 일 년에 두 번 탐방이 있지만 매번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어린 시절 수학여행 떠나는 기분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들떴던 마음과는 달리 긴 여행이어서 슬슬 허리가 아파오고 몸 여
점심을 먹은 후에는 모두 빙 둘러앉아서 수건돌리기 놀이와 ‘어, 조, 목 놀이’도 했다. 어, 조, 목 놀이는 리더가 종이방망이를 들고 다니다가 한 사람을 지목한 후 어, 조, 목을 몇 번 되뇌다가 ‘어’ 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재빨리 물고기 이름을 대야 하며 ‘조’ 하면 새 이름을, ‘목’ 하면 나무 이름을 대야 한다.
3초 안에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종
한밤중 나타났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처럼, 비밀스러운 거래가 일어나던 도떼기시장을 이른바 ‘도깨비시장’이라 부르곤 했다. 이처럼 특정한 날과 시간이 되면 열리는 장이 있다. 바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다. 청계천과 한강공원 등 물가 인근에서 열려 밤공기가 선선한 6월이면 산책 삼아 거닐기 제격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하 야시장)은 서울시에서
모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속초에 갔습니다. 소금내음 물씬한 속초앞 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물고기 중에 참 못생긴 놈이 가끔 눈에 띱니다. 아귀, 삼식이, 곰치 그리고 뚝지가 그렇습니다. 정말 희한하다 싶을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그 중에도 뚝지는 정말 못생겼습니다. 그래서인지 옛날에는 이런 물고기는 잡았다가도 재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