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맨해튼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웬만해서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 어렵다는 말을 흔히 한다. 고층 빌딩이 빼곡한 맨해튼은 아주 삭막해 보이지만 어디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 때문이다. 뉴요커들은 브로드웨이 뮤지컬극장, 카네기홀,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이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세계적인
이재준(아호 송유재)
꼭 42년 전 이맘때, 설악산 장군봉의 금강굴에서 홀로 7일을 지낸 일이 있었다. 군 제대 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마등령을 오르내리며, 세찬 바람에 스쳐지나가는 운해(雲海)의 그림자 밑에 누워 마음을 비우려 안간힘을 다했다. 새벽마다 비선대까지 내려가 찬물에 얼굴을 담그고, 그 물빛만큼이나
이재준(아호 송유재)
北風吹雪打簾波 북풍이 눈보라를 몰아 발을 치는데
永夜無眠正若何 긴 밤에 잠 못 드는 그 마음 어떠할까.
塚上他年人不到 내 죽으면 무덤을 찾는 사람 없으리니
可憐今世一枝花 가여워라 이 세상의 한 가지 꽃이여.
조선조 평양기생 소홍(小紅)이 지은 것으로 전해 오는 한시(漢詩)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새긴 김상유(1926~200
김원곤(金元坤·63)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독특한 이력들을 갖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 교수라는 것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는 이력이지만, 동시에 열정적인 미니어처 술병 수집가이며 영화광이기도 하다. 얼마나 그 취미를 파고들었는지 미니어처 취미는 ‘닥터 미니어처의 아는 만큼 맛있는 술’, 영화 취미는 ‘영화 속의 흉부외과’라는 책으로 만들어졌
이재준(아호 송유재)
“작가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되기 위해서 달려갈 수도 없는 곳임을 안다. 촛불이 자기 몸을 태워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어쩌면 자기 자신을 처절하게 바쳐서 작업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구름의 바다 위로 동이 튼다. 나는 지금 2002년 11월, 나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하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 있다. 매일 작품이
이재준(아호 송유재)
스위스 태생의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작품은 세계 많은 예술가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인물상을 조형하면서 군더더기를 깎아내어 본질에 접근하려는 극도의 절제됨이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가늘고 긴 팔다리와 얼굴의 과장된 모습은, 인간 내면의 고독과 우수 같은 정신세계를 표출
이재준
안네 소피 무터(Anne Sophie Mutter, 1963~ )의 바이올린 독주회 맨 앞자리에 김영태 시인과 나란히 앉아,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 k.304를 들었다. 41개 바이올린 소나타 중 유일한 단조의 선율은, 봄밤을 깊은 심연의 사색에 잠기게 하였다.
연주가 끝나고 울퉁불퉁한 돌길을 휘적휘적 걸으며 잠시 하늘을 보았다. 아
민주화를 위해 독재정권에 각을 세웠던 그다. 그의 아버지도 그랬고, 그의 아들도 그랬다. ‘3대가 시위 투쟁 집안’이라는 기사까지 났다. 그랬던 그가 20년 넘게 모은 토기 1582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 이후 모았던 토기들도 다섯 차례 더 기부했다. 토기가 부업이라면 청동 수저 수집은 취미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마저 모두 내놓았다.
글 이준
꽃은 환희의 절정이며,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축복이다. 인간 세상에 꽃이 없다면 단 며칠도 생명을 유지할 식량을 구할 수조차 없다. 꽃은 지극히 소중하고 귀하면서도, 너무 흔하게 널려 있다. 아기가 연필을 잡으면서 제일 먼저 그리는 것도 꽃이며, 출생의 축하 꽃다발에서 생일, 입학, 졸업, 결혼,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도 꽃송이로 추모한다.
글 이재준 미술품 수집가 joonlee@empas.com
화가 김환기(1913~1974)와 화가 도상봉(1902~1977)은 유난히 달 항아리를 좋아했다. 김환기는 여러 점의 달 항아리를 수집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그림의 소재로 삼았고, 종이 오브제로 직접 달 항아리를 만들기도 하였다.
도상봉도 도자기를 좋아해서 아호를 도천(陶泉)으로 삼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