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은 필수!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어 일상에서 움직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나는 움직이는 사람이다’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교수는 50·60대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을 제시했다. 만성질환 예방, 근육 건강과 내재역량 유지에 도움이 된다.
걷기 운동
내 몸을 교통수단으로 생각하고 일상에서 걷기 운동을 실천한다. 하루에 7000~8000보 이상을 목표로 걷는다.
유산소 운동
수영, 조깅,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 운동을 주 2~3회 실천한다.
근력 운동
•플랭크, 브리지, 팔굽혀펴기 등 자신에게 맞는 전신 근력 운동을 주 2회 이상 실시한다.
•코어와 둔근 운동은 매일 10~15분간 한다.
유연성 운동
•가능하다면 매일 태극권, 기공,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을 10~20분 동안 실시한다.
•스트레칭을 매일 10~20분간 실시한다.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근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젊을 때 근육을 모아놓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근테크’(근육+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유병장수 시대인 지금, 노후에 연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육”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새해에는 ‘근테크’ 열풍에 합류, 건강한 노후를 맞이해보자.
중년의 시기 중요한 ‘근테크’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노화를 늦추는 비결로 근육의 중요성을 피력해왔다. 노화와 근육은 관계가 깊다. 근육은 뼈대를 움직여서 인체의 움직임을 만드는 역할을 하며, 근력은 근육이 수축할 때 발생하는 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근육량은 30대 초에 최대치에 도달한 후, 30대 중반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30대부터 50대까지는 10년마다 15%씩 줄어들지만, 60대 이상 되면 30%씩 급격히 줄어든다. 반대로 나이가 들어 근육을 키우는 일은 젊을 때에 비해 훨씬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즉 중년의 시기에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탄탄한 근육을 마련해둬야 하는 것이다.
근력 감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일상생활도 힘들어지고,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정 교수에 따르면, 근력이 약해지면 근감소증・골다공증・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또한 복부와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배뇨와 배변,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주며, 우울증이 악화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등 마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5년 이내에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과 요양원・요양병원에 입소할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대략 거의 5배나 증가한다. 즉 노년기가 오기 전에 근력을 키워두면 건강도 찾고 병원비도 아끼면서 무병장수할 수 있다. ‘근테크’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정희원 교수는 “70~80대가 되어서도 병상에 누워 있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근육의 밸런스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현대인은 보통 평생을 앉아서 일하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고,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면서 “70대가 되었을 때 근력 관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늦어도 40~50대부터, 사실은 더 일찍 20~30대부터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은퇴 준비를 빨리 하면 좋은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조언했다.
결국은 운동, 전문가 도움 받아야
근력을 키우는 방법은 결국 운동이다. 정희원 교수는 중년이 되면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다. 정 교수는 “걷기만 제대로 해도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젊었을 때 감으로 걷는다든지, 유튜브를 보고 따라 걷다 보면 오히려 부상을 입게 된다. 운동 처방사 및 트레이너의 조언대로 걷기 운동을 하면 근력이 생기고, 관절 가동 범위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희원 교수는 두 가지 운동 조합을 병행할 것을 추천했다. 한 가지 운동만 하다 보면 사용하는 근육이나 관절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따르기 때문이다. 운동 요법에는 크게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스트레칭)이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운동 조합을 찾는 것이 좋겠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국가에서 시행하는 복지 서비스인 ‘국민체력100’을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집 근처 센터에서 몸 상태를 평가받고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통곡류, 콩류, 과일, 채소 등의 단백질 섭취도 근력 키우기에 큰 도움이 된다.
자궁은 생명의 출발점, 여성성의 상징으로 꼽히는 장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말 못할 여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식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이야기를 꺼리는 사회 관습도 문제다. 그러나 감출 수만은 없다. 자궁이나 난소에 발생한 암은 자각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병을 키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시니어 여성이 주의해야 하는 자궁 관련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서울여성병원 산부인과 장호진(蔣昊辰·38) 과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골반장기 탈출증. 시니어의 자궁 질환에 대해 묻자 장호진 과장이 가장 먼저 꺼낸 병의 명칭이다. 흔한 자궁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이 아니어서 다소 의아했지만, 장호진 과장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은 여성의 노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합니다. 오히려 폐경 이후에는 안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반면에 골반장기 탈출증은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 경험 많은 여성에게 주로 발병
흔히 자궁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 골반장기 탈출증은 질 주변에 자궁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약해지면서 중력에 의해 자궁과 방광, 직장 등이 내려앉는 질환이다. 이때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궁이 질을 통해 내려오게 된다. 심하면 자궁 입구 부분인 자궁경부나 심지어 자궁 전부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질 밖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이 부위가 속옷에 쓸리면 출혈이 발생하고 걷기도 불편해진다. 설거지를 하고 난 후 고무장갑을 벗을 때 말려 올라와 장갑 안쪽이 노출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중년 여성의 골칫거리로 꼽히는 요실금을 동반하기도 해요. 또 증상이 진행돼 자궁이 내려앉은 상태라면 자궁적출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재발이 잦기 때문이에요. 환자들에게는 평소에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져 있는 케겔 운동입니다. 케겔 운동을 통해 인대와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골반장기 탈출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케겔운동은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 아놀드 케겔이 고안한 치골미골근 운동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질과 항문 주변에 힘을 9~10초간 준 뒤 서서히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요실금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라면 특히 골반장기 탈출증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일할 때 쪼그려 앉는 시간이 많은 여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의 그늘, 난소암
적은 출산 경험이 골반장기 탈출증 발생을 낮추는 요소로 꼽히지만 반대로 불리할 수도 있다. 바로 난소암이다. 난소암 역시 여성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 난소암은 60대 전후로 발병률이 가장 높아지고 있는 암종이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는 이유는 생리 횟수 때문이에요. 누적 생리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자연적인 무월경 기간인 임신 횟수가 많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출산율도 낮고 초경은 빨라지는 데 반해 폐경은 늦어지면서 발병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흔히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젊게 사는 중년 여성이 늘면서 폐경 시기가 변화한 것으로 보여요.”
난소암은 암종 중에서도 무서운 암으로 꼽힌다. 자각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채기가 어려운 데 반해, 주변 장기로의 전이는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에 병을 발견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초기인 1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70~80%에 이르지만 3기는 40%, 4기는 20% 이하까지 떨어진다.
난소암은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혹이 발견되면 종양표지자 검사나 MRI를 통해 정밀검사에 들어간다. 암이 확인되었다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선택된다. 최근에는 난소암과 유방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헐리웃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예방적 차원에서 건강한 유방과 난소를 미리 잘라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만능 아냐
흔히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자궁경부암도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사람들은 TV 광고에 나오는 백신만 맞으면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장 과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현재 발견된 것은 약 15가지 정도 되는데, 이 중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것은 7가지입니다. 자궁경부암의 발병 빈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쌍고점 형태를 띠는데요, 35세를 전후로 높아졌다가 낮아져 65세에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문제는 65세 전후에는 백신으로 예방되지 않는 자궁경부암 종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죠.”
자궁경부암 치료는 대부분 수술로 진행된다. 병이 막 발병한 초기에는 부분절제술로 치료하지만 대부분은 자궁적출술을 선택한다. 암 진행 상태가 심각하다면 방사선 치료도 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본격적인 암의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정상 자궁경부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데는 평균 12.5년이 걸려요. 평소에 건강검진만 주기적으로 하신다면 어렵지 않게 병을 발견하고 완치할 수 있습니다. 혹시 흡연자라면 빨리 담배를 끊으시는 게 좋습니다. 흡연은 자궁경부암 발생을 돕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간단하다. 면봉으로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해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하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노화와 관련한 자궁 질환의 궁극적인 치료법으로는 자중적출술이 꼽힌다. 흔히 ‘자궁을 들어낸다’로 표현되는 치료법이다. 여성에게서 자궁을 없애면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없을까? 이에 대해 장 과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자궁적출이 여성성 빼앗지는 않아
“자궁이 제거된다고 해서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여성의 몸에 필요한 호르몬은 난소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만약 난소까지 제거해야만 한 경우라면 갱년기가 시작될 수 있는데, 힘든 증상이 동반될 경우엔 호르몬 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면 됩니다.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뇌혈관에 영향을 줘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폐경 직후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의 원인이 된다고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데, 흡연이나 비만보다도 오히려 유방암 유발 위험성이 낮으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한다. 여성성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발생하는 심리 상태로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장 과장은 “여성성을 결정하는 것은 자궁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생각과 내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인정하고 믿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음식으로는 콩이나 석류, 백수오, 홍삼 등이 꼽힌다. 노후에는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근력운동과 같은 무산소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
마늘, 파, 부추, 달래, 무릇(흥거) 등 우리 사찰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채소를 ‘오신채(五辛菜)’라고 한다. 재료의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해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음식을 흔히 ‘사찰음식’이라 부른다. 이러한 사찰음식의 개념을 넘어 ‘한국 전통 채식’의 의미를 더한 무신채(無辛菜) 식단을 지향하는 맛집 ‘마지’를 찾아갔다.
순하게 즐기는 우리 전통 채식
서울 경복궁 인근 서촌마을에 위치한 ‘마지'는 아담한 한옥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2012년 사찰음식 도시락을 선보였던 마지는 이듬해 서울 방배동 매장을 마련했고, 올해 4월 지금의 서촌 분점을 열었다. 그 출발은 ‘사찰음식’이었지만, 오랜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며 현재는 ‘한국 전통 채식’이라는 의미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종교음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지의 김현진 대표는 “사찰음식점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한국 전통 채식’입니다. 식물은 저마다 독성이 있기 때문에, 짧게라도 열처리를 해서 독성을 제거해야 해요. 그게 한국 전통 채식의 조리법이라 할 수 있죠. 우리는 그 방법을 고수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라며 이곳 음식의 의미와 고집을 드러냈다.
목사님도 즐기는 부담 없는 사찰음식
마지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개 스님이거나 불교 신도들 아닐까? 이에 김 대표는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했다. “서촌점 개업 날도 스님보다 목사님이 더 많이 방문했어요. 단골을 봐도 스님, 목사님, 신부님 비율이 거의 비슷하죠.” 또 한 가지 반전은 김 대표는 한때 잘나가던 수학선생님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가 사찰음식으로 전향하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이 컸다. 암으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부쩍 건강에 신경을 쓰던 그녀의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병원에 가보니 항생제 알레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즐겨 먹었던 (항생제 처리된) 닭고기가 화근이었던 것. 그길로 자신이 먹는 식재료들의 근원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사찰음식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 마지가 문을 열기까지 그의 어머니인 백련성(본명 이춘필) 백련사찰음식 연구소 소장의 역할이 컸다.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하다
선재 스님에게 사찰음식을 사사한 백련성 소장 역시 과거 고기를 먹다가 급체한 이후 채식만 먹게 됐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식재료 하나하나에 더욱 신경을 쓰고 정성을 다할 수 있었다. 마지의 대표 메뉴는 연밥올림 한상차림(1만7000원)인데, 여기에 쓰이는 연잎 한 장도 직접 엄선해 사용한다. 5월에서 10월까지, 여름내 촉촉이 비를 맞고 가을에 제대로 영글어진 백련 잎만을 고집한다. 여러 연꽃 중에서도, 백련 잎은 향이 진하고 약용 성분이 풍부해 연밥을 지었을 때 맛이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곳에서는 지름이 50cm 정도인 큰 연잎에 흰 찹쌀만 넣고 연밥을 만든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건강한 자연의 향을 머금은 밥맛이 풍족하게 느껴진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인공조미료나 액젓 대신 과일소스와 간장으로 양념한다. 흔히 식당에서 즐기는 새콤하게 무른 깍두기와 달리, 아삭아삭하면서도 기분 좋은 알싸함과 단맛이 느껴진다. 다른 반찬들 역시 천연 효소나 최소한의 양념만 넣어 담백하게 요리한다.
마지의 삼일(3·1) 캠페인
사찰음식의 맛에 눈뜬 사람이라도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곳에서는 8000원부터 1만원까지,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부담 없는 한 끼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김 대표는 ‘삼일 캠페인’을 제안한다. 세끼에 한 번, 3일에 한 번, 또는 외식 세 번 중 한 번은 가벼운 음식을 먹어서 과한 영양 섭취에 지쳐 있는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해주자는 것. 그렇게 서서히 우리 몸과 영양의 균형을 찾는 식단을 마련하는 게 마지의 목표다.
마지에서는 주마다 종교학, 음식학, 철학 등을 아우르는 ‘인문학밥상’ 강의가 열린다. 단순히 밥을 먹는 식당을 넘어서 불교를 흥미롭게 접하고 종교 간 화합을 마련하는 소통의 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5길 19).
는 시니어가 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운동을 추천하고 그 방법을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공동으로 제작, 연재한다. 척추, 어깨, 팔꿈치, 무릎, 엉덩이 부위에 대한 건강 예방법, 수술 전후 관리, 스포츠 활동 시 주의사항으로 구분해 소개된다. 각 동작들은 시니어의 체력과 몸 상태를 고려해 누워서 혹은 기대어 하는 운동들로 구성됐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
모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은혜 물리치료사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어깨와 팔꿈치뿐만 아니라 척추, 무릎까지 모든 관절이 최대 위기인 날이 명절이라고 이야기한다. 우선 추운 겨울 외부활동을 강요받기 때문이다. 외부활동을 하게 되면 체온이 낮아져, 근육과 힘줄이 심하게 긴장하게 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염증이 악화되기도 쉽다. 여기에 따라오는 장시간 운전도 관절을 해치기 쉬운 요소 중 하나. 가사활동도 문제다. 차례 준비를 위해 불편한 자세로 동일한 동작을 장시간 반복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 가장 운동 범위가 넓은 부위이기 때문에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하루 평균 3000~4000번 움직이는 과정에서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오게 됩니다. 다만 체중 부하가 되지 않는 관절이기 때문에 뼈와 연골보다는 근육과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더 흔하게 나타나지요. 그래서 기본적인 스트레칭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어깨·팔꿈치 질환 예방 운동
1 팔 앞, 뒤, 옆으로 흔들기
침대에 엎드려 팔을 위, 아래,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운동. 집에 침대가 없으면 책상 등에 한쪽 팔을 기대고 하는 방법도 있다. 이 운동의 명칭은 ‘흔들기’이지만 중력에 몸을 맡겨 흔들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이며 잠시 멈춰주는 것이 핵심이다. 팔을 뻗은 후에는 5~10초가량 멈춰준다. 엎드릴 때는 베개를 가슴에 받친다.
2 팔 펴서 당기기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스트레칭 방법 중 하나다. 팔을 쭉 편 상태에서 팔꿈치 위쪽에 반대쪽 팔의 손등을 걸어 가슴 쪽으로 당긴다. 완전히 당긴 상태에서 5~10초 정도 멈춘다. 팔의 각도를 위로, 중간으로, 아래로 내리는 방향에 따라 뒤쪽의 날갯죽지 주변의 여러 근육들이 각각 스트레칭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문틀 잡고 가슴 펴기
주변 환경을 이용하는 스트레칭 방법이다. 문의 양쪽 틀에 팔을 걸쳐 체중을 실은 후 상체를 앞으로 가볍게 밀어준다. 시작할 때 어깨는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고, 팔꿈치의 각도는 90도 정도가 적당하다.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몸을 내민 상태에서 5~10초 정도 유지하고, 1회 운동할 때마다 20회 정도 반복한다. 팔의 각도를 올리거나 내리면서 변화를 주면 가슴 앞쪽의 여러 근육이 스트레칭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 수건 스트레칭
우선 팔을 뒤로 돌려 엄지손가락으로 등을 타고 올라가는 범위를 측정해본다. 잘 안 올라가는 쪽이 운동 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쪽이다. 사진에서 왼쪽이 운동 제한이 있는 쪽이라고 가정할 때 몸 뒤에서 수건의 아래쪽을 왼손으로 잡고 위쪽을 오른손으로 잡아 수직으로 세운 상태가 스트레칭 시작 자세다. 왼손으로 가볍게 수건을 잡고 힘을 뺀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수건을 위로 당기는 연습을 한다. 오른손을 서서히 움직이면서 위아래로 수건을 이동시키면 자연스럽게 왼쪽 어깨 주변 근육이 스트레칭되면서 운동 범위가 늘어나게 된다.
5 막대 스트레칭
지팡이 또는 집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구둣주걱, 우산 등을 이용해도 된다. 막대의 양쪽 끝을 잡고 한쪽 팔을 쭉 펴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 방법이며, 수건을 이용하는 방법의 반대로 생각하면 쉽다. 운동 제한이 있는 쪽 손을 이번에는 위쪽으로 잡고 아래쪽 손으로 막대를 미는 방법으로 스트레칭을 진행한다. 특정한 각도에 구애받지 말고 머리 위, 수평 방향 등 다양한 각도로 스트레칭한다. 마찬가지로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팔을 쭉 편 상태로 5~10초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 각 방향별로 10회 정도 반복한다.
수술 전후 시행할 수 있는 초기 재활운동
어깨나 팔꿈치를 다치면 제때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재활이다. 관절 수술은 힘줄을 묶거나 뼈에 고정시키고, 근육과 연골 등에 물리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기 때문. 정상의 운동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술 주변 부위에 구축이 오기 전에 재활 프로그램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김동환 교수는 “수술 전후 가장 중요한 사항은 수술을 담당한 전문의에게 수술방법 및 수술 후 주의사항을 잘 듣고 재활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합니다. 수술 방법에 따라 관절가동 범위의 정도나 운동 프로그램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재활의학 전문의와 상담할 때에도 그 내용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1 팔을 서서히 위아래로 움직이기
벽에 대고 걷는 두 다리를 흉내 내듯 손가락을 위로 움직여 팔이 천천히 펴지도록 한다. 어깨나 팔꿈치가 통증을 느끼는 시작점까지 일단 올렸다가 절반 정도 다시 내려온다. 다시 올릴 때는 처음 올렸던 높이보다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도록 서서히 시도해 본다. 반복해서 목표를 정해 시도하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높이를 확인할 수 있다.
2 팔을 몸 안쪽으로 밀기
어깨와 팔꿈치의 근력을 키우기 위한 기본 운동이며, 베개만 있다면 집 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겨드랑이 사이에 베개를 끼운 상태에서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90도 정도로 유지한다. 베개를 누른 후 5~10초 정도 그 자세를 유지한다.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시행하며, 너무 무리하게 힘을 주지 말고, 하루에 수회 반복한다.
3 팔을 몸 바깥쪽으로 밀기
팔꿈치를 자연스럽게 90도 정도로 위치한 상태에서 벽과 팔 사이에 베개를 대고, 다른 쪽 손으로는 베개를 받쳐준다. 팔 안쪽으로 밀기와 마찬가지로 베개를 누르면서 힘을 주어 버틴다. 체중을 싣지 않고 팔의 힘으로만 눌러야 제대로 근력을 키울 수 있다. 누른 후 5~10초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 동일하게 통증이 없는 정도로 너무 무리하게 힘을 주지 말고 하루에 수회 반복한다.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NHK방송문화연구 미디어연구부를 책임지고 있는 하라 유미코(原由美子, 1962년생)의 까무잡잡하고 야무진 얼굴에서 관리직의 연륜과 함께 충만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주위에서 엄격한 상사, 철저한 커리어우먼이라고 부를 만큼 한 마디로 일밖에 몰랐던 전형적인 ‘일벌레’로 해외 출장도 잦았다. 주로 미국과 유럽 등을 많이 다녔지만, 정년을 앞두고 10년 정도는 한국,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지역으로 출장을 많이 갔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양국 방송에 대한 공동 연구, TV 방송 제작 심포지엄 등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 경주, 제주도 등 각지를 돌았다. 미디어연구부의 업무 때문에 한국의 일본 연구자들과 동아시아, 일본 드라마 등을 조사하고 분석하기 위해 자주 한국을 방문했으며,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그러다가 쉰 살 무렵 부장을 맡아 현장을 다니는 일보다는 자료 수집과 분석, 조사 등 주로 의자에 앉아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가끔 서서 일할 때 다리의 힘이 풀려 휘청하는 등 하반신 근육이 많이 약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크게 깨달았다. “사실 20년쯤 전에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가벼운 안면 마비 증세가 생겼지만 꾸준한 운동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앞으로 더 나이를 먹을 텐데, 제대로 서지도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일이 더 많아질 걸 생각하니 더 심각해지기 전에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었죠.”
파도와 호흡하는 서핑에 빠져
그래서 58세 때 도전한 것이 서핑이다. 처음에는 근력을 키우기 위해 노를 젓는 타입의 서핑으로 시작해, 현재는 자신의 다리 힘만으로 파도를 타고 방향을 바꾸는 본격적인 보드를 즐기고 있다.
“건강을 위해 스포츠클럽에서 요가와 스트레칭, 체조 등을 해 왔고, 아울러 스탠딩 서핑도 했는데 사실 말이 파도타기일 뿐 스탠딩 서핑은 노를 젓기 때문에 파도가 좀 있으면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죠.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어떤 파도든 그 속에서 파도와 호흡하는 본격 서핑으로 바꿨답니다.”
하라 유미코는 줄곧 살던 도쿄(東京)의 집과는 별도로 일본의 대표적인 서프 포인트이자 수많은 서퍼와 서핑 동호회가 즐겨 찾는 가나가와현(神奈川縣)의 치가사키(茅ヶ崎)시에 별장까지 마련할 정도로 서핑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내고 있다.
“예순 살때 정년 퇴직을 하고 현재는 계약사원으로 일주일에 세 번 출근해 근무 중인데, 도쿄의 집은 화, 수, 목 근무 때 사용하고 치가사키의 집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용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있어요.”
서핑을 위해 바닷가 입지를 충분히 살린 세컨드 하우스는 그야말로 그녀의 제2 인생이 꽃을 피우는 곳, 의외로 서핑을 시작하는 중장년들이 많아 서핑 이외에도 그들과의 교류도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아울러 스탠딩 서핑은 복근을 사용하고 노를 젓는 근력을 키우지만 본격 서핑의 전신 운동에는 미치지 못하며, 무엇보다 파도를 타면서 자연과 한몸이 됐다는 쾌감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짜릿해 정말 배우길 잘했다고 덧붙였다.
모전여전, 다시 찾은 건강 만끽
하라 유미코에게는 어머니(1931년생)와 여동생(1959년생)이 있다.
어머니는 일흔 살 때 지금까지 꾸려오던 양품점을 접자 급격하게 체력이 쇠약해지고 각종 노인병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원인도 모른 채 살이 쭉쭉 빠져 체중이 35㎏밖에 되지 않은 적도 있었고, 급기야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미코의 극진한 간호와 꾸준한 치료 덕분에 현재는 체중을 55㎏까지 회복했으며, 건강도 되찾아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치가사키에서 누리고 있는 제2의 삶에 맞춰 어머니를 노인요양원으로 옮겼으며, 매주 주말 시설을 찾아 오붓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건강이 회복된 어머니는 평일에는 노인시설에만 있지 않고, 치가사키에 있는 대학의 공개 강좌를 듣거나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까지 배우고 있어 지난 10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유미코는 혀를 내둘렀다. 뭐든지 열정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살아간다는 점에서 아마도 모전여전일지 싶다. 미술을 전공한 여동생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현지 일본 요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친구와 함께 리옹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 화가에서 요리사로 변신해 자신이 만든 음식 맛을 보기 위해 찾아주는 손님들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벌써 16년이 넘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듯이 이렇게 세 모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삶을 놓치지 않고 알뜰하게 만끽하고 있다고 하겠다.
62세 홍일점 바다에 서다
서핑 동호회의 회원은 대개 50대 초반의 중년들이 많은데, 인생의 선배 하라 유미코는 바닷가에서 서핑을 즐기는 유일한 고령의 여자라는 점에서 홍일점. 평일의 바닷가에는 젊은 사람들이 드문 반면, 의외로 중장년층 서퍼들이 꽤 많다고 한다. 골프처럼 필드에 나갈 때마다 돈이 드는 운동과 달리 서핑은 바다와 파도, 그리고 바람을 느끼고 이용하는 공짜 운동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서핑은 매년 3~4월 봄에 시작해 11월 말까지가 시즌으로, 파도를 타지 않을 때에는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 체조 등으로 몸을 만들어 둔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바닷가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크린 캠페인에 참가하는 바다 사랑도 실천 중이다. 이어 유미코는 파도의 속성을 알고, 파도를 다스리는 게 아니라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호흡할 수 있게 되면 먼저 일본 바다를 두루 섭렵한 뒤 세계 곳곳의 유명한 서프 포인트를 찾아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파도를 직접 맛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허벅지는 제2의 심장
끝으로 일에 매진하면서 건강을 잃었다가 어렵게 되찾은 경험이 있기에 유미코는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좀 더 빨리 했으면 생각하지만, 절대로 늦은 것이란 없습니다. 단지 안 할 뿐이죠. 생각이 있다면 행동에 옮길 것, 이걸 명심했으면 해요. 파도타기를 통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의 섭리에 맞춰 산다는 가르침을 배웠는데, 일할 때 몰랐던 근육과 신경 등 여러 문제도 알게 되었고, 몸을 움직이면서 크고 작은 문제도 해소되고 몸도 부드러워지고 훨씬 가벼워졌어요.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몸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특히, 제2의 심장이라는 허벅지를 지금부터라도 단련해 두면 제2의 인생이 든든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