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쁠 때는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고, 슬플 때는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듣는 건 어떤 마음을 느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 김창기는 서정적인 노랫말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기타를 세심하게 매만지던 손으로 초크 대신 펜을 들고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안녕,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당신의 노래가 그렇게 빨리 사라질 줄 몰랐어요. 이제 겨우 그 노래를 배웠는데. 그렇게 빨리 사라지다니. 그렇게 빨리. 당신을 기억할 거예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매일 밤 우린 동틀 때까지 어울렸죠. 그때처럼 그렇게 오래 웃어본 적이 없었어요.’ 이는 1960년대를 주름잡았던 2인조 그룹 ‘사이먼&가펑클’의 마지막 앨범에 실린 ‘So Long, Frank Lloyd Wright’의 가사 일부다.
애달픈 사랑을 노래하는 곡 같은데, 가사 속 프랭크는 누구일까? 건축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현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건축가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의 작품이다. 건축학도로서 건축가를 꿈꾸었던 가펑클은 평소에 프랭크를 존경했고, 프랭크를 추모하기 위한 곡으로 사이먼이 가사를 썼다.
훗날 밝혀진 바로는 사이먼은 프랭크가 누군지도 모른 채 작업을 했다고 한다. 사이먼은 오랜 친구인 가펑클이 존경하던 그의 영웅을 존중했고, 그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처럼 곡을 만들었다. 동시에 이 곡은 해체에 대한 암시를 담은 노래였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이 그들의 마지막 앨범이다. 동네 친구였던 둘은 음악적 스타일과 예술적 성향이 달라,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다가 이 앨범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길을 간다.
닮고 싶은 마음
가펑클이 프랭크를 동경했던 것만큼 나 역시 ‘사이먼&가펑클’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지막 앨범은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그들의 2집에 큰 감명을 받았던 터라 이 앨범도 명반이라는 걸 알지만 혹여 2집에 못 미칠까 봐 걱정됐다. 듣고 나선 달라졌는데, 특히 위의 곡을 굉장히 좋아했다. 기쁨과 슬픔이 섞여 있어 복잡한 감정이 생기는 이 곡에 이상하게 끌렸다. 메이저 세븐 코드와 디미니시 코드를 잘 섞은, 브라질 보사노바 곡의 코드 진행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보통 장조는 기쁨을, 단조는 슬픔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장조 7번 화음(메이저 세븐)은 장조 같으면서도 단조처럼 들려서 감정적으로 복잡하고 묘한 화음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꼭 이런 걸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메이저 세븐 화음은 향수와 그리움을 가장 잘 불러일으키는 화음이란다. 향수와 그리움은 과거로 회귀하고 싶은 갈망과 행복했던 추억이 합쳐져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감정이다. 보고 싶지만 만날 수 없어서 슬픈 마음이 드는 동시에 그 시절의 행복이 떠올라 벅찬 기쁨을 맛보게 하는 감정. 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장조와 단조의 중간인 이 화음보다 더 적절한 것이 있을까?
이런 복잡 미묘한 화음은 추모의 감정과 비슷하다. 사랑했지만 죽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누군가를 추모할 때 드는 감정. 그와의 추억은 행복했지만 그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슬픔. 진정한 사랑과 감사, 후회와 미안함, 안타까움, 그리움, 함께 나눈 기쁨과 고통을 통해 삶의 의미, 방향성, 그리고 희망을 동시에 느끼는 감정적 경험의 총합이 바로 추모다. 우리는 추모를 통해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존경은 흑백논리가 아니라 이렇듯 복잡한 감정이라는 걸 깨우친다.
결국 진정한 추모란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닮아가려고 부지런히 노력할 때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비록 프랭크는 사라졌지만, 사이먼&가펑클은 그를 기리며 노래를 불렀다. 난 그 노래를 들으며 프랭크 같은 건축가를 꿈꿨지만, 현재는 그 듀오처럼 가수가 됐다. 가수로서는 생명을 다한 사이먼&가펑클을 내 맘속에서 늘 그려왔는지도. 작별은 슬프지만 추억은 달콤한 법이니까. 그들의 듀엣을 무대에서 다시 볼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기타를 잡는다. 최고의 듀오 사이먼&가펑클을 닮기 위해.
So Long, Frank Lloyd Wright - Simon & Garfunkel
2인조 그룹의 원래 이름은 톰과 제리였다. 이름의 영향인지 몰라도 그들은 불화가 잦아서, 자주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했다. 하지만 포크송 세대의 마지막 음유시인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유명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10주 동안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고, 6개월 만에 800만 장이나 팔리며 경이로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1970년대 초반 한국에서도 이들의 영향을 받아 남성 2인조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그룹 ‘SG워너비’의 첫 두 글자도 이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일수록 웰다잉, 웰엔딩을 철저히 준비한다. 여생의 마무리와 졸업식을 아름답고 멋지게 맞이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어서다. 하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들은 마음처럼 준비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죽음을 잘 준비할수록 삶을 더 잘 살 수 있게 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에서는 커버스토리로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아름다운 인생 졸업식인 웰엔딩에 필요한 장례 문화부터 ‘생전 정리’를 통해 남겨진 가족의 회한을 줄이는 방법,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의 부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등에 대해서 살펴봤다. 또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대표로부터 현 시점에서 웰다잉의 의미와 필요성, 실천 방법도 들을 수 있다.
42년 동안 푹 익힌 진심을 말하는 방송인이자 대표적인 베이비붐 세대인 시니어 임백천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장수 MC로 유명하지만 그 비결을 ‘살아남으려는 노력’ 덕분이라고 말하는 그는 편안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치열함을 내면에 담고 있었다.
가보고 싶은 귀농귀촌 우수 지자체에서는 ‘살아보니 더 좋은 곳이자 내 마음의 고향인 고창’을 이야기한다. 조상의 얼이 담긴 성곽과 고즈넉한 멋이 흐르는 선운사 등 문화유적과 수박, 풍천장어, 복분자 등 각양각색의 먹거리가 넘친다. 고창은 대한민국 최초로 2013년 5월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청정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생활 속 법률 상식에서는 ‘안전한 상속 솔루션, 신탁’을 소개한다. 전통적으로 유언을 통해 상속이 이뤄지는데, 유언은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같은 분쟁을 없앨 수 있는 금융회사가 재산을 관리하는 신탁이 최근 새로운 상속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6월의 단상에서는 산처럼 물처럼 살다가 바람처럼 떠나는 것을 이상으로 여긴 사대부들이 산행 뒤에 남긴 560편에 달하는 ‘유산기’(遊山記)를 통해 조선의 산행 방법을 담았다. 산행으로 풍류를 즐기고, 됨됨이도 길렀던 조선 선비들의 모습, 특히 퇴계 이황이 산을 사랑한 방식도 만날 수 있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겸 정신의학과 의사인 김창기가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는 송어게인에서는 최고의 듀오 ‘사이먼과 가펑클’의 ‘So Long, Frank Lloyd Wright’ 노래를 통해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감정을 재발견할 수 있다.
이달의 구독에서는 ‘터치’ 한 번으로 받아보는 맞춤형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각종 기능을 보완하는 화장품을 써봐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피부. 이런 시니어의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나온 것이 ‘비싸고 좋은 화장품’이 아닌 ‘맞춤형 화장품’이다.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는 트로트 가수 이금수의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연세대 농구 감독으로 1990년대 농구 붐의 주역이었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고려용접봉 부회장 최희암, 시인 안도현의 고백을 담은 명사와 함께하는 북人북, 떠오르는 부동산 투자 방법인 리츠를 다룬 은퇴 후 리츠 해볼까?, 숟가락만 들 힘만 있어도 그렇구나라고 하는 재미있는 性인문학, 3대 어깨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제대로 소개한 시니어 헬스+ 같이 시니어들을 위한 재밌고 알찬 내용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