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재즈, 팝송, 칸초네, 클래식 등 외국 장르를 즐겼고 우리 가요나 국악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 들면 우리 노래가 좋아질 거라는 옛말이 있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어른들 말씀에 그른 것이 하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우리 가요나 국악의 은은함이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다.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
여행에 대한 정의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 세상에 살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여행 아닐까. 이왕이면 평소 사는 곳과 다른 곳일수록,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일수록 완벽한 여행지가 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지. 하지만 누군가는 별을 보고 있다네”라고 했던가. 살면서 꼭 한 번은 밤하늘에 펼쳐지는
차갑고 흐린 겨울 한낮. 집 앞 황토 구릉지 쪽에서 불어온 맵찬 바람이 나무들의 몸을 흔든다. 이미 누드로 늘어선 초목들은 더 벗을 것도 떨굴 것도 없다. 그저 조용히 삭풍을 견딘다. 좌정처럼 묵연하다. 봄이 오기까지, 화려한 꽃들을 피우기까지 나무들이 어떻게 침잠하는지를 알게 하는 겨울 정원. 봄이면 화들짝 깨어날 테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꽃들이 제전
닭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냄비에 넣고 감자, 양파, 당근 등을 양념장과 버무려 자박하게 끓여 먹는 닭볶음탕. 졸이면 졸일수록 맛있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잘 발라낸 닭고기를 국물에 촉촉하게 적신 다음 입으로 가져가면 밥 한 공기는 거뜬하다. 종로 골목에서 닭볶음탕으로 5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계림’을 소개한다.
종로3가역에서 10여 분 걸으면 세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글 파괴, 문법 파괴라는 지적도 받지만, 시대상을 반영하고 문화를 나타내는 표현도 제법 있다. 이제 신조어 이해는 젊은 세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01 순삭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뜻으로 순간 삭제의 줄임말이다. 인터넷 게임에서 유
종활(終活, 슈카쓰)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을 뜻하는 일본 사회의 신조어다. 보통 일본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공채 시기에 맞춰 취직활동(就職活動)에 노력하는 것을 슈카쓰(就活)라고 줄여 부르는 것에 빗댄 것. 발음까지 같다.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기업 면접을 위해 뛰어다니는 것처럼 죽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 두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해.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영화 ‘버킷리스트’ 속 대사다. 인생의 기쁨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지점이 같은 사람을 찾자면, 그이가 바로 배우 박인환(朴仁煥·73) 아닐까? 평생 연기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
1983년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면서 공휴일이었다. 그날 필자가 다니던 직장 내 처녀·총각들은 근교 유원지로 야유회를 갔다. 이름하여 ‘총처회’. 준비한 몇 가지 프로그램으로 게임을 즐기고, 예약해서 맞춰놓은 점심도 둘러앉아 맛나게 먹었다.
‘총처회’ 발기인이면서 주동자 격인 필자는 그들보다 한두 살 위이다 보니 모든 행사와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중
2017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아울러 2015년부터 3년간 써온 필자의 한문 산책 역시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필자의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를 드리며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제를 골라봤다.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로서 가장 오래된 작품은 무엇일까?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시가(詩歌) 문학을 대표하는 ‘시경(詩經)’에
시계가 사람 목숨을 구한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주머니 속 시계가 날아든 총탄을 막아줬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 시계 이야기다. 캐나다에 사는 데니스 앤젤모(62)는 지난해 봄에 집수리를 하다 유난히 힘들다는 기분이 들었다. 보통 같았으면 참고 넘겼겠지만, 손목에 있던 애플워치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심장박동수가 210회로 비정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