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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멤버십 더 편리하게” 개인별 복지서비스 온라인 시스템 열려
- 오는 11월부터 국민이면 누구나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복지로’를 통해 맞춤형 급여(복지멤버십)을 신청하면 복지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복지멤버십은 개인의 소득, 재산, 인적 상황을 분석해 해당되는 복지서비스를 미리 알려주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6일 이 같은 체계 구축을 담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차세대 시스템) 2차 개통이 오는 11월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기존 ‘맞춤형 급여 안내 전 국민 확대’, ‘전국단위 신청사업 확대’ 등 약자를 위한 복지 혜택과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차세대 시스템은 6일부터 세 차례 단계적으로 개편될 예정으로, 이번에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과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희망이음) 일부, 오는 11월에는 희망이음 전체, 올 12월 통계정보시스템이 순차적으로 개통된다. 복지멤버십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944만 명(637만 가구)의 가입자를 보유한 제도다. 65만 가구가 통합문화이용권, 이동통신요금 감면 등 81만 3000건의 서비스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왔다. 복지멤버십 가입을 희망하는 국민은 복지로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지서비스 신청 역시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가 아닌 전국 지자체 어디서나 복지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기능을 갖췄다. 현재는 5개 사업(영유아보육료, 유아학비, 가정양육수당, 아이돌봄서비스, 영아수당)에 대해서만 전국 단위 신청이 가능하다. 6일부터는 아동수당,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장제‧해산급여, 장애수당 등 신규사업 6개를 추가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회보장급여 신청을 민간기관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복지관 등 민간기관에서도 신청인을 대신해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는 7개 사업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대상 사업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 일자리‧사회활동지원, 여성장애인활동지원, 장애가족양육지원, 여성장애인출산비용지원, 암환자의료비지원 사업이다. 편리하게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복지로를 통한 온라인 신청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는 31종만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이달 말 장애수당 등 21종, 11월 말 희망저축계좌 등 2종을 추가로 지원한다. 2023년부터는 장애수당 등 4종을 추가해 총 58개 사업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위기정보를 기존 34종에서 39종으로 확대했다. 최근 ‘수원 세 모녀’ 사고로 다시 대두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문제에 있어 보다 꼼꼼히 관리할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함이다. 추가되는 정보는 중증질환 산정특례, 요양급여 장기 미청구, 장기요양 등급, 맞춤형 급여 신청, 주민등록 세대원 등 5종이다. 복지부는 시스템 2차 개통 초기 일부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1개월간 시스템 안정화 기간으로 설정했다. 이 기간 동안 긴급상황반, 콜센터를 운영해 국민의 문의사항이나 사용자 불편사항을 해소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대국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 도입으로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회보장급여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예정된 3‧4차 개통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2022-09-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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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고령자 교육 입법례로 보는 우리나라 개선 방향
-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지난 16일 발간한 ‘최신외국입법정보’ 200호에서 ‘주요국의 고령자 교육 입법례’를 소개했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 해외의 고령자 교육 관련 입법례를 검토‧비교해보고 우리 법률의 입법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육은 헌법 및 교육기본법, 평생교육법에 근거할 때 ‘평생교육’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노인복지법,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 고령자고용법 등이 있다. 그러나 고령자 교육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된 법률이 없고, 교육 대상인 고령자의 연령 역시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독일은 각 주(州)의 ‘평생교육법’을 기반으로 한다. 평생교육법은 대학 및 직업훈련교육기관의 협력과 주 정부의 예산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1979년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시작으로 50여 개의 독일 대학이 ‘노인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의 노인대학은 저렴한 학비로 노인들도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대학강의의 정규과정은 물론 청강도 가능하며, 은퇴한 명예교수가 강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한 학기에 보통 50유로부터 최대 1000유로의 학비를 부과한다. 프랑스의 고령자 교육 기반인 평생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원칙에 따라 모든 연령대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프랑스는 25세를 기준으로 이전은 정규교육(의무교육 포함), 이후는 직업교육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직업교육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고령자 교육이 있다. 프랑스는 고령자 및 은퇴자 등이 연령 및 학습수준과 무관하게 무료로 등록할 수 있는 ‘제3세대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자유 시간대학’, ‘모두를 위한 대학’, ‘모든 연령을 위한 대학’ 등으로 불린다. 지리, 지정학, 철학, 문학, 역사, 미술사, 음악학, 문명, 언어학, 예술, 정보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제공한다. 스위스의 노인대학은 다양한 학위 외 과정과 더불어 정식 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있어 고령자들도 학사, 석사, 박사의 학위 과정에 입학할 수 있다. 더불어 스위스는 연방 차원에서 노인대학 운영에 관한 ‘노인대학령’을 두고 있다. 노인대학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며 저렴한 학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스위스 교육정책에서의 기회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근거한다. 스위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칸톤(Kanton) 또는 도시의 예산에서 노인대학을 지원하고 협력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교육에 대해 주로 연방법이 아닌 각 주의 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고령자 교육 또한 주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학비 감면 규정’을 별도 조항으로 규정한다. 학비 감면 규정은 고령자가 해당 주의 주립대학(교) 등에서 교육을 받을 때 학비를 감면받는 혜택을 명시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결론에 대해 “향후 고령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직업훈련이나 취미 학습프로그램 수준을 넘어선 더욱 전문적인 교육 수요 역시 증대될 것이다. 따라서 평생교육법에 기반을 둔 ‘고령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 강화뿐만 아니라 정식 학위를 수여하는 ‘고령자 전용 교육기관’으로서의 노인대학 설치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령자 교육의 지원 방안으로 고령자 교육을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해당 지역 고령자가 거주 지역 내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 교육비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학(교)에는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방 대학(교)을 고령자 교육과 연계하는 이 방안은 기존 대학(교)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노인대학 등 고령자 전용 교육기관을 설치하는 방법보다 경제적일 수 있고, 거주지역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 고령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지역 참여 활동의 기회가 증대될 수 있으며, 재학생 수가 감소하는 우리나라 지방 대학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지금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고령자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고령자 교육 제공과 고령자 교육 지원 방안에 대하여 더욱, 적극적인 입법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번 최신외국입법정보가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2022-08-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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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귀촌의 형태, 관계인구를 만나 정착한 사람들
- 귀촌(歸村), 촌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오는 것. 보통은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지방으로 이주하는 현상을 ‘귀촌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역에 살지 않고도 귀촌한 것처럼 그 지역에 참여하는 새로운 인구가 나타났다. 지역과 마음이 이어지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누군가와 마음이 이어지든, 관계인구는 그렇게 지역의 무엇과 엮인다. 열렬한 응원이든, 묵묵한 응원이든 지역에 관심을 갖다가 물들듯이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하게 된다. 그들은 또다시 지역의 느슨한 연결자가 된다. 1. 서동민 가가책방 대표 ‘언젠가 책방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채, 여느 직장인처럼 서울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회사에 다니던 서동민 대표. 독서 모임으로 알고 지내던 권오상 대표가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는 소식에 공주에 내려왔다가 이곳에 책방을 열게 됐다. 6개월 동안 공주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2019년 6월 무인 책방 ‘가가책방’을 열었다. 동네 곳곳에 버려진 재료들을 모아 손수 책방을 꾸몄다. 젊은 청년이 무언가를 뚝딱거리자 옆집 무궁화회관 사장님은 ‘밥은 먹고 있느냐’며 식사를 챙겨주기도 했다. 동네 어르신들은 오며 가며 ‘동네 어디에 가면 물건이 있다’고 알려줬다. 알음알음 가가책방을 찾은 사람들은 ‘나만의 비밀 공간이 생긴 기분’이라며 ‘부디 오랫동안 운영해달라’고 편지를 남겼다. 책방을 운영하며 동네 가이드 일을 하던 서 대표는 2021년 2월 ‘마을스테이’의 안내소 역할을 하는 ‘가가상점’을 두 번째로 열었다. 그의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를 통해 공주와 연결된다. 2. 천재박·김현정 부부 천재박 대표는 ‘쌈지농부’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7년을 일했다. 아내 김현정 대표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브랜드 제품 기획 일을 오래 했다. 천 대표는 2018년 ‘농부가 우리 사회의 공유 자산’이라는 의미를 담은 ‘어프로젝트’라는 회사를 차렸고, 농업회사법인 ‘어콜렉티브 그레인’을 세워 우리나라의 장을 연구하는 일을 해왔다. 공주가 고향이었던 김 대표는 2018년 아버지 생신 잔치할 곳을 찾다가 봉황재를 우연히 알게 됐고, 원도심에서 하루를 묵었다. 오래된 역사를 담고 있는 원도심에 반해 2020년 봄, 집을 보지도 않고 매물로 나온 한옥집을 매입해 U턴했다. 이곳에서 부부는 우리 곡물이 가진 가능성을 탐구하는 카페 ‘곡물집’과 ‘곡물 연구소’를 운영한다. 한 편에는 ‘데시그램북스’라는 책방도 있다. 김 대표의 친구가 운영하는 문학 전문 서점이다. 두 사람은 곡물과 문학이 가진 느슨한 연결 지점을 가지고 ‘식경험디자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 김광호 마을건축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건축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김광호 마을건축가. 프랑스에서 18년 정도 살다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삼성 계열사의 건축소장으로 일하던 때 ‘전국이 나의 현장이라면 꼭 서울에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공주, 부여 등 여러 도시를 둘러보았는데, 도시와 교통이 잘 연결되어 있으면서 1500년이 넘는 역사가 서린 공주가 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0세로 접어들면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살아도 짧다’며 삶의 방향을 정리했다. 공주에 살 곳을 알아보다가 100년 역사를 가진 노인회관을 매입했는데, 막상 집으로 사용하려니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권오상 퍼즐랩 대표를 알게 됐고, 이들이 마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듣게 됐다. 그들의 가치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김 건축가는 노인회관을 10년 동안 무상 임대해주었다. 지역사회에 내려와 기반을 잡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편하려면 내 주위가 편해야 한다’는 프랑스 친구들의 말을 전하며, 지역사회가 잘되어야 나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ㆍ김광호 마을건축가 인터뷰 Q 귀촌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A 아파트는 제외했다. 그러니 신도시는 당연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긴 세월 동안 주거지로 검증된 지역을 찾았다. 몇십 세대에 걸쳐 사람이 늘 살던 곳들이다. 집은 오래됐겠지만, 고쳐 살면 되니까. 공주는 역사에 나온 것만 해도 천 년이 넘어가니 딱 좋았다. 공주에서 현재 사람이 더 많이 사는 곳은 북쪽 신도시인데, 과거 수도였던 웅진이라는 곳은 공산성을 끼고 있는 공주 원도심이다. 사실 전원의 조건을 다 갖춘 집이라면, 도심 한복판에서 도시의 편리함도 누리고 전원도 즐기는 게 가장 좋다. 심야에 슬리퍼 신고 편의점에 갈 수 있다는 게 도시의 좋은 점 아닌가.(웃음) 공주나 부여 규모의 지역이라면 전원의 맛도 있으면서 도시가 주는 혜택도 누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생활권이 수도권에도 있으니, 교통이 가장 편한 공주를 택했다. Q 귀촌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A 건축은 문화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프랑스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철저히 수도에 모든 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 서울을 떠나면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집 앞에 미술관이 있는 곳에서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어떤 권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내 나이 60이 되면서 삶의 방향을 정리한 게 있다. 앞으로 길어야 20년 아니겠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살아도 시간 짧겠더라. 아마 젊었으면 쉽게 서울을 떠나지는 못했겠지.(웃음) 나이가 들고 한 분야의 일을 오래 하면 모든 걸 쫓아다니지 않아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방향성도 많이 좁혀질 테고. 그렇다면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Q 지역에서 마을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에게 무상임대를 해주었다고 하던데.. A 내가 살 집을 찾다가 노인회관을 소개 받았다. 이 건물을 잘 고쳐봐야겠다 했는데, 막상 내가 원했던 집의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집이라는 게 쉽게 사고 팔고 하기가 어렵지 않나. 그러다가 퍼즐랩에 권오상 대표를 알게 됐는데, 이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노인회관이 적합했다. 어차피 나는 쓰지 않을 공간이니 그들이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도 그 안에서 무언가 해보고자 했다. 지역사회에 내려와 기반을 잡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의 좌충우돌하는 시간이 잘 적립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복지 제도가 잘 되어있는데 열심히 일하고 떼어가는 세금을 보면 그들도 허탈해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편하려면 내 주위가 편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편해야 나도 행복하다. Q 새로운 지역에 녹아드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먼저 귀촌한 사람으로서 팁을 준다면? A 조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다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우린 시간이 없지 않나.(웃음) 건축과 비슷하다. 특히 지방에 정착해 활동할 때는 거기에 맞는 정도의 건축, '적정 건축'이라고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설계다.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까지 고치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까 고민하는 거다. 너무 지나치게 다가가고 가까워지는 것 보다, 어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 2022-08-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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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적연금 건보료 반영 ‘시기상조’... “연금 정착 우선” 지적
- 정부가 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피부양자 자격 요건에도 반영하는 내용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과 피부양자 자격 요건 평가에 사적연금 소득을 반영하는 방안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노후 자금으로서 연금 제도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늘어나는 사적연금 반영해야 감사원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건강보험료 산정 및 피부양자 자격 인정 시 공적연금뿐 아니라 사적연금도 포함한 연금소득 전체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다른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 현재는 건보료 산정 및 피부양자 인정 소득 기준으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만 반영하고 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는 2013년 1549억 원에서 2020년 2조 9953억 원으로 늘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사적연금에 건보료를 매기면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된다. 2020년 사적연금 소득이 연 500만 원 이상인 55세 이상 지역가입자는 4만 469명이다. 사적연금 소득 금액은 4882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재산정 해보면 총 348억 원이 추가 부과된다. 만약 사적연금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면,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합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가 새로 개편돼 피부양자 자격 요건도 강화된 상황이다.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공적연금 소득 반영률도 높아진 데다 사적연금까지 반영한다면 많은 이들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늦춰 연금을 몇만 원 더 늘렸다가,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면서 월 20만 원이 넘는 건보료를 내야 하느냐는 민원이 이미 속출하는 상황이다. 건보료, 사적연금 소득반영은 '시기상조' 보건당국의 이번 조치에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사적연금 확대 장려 정책이 아직은 제 역할을 할만큼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하자, 사적연금에 세제 혜택을 주며 사적연금 확대를 장려해왔다.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도 사적연금 세제 혜택을 확대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연금저축 세액공제 납입 한도를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리고,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늘린다. 세액공제율은 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는 15%, 초과는 12%를 적용한다. 연금저축 적립액은 2021년 12월 말 기준 160조 원에 이른다. 올해 4월부터는 퇴직연금뿐 아니라 퇴직금 제도가 적용되는 모든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인 IRP로 의무 지급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가입자만 퇴직금을 받을 때 IRP 계좌로 받아야 했다. 개인연금 계좌 가입자도 늘리고, 이를 통한 퇴직연금 운용도 유도한 것.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낮아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면서, 퇴직금이나 자금을 금융소득으로 굴리기보다 사적연금으로 투자해 노후 준비도 하면서 절세도 하려는 사람이 늘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직 사적연금은 노후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로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KIRI)은 “장수하는 고령사회, 준비와 협력(I): 사적연금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초고령사회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사적연금의 역할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5.3%를 크게 웃도는 43.4% 수준이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사적연금 활성화를 통한 노후 안전망 준비가 시급하다. 특히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의 넓은 사각지대, 낮은 급여 수준, 재정 불안정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어 정부 재정을 통한 재원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도 제도 가입을 장려해온 것. 하지만 KIRI는 취약계층의 사적연금 가입률이 낮고, 퇴직연금은 이직 과정에서 적립금 대부분이 해지된다고 지적했다. 연금으로 수령하기보다 일시금으로 받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IRP 계좌 해지율은 97.3%에 이른다. 사적연금 활성화가 우선 우리나라는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수준이 낮은 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료 납부액 대비 세제 지원 수준은 OECD 12개국 평균인 26%보다 낮다. 퇴직연금 기준으로 확정급여형(DB)이 17%, 확정기여형(DC)이 14% 수준이다. 면세자의 납부보험료에 세제 혜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입 유인도 떨어지고, 연금화를 유도할만한 세제 혜택도 크지 않다. 또한 2021년 만 55세 이상 퇴직급여 대상자 중 연금수령 비율은 4.3%에 불과하다. 또한 적립금이 적을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여전히 노후 소득보장 제도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셈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려면, 개인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게 끔 사적연금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건보료 산정 기준에 사적연금을 소득으로 반영하게 되면, 사적연금 사적연금 활성화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은 미래에 받는 월급 같은 것인데 사적연금 가입으로 오히려 실질 가처분소득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 건보료 산정 수준 이하에 해당할 연금소득자 까지 가입유인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미 운용되고 있는 퇴직연금도 연금화가 안 된다는 문제가 있는데, 오히려 일시금 수령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향후 건보재원 충당을 위해 추가적 복지재정 확충도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타 제도에 미칠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세제 인센티브로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을 함께 실시하는 등 제도간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도록 정책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가 제대로 성숙할 때까지는 다른 재원 확충 방법은 없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 등 협의체를 마련해 충분한 사회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22-08-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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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혐오 기획] 백발노인은 백해무익? "노인도 기회 받는 사회 돼야"
- ‘노인’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생산적이거나 효율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노인 차별을 넘어 혐오로 표현된다. 왜 노인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한 존재로 치부되기 시작한 걸까? 김주현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만나 우리 사회의 노인 혐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최근 ‘혐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여성 혐오, 장애인 혐오, 동성애 혐오를 넘어 노인 혐오까지. 이들에게 혐오 표현을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들은 ‘쓸모’에 대해 말한다. 이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김주현 교수는 ‘역할을 못 하면 짐’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차별이라고 말했다. “사회학 박사 논문의 주제가 ‘생산적 노년’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이었어요. 저는 정말 한국 노인들이 생산적인 노년을 보내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많은 사람이 노인들의 ‘사회적 지위’를 생산성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더라고요. 사회가 그런 분위기를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령주의가 받아들여지면 ‘65세가 된 노인은 노동 시장에서 물러나야 해’, ‘노인은 사회에서 역할을 못 해’라는 생각이 더욱 당연해지는 사회가 된다. 노인 혐오를 이야기하는데 사회적 구조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에이지즘(Ageism)을 우리말로 ‘연령주의’라고 해요. 연령차별주의라고도 하고요. 특정 집단에 자원이 불평등하게 배분되거나 구조적으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을 차별이라고 하는데요. 그 기준이 특정 연령 집단을 향하는 걸 연령차별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 차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상을 연령주의라고 합니다.” ‘쓸모’를 이야기하는 사회 김 교수는 ‘연령주의 관점에서의 노인 인권과 노인 혐오의 실태와 문제’라는 연구를 했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노인 집단에 대한 사회 구조적 차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국가 중 2위였다. 전통 사회가 산업 사회로 가면서 ‘뒤처지는 사람은 가치가 없다’는 인식이 생겼고, 연령주의가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압축적 근대화’를 겪었고, 경로효친이라는 유교적 사상이 강했던 터라 노인의 사회적 지위 하락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사람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서구에서 100년에 걸쳐 진행됐다면 우리나라는 30년 만에 압축적으로 일어난 거예요. 사회 구성원 중 능력이 떨어지는 집단, 그중에서도 노인은 ‘쓸모없다’고 치부되기 시작했죠. 그 집단과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배제하고 기회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된 거예요.” 노인 집단에 대한 차별은 노동 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승진 기회가 사라지고, 은퇴 시기가 앞당겨졌다. 퇴직 이후에는 일할 기회도 없다. 비정규직으로만 일할 수 있는 것. 가족 내에서도 점점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됐다. 가정에서 갈등이 생기고, 심하면 노인학대로 이어졌다. 복지 제도에서도 그들은 소외된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OECD 1위예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노인의 경제적 영역의 연령주의는 OECD 15개국 중 2위일 정도로 높은데, 고용 영역의 연령주의는 비교 국가 중 가장 낮았어요. 우리나라 노인들은 열심히 일하면서도 경제적 차별을 받고 있다는 뜻이에요. 우리나라는 연금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도입되어 노년기까지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연령별 복지 혜택을 보면 청년이나 중장년에 비하면 실제 노인 혜택은 굉장히 적어요. 의료보험 혜택을 제외하면 사실상 많지 않아요. 문화적 소외도 있죠. 노인을 위한 TV 프로그램이나 문화 콘텐츠 자체가 없잖아요. 그런데 마치 노인들이 복지 혜택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이 받는 것처럼 부풀려지면서 짐처럼 묘사되기 시작했죠. 노인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이 부분이 정말 안타까웠어요.” 왜 혐오를 표현하는가 노인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받거나 더 잘살고 있는 게 아님에도 이들을 향한 혐오를 표현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노인 혐오에서의 혐오는 그저 싫어하는 감정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구조적 차별, 사회적 인식 등이 내포되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온라인 혐오 표현 인식조사’에 따르면, 혐오 표현이 발생하고 심화하는 원인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차별이 혐오 표현으로 드러났다’는 응답이 86.1%로 가장 높았다. 또한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들은 ‘뉴스 기사와 댓글’(71%)을 통해 혐오 표현을 접했다. 다음으로 ‘개인운영방송’(53.5%), ‘온라인 게시판’(47.3%) 순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방송 매체’로 혐오 표현을 접했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많았다. 특히 혐오 차별에 대응하려면 ‘정치인, 언론이 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90.3%로 가장 높았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누구나 노인에 대해 어떤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직접 표현한다는 건 또 다른 문제예요.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일은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혐오 표현이 나타나는 이유와 문제점을 깊게 다뤄야 하는데, 가볍게 언급하는 데 그친다는 지적이 많아요. 선정적인 보도에 사람들이 노출되고, 그것이 확대 재생산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혐오 표현의 이유를 ‘우리 사회가 경제적 가치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사회적 이익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제적 평가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현재의 능력만을 보고 가치를 평가한다. “아동도 부양 집단이지만, 미래에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해 거부감이 덜한 거예요. 그렇다면 노인은 과거에 이미 그 역할을 한 사람들인데, 이들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건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인 거죠.” 김 교수의 ‘중고생과 대학생의 노인 인식’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이 중고생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청년 실업과 고령자 일자리를 연관 짓는 프레임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청년 일자리와 고령자 일자리는 다른 영역임에도, 마치 청년 실업이 고령자 때문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서로의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갈등은 하나를 두고 싸울 때 발생하는데요.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시대가 됐어요. 과거에도 노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있었어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죠. 연령주의에서 보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에 대해 공포를 느껴요. 노인은 죽음과 가까운 집단이기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더 느끼는 거죠.” 다양한 노인 인정해야 이런 연령주의는 노인 자신도 ‘쓸모없다’ 여기게 했다.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력적인 노인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한 노인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낀다. 2025년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노인의 나라를 향해 가고 있지만,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너무나 딱딱하다. “사회에서 내가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자신도 이런 연령주의를 당연하게 여기게 돼요. ‘자기 연령주의’(Self-Ageism)인데요. 나이로 인한 차별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거죠. 이렇게 되면 현재의 노인뿐 아니라 향후 노인이 될 세대도 ‘나이가 들면 이런 걸 못 하는 거구나’ 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돼요. 우리는 언젠가 모두 노인이 됩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족하며 사는 사회가 되려면 지금부터 이런 연령주의를 점검해야 해요.” 김 교수는 노인 혐오와 연령주의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강조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더 많이 대면해야 한다는 것. 집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경험이 줄어들다 보니 노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노인들과 자주 접촉하다 보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된다. 한편으로 노인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결국 그들도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기 때문. 서로가 마주하고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나 장을 사회에서 지속해서 만들어줘야 한다. 모든 노인이 지하철의 무례한 노인이나 태극기 부대의 고집스러운 노인인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굉장히 전형적이에요. 정이 많고 따뜻한 노인을 생각하죠. 그런데 그 전형에 맞지 않는 노인도 많아요. 요즘 배우 윤여정 씨가 젊은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은데, 전형적인 노인과 다른 모습이거든요. 노인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인정하려면 지속해서 오랜 시간 다양한 영역의 노인들과 접촉해야 해요.” 노인 혐오는 많은 나라에서 겪고 있는 문제다. “우리가 선도적으로 노인 혐오를 잘 해결한다면, 국제사회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노인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한 단계 진보하기를 기대합니다.”
- 2022-07-0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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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혐오 기획] 온ㆍ오프라인 공간 속 노인을 향한 혐오의 시선들
-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2019)의 '대상별 혐오 표현 과거 대비 변화' 조사를 살펴 보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에 비해 ‘노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과거보다 심화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아울러 같은 조사에서 60세 이상 응답자 중 자신을 향한 혐오 표현이 ‘맞는 말’이라고 대답한 이는 17.6%로, 대다수 노인이 이러한 현상에 반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노인들은 혐오에 떠밀려 그들만의 퇴적 공간에 모이기 시작했다. 노인들의 핫플 ‘무료 급식소’ 탑골공원의 피크타임은 무료 급식소 개방 전후다. 관계자 말에 의하면 요즘은 거의 무료 급식을 목적으로 방문하고 식사 후엔 공원이 한산하다고. 서울의 또 다른 무료 급식소 ‘밥퍼’(밥퍼나눔운동본부), 하루 500여 명의 어르신이 다녀간다. 청량리역에서 거리가 꽤 있음에도 이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내비게이션처럼 노인들을 이정표 삼아 따라가면 된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인근 경동시장이나 동묘공원 등으로 향한다. 이날 메뉴로 나온 ‘카레’가 만족스러웠다는 80대 노인은 이제 모란역에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가 있는데 늦지 않게 가야 도시락을 받는다고. 40년 전 남편과 사별 후 그녀는 점심은 청량리 무료 급식소에서, 저녁은 모란역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고독하지만 자식들의 식사 대접을 스스로 거절한단다. “효도랍시고 못 이겨서 밥 사주는 거지. 다들 억지로 그럴 필요 없다 이거야. 애들이 싫다는데 나도 싫어.” 노노(老老) 혐오도 적지 않아 “남편 밥도 안 해주고 할망구들이 뭐 한다고 와?” 급식소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은 것. 이를 맞받아치는 할머니의 입에서도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다른 이들이 말을 더하고 편을 갈랐다면 싸움이 커졌겠지만, 주변의 냉랭한 분위기에 두 사람도 주섬주섬 말을 삼켰다. 일종의 즉석만남처럼 동년배가 함께 식사하며 넉살 좋게 대화하는 풍경을 상상했건만, 노인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친구를 사귈 목적으로 온다는 이는 드물었다. 말을 걸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지저분하다’, ‘냄새난다’, ‘무섭다’ 등 부정적 이유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말한다.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그렇게 노인들은 서로를 타자화하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혐오는 덤? ‘공짜 지하철’ 급식소에서 만난 노인 중 해당 지역 주민은 드물었다. 강 건너 동네에서 오기도 하고, 외곽에서 찾아오기도 했다.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 그것이 가능한 기저에는 ‘공짜 지하철’이 한몫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유랑하듯 지하철을 타고 시간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문제는 노인 우대 차원의 복지 혜택이 오히려 청년 세대의 반감을 사는 구실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경로 승객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만 2000억 원 이상이다. 최근 경주 불국사에서 관람료 경로우대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며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이처럼 지하철 요금 역시 기준 나이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의 77.1%가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지하철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임신부 배려석에 앉는 노인 등 일종의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노인의 모습에 청년들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는 것이다. 거침 없이 쏟아내는 온라인 속 혐오 지난해 말 부산 동해선 열차 개통 후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문제의 중심에는 노인이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이는 두 가지 주장을 펼쳤다. 하나는 ‘경로우대로 인해 동해선이 실버 관광열차가 되어 다른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한다’, 다른 하나는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활발한 외부 활동에 도움이 되어 좋다. 노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서로 앉으려 뛰고 소리 지르는 노인들… 최악의 경험이었다.” “나도 늙어가지만 전자바우처로 지급해야 한다.” “노인 탑승 시간이나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이에 달린 댓글은 거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후자의 입장은 거의 없었다. 노인 혐오, 그저 눈감는 수밖에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의 생애사를 통해서 본 인권상황 실태조사’(2022)에는 ‘노인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렇게 풀이한다. “무상교통 등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사회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시혜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음. 이러한 인식은 대중 공간에서 노인 혐오와 차별이 발생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함. 경제활동 인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노인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미쳐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로 비하해 젊은 세대의 노인의 향한 혐오와 차별도 스스로 감내하고 심지어 동조하기도 함.” 알면서도 눈감을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 단락이다.
- 2022-07-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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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진료비 비중 40% 넘어... 건보 지속가능성에 '우려'
-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노인 진료비가 매년 증가하면서, 건강보험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낸 진료비와 환자가 직접 낸 본인부담금을 합친 것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년 1분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 개요’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6년 25조 187억 원에서 2020년 37조 4747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 2016년 대비 1.6배 수준으로 늘었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노인 진료비 비중은 2016년 38.7%에서 2017년 39.9%, 2018년 40.8%, 2019년 41.4%, 2020년 43.1%, 2021년 43.4%로 계속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는 9조 8565억 원으로 전체의 42.6%에 달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9만 667원으로 지난해보다 0.1% 증가했다. 건강보험 적용 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도 증가 추세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6년 644만 5000명에서 2021년 832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 적용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도 2016년 12.7%에서 2021년 16.2%로 증가했다. 3월 기준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 인구는 845만 명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앞으로 노인 인구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어서, 노인 진료비 비중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0년 16.1%에서 2040년에는 35.3%로 높아진다. 인구 3명 중 1명은 고령 인구인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9년 4월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19~2023년)을 내놓고 재정 안정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대응책을 시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노인 의료비 증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진료비 감액 혜택 노인 적용대상 나이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늘리는 등의 조정 정책이어서 국민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민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보건의료 정책 현황과 과제: 지속가능성 확보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기존의 의료 이용 행태를 고려하지 않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분야의 의료보장은 확대하되 불필요한 분야는 개선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선 건강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1년 ‘건강보장 Issue & View’에서 2004~2018년 기간 동안 노인 총진료비 증가의 요인으로 인구(39.4%)와 가격(39.6%)이 가장 높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고령화와 가격요인으로 노인 의료비가 증가했다는 것. 또한, 만약 적절한 비용 통제 정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0년 기준 전체 GDP의 2.5% 수준인 노인 의료비는 2030년 6%, 2060년에는 12~1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사망이 임박한 노인들의 불필요한 연명 의료를 자제하고, 완화의료 및 호스피스 등의 대안적인 방법 도모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노인 의료비 지출이 커지는 이유로 고령화뿐 아니라 진료비의 증가도 있는 만큼, 고가의 의료서비스나 과잉진료 등의 의료 패턴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2022-06-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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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지원"… 눈여겨볼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정책은?
- 지난 5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개편을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목표로 한 윤석열 정부는 과도한 규제와 비합리적인 세제를 손보는 한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 부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가운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총 250만 가구를 임기 내 공급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 국정과제는 △주택공급 확대와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안정 실현 △부동산 세제 정상화 △주택금융제도 개선 △주거복지 지원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공주도 50만 가구, 민간주도 200만 가구로 총 250만 가구를 임기 내 공급할 방침이다. 서울에는 40만 가구의 신규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체에는 총 130만~150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주거급여도 확대한다. 현행 중위소득 46% 선인 주거급여 대상자는 5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쪽방 등 비정상 거처 가구에 대한 이주 지원을 강화하고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안전, 편의시설이 설치된 주택을 공급한다. 더불어 지난 30일 발표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산정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내리기로 했다. 또한 청년, 신혼부부 대상 최대 5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도 오는 8월 출시한다. 주택연금 가입 기준도 완화 그 가운데 고령자를 위한 부동산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세제 정책에 특히 초점을 맞췄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기조를 철회하고, 세금 납부도 납세자의 능력에 맞게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고려해 조정할 계획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율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1주택자면서 고령자에 대해서는 주택을 매각·상속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뤄주는 납부 유예 제도를 도입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종부세율은 주택 수에 상관없이 0.5~2.0%였다. 그러다 2019년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율이 도입되며 1주택자 세율도 덩달아 0.5~2.7%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0.6~3.0%까지 치솟은 바 있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대해서도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19년 85%에서 2020년 90%, 지난해 95%, 올해 100%로 4년간 꾸준히 인상됐다. 이 가운데 지난 30일 발표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 따르면, 정부는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금을 매긴다. 전문가들은 재산세와 종부세의 부담이 2020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31일 한국도시연구소·민달팽이유니온·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 3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집걱정없는세상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종부세 정책에 대해 지적했다. 고가의 주택 보유자일수록 종부세 감면 혜택이 큰 ‘부자 감세’로서 주택 가격 폭등의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 시민단체는 “현행 공시가격도 법에서 정의한 기준을 어기고 있는데, 이제는 아예 당해연도가 아니라 전년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편법까지 동원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완화해 가입자를 늘릴 계획이다. 최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16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가입 건수는 전년 대비 15.3% 늘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에 매월 연금방식으로 생활자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월지급액은 가입자의 나이, 금리, 집값 등으로 정해지며 가입 당시 담보 주택의 시세나 감정평가액에 따라 산정된다. 윤석열 정부는 가입대상 주택가격을 일반형기준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 산정 기준은 시세이지만 가입요건은 공시가격이 적용된다. 총 100세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금총액의 현금가치(대출한도)도 현재 5억 원에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월 지급금도 함께 인상될 전망이다. 다만 시세 기준 담보 주택가격 인정 상한인 12억 원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22-05-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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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처럼 생활할 수 있는 요양원 없나요?
- 2040년 65세 이상 인구 35%, 3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머지않았다.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노인이 늘어나면서 도시에서의 요양 시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내가 살던 동네 주변에서 생활 케어를 받으며, 언제든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아픈 노인이 가는 병원 같은 시설로만 인식되던 요양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각종 규제로 묶여 있던 요양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삶의 질 높이는 ‘도심형’ 요양원 요양원에서 생활하더라도 언제든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걸까? 인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낸 이들이 고령 인구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도심형 요양 시설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운영하는 도심형 요양원 위례 빌리지와 서초 빌리지에 들어가고자 하는 대기자는 1500명이 넘어간다. 각 정원이 132명, 80명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수요다. 2023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3호점 은평 빌리지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도심형 요양원의 특징은 자식들이 퇴근하면서 들렀다 갈 수 있을 정도의 생활권에 있다는 것”이라면서 “생활하는 공간으로서 이용자가 내 집처럼 지내면서 원할 때 언제든 친구도 만날 수 있는 도심형 요양원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KB 빌리지는 병원이 아니라 내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환경 설계를 했다. 외관부터 주택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고, 어떤 방이든 창문을 열면 맞바람 치는 구조로 만들었다. 온도에 민감한 고령자에 맞춰 자동온도조절 시스템을 도입했고, 천장과 바닥 모두 난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유닛케어’다. 설립 초기부터 한국 맞춤형인 ‘K-유닛’을 개발한 전문가와 함께했다. 기존 요양원처럼 복도형으로 만들지 않고, 아파트처럼 거실을 중심으로 주변에 방을 배치해 한 층을 하나의 유닛으로 지정한 것. 병원처럼 침대에서 식사하는 게 아니라 거실에 모여 이용자들이 함께 밥을 먹는다. 입주자들의 이동을 도우려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구조지만, 운영자의 효율성보다는 사용자의 편리성을 생각했다. 이 본부장은 “서울시의 요양 시설 공급은 수요 대비 50% 수준이고, 저소득층을 위해 구청이 운영하는 복지 개념의 요양원이 많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75세 이상 후기고령자가 많아지면 중산층의 장기 요양 수요도 더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두세 군데를 후보로 두고 나에게 맞는 시설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요양 시설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움직이기 시작하는 요양 산업 KB손해보험은 국내 보험사로서는 유일하게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요양 서비스 산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신한라이프에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현실적인 제약이 커서 보험사와 같은 민영기관이 요양 산업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현행법으로는 10인 이상의 요양 시설은 소유자와 경영자가 같아야 한다. 땅도 건물도 운영자가 소유해야 하는 것. 임대 방식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도심에 요양 시설 하나 지으려면 200억~3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대도시는 이미 개발이 이뤄진 곳이 많아 요양 시설 지을 토지를 찾기도 쉽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너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상욱 본부장은 “도심에 요양원을 지으려면 너무 많은 돈이 드는데, 그로 인해 이용료가 높아지면 이용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SH나 LH와 같은 주택공사에서 지자체와 함께 재개발이나 신도시 계획 설계를 할 때, 요양 시설이 들어갈 수 있는 땅을 공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멀리 보면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지원도 더 확대돼야 한다. 일본은 노인 주거 형태라면 어떤 시설이든 사회보장제도가 적용되어, 요양 시설뿐 아니라 고령친화주택, 아파트 등 노인을 위한 주거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 고령자의 주거 선택 폭이 넓다. 특히 보험사들이 요양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면서 요양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 안전망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기요양보험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받은 곳만 가능하다. 또 보험수가도 4인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요양 시설이 4인실로 이루어져 있다. 노년기에 부부끼리 혹은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요양원도 1~2인실이어야 집과 같은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지만, 그렇게 되면 개인 부담금이 높아지는 상황. 따라서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사회보험제도의 수가가 1~2인에 맞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관심사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를 반영한 요양 시설이 많아지려면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해야 하지만, 운영과 평판 리스크가 큰 산업의 특성상 기업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제약까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요양원 설치 소유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요양 서비스 관련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며 요양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 2022-05-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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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 맞는 복지혜택은?"… 복지부, ‘힘이 되어줄’ 복지서비스 책자 발간
- 보건복지부가 ‘2022 나에게 힘이 되는 복지서비스’ 안내 책자를 개정 발간했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국민들이 찾기 어려운 복지서비스를 쉽게 활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총 415쪽에 달하는 책자에는 450여 종류에 달하는 전 부처 복지사업에 대한 안내가 담겨 있다. 생애주기별, 대상 특성별, 가나다순 색인을 이용해 국민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간단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생활과 건강 면에서 복지서비스를 찾게 되는 어르신들의 경우 이 책자를 활용하면 기초연금제도, 치매검진 지원, 어르신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각종 요금 감면 혜택 등의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사업과 변경된 내용도 담겼다. 신규 주요사업으로는 △고령자 고용지원금 △출산가정의 경제적 및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첫만남이용권(국민행복카드)’ △영아수당 △1인 가구의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 지원을 위한 ‘1인 가구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사업’ 등이 있다. 기존 사업에서 변경된 사업기준이나 내용으로는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근로장려금 소득 상한금액 인상 △긴급복지 지원제도 재산 기준 상향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의 부양의무자 기준 차별적 요소 개정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지급 기간 연장 등이 있다. 한편, 정부는 온·오프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광화문 1번가’를 통해 해당 책자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책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만족 이상 65.9%)하고 있으며, 추가가 필요한 사업 분야로는 1인 가구 지원사업(48.74%),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사업(27.95%) 등을 선택했다. 해당 의견을 반영해 올해 발간된 안내 책자에는 ‘기타 위기별·상황별 지원’ 분야를 개편해,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1인 가구 지원사업’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복지부는 더 많은 국민들이 보다 쉽게 사회보장제도를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지역자활센터, 고용센터,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등 전국 8000여 개 기관에 책자 17만 부를 배포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휴대하기 편한 ‘주요 사업 50 소책자’ 및 ‘노령층·청년층 소책자’, 전자책(e-book)과 QR코드(시각장애인용 음성지원 포함)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 자료를 제공한다. 정태길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총괄과장은 “앞으로도 국민이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더욱 쉽게 이용하고,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책자를 매년 발간할 계획”이라며 “복지서비스를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홍보방식을 활용해 지속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2022-05-02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