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소음, 방음 관련 사업을 해오던 곽종일(61) 씨는 중년을 지나며 건강과 노후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심신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요가 명상을 시작했는데, 그러던 중 숲이라는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숲을 벗 삼아 자연에서 요가 명상을 하면 좋겠더라고요. 기왕이면 나만의 즐거움이 아닌 다른 이들과도 나눌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죠. 고민 끝에 숲해설가를 준비했고, 자격증 취득 후 유아숲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자격도 차례로 땄습니다. 한 자격당 1년 정도씩은 걸린 것 같아요.”
산림교육전문가 3종을 모두 섭렵한 뒤 그는 산림치유지도사에 도전했다. 앞서 취득한 자격들과 달리 관련 실무 경험도 필요하고, 국가시험에도 합격해야 했기에 시간과 노력을 배로 들일 수밖에 없었다.
“숲해설가를 따고 3년 후에 산림치유지도사를 취득했어요. 58세에 시험을 봤는데, 꽤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꾸준히 반복학습하면서 준비하면 중장년도 충분히 합격하리라 생각해요. 오히려 젊은 친구들이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물론 힘들게 자격증을 땄더라도 100% 취업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제2직업으로 희망하는 경우도 많은데, 무엇보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관심과 자기 철학이 있는 분들이 도전하셨으면 해요.”
현재 그는 서울대학교관악수목원에서 산림치유지도사로 2년째 활동하고 있다. 자연의 기운을 한껏 받다 보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단다. 여러모로 제2직업이 만족스럽다는 그는 산림치유지도사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먼저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해보길 권했다.
“전국에 있는 치유의 숲이나 자연휴양림 등을 방문해 산림 치유에 참여해보세요. 자연으로부터 치유의 힘을 얻으며, 산림치유지도사나 산림교육전문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직접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 여러 곳에 방문하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준비하는 일의 목적이 더 분명해지고 나중에 자신만의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산림’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분재조합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숲을 찾는 도시인이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며 관련 자격증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깨끗한 자연을 벗 삼아 유년 시절을 보낸 중장년의 경우 산림 분야에서 제2직업을 찾아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싱그러운 숲에서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면서 경제활동까지 할 수 있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PART1. 국가전문자격
‘숲’과 관련해 가장 익히 들어본 자격이 바로 ‘숲해설가’일 것이다. 숲해설가를 비롯해 유아숲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등을 ‘산림교육전문가’라고 하는데, 이는 국가전문자격으로 관련 양성기관에서 일정 시간 산림교육 전문 과정을 이수해야 취득이 가능하다. 산림교육전문가 양성기관은 전국적으로 숲해설가 31곳, 유아숲지도사 15곳, 숲길등산지도사 7곳으로 산림청 또는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육기간은 양성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숲해설가 4~5개월, 유아숲지도사 5~6개월, 숲길등산지도사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대부분 산림교육전문가 취득자가 그다음 단계로 준비하는 자격증이 바로 ‘산림치유지도사’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앞서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체험지도사 자격증을 딴 후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거나, 의료·보건·간호·산림 관련학과 학위를 보유해야 한다. 더불어 산림치유지도사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시험 평균 합격률이 1급 33.3%, 2급 53.6%인 것을 감안하면 쉬운 도전은 아니다.
산림교육전문가와 산림치유지도사의 연령별 취득 현황을 살펴보면 중장년 세대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모든 자격에서 50대 취득자 수가 가장 많았고, 60대 역시 타 연령대보다 취득자가 많은 편이다. 관련 종사자들은 “산림치유지도사의 경우 평가시험이 만만치 않은데도 중장년층의 학구열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산림교육전문가 취득 후 실무 경험을 쌓았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6월 28일부터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가 병든 나무를 진단하고 농약을 처방하거나 치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시행됐다. 그동안 비전문가가 부적절한 농약으로 병든 나무를 치료하는 사례가 잦아 나무는 물론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받았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본인 소유의 수목을 직접 진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무의사나 수목치료기술자가 있는 나무병원을 통해서만 수목진료가 가능해졌다. 이에 국가전문자격인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나무의사의 경우 올해 3월 제1회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시행했는데, 시험이 까다롭고 난이도가 꽤 높다는 반응이다. 시험도 어렵지만 수목진료 관련 전공 이력 등 자격기준을 충족하고, 지정된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나무병원을 직접 차리거나 취업하려는 계획이 아니라면, 별도의 요건 없이 양성기관 교육 이수를 통해 취득 가능한 수목치료기술자 자격을 준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PART2. 국가기술자격
일반적인 국가기술자격과 마찬가지로 ‘산림기능사→산림산업기사→산림기사→산림기술사’ 등의 순서를 거치게 된다. 상위 자격으로 갈수록 석사, 박사 등 전문 전공자와 종사자들이 주로 응시하기 때문에 관련 학위나 경험이 없다면 취득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목표를 갖고 산림 분야의 국가기술자격에 도전하는 것이라면, 먼저 산림기능사 과정부터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산림기능사의 경우, 자격증 취득 후 관련 실무에 종사한 연수에 따라 산업기사(1년 이상), 기사(3년 이상), 기술사(7년 이상)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산림기능사 연령대별 시험 합격 현황에서 50대와 60대 이상의 합격자 수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50~60대의 시험 합격률은 60%대를 웃도는 수준으로, 합격 인원이 많다고 해서 시험 자체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진로와 적성, 직무에 대해 꼼꼼히 검토한 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PART3. 국가공인 민간자격
‘수목보호기술자’는 나무의사의 처방에 따라 수목의 병충해 방제, 상처 치료, 영양제 살포 등을 수행한다. 2001년 첫 자격검정시험 시행 후 지난해까지 총 476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한국수목보호협회 홈페이지 기준). ‘분재관리사’ 역시 국가공인 민간자격에 속한다. 2017년 기준 취득자의 77.8%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중장년 선호도가 높은 자격증이다.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 쾨쾨한 매연, 고막을 괴롭히는 소음…. 공해로 얼룩진 도시의 묵은 때를 자연의 민낯처럼 깨끗이 씻어내고 싶다. 일상의 번잡함일랑 잠시 내려두고 너른 자연의 품 안에 뛰어들어보자. 갑자기 떠날 곳이 막막하다면,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국립자연휴양림’을 이용해보는 것 어떨까?
◇ 수도권
아쉽게도 서울에는 국립자연휴양림이 없지만, 도심에서 가까운 경기도에는 5곳이 있다. 그중에서도 ‘산음자연휴양림’은 3km 거리의 ‘치유의 숲길’, 산림치유프로그램, 건강증진센터 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산림치유지도사가 진행하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양주시에 위치한 ‘아세안자연휴양림’은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국의 전통가옥과 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다. ‘유명산자연휴양림’은 우리 꽃 자생식물원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유익하다.
-산음자연휴양림(양평군) 산림치유지도사 상주
-아세안자연휴양림(양주시) 이국적인 객실 외관
-운악산자연휴양림(포천시) 가마터 향토유적지 인근
-유명산자연휴양림(가평군) 우리 꽃 자생식물원 보유
-중미산자연휴양림(양평군) 산림레포츠 오리엔티어링
◇ 경상도
한려해상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어 삼림욕을 즐기기 좋다. 아울러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 앞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통고산자연휴양림’은 불영사 계곡, 덕구온천, 백암온천, 동해안 해수욕장 등과 연계한 관광 코스로 이른바 3욕(금강소나무숲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더불어 관동 8경 중 하나인 월송정과 명사십리의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망양정도 가까워 즐길거리, 볼거리가 풍성하다.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군) 책 4000여 권의 숲속도서관 운영
-남해편백자연휴양림(남해군) 편백나무숲 산림욕, 나비더테마파크
-대야산자연휴양림(문경시) 문경 8경 중심부, 천연염색체험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울주군) 통행차량이 없는 고즈넉한 분위기
-운문산자연휴양림(청도군) 야생식물관찰원, 농경시대 귀틀집
-지리산자연휴양림(함양군) 토요 숲속야학, 한지체험관 운영
-청옥산자연휴양림(봉화군) 그린스쿨, 자연학습 체험 교육
-칠보산자연휴양림(영덕군) 금강송숲 탐방, 숲속 작은 음악회
-통고산자연휴양림(울진군) 3욕(삼림욕·해수욕·온천욕) 체험
◇ 충청도
충남 서부의 최고 명산으로 불리는 오서산 자락에 있는 ‘오서산자연휴양림’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편히 쉴 수 있는 휴양관과 물놀이장, 야영장, 숲속교실 등을 고루 갖췄다. 휴양림에 자생하는 대나무 숲을 거닐며 숲 해설은 물론, 활쏘기 투호 등 놀이체험과 목공예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은 산 전체가 해송(海松)으로 뒤덮인 희리산의 푸름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다. 휴양림 수종의 95%가량을 차지하는 해송에서 피톤치드와 테르핀 성분이 다량 분비돼 삼림욕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상당산성자연휴양림(청주시) 유아, 학생 대상 산림교육 프로그램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보은군) 휴양림 내 토속 식용·약용식물 자생
-오서산자연휴양림(보령시) 어린이물놀이장, 대나무숲 체험장
-용현자연휴양림(서산시) 백제 후기 문화유산·유적지 인근
-황정산자연휴양림(단양군) 황정산 암벽지대 소나무 군락 경치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서천군) 해송 삼림욕, 솔방울 공예 체험
◇ 전라도
‘방장산자연휴양림’ 내 ‘에코어드벤처’에서는 숲속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면서 자연을 감상하는 친환경 레포츠 ‘집라인(zipline)’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편백나무를 이용한 비누, 문패, 액자 만들기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다. 낙안읍성민속마을 2km 지점에 자리한 ‘낙안민속자연휴양림’, 덕유산국립공원, 무주리조트 등과 가까운 ‘덕유산자연휴양림’,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위치한 ‘변산자연휴양림’ 등은 주변 관광지, 휴양지와의 접근이 편리하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순천시) 낙안읍성민속마을 주변 경관
-덕유산자연휴양림(무주군) 야생식물관찰원, 반딧불이 관찰
-방장산자연휴양림(장성군) 에코어드벤처 친환경 레포츠
-변산자연휴양림(부안군) 모항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 인근
-운장산자연휴양림(진안군) 휴양림 내 7km의 갈거계곡
-진도자연휴양림(진도군) 2017년 개장, 남도소리체험관
-천관산자연휴양림(장흥군) 휴양림 진입로에 동백·비자나무숲
-회문산자연휴양림(순창군) 유아·청소년 대상 ‘열려라곤충나라’
◇ 강원도
1989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휴양림 ‘대관령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대관령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휴양림 내 50~20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 숲 중 일부는 1920년대 인공으로 소나무 씨를 뿌려 조성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다양한 목공예 프로그램을 즐기고 싶다면 ‘백운산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휴양림 내 ‘숲속공예교실’은 2013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로부터 지속가능한 발전교육(ISD) 공식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또한 대한걷기연맹에서 지정한 ‘제1호 건강숲길’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정선군) 정선오일장(아리랑시장) 인근
-검봉산자연휴양림(삼척시) 오토캠핑장, 산림문화 프로그램
-대관령자연휴양림(강릉시) 숯가마를 활용한 체험·공예 프로그램
-두타산자연휴양림(평창군) 두타산 두근두근둘레길 탐방
-미천골자연휴양림(양양군) 휴양림 내 통일신라시대 선림원지
-방태산자연휴양림(인제군) 인근 내린천 래프팅 체험
-백운산자연휴양림(원주시) 숲속공예교실 문화 프로그램 특화
-복주산자연휴양림(철원군) 용탕골 계곡과 잠곡리 경관 수려
-삼봉자연휴양림(홍천군) 오대산국립공원 인근 활엽수
-용대자연휴양림(인제군) 다람쥐 등 다양한 야생동물 서식
-용화산자연휴양림(춘천시) 등산·캠핑 전문 산림레포츠 휴양림
-청태산자연휴양림(횡성군) DIY목공교실, 인도네시아전통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