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관련 소비를 아끼지 않는 ‘셀프메디케이션’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조제 건강기능식품과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처럼, 영양제를 만들어 먹는 시대가 왔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6조 1429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대비 25% 넘게 성장한 규모다. 2021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건기식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건기식 주요 고객층은 50~60대 중장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5060의 구입 금액 점유율은 35%로 1위였다.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의 제품도 함께 구매하며, 한번 선택한 성분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10대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워킹맘도 28%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꼽힌다.
개인 맞춤형 건기식 뜬다
셀프메디케이션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알아보고 맞춤형으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발맞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0년 7월부터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 및 판매를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건기식을 소분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필라이즈’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영양제를 분석해 추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먹고 있는 영양제를 등록하면 분석 리포트도 제공한다. 과다하거나 부족한 영양 성분, 건강 상태나 복용 의약물에 따라 부작용 위험이 있는 성분, 더 먹으면 좋은 성분 등을 알 수 있다. 복용 중인 영양제 분석 기능 이용 건수는 출시 직후 2만 회에서 8개월 만에 33만 회로 급증했다. 건강검진 기록이 있다면 더 자세한 분석을 제공하며, 먹고 있는 영양제를 등록하면 알람을 통해 가장 효과가 좋은 섭취 시간을 알려준다.
풀무원건강생활은 ‘퍼팩’(Perpack) 매장을 열고 소속 전문 영양사와 대면 상담 후 건기식을 소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개인맞춤영양’ 앱을 출시, 39가지 설문조사에 답하면 개인에게 맞는 건강식품을 추천해준다. 그중 원하는 영양제를 고르면 1개월 분량으로 배송되며, 정기 배송도 가능하다. 개인맞춤영양의 재구독률은 70% 이상이다.
한국암웨이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 서비스 ‘마이팩’을 선보였다. PMAS(분변으로 장 환경을 재현하는 복제 장 기술)로 개인별로 유익한 미생물 등을 분석해 프로바이오틱스 6종 중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케어나우’ 앱을 출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식약처 등으로부터 수집한 2730만 건 식품 바이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과 영양 성분 사이의 연관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한다. 케어나우의 건강 설문은 대학 임상의학연구팀과 개발한 것으로, KCI 학술지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되는 등 임상학적 근거를 인정받기도 했다.
영양제 정기 구독으로 하루 한 팩
개인에게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는가 하면, 추천을 바탕으로 영양제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분석은 물론 상담, 관리 방법 등 스스로 관리하며 영양제를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 구독 서비스는 한 달분이나, 하루분씩 소분해 복용 편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의 ‘아이엠’은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한다. 온라인에서는 20여 문항의 설문을 진행하면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해준다. 전문 영양사와의 카카오톡 채팅 상담을 통해 그중에서 꼭 필요한 영양제를 고를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약국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설문 진행 후 약사와 상담할 수 있다. 추천받은 영양제를 구매하면 하루치씩 소분해 매달 정기 배송해준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을 보내고 리워드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섭취 관리도 돕는다.
투비콘의 개인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그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와 복용 중인 약 정보를 취합해 영양제를 추천한다. 국내 10개 생명보험사가 사용하는 지능형 언더라이팅 ‘H-health’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필그램이 보유한 약품·건기식 관련 데이터는 2만 200개 이상이다.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I가 주의해야 할 성분과 추천 영양 성분을 고려해 정보를 제공한다. 각 영양제별로 복용 시기와 권장량을 안내하며, 영양상담사와 화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한 영양소당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앱을 통해 설문을 거치면 정기 배송을 통해 하루에 먹을 영양제를 모아 하루분씩 소분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뉴트리원의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 ‘마이퍼즐’ 역시 자체 설계한 건강 설문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하루분씩 소포장한 맞춤 영양제를 30일에 한 번씩 정기 배송해준다. 한 팩을 구성하는 영양제는 추천 리스트에서 원하는 제품만 선택해 최소 2알에서 최대 10알까지 구성할 수 있다. 팩을 구성할 때 처음 1회는 오프라인 매장 혹은 화상 전화를 통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케어위드의 건기식 정기 구독 플랫폼 ‘필리’는 개인 식습관 등의 설문을 통해 건기식을 추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필리는 영양제별로 한 달분을 소분해서 보내준다. 또한 필요한 영양 성분이 어디에 효과적인지도 간략하게 제공해 잘 알지 못하는 성분도 기능을 알 수 있다. 영양제 섭취 빈도를 체크할 수 있고, 알람 등록으로 먹는 시간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현재 축적된 건강 설문 데이터는 약 91만 건이며, 누적 구독자는 5만 명에 달한다.
커피처럼 내려 먹는 영양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분석과 구독 서비스를 넘어 커피머신으로 홈 카페를 만드는 것처럼, 집에서 영양제를 만들어먹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양제 기계로 매일매일 다른 컨디션에 맞춘 영양제를 조합하는 것.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IoT 영양관리 가전 ‘뉴트리션 엔진’을 통해 구현되는 실시간 영양관리 솔루션 ‘나스’(NaaS, Nutrition-as-a-Service)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그날의 몸 상태를 선택만 하면 기존에 저장된 건강 정보를 토대로 헬스케어 AI가 지름 4mm 알갱이 형태의 영양제들을 맞춤형으로 배합해 한 잔에 제공한다. AI에는 자체 연구시설의 의약사 연구진이 3년 간 개발한 초정밀 건강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있다. 알고케어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2021년 ‘헬스&웰니스’부문, 2022년 ‘가정용 전자제품’ 부문, 2023 ‘가정용 전자제품’ 부문으로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간편인증으로 건강검진 기록, 복용중인 약, 진료 내역 역시 자동 반영된다. 애플·삼성 헬스 등의 기관으로부터 활동량 데이터(라이프로그)도 받는다. 사용자가 선택하는 몸 상태에는 감기, 몸살과 같은 질병 증상과 더불어 우울, 피로 등 감정 및 컨디션 역시 포함된다. 알고케어는 ‘알고케어 앳 워크’라는 형태로 나스를 기업에 먼저 제공한다. 오는 3월부터 사전 예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오피스 영양관리 솔루션이 제공된다. 오는 9월에는 ‘알고케어 앳 홈’을 통해 일반 사용자를 만날 예정이다.
셀프메디케이션 시장은 건기식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식약처는 규제샌드박스에 이어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의 제도화 방안을 찾고 있으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신설 및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관리사’ 등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시범사업 전 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며 “맞춤형 건기식이 소비자의 건기식 섭취·구매 편의성을 높이고 건기식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법령 정비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령·성별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후각상실이 고령 환자에게는 나타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초기 증상이 연령·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0년 4월 2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영국 내 코로나19 증상과 백신 부작용 등을 보고하는 '조 코로나19 증상연구'(ZOE COVID Symptom Study) 앱에 보고된 사례 18만2991건과 2020년 10월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받은 코로나19 검사 1만5049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초기 사람들이 보고한 증상은 모두 18가지다. 주요 증상에 후각상실과 가슴통증, 지속적인 기침, 복통, 발 부위의 물집, 눈 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이 있었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증상인 후각상실은 60세 이상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떨어졌고, 80세 이상 연령에선 관련이 없었다. 또 설사 증상은 60~79세와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주요 요소였다.
16~39세 연령층에선 감염 초기 3일 동안 후각상실, 가슴통증, 복통, 숨가쁨, 눈 통증이 다수였다. 또 40~59세는 80세 이상에 비해 코로나19로 지속적인 기침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으나 오한이나 떨림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 낮았다.
60~79세 연령은 가슴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 숨가쁨, 설사가 코로나19와 관련성이 가장 높았다. 80세 이상에서는 설사, 인후통, 가슴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 눈 통증, 오한이 주로 나타났다.
성별 차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남성이 여성보다 숨가쁨, 피로감, 오한, 떨림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후각 상실, 가슴통증 증상이 많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영국발 알파 변이 확진자들을 위주로 분석했다"면서 "이번 분석 결과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및 후속 변이의 증상도 연령별 또는 성별 그룹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클레어 스티브스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중요한 점은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가족 구성원마다 다를 수 있다"며 "최근 유행하는 인도발 델타 변이와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변이의 초기 증상도 빨리 파악해 효율적으로 의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리안 도스 산토스 칸나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바이오의공학 박사는 "현재 영국에서는 몇 가지 증상만으로 자가격리와 추가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다양한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확인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9일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빨간 네모. 흰색 재생 버튼. 중간 광고. 이런 용어로 간단하게 설명만 해도 떠오르는 게 있다. 바로 ‘유튜브’다
페이팔 출신 공동창업자 3명이 파티 영상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던 유튜브는 이제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KBS 2TV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등장인물 윤지후는 “하얀 천이랑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천과 바람 대신 유튜브만 있다면 세계 어디든, 그것이 무슨 분야든 상관없이 구경할 수 있다. 이제 건너뛰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마음껏 볼 수 있다.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다.” 유튜브 문화·트렌드 총괄 케빈 알로카(Kevin Alloca)가 저서 ‘유튜브 컬처’ 서문에 쓴 문장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지금 이 순간 유튜브를 보고 있다.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는 20억 명에 육박하고, 하루에 10억 시간을 유튜브에서 소비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유튜브를 얼마나 소비하고 있을까? 지난 4월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NPR 인터넷 이용자 조사’(중복 응답)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동영상 시청채널 순위에서 유튜브는 93.7%로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네이버(43.1%), 넷플릭(28.6%), 인스타그램(26.4%), 페이스북(24.1%) 순이었다. 특히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전년 대비 16.7%P 증가했다. OTT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눈에 띄지만, 아직은 유튜브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관심 있는 카테고리는 연령대별로 달랐다. 전체 카테고리별 선호도는 요리·음식·맛집(39.4%), 유머·예능(36.9%), 게임(36.8%), 일상생활(35.2%), 운동·헬스·건강(28%) 순이었다. 비중도 조금씩 달랐다. 10대와 20대는 게임과 유머·예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30대와 40대는 요리·음식·맛집과 유머·예능에 관심이 많았다. 50대는 요리·음식·맛집과 운동·헬스·건강 콘텐츠를 주로 소비했다. 60대는 요리·음식·맛집과 일상생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대별 관심사를 잘 알 수 있게 해준 대목이다.
유튜브 사용 목적도 달랐다. 동영상 시청이 90%로 1순위였다. 그다음이 채널 구독(67%), 음악 감상(65.1%), 궁금한 정보·내용 검색(55.3%), 공감·비공감 클릭(29.5%) 순이었다. 정보 검색은 전년 대비 10%P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가 단순히 동영상 시청용이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처럼 정보 검색 창구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는 ‘영화’, ‘게임,’ ‘연예인·아이돌’, ‘여행’, ‘맛집’·푸드’였다. 특히 영화가 34.8%로 가장 높았다.
더 나아가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을 할 때도 유튜브를 이용했는데, 단순한 정보 검색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취미생활·자기계발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을 위해 유튜브를 이용하는 경우가 54.3%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유튜브에 ‘취미’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다양한 영상이 나온다. 십자수, 라탄공예, 유화 그리기 등 다양한 분야의 취미를 영상에서 추천한다. 코로나19 영향 때문인지 실내에서 주로 할 수 있는 취미를 추천하는 영상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런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을 때 유튜브 내의 영상 콘텐츠(4.0점)가 오프라인 학원·아카데미(3.87점)나 서적(3.54점)과 같은 오프라인 채널보다 높았다.
유튜브는 생물처럼 진화하고 있다. 영상 공유 사이트로 시작해서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되더니 이제는 검색 엔진의 자리를 엿보고 있다. 유튜브는 새로운 시대의 빅뱅이다. 빅뱅이 새로운 우주를 만든 것처럼 유튜브도 이제껏 보지 못했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알로카의 말처럼 미래에는 외계인에게 유튜브를 소개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날(?)을 위해서 알아두면 쓸모가 있거나, 무해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유튜브 채널을 다음 호부터 소개한다.
“젊은 아가씨들은 어쩜 저렇게 다들 피부가 깨끗할까?” 하고 쳐다본 시니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조금만 신경 써서 하나만 더 발라보자. 바로 컨실러다. 컨실러는 점, 검버섯, 다크서클을 커버하거나 피부 트러블이 있을 때 사용하는 제품이다. 파운데이션, BB, CC크림 등은 피부 전체에 도포하지만, 컨실러는 국소 부위에 발라서 피부 결점을 감추는 화장품이다. 컨실러 액체형과 고체형이 일반적이나 이 둘을 합친 크림 형태 등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고체형은 지성과 복합성 피부, 액상용은 건성 피부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헤라 블랙 컨실러
다양한 피부 결점을 완벽하게 감춰주는 블랙 컨실러는 ‘닷 커버’와 ‘스프레드 커버’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닷 커버는 트러블, 기미, 점과 같은 작고 진한 잡티를 가려준다. 스프레드 커버는 다크서클, 주근깨, 홍조 등 옅고 넓은 잡티를 가려준다. 닷 커버는 위생적인 금속 소재 팁으로 찍어 바르는데 국소 부위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팁으로 찍고 두드리면 한 번의 터치만으로도 강력하게 밀착돼 커버된다. 스프레드 커버는 유연하게 휘는 브러시 팁으로 구석까지 펴 바르고 손을 이용해서 발라주면 촘촘하고 얇게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5g 4만 원대
루나 ‘롱래스팅 팁 컨실러’
바르는 즉시 얇은 화장 막을 형성해 피부 밀착력을 높여주고, 수분 지속력과 커버력을 유지한다. 캐모마일 꽃 추출물이 함유된 액상 타입으로 시간이 지나도 뭉침이나 갈라짐, 건조함이 적다. 비타민E, 마치현 추출물로 자극 없이 깨끗하게 결점을 가려준다. 3가지 색상이 있다. 7.5g 1만4000원
바비브라운 ‘인스턴트 풀
커버 컨실러’ 시간이 지나도 화장이 무너지지 않는 롱래스팅, 노다크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에 편안하게 밀착되어 모공에 끼거나 갈라지는 현상 없이 깔끔하다. 인도나무 추출물 및 팜 야자 핵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어 눈 밑 피부의 탄력을 즉각적으로 돌려준다. 8가지 색상이 있다.
6㎖ 4만3000원대
나스 소프트 매트 컴플리트
컨실러 오일프리크림 타입. 모공 끼임 현상 없이 매끄럽게 메이크업을 마무리해준다. 펩타이드와 히알루론산, 비타민 A·C·E를 함유해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 톤을 연출한다. 밝은 아이보리부터 짙은 브라운색까지 색상이 다양하여 하이라이팅은 물론 컨투어링까지 가능하다.
6.2g 4만 원
나스 래디언트 크리미 컨실러
양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액체 타입 제품으로 다른 베이스 메이크업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빛의 원리에서 고안된 멀티 액션 기법으로 빛을 분산시켜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가려준다. 모공위에도 가볍게 잘 발린다. 6㎖ 4만 원
맥스팩터 ‘페이스피니티 올데이 플로리스’
적은 양으로도 커버해주며 건조함이 덜하다. 크리미한 액상 타입이 뭉침 없이 얇게 펴 발려 피부를 환하게 해준다. 강한 워터프루프 효과로 땀과 물에 강하다. 7.8㎖ 1만6000원
뿌빠 ‘커버 크림 컨실러’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커버해주는 크림 컨실러. 다크서클 등 피부 상황에 맞게 컬러를 선택해 사용한다. 가볍고 산뜻하고 편안하게 피부에 스며든다. 부드러운 팁으로 정교한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 5가지 색상이 있다.
2.4㎖ 2만4000원
간단하게 검버섯 커버하는 방법
①기존에 바르던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② 파운데이션보다 한 톤 낮은 컨실러를 검버섯 위에 얇게 펴서 문지르고 두드린다.
③ 파운데이션을 그 위에 한 번 더 바른다.
④ 피니시파우더로 마무리한다.
점 커버하는 방법
① 피부보다 한 톤 낮은 색상의 고체 컨실러를 얇은 붓에 묻혀 콕콕 찍어 커버한다.
② 피니시파우더로 마무리한다.
✽파운데이션이 없을 때는 컨실러와 영양크림을 적당하게 섞어서 비비크림처럼 쓰기도 한다.
흡혈귀로 알려진 드라큘라는 실존 인물이다. 동유럽의 루마니아 중부 아르제슈주 쿠르데아르제슈 시에는 드라큘라 성으로 알려진 ‘브란(Bran) 성’이 있다. 루마니아 여행자들은 ‘브란성’을 빼놓지 않고 찾는다. 루마니아 당국에서도 이미 소설, 영화, 뮤지컬 등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드라큘라’를 이용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에서는 역사에 기록된 공인 영웅이다. 그 영웅은 어떻게 흡혈귀로 변신했을까?
동화 속에 나옴직한 멋진 고성, ‘브란 성’
여느 관광지가 그렇듯이 브란성 입구에는 드라큘라와 관련된 기념품 상점이 줄지어 있고 여행객들로 북적댄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가파른 언덕 위에 서 있는 고성을 만난다. 계단 초입에 감시탑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게 되어 있다. 뾰족한 성 탑과 지중해풍의 지붕 벽돌이 에워싸고 있는 멋진 성이다. 건물은 시대가 흐르면서 새로운 건축양식이 추가되어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양식이 결합되어 있다.
실내는 좁은 계단을 따라 층별로 전시관이 이어진다. 사람들이 사는 듯 물건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드라큘라 사진 대신, 어여쁜 왕비, 공주 사진이 눈길을 잡아끈다. 쇠창살, 철도끼 등 중세시대 고문기구 등도 있지만 몸서리쳐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박물관에 진열된 물건일 뿐이다. 드라큘라라는 선입견을 갖고 ‘으스스’할 준비를 하고 성을 방문하지만 실제로는 동화 속에 나옴직한 멋진 고성이다.
그렇다면 이 성은 실제로 드라큘라와 연관이 있을까? 브란성은 독일 기사단의 요새(1212년)로 만들어졌다. 15~16세기에는 트란실바니아와 왈라키아 공국을 잇는 연결지 역할을 하면서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헝가리 왕국을 지키는 관문이 되었다. 그 무렵 드라큘라가 이 성에 잠시 머문 것(1450년대)은 사실이지만 그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은 아니다.
이후 이 성은 루마니아 공국들의 통일에 기여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 드 여왕에게 헌정(1920년)되었고, 낭만적인 여름 궁전으로 바뀌었다. 여왕이 죽은 후 일레아나 공주가 성을 물려받았으나 루마니아가 공산권이 되면서 후손들은 성 소유권을 박탈(1948년) 당했다. 그 이후 브란성은 방치돼 파손됐다. 루마니아 정부가 1956년 국가 문화재로 지정, 개보수를 거침에 따라 중세역사미술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2006년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손이 성의 소유권을 되찾았다. 그 후손은 지금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고 있는데 후손들은 흡혈귀 성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에 기분이 나쁘다고 한다.
드라큘라 백작이 흡혈귀가 된 속사정
그렇다면 루마니아의 실존 인물이자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유명한 영웅이었던 드라큘라가 왜 흡혈귀가 되었을까? 드라큘라가 흡혈귀가 된 것은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 1847~1912)가 쓴 소설 때문이다. 스토커는 ‘드라큘라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괴기소설을 썼고 크게 명성을 떨쳤다.
우리는 역사를 똑바로 들여다봐야 할 이유가 있다. 드라큘라의 일대기를 들여다보자. 드라큘라(1431~1476)의 아버지는 신성 로마 제국의 드래곤 기사단 소속인 왈라키아 공 블라드 드라큘(Vlad Dracul) 2세다. 아버지가 용의 기사단의 단원이었기에 사용된 문장(紋章)이 ‘드라큘’이다. 루마니아어인 드라쿨(Drakulić)은 용(또는 악마)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어머니는 몰다비아 공국의 공녀 크네아지아다.
드라큘라는 트란실바니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기쇼아라(Sighişoara)에서 태어났다. 현재 그곳에는 생가가 변형된 채로 남아 있다. 드라큘라가 태어난 시기쇼아라는 그 당시 루마니아인이 아닌 게르만족 후손인 색슨족이 장악하고 있었다. 12세기에 이곳으로 이주한 색슨족은 철옹성 같은 성벽을 쌓고 상권을 장악했다. 루마니아 현지민들은 들어가 살 수 없었지만 당시 드라큘라의 아버지는 이들과 무역 협정을 맺고 도시 내부에 살 수 있었다. 형제는 형(미르체아), 본인(블라드), 남동생(라두) 3남이었다.
드라큘라는 어릴적(11살 경) 오스만 제국에 동생(4살)과 함께 볼모로 보내졌다. 드라큘라는 오스만 제국의 황태자인 메흐메트(훗날 메흐메트 2세가 된다)와 그의 아버지 무라드 2세에게 잔혹한 일을 많이 당했다. 그는 오스만 제국을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다른 종족에 의해 암살(1447년, 드라큘라 16살 경)되었고 형은 뜨거운 인두에 눈을 잃고 생매장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드라큘라는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왈라키아 공국의 영주가 된다. 아버지 블라드 드라큘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고 왈라키아 타르고비스테(Targoviste)를 수도로 삼는다.
포로들을 꼬챙이에 꽂아 죽여
하지만 사회는 불안정했고 영주 자리는 늘 위태로웠다. 툭하면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공작을 죽여 버리는 하극상은 끊이질 않았다. 드라큘라는 왕궁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고 나서 ‘피의 숙청’을 시작했다. 정적인 보야르(boyar, 당시 최상층의 귀족) 계급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었다. 부활절 날(1457년), 그들을 왕궁으로 초대, “지난 50년간 몇 명의 군주를 모셨냐‘고 질문했지만 너무 많이 갈아치워 그들의 답변을 못하자 전부 다 죽였다. 대략 500명 정도가 말뚝에 박혀 처형되었다. 그의 처형 방법이 하도 잔혹해 체페시(Ţepeş, 가시, 또는 꼬챙이)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
이후 그들을 다른 방법으로 이용했다. 브란성 근처 산정에 포에나리 요새를 축조할 때 보야르 계급에서 살아남은 귀족들을 인부로 이용했다. 이 포에나리 요새는 아주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었다. 이어 드라큘라는 색슨족에게 전면전을 통보한다. 이 길을 상업로로 이용하려면 자신의 지시에 따르라고 명한다. 하지만 색슨족은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블라드의 정적들을 지원했다. 드라큘라는 군대를 이끌고 색슨족의 거점도시였던 브라쇼브(Brasov)로 진격했다. 수천 명을 포로로 잡았다. 그 많은 포로들을 다 꼬챙이에 꽂아 죽였고 그대로 방치했다. 드라큘라가 그곳에서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숫자였다.
드라큘라의 피의 장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호시탐탐 서방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오스만 제국과도 전쟁을 결심한다. 오스만제국의 사절단이 왔을 때, 터번을 벗지 않자 군주에 대한 모욕으로 여겨 그 자리에서 터번 쓴 머리에 못을 박아 죽였다. 1461년, 오스만과 왈라카이는 전면 전쟁에 들어갔다. 이듬해(1462년)에 2000명이 넘는 포로를 잡았다. 그 포로들 전부 코를 잘라버렸다.
그러자 투르크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3배 이상의 군대를 끌고 쳐들어 왔고 드라큘라는 사력을 다해 싸웠으나 전세는 몰리기 시작한다. 포에나리 성으로 숨어 들어갔으나 장기적인 전투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부인은 성벽에서 떨어져 자살했고 수많은 수하 장군들을 잃었다. 드라큘라는 편자(말발굽형의 쇠붙이)를 역 방향으로 이용해 겨우 탈출한다. 하지만 오스만 군과 맞서 싸우다 술탄의 친위부대 예니체리들의 총칼에 무릎을 꿇고 목이 잘렸다. 향년 45세. 서기 1476년의 일이었다.
루마니아의 주요한 여행지들
유럽 발칸 반도에서도 동유럽 쪽에 위치한 루마니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선 여행지다. 루마니아는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독재를 반대하는 1989년 시민혁명을 통해 자유를 얻었다. 공산국가라는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지만 실제로 수도 부쿠레슈티(Bucureşti)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다. ‘루마니아의 작은 파리’라 칭하던 개선문,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로 알려진 국회의사당(1984년) 등 공산당 정권이 만든 유명 건축물들. 그것 말고도 도심 속에 남아 있는 옛 모습은 여행객들을 충분히 매료시킨다.
또 ‘시나이아(Sinaia)’, 브라쇼브와 시기쇼아라를 구경하는 재미를 놓치면 안 될 것이다. 시나이아는 ‘카르파티아(Carpathian)의 진주’라 불린다. 왕가의 여름 별궁인 펠레쉬(Peles, 루마니아 국보 1호), 펠리쇼르 성이 인기다.
또 시기쇼아라에는 드라큘라가 태어나 4살까지 살았던 생가가 있다. 그것 뿐 아니라 이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시계탑 등, 올드 타운은 마치 중세를 옮겨 놓은 듯하다. 이 도시의 역사지구는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좀더 사실적으로 알고 싶다면 다큐멘터리 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Travel Tip!
항공편 직항은 아직 없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항으로 이동하면 된다.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각지를 경유해 가는 방법이 있다. 그 외에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도하를 거쳐 부쿠레슈티로 갈 수 있다. 도하까지 약 10시간, 부쿠레슈티까지 약 5시간 걸린다.
현지교통 수도 부큐레슈티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그 외 시외 이동은 열차, 버스 등으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면 된다. 브란성을 가려면 부큐레슈티에서 열차를 이용해 브라쇼브로 가야 한다. 브라쇼브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2, 16번 버스를 타고 Stadionul Tineretului에서 하차 후 브란성 가는 버스(40분 소요)를 타면 된다. 시기쇼아라는 브라쇼브에서 버스나 열차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차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음식정보 음식이 제법 맛이 좋다. 루마니아식 족발인 치올란(Ciolan)이 있다. 그 외 옥수수를 재료로 이용한 음식, 다진 돼지고기를 포도잎으로 싼 사르말레 등이 있다. 루마니아 전통 도넛인 파파나스(Papanas)도 있다. 특히 부큐레슈티에서는 전통 깊은 건축물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구시가지 왕궁 옆에 있는 마눅 여인숙(hanul lui manuc, 1808년)은 200년 전통을 자랑한다. 또 1879년에 오픈한 카루 쿠 베레(Caru cu Bere)는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홀이다. 원래는 왕족의 만찬장소였던 이곳은 차우셰스쿠의 큰아들이 자주 파티를 열던 곳이란다. 현재도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매우 흥미롭다.
루마니아 문화 루마니아 민속 예술, 전통음악과 춤, 목공예, 도자기 공예, 건축, 뜨개질, 자수, 보석가공 등 여러 문화유산들이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그 원형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예술뿐 아니라 과학과 학문에 있어서도 루마니아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다. 스포츠 중에서는 체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당시 15세의 나이로 참가해 체조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나디아 코마네치(Nadia Comaneci)가 아직도 유명하다. 루마니아가 체조에 강한 이유는 신 식초 성분이 많은 음식을 즐기는 그들의 식생활도 한몫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미인들이 아주 많다.
화폐정보 레이(LEI)를 쓴다. 1유로가 4.4레이 정도다. 환전할 필요 없이 ATM기를 이용하면 된다.
주류 정보 포도주(VIN), 추이카(TUICA)라는 특유의 과실 증류주가 유명한데 자두가 좋다. 포도주는 아주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품질로 이미 서구에서 크게 사랑받고 있다. 루마니아 포도주 박람회(VIN-EXPO)가 열린다. 그 외 보드카, 위스키, 럼, 다양한 맥주 등이 생산되고 있다. 포도주는 겨울철에는 데워 먹는 특징이 있다. ‘뜨거운 포도주(Vin fiert)’는 겨울 추위나 감기 등을 이기기 위한 민간요법이다.
숙박 정보 가격이 비싸지 않고 시설이 좋은 편이다. 유명한 숙박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시니어 포인트 수도는 걸어서 다니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도시 간 이동은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서두르지 말고, 관광도시마다 1~2일 정도 지내면서 천천히 여행을 즐기는 것이 키 포인트다. 물가가 싼 편이라서 원하는 음식과 술은 멋진 레스토랑을 골라 먹도록 하자. 싼값에 기념품을 사오는 것도 방법이다. 관광지는 생각보다 눈요기를 할 곳들이 아주 많다.
>>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장 홍
매해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를 기해 전 세계가 보졸레 누보의 동시 출시로 한바탕 난리를 친다. 나라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축제가 없는 곳이 없지만, 보졸레 누보처럼 전 세계에서 정해진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축제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새 와인’(vin primeur)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은 일찍이 로마 시대부터 있어왔다. 그 시대에는 와인의 보관이 어려워 지난해 생산된 와인은 새 와인이 출시하기 전에 동이 나기 일쑤였다. 그만큼 사람들은 새 와인에 목말라 있었다. 보졸레 누보는 기발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역사상 가장 눈길을 끄는 새 와인임에 틀림없다.
보졸레 누보의 역사는 1951년부터 시작된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보졸레 누보는 생소한 와인이었다. 당시만 해도 그해 생산된 모든 와인은 12월 15일 이전에는 출시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1951년 11월 13일 프랑스 정부는 일정한 조건 하에 일부 와인은 이 날짜부터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이 조치가 바로 보졸레 누보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이후 15년간 보졸레 누보는 해마다 11월의 다른 날짜에 출시되다가, 1967년부터는 매해 11월 15일 출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11월 셋째 주 목요일 판매는 1985년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를 기해 전 세계에 동시 출시를 하니, 시차 덕으로 한국이 프랑스보다 8시간 앞서 보졸레 누보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보졸레 누보가 본격적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1975년부터다. 같은 해에 르네 팔레(Rene Fallet)라는 작가의 소설 가 출간되었으며, 프랑스 국회에서도 보졸레 누보의 출시를 기념하는 공식 행사가 국회의장인 에드가 포르(Edgar Faure)와 유명 가수인 조르주 브라상스(Georges Brassens) 등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 이로부터 보졸레 누보의 본격적인 파리 진출이 시작되었다.
보졸레 누보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마케팅의 성공이다. 프랑스의 방송인이자 작가이며 보졸레 출신이기도 한 베르나르 피보(Bernard Pivot)는 “보졸레의 놀라운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와인전문가보다 심리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재치 있는 설명을 한다. 그만큼 보졸레 누보의 대대적인 성공에는 와인 이외의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사실 프랑스의 11월은 우울하다. 해는 짧아지고, 날씨는 춥고 비도 자주 내린다. 게다가 지난 여름휴가는 아득한 추억이고, 다음 여름은 아득히 멀다. 크리스마스도 아직은 먼 훗날이다. 이때 11월 셋째 주 목요일, 봄처럼 젊고 루비빛에 신선한 과일 향이 나는 보졸레 누보가 기적처럼, 구원처럼 도착하는 것이다. 그러니 보졸레 누보는 무엇보다도 적절히 때맞춰 출시해 히트한 와인이다. 모든 식당과 술집의 탁자 위에는 (새 보졸레 도착)이라는 팻말이 놓이고, 사람들은 술집과 식당은 물론 사무실이나 집에 모여서 보졸레 누보 잔을 기울이며 우울한 11월 하순을 자위하는 축제를 벌인다.
보졸레 누보는 단일 포도 품종으로 빚는다. 즉 가메이(gamay)만으로 주조하며, 출시 후 6개월 내에 마셔야 한다. 그 이상은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간 생산량은 45만~50만 헥토리터(1헥토리터 = 100리터) 정도며, 그중 절반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된다. 산딸기·딸기·바나나·푸른 사과 등 과일 향이 특징인 보졸레 누보는 루비빛을 띠는 옅은 붉은 색에, 타닌이 적어 몸체가 매우 가벼운 와인이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병당 1~2유로로 부담 없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이며 민주적인 와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보졸레 누보가 대단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자 프랑스의 다른 와인 생산지역에서도 새 와인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다른 나라로까지 그 영향이 전파되었다. 이탈리아의 비노 노벨로(vino novello)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솔직히 보졸레 누보는 와인의 진미를 느끼기 위해 마시는 와인이 아니다. 호기심으로, 기분으로, 분위기로 그 순간을 마시고 즐기는 와인이다. 그리고 흔히 보졸레 하면 누보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보졸레 누보는 전체 보졸레 생산량의 약 40퍼센트에 해당하며, 보졸레·보졸레 빌라주(village)와 10개 크뤼가 있다. 전체 생산량의 1퍼센트 정도에 해당하는 지극히 적은 양이긴 하지만, 샤르도네로 주조한 보졸레 화이트도 존재한다. 특히 10대 크뤼에는 들지 못했지만 성 베랑(Saint Verand)의 화이트 와인은 산도와 향이 일품이다. 일부 보졸레 빌라주와 특히 10개의 크뤼 중에는 몸체가 균형 잡히고, 작고 붉은 과일 향이 일품이며 1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한 것들도 있다. 심지어 병당 100유로 이상 가는 것도 있을 정도다. 그러니 ‘보졸레 누보가 보졸레를 죽였다’는 불만이 나올 만도 하다. 독자들은 보졸레 누보에만 눈길을 두지 말고, 다양한 그 밖의 보졸레에도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보졸레와 관련해서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보졸레는 역사가 짧은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보졸레 누보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기록으로 보면 보졸레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최소한 10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프랑스의 다른 주요 와인 생산지역에 비하면 가장 역사가 짧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이지 않은가! 18세기에는 운송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파리까지 판매되었으며,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리용이 가장 큰 시장이었다. 하여 레옹 도데(Leon Daudet)는 “론 강과 손 강 이외에도 리옹엔 세 번째 강이 흐르는데, 그건 레드 와인으로 보졸레”라고 할 정도였다.
다음으로 보졸레를 부르고뉴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보졸레는 지리적으로 마꽁(Macon) 밑에서 시작하여 리옹 북쪽까지 위치한다. 행정구역상으로도 부르고뉴가 아니라 론(Le Rhone)에 속한다. 그러니 부르고뉴와 보졸레는 행정구역상으로나 주조에 사용하는 포도 품종으로나 와인의 특성상 아무런 연관이 없다. 맛과 향에 있어서도 서로 판이하다. 하지만 1930년 법원 판결에 따라 보졸레는 부르고뉴 포도재배지역으로 분류된다. 행정 편의상 이렇게 분류했다고 해서 보졸레가 부르고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보졸레에 부르고뉴 와인이란 레이블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보졸레의 10개 크뤼- 부루이(brouilly)·꼬뜨-드-부루이(cote-de-brouilly)·쉐나스(chenas)·쉬루블(chiroubles)·플레리(fleurie)·줄리에나스(julienas)·모르공(morgon)·물랭-아-방(Moulin-a-vent)·레뉘에(regnie)·셍-타무르(saint-amour)- 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레이블에 부르고뉴란 명칭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이래저래 보졸레는 좀 색다른 와인이다.
△ 장 홍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