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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년기자 칼럼] 노인 특화형 일자리가 필요하다
- 법으로 정년을 보장한 60세까지 근무한 뒤 박수받고 정년퇴직해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앞으로 10여 년은 너끈히 더 현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그냥 해보는 큰소리가 아니고 건강관리를 원만히 한 사람은 실제도 그렇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다 알고 있는 진실이다. 그래서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서 인생이모작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액티브 시니어가 되라고 권장하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집안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활동하라는 말을 안 해도 ‘100세 시대’에 60세에 퇴직하고 남은 사십 년을 ‘구둘 장군’으로 지내기는 누구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도둑질 말고는 무슨 일이든 찾아보려고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갖다 부치지 않아도 집안 식구들 등쌀에 집안에만 있기는 어렵다. 퇴직자가 왜 계속 일을 하려고 하는가? 우선은 먹고 사는 경제력이다. 퇴직금 1억 원을 은행에 넣어봤자 월 20만 원을 손에 쥐기가 힘든 데 세금은 15.4%나 뗀다. 허드렛일로 월 100만 원을 번다면 은행에 6억~7억 원을 예금한 것과 맞먹는다. 퇴직했다고 해서 안 먹고 안 입고 살 수가 없다. 퇴직해서 근로수입은 없어져도 소비지출은 그만둘 수가 없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거나 극소수의 재테크에 성공한 재력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자연히 퇴직하는 순간부터 돈 걱정하는 것이 일반 서민의 자화상이다. 부모님도 살아계시고 자녀들 결혼마저 늦어져 함께 살고 있다면 퇴직했다 해서 보따리 싸 시골로 내려가기도 어렵다. 자연히 이런저런 돈 벌 궁리를 하느라 불면의 밤은 깊어간다. 집안에서도 가장이 놀고 있으면 분위기가 저기압이다. 공원 벤치에서 만난 김철수(가명ㆍ67) 씨는 “갈 곳이 없어도 이렇게 집을 나와야 아내도 숨을 좀 쉰다”고 한다. 매일 출근하던 남편이 어느 날부터 거실에 턱 버티고 있으면 아내가 얼마나 답답해할 것이냐는 말이다. ‘아빠 내일부터 출근한다.’ 라는 말이 어떤 꽃 노래보다 하고 싶은 말이고 가족들은 듣고 싶은 속삭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 토막의 급여를 주는 일자리도 마다치 않고 노인들이 줄을 선다, 문제는 적은 돈을 버는 일자리에 퇴직자들이 인생이모작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박수 보내고 축하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퇴직했으면 그만 집에서 쉬시지 새로운 일자리 찾기에 혈안이 돼 반 토막의 급여도 고맙다고 감지덕지 일하는 노인의 모습을 사시의 눈으로 째려보는 젊은이들도 있다. 자식의 일자리를 뺏는 비윤리적 아버지로 매도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고령자 취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자리를 시니어들이 뺏어간다는 시각이다.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누가 차지하는가에 대한 갈등구조다. 두 번째로 동남아, 중국 등 출신 외국근로자 때문에 몇 년간 인건비가 제자리걸음 하는 상황에서 시니어까지 저임금 경쟁에 가세해 인건비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니어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도 젊은이들의 눈칫밥 먹는 신세로 전락해 길게 다니지 못한다. 뭔가 100세 시대에 걸맞은 정부 정책이 있어야 한다. 우선 노동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고 방치하지 말고 노년의 경험이 필요한 특화한 일자리를 특화해야 한다. 요일별 근무제나 바쁜 시간대의 파트타임 등 가변성 있는 노인 일자리가 필요하다. 어린이 놀이터의 안전점검, 불량식품 단속요원도 좋다. 공원이나 우범지대의 순찰이나 청소도 노인의 특화된 일자리로 손질해서 만들어야 한다. 9시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고정된 근무 개념을 깨뜨려야 노인의 일자리가 많아진다.
- 2016-05-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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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6]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 상위 1%를 위한 프라이빗 시니어타운의 신세계를 열다
- 투박하지만 솔직한 화법. 박동현(朴東炫·60) ‘더 클래식 500’ 대표의 말투가 그렇다. 그러나 그러한 순박한 인상 속에는 맡은 지 2년여 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수완 좋은 경영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을 거치며 호텔업계의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만년을 맞이하여 시니어타운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몸담은 박 대표는 최근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한 그의 행보에는 시니어 주거공간의 필요성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꾸는 의지마저 담겨 있었다. 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는 “시니어업계의 삼성전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시니어 사업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입장에 어울릴 법한 야심이라면 야심이다. 하지만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도심형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의 성공적인 런칭과 운영을 보면 그의 말이 단순한 홍보용 문구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즐겁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시니어타운의 적절한 입소 시기를 물었다. 나이가 많아 건강이 나빠진 후에 들어가려면 건강 문제로 입주가 허락되지 않아 요양원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골프연습장, 당구장, 헬스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서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즐기고 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라는 신세계 1990년대 시니어타운 초창기에는 전원 속 '나홀로 단지'의 성격이 강했지만 요즘은 도심형이 대세다. 도심형의 특징은 1차원적 주거공간이 아닌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형’이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도심형 노인주거복지시설인 더 클래식 500은 실버타운이 아닌 ‘시니어타운’으로 명칭지어져 있다. 실버라는 말보다는 시니어라는 말이 더 듣기가 좋더라는 박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버타운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실버타운으로 각광받는 게 도시형입니다. 처음에 실버타운 개념이 나왔을 때 삼성도 뛰어들었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했습니다. 아는 것, 깨닫는 것,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고 하죠. 아는 것만으로 실행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자연 속에서 깨끗한 공기와 함께 지낸다’는 게 시니어타운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신이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 입장에서, 사회로부터 은둔된 실버타운으로 가면 고립된 느낌을 받게 되고 생활 면에서 안 좋을 수밖에 없어요.” 박 대표는 과거 실버타운들의 실패 사례를 토대로 더 클래식 500을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콘셉트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서 광진구에 위치함으로써 가지게 된 교통, 쇼핑, 문화시설 등 주변의 인프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시 생활과의 연계점들을 마련하여 사회와 동떨어진 느낌을 받지 않도록 고려했다. “외국은 시니어타운이 대학교 주변에 많아요.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게 시니어들의 멘탈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합니다. 우리도 그런 시도를 해서 다행스럽게 성공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요.” 그 무엇보다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더 클래식 500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하우스키핑, 컨시어지 서비스와 같은 생활 지원 서비스,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한 체계적인 의료 지원 서비스, 문화 및 여가 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여가 지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주거 단지 내 시니어들을 위한 모든 생활 편의 환경이 갖춰져 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의 서비스가 이뤄져서 여성층의 만족도가 높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체력이 약한 시니어는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된 전문 메디컬 서비스를 받으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했다. 또한 29개의 동호회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서로 소통하며 배움의 열의를 갖게끔 설정했다. “그런 것들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여타 실버타운과 다를 게 없죠.”라는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90세가 넘으셨는데도 건강한 분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우리 직원들의 친절성과 정직도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핵심가치가 네 가지인데 합쳐서 ‘HEAD’라고 불러요. Honesty(정직), Excellence(탁월함), Accuracy(정확), Differences(차이)가 그것입니다. 병원도 호텔도 우리보다 나은 데들이 있는데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니어 사업, 연륜의 힘이 필요하다 신라호텔과 조선호텔 등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호텔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박동현 대표는 시니어 사업의 CEO로 일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깨닫는 점이 많았다고 말한다. “제가 올해로 60인데, 부모님이 돌아가셨지만 옛날에 불효했던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시니어 사업의 CEO는 인생을 경험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남자가 출산의 고통을 안다고 말해도 실은 몰라요. 여자가 아니고 겪어보질 못했으니까. 마찬가지로 연세 드신 분들과 함께하려면 아무리 유능하다 하더라도 젊은 경영자라면 해결하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의 운영에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설립된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는 약 50여 회원 기관들이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상호간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취임 후 2년 여만에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이야말로 그가 회장으로 뽑힌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 사회는 완전한 고령화 추세입니다. 우리 협회가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제도를 바꾸는 일 말이죠. 최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중인데 현실을 너무 몰라요. 정책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어요. 안타깝습니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노인복지법에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주거복지시설과 복지주택의 두 종류로 나뉘어 있다. 그렇게 분류되어 있는 이유는 노인복지법에 의한 노인복지시설은 요양보호사 등의 필요 법적인원이 있기 때문이다. 주거복지시설은 그런 필요 법적인원을 요구하는 반면 복지주택은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거복지시설로 신청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가 주택복지로 바꿔서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사실상 둘은 같은 것인데, 법제가 이원화되어 불필요한 행정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책에 답답함 느껴 박 대표는 요우커(遊客) 유입에 따른 대기업들의 호텔 건축도 문제라고 보고 있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호텔은 포화 상태예요. 재앙이 될 겁니다.” 흔히 관광업에서는 요우커의 증가 추세를 객실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그러나 그것만 따지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요우커들은 하이 클래스에는 안 들어가요. 십만 원 안쪽 비즈니스 호텔에 주로 들어가죠. 그리고 그들은 일단 도착한 다음에는 쇼핑하느라 바빠요.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호텔 점유율이 80% 이상이었으나 요즘은 50% 안팎밖에 안 됩니다. 많아야 60% 내외예요. 그런데 또 짓는다고 하니….” 박 대표는 직접 통계를 보이며 설명을 이었다. 2014년에 내한한 요우커는 약 613만 명이고 2015년에는 598만 명으로 20여만 명가량이 줄었다. 그런데 서울만 봤을 때 2012년도의 호텔 수는 151개에 객실 수가 2만 5710개였는데 2015년에는 295개 호텔에 4만 2444개의 객실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군다나 이 통계에는 일반 숙박업인 모텔이나 여관, 게스트하우스 등의 시설들은 빠져 있다. 소비 대비 공급 과잉의 이러한 현실에서 실제적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수치는 올라갈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 문제, 위기감 느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시의 사업 수행 계획을 보면 호텔 184개를 추가함으로써 객실 수는 2만 8926개가 늘어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대로 하면 2019년에 서울에는 479개 호텔에 7만 1370개의 객실이 생기게 된다. 가히 ‘호텔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될 막대한 숫자다. “그러다 보니 가격 인하 정책을 남발하게 되고, 당일 ‘땡처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되는 거죠.” 지나친 호텔 포화 상태에 대한 대안으로 박 대표는 호텔 건축에 있어 객실을 150실 정도로 줄이고 시니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자체로 사회적 기여도 되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데 정치인들은 싸우고만 있어서…. 사람이 없으면 소비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고령화 문제는 국가 존립의 문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다 연결되는 문제인데, 답답합니다.” 박 대표는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회장으로서 3년 임기동안 반드시 하고 싶은 4가지 일을 강조했다. “첫째, 시니어 세대가 검증된 노인 주거복지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둘째, 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효율적, 비현실적인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하겠습니다. 셋째, 한국의 첨단 IT기술과 접목한 노인 주거관리시스템 및 고령친화 IOT 개발에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국내 노인 주거복지시설들의 해외 시장 교류 확대와 발전을 위해 주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시니어 세대들의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해 전문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여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하고자 주력하겠다고 한다. 또한 입주 100%·만족도 200%·재입주 94%를 달성한 더 클래식 500 시니어 타운에서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한 시니어 라이프 트렌드’를 리드하는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라이프 케어를 넘어 체계적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로 이처럼 고령화사회로 인한 문제 발생, 그리고 수요 발생에 대비하여 더 클래식 500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저희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벨트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수평적으로는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대전 등등 일곱 군데 정도에 수평적 벨트를 구축하는 겁니다. 수직적으로는 여기 계신 분들이 몸이 더 안 좋아지시면 갈 수 있는 다음 장소를 마련하여 그야말로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노년의 삶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인식의 변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시니어타운 사업을 하면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서비스는 항상 어제보다 나아지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항상 계속적으로 나아지는 서비스를 위해 아이디어 생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관심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지요.”
- 2016-04-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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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철 반려동물 프랜차이즈 ‘쿨펫’ 대표 [3]
- “한 번 선택하면 18년을 좌우합니다.” 순간 그의 눈빛이 변했다. 만난 후 내내 온화한 의사선생님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였는데, 이야기 주제가 동물 입양으로 옮겨지자 갑작스레 진지해졌다. “사람을 입양하는 것과 같죠. 개와 고양이 모두 최근 수명이 길어져 평균 18년 정도 사는데, 함께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굉장히 긴 기간입니다. 신중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박효철(朴孝哲·55) 대표는 국내 최대의 애견 프랜차이즈의 최고경영자이자 진료도 함께하는 대표원장 역할도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쿨펫(Cool Pet)은 전국에 150여 개 가맹점이 있고, 전국의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 대부분의 대형마트를 선점하고 있다. 이 밖에 호텔이나 놀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의 프랜차이즈 위즈펫(Wizpet) 등 그가 론칭한 크고 작은 애완동물 브랜드는 모두 5개나 된다. 수명 얘기가 나오니, 돈벌이만 생각한다면 순환이 빠른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나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지만, 그의 진중한 태도에 얄팍한 이야기는 입 밖에 내지도 못한다. 박효철 대표의 말에 따르면 애완동물, 반려동물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커지며,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한다. “최근 혼자 사는 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애견인(愛犬人), 애묘인(愛猫人)들이 늘었어요. 최근에는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빈자리를 반려동물로 채우려는 시니어들이 늘어났습니다. 동물별 비중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개를 선택하는 인구가 90% 정도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고양이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이 추세라면 30%를 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니어 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의 사례에 비춰보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신인구 중 70% 정도가 시니어층이라고 한다. 시니어들이 개보다 고양이를 더 많이 선호하는 것도 한국과는 다른 특징이다. 시니어의 반려동물로 선택되는 개와 고양이의 비율은 4대 6 정도다. 생활공간 등의 문제로 망설였던 반려동물의 사육을 이제라도 시작하려는 시니어들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그의 사업영역인 동물병원이나 관련 매장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지인 중에서 이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을 찾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실제 기르고 있는 사람을 찾아 밥은 어떻게 주는지, 훈련은 어떻게 시키는지, 그 외의 관리상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미리 듣고 학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사육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 이후에 본인이 기르고자 하는 동물의 특징을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입양은 맨 마지막 단계입니다. 천천히 해도 늦지 않습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입양을 하다보니 유기견의 증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유기견의 입양도 캠페인처럼 펼쳐지지만, 사육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시니어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유기견의 경우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친 상태에서 구조되는데, 관련 기관에서 육체적인 상처는 치료해도,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 둔 채 입양을 보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의 준비가 몇배 더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입양된 유기견들이 파양(罷養)되어 돌아올 확률은 절반에 육박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니어에게는 어떤 동물이 키우기 좋을까? 물론 개인의 취향이 우선시되어야겠지만, 개와 고양이 중에서 선택하라면 고양이가 편하다고 조언한다. “개는 의존적이어서 항상 곁에서 돌봐줘야 하지만, 고양이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과 음식만 준비된다면 며칠 동안 집을 비워도 문제없을 정도죠. 배변 훈련도 모래만 준비하면 됩니다. 가르칠 필요가 없죠. 그래서 키우기 편한 쪽은 당연히 고양이입니다. 만약 강아지 중에서 추천하자면 몰티즈나, 요크셔테리어, 푸들, 시추 같은 소형견이 적합하죠. 하지만 인위적으로 몸집을 줄인 아주 작은 견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확대되면서 관리에 대한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이 늘어났지만, 지나치게 과잉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너무 병원을 자주 찾거나, 보호에 힘쓰는 것보다는 산책을 하는 등 같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 하다고 설명한다. “사람처럼 반려동물도 병원을 가 버릇하면 계속 탈이 나게 되어 있어요. 병원은 큰 문제가 없으면 일년에 한 번 정도 예방접종하러 가면 되고, 먹는 것도 그냥 사람 먹는 것을 함께 먹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그렇게 동물들을 키워왔고, 동물들은 그렇게 살아남았으니까요.” 입양할 동물이 결정되고 집에 들이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라고 조언했다. “개든 고양이든 한 일주일 정도는 일부러 만지려 들지 말고, 먹이를 줄 때를 제외하고는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고 나서 적응이 되면 먼저 가까이 다가올 겁니다. 산책할 때도 목줄을 조금 여유 있는 길이로 맞춰, 가고 싶은 곳으로 따라가는 형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다 보면 상대도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을 통해 얻는 장점을 박 대표는 ‘교감’으로 이야기했다. 사람과 사람은 말로 교감을 하지만, 사람과 동물은 원초적 감정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좀 더 근원적인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일부에선 동물이 수명을 다할 때의 상실감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동물을 한 마리 더 입양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나이 많은 동물에게도, 그를 잃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식구가 힘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니어가 동물을 키우게 되면, 동물이나 사람의 수명을 고려할 때 평생을 함께하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반려동물이라는 말 그대로 남은 생을 함께 할 식구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입양에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 2016-03-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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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화장품을 닮은 남자, 카스인바이오 김진뢰 부사장
- 시니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일’이다. 샐러리맨 사회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에서 시니어가 되어 마침내 만나게 되는 ‘은퇴’라는 단어에는 인생의 패배자라는 좌절감과 괴리감을 심어주게 만드는 힘마저 담겨 있다. 수많은 시니어가 은퇴 이후의 삶을 꿈꾸면서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은퇴 후 다시 일을 하는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경영의 세계에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는 김진뢰(金鎭雷·63) 카스인바이오 부사장을 만나 그 열정을 찾아본다. 화려하고 성공적이었던 과거를 가진 시니어일수록 은퇴 이후의 직업 설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선택폭이 줄어든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과 함께 두려움도 있다. 주변의 걱정 어린 얘기들이 실제로도 벌어지는 것 아닐까. 이런저런 고민들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인생 2막을 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화장품이 2막 인생 여는 전환점 “쉬운 일이 어딨어요. 다 발품 팔아야 되는 일이지.” 20대 청년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 그러나 이 말을 한 사람은 예순두 살의 시니어다. 바로 카스인바이오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는 김진뢰씨.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든 2막 인생에 대해 다분히 생활인적인 감수성을 보여줬다. 그는 과거 삼성생명에서 승진을 거듭하여 상무이사까지 올라갔으며 삼성생명의 자회사였던 인피언컨설팅의 사장을 지내고 퇴직한, 성공적인 대기업형 인재였다. 그랬던 그가 근무하고 있는 카스인바이오는 사원수 20여 명 정도의 작은 회사로, 김 부사장은 화장품인 SRB 제품군을 맡고 있다. 고농도 효소 처리한 미강(현미에서 백미로 정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겨와 깔눈으로 이루어진 속껍질 가루)을 활용해 피부 자극도를 낮춘 ‘SRB(Stabilized Rice Bran)’는 사용해 본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매니악한 유저층을 확장시키고 있는 중이다. 종전에는 쌀겨 성분자체에서 산화가 쉽게 일어나는 특성 때문에 최근까지 화장품에 적절히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SRB 환한 쌀뜨물 효소 세안제는 레티놀과 감마오리자놀,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 비오틴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부한 보습과 영양공급, 브라이트닝 효과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잘나가던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까지 했는데 갑자기 화장품 판매업으로 업종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다지는 이유가 참 궁금했다. 그렇다. 아무리 호평을 받는 제품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근무했던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과 비교하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은 더없이 작은 중소기업이다. 더군다나 그가 과거에 했던 보험과 현재 하는 유통은 하는 일의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많은 격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그가 자리를 옮길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엔지니어 연구원 출신인 사장이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에요. 차근차근 회사를 키워온 과정을 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품이 좋았어요. 그래서 확신이 들었죠.” 한국에서의 중소기업 경영, 정말 대단한 일 경영자와 제품에 대한 믿음이 그의 선택을 결정하게 만들었다는 우직한 답변. 그러나 조직의 사이즈가 다르고 하는 일의 종류가 다른 일이었다. 어려움이 없었을 리 없다.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의 이사에서 중소기업의 부사장이 되어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제가 대기업에 오래 있어서 잘 몰랐는데, 요즘은 중소기업을 경영한다는 어려움을 피부로 느낍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대기업의 갑질이 너무 심합니다. 상품 소개를 위해 미팅을 갔을 때 살면서 그렇게 푸대접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었어요. 넥타이를 안 매고 갔더니 경비실에서부터 차단하더군요. 그나마 삼성 계열사 같은 데는 제가 전직 임원이다 보니 이름 치면 나와서 괜찮았지만…. 현직에 있다 나오면 눈높이를 최대한 낮추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30년간 비즈니스마인드를 가지고 살아왔으니 여기에 다른 아이템을 적용해도 될 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어차피 고객을 끌어들여 상품을 판다는 기본적인 원리는 똑같지 않은가. 후배에게 ‘나 아직 얻어먹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삼성을 떠난 임원들의 친목 모임 ‘성우회’에 가서도 자신있게 화장품 설명을 하거나 기업체 사업 설명회, 공기업 바자회, 골프 모임 등 하물며 생일파티 판촉물에도 화장품이 들어갈 정도니 김 부사장의 수완과 흡인력은 탁월하다. 어느 날에는 50개들이 화장품 박스를 들고 주차장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는 일도 있었다. 또, 어느 날에는 물건을 싣고 하루에 200km를 이동한 적도 있었다. 김 부사장은 그날을 다시 일하기 시작한 뒤 가장 힘들었던 날로 기억했다. 하루동안 미팅 장소에 도착해서 자료 보여주고, 샘플 주고, 설명을 반복하기를 수 차례. “막노동이 따로 없더군요. 그 외에도 제품 홍보를 위해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아파트 부녀회, 관리사무소 등등.” 그는 인터뷰 도중 SRB에 관한 다양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가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료들이다. 그가 얼마나 준비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힘들지 않으냐고 물어봤다. 그 말에 그는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다. “‘이 제품, 좋은 제품이야’라면서 추천해주고 ‘같이 윈윈해보자’라고 말하는 거예요.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시니어가 갖고 있는 노하우가 얼마나 많아요? 그게 사장되고 있어요. 삼성 출신 임원 모임에 나가보면 일하는 분들 수는 한 10% 남짓 되는 거 같아요. 저는 그건 아니다 싶어요. 연봉 몇 억씩 받다가 여기 와선 반도 못 받고 있지만, 제 용돈은 됩니다. 후배들한테는 ‘나 아직 얻어먹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죠. 지금도 후배나 친구를 만나면 제가 밥을 사요.” 그는 “솔직히 우리 세대가 직장을 나와서 요즘 하는 일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다. “산에 가는 거, 골프 치는 거, 당구장 가는 거. 요즘 평일에 종로에 있는 당구장에 가면 한 층을 전부 쓰고 당구대는 70개가 넘어요. 손님들을 보면 60대부터 할아버지들까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사실 그런 건 주말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일을 하려면 대기업에 있었다는 자존심을 내려놔야 하는데, 쉽지 않죠.” 김 부사장은 조금만 둘러보면 ‘정말 할 게 많다’라고 말한다. 일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해당될 수 있는 말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김 부사장은 말할 자격이 있다. 자신의 집을 손수 지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에 있던 시절 타워팰리스를 분양받아서 살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서 미국에 유학을 갔고 그러다보니 가족이라곤 아내와 단 둘인데 50평이 넘는 집에 살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타워팰리스는 세를 놓고 용인에 가지고 있던 땅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기로 했다. “집을 짓겠다니 제 아는 친구 열이면 열은 다 반대를 하더군요. 차라리 땅을 팔지 그러냐는 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땅을 팔려니 세금이 40%나 됐고 그렇게 세금 내고 땅을 팔자니 차라리 그냥 내가 거기에 집을 지어 사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설계, 감리 등등 직접 진행하여 6개월 동안 집을 지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집에 들어간 부품 종류 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1029개. 견적서를 받아본 그가 한 일은 인터넷에서 각 부품의 가격을 조회한 것이었다. 비용을 줄여 실속 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3.3㎡당 330만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가 은퇴 후에도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천성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인생 마지막 목표를 걸고 하는 일 “지금도 제가 참석하는 모임은 35개입니다. 거기서 알고 지내는 지인들의 입소문이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죠.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점점 판매가 늘어나니까 재밌어요. 주문도 솔솔 들어오고 있고.” 올해 김 부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건 제품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 개척과 주부 사원 육성이다. “소비자보호원이 충북 음성에서 개원식을 할 때 저희 제품을 세트로 구매해서 손님들에게 방문 선물로 사용했어요. 그 입소문과 함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검증이 이뤄져서 공정거래위원회 바자회에서도 활용됐죠. 저희 제품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은퇴한 시니어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세상에 맞닥뜨린 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무모한 일이라고 했지만 과감히 개척한 김 부사장이 갖고 있던 남다른 강점은 그런 모험심과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 아닐까. “대형 마트 입점을 거절당했을 때, 과거에 보험을 하면서 거절당하던 게 생각나고…. 하지만 보험은 안 보이는 걸 파는 일이잖아요. 지금 하는 건 눈에 보이는 물건이니 자신감이 있죠. 그래서 30년 동안 한 보험 세일즈보다 3년 동안 한 이 일이 더 맘에 들어요.” 낯선 사람과의 인터뷰는 항상 곤욕이다. 사람 만나는게 일인 기자도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흔치 않다.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인터뷰 말미에 “저도 화장품 바꿔볼게요”라고 이실직고할 뻔했다. 겹겹이 쌓인 사람만남 만큼 농익은 열정으로 2막을 펼치는 그에게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다. 그의 나머지 시간을 모두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원이다. “‘우리가 죽기 전에 가볼 만한 여행지 100곳’이라는 게 있잖아요. 저는 그곳들 중 30곳을 여행해 봤어요. 그 100곳에 저희 ‘SRB’ 매장을 내는 게 생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길은 어디에나 있다. “나는 아주 작은 것에도 다른 사람보다 매우 행복해하는 사람”이라 말하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한순간 반짝이는 별이 비친다.
- 2016-03-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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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속으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Top 4’
- 바야흐로 봄! 강추위를 이겨낸 당신, 어디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다면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을 주목하라. 이 조사에 따르면 요즘 여행객들은 현지 주민과 체험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 현지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지역, 특별한 야외 활동이 가능한 곳 말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016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 가운데 시니어 독자들이 가볼 만한 여행지 Top 4를 정리했다. 자료 제공 에어비앤비(www.airbnb.co.kr) 인정 넘치는 동네, 그리스 아테네 코우카키 ‘신들의 도시’ 아테네의 매력적인 동네 코우카키는 최근 ‘차 없는 거리’로 단장하면서 걷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코우카키에는 작은 노천카페와 빵집,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카트리나의 숙소가 바로 이곳에 있다. 작은 뜰이 딸린 집의 주인 카트리나는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사로 그리스 고대 건축 양식과 아테네에 대한 숨은 이야기, 각종 정보 등을 여행자들에게 알려준다. 매주 금요일 숙소 근처에서 열리는 시장도 흥밋거리다. 현지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물론 서민들의 인정까지 느낄 수 있다. 파르테논신전,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 있는 고대 유적지 아크로폴리스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아테네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식탁에는 쿠키와 과일이 놓여 있었고, 냉장고에는 빵, 우유, 계란, 치즈, 잼과 주스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상치 못한 좋은 기분이었다.” - 리안, 프랑스 스페인 예술의 발생지, 스페인 세비야 트리아나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고혹적인 도시 세비야. 우리에게는 오페라 로 알려진 곳이다. 세비야 안에서도 특히 매력적이고 정열적인 동네가 바로 트리아나다. 이곳은 스페인 ‘예술의 꽃’ 플라멩코의 탄생지이자 투우의 본고장이다. 또한,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 진흙으로 빚어 만드는 타일 ‘아술레호’ 도공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아술레호 타일양식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트리아나 동네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의 숙소는 두 개의 큰 창과 강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어 안달루시아의 화창한 햇살을 즐길 수 있다. 세비야의 명소인 트리아나 교(이사벨 2세 다리)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며 숙소 인근에는 현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야시장이 열린다. “11살과 8살인 아이들과 여행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트리아나 현지인처럼 살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사라 그레이스, 미국 카네오헤의 샌드바, 미국 오아후 카네오헤 “알로하! 하와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려한 색감과 무늬가 하와이의 열대 바닷속을 연상케 하는 헬렌의 숙소는 와이키키 해변과 진주만이 있는 오아후 섬의 카네오헤에 있다. 근처 바닷가에서 생생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매력적인 공간. 카네오헤는 썰물 때 드러나는 작은 모래섬인 샌드바가 유명하다. 샌드바가 생기면 보트를 타고 나가 그 위에 올라서서 바다 안을 볼 수 있다. 샌드바가 잔잔하게 물에 잠기면 스노클링으로 열대어, 바다거북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헬렌은 내과 의사여서 혹시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두 아이와 5일간 이곳에 머물렀다. 친절한 집주인 헬렌은 우리가 해변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비치의자, 파라솔, 스노클링 장비, 장난감 등을 준비해줬다. 지인들에게 이 숙소에 머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사라, 미국 먹거리 천국, 호주 멜버른 리치몬드 캥거루와 코알라의 땅, 호주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휴양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낙원이다. 특히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진 멜버른의 리치몬드에는 전형적인 호주식 맥줏집부터 그리스식 선술집, 길거리에서 파는 베트남 쌀국수가게 등이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멜버른 명소인 야라 강을 따라 산책을 해도 좋다. 화가들이 거리 곳곳을 그린 벽화를 감상하는 것도 멜버른을 느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리치몬드에는 안드레아의 숙소가 있다. 손님들을 반기는 듯 집 대문에는 ‘어디에서 온 누구든지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평화로운 주택가에 있어 리치먼드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호스트가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 숙소도 시내에서 가까웠다. 안락한 분위기 덕분에 지내는 동안 정말 편했고 리치몬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선, 한국 에어비앤비 선정 2016년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은? 상위 1위에서 3위까지는 아시아(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4위부터 7위까지는 유럽(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독일), 8위부터 12위까지는 아메리카지역(미국 3곳, 브라질, 멕시코)이 떠오르는 여행지로 뽑혔다. 이 외 13위 헝가리, 14위 인도네시아, 15위 호주, 16위 아르헨티나 순으로 조사됐다.
- 2016-03-1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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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119] 겨울철 건강에 치명타 ‘낙상’
- 겨울이 깊어지면서 다시 낙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낙상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자료 중 하나는 낙상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고관절 골절이 환자의 사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순천향대학교 정형외과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사망률이 10.7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관절 수술로 나타나는 거동의 불편함이나 생활반경의 축소가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윤홍기 원장(연세에이스정형외과)의 도움을 받아 낙상의 위험성을 알아본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홍수미 suming72@gmail.com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몸을 다치는 것으로 특히 시니어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특히 낙상은 연령에 따라 다치는 부위가 다른데,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신체반응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윤홍기 원장은 “낙상사고의 상당수는 손목과 발목, 허리, 엉덩이뼈, 고관절 골절을 유발합니다. 비교적 젊은 50대 이하에서는 넘어지는 몸을 바로잡으려다가 손목을 다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60대부터는 몸의 반응속도가 늦어 허리를 다치는 비율이 높아지고, 70대부터는 엉덩이뼈나 대퇴골 골절이 많아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두개골을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흔히 낙상하면 야외에서 미끄러 넘어지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실내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더 많다. 질병관리본부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주거시설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61.5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도로가 20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시장이나 상점과 같은 상업시설에서도 18.5퍼센트의 사고가 발생했다. 실외보다 집안에서 더 많이 발생 실내에서 이런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로 윤 원장은 ‘어둠’을 꼽았다. “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를 경험해 보면, 집안에서 일어나는 낙상사고 중 상당수는 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흔히 보는 사례는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났다가, 이불에 발이 걸리거나,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지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연세가 많은 분들에게는 ‘야간등’을 따로 설치하도록 권하거나, 요강을 사용하도록 추천하기도 합니다.” 안과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중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대표적이다. 알코올중독도 원인 중 하나. 하지만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50대 이후 여성 호르몬이 저하되면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의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관절염이나 빈혈,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이 가장 위험 낙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골절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현장의 의료진은 고관절 골절을 꼽는다. 65세 이상 노인의 고관절 골절의 90퍼센트 이상은 낙상에 의해 발생하고,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의 상당수는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낙상사고가 손목 골절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리나 엉덩이뼈 골절도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고정을 한 후 안정을 취하는 정도로 치료가 끝나지만 고관절 골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시니어일수록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은 높아지는데, 고관절 골절의 경우 상당수는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 비용도 비용대로 부담이지만, 환자의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최근의 인공관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수준까지 향상되었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사람의 그것을 대체했다고 하긴 어렵다. 윤 원장은 “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수술 후 사망률 연구에서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였던 환자군은 치매나 만성 신장질환을 앓았던 환자군이었습니다. 이는 생활반경이 좁아졌을 때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결과입니다. 때문에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경우엔 낙상을 더욱 조심하셔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꾸준히 근력 키우는 운동해야 낙상의 위험성 중 하나는 후유증이다.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생활의 활력이 없어지고, 근력이 떨어져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또 다른 낙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에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윤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 개선입니다. 집안 내 생활반경에 발에 걸릴 만한 것을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고, 조명은 가급적 밝은 것을 추천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떨어질 만한 물건을 치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하여 낙상을 예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 외부에서의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도 있다.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 같은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이동하는 동안에는 집중이 분산되는 휴대전화 통화는 삼갈 것을 권한다. 낙상 방지를 위한 안전용품의 활용도 권장하는 방법 중 하나다. 안전한 보행을 위한 실버카(유모차)의 사용이나, 보행기의 활동도 추천하고, 욕실에선 좌변기용 안전보조대를 통해 앉고 일어설 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욕실의 안전매트 사용은 이제 기본이 됐다. 마지막으로 윤 원장은 만약 낙상사고를 당하게 되는 경우 방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실제로 대퇴골 골절을 당한 여성분이 며칠 동안이나 ‘이러다 낫겠지’하며 내원을 미루다 병을 키워 온 사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타박상과 골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 2016-02-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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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잠, 물, 음식, 운동 네 가지에 주의하라
- 1987년에 대학을 졸업한 이후 군 시절부터한의사 생활을 했으니 어느덧 30년을 바라본다. 이재동(李栽東·54)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환자를 보면서 인체의 생체리듬과 자연치유력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헛발질을 줄일 수 있는 한방의 철학은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한다. 새해의 시작,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한방의학의 비결을 알아보자.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시니어들의 새해 건강을 위한 한방학적 고찰에 관해 물었더니 의 기본 정신에 대한 설명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한의학 서적이란 게 수천 권이 있어요. 그런데 중국에서 한의학 하는 사람이나 대체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 모두가 에 열광합니다. 에는 몸이 건강하면 병은 스스로 치유된다는 정신이 있어요. 그래서 몸이 건강해지기 위한 양생법을 추구하죠. 양생이라면 도 닦는 사람이나 하는 걸로 생각하는데, 저는 이걸 임상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의 기본 정신은 사람의 몸이 하나의 소우주라는 것에 기초한다. 따라서 자연의 이치에 잘 따르고 순응하면 몸이 건강해진다고 설명한다. “만물이 소생하고 형성되는 이치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예를 들어 하늘의 태양이 지구를 비추잖아요. 햇빛은 양기죠. 그렇게 양기가 비추면 지구의 음기인 물이 위로 올라가서 비가 되어 내려오잖아요. 태양의 불과 지구의 물의 조화인 겁니다. 이 순환 속에서 생물들이 자라나는 거예요. 그것을 음양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우주, 음양의 조화가 중요 이 교수는 우리 몸을 잘 들여다보면 바로 심장이 태양의 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반면 비뇨생식기는 물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 원리를 알고서 자기 몸이 조화를 이루게끔 노력해야 건강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수승(水昇), 물은 올라가고 화강(火降), 화는 내려가는 수승화강(水昇火降)만 잘되면 우리 몸이 스스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현대인들은 삶 자체가 수승화강을 깨뜨리게 되어 있어요.” 이 교수는 어두워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게 자연에 순응하는 법인데 현대인들은 밤낮이 바뀌어 있다는 걸 지적했다. 현대의학적으로도 호르몬 생성에 중요한 시간이 밤 10시부터 아침 5시라고 한다. 건강하고 싶다면 그 시간을 필수 수면시간으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밤 10시에 맞춰서 잠을 자는 현대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호르몬은 물입니다. 밤에 잠을 자야 음의 기운을 몸에 저장할 수가 있어요. 밤에 잠을 안 자면 그 음의 기운을 소모하게 되고 물이 말라서 음양의 균형이 깨져요. 물이 올라와서 불을 꺼줘야 하는데, 불을 못 꺼주니 기운이 위로 뜹니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머리에서 생기게 돼요. 현대인들은 분노조절장애가 많이 있죠. 몸이 안정되고 불을 꺼주는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밤에 잠을 못 자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TV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리 몸의 진액을 말리는 거예요. 충혈도 그렇고 뒷골이 당기고 얼굴에 상열감이 있고 고혈압이 발생하는 등의 현상들이 다 거기서부터 오는 겁니다.” 점차 말라가는 우리 몸의 음기를 유지해야 이 교수는 나이가 들어서 만들어지는 체형을 보면 대부분이 가분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체는 가늘고 위는 비대한 체형이 된다. 이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몸에 물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왜냐하면 자꾸 진액을 말렸기 때문에, 기운이 위로 올라가서 그렇게 되는 거예요. 팔은 굵어지고 어깨는 두꺼워지고. 살면서 그런 원리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지혜가 있으니 원리를 알면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이 교수는 생활과 노력으로 음양의 균형이 깨지는 걸 보완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식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키와 체중에 대해 얘기를 하지, 체지방을 구분해서 얘기를 안 해요. 우리 몸의 지방이라는 것은 일종의 독소죠. 독소가 꽉 차 있으면 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해요. 에너지가 올라오는 길이 경락입니다. 지방이 몸에 쌓이게 되면 그 길에 문제가 생겨요. 그러니 음양의 조화를 위해 지방을 빼야 합니다.”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 이 교수는 지방을 돈으로 비유한다. 예를 들어 키와 근육의 양을 봤을 때 필요한 지방을 남겨놓고 넘치는 분량이 12㎏이라면 그 사람은 은행에 12억 원을 넣어놓은 것과 같다는 것이다. 평소에 ‘현금’을 많이 보충했기 때문에 그렇게 자산이 쌓였다고 표현하는 이 교수는 그 ‘현금’의 정체가 바로 ‘탄수화물’이라고 밝혔다. “현금인 탄수화물을 줄여야 합니다. 그럼 탄수화물 대신에 뭘 먹어야 할까요. 노후에 하는 대표적인 경제적 대비로 건물을 만드는 게 있죠? 그러한 부동산이 바로 단백질입니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을 주로 먹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나이 쉰 살만 넘어가면 무조건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먹으라고 해요. 왜냐하면 쉰 살까지는 현금, 그러니까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공급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은행에 매월 500만 원씩 넣다가 차단하면, 금융적으로 대처하는 데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이걸 몸의 관점으로 봤을 때, 탄수화물을 끊고 단백질 섭취에 전념하면 당장은 현기증, 어지럼증 등의 신호가 올 수 있다. 이 교수는 그러니 우선은 급하지 않게 조금씩 탄수화물을 끊고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단백질에도 일정 분량의 탄수화물이 있기 때문에 단백질만 먹어도 몸에 쟁여둔 탄수화물에 비춰보면 필요한 탄수화물의 유지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지방 분해를 위해 활용하는 약도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그는 약을 심부름꾼이라고 불렀다. 심부름꾼은 은행에서 돈을 효율적으로 찾아오는 역할, 즉 지방대사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끔 설계된 것이다. 지방이 만병의 근원이 되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배에 지방이 쌓인다는 것은 종합적인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척추를 받쳐주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지방이 빠져야 근육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생기는데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피가 탁해지고 녹슬어 중풍, 심장병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은 깨끗한 피가 혈관을 돌면서 영양을 공급해주고 더러운 요소들은 운반해 소변으로 걸러준다. 그런데 지방이 있으면 그 피가 탁해진다. 그렇게 되면 면역 기제들이 자기 피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다고 여겨 공격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건강해지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해 변화를 줄 생각을 해야 합니다. 무릎이 아프다고 무조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서 연골을 제거하는 그런 식의 해결은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시장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치료라고 봐요.” 과거엔 발암의 첫 번째 원인이 흡연이었다. 최근 그걸 뒤집은 게 비만이라고 한다. 지방이 껴 있으면 순환이 안 되고 순환이 안 되면 혈액이 탁해지는데, 혈액이 탁해지면 의혈이라는 암세포의 식량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음양의 조화를 통한 건강, 생활속에서 만들어야 이 교수는 음양의 기운을 다스려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다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충분한 잠이다. “현대인들은 밤 10시가 어렵다면 최소한 11시에는 자야 합니다. 그렇게 습관을 바꿔 문제를 예방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커피와 녹차를 자제해야 합니다. 잠을 심하게 못 자는 사람은 아침 10시 이후에는 아예 커피와 녹차를 마시지 말아야 해요.” 두 번째는 되도록 많은 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물은 사라진 음기를 보완할 수 있는 음의 에너지입니다. 물은 하루에 2ℓ를 마시는 게 좋습니다. 물을 마실 때는 입을 적시듯 마셔야 해요. 사람들이 물을 못 먹는 이유가 대부분 흡수가 안 돼서입니다. 입에 적시듯 먹으면 괜찮아요. 우리 몸은 70%가 수분으로 이뤄진 일종의 물통입니다. 물통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깨끗한 물을 넣어주는 것이죠.” 세 번째는 음식을 구분해 먹는 것이다. “예순 살이 넘어가면 탄수화물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과일도 간식으로라도 먹는 게 아닙니다. 과일도 탄수화물 덩어리거든요. 절제해야 해요.” 네 번째는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 상체 운동은 손가락 움직이는 것도 안 하는 게 좋아요. 대신 무조건 하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단 오르기 같은 생활 속의 운동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걷기는 하체 운동이 아니라 유산소 운동이에요. 하체 근력 운동을 하면 유산소 운동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그래서 저는 계단을 만나면 정말 반갑고 고마워요.” 이 교수는 얼핏 보기에는 각기 다른 것처럼 보이는 질환들이 실은 하나의 원인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병에 맞춰 각각 해당되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반복적인 시술만 받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자신을 치유하자는 이 교수의 제안이 살갑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 2016-01-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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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존경받기 위한 안간힘보다 바른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 “많이 행복합니다.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많이 힘들지만 됐다, 더 다른 꿈을 꿀 수 있겠다 싶어요.” 행복하다는 구하주(具河周·69) 뉴시니어라이프 회장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얼굴에서부터 그런 기쁨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니어 교육과 함께 패션과 관광을 잇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구 회장의 남다른 보람과 성취를 만나본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사회적기업인 뉴시니어라이프는 시니어들을 위하여 패션과 교육, 공연, 매니지먼트 등 종합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 교실, 시니어 패션쇼와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시니어 패션 제품, 시니어 교육 등등의 사업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시니어와 패션이라니? 일견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생각 자체가 편견이라는 것을 구하주 회장과 뉴시니어라이프는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제가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를 생각해 보면, 저도 사람들과 함께 똑같이 배우면서 해왔어요. 바른 자세, 바른 마음가짐을 제대로 지키면 인생이 잘 풀리게 된다는 것은 후반기 인생에서 더 중요한 철칙이에요. 바로 그걸 제가 회원들에게 가르쳤다기보다는 회원들과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서 경험을 쌓고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구 회장은 서울 명동과 압구정동에서 꽤 잘 나가는 패션디자이너였다. 30년 동안 부티크를 운영하며 틈틈이 패션쇼 디렉터와 패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그는 1999년에 실버산업과 노인심리를 공부하게 됐다. 졸업 후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06년 킨텍스 국제실버박람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시니어패션쇼를 공연한 후 참가했던 모델들에게 등 떠밀리다시피 해서 뉴시니어라이프를 설립하게 됐다. 60세 넘어서는 자신이 한 살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야 구 회장은 스스로 잘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열정, 희망, 도전이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 원동력이 없었으면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시니어 대상 교육이에요. 왜냐하면 본인이 50~60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살아왔고 경험했기에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제가 ‘바꿔야 한다’라고 말하면, 그게 쉽게 바뀌기가 어렵죠. 그래서 저는 60세가 넘었다면, 그때부터 한 살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기분으로 시작해야지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어요.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습관, 지식, 문화를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고 하나하나 쌓는다고 생각하면 100% 성공해요. 과거에서 벗어나야 하죠.” “걸음걸이만 봐도 그 삶과 인격이 보이는 걸요” 200여 명 정도 되는 뉴시니어라이프 회원 대부분은 60대 이상이다. 구 회장은 강의 형식이든 면담 형식이든 일주일 동안 이 모든 회원을 다 만난다고 말했다. 모든 회원들이 공부하는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한 분 한 분을 마음속에 넣고자 한다. 어디를 조정하고 교육하고 도와줘야 하나를 생각하기 위해서다. 구 회장은 워킹에서부터 사람의 마음가짐과 생활태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워킹 교육을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발견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걸음걸이가 정신과 육체를 컨트롤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키가 많이 크신 분들은 키가 큰 게 콤플렉스예요. 그래서 자꾸 웅크리게 되고, 어디 가서도 다리를 쭉 못 펴게 되죠. 그러다 보니 걸을 때 이분들은 몸이 먼저 나가요. 몸이 먼저 나가니, 걸음이 균형을 잡아주려고 하면 O자 걸음이 되는 거죠.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면 우울해지죠.” 신체가 불균형하게 됐을 때,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그 불균형함을 따라가게 되다 보면 불균형한 모양으로 걷게 될 수밖에 없다. 구 회장은 그렇게 잘못된 걸음걸이에서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디스크, 어깨 통증 등 질병이 파생된다고 보았다. “우리 대부분은 살면서 내가 제대로 걷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없고 시간도 없어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 굳어지고 아픔이 시작돼요. 그러면 병원에 다니면서 검사하고 엑스레이 찍고 찜질방 가고…. 그런데 원인을 잘 모르죠. 나이가 들어 아프다는 건 체형 조건에 끌려 다녀서 나온 결과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에게 병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병을 찾아간다고 표현할 수 있죠.” 나의 노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라, 그래서 50~60세 사이에 자신을 변화시켜라. 그를 위해서 구 회장은 균형 잡힌 몸매와 걸음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호하게 목표를 향하는 시니어들은 너무나 많다 구 회장은 시니어가 대접받으려면 스스로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조급함과 바쁨을 만들지 않는 생활 태도와 연결되어 있었다. “어떤 분을 보면 하루에 열 가지 이상의 일을 하고 있어요. 왜 그렇게 하느냐, 시니어는 불안하기 때문이에요. 안 해도 불안, 해도 불안. 내가 아프지 않나? 아파서 죽는 거 아니려나? 그래서 병원 가서 이상 없다고 하면 그게 또 이상한 거예요. 나는 분명히 아파야 하는데. 그러면 다른 데 가서 또 검사하고. 나쁜 것에 집착해요. 그리고 남이 뭘 한다고 하면 따라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나의 것이 없어요.” 확실히 상당수의 시니어들은 자신의 몸이 주는 신호, 주변의 변화에 의해 정서적 혼란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구 회장은 그런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목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말 내가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별을 하시라고 말씀드려요. 그래서 저희 교육에서는 내가 어떻게 새 인생을 건강하게 다시 살 수 있을 것인지에 집중합니다. 교육을 할 때는 회원들이 거울을 반드시 보게 해요. 안 보고 싶어도 자신을 보게 하는 거죠.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잘못된 부분을 알게 되면, 스스로 젊어지고 예뻐지고 싶게 돼요. 그리고 노력하죠. 저는 그 순간이 너무 기뻐요.” 구 회장은 어렵고 낯설어하던 회원의 변화야말로 자신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시니어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뉴시니어라이프는 분명한 목표를 제공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패션쇼라는 행사, 그리고 더 나은 모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회원들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패션쇼를 할 때, 회원들을 무대에 세워놓으면 저는 굉장히 색다른 감정을 느껴요. 잘해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많이 참여할 때는 80명을 쇼에 세울 때가 있거든요. 너무 기특한 거예요. 저분이 팔자로 걸었는데, 턴도 제대로 못했는데, 그 무대 위에서 그렇게 훌륭하게 변화하거나 잘하려고 애쓰는 걸 보면 안쓰럽고 너무 예쁜 거예요.” 광고시장에서 시니어 모델이 인적 자원으로 어필되는 이유 최근 광고 시장에서는 시니어 모델을 많이 기용하는 추세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광고 시장에서 소비되는 시니어 모델들에게 너무 꾸밈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구 회장은 모델들에게 욕심을 버려라, 예쁘게 멋있게 잘하려고 하다 보면 어색해진다고 교육한다.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든 만큼 표정과 모습이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저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에 불만이 많아요. 특히 보험회사 광고가 그렇죠. 거기 나오는 할머니들을 눈여겨보세요. 너무 불쌍하거나, 너무 인상이 안 좋거나. 정말 순수하고 인자하며 자연스러운 모델들이 많은데 왜 저런 사람들을 쓰는 걸까.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수준이 그 정도에 있는 걸까. 외국 광고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델들이 나오거든요.” 수백 억 원으로도 못 받을 선물을 받으며 산다” 구 회장은 패션쇼를 1년에 20회가량 열고 있다. 너무 많지 않으냐고? 되레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게 구 회장의 지론이다. “대충이 아니라 제대로 된 쇼를 하고 싶어요. 시니어들에게 숨골을 틔워주는 일이니까요. 저는 사람이 죽을 때, 들이쉬는 숨을 못 쉬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쉬는 숨을 못 쉬어서 죽는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가슴에 쌓여 있는 숨을 살면서 몇 번이나 내쉰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위축되고 참고 억압하며 살면서 숨이 계속 쌓이고 쌓여요. 그래서 마침내 그 쌓인 숨을 못 쉬어서 죽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쇼에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기가 생겨요. 메이크업, 예쁜 옷, 기가 막힌 음악, 나를 봐주는 관중…. 엔도르핀이 올라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쌓여 있는 숨을 토해내고, 한이 풀리게 되죠.” 시니어의 우울, 치매, 자살과 같은 어두운 미래를 없애는 풀이로서의 패션쇼. 그것은 구 회장 자신을 위한 힐링의 장이기도 하다. 그 순간이야말로 사회적기업이라는 열악한 상황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말할 수 없는 어려움, 땀과 열정과 시간, 그 모든 것이 보상되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구 회장은 그 순간을 수백 억 원을 준다 해도 얻을 수 없는 감정이라고 표현했다. “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잘 안 오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꼴 보기 싫어서 안 오는 거예요. 옛날에는 나보다 못났던 친구가 모델을 한다고 하니 심술이 나고. 와서 구경만 하는 것만으로도, 숨을 같이 쉬는 것만으로 달라질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건강해지는구나’라는 느낌을 반드시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 2015-12-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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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국남 뉴컬처 키워드] 인터넷 1인 방송
- #1.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비 오는데 전화도 안 받네. 워런 도사님 거기는 어디야?” BJ(Broadcasting Jockey) 오작교가 노래를 부르다 말고 혼잣말을 하다가 채팅창을 보며 대화를 한다. 아프리카TV 최고령 BJ 진영수(74)씨의 최근 인터넷 1인 방송이다. #2. BJ 슈기(최슬기·21)가 떡볶이 네 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는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쩝쩝 소리를 낸다. 이어 치즈 스틱을 먹는다. 끊임없이 “후루룩 쩝쩝”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는다. 인터넷 1인 방송 ‘슈기 잘 먹는 먹방’이다. #3.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중계방송하는 양띵(양지영·25)은 1인 방송 구독자 및 애청자가 201만 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에 관심 있는 10~20대에게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진영수씨는 인터넷 1인 방송을 통해 인생 상담도 하고 자신의 힘든 상황을 전달하며 네티즌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1인 방송을 하면서 우울증도 극복하고 삶이 활기차다고 말한다. 최슬기씨는 먹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만으로 대기업 임원 월급 수준인 월 15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양지영씨는 게임방송으로 연예인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KBS 진행자로 진출했다. 인터넷 1인 방송 열풍이 상상을 초월한다. 아프리카TV에서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만 22만 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1인 방송을 하는 사람이 수십만 명에 달하고 1인 방송 시청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 1인 방송자(BJ), 시니어층까지 다양 인터넷 1인 방송은 특별한 기술 없이 카메라와 마이크 등 간단한 장비로 PC와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1인 미디어다.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혹은 주문형(VOD) 방식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1인 방송자(BJ)들은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다음-카카오, 네이버,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해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1인 방송은 대화창이 떠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쌍방향 방송을 할 수 있다. 먹방, 쿡방, 게임방송, 증권방송, 인생상담, 스포츠 중계, 공부방송, 뷰티방송 등 방송 콘텐츠는 제한이 없다. 방송하는 사람 역시 일반인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물론 젊은 10대나 20대가 1인 방송을 많이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진영수씨처럼 중·장년과 시니어에서도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0월 14일 발표한 19~50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터넷 개인방송 관련 인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1인 방송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64.3%는 1인 방송을 시청자의 다양한 욕망을 표출해주는 창구로 인식하고 있다. 1인 방송을 시청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50.2%가 ‘콘텐츠가 재미있어서’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37.2%), 실시간 참여가 가능해서(24.8%), 전문가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21.3%), 누군가와 소통하는 느낌이라서(18.3), 함께 댓글을 달면서 참여하는 재미가 있어서(14.5%) 누군가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서(11.7%), 대리만족하려고(1.7%) 순이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진이 2016년 내년 트렌드를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꼽은 소비 트렌드 10가지 중 하나가 바로 1인 방송을 비롯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1인 방송을 하는 BJ 중 양띵, 악어, 대도서관, 허팝, 최군, 슈기, 김이브, 영국 남자, 소프, 쿠쿠크루 등 유명 BJ들은 연간 2억~4억 원의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네티즌의 눈길을 끌면 누구나 고액의 수입을 올리는 BJ가 될 수 있다. ◇ MCN 사업자들 국내의 콘텐츠 내보내 1인 방송 BJ의 수입 창출원은 크게 두 가지다. 아프리카TV의 1인 방송처럼 방송을 본 네티즌이 100원짜리 별 풍선을 구입해 마음에 드는 1인 방송자에게 주면 이것이 수입으로 직결된다. 또 하나의 이윤 창구는 유튜브 등 1인 방송에 붙는 광고를 통한 수입이다. 외국의 경우는 1인 방송으로 연간 135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도 등장했다. 미국 경제잡지 10월 14일자에 게재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유튜브 스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유튜브 1인 방송 스타 중 게임방송을 하는 퓨디파이(방송자 펠릭스 셀버그) 채널은 구독자가 4000만 명에 이르고 수입이 1200만 달러(135억원)에 달한다. 코미디 패러디를 전문으로 하는 스모시(방송자 이언 해콕스, 앤서니 파딜라) 채널은 구독자 2136만 명, 수입 858만 달러이다. 1인 방송의 잠재적 사업성과 문화적 파급력에 주목한 기업과 방송사들이 앞다퉈 1인 방송자를 양성하고 관리해 이윤을 창출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s)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선두주자는 CJ E&M에서 운영하는 ‘다이아TV’다. 다이아TV는 현재 417개 1인 개인 방송을 운영, 관리하고 있으며 구독자 수가 2701만 명에 달한다. CJ E&M의 다이아TV 다음 규모의 MCN 사업자는 ‘트레저 헌터’다. 양띵, 악어, 김이브 등 유명 BJ가 속한 트레저 헌터는 채널 수 38개에 구독자 수가 850만 명에 이른다. 이밖에 최근 아프리카TV와 연예기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설립한 조인트 벤처 ‘프릭’역시 인터넷 1인 방송을 관리하는 MCN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이아TV 등 국내 MCN 사업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MCN사업자와 제휴해 1인 방송 콘텐츠를 해외에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 1인 방송이 대중문화 판도를 바꾸다 급부상하고 있는 1인 방송은 미디어 산업 지형도를 바꿀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무장했을 뿐만 아니라 네티즌의 참여로 방송이 이뤄지는 특성 때문에 이용과 인기가 급증하면서 1인 방송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다양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우선 MBC, KBS 등 지상파 TV와 1인 방송의 결합이 눈에 띄는 변화다. 요즘 인기가 높은 MBC 프로그램 은 바로 1인 방송과 TV 방송을 결합한 포맷이다. KBS도 최근 1인 방송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KBS가 8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는 1인 방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1인 방송 콘텐츠는 방송을 비롯한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문화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 김영주 박사는 “MBC, KBS 등 지상파 TV에 유입되기 시작한 1인 인터넷 방송이 언젠가는 전통적인 방송 프로그램과 방송 사업자들을 능가하는 빅파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1인 방송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구글은 2020년이면 전통적 방송사 스튜디오들은 25%에 그치고 75%를 1000여 개의 1인 채널과 MCN 사업자들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디어와 IT 전문가들은 “1인 방송은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방송, 대중문화의 흐름도 선도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엄청나다”고 진단한다. 최근 들어 정부도 1인 방송 지원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 1인 방송 제작자 양성에 나섰다. 신중년도 이제 주류 미디어로 부상하며 수입과 보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1인 방송과 함께 인생 2막을 시작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진영수씨를 비롯한 신중년 1인 방송자들은 “신중년이 1인 방송을 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길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와의 교류와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의 접촉 기회가 많아져 삶의 스펙트럼도 확장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높다”고 입을 모은다.
- 2015-12-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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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공연] 138일의 감동과 눈물을 노래하다 시니어뮤지컬 <서울 1983>, 김덕남 연출 인터뷰
- 1983년 6월 30일부터 138일에 걸쳐 방송된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을 모티브로 제작한 뮤지컬 .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등 시대를 대표하는 가요들을 리메이크해 당시의 감동을 전한다. 6·25전쟁으로 자식을 잃고 슬픔 속에 살아가는 돌산댁 역은 배우 나문희가, 전쟁포로로 끌려가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양백천 역은 배우 박인환이 연기한다. 뮤지컬의 연출이자 서울시 뮤지컬단을 이끌고 있는 김덕남 단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Interview>> 이번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양한 콘텐츠로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금의 뮤지컬산업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홍수 속에 일부 연령층의 뮤지컬 마니아가 선호하는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소위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 뮤지컬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작품을 개발해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이 빚어낸 질곡의 삶을 조명한 우리의 이야기 을 공연함으로써 전쟁과 이산의 아픔을 겪었던 중·장년 세대들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시니어뮤지컬 시장의 활로를 개척해 보고자 합니다. 1983년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어떻게 회상하고 있는지 138일에 걸쳐 453시간 45분의 마라톤 방송으로 진행됐던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은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고, 세계 최장시간 생방송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시청자의 88.8%가 방송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다는 한국 갤럽조사연구소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 저도 물론 그중의 한 명이었어요. 단 한 명의 가족이라도 더 찾길 간절히 기도하며 방송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신혼 때 헤어져 33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부부가 재회하기도 했는데, 그 사연이 그렇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토록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 감동의 시간은 그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중·장년 배우들이 공연 활동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연극무대입니다. 이번 작품은 뮤지컬인데요. 젊은 배우들이 장악하는 다른 뮤지컬과 비교해 이 작품이 갖는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중년 세대뿐 아니라 젊은 층을 아울러 모든 세대가 잠시 즐기고 끝나 버리는 화려한 재미보다는 오래 마음속에 남을 만한 깊이 있는 감동을 원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중·장년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까지 공감이 갈 수 있는 배우가 누굴까 고민하다 나문희·박인환씨를 생각했어요. 대본 자체가 희곡을 리메이크하는 작품이라 연극성이 강합니다. 대극장에서 노래보다 대사가 많은 작품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노래보다 연기가 우선시된 캐스팅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웃겨주고 감동을 선사하는 두 배우의 명품연기가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화 처럼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이야기로 공감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떤 이들에게 추천하나요? 시니어뮤지컬인 만큼 중·장년 세대가 많이 관람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연을 관람하며 아프고 어리숙했던 과거를 잠시 돌아다보고, 다시 앞을 내다보면 의미있는 삶을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부터 조부모 세대까지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며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쟁과 이산이라는 역사도 중요하지만 긴 시간 동안 헤어져 있어도 변하지 않는 부부, 그리고 가족의 끈끈하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김덕남 연출 세계 25개 도시 공연, 미국 4개 도시 공연. 주요작 , , 등 △ 뮤지컬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일정: 10월 30일~11월 15일 연출 김덕남 출연: 나문희, 박인환, 곽은태, 왕은숙, 권명현 등
- 2015-11-27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