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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세 여성만 출전할 수 있었던 미스 유니버스 대회.
2024년, 나이 제한을 폐지했다.
그리고 발생한 이변.
미스 유니버스 아르헨티나 ‘최고의 얼굴(Best Face)’에 60세 여성, 알레한드라 로드리게스가 선정됐다. 변호사이자 기자인 알레한드라 로드리게스는 지역 예선 격인 미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첫걸음이다. 나의 도전이 하나의 분기점이 되길 바란다. 아름다움의 개념은 확장돼야 한다.”
에디터 조형애 출처 알레한드라 마리사 로드리게스 인스타그램 디자인 유영현
한국시니어스타협회(대표 겸 예술감독 장기봉)가 3월 21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퀸스베리 미즈시니어 뷰티어워즈 대회’를 개최한다.
퀸즈베리 미즈시니어 뷰티어워즈 대회는 대한민국 50세 이상 여성이라면 무료로 참여 할 수 있다. 본선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며 상위 수상자에게는 상금이 수여된다.
장기봉 감독은 “지금까지 열려 온 시니어 미인대회는 출연비 요구, 시상 과정의 불공정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해 왔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공정하고 아름다운 대회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니어스타협회는 시니어 모델과 시니어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 모인 곳이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5분의 1 가까이 차지하면서도 끼인 세대, 주목받지 못하는 세대, 그러나 열정이 넘치고 낭만을 아는 한류의 원조 부모세대가 마음 속 깊숙이 지니고만 있었던 예능 본능을 일깨워 인생 2막을 새롭게 펼쳐 보려고 모였다.
취기가 오른 탓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피아노 선제공격이 먹혔다. 임수정이 바로 옆에서 노래하고 내가 피아노 반주를 했다. 이슬 같은 여자 임수정과 참이슬을 마주하고 흥이 돋는 밤을 보냈다.
“무작정 당신이 좋아요~ 이대로 옆에 있어주세요~” 이 노래가 TV에서 흘러나올 때 나는 가사 그대로 무작정 임수정이 좋아 죽었었다. 이 노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라디오로 흘러나오던 그녀의 전성기 시절 피가 끓는 청년 이봉규는 마치 그녀가 나에게 옆에 있어 달라고 애타게 원하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입을 헤~ 벌리고 넋을 놓은 적이 많았다.
중년이 되어서도 “임수정은 어디서 뭘 하고 지낼까?” 궁금했다. 그러던 중 몇 년 전에 배철수가 진행하는 ‘콘서트 7080’에 오랜만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을 보곤 깜짝 놀랐다. “아니 어쩜 나이를 먹어도 아직도 이슬 같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 오늘 임수정을 만나고는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조그만 선술집에서 만나자마자 그녀에게 대뜸 물었다. “아직도 이슬 같은 비결이 뭡니까?” 그녀는 그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일까? 담담한 표정으로 “‘참이슬’을 많이 먹어서 그래요”라고 받아치며 소주병을 능숙하게 흔들고 딴다. 정확한 주량은 말하지 않았지만 “남들 마실 만큼은 마신다. 어지간해서 잘 취하지 않는다”고 믿기 힘든 말을 던진다. 의아한 반전에 한량 이봉규도 움찔하고 말았다.
이렇게 시작한 술자리가 2차까지 이어지면서 한바탕 무르익어갈 무렵에서야 눈치를 챘다. 술도 약한 편은 아니지만 정신력이 강해서 절대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질 않는다는 걸. 임수정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술자리에서 흐트러지면 늑대들은 아마 제정신 차리기 힘들 것이다. 어려서부터 약간 틈만 보이면 자신에게 남자들이 달려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기에 본능적으로 자기방어가 몸에 배어 있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더욱 철저하다. 인터뷰하는 나와의 술자리도 매니저인 그녀의 사촌 동생이 옆자리에 딱 붙어서 경호했다. 매니저가 사촌 동생인 점도 아마 철저한 자기관리의 하나일 것으로 짐작된다.
여전히 매력적인 임수정
이자카야에서 소맥 폭탄주로 한껏 흥이 오른 우리는 2차로 피아노가 있는 라운지로 자리를 옮겼다. 젊은 시절 꿈에 그리던 임수정을 바로 앞에 앉혀놓고 나는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취기 때문에 용기를 냈지만 내심 그녀에게 피아노를 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평소 TV에서 도발적인 톤으로 윽박지르는 이봉규의 거친 표정을 많이 보아왔던 임수정은 놀란 토끼 눈으로 쳐다보면서 나의 노래를 경청했다. 내친김에 그녀를 무대로 불러냈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탓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피아노 선제공격이 먹혔다. 그녀가 바로 옆에서 노래하고 내가 피아노 반주를 했다. 네다섯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던 20여 명의 손님들은 환호했다. 나의 손놀림은 평소보다 더 들떴고 힘이 들어갔다.
가슴은 뿌듯했고 온몸의 마디마디는 ‘연인들의 이야기’ 음절에 따라 춤췄다. 노래가 끝난 후 박수가 터져 나오자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멀리 떨어진 바텐의자에서 슬며시 웃으며 박수 치는 내 아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인터뷰하면서 나는 임수정에게 내 아내를 소개했고 아내는 인터뷰에 방해되지 않도록 저만치 바텐의자에 앉아 관람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임수정도 무장해제하고 나와 2차까지 상당히 마실 수 있었고 또 노래까지 부른 것이다. 대중가수가 조그만 라운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은 큰 인심을 쓴 것이나 마찬가지. 나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고 거기 오신 손님들에게 엄청난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어쨌거나 그날 밤은 황홀한 밤이었다.
그녀는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
임수정은 여고 재학 중 미인대회에서 포토제닉상을 수상하면서 모델로 먼저 데뷔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도 그녀는 가수와 배우를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던 중 작곡가 계동균을 만나면서 그녀의 인생이 달라졌다. 계동균과 작사가 박건호 두 사람은 임수정의 외모와 음색에 딱 어울리게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노래를 만드는 데 의기투합했다.
1982년 서라벌레코드에서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 ‘연인들의 이야기’ 연주곡이 그해 방영된 KBS2 드라마 ‘아내’의 OST로 삽입되었는데 발칵 뒤집혔다. 드라마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자 방송국에 이 노래에 대한 전화와 편지 문의가 빗발쳤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와 두 명의 여성이 엮어가는 기구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연인들의 이야기’ OST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앨범은 발매 몇 달 만에 30만 장이 넘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음반 판매 기록을 세웠다. 뒤돌아보면 미처 준비도 안 된 임수정에게 벼락스타의 자리는 쉽지 않았다. 그녀는 이와 관련해서 “한번은 탤런트 강부자 씨가 슬픈 노래인데 왜 웃으면서 노래를 하느냐고 핀잔을 줄 정도로 준비가 안 됐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제 나이를 먹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런 시절을 겪고 난 후 임수정은 노래나 삶의 철학이 원숙해졌다. “최근에 강부자 씨를 만났더니 노래가 확 달라졌다고 칭찬을 해줬다”며 자신을 스스로 평가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당시에는 별의별 소문이 난무했다. 배우 정윤희와 맞먹는 외모의 소유자이고 한창 인기를 누리던 임수정이 갑자기 사라졌기에 호사가들은 소설을 쓰면서 입방아에 올렸다.
그녀가 사라진 이유는 정작 따로 있었다. 당시 임수정에게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한꺼번에 밀어닥쳐서 젊은 나이에 감당할 수 없었다. 일종의 현실세계로부터의 도피였다. 30만 장의 앨범이 팔려나간 ‘연인들의 이야기’에 이어 1985년 ‘사슴 여인’이란 곡을 내놓았는데 그 가사가 문제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나는 밤거리에서 사랑을 먹고 사는 사슴 여인”이라는 가사가 직업여성을 뜻한다며 방송사 심의에 걸려 노래가 전파를 탈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무렵 임수정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레코드사 이적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힌 것이 결정타였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여린 성격의 임수정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모든 걸 다 던지고 1989년 미국으로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성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견디기 힘들었다. “너무 비주얼만 강하고 오디오가 약하지 않느냐?”는 말을 감당하기엔 어린 나이였고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 “고생 끝에 정상의 자리에 올라간 분들은 소중하게 그 자리를 지켜내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정상에 올라가다 보니까 소중함을 잘 몰라서 공백기를 갖게 된 것 같아요”라고 그녀는 나이를 먹은 지금 뒤늦게 밝히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사실 임수정은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청순한 목소리와 그녀만의 독특한 비브라토(vibrato)는 상당한 음악적 가치가 있었다.
임수정이 가창력이 없다는 비판은 일종의 어깃장이다. 음악에 정석이 어디 있을까? 어떤 목소리와 창법이 노래를 잘하는 것일까? 수치로 계량화된 것도 없고 그저 당시의 유행과 통론에 치우쳐 마음에 안 든다고 비판하는 군중심리의 일종이다.
임수정의 ‘연인들의 이야기’가 대중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니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줘야 한다. 대중이 선택한 음악이고, 대중이 사랑한 가수다. 거기에다 이슬 같은 청초한 외모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임수정의 매력이다. 음악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수의 외모는 아주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 심지어 스포츠인과 정치인의 외모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임수정은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추억을 무너트리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20대 때 제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릴까봐 많이 망설였지만, 팬들이 ‘감성가수’ 하면 ‘임수정’ 하고 바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꿈이에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노래를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고 예쁜 얼굴은 더 상기되었다.
100세 시대다. 팬들도 나이를 먹고 가수도 함께 나이를 먹는다. 70세에 아직도 전 세계 무대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올리비아 뉴튼 존’보다 임수정은 열다섯 살이나 어리다. 그녀의 전성기는 이제부터다.
대학생 아들을 둔 김성경(45), 자신감 하나는 국가대표급이다. 이것이 오늘의 대체 불가능한 방송인 김성경을 만든 원천이 되었고 그녀는 현재 아나운서가 아닌 방송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한 남자가 리드해줄 때 성적 판타지가 충족될 것 같다는 그녀는 이제야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글 이봉규 시사평론가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김성경과는 TV조선의 이란 프로그램에서 3년 이상 같이 방송을 하다 보니 너무 친해져서 오누이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막말로 성경이가 홀딱 벗고 덤벼들어도 아무 감흥이 없을 것 같다. 남자 친구가 생기면 곧바로 나에게 보고할 정도다. 지금은 특별한 사이의 남자친구는 없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보고 있는 중이란다.
에서 잡힌 강한 여자 캐릭터 때문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투덜댄다. 어찌하다 보니 강하고 드센 여자가 되어버렸고, 남자들이 자기를 어려워해서 잘 달라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덩치가 큰데(173cm) 캐릭터까지 강하게 잡혀서 속상하다는 자기 진단이다. 실제로 그 이유로 인해 고민하다가 일시적으로 에서 하차했던 적도 있다(나중에 다시 복귀했지만).
본인은 강한 여자 캐릭터가 부담스럽겠지만 이봉규가 분석하기에는 김성경이 오히려 그 덕을 봤다. 그 덕에 아나운서가 아닌 방송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최근에는 영화 주인공까지 맡아 촬영에 들어갔다. 이 영화에서 김성경 역할은 드세고 강한 성격의 하숙집 주인으로, 최성국과 부부로 나온다. 만약 지금까지 김성경이 연약하고 고상한 여자처럼 억지로 꾸며왔으면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일도 없고(실제로 감독이 을 보고 김성경을 여자 주인공으로 점찍었다고 털어놨다), 방송인으로서 지금 같은 확고한 입지의 김성경은 없었을 것이다. 자기가 친언니인 김성령처럼 미스코리아(진) 출신의 엄청난 미인도 아니면서 복에 겨워 투덜댄다.
아마 남자들이 못나서 김성경을 잘 다루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봉규의 심야데이트’를 위해 인터뷰하는 날 김성경은 “내가 아무리 강한 척해도 그걸 좋게 귀엽게 봐주는 남자가 드물다”고 털어놓는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를 무섭게 여긴다는 것이다. 또박또박 자기주장을 펼치면 강하고 드센 여자로 보고 부담스러워 도망간다는 푸념이다. “남자들의 자격지심이냐?”라고 나에게 쏘아붙인다. 그녀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한량 이봉규도 김성경을 가끔 무섭게 느낄 때가 있으니까 얌전하고 젠틀한 남자들은 김성경 앞에 서면 주눅이 들어 도망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돈 많은 남자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고 김성경은 진단한다. 돈이 많으면 자격지심 같은 것은 없을 테고 뭔지 모르게 당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강한 여자에게 오히려 매력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실제로 언니 두 명 다 돈 많은 남자들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인 영향도 받았을 것이다. 둘째 언니인 톱스타 김성령의 남편은 부산에서 알아주는 준재벌급의 사업가이고, 첫째 언니의 남편은 대형 종합병원 부원장이라 돈 걱정 안 하면서 아주 잘살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형부 둘 다 언니들에게 꼼짝 못하고 산다고 하니 김성경은 “돈 많은 남자들이 자격지심 같은 것은 없고 오히려 마음이 여유로울 것 같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
‘성적 판타지(sexual fantasy)’를 물으니 아이러니하게도 남자가 자기를 벽에 강하게 밀치고 키스 세례를 퍼붓기를 원한다고 하니 어쩌면 강한 여자의 콤플렉스일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한 남자가 리드해주길 원하는 것일까? 고전 영화 에서 율 브린너가 데보라 카를 강하게 리드했듯 그런 판타지를 꿈꾼다고 말하는 김성경의 눈빛이 간절하다. 영화 에서 데보라 카는 정숙하고 우아한 영국 여인이다. 김성경도 데보라 카에 자신을 대입시키고 싶은 마음일까? 하여간 영화에서 데보라 카는 다소 거칠고 자기밖에 모르는 왕(율 브린너)과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그러는 사이 왕에게 묘한 애정을 느낀다.
참고로 이봉규가 보기에는 세 자매 중 첫째 언니가 영화의 여주인공 데보라 카와 가장 닮았다. 그리고 세 자매 중 첫째 언니가 가장 매력적으로 생겼다. 그다음이 성령이고 성경이 인물로는 제일 처진다. 물론 이봉규(나름 고수)의 판단이지만 김성경은 자기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안 나간 것은 언니가 진으로 뽑혔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것이 없어서”라고 큰소리친다. 자신감 하나는 국가대표급이다. 이것이 오늘의 대체 불가능한 방송인 김성경을 만든 원천일 것이다.
김성경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각별한 사랑으로 자신감 넘치게 살아왔다. 지금도 어머니는 성경이를 세 딸 중에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예쁜 언니들보다 자기 할 말 거침없이 다 해대면서 강한 여자로 방송하고 강연 다니는 막내딸이 자랑스럽다. 어머니는 종갓집의 둘째 며느리로서 내리 딸을 두 명 낳고 셋째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 시집에서도 은근 압박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마침 태몽도 좋아서 아들인 줄 확신했는데 또 딸이 태어나니까 아빠는 실망해서 담배만 뻐끔뻐끔 피우고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때 어머니는 “열 아들 부럽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했다. 어머니의 기도가 현실로 이루어졌으니 대견스러움을 넘어 자랑스러워할 만도 하다. 어머니는 성경이 태어나고 세 번 놀랐다고 한다. 당연히 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딸이 나와서 놀랐고, 진통도 없이 쑥 순산해서 놀랐고, 구정 날에 태어나서 놀랐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족들을 놀라게 했으니 강한 캐릭터를 가진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강한 여자인 그녀의 인생이 늘 씩씩하고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혼의 아픔도 겪었고 혼자 힘으로 아들 키우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에서도 밝혔듯이 이혼 이유가 남편의 외도 때문이었으니 그 아픔이 남다를 수 있다. 짓궂은 멤버들의 이혼에 관한 질문 공세에 김성경은 쿨하게 대답했다. “10여 년도 더 된 이야기다”라며 “처음에는 성격 차이였다”면서 “하지만 주변에서 ‘여자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해줬고, 결국 확인했다”고 방송에서 털어놨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이상하게 크게 화가 나지 않았고 그냥 쿨하게 보내줬다”고 한다. 그녀는 한술 더 떠서 “내가 먹고살려고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하나 싶어 방송 중에 울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강한 여자인 그녀도 이혼의 아픔과 혼자 아들을 키워온 자신의 인생 스토리에 눈물이 저절로 나올 법하다. 다행히 아들이 잘 자라주었다. 지금 뉴욕대(NYU)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다. 아들이 대학을 가니까 홀가분해진 느낌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지성과 미모를 숨기고 살았는데 이제 아들도 잘 키웠으니까 스스로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금방 분위기가 뜬다. 이게 김성경의 캐릭터이고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 포인트다.
그녀가 자랑할 만도 한 것이 아들은 남의 나라 말로 그 어려운 공부를 하면서도 엄마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레코드 가게에서 알바하려고 인터뷰 신청을 해두었단다(지금쯤이면 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미국 유학의 경험이 있지만 첫 학기 때는 학업 스케줄을 따라가기가 보통 어렵지 않다. 첫 학기부터 알바를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효심이고 아들 또한 엄마를 닮아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봐야 한다.
아들은 그녀에게 “엄마 왜 결혼 안 해? 앞으로는 내 생각 말고 엄마 행복만 생각하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라고 입버릇처럼 주문을 한다니 대견스럽다. 그녀 생일에 아들에게 온 카톡을 읽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글을 쓰는 데 참고만 하겠다고 내 카톡으로 전달해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받아냈다. 그녀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지면에 그대로 옮긴다. 나중에 분명 강한 여자 김성경에게 야단을 맞을 게 뻔하지만 절친 오빠인 이봉규만 보기 아까워서 소개한다.
엄마 생일축하해요! 너무나도 감사하고 지금까지 계속 나를 믿고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다 엄마 덕분이에요. 엄마 때문에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하고… 저한테 그럴 수 있는 힘이랑 Motivation을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해요! 제가 힘들 때도 있고 엄마도 힘들 때도 있겠지만 둘 다 서로를 사랑하고 도와주는 우리 모자 사이, 전 이런 게 있는 게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해요. 이런 엄마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감사하고, 하늘에 계신 아빠도 너무 감사해요. 제가 지금 곁에 있지 못하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저의 마음과 생각은 바로 거기에 있어요. 엄마가 저한테 힘을 주시는 것처럼 저도 엄마한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대학교 1학년의 아직 어린 나이인데 참 대견스럽다. 그 아들의 바람대로 앞으로 강한 여자 김성경을 벽에 화끈하게 밀치고 키스 세례를 퍼부을 멋진 남자가 나타나길 고대해본다. 그때는 이 오라비가 그놈의 발바닥을 사정없이 다디미 방망이로 후려칠 것 같다.
그녀 아들의 바람대로 앞으로 강한 여자 김성경을 벽에 화끈하게 밀치고 키스 세례를 퍼부을 멋진 남자가 나타나길 고대해본다. 그때는 이 오라비가 그놈의 발바닥을 사정없이 다디미 방망이로 후려칠 것 같다.
'불량공주 모모코 (下妻物語)'. 일f본 코미디 드라마 영화이다. 원제는 ‘가마가제 소녀’인데 가미가제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고려해서 ‘불량공주’로 바꾼 것 같다. 감독은 나카시마 테츠야, 주연은 모모코 역에 후카다 쿄코, 폭주족 이치코 역에 츠치야 안나가 나온다. 네티즌 평점이 8.3으로 꽤 높다.
이 영화를 보면 일본은 과연 만화 공화국이고 사람들도 만화에 취해 사는 것 같다.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비슷하지만,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보고 성인들도 만화를 많이 보는 일본은 만화처럼 사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만화 같은 삶을 나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코미디 물이므로 가볍게 보면 된다. 모모코의 아버지는 베르사체 짝퉁 의류를 만들어 팔면서 재미를 좀 보았으나 결국 이것이 문제가 되어 시모츠마라는 시골로 잠수 차 이사 간다. 이 동네 사람들은 촌이라 편한 추리닝을 선호하여 늘 추리닝 바람이다. 어지간한 옷도 동네에 유일한 마트인 자스코에서 사 입는다. 그러나 모모코는 다르다. 고등학교 2학년이다. 유럽 중세 로코코 풍의 드레스를 좋아해서 언제나 양산을 쓰고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는다. 그런 옷을 사기 위해 아버지에게 거짓말도 해가며 용돈을 타내고 동경까지 가서 그런 옷을 구입해 입는다.
아버지가 짝퉁 판매하다가 재고로 남은 옷들을 모모코가 인터넷에 내 놓는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여인은 여자 스쿠터 폭주족의 일원인 이치코이다. 거친 말투와 외모까지 모모코와는 정 반대의 여자이다. 불량배들처럼 침을 칙칙 내 뱉고, 박치기 공격을 하지 않나, 자수를 곁들인 특공복 패션을 하고 다닌다.
이치코는 폭주족의 리더가 결혼한다며 송별폭주 행사에 참가하려는데 리더를 위해 특공복에 전설의 자수명인 자수를 놓겠다며 자수 명인을 찾아다닌다. 돈이 필요하니 빠찡코에 갔는데 엉뚱하게도 모모코가 대박을 터뜨린다. 주인이 속임수를 썼을 거라며 트집을 잡자 앞머리를 길게 한 이상한 모습의 남자가 나타나 모모코 편을 들어준다. 이치코는 이 남자를 첫사랑의 대상자로 찜한다.
모모코는 동경에 간 김에 수제 로코코 드레스 점에 자주 간다. 한번은 벌레 먹어 모자에 구멍이 여러 군데 생겨 손수 자수로 구멍을 활용했다. 그걸 본 점원이 사장에게 얘기하고 사장은 모모코의 재주를 알아본다. 그래서 샘플로 제작한 하얀 드레스에 장미 자수를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전설의 자수 명인을 찾아 다니던 모모코와 이치코는 전설의 명인은 가상 인물일 거라며 찾기를 포기한다. 그 대신 어릴 때부터 자수에 소질을 보인 모모코에게 특공복 자수를 부탁한다.
로코코 드레스의 장미 자수가 다 되어갈 무렵, 이치코에게 위기가 생겼다. 빠찡코에서 자기네들 편을 들어준 앞 머리 긴 남자가 폭주족 두목의 남자로 결혼한다고 발표하자 좌절하며 탈퇴를 선언한다. 동료 폭주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려는 순간에 모모코가 스쿠터를 몰고 나타난다. 야구배트를 하나씩 든 집단 폭행의 살벌한 분위기에서 모모코는 자신이 전설의 자수 명인 딸로서 기법을 전수 받아 이치코의 특공복에 자수를 놓아준 것이라며 분위기를 장악한다. 그 덕분에 이치코와 모모코는 스쿠터로 그 현장을 빠져 나온다. 이치코는 그 후 모델로 성공하고 모모코는 로코코 드레스 회사와 손잡고 일한다.
모모코의 아버지는 짝퉁 옷을 만들어 팔다가 낭패를 본 사람이다. 술집 골목에서 좌절하여 신세타령을 할 때 술집에서 튀어나와 토하던 모모코의 어머니가 눈이 맞아 바로 결혼한다. 모모코를 임신하여 출산 후 얼마 안 가 가출하고 이혼장을 보낸다. 미모가 출중하여 미인대회에도 나간다. 모모코는 치매 초기의 할머니 밑에서 외롭게 자란다. 학교에서도 왕따이고 동네에서도 별난 드레스 때문에 손가락질 당한다.
이 영화는 만화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이 보기에 유치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일본의 정서를 읽는 것 같다. 폭주족 문화는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우리나라 폭주족들도 그런 인식에서 보면 이해할만 하다. 모모코는 별난 드레스 때문에 왕따이지만 자기 세계를 고집한다. 그런 점이 일본이 노벨상을 많이 타는 자원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동건, 현빈, 장근석, 송승헌, 이영애, 송혜교, 고현정, 전지현, 손예진, 이병헌 등은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5000만~2억 원을 받는 스타들이다. 김태희, 수지, 유재석, 이승기 등은 광고 한 편 출연하는 데 모델료로 10억 원 안팎을 받는 톱스타들이다. 김수현, 이민호는 중국 CF 한 편 출연료로 20억 원 정도를 받는 한류스타다. 송강호, 하정우 등은 영화 한 편 출연료로 6억~7억 원을 받는 스크린 스타다. 엑소는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고척돔 하루 공연으로 티켓 수입 등 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스타 아이돌그룹이다.
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스타화의 경로나 연예인으로 발탁되는 유형이 모두 다르다. 이병헌은 KBS 탤런트 공채를 통해 발굴된 스타이고 이영애는 연예기획사 백기획에 의해 발탁돼 스타가 됐다. 고현정은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이 계기가 돼 방송사 연기자가 되면서 스타가 됐고 전지현은 정훈탁 싸이더스 대표가 잡지에 실린 사진을 보고 발굴해 스타로 부상했다. 이처럼 이들은 연예인 지망생에서 스타로 부상하기까지 과정은 각각 다르다. 이들이 스타가 되는 과정에 개입한 스타 시스템도 차이가 있다.
이병헌은 “나는 KBS 탤런트 공채가 없었으면 연예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KBS 공채로 연기를 처음 시작했고 이름이 알려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고, 이영애를 발굴해 스타로 키운 백기획의 백남수 대표는 “잡지에 실린 이영애의 모습을 보자마자 스타 재목감임을 직감하고 영입했다. 연기 훈련부터 드라마 데뷔까지, 그리고 스타가 된 뒤로도 기획사가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제 재능과 끼, 외모, 노력, 그리고 운이라는 변수에 의존해 우연히 스타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정교하게 체계화한 체제로 움직이는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으면 스타는 탄생할 수 없는, 스타는 만들어지는 시대다. 수많은 스타 뒤에는 엄청난 투자와 장기간의 교육, 치밀한 데뷔 전략, 주도면밀한 이미지 조형, 막대한 홍보 마케팅이 자리한다.
스타 시스템은 스타와 시스템의 합성어로 신인이나 연예인 지망생 중 일부를 발탁해 연기자나 가수로 키워 스타로 부상시키는 시스템이다. 즉 스타의 생산, 거래, 활용, 관리, 소비의 전체적인 순환 메커니즘을 주관하는 체계를 스타 시스템이라고 한다. 저자 김호석 박사는 “스타 시스템은 신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을 최단 시간에 최대한 인기를 얻는 스타로 부상시켜 가장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체계”라고 설명한다.
문화산업 시장의 규모, 대중매체의 판도, 팬 층의 규모와 구성 분포 등에 따라 스타 시스템의 구조와 주체가 변해왔다.
KBS, MBC 등 방송사가 연기자와 개그맨 등 연예인을 선발해 전속제를 실시하던 1960~1980년대까지는 방송사가 연기자를 발굴, 유통, 관리하며 스타 시스템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스타의 신변이나 스케줄 관리 등 부차적 업무를 수행했던 연예기획사와 매니저는 1990년대 방송사 연기자 공채가 사라지면서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부상시키고 스타의 이윤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스타 시스템의 핵심적인 주체로 자리 잡았다.
특히 1995년 가수 출신인 이수만 대표가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가 CAA(Creative Artist Agency) 등 미국 유명 스타 에이전시와 쟈니스(ジャニ-ズ )프로덕션을 비롯한 일본 프로덕션 등 스타를 양성하고 매니지먼트를 하는 선진 스타 시스템을 일부 도입하면서 연예기획사 주도의 스타 시스템이 안착하게 됐다.
이수만 SM 대표는 “미국에 유학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고 스타를 키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체계화하고 전문화된 스타 시스템을 도입해 만든 것이 바로 SM엔터테인먼트”라고 SM 설립 배경을 말했다.
SM 설립 이후 DSP미디어,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가수와 아이돌그룹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연예기획사가 속속 등장했다. 한편으로 영화배우, 탤런트 등 연기자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싸이더스, 에이스타스 등 연기자 전문 연예기획사도 지속해서 생겨났다.
2000년대 들어 한 연예인이 연기, 음악, 예능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화하면서 스타 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하던 연예기획사들도 가수와 연기자, 예능인 등 다양한 연예인을 양성하는 종합 연예기획사로 변모했다. 연예기획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드라마, 영화, 음반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명실상부한 스타 시스템의 핵심으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SM, YG, FNC, JYP, 싸이더스, 키이스트, 나무엑터스, 웰메이드 예당, DSP미디어, BH엔터테인먼트,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등 중대형 연예기획사들이 한국 대중문화 판도를 주도하는 스타 시스템의 주역들이다.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는 “과거에는 영화사나 방송사가 신인을 발굴해 스타를 만드는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연예기획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스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연예기획사가 전문적인 스타 양성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며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톱스타로 활동하는 전지현, 김태희, 비, 이민호, 김수현, 수지, 엑소, 빅뱅, 소녀시대 등이 모두 연예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스타들인 것만 봐도 연예기획사의 위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연예기획사들이 연예인 지망생을 발굴해 스타로 만드는 스타화 경로 역시 근래 들어 전문화하고 체계적으로 변모했다. 오디션, 길거리 캐스팅, 미인대회, 오디션 프로그램, 인터넷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연예인 지망생을 연습생으로 뽑은 뒤 2~6년 동안 연기, 댄스, 노래, 예능 개인기 등을 교육한다. 연습생 생활을 마친 뒤 TV, 광고, 영화, 콘서트, 뮤지컬 등을 통해 신인으로 데뷔시켜 연예인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리고 인기를 얻는 사람을 스타로 키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투여된다. 연습생 생활을 마치고 방송무대를 통한 데뷔까지 비용은 엄청나다. 지난해 10월 보고서 ‘스타가 되기까지’를 발표한 흥국증권 최용재 연구원은 “5인 멤버의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는 데 약 1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5인이 2~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보내는 데 5억 원 정도 들어가고, 사전 마케팅부터 KBS, MBC 등 지상파 3사 음악방송 활동까지 6주간의 데뷔 활동 기간에 소요되는 비용이 5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연예기획사들은 신인을 스타로 키우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위기 관리도 담당한다. 대중의 비난을 불러왔던 스캔들로 추락할 위기에 몰렸던 이병헌 등 수많은 스타가 연예기획사의 뛰어난 관리로 스타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연예기획사 주도의 스타 시스템이 중국,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 연예기획사를 통해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2PM의 닉쿤, 미쓰에이의 지아·페이,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엠버, 트와이스의 쯔위 등이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 시스템을 통해 교육받고 국내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이다.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로 활동하다 탈퇴를 선언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크리스, 루한, 타오도 SM엔터테이먼트에서 육성됐다.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는 “스타를 육성하는 체계화된 한국 스타 시스템은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이 정도는 아니다. 연예기획사 주도의 스타 시스템은 외국으로까지 수출되고 있는 한류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물론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 스타 시스템에도 문제는 적지 않다. ‘노예계약’으로 명명되는 연예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불공정한 계약 관행,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과 인권침해, 미성년자 연예인의 학습권 미보장, 소속 연예인과 연습생에 대한 성폭행 등 일부 소속사 관계자의 범죄 등이 연예기획사 주도의 스타 시스템이 명실상부한 선진 스타 시스템으로 도약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다.
대한의사협회가 고령사회와 미래의학을 주제로 한 ‘2014 대한민국 의학 엑스포’를 개최한다.
오는 27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그동안 3년마다 의사회 위주로 진행해온 학술총회를 엑스포로 전환한 것이다. 이전까지 의협 종합학술대회가 의사회나 학회를 모아 그들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차원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의료 전문가는 물론 국민들과도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됐다.
28일에는 ‘2018, 고령사회를 극복한다’를 주제로 고령사회의 주된 이슈인 장수, 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노인평가의 방향에 대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아울러 노인증후군, 심혈관 질환, 치매, 근골격계 질환, 노인 실금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등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고령체험관이 설치돼 노화됐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등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뇌미인: 치매 걸리지 말고, 걸리더라도 예쁜 치매되자’, ‘노인들의 원하는 건강관리는 무엇인가?’, ‘무엇이 성공노화인가?’ 등 일반인을 위한 16개 건강강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대한의학회 김동익(연세대학교 영상의학과 교수)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처럼 학회를 모아 놓고 장소를 제공하는 형태의 종합학술대회는 의미 없다”며 “고령사회를 맞아 의료인에게 필요하지만 다른 학술대회에서는 수용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의사는 물론 의사를 지망하는 학생들과 일반 국민들까지 함께 공유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의학으로 고령사회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학 엑스포라는 이름에 걸맞게 풍성한 콘텐츠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사흘 내내 코엑스에서 강의를 듣고 체험을 해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며 “급속도로 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미래 의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