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옹치 바다향기로
강원도 속초해수욕장부터 외옹치항까지 이어진 바닷길이다. 풍광이 가장 멋진 구간은 하늘데크길이다. 바닷가 산책로 옆 해송숲길은 사색하며 걷기 좋다. 인근 아바이마을도 들러볼 것.
초량 이바구길
부산역에서 산복도로까지 걷는 길이다. 급경사 구간에서는 모노레일을 이용해도 된다.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오밀조밀한 초량동 주택가와 부산항, 영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야경도 으뜸.
만항재 하늘숲정원
함백산의 지맥 강원도 정선군의 만항재 정상 부근이다. 겨울이면 낙엽송 가지마다 서리가 얼어붙어 상고대가 생성된다. 눈 온 뒤 방문하면 겨울왕국을 보는 듯 새하얀 설경이 펼쳐진다.
곶자왈 동백동산
제주의 여느 동백꽃 군락지와 다르게 소박하고 은은한 매력을 풍기는 곳이다. 동백동산 숲과 습지에서는 한겨울에도 덩굴식물과 열대식물이 어우러져 푸릇푸릇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삼척 나릿골마을
담벼락 곳곳에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좁다란 골목길을 오르다 보면 작은 카페와 아기자기한 시설들과 만나게 된다. 전망대에 서서 청량한 겨울 바다를 보노라면 가슴이 뻥 뚫린다.
해외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가 물씬한 곳에서의 하룻밤이다. 휴가철 아쉽게 국내에만 머무르는 이들에게 들려줄 희소식 하나. 바로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매력을 동시에 담은 이국적인 숙박시설 정보다. 마치 해외 휴양지에서 묵은 듯, 이색적인 풍광과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인생 샷’ 하나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산토리니의 청량함을 담은 ‘쏠비치 삼척’
쏠비치 호텔&리조트 삼척은 그리스 산토리니의 블루비치를 표방한 ‘프라이빗 비치’(Private Beach)를 선보인다. 화이트와 블루 톤으로 꾸며진 청량한 비치 존은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소수의 카바나(Cabana, 해수욕장 내의 호텔 객실) 이용 고객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해외에서 경험했던 비치 클럽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전용 다이닝 메뉴를 비롯한 다양한 유럽 주류를 맛볼 수 있는 칵테일 메뉴도 마련돼 있다.
강원 삼척시 수로부인길 453
프랑스 귀족풍 인테리어의 ‘레스케이프 호텔’
‘일상으로부터의 달콤한 탈출’이라는 의미를 담은 ‘레스케이프’(L′Escape)는 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이는 첫 독자 브랜드 부티크 호텔이다. 19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로, 강렬한 색감과 우아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파리의 ‘호텔 코스테’와 뉴욕의 ‘노매드 호텔’의 디자이너 자크 가르시아의 손길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또 ‘샹그릴라 호텔 파리’ 담당 전문 플로리스트가 시즌마다 실내 꽃 장식에 변화를 주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서울시 중구 퇴계로 67
지중해 프로방스 풍광을 재현한 ‘쏠비치 진도’
프랑스 동남부 지중해와 인접한 해안마을 프로방스를 모티브로 한 쏠비치 호텔&리조트가 지난해 7월 개장했다. 클래식한 유럽풍 건축 양식의 건물 외관도 이국적이지만, 객실에서 볼 수 있는 남도의 풍광도 이색적이다(전 객실 바다 전망). 해안가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저층으로 설계된 건물의 중심부에는 원형의 프로방스 광장이 조성돼 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아름다운 남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조망하기에 적격인 장소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송군길 30-40
지상낙원 카나리아 제도의 축소판 ‘카나리아 풀빌라’
카나리아 풀빌라는 카나리아 제도를 모티브로 3년간의 구상과 1년 6개월의 긴 공사 끝에 완성된 유니크한 공간이다. 전 객실에서 시원한 거제 앞바다가 보이며, 각각 프라이빗한 실내 풀장과 스파, 바비큐장 등이 포함돼 안락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길이가 72m에 이르는 대형 풀장에서는 여름철 물놀이와 겨울철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통영, 거제 관광지와 인접해 있고 보트투어, 갯벌체험 등을 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즐겁다.
경남 거제시 사동면 덕호해안길 147
영국 왕실의 발자취 그린 ‘켄싱턴 호텔 설악’
켄싱턴 호텔 설악에서는 마치 영국 궁궐을 거니는 듯한 럭셔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레스토랑 ‘더 퀸’에는 로열패밀리가 보내온 왕실 연하장, 조지 6세의 친필 편지 등 영국 왕실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품들이 마련됐다. 비스트로&바 ‘애비로드’에서는 비틀스 멤버 전원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기타 등 해외에서도 보기 어려운 40여 종의 비틀스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호텔 정원으로 가면 1950년대에 런던 시내를 누비던 이층 버스 ‘루트마스터’가 추억을 자극한다.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998
광활한 스위스 자연을 닮은 ‘켄싱턴 리조트 설악 밸리’
지난해 11월 개관한 켄싱턴 리조트 설악 밸리는 웅장한 대자연 속 스위스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힐링 포레스트 인 리틀 스위스’를 콘셉트로 한 켄싱턴 리조트 중 가장 럭셔리한 리조트다. 객실과 레스토랑, 부대시설 등을 설계할 때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우선한 점이 돋보인다. 풍광이 뛰어난 설악산, 금강산과 더불어 에메랄드 빛 동해를 조망하며 몸과 마음의 여유를 누리기 좋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신평골길 8-25
겨울에는 왠지 속초에 가야 할 것 같다. 눈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갯배를 타고 건넜던 청초호, 눈에 파묻힌 아바이마을, 영금정에서 봤던 새해 일출, 이 딱딱 부딪혀가며 먹었던 물회의 추억이 겨울에 닿아 있어서일까. 이번에도 속초 바닷길과 마을길, 시장길을 구석구석 누비는 재미에 빠져 남쪽 외옹치항에서 북쪽 장사항까지 걷고 말았다.
걷기 코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외옹치 바다향기로(속초해수욕장~외옹치항 왕복)▶ 설악대교▶ 아바이마을▶갯배▶속초관광수산시장▶동명항▶영금정전망대▶해돋이전망대▶속초등대(택시)▶속초시외버스터미널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외옹치 바다향기로
속초 도보여행 첫 코스는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외옹치 바다향기로’다. 속초해수욕장부터 외옹치해수욕장을 거쳐 외옹치항까지 이어진 바닷길을 걷는다. 길이가 약 1.74km이며, 속초해수욕장 850m 구간과 외옹치 해안데크산책로 890m 구간으로 나뉜다. 천천히 걸어도 편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해수욕장 정문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금세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코끝이 찡한 날씨에도 겨울 바다를 찾은 이가 꽤 많다. 바닷가 포토존 너머로는 가마우지들이 모여 사는 조도(鳥島)가 보인다. 삿갓 모양의 조도와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모래밭 옆 산책로를 거닌다. 속초해수욕장과 연결된 외옹치해수욕장에 다다르면 외옹치 해안데크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외옹치 해안은 1970년 무장공비가 침투한 이후부터 작년까지, 65년 동안 미개방 군사 작전 지역이었다. 작년 4월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개통하면서 개방됐다. 해안데크산책로는 암석관찰길, 안보체험길, 하늘데크길, 대나무명상길 등의 주제로 나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안 철책과 초소가 있는 안보체험길을 지나면 ㄷ자형 전망대가 나온다. 송혜교, 박보검 주연의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싹틔운 장소다. 바다 풍광이 가장 멋진 구간은 하늘데크길이다. 지네바위, 굴바위 등 이야기가 있는 갯바위와 은비늘처럼 반짝이는 바다를 마주 보며 걸을 수 있다. 겨울철 09:00~17:00, 여름철 09:00~19:00 개방.
아날로그 감성 갯배 그리고 아바이마을
외옹치항에서 속초해수욕장으로 되돌아올 때는 바닷가 산책로 옆 해송숲길을 선택한다. 숲 분위기가 그윽해 사색하며 걷기 좋다. 해송숲을 지나 방파제와 나란히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만난다. 실향민 정착촌인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 온 실향민 다섯 가구가 백사장에 터를 잡으며 생겨났다. 마을 동쪽은 바다, 서쪽은 청초호와 접해 있다. 청초호와 바다를 연결하는 신수로를 건설하면서 마을이 남북으로 나뉜 것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로 위로 붉은 아치형의 설악대교를 세웠다. 설악대교를 건너기 전에 교각 아래의, 실향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플랫폼 갯배’에 들른다. 전시장과 카페로 꾸민 공간이다. 2층 창가에 앉아 신수로를 오가는 어선들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설악대교 교각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가면, 진한 바다 냄새가 풍기는 아바이마을과 속초항의 풍경이 펼쳐진다. 수로를 건넌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북쪽 아바이마을에 도착한다. 주택가인 남쪽 아바이마을과 달리 이곳은 실향민들이 함경도 음식을 파는 식당가다. 좁은 골목에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명태순대, 가자미회냉면, 막국수 등을 파는 식당이 빼곡하다. 단천식당과 신다신식당이 함경도 음식 원조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신다신식당에서는 함경도식 육개장인 가리국밥을 판다. 아바이순대와 소고기, 대파 등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인데, 소고기국밥과 맛이 비슷하다.
다음 코스인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가기 위해 아바이마을 갯배 선착장으로 향한다. 갯배는 주민들이 청초호를 건널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무동력 운반선이므로 중앙동 선착장과 아바이마을 선착장 사이에 걸어놓은 쇠줄을 갈고리로 잡아당겨야 움직인다. 아바이마을 주민이 탑승해 줄을 끌어당기지만, 승객들도 눈치껏 힘을 보태야 한다. 갯배 요금은 편도 500원이며 운행시간은 3분이다.
시장 골목에서 발견한 헌책방
갯배에서 내려 생선구이 골목을 지나면 속초의 명동이라 불리는 로데오 거리에 자리한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코앞이다. 속초를 잘 아는 이에겐 중앙시장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시장 안에 수산물 골목, 청과물 골목, 순대 골목, 잡화 골목 등 취급 품목별로 골목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시장 지하에는 활어회 센터가 있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제철 생선을 볼 수 있는 수산물 코너다. 가게마다 몸통이 물풍선처럼 빵빵한 곰치가 좌판을 차지하고 있다. 옛날에는 어부들이 잡은 즉시 바다에 버려서 물텀벙이라 불렸던 생선인데, 지금은 금값이다. 곰치로 국을 끓이면, 곰치 살이 입안으로 호로록 들어갈 만큼 부드러운 데다가, 국물 맛이 시원해 겨울 별미로 손꼽힌다.
시장 골목을 요리조리 구경하다가 대경중고서점을 발견한다면, 보물을 캔 것과 마찬가지다. 속초에 하나뿐인 귀한 헌책방이니 말이다. 책방 안에는 천장 턱밑까지 책이 꽂혀 있다. 책 무게 때문에 등이 휜 나무 선반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헌책방 주인장은 소녀처럼 수줍음이 많은 전경화 씨. 속초 토박이인 전 씨는 “제가 헌책방을 인수해 장사한 지도 25년이나 됐네요. 이곳 역사가 50년은 됐을걸요. 영업 이익만 생각하면 문 닫아야죠. 많은 사람이 좋아해주셔서 그 보람으로 책방을 지켜요. 우리 책방은 A급 중고 책만 취급하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요”라고 말하며 속초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속초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과 좋아하는 음식들을 술술 풀어놓는다. 시장 안 작은 헌책방이 오래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속초등대에 올라 겨울 바다 마주하기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동명항에 닿는다. 동명항 활어센터는 자연산 활어회만 취급하며 횟값이 저렴한 곳으로 유명하다. 건물 안에 횟감을 팔고, 손질하고, 매운탕을 끓여주는 구역이 따로 있다. 2층 상차림 식당에는 대게 철을 맞아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동명항 근처에는 속초등대, 영금정, 영금정전망대, 해맞이정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영금정은 속초등대와 동명항 사이 해안에 펼쳐져 있는 갯바위다. 갯바위 꼭대기에 올라앉은 영금정 전망대에 서면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나간 해맞이정자가 발아래 굽어보인다. 겨울에는 해맞이정자 앞으로 해가 떠 일출 명소로 유명해졌다. 해맞이정자에서 빤히 보이는 속초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왼쪽으로 영금정과 동명항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속초 시가지와 설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력이 있다면, 속초등대에서 등대해변 쪽으로 내려가도 좋다. 등대해변의 산홋빛 바다색이 아름다워, 입소문 난 횟집과 전망 좋은 카페가 바닷가에 속속 들어섰다. 호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영랑호도 가까이 있다.
주변 명소 & 맛집
봉포머구리집
봉포머구리집은 잠수부였던 주인장이 작은 가게로 시작해 음식 맛 하나로 큰 빌딩을 세운 곳이다. 해삼, 비단멍게, 문어숙회, 광어회, 성게알, 백골뱅이 등을 소복하게 담아낸 해물 모둠물회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진다. 여덟 가지 찬과 소면 두 덩이가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새콤한 육수와 꼬들꼬들한 해산물과 아삭한 채소가 조화를 이뤄 엄지가 절로 척 올라간다. 속초시 영랑해안길 223, 033-631-2021, 09:30~21:30
칠성조선소 살롱
조선업이 쇠퇴해, 칠성조선소에서 배를 만들지 않게 되자, 칠성조선소의 3대 대표가 조선소 건물을 카페와 전시공간으로 개조했다. 배를 만들고 수리했던 허름한 조선소 건물은 전시장이 됐고, 만든 배를 바다에 띄우기 위해 설치했던 마당의 철 구조물들은 벤치 역할을 한다. 복고풍 분위기 덕에 인기 명소가 됐다. 조선소의 너른 부지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속초시 중앙로46번길 45, 033-633-2309, 11:00~20:00(수요일 휴무)
문우당서림과 동아서점
문우당서림과 동아서림은 속초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린 대표 서점이다. 책 파는 것을 넘어 작가와의 만남, 시 낭송회 등을 주최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1984년에 개점한 문우당서림은 부부와 귀향한 딸이 운영한다. 2층에 책 읽는 공간을 따로 두고, 독서 모임방을 무료 대관한다. 1956년에 개점한 동아서점은 3대가 운영하는 서점으로 유명하다. 세련된 서가 배치와 북큐레이션이 돋보인다. 대형 서점에선 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도 취급한다. 동아서림은 문우당서림 뒤쪽에 있다. 속초시 중앙로 45, 033-635-8055, 09:00~22:00
여행 정보 걷기 Tip
➊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외옹치항에 주차한 뒤 바다향기로를 걸으면 된다.
➋ 고속버스터미널 하차 후, 외옹치항 바다향기로 입구까지 택시로 이동하면 왕복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 이동은 추천하지 않는다.
계절은 색깔을 지닙니다. 우리 다 아는 일입니다. 봄은 버드나무의 늘어진 가지가 연한 녹색을 띨 때부터 스미는 것 같습니다. 여름은 아예 온 세상이 진한 녹색입니다. 그러다가 가을이면 서서히 황갈색으로 대지가 물들여지면서 마침내 겨울은 다시 온 세상이 흰색으로 덮입니다. 당연히 이런 색칠은 사람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철이 서로 다른 색깔로 채색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계절은 이에 더해 제각기 자기 소리를 지닙니다.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봄은 졸졸거리는 시냇물 소리를 냅니다. 조심스러운 희망이 흐릅니다. 겨울은 아예 침묵입니다. 고요를 잃은 겨울은 겨울답지 않습니다. 가을은 현의 낮은 울림 같은 소리를 냅니다. 고마움이 거기 실립니다. 그리고 여름은 작약(雀躍)하는 환성입니다. 삶의 약동이 그대로 자기를 소리칩니다. “와, 여름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외칩니다.
지나치게 전원적인 정서라고 마땅찮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계절을 간과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질 ‘도시’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여름에 김장김치를 먹고(이런 묘사가 얼마나 소통이 될지 불안하지만), 한겨울에 빙수를 사먹는 세상인데 철을 일컫는다는 것은 낡아도 한참 낡은 농경사회의 의식을 드러낸 것일 터이니까요.
그렇지만 계절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요. 봄은 여전히 추위를 물리칠 만큼 따사롭습니다. 여름은 무덥고요. 가을은 서서히 을씨년스러워지는 계절이고 겨울은 모질게 춥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계절을 보내고 맞습니다. 기다리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걱정하기도 하고 무사하게 넘겼다고 안도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철의 바뀜조차 알지 못하는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 아니고야 철을 모를 까닭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온 세상이 싱싱하게 짙푸른 색깔로 뒤덮인 정경이 새삼스럽습니다. 그리고 온갖 곳에서 터져 나오는 “와, 여름이다!” 하는 환성이 합창처럼 들립니다. 소리만이 아니라 모습조차 집 안에서, 길거리에서, 들에서, 산에서, 바다에서 보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갑자기 서둘러집니다. 나도 어서 배낭을 찾아 메고 어디론지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여도 좋고 산이어도 좋습니다. 아니, 벌써 나는 여름의 한복판에 이르러 있습니다.
나는 동무들과 고추를 다 내놓고 내에서 미역을 감고 있습니다. 여름이니까요. 소쿠리를 들고 모래무지나 미꾸라지를 잡으러 동네 형들과 나갔는데 나는 물속 풀숲에서 뱀을 덜컥 손으로 쥡니다. 여름이니까요. 원두막 위에서 주인 할아버지가 주신 참외 세 개 중에서 두 개를 먹고는 나머지 한 개를 배가 불러 마저 먹지 못해 얼마나 아쉬운지요. 가져오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다가 외할아버지를 따라 대천 해수욕장에 갔을 때의 그 황홀한 바다와 파도와 황혼, 모래사장과 해파리와 조개껍질들, 그리고 천막 안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설친 잠. 돌아와 검은 살갗이 끊임없이 벗겨지는데 그렇게 온몸이 햇볕에 탔는데도 아프지 않았느냐는 누님의 물음에 “아니!”라고 나는 대답합니다. 마치 영웅이듯이. 여름이니까요.
세월이 가도 여름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사내 녀석 둘과 네 식구가 배낭을 짊어지고 포항에서 속초까지 해안을 따라 갑니다. 바다가 보이는 민가에 들러 천막을 옆에 치고 물과 반찬을 얻어먹으며 그렇게 열흘을 걷고 타고 쉬고 자곤 합니다. 여름이니까요. 우리는 설악산에 올라 겹겹이 쌓인 능선을 향해 “야호~!”라고 외쳤고, 속초에서는 바다의 끝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찬가지로 “야~!” 하고 소리쳤습니다. 삶의 꿈과 열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여름이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미꾸라지 잡던 형들도 없습니다. 누님도 없습니다. 원두막도 없고, 외할아버지도 계시지 않습니다. 산에서 바다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치던 사내 녀석들은 이제 나이가 쉰을 넘었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기억조차 투명하지 않습니다. 연대기조차 흐려져 30년 전인지 40년 전인지 사뭇 헷갈리기만 합니다. 한데 여름이 옵니다. 여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라질 까닭이 없습니다. 계절의 바뀜은 우주의 운행인걸요.
여름의 환성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귀를 막아도 들릴 여름의 함성이 다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면서 몸조차 들썩이게 합니다. 곧 냇가로, 바다로, 산으로 나갈 듯합니다. 그런데 햇볕에 이리 눈이 부실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색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따갑게 더울 수가 없습니다. 토시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쩐지 창피해집니다. 배낭에 이것저것 넣고 짐을 꾸려야겠는데 벌써부터 어깨가 아픕니다. 신발을 찾아 신어야겠다고 하는 순간 발이 지레 무겁습니다. 갑자기 함께할 친구가 없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함께 평생을 살아온 내 반쪽도 다르지 않습니다. 생각도 건강도 따로따로인 채 함께 살아온 세월이 여름 나들이를 권할 만큼, 아니면 사양할 만큼, 서로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윽고 여름이 서서히 낯설어집니다. 여름인데, “와, 여름이다!”라는 환성이 천천히 멀어지면서 나는 마침내 “아, 여름이구나!” 하는 탄성을 조금은 시무룩한 음조로 발언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는 것이 슬픈 정경은 아닙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살아간다고 하는 것, 나이 먹으며 인생의 길을 걷는다는 것, 생각하면 계절의 지냄과 다르지 않은데, 이미 우리는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어도 봄도 여름도 우리 삶의 깊은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가을마저 겪으며 그 깊은 끝자락에 이르렀고, 겨울조차 현실인 오늘을 살고 있기도 합니다. 세월은 계절을 내재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말투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와, 봄이다!”가 아니라 “오, 봄이구나!” 하면서 내 봄을 회상하고, 그러면서 그 봄이 이어 펼쳤던 내 여름을 다시 회상하면서 “와, 여름이다!” 하기보다 “아, 여름이구나!” 하면서 그것이 빚은 내 가을을 되살피고, 이윽고 그 가을에 이은 겨울의 고요 여부를 헤아려야 하지 않을는지요. 환성의 언어를 탄성의 언어로 조용히 다듬을 필요는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나무 그늘이 시원한 강가에서 물을 바라보다가 “와, 여름이다!” 하는 환성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터져 나오는 순간, 자식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자식에게 자기가 집을 보아줄 테니 마음껏 여름을 즐기고 오라는 약속을 기어이 받아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동안 자식 집에서 보낸 그 여름이 이제까지 지낸 여름 중에서 가장 행복했노라고 말했습니다. 짐작이 됩니다.
사는 모습 제각각인데 어떻게 사는 것이, 어떻게 여름을 보내는 것이 좋은 것인지 판단할 절대적인 척도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깊은 가을이나 초겨울을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와, 여름이다!” 하고 소리치고 덤벙거린다면 쑥스러워질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 환성은 크게 외쳐져야 합니다. 여름을 사는 친구들에게요. 여름은 생동하는 삶의 푸르디푸른 절정이니까요.
20여 년 전 아내, 아이들과 설악산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휴가는 즐거움보다 불쾌한 기억만 가득했다. 그래서 필자 가족은 그 휴가를 일컬어 ‘화진포 사건’이라고 한다.
이 사건의 시작은 필자 가족이 강원 고성군 화진포해수욕장에서 즐겁게 해수욕하고 있는데 아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근처에 병원에 없으니 속초시 중심가로 가기로 했다. 급히 택시를 잡고 속초로 출발했다. 다급한 사정을 이야기하니 운전사가 8만 원을 달라고 했다. 미터기 요금보다 4배나 높이 부른 금액이니 바가지요금이 분명하지만 대책이 없었다. 택시 타고 가는 중에 아내는 계속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마음은 급한데 길은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니 짜증 났다. 3명의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즐겁던 상태에서 모든 것이 엉망인 상황으로 순식간에 바뀐 것이다.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하자 운전사는 선심 쓰듯이 6만 원으로 깎아 줬다. 그러다 중간에 길이 막히기 시작하자 운전사는 기회비용을 핑계 대면서 일방적으로 요금을 다시 8만 원으로 올렸다. 아픈 원인을 생각해 보니 전날 설악동에 숙소를 정하고 회를 먹다 남겨둔 멍게가 아깝다고 아내가 먹었는데 상했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아내에게 나쁜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긴박한 마음에 아내와 같이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무사히 이 위기를 벗어나게 도와주신다면 아내는 그동안 미루던 십일조를 하기로 했고 필자는 독실한 신자의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어렵고 긴급한 상황에 부닥치면 누구나 진지하고 간절해지는 것이 일반적인가 보다.
조바심을 내며 안절부절못하는 중에 시간은 흘러 어느덧 병원에 도착하였다. 기분이 나빴으나 8만 원의 택시요금을 내고 병원 응급실에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아내가 견딜 만하다고 하였다. 긴장이 좀 풀렸다. 바로 숙소로 가서 휴식하니 다음 날 상태가 호전되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내가 나은 것이 기도의 힘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내는 그때부터 작정대로 십일조를 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식성이 바뀌어 아내는 그 좋아하던 멍게를 피하게 되었다. 필자도 반성하고 나름대로 기독교도의 이름에 걸맞게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이 사건은 과연 무엇이 중요한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금전이 중요하지만 생명에 비하면 가치가 작다. 그 당시 8만 원은 좀 컸으나 그 돈 썼다고 사는 데 지장받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사정을 이용하여 폭리를 취한 운전사로 인해 나빴던 기분도 시간이 지나니 잊혀졌다. 금전도, 기분도 생명에 비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투데이PNC가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 미니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www.bravo-mylife.co.kr)는 회원수 16만명인 귀농사모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오는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삼포2리 해변에서 열리는 '제14차 귀농사모 여름로하스캠프 및 2014 삼포2리해변 귀농귀어캠프' 행사를 공식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귀농사모 회원들의 유기농산물 직거래사업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 행사 개요
1. 개최일시 : 2014년 07월 18일(토) ∼ 08월 17(일)
2. 장 소 : 삼포2리해변
3. 주 최 : 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2014 삼포2리해변 귀농귀어캠프조직위원회
4. 후 원 : 강원도/고성군/속초경실연/양양귀농지원센터/고성군번영회/삼포2리해변어촌계/설악헬스케어귀농귀어타운/영농법인한백/국립한경대학교 평생교육원/강원관광대학/강원귀농인협회
5. 주 제 : 제14차 귀농사모 여름로하스캠프 및 삼포2리해변 오토캠핑 귀농귀촌창업학교
6. 강 사 : 첨부서류 참조
7. 참가 예상 인원 : 연 6만명
◇ 행사 소개
제14차 귀농사모 여름로하스캠프 및 2014 삼포2리해변 귀농귀어캠프운영 계획
1. 목 적
◦ 귀농사모회원 16만명에게 귀농귀어체험 기회 제공.
◦ 강원출신 출향인인 지역 공동체로서의 연착륙 할 수 있게 일체감과 자긍심을 고취.
◦ 강원도와 고성의 문화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귀농 귀어 창업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귀농인구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
2. 방 침
◦ 전국 및 도내 예비 귀농 귀촌 귀어인 및 도민을 대상으로 16만 회원의 Daum우수카페 귀농사모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선정.
◦ 30일간의 가족이 동행하는 귀농 귀촌 귀어 체험 워크숍활동 중심 프로그램 운영.
◦ 건강하고 화목한 귀농과 지역민과 융화하는 행복한 귀농 만들기 프로그램 운영.
3. 세부 운영계획
◦ 일시 : 2014. 7. 19.(토) ∼ 8. 17.(일) 30일간.
◦ 장소 : 삼포2리해변
◦ 대상 : 귀농사모 회원 및 전국민
◦ 인원 : 30일간 연 6만명
◦ 숙식 : 오토캠핑 및 삼포2리해변 주변 팬션/민박/식당
◦ 프로그램 : 속초고성양양지역귀농체험워크숍/수산물 이용 치유식품개발 워크숍/힐링쿠킹쉐프전문과정/어린이귀농학교/애견해수욕리조트/소상공인해수욕장/여성귀농인워크숍/싱글귀농인워크숍/귀농귀촌아이디어클럽워크숍/귀농복덕방워크숍/지붕개량워크숍/DIY CCTV/귀농인의3D프린터워크숍/경원대학교총동문회워크숍/한경대학교귀농귀촌특화과정동문회워크숍/귀농귀촌인무료오토캠핑장/황토건축워크숍/목조주택워크숍/조입식주택워크숍/농막워크숍/원두막워크숍/원목구워크숍/용접워크숍/비닐하우스워크숍/칡소사육자워크숍/MBC예비귀농인워크숍/한국일보귀농동호회워크숍/KBS귀농동호회워크숍/한국노총귀농동호회워크숍/국방부귀농동호회워크숍/농협중앙회귀농동호회워크숍
◦ 숙박은 자부담 입장료 및 사용료는 유료
4. 운영 일정표
운영 일정표는 참가농가들 일정 조율 중으로 6월 30일 확정.
*프로그램은 기상변화 또는 일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음
5. 준비사항
가. 행사장확보(삼포2리해변 일대)
나. 행사 사무국: 강원귀농귀촌학교내
사무총장 : 조재근(박사)
고문 : 최진규(약초전문가)
자문 : 정성근(한경대학교 교수)
다. 착안사항
• 안전중심의 안락 한 캠프
• 귀농사모+고성군민+전국민+지역경제 상생 프로그램
• 이 문건과 관련 문의사항은 010-7345-3344(정성근교수)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