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하루 평균 음료 섭취량이 최근 10년간 2배가량 증가한 가운데, 서울시가 혈당 관리에 더욱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플러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당 섭취량(57.2g) 중 21%(12.1g)가 음료를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 섭취량은 점점 늘어 10년 새 2배가 됐다. 2011년 하루 평균 119g을 마셨으나, 2020년엔 230g이 됐다.
액상과당이 포함된 과일주스, 탄산음료, 커피, 요구르트 등 더운 날씨에 자주 찾게 되는 음료는 당 과잉 섭취의 주범으로 꼽힌다. 당류는 에너지원으로 꼭 필요하지만, 과량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과 비만을 유발하고, 당뇨병 등 질병 위험이 커진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에도 당이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지난 28일 열린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BRAVO! 2022 헬스콘서트’에서 “시중에 있는 고령자 영양식 제품을 선택할 때도 당분이 함유된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장년층의 경우, 무설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의할 점은 제품에 ‘무첨가’라고 적혀 있어도 원재료에 설탕·과당이 들어 있는 제품이 있다는 것이다. 당을 전혀 먹지 않는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준에 맞춰 스스로 하루에 섭취하는 가공식품의 영양 정보에서 ‘당류’를 확인하면 좋다.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첨가당)이 1일 섭취 열량의 10%(2,000kcal 기준 50g) 이내가 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당류 저감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SNS를 통한 ‘#작심삼일 감당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작심삼일 감당일기’는 6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약 2개월간 감당일기 총 3건을 개인 SNS에 게시하는 방식이다. 시는 “즐겨 먹는 가공식품은 생각보다 많은 당류를 포함하고 있다”며 “건강한 당류 섭취를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고, 당류 함량이 낮은 음료와 간식을 선택하는 등 일상에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올해 도내 작은도서관 342개소에 냉난방비를 지원해 취약계층 등을 위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한다. 냉난방비는 연말까지 지원돼 여름에는 무더위 쉼터, 겨울에는 혹한기 쉼터로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은 대규모 예산이나 부지가 필요한 공공도서관 외 주민자치센터, 복지시설, 아파트, 교회 등에서 도민 접근 편의성을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도내에는 총 1천 825개소의 작은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도는 취약계층 쉼터 제공 등을 위해 2017년부터 도내 작은도서관을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 중이다. 올해에는 5억 5천만 원(시군비 3억 8500만 원 포함)을 들여 시‧군에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요청한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전기료, 가스비 등 냉난비와 85개소 냉난방기기 구입비를 지원한다.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운영될 작은도서관 342개소는 도서관별 운영 요일 및 시간이 다른 만큼 방문 전 경기도사이버도서관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서 확인해야 한다.
동네 사랑방이자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경로당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차례 문을 닫은 바 있다. 사회적‧정서적 고립 상태에 놓이자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돼왔다. 보건복지부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우울 위험군은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3.8%로 늘었다. 우울 평균 점수도 4.0점에서 4.2점으로 상승했다. 60대 이상 여성 우울위험군은 19.2%로 남성(8.1%)보다 높았다.
이에 도내 작은도서관들은 도와 시‧군의 냉난방비 지원을 바탕으로 화성시 만세작은도서관의 ‘도서관에서의 1박 2일 야간행사’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화진 경기도 평생교육국장은 “작은도서관이 정보제공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무더위나 추위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나눔‧소통 장소 역할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곳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그곳이 떠오른다. 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이다.
6월을 앞둔 어느 날, 국립서울현충원에는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위로하듯 이팝나무꽃이 흩어져 내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가슴이 아려지는 그곳에서 김수삼(57) 현충원장을 만났다.
김수삼 원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방부 군수기획과장, 직무감찰담당관, 기획총괄담당관, 국제군수협력과장, 기획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국립서울현충원도 국방부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지난 1월, 제23대 국립서울현충원장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별도의 취임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TV에서 그를 볼 기회가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와 5월 10일 취임식 때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기 때문. 김 원장은 “TV에서 저를 봤다며 반가워하는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현충원장에 취임해 책임감을 느끼고 걱정도 많았는데요. 무사히 치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어요.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선거를 치르거나 당선될 때 현충원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을 보고 정말로 중요한 곳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국을 위한 선열들의 장소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 현충탑에 새겨진 글귀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국립서울현충원은 휴전 2년 후인 1955년 설립된 국군묘지가그 뿌리다. 6·25전쟁에서 전사·순직한 군인들을 안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됐고, 군인이 아닌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 안장도 가능해졌다. 이어 1996년 국립현충원, 2006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름을 확정했다.
김수삼 원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은 조국의 독립과 수호, 발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해 계시는 민족의 성역이다. 국난을 극복해온 민족의 얼과 호국 의지, 나라 사랑 정신이 가득 서려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총면적은 약 44만 평이며, 네 분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총 18만 7000여 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립대전현충원은 1985년 건립됐고, 국립연천현충원은 2025년 건립을 목표로 준공 중이다. 김 원장은 “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연천현충원은 모두 같은 위상을 가진 국립묘지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서울, 대전, 연천현충원에 안장되는 대상자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립서울현충원은 국방부 소속이고, 대전과 연천현충원은 국가보훈처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갖는 역사적인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곳의 원장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의 소감은 어떨까.
“올해 1월 국립서울현충원장에 취임해 현충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참배를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갔네요. 처음 참배를 드릴 때 현충원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편,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꼈습니다. 제가 당시 다짐한 것이 있어요. 장례와 추모 행사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등에 맞춰 보다 체계적이고 품격 높은 안장 및 참배·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공자 및 유가족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기 위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좀 더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수삼 원장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설 명절 때 유가족을 대신해 직원이 참배드리고 이를 사진 찍어 전송해주는 ‘설맞이 참배 대행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참배용 사다리 및 참배용 원목 의자를 비치했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셔틀버스 운행도 시작했다고.
김 원장은 취임 후 가장 뜻깊었던 일로 지난 4월의 ‘제2충혼당 개관’을 꼽았다. 제1충혼당은 영현 2만 468위를 모신 후 2020년 7월 만장됐다. 제2충혼당은 2018년 착공돼 올해 4월 13일 완공됐다. 제2충혼당에는 3만 2952위를 추가로 안장할 수 있다.
“제2충혼당 건립을 통해 유공자분들을 최고의 시설로 모실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나라 사랑 및 호국 정신을 후대에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제2충혼당 개관식에서 배우 신현준 씨가 사회를 봐주셨고, 가수 진미령 씨가 추모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이곳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행사 며칠 전에 갑자기 부탁드렸는데도 기꺼이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유해 발굴 및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의 위패가 10만 3000여 위나 있다. 김수삼 원장은 “현재도 이분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유해 발굴 사업이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발굴된 유해 중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호국용사는 극소수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위쪽에 있는 무후선열제단에도 134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구한말 의병 활동 및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분들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하고 후손이 없는 선열들의 위패다.
그러나 안장되어 있고 유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유가족이 꾸준히 현충원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거주 지역이 멀어서 일 수도 있고, 가족이 달라지거나 건강 상태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때문에 기혼자가 적어 후손이 없거나, 남은 유가족 대부분이 형제나 조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유가족이나 친지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점점 쓸쓸한 묘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선열의 희생에 감사하며 ‘내가 후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쓸쓸한 묘소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현충원, 국민 속으로
일반 국민에게 ‘현충원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나?’, ‘실제로 현충원에 가본 적이 있나?’라고 물어보면, 현충원 근처에 사는 서울시민이나 견학을 가본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현충원을 찾아가 봤다고 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보통 TV를 통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를 보면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접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 그렇기 때문에 현충원은 정부 관계자나 유공자의 후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원래는 국립묘지였기 때문에 매우 엄숙한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김수삼 원장 역시 ‘일반인이 현충원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현충원이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호국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44만 평의 국립서울현충원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김 원장은 “봄에는 아름다운 수양벚꽃, 여름에는 이팝나무 가로수길, 가을에는 현충원 둘레를 잇는 은행나무길이 아름답다”면서 “이와 더불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삼 원장의 말대로 국립서울현충원은 아름답고 뜻깊은 곳이다. 현충원을 걷다 보면 느껴지는 감정도 많을 것.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무 환경이 좋아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김 원장은 현충원의 명소로 현충천과 현충지를 추천했다.
“현충원에 천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지 않은데요. 현충천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사시사철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고기들도 많고요. 현충지는 조그마한 연못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거나 소위 ‘멍때리기’ 좋은 곳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시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심신을 치유하신 분도 많아 후손들이 감사한 마음에 기증한 의자도 있어요. 저도 점심 식사 후 산책할 때 현충천과 현충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삼 원장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은 온라인을 통해 ‘기일 : 기억의 날’(당신을 기억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유공자가 서거한 달에 맞춰 업적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독립유공자 하면 어떤 분들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김구 선생님이나 안중근 의사 같은 분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이분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계십니다. 기일 프로젝트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신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했습니다. 한분 한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5월 21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에서 호국 문예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간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이들의 현충원 방문을 뿌듯해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행사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시민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수삼 원장은 재임 기간의 목표에 대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열린 호국 추모공원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언제나 편안히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호국정신을 배우며 후손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수삼 원장에게 현충원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는 “곧 정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퇴직 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먼저 퇴직하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 건강, 취미, 친구들이 있어야 노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로소득은 정년까지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퇴직 이후에는 금융소득을 통해 번다는 목표로 퇴직연금, 리츠, 부동산 펀드 등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요즘 사이버 대학이 많아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공부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한국어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외국인 학습자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이 부여됩니다.”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22년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는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 및 시·도,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응급실에 내원한 온열질환자를 파악하고 폭염의 건강 영향을 감시한다. 수집된 온열질환 발생현황 정보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제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감시체계를 통해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1736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20명이었다. 남자(75.9%)가 여자(24.1%)보다 많았고, 연령별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80세 이상이 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시·도별로는 경기 271명, 경남 126명, 경북 124명, 서울 121명, 전남 110명 순으로 많았다. 발생장소는 실외 작업장이 40.3%(555명)로 가장 많았다. 이 역시 남자(75%)가 여자(25%)보다 많았고, 주로 실외 논·밭(25%)에서 발생했다.
추정 사망자는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사인은 모두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에 노출돼 열사병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여 조치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 청장은 “올여름은 평년(1991~2021)보다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기후 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을 통해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조기에 인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발생현황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자생의료재단은 이른 무더위에 복지 사각지대 독거 어르신들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혹서기 물품을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자생의료재단은 전국 12개 자생한방병원(강남·대전·목동·부천·분당·안산·울산·일산·잠실·창원·청주·해운대)과 협력해 5월 한 달간 전국 각 지역의 독거 어르신에게 여름 이불세트 총 360채를 기부한다. 혹서기 위험에 노출된 50가구를 선정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청소 봉사도 실시한다.
지난달 28일 청주자생한방병원은 청주자생봉사단과 함께 여름 이불세트 30채와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반려식물 30개를 청주시독거노인통합지원센터에 기탁했다. 지난 3일에는 자생한방병원도 강남구청을 찾아 혹서기 물품 지원에 동참했다. 특히 지역 내 독거 어르신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한국에 입국한 고려인 가정 1가구에 대한 지원도 이뤄졌다.
이어 지난 10일 일산자생한방병원과 일산자생봉사단이 지역 독거 어르신 30가구에 이부자리를 전달하고 주거 환경 개선 활동에 나섰다. 부천·잠실·해운대자생한방병원도 지난 12일 부천희망재단과 송파실벗뜨락 구립노인복지관,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지시회에 이불세트 30채씩을 각각 지원했다. 자생의료재단은 이달 안에 대전·목동·분당·안산·울산·창원자생한방병원과 함께 전국적으로 이불세트 및 기타 혹서기 물품 기부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병오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부 활동이 때 이른 무더위로 고생하는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생의료재단은 불볕 더위가 예상되는 올해 여름철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혹서기 물품 지원과 더불어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척추·관절 질환 치료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복지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한방의료방소에 나서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배우 이용녀(66)는 ‘유기견의 대모’로 통한다. 그녀가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한 지도 벌써 19년. 수중에 돈이 없을 때도 있었고, 한 번에 200마리를 돌볼 때도 있었지만 유기견 보호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용녀는 현재 전국동물활동가연대 대표로 활동하며 동물보호 법안 개정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자신보다 동물을 더 생각하면서 사는 그녀에게 동물은 어떤 의미일까.
이용녀는 현재 경기도 포천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유기견 40마리, 유기묘 7마리와 함께 산다. 지난해 화재로 인해 유기견 40마리 정도는 다른 곳에 있다.
이용녀의 하루 24시간은 유기견들과 함께 돌아간다. 10마리 이상 그녀의 집 안에서 동고동락한다. 이용녀는 이른 아침부터 연탄을 갈고, 견사에 가서 배설물을 치우고, 빨래하고, 밥 주고, 청소하고, 시멘트칠을 한다. 그러다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면 집 안에 들어와 또다시 청소 시작이다. 저녁 식사도 한숨 돌릴 수 있는 늦은 밤에 먹는다.
특히 그녀의 든든한 보디가드인 유기견 윌리엄은 9년을 함께 살았다. 파양됐다가 다시 돌아온 윌리엄을 보면 이용녀는 “이제 입양을 못 보내겠다”고 말한다. 윌리엄 역시 그녀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이용녀에게서 좀처럼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녀는 장기간 영화 촬영 때 어쩔 수 없이 윌리엄을 데리고 갔는데, 감독이 윌리엄을 마음에 들어 해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용녀는 “윌리엄이 제일 연기를 잘했다”면서 웃었다.
포천에 자리 잡기까지
이용녀가 개를 좋아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녀는 “그냥 생활이었다. 집 마당에 늘 개가 있었다. 열 마리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녀의 아버지는 딸이 중학생이 되자, 하굣길에 시장에 들러 닭집에서 닭머리를, 야채 가게에서 배춧잎 버린 것을 담아오게 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그것들을 끓여 개들에게 밥을 주곤 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연극배우였던 그녀는 대학로 근처 금호동에서 살았다. 아버지가 키우던 개 4마리와 함께 살던 이용녀는 우연한 기회로 유기견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됐다.
“어느 날 연습실에 가려고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눈이 터져서 고름이 고인 시츄 한 마리가 길가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얘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수의사가 요즘 버려진 개들이 많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시 보호소에서는 얘들을 모아서 버리고 있었죠. 그때는 한 달에 한 번씩 죽였는데, 지금은 열흘에 한 번 죽인다고 해요. 너무 놀라서 그 애를 보낼 수가 없었죠. 그 개를 시작으로 이 보호소에서 7마리, 저 보호소에서 15마리를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그러다 그 집에서 쫓겨났어요.”
이후 이용녀는 왕십리 재개발 동네로 이사 갔다. 철거하기 전까지 빈집에 살다가 경기도 하남시로 옮겨갔다. 그녀의 집에 살던 개가 당시 200마리에 달했다고 한다. 모아놓았던 돈도 다 써버려 “그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제가 생전 돈을 빌려본 적이 없는데 애들 사료 살 돈조차 없는 거예요. 후배들한테 2만 원 빌려서 사료를 사곤 했죠. 그러면서 이제 보호소에 가도 아픈 애들은 못 데리고 오기 시작한 거예요. 감당이 안 되니까… 돈 안 드는 애를 선택하는 비겁한 사람이 된 거죠. 그러고 집에 오면 애들이 눈에 밟혀서 사람하고도 얘기하기 싫고 우울증이 생겼어요.”
하남 집에서 월세를 점점 올리자, 이용녀는 ‘월세 없는 땅으로 간다’고 선언하고 현재의 포천으로 이사했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산골짜기였다고. 그녀는 4년 동안 펜스를 세웠고, 수도 시설이 없어 지하수를 쓰고 있다. 이용녀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애들이 마음껏 뛰고 짖을 수 있어서 마음은 편하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화재보다 무서운 화병
그렇게 포천에 터전을 잡았지만, 지난해 2월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다. 피해 추산액만 약 3000만 원이었고, 화재로 유기견 8마리를 잃었다. 안타까운 소식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돕기에 나섰고, 후원도 이어졌다. 특히 방송인 유재석이 큰 성금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이용녀는 “방송에서 몇 번 본 게 전부인데 어떻게 알고 통장으로 큰돈을 보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화재 후 1년, 현재는 집도 재건하고 복구가 많이 된 상태다. 이용녀는 “한 9~10개월은 마당에서 살았다. 몸이 안 좋아졌다”면서도 “그건 고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전국동물활동가연대 대표로서 동물들한테 좋은 정책을 마련해주고자 힘쓰고 있다. 시위를 하고 목소리를 높여도 반대에 부딪히거나 정책이 통과되지 않을 때 답답하고 화병이 난다고 했다.
이용녀는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매우 바빴다.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개 식용 반대’ 공약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두 후보에게 공약을 받고 나서야 ‘살아났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 하나 이용녀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 등록칩 의무’다. 칩을 무료로 해주고 백신 주사를 1년에 두 번 의무적으로 맞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녀는 “반려견이 예쁘다고 데리고 와서 칩을 등록하고 한참을 키웠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다 애가 아파서 병원비가 엄청 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슬쩍 내다 버리면 그다음에 주사 맞으러 오라는데 못 가게 되지 않나. 칩을 의무화하면 이때 300만 원 벌금을 물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유기견을 죽이는 데 돈이 100만 원씩은 들어가요. 유기견 포획해야지, 거기에 수의사, 관리인들 월급 줘야지, 소각해야지. 그렇게 쓰이는 세금이 1년에 1조가 넘는 거죠. 우리가 내는 세금이 애들 죽이는 데 쓰이는 거예요. 그 돈으로 애들 칩을 만들어주면 평생 쓰거든요. 제가 지난여름 포천시에서 칩을 무료로 제공하라고 1인 시위를 계속했어요. 그래서 올해 1월 1일부터 포천시는 칩이 무료예요. ”
어머니 치매 호전 기적 겪어
이용녀는 유기견 입양도 잘 보낸다. 아무한테나 보내지는 않는다. 입양해간 사람이 자기 형제, 아파트 단지 내의 사람, 직장 동료 등 믿을 만한 사람을 추천하면 유기견을 보내준다. 2018년 1500마리를 넘겼고, 현재는 약 2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견의 대모’인 이용녀는 입양 자체보다 그 이후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반려동물을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키우지 말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해야 할 숙제가 많은데, 그것을 잘 해낼 자신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직접 기적적인 일을 겪은 바 있다. 유기견들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병을 좋아지게 한 것이다.
“12년 전에 엄마가 치매에 걸리셨어요. 병원에서 두 달 안에 돌아가시니까 준비하라고 했어요. 그때 엄마는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손도 못 움직이고, 눈동자에 초점이 없고, 말도 못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하남 집으로 모시고 갔죠. 엄마가 평소에 개를 좋아하셔서 배 위에다 강아지들을 올려주곤 했어요. 그랬더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서너 달 지나서는 애들하고 눈도 마주치셨고요. 그러다 8개월쯤에 제가 잠깐 나갔다 온 사이에 누가 오줌을 싼 거예요. 내가 ‘누가 그랬어’ 했는데 엄마가 한 마리를 가리키면서 ‘쟤가 쌌어’ 하고 말을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엄마가 걔가 싼 걸 보고 기억을 하고 계셨던 거죠.”
어머니는 그 이후 말문이 트였고, 2년 반 정도 같이 살았다고 한다. 현재도 90세가 넘으셨지만 건강하시다고. 이용녀는 어머니와 유기견들 사이에 ‘교감’이 통했다고 짚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도 이 교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끼리 얘기하려면 말 속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고 머리를 굴려야 하니 어렵잖아요. 그런데 얘네들은 그런 게 없어요. 내가 얘들하고 얘기할 때는 굉장히 릴랙스되고 대화가 뚝딱 돼요. 서로 그런 것 없이 100%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거죠. 그러니 반려동물을 인형처럼 대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이용녀는 ‘유기견의 대모’ 이전에 배우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뮤즈로 통한다.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아가씨’에 출연했다. 이용녀는 같이 작업한 감독들이 계속해서 찾아준 게 지금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배우, 연예인이라는 명예가 아닌 일을 계속해서 유기견들을 돌볼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다.
“제가 조금 더 힘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게 없는 것이 좀 아쉬워요. 저는 주변에 친한 이름 있는 연예인들에게 동물에 관해 말해달라 이런 부탁을 안 해요. 괜히 나 때문에 불이익당하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저는 그저 오늘 ‘곁에 있는 동물들을 보호해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주면 결국 그대로 나한테 돌아온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서울에서 레코드숍을 운영하는 그녀는 작은 체구지만 단단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푸른 자연 속을 뛰놀면서 자란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간직한 꿈이 있다. 바로 ‘지구별 여행자’가 되는 것. 그녀는 오늘도 레코드숍에서 세계 각국의 음악들을 들으며 음악의 본고장을 여행하는 꿈을 꾼다.
이는 어떤 영화의 스토리가 아닌, 도서 ‘여행을 수놓다’의 저자 신명숙 작가(68)의 이야기다. 신 작가는 ‘늦었다 싶을 때가 이르다’는 생각으로 60대의 나이에도 여행과 모험을 즐기고 있다. ‘오늘이 나의 가장 젊은 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신명숙 작가에게 받은 에너지를 시니어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신명숙 작가는 2007년 50대에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해 67개국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갈 곳이 많이 남았고 힘닿는 데까지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군가는 편하게 크루즈, 패키지 여행을 즐겨야 할 나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왜?’라고 반문한다.
신 작가가 문학계에 이름을 올린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녀는 2016년 미래에셋 수필부문 공모에 당선됐고, 2018년 계간지 ‘주변인과 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2018년 나온 여행 에세이 ‘지구본 위를 거닐다’, 2020년 나온 시집 ‘웅이와 라넌큘러스’가 있다. ‘여행을 수놓다’는 지난 8월 출간됐다. 담백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레코드숍, 그리고 여행
섬세한 글을 쓴 그녀가 여행 작가 이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했다. 실제 만난 신명숙 작가는 예상보다 더 호탕하고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역시 평범한 삶은 아니었다. 신 작가는 무려 23년간이나 레코드숍을 운영했고, 그러면서 늘 여행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생각해보면 분명한 것은 레코드숍을 하면서 늘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었고, 새로운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의 본고장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꾼 것 같아요. 힘들기도 했죠. 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고, 서울에서 분당을 왔다 갔다 하느라 매일 밤 12시에 집에 들어오곤 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고 호황도 겪었지만, MP3가 나오고는 사양 산업이 되어 결국 가게를 정리했지요.”
2004년 레코드숍 문을 닫았다. 매일 바쁘게 일하던 사람이었기에 쉼표는 어색했다. 일상이 무료했고, 우울증 비슷한 것도 겪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 신 작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성남문학원에 다녔고, 여행자의 삶도 시작됐다. 오랫동안 품었던 꿈에 가까워졌다.
첫 여행은 딸과 함께한 중국 패키지 여행이었다. 이후 몇 차례 패키지 여행을 경험한 뒤 신 작가는 여행의 참맛을 맛보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이에 2007년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을 결심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혼자 타국을 여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배낭여행 동아리에 가입했고, 사람들과 함께 인도 여행을 떠났다. 책 소개에도 적혀 있듯이, 이 인도 여행은 신명숙 작가가 여행자의 삶을 사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두 명씩 현지 가정에서 숙박 체험을 했어요. 저는 한 총각과 아잔타 석굴 뒤편에 있는 집에 가게 됐어요. 거기가 정말로 더러워요. 화장실 하나 없는 곳이더라고요. 제가 간 집은 애들이 되게 많았어요. 그곳 사람들 주식이 짜파티라고 부침개처럼 생긴 것에 달밧이라는 것을 앙금처럼 부어서 먹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그거를 한 일곱 식구가 7~8장을 놓고 먹는 거예요. 그 사람들한테 모자란 양인데, 거기서 또 한 장을 제게 주는 거예요. 사람이 이렇게도 사는구나, 충격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18세 아기 엄마가 있었는데, 내가 아이섀도 바르는 걸 그 큰 눈으로 쳐다보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쓰던 것을 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저를 보던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사람들이 인도에 갔다 오면 인생관이 바뀐다고 하던데 저도 그랬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애들이 반찬을 남기면 ‘너네들은 인도 한 번씩 갔다 와야 해’라고 말했어요.”
이후 2008년부터는 남편과 함께 여행했다. 여행 동반자가 된 부부는 서로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여전히 금슬 좋은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과거 펜팔로 만난 사이라고. 신명숙 작가는 예전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 기본에 연애편지와 일기가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다. 일기는 지금도 매일 쓴다고.
“제가 남편한테 같이 여행 다니자고 꼬셨죠.(웃음) 여행하면서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오는데 남편과 공감이 안 되는 거예요. 얼마나 서글퍼요. 그래서 제가 나이 들어 공감하면서 얘기할 수 있게 같이 여행 가자고 했죠. 2008년에 중국 장자제에 갔는데, 남편이 반한 거예요. 2009년에는 북인도에 갔고, 그렇게 주기적으로 1년에 두 번은 여행을 갔어요. 지금은 제가 우리를 ‘2인조 시니어 여행단’이라고 불러요. 저는 바람잡이, 남편은 행동대장이에요. 처음에는 제가 다 리드했거든요. 지금은 역전되어 남편이 어디 가자고 예약도 다 하기 때문에 전 신경도 안 써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웃음)”
발칸, 중동, 시베리아 여행을 수놓다
‘여행을 수놓다’는 2017~2018년의 여행기다. 신명숙 작가는 책에 나온 순서와 반대로 발칸, 중동, 시베리아 순으로 여행을 했다. 책에 실린 여행지는 러시아, 발칸 지역의 루마니아,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코소보,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중동 지역의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그리고 그리스, 포르투갈이다.
책을 읽으면 신명숙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설명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이는 신 작가가 태블릿 PC에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그 메모들이 쌓여서 여행기가 됐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까지 나왔다. 신명숙 작가는 ‘여행을 수놓다’가 천편일률적인 여행책과는 다르기를 바랐다.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느낀 것까지 쓰자면 아마 책 몇 권은 되겠지만, 그런 책들은 시중에 이미 많죠. 저는 그것들을 전부 배제하고 진솔하게 긴장된 부분을 이겨낸 후 제 자신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부각하려고 했고, 의도한 부분을 함께 여행하는 분위기로 공유했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문학을 가까이하다 보니 말장난을 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닌 산문식으로 썼고, 차별화하려고 했어요.”
신명숙 작가는 여행지 중에 “발칸 지역의 알바니아, 마케도니아가 좋았다”고 회고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을 바꿔서 다른 곳을 가게 될 때가 있는데, 두 국가가 그랬다. 사전지식 없이 갔지만 좋았고 인상에 남는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여행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신 작가도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도움도 받았다. 그 수많은 인연 중에서 신 작가는 알바니아에서 ‘저주받은 산’으로 통하는 세스산을 같이 트레킹한 사람이 제일 생각난다고 말했다.
“스물네 살의 프랑스 아가씨인데, 처음에는 배낭 큰 거 메고 당당했거든요. 그런데 한산한 산장에 내리니까 기가 확 죽는 거예요. 혼자 무서우니 계속 우리한테 따라붙는 거죠. 그래서 트레킹을 같이 했는데, 그녀의 가방이 너무 크고 무거우니까 계속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했죠. 겨울 산행은 빨리 올라가고 빨리 내려와야 위험하지 않아요. 그런데 놓고 갈 수도 없고, 정말 책에 표현한 대로 내버리고 싶더라고요. 그 아가씨 부모님이 의사예요. 우리나라 정서를 생각하면 돈이 많겠다 싶은데, 두 분이 공공기관 의사라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자립심을 키우고자 혼자 6개월 동안 여행을 하는 건데, 1달러에도 벌벌 떨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책에서 ‘깍쟁이’라고 표현했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배운 게 많아요.”
반대로 시베리아 여행은 예상보다 잔잔했다고 기억되는 듯하다. 시베리아 여행 후기는 횡단 열차 탑승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바이칼호를 보기 위해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72시간을 내리 기차 안에 있어야 한다. 때문에 책 내용 또한 기차 안과 밖의 풍경,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신명숙 작가는 기차처럼 달리고 싶었나 보다. 역시 에너지가 넘치는 신 작가다.
코로나19, 다시 열린 여행길
“1년에 두 번은 여행을 나가야 견딜 수 있었다”는 신명숙 작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혀 답답했을 터. 그래도 남편과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캠핑을 즐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단다. 또한 언젠가 다시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건강 유지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일 등산을 포함한 운동을 1시간 이상 한 지도 30년이 됐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등산을 많이 해본 신 작가는 안나푸르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7개국 중에서 가장 좋았던 나라를 묻자 어떻게 한 나라만 꼽을 수 있겠냐고 고심하더니 칠레라고 답한다. “칠레를 바람의 땅이라고 하는데, 호수가 정말 많다. 그런데 호수 빛이 다 다르고, 라마들이 능선에서 돌아다니는데 정말 아름답다.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리고 있기에, 그녀는 다음 목적지로 중앙아시아를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는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상반기에 안 되면 또 6개월을 기다려야겠죠. 중앙아시아, 그러니까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을 가보고 싶어요. 아직 안 가보기도 했고요. 비행기로 5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곳은 다 남겨뒀어요. 일부러 먼 곳만 갔죠. 중남미 쪽은 비행기만 20시간 넘게 걸려요. 하루라도 어릴 때 멀리 다녀온 거죠. 아, 유럽도 나중에 가도 될 것 같아서 일부러 남겨뒀어요. 노후에도 심심하면 여행을 가야 하잖아요. 지금까지 늘 해왔던 것처럼 건강 관리하고 여행을 가야죠.”
신명숙 작가는 여행 외에 글쟁이, 그리고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목표도 있다. 그것은 신 작가에게 ‘제2의 인생’ 희열을 느끼게 해준 손주들과 관련 있다. 손주들, 그러니까 두 딸의 자녀들은 각각 열 살, 일곱 살, 다섯 살이다. 신명숙 작가는 손주들이 태어날 때부터 기억에 남는 순간을 모두 기록해뒀다. 나중에 손주들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책을 만들어서 선물해줄 계획이다. 과거 바쁘게 사느라 엄마로서는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할머니로서는 다르고 싶은 마음이다.
“저는 손주들을 정말 사랑하고, 그애들을 잘 데리고 다녀요. 이번 여름에도 제가 자진해서 수영장, 해수욕장에 데리고 다녔어요. 요즘 애들은 정서적으로 시골 이런 것에 너무 고갈되어 있어요. 우리 애들도 호텔이나 가려고 하니까, 그거를 제가 대신 해주는 거죠.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심성도 악하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손주들에 대해 쓰고 있는 것도 나중에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할머니의 흔적을 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애들이 안 하니까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두 딸에게 속죄하는 마음도 있어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내 빈자리를 매정하게 다그치는 것이 바르게 세우는 것이라 믿었고, 엄마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가 곁에 없어 어릴 적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비가 온다’고 전화하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뛰어서 가라’고 했던 말이 그렇게나 서운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지요. 그래도 그런 흔들리는 날들이 쌓여 지금에 이르렀음을 두 딸에게 고백하는 마음도 전하고 싶어요.”
신명숙 작가 인생의 좌우명은 ‘리드하는 삶을 살자’다. 누군가한테 끌려가거나,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내 삶은 내가 키를 잡고 살자는 생각이다. 평생 활기차게 진취적으로 살아온 신 작가는 늦은 나이에 꿈 또한 실현하고 있다. 그녀는 인생에서 늦은 것은 없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도 배낭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시니어분들이 배낭여행을 못 떠나는 이유는 안정적인 현시점에서 탈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거예요. 굳이 배낭 메고 힘들게 가야 여행이냐, 패키지로 얼마든지 편하게 갈 수 있는데…. 그거에 갇혀서 못 나가는 거예요. 내 주위 사람들만 봐도 나를 부러워하면서도 오히려 패키지만 열심히 찾아다니더라고요. 제가 만든 말이 있어요. ‘삼잘’이라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고라는 뜻이에요. 너무 ‘삼잘’에 연연하지 말고, 여행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많은 시니어분들이 내 책을 보고 도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느 청년과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는 요즘 말로 ‘현타’를 불렀다. 무엇을 해도 좋은 인생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침 머리도 짧게 깎은 김에 절에라도 들어갈까 했지만, 며칠 견디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무작정 해외로 떠났다. 6개월을 계획하고 떠났지만 돌아오는 데는 3년이 걸렸다. 위험을 각오한 무전여행에서 몇 번의 고비는 그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가 찾아낸 것은 ‘잘사는 법’이 아닌 ‘좋은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간병인 중개 플랫폼 스타트업 케어닥의 박재병(33) 대표 이야기다.
“삶의 여정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잖아요. 태어나는 것도 제 의지가 아니었고.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죠. 그러나 죽음은 그렇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잘 죽는 것,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고, 개인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으니까요.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삶의 무게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죠.”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찾은 곳은 저소득층 할머니들이 모여 있던 부산 범일동 쪽방촌이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일종의 ‘부채감’이라고 이야기했다. 자주 찾지도 못하고 여행 내내 감감무소식이었기 때문에 할머니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시작한 것이 ‘원스텝모어’라는 서비스다.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평범한 이들이 사회공헌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보고자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세상이 할머니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죠. 하지만 항구적인 서비스를 하기에는 여러 문제가 많았어요. 가장 큰 문제는 한 사람의 간병을 간단한 기부 활동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죠. 제가 가진 돈을 다 쓴다고 할머니들의 삶이 변화되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가족 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지 않고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죠. 결국 개인의 노력이나 봉사활동 차원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고, 국가마저 해결할 수 없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했죠. 그것이 케어닥 탄생의 근간이 되었어요.”
박 대표의 이러한 결정에는 개인적 경험도 밑바탕에 있었다. 농부의 아내로 유복하지 못했던 어머니가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본 과정은 지켜보는 사람도 견디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는 “과연 어머니의 인생은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병이라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바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케어닥에 녹아 있는 셈이다. 단순히 내 병시중을 들 누군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가족의 삶을 함께 구원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인생은 무엇이었나?”
“예전에는 가족이 간병하는 게 당연시되었잖아요. 특히 며느리나 딸이 그 대상이었죠. 과연 지금 사회에 그러한 체계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죠. 설사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간병에 전념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 가족은 벌어지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케어닥은 2018년 탄생했다. 단순히 돌봄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목표는 아니었다. 돌봄을 제공하는 간병인과 요양보호사, 그리고 노인장기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요양기관의 정보를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을 ‘정보의 비대칭’으로 보았다.
“단지 사업적 관점에서 정보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에요. 소비자 입장에서 화가 날 상황이잖아요. 터치 몇 번으로 동네 짜장면집의 리뷰나 평점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부모님을 맡겨야 하는 요양기관의 정보는 제대로 알 수 없었죠. 5000원짜리 음식이 아니라 매달 수백만 원 간병비가 들어가는 일인데 말이죠. 그래서 정부에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가 여러 핀잔을 들었어요. 감당이 가능하겠냐는 얘기도요.”
그러다 2018년 여름 보건복지부가 열었던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공모전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케어닥이 이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공공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을 확보했다. 케어닥의 ‘장기요양시설 찾기’ 서비스는 각 요양기관의 평가 결과와 함께 의료진, 돌봄 인력의 현황, 입소 인원수, 돌봄 프로그램, 수가 등 정보,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여준다.
요양 서비스 핵심은 ‘인력’
창업 초기의 숙제가 ‘정보의 비대칭’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는 ‘인력’이다. 박 대표는 요양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장애물로 작용했던 ‘수가 중심’의 구조를 깨고 환자를 돌보는 인력에게 동기부여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의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는 더 나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어요. 정부의 인력이나 관리 방법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주는 것 정도밖에 없어요. 더 잘했을 때의 동기부여는 빠져 있죠. 그러다 보니 정부로부터 ‘수가’를 받는 데에만 최적화되어 있어요. 안 하는 것은 계속 안 하고, 해야 하는 것도 수가 수령에 지장 없으면 안 하는 것이죠. 서비스 대상은 환자지만 사실상 모두 정부만 바라보고 있어요. 환자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수단이 아니라 간병의 대상이자 소비자라는 인식이 생겨나야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겠죠.”
그래서 케어닥에서는 간병인이라는 명칭 대신 ‘케어코디’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요양 체계에 맞춰진 근로자가 아니라 새로운 전문 직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처음에 합류하신 분들은 저희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왜 앱에 가입해야 하는지, 면접은 왜 봐야 하는지, 보고는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공감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처우가 보장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중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분이 합류했죠.”
요양 서비스 업계는 지금 심한 인력난에 처해 있다. 케어닥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러한 인력난은 배가 됐다. 고령화로 계속 수요는 늘어나는데, 간병 업무는 기피 직종이 돼버렸다. 요양기관의 집단 감염이나 코로나19 전파의 원인으로 간병인들이 지목당하면서 기존 간병인 중 업계를 떠난 이들도 많다. 박 대표는 결국 이러한 인력 공백 중 일부는 외국인 간병인들이 해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도 지금 간병인 중 베트남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요. 그 자리도 원래는 한국인이 하던 것이었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 공급이 부족하다고 해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먼저 해야 할 것은 요양 인력을 전문가로 인식 개선하고 국가적으로 돌봄 종사자를 양산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결국 외국인 요양 인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인력을 어떻게 필터링하고 교육할지 고민해야죠.”
돌봄 인력에 대한 인식 변화해야
물론 요양 인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소비자들이 돌봄 인력을 함부로 대해 발생하는 갈등은 풀어야 할 요양업계의 오래된 과제다.
“돌봄 인력을 가정부 정도로 대하면 다행이란 얘기도 우리끼리 해요. 식모나 종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원래는 가족이 하던 일을 대신 하는 거잖아요. 딸이나 며느리라면 비용 없이 했을 일을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시키려니 아깝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업무 범위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죠. 돌봄 인력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시킬 수 있고,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해요. 식사부터 빨래, 집안일까지 디테일한 논의가 필요하죠. 그 고민을 케어코디들과 함께 해나가고 있는데, 돌을 뚫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자리가 잡히면 쉽게 지나갈 수 있으리란 기대와 함께 말이죠.(웃음)”
그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인생의 졸업, 마지막을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가족끼리 요양시설에 관한 이야기는 기피하는 실정이죠. 일종의 금기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들어가기 싫다면 싫은 대로, 혹은 지내야 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가 필요합니다. 상황이 벌어질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막연히 버티다가는 결국 무작정 비싸고 좋은 곳만 찾거나, 그저 조건에 맞는 곳에 맡기는 선택을 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두렵더라도 피하지 않고 학습해보면 막연한 공포를 이기고 더 나은 돌봄, 더 나은 황혼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겨울은 노인에게 특히 취약한 계절이다. 추운 날씨는 몸과 마음을 위축시키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약해지고 기후 변동에 적응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이 계절에 따른 연령별·원인별 사망자 수 차이를 분석한 결과 고연령일수록 겨울에, 저연령일수록 여름에 사망 비중이 높았다. 70세 이상 고연령층의 사망자 수는 12월에 4605명으로 월평균 대비 13% 높았다.
심뇌혈관 관련 질환
노인들이 겨울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심뇌혈관질환이다. 뇌졸중이란 ‘뇌가 강한 일격을 맞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뇌에 있는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을 모두 포함한 것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뇌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는 뇌의 정상기능이 어려운 상태가 된다. 이러한 뇌졸중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온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고 혈관이 약해진 노인들은 갑자기 차가운 날씨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뇌내출혈을 일으키면서 돌연사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고연령층의 주된 사망 원인을 보면 1위인 암(26%)에 이어 심장질환(15.9%)과 뇌혈관질환(8.4%)이 뒤를 잇는다.
고혈압이 있는 시니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면 누구나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는데 고혈압 환자들에게 급작스러운 혈압 상승은 특히 치명적이다. 심장에 부담이 가면서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나 작은 혈관이 터져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의 원인 75%는 고혈압인 것으로 알려졌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는 기본이고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다면 꾸준히 치료받고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넘어지며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
추운 날씨는 근육도 굳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인은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쉬울 뿐 아니라 넘어졌을 경우 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특히 노화에 따라 골밀도가 저하된 노인들은 낙상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해 손목이나 엉덩이뼈 등에 골절과 치명상을 입기에도 쉽다. 특히 엉덩이뼈인 대퇴부에 골절을 입은 경우에는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겨울에 노인들은 낙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구성요소 중에서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서 생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관절인 무릎과 엉덩이 관절 등에 심한 통증과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장기간 방치하면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하는 흔하고 위험한 관절 질환이다. 이러한 퇴행성관절염은 낮은 기온과 관련이 높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 활동이 줄면서 근육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순환이 적어지는데, 이때 근육 자체의 신진대사도 줄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근력운동을 통해 충분한 근력과 균형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칼슘 섭취에 신경 쓰고,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등 운동으로 근육과 인대에 활력을 찾아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겨울에는 빙판길은 피하고, 주머니 속에 손을 넣지 말고 지팡이나 보조기구를 활용해 균형을 잡으며 이동하는 것이 좋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퇴행성관절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체중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통증이 계속되면 약물 및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뿐 아니라 관절보호 및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근이완제, 진통제 및 관절보호제 등을 적절히 함께 사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겨울 폐렴 등 호흡기 질환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질환 역시 겨울철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겨울엔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건조하고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바깥 공기와의 온도 차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노인들이 감기에 쉽게 걸리는 이유다. 노인은 감기에 걸리기에도 쉽지만 감기에 걸리면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악화될 우려도 크다. 겨울을 앞두고 정부가 고령자 대상으로 폐렴 예방 접종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젊은 환자들에 비해 노인성 호흡기 질환은 증상이 완만하게 오고 고열이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폐렴이나 만성폐쇄성질환으로 발전되기 쉬운 이유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영양가 있는 식단, 금연 금주 등 기본적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낮 시간에 환기를 주기적으로 시켜주고 잠자는 방에는 가습기나 빨래를 널어 60~80%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사와 식사 사이 공복시엔 1.5~2리터 정도의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고령자들은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 독감‧폐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문물 설명서]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휴가’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산책 삼아 울긋불긋 단풍진 숲속을 거닐거나 서재에서 여유롭게 책 읽는 시간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뙤약볕 아래에서의 골프 라운딩, 땀 흘리며 오르는 등산길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스포츠케이션’을 떠난 MZ세대다.
쉴 때도 운동할래요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에 휴가(Vacation)를 더한 신조어다. 휴가지에서 운동이나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스포츠케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스포츠케이션은 휴가보다 운동을 우선시하며, 운동을 위해 휴가지와 숙소를 선택하고 일정, 예산까지 모두 운동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휴식보다 액티비티나 스포츠를 위한 휴가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지난 6월 MZ세대 4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휴가지에서 ‘액티비티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이는 무려 72.4%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28.8%가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액티비티 등 즐길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스포츠케이션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팬데믹이 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고, 여럿이 모이기 어려워서다. 실제로도 골프와 헬스, 등산, 자전거 타기 등 혼자나 적은 인문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인기다.
여기에 MZ세대만의 특징이 더해져 스포츠케이션이 탄생했다. 건강과 자기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대적 특성이 휴가와 맞닿은 것. 이들은 무기력해지기 쉬운 코로나 시국에도 자신만의 운동 습관을 만들고 공유하는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 이른 아침 일어나 운동하는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주역이다.
호텔업계는 ‘호트’(호텔+트레이닝의 신조어)로 화답했다. 호텔 투숙객은 요가, PT, 필라테스, 농구, 카트 라이딩 등의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여름 호캉스를 다녀온 A씨(26)는 “휴가 기간에 매일 호텔 내 헬스장을 이용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MZ세대의 휴가를 책임지다
골프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운동인 골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상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4050세대의 전유물이던 골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시니어의 고급 사교장이나 다름없던 골프장을 ‘핫플’(핫 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사업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를 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운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골프웨어와 아이템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즐긴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또한 골프장에서의 일상뿐 아니라 휴가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 한다. 실제로 ‘#골린이’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만 9월 기준 53만7000건이 등록됐다.
골린이(골프+어린이의 신조어)들은 골프 여행을 휴가 방식으로 선택했다. 운동하면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킬 수 있어서다. 인천 영종도, 남해, 거제도 등 골프장이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어 휴가지의 선택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다. 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펜션’까지 등장 했다. 이승찬 아체로 빌라&골프 대표는 “장년층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펜션을 찾고 있다”며 “1997년생 고객이 친구들과 방문하거나,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자체 스크린 골프 시설 이용권이나 골프용품 등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다른 5060세대 전유물인 등산에도 스포츠케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 등산객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 매출에서 2030세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31%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에 ‘#등린이’ 해시태그가 23만7000개나 등록됐다는 사실 또한 인기를 입증한다.
등린이(등산+어린이의 신조어)들은 주말과 휴가철을 가리지 않고 산에 오른다. 산악회 대신 등산 크루나 등산클럽을 꾸리고 게임하듯 ‘명산 100 챌린지’에 참여해 배지를 모은다. 등산 후 기록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SNS 해시태그나 등산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다녀온 등산 코스, 주변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기도 한다. 비닐봉투를 챙겨 쓰레기를 줍는 ‘클린 산행’으로 건강, 휴식, 환경까지 챙기는 ‘일석삼조’ 효과도 누린다. 등산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초록은 “거들떠도 안 보던 산을 올여름엔 10번이나 갔다”며 “MZ세대에게 등산은 체력도 기르고 ‘인생샷’을 건질 수 있어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했다.
스포츠케이션은 ‘요즘 젊은 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장년층 건강관리에서 운동의 중요성은 말하기도 입 아픈 수준이다. 재밌게 건강관리를 하고 싶거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마냥 누워 있기 질린다면, 올가을 등린이 아들, 골린이 딸과 함께 스포츠케이션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