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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어링, 400억 원 투자 유치...사업 다각화 속도 낸다
- 요양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이 8개 투자사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케어링의 누적 투자금은 750억 원으로, 국내 요양서비스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 누적액이다. 이번 시리즈B 투자는 SV인베스트먼트가 리드한 가운데 한국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유진자산운용이 신규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LB인베스트먼트, 현대투자파트너스, 퀀텀벤처스코리아, 아크임팩트자산운용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케어링은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통합재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통합재가서비스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제공하는 주·야간 보호, 방문 요양, 목욕, 간호, 단기 보호 등을 수급자가 살던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2024년 1월 기준 케어링 소속 요양보호사는 4만2000명, 서비스 이용자는 누적 약 1만2000명을 기록,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케어링이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은 총 34개로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지역에 방문요양⋅주간보호 센터 각각 14개, 요양보호사 교육원 4개, 복지용구센터 2개 등이 있다. 이를 향후 100개 이상으로 늘려 요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지난달에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출시, 커머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더불어 노인주거와 너싱홈을 결합한 전거(轉居) 기반의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시니어하우징 구축을 본격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 정주완 이사, 이성민 팀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장 규모는 13조 원대로, 5년 뒤 20조가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케어링은 디지털 기반의 운영 최적화,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압도적인 1등 기업이 됐으며, 이번 투자를 통해 전국에 탄탄한 요양 인프라를 구축해 초격차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케어링 김태성 대표는 “전국에 요양 인프라를 구축해 어르신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시장을 혁신 해 나갈 것”이라며 “요양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다년간 쌓아온 시니어케어 경험을 바탕으로 이동, 식사, 의료, 거주, 커머스를 아우르는 토털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2024-02-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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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앙투아네트’ 10주년 공연” 2월 문화소식
- ●Exhibition ◇만년사물 일정 3월 10일까지 장소 서울공예박물관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 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명은 만년필과 같이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사물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다. 18인의 작품과 함께 그들의 일상과 작품 제작 과정을 4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첫 번째 구역인 ‘물질을 탐구하다’에서는 새롭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선택한 공예가들의 탐구 과정을 보여준다. ‘되살리고 덜 버리다’ 구역에서는 산업폐기물과 사물들을 재활용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을 소개한다. ‘일상에 기여하다’는 일상에 윤기를 더하는 공예가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구역이다.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작업환경을 조명한 ‘제작환경을 생각하다’ 구역이 준비돼 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인류가 누려온 풍요와 지구의 안전을 양립하게 하는 생산과 소비 방식에 대한 이 시대 공예가들의 고민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전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전 지구적 의제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본창의 항해 일정 3월 10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 구본창 작가의 국내 첫 공립 미술관 개인전이자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에서는 구본창 작가가 제작한 50여 개 작품 시리즈 중 43개, 작품 500여 점을 소개한다. 동시에 600여 점의 관련 자료 및 작가 수집품을 더해 총 1100여 점이 전시된다. 작가의 연대기를 발단, 전개, 결말로 흐르는 5개 섹션으로 나눴다. 특히 빛과 어둠이 비치는 양상에 따라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구현한 ‘Moon Rising III’ 시리즈와 광화문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콘크리트 광화문’ 시리즈가 최초로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전시를 통해 구본창 작가의 작품 세계는 물론 한국 현대사진의 전개 과정 또한 살펴볼 수 있다.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2월 27일 ~ 5월 26일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연출 로버트 조핸슨 출연 김소향, 이지혜, 옥주현, 윤공주, 이아름솔, 이해준, 윤소호, 백호, 민영기 등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1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프랑스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혁명을 선도하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10주년을 맞아 옥주현은 10년 만에 ‘마리 앙투아네트’ 출연을 결정했다. 2014년 초연 때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에는 대척점에 있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연기하며 변신을 예고했다. 초연부터 프랑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욕 있는 인물 오를레앙 공작 역을 연기한 민영기는 이번에도 출연하며 작품을 빛낼 예정이다. ◇아트 일정 2월 13일 ~ 5월 12일 장소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연출 성종완 출연 엄기준, 성훈, 이필모, 박은석, 박호산 등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연극 ‘아트’는 세 남자의 우정이 고가의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와해되고 재봉합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지난 시즌 ‘시니어 페어’(이순재, 노주현, 백일섭)로 사랑받은 ‘아트’는 올해 다수 경력직, 뉴 페이스 배우들과 함께한다. 예술에 관심 많은 피부과 의사 세르주 역은 엄기준, 최재웅, 진태화, 그리고 연극에 첫 도전하는 성훈이 맡는다. 고전과 명언을 좋아하는 항공 엔지니어 마크는 이필모, 김재범, 박은석, 손유동이 연기한다. 우유부단한 문구 영업 사원 이반 역에는 박호산, 박정복, 이경욱, 김지철이 캐스팅됐다. ◇비클래스 일정 2월 20일 ~ 5월 6일 장소 드림아트센터 2관 연출 오인하 출연 성연, 이동수, 홍성원, 이진혁, 박준형, 권태하, 한선천, 조현우, 김병준, 정애연 등 연극 ‘비클래스’는 능력과 조건만으로 평가받는 봉선예술학원의 B클래스에 속하는 네 명의 학생이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졸업 공연을 준비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한선천은 지난 시즌에 이어 순수하지만 외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현대무용 전공 치아키 역을 연기하며, 정애연은 B클래스의 담임 선생님 서정인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제작사 측은 “원치 않는 경쟁 속에 놓인 학생 때와 지금 우리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그대로 괜찮다’라고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2024-02-0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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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코그, 디지털 치료기기 최초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가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최초로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번 인증으로 이모코그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표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의료기기 연구·개발,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혁신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은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에 따라 연구개발 역량과 실적이 우수한 기업을 인증하고 지원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제도다. 이모코그는 ‘혁신 도약형 기업’으로 인증 받았으며 인증 효력은 지정일로부터 3년 간 유지된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는 인증 표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정부 지원 사업 우대와 함께 정부 정책 금융 활용 우대, 우수 기업 포상, 첨단 복합단지 기술 서비스 이용 시 수수료 감면, 해외 의료기관·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해외 임상 시험 지원 등의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는 “이번 인증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혁신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모코그는 2021년 설립된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치매 예방부터 진단·치료까지 전주기에 걸친 치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국내 경도인지장애 분야 확증 임상 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2022년 독일에 자사를 설립해 해외 임상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 시리즈B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 2023-12-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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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 가이드 ⑥디폴트옵션] 퇴직연금 투자할 상품, 어떻게 선택하나요?
- 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연금 가이드] 시리즈에서는 퇴직연금 중 기금형에 대해 알아봤다. 다른 국가들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게 유지한데는 기금형 규모가 큰 것도 주요했지만, 한편으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이 자동 적용된 영향도 컸다. 우리나라도 2022년 7월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했고, 올해 7월 11일까지 유예기간을 주었다. 오는 7월 12일부터는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라면 의무적으로 디폴트 옵션을 지정해야 하고, 모든 IRP 가입자에게도 도입된다. 퇴직연금 운용, 어떻게 할까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은 총 124조 1000억 원 규모다. 이 중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된 금액은 25.8%에 불과하다. 나머지 68%는 예적금 등의 원리금 보장상품에 맡겨져 있으며, 운용 상태를 정하지 않은 대기성 자금이 6.2%를 차지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2%에 그치는 이유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와 개인형 IRP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사용자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선택한 운용방법으로 자동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사가 만든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을 보고 고르면 된다.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는 4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DB형: 적립도, 투자도 회사가 운영한다. DC형: 적립은 회사에서 투자는 본인이 결정한다. 개인형 IRP: 적립도, 투자도 본인이 한다. 또한 올해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이전 가입자를 위해 각 금융사는 디폴트옵션 선택 안내를 하고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아 강제사항은 아니다.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된 돈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고용노동부는 상품을 심사해 위험등급별로 나눈 259개의 디폴트옵션 적용 가능 상품을 발표했다. 허용된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 단기금융펀드, 사회간접자본(SOC)펀드, 원리금보장형 등이다. TDF는 투자 목표 시점을 정해두고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이 낮은 자산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펀드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온다는 미국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생애주기별로 적용하는 TDF로 자동 운용하게 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TDF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밸런스 펀드는 투자 위험도가 다른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 뒤 금융시장 상황과 자산 가치 변동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변경한다. 단기금융펀드는 단기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사회간접자본 펀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다.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는 예금, 적금 등이 있다. 상품 유형으로 보자면 크게 원리금보장형과 펀드형으로 볼 수 있다. 이 둘을 혼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위험도는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단계로 나뉜다. 초저위험 상품이라면 펀드가 편입되지 않은 상품일 것이다. 만약 100% 펀드형으로만 옵션을 구성하는 경우는 TDF나 밸런스펀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펀드 상품을 고를 때는 위험 등급과 과거 수익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직장에서 DC형 퇴직연금 가입을 하고, 개인형 IRP를 개설한 근로자라면 두 계좌 각각 디폴트옵션을 설정해야 한다. “퇴직금 못 잃어” 여전히 예·적금이 편하다면? 내가 스스로 퇴직연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낼지 결정하기 어려운 근로자라면, 이번에 도입된 디폴트옵션을 보고 금융사가 제시한 상품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그런데 이번 제도 도입에서 ‘원리금 보장상품’이 옵션 중 하나로 포함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려던 이유가 안전 상품에만 모여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투자 상품으로 유도해 더 높은 수익률을 내도록 하려던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으면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은 일본은 제도 정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지만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정해두지 않았다. 당시 기업들은 디폴트옵션을 많이 활용하지도 않았던 데다, 도입하더라도 대부분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두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연금법을 개정하면서 ‘가입자에게 운용 상품을 제시하고 3개월이 지나도 운용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상품 선택을 다시 한번 재촉하고, 통지 후 2주가 지나도 운용 지시가 없다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연금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70.7% 수준이었던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2020년 75.5%로 오히려 비중이 더 높아졌다. 디폴트옵션이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원리금을 손해 볼까 봐 걱정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역시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상품을 넣게 됐다. 옵션 중 하나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근로자라면 다음 내용을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원리금보장형은 금리 수준, 만기 시점, 예금자 보호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원리금보장형은 매달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디폴트옵션 설정할 때 금리와 실제 적용할 때 금리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원리금보장형에 만기가 있다는 것이다.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상품은 만기가 없다. 물론 100% 펀드 상품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리고 있는 가입자라도 디폴트옵션 적용을 선택해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적용될 일은 없다. 100% 원리금보장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거나 일부를 원리금보장형에 넣어둔 경우에만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원리금보장형 만기 후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별도로 하지 않은 돈은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대기성 자금이 된 지 4주가 지나서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금융회사는 2주 뒤부터 디폴트옵션이 적용됨을 알려야 한다. 고지 이후 2주 동안에도 별다른 운용지시가 없으면 해당 만기자금은 디폴트옵션에 따라 운용된다. “고객님,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디폴트옵션 선택 유예기간이 곧 종료된다.(2023년 7월 11일까지) 이에 금융사들은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퇴직연금에 이미 가입된 근로자라면 먼저 자신의 퇴직연금이 현재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됐는지 보고, 자신의 연금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해볼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특히 자신의 생애주기, 목표 수익률, 자산 배분 원칙, 장기 투자 원칙, 위험 관리 원칙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100%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A 근로자와 70%는 실적배당형에, 30%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B 근로자가 있다고 하자. 둘 다 원리금보장형 만기는 10년이라고 가정한다. 이 상태에서 디폴트옵션으로 사회간접자본 펀드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10년 뒤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A 근로자는 적립금의 100%가 사회간접자본 펀드로 편입되고, B 근로자는 30%가 해당 펀드로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이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으면 정기예금이나 금리가 높은 예금에 자동으로 예치됐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자동 재예치 되지 않고 대기성 자금이 된다. 대기성 자금으로 있는 동안에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퇴직연금을 정기예금 등에 넣어둔 가입자들은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만기 이후 운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앞서 예시로 든 A와 B 근로자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10년 후 만기 되어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었더라도 언제든 다른 금융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제도 적용 후 직접 운용 의사를 가지고 상품을 변경하는 것을 ‘옵트아웃’(opt-out)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금융사에 별도의 연락을 하지 않아도 운용 중이던 디폴트옵션 상품을 매도하고 다른 상품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던 가입자라면 상품 매도 시 금리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해달라’고 디폴트옵션을 선택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고 있었다면, 상품을 매도할 때 중도해지에 따른 패널티로 약정 금리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희망하는 가입자에 한해 디폴트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옵트인’(opt-in) 제도도 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는 결국 투자 상품에 넣든, 예·적금에 넣든 적립된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가입자가 선택하는 제도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면 원리금보장형 비중보다 투자상품 비중이 높아야 한다. 물론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률이 6~8%에 달하는 건 아니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금 손실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는 미국과 호주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위험자산 비중은 50% 수준이다.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공적 연기금 역시 위험자산 운용 비중이 5~60%에 달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어느 해에는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난다는 것. 오랜 기간 두었다가 노후에 쓸 자산이라는 특성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생각해 당장 원금 손실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 2023-04-1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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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하기 전에 가치를 묻는다
- 슈퍼리치의 소비가 가치를 묻는다. 과거에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한 소비를 했다면 최근엔 가치를 따지고 스토리가 담긴 소비를 한다. 전 세계 슈퍼리치들은 과연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지 살펴봤다. 전 세계 슈퍼리치들은 어떤 상품과 어떤 서비스를 구매할까. 이들은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면 비용에 상관없이 구매하는 소비성향이 두드러진다.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주는 선물을 고를 때도 가치를 따진다. 슈퍼리치들이 소비의 새로운 기준으로 삼는 건 과연 무엇일까. 예술적 디자인 까다롭게 평가 슈퍼리치의 소비가 가치를 묻는다. 무작정 비싼 상품과 서비스에만 돈을 지불할 것 같았던 슈퍼리치들이 언젠가부터 가치를 따지고 스토리가 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지갑을 연다. 먼저 슈퍼리치들이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슈퍼리치들은 미용과 패션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인맥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들은 다른 슈퍼리치와의 만남에서 품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미용에 대한 관심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은데, 품위를 위해서라면 지불해야 할 가격이 높건 낮건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 전 세계 여성 슈퍼리치들이 이용하는 런던 불가리 호텔의 샴페인 목욕 서비스는 부자들만 누릴 것 같은 사치스러움이 있지만 가격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약 67만 원의 호텔 예약비를 먼저 지불한 뒤 서비스를 받을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샴페인 목욕에 사용되는 수십 병의 와인은 따로 구비돼 있고 90분짜리 전신마사지는 약 90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슈퍼리치들은 까르띠에, 티파니, 부첼라티, 반클리프앤아펠 등의 명품 주얼리를 너끈히 구매한다. 이들이 수억 원짜리 주얼리를 구매하는 건 과시욕보다는 감상 욕구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앤아펠’은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액세서리다. 반클리프앤아펠의 베스트셀러 중 ‘빈티지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는 가격이 무려 7800만 원이나 되지만 상상력과 기술이 낳은 예술적 자태를 뽐낸다. 반클리프앤아펠은 할리우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사랑한 주얼리로 유명하다. ‘희소성’ 있는 브랜드 선호 남성 슈퍼리치라면 자동차, 특히 명차를 빼놓을 수 없다. 벤틀리, 마이바흐와 함께 3대 명차로 꼽히는 ‘롤스로이스’는 과거엔 아무나 탈 수 없는 차였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자격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구매를 거절당한 일화는 유명하다. 롤스로이스는 돈이 있어도 가질 수 없는 명차였기에 슈퍼리치들은 자신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이 차를 더 간절히 원했고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부여했다. 2009년 이후 롤스로이스는 ‘성공한 사람이면 누구나 탈 수 있는 차’라는 콘셉트를 내세웠고 전 세계는 물론 국내 슈퍼리치들도 기꺼이 거금을 내놓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6억 원대인 ‘팬텀’보다는 저렴한 ‘고스트’. 이 역시 4억 원을 훌쩍 넘는다. 슈퍼리치는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해 JTBC의 ‘캠핑클럽’ 핑클 편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캠핑 열풍이 다시 몰아쳤다. 슈퍼리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이 캠핑카에 많은 관심을 보이자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를 개조한 프리미엄 차량 ‘화이트 하우스B’를 슈퍼리치용으로 내놓았다. 이 차는 다임러트럭코리아의 2차 제조사 화이트하우스코리아가 스프린터 편의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제작한 1억600만 원대 모델이다. 홈파티에서 보여주는 특별한 안목 슈퍼리치에게 홈파티는 당연한 사교모임이다. 다른 슈퍼리치를 집에 초대해 그들만의 사교모임을 갖는 건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일종의 관례와 같다. 하지만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만 끝난다면 슈퍼리치의 홈파티는 의미가 없다. 이들은 집 안을 럭셔리하게 꾸며놓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안목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재력을 과시하는 것과는 좀 다른 얘기다. 홈파티를 즐기는 슈퍼리치들은 집 안 가구에 많은 신경을 쓴다. 이들에게 인기 있는 가구는 북유럽 감성을 담은 덴마크의 ‘프리츠한센’이다. 절제의 미학, 미니멀리즘 등 프리츠한센이 추구하는 디자인과 슈퍼리치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명 아티스트 작품을 소장한다는 의미와 오랜 시간을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 때문에 사랑받고 있다. 특히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의자들이 인기다. 동글동글한 디자인의 ‘에그체어’ 가격은 최고 1900만 원을 호가한다. 최근에는 하이메 아욘, 오키 사토, 세실리에 만즈 등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새 가구를 만들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요리를 준비하는 주방도 슈퍼리치들이 당연히 신경 쓰는 장소다. 이곳에 놓는 오븐으로는 프랑스 ‘라꼬르뉴’가 손꼽힌다. 오븐계의 명품으로 알려진 라꼬르뉴는 전문 장인이 주문을 받아 제작하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를 자랑한다. 구매자가 컬러부터 소재, 외관 등 디테일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슈퍼리치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오븐’이라는 희소성은 가치 있는 스토리가 된다. 라꼬르뉴의 최고가 라인 ‘샤또 시리즈’ 가격은 오븐이 8700만 원, 후드가 2000만 원에 달한다. 이 오븐은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칼 라거펠트, 이브 생 로랑 등 수많은 유명인사가 애용하고 있다. 건강이 ‘최우선’ 슈퍼리치는 건강을 위해 식재료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심지어 송로버섯이 들어간 소금만 먹는 슈퍼리치도 있다. 가격대가 20만 원을 훌쩍 넘지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식료품점도 아무 곳이나 이용하지 않는다. 영국 런던의 부촌지역 첼시의 대형마트나 세계 최고의 백화점으로 선정된 셀프리지 등은 슈퍼리치가 애용하는 마켓이다. 이곳에서 파는 이베리코 돼지 뒷다리 가격은 200만 원이 넘고, 알비노 철갑상어 알 1㎏은 무려 2000만 원에 육박한다. 전 세계 슈퍼리치가 건강관리를 위해 찾는 의료관광 패키지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EW 빌라 메디카’가 있다. 세포재생시술을 한 번 받는 데 드는 비용은 2000만 원, 3박 4일 의료관광 패키지는 약 3000만 원이다. 연회비가 1억 원이 넘지만 전 세계 부자들이 앞 다퉈 예약한다.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 영화배우 미셸 로드리게스 등 유명인사가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피트니스센터도 인기다. 슈퍼리치가 주로 찾는 해외 유명 피트니스센터는 1년 회원권이 900만 원이나 하는 곳도 있다. 국내에도 고액의 피트니스센터를 즐겨 찾는 슈퍼리치가 많다. 이들은 근육운동보다는 자세교정을 위한 운동에 더 관심이 많다. 이들이 자세교정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시간당 7만~8만 원 선이다. ‘스토리’가 있는 선물 슈퍼리치들은 주변인들을 위한 소비에도 과감하다. 오히려 선물을 고를 때 까다로운 취향을 드러내며, 작은 펜 하나를 선택할 때도 스토리가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 슈퍼리치들이 좋아하는 펜을 꼽자면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 ‘파버카스텔’이 단연 최고다. 파버카스텔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기구 브랜드. 슈퍼리치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하는 상품은 ‘클래식 퍼남부코’ 시리즈로, 가오리 가죽이나 상어 가죽, 스네이크우드, 말총, 상아 등을 소재로 사용하고 심지어 2억 년 이상 석화된 나무로 제작된 펜도 있다. 이 시리즈의 가격은 샤프와 볼펜이 각각 42만 원, 수성펜 55만 원, 만년필 80만 원이다. 그렇다면 슈퍼리치는 손자녀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영유아일 경우 유아용품을 선물할 것이다. 하지만 유아용품이라고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세계적인 부호들은 어린 손자녀를 위해 거액을 아끼지 않는다. 유모차 한 대를 사는 데 무려 500만 원을 지불하는 사람도 있다. 영국 유모차 제조업체인 실버크로스가 600대 한정판으로 만든 유모차는 이너시트를 양털로 만들었고 캐시미어 담요도 딸려 있다. 이탈리아의 유아용 고급가구 제작업체인 ‘수오모’는 순금으로 만든 침대를 165억 원에 판매한다. 침구는 비단과 최고급 면인 피마 면을 소재로 사용했고 금실로 자수를 놓았다. 다이아몬드와 백금으로 이름을 새길 수도 있다. 국내 슈퍼리치는 자녀들에게 주식을 선물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후상속보다 사전증여를 통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성년자에게 주식을 선물한다는 이유로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5월, 자산 기준 5조 원 이상인 국내 대기업 59개사를 조사한 결과, 18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가 19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무려 335억 원에 달했다. 안타까운 한국 슈퍼리치의 ‘기부문화’ 슈퍼리치에게 기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통한다. 세계 최대 면세점 전문기업 DFS의 창업주인 척 피니는 부자들이 롤 모델로 여기는 슈퍼리치다. 그는 15년 동안 약 8조4000억 원을 기부했는데, 정작 자신은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3만 원짜리 플라스틱 손목시계를 착용한다. 척 피니를 존경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도 40조 원이 훨씬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부하고 추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부를 하면 돈의 가치가 한층 빛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좀 다르다. 한국에도 기부에 앞장서는 슈퍼리치가 있긴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평소에 삶에서 돈은 큰 의미가 없어 기부할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부자가 많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의 부자는 이기적이고 인색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왜일까? 바로 세금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기부를 하면 세금 부담이 많이 줄어드는 데 반해 한국은 혜택이 크지 않다. 그러나 세금 혜택을 떠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의식의 선진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 2020-02-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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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 클래스 스토리] 벤틀리, 장인정신 100년…여왕도 반한 ‘브리티시 모터링’ 정수
-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자동차의 본질과 고유의 품격을 지켜온 영원한 명차 벤틀리모터스. 벤틀리는 100여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철학을 계승해 오며, 오늘 날까지 세계 최고의 명차로 인정받고 있다. 파워풀한 주행성능과 고유의 품격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낸 자동차 이상의 자동차, 벤틀리는 단순히 호사스러움만을 추구한 럭셔리카는 아니다. 궁극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안락함을 보장하고, 어떤 브랜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품격마저 지녔다. ◇벤틀리의 탄생 ‘스피드광 벤틀리 형제’= 벤틀리의 역사는 스피드광인 월터 벤틀리와 동생인 호레이스 벤틀리가 1912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자체 제작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고, 프랑스의 DFS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월터는 DFP 엔진을 직접 튜닝해 자동차 경주에 참여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자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착수했다. 이후 1919년 벤틀리의 첫 모델이 탄생했다. 벤틀리 최초의 자동차 ‘3리터(3-liter)’는 진보된 기술과 내구성으로 인해 출시되자 마자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3리터’는 섀시에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그 위에 고든 크로스비(Gordon Crosby)가 디자인한 보디를 얹은 모델이었다. 고든 크로스비는 재규어의 ‘leaping cat(뛰는 고양이)’ 모양 라디에이터 장식물을 만든 인물로 당시 벤틀리의 엠블럼 ‘날개 달린 B’ 배지를 그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고성능 ‘럭셔리 카’로 입지를 굳히다= 월터는 성능 시험 및 홍보 효과를 위해 자동차 경주에 ‘3리터’를 출전시켰다. ‘3리터’는 크고 웅장한 디자인이여서 당시 경주대회를 지배하고 있던 경량의 부가티와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1921년 시즌부터 여러 경주에서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엔진. 4기통 엔진은 당시로서 굉장히 진보된 기술이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보편화됐다. 벤틀리는 다음 해인 1922년부터 일반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스포츠카 드라이버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3리터’는 1924년과 1927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했고, 이후 벤틀리는 1929년과 1930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한 ‘6.5리터’와 1928년에 우승한 ‘4.5리터’를 발표했다. 1929년에는 ‘6.5리터’ 스포츠 버전인 ‘스피드 식스(Speed Six)’가 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르망 24시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와 함께 당대 최고의 오토메이커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 ◇시련왔지만… 컨티넨탈 시리즈로 부활= 벤틀리의 역사 속에서 항상 즐거움과 영광 만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연이어 찾아온 경제공황 속에서 벤틀리는 1931년 롤스로이스와 한 식구가 됐다. 벤틀리는 기존 스포츠카의 명성을 이어 받아 인수합병 후에도 롤스로이스와는 별도의 라인업을 유지했다. 바로 1952년에 등장한 ‘R타입 콘티넨탈’이다. 헤드라이트부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하나로 연결된 디자인의 이 차량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모델로 각광 받았다. 1998년부터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관계를 청산하고 폭스바겐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특히 2006년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 GT’의 역할이 컸다. 이후 ‘컨티넨탈 GTC’, ‘GT Speed’, ‘GTC Speed’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컨티넨탈 라인의 성공을 이어갔다. 벤틀리의 4도어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인 신형 ‘플라잉스퍼’는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위해= 벤틀리만의 철학과 정신은 ‘남들이 멈추는 곳에서 우리는 시작합니다(We Start Where Others Stop)’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생산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동화를 통한 대량생산을 미덕으로 확신하는 시대, 벤틀리는 고유의 수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영국 크루(Crewe) 공장에서 근무하는 벤틀리의 장인들에게 한 대의 차를 완성해 내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작업과 같다. 실제 벤틀리의 플래그십 모델인 뮬산을 제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총 300시간 정도. 이 중 인테리어 작업에만 170시간이 필요하다. 즉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한 대의 벤틀리가 탄생하기 위해서 7주가 넘는 시간이 걸리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데만 4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코치빌더(Coach Builder, 귀족용 고급 마차를 주문 생산하던 장인)’의 전통을 철저히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이 벤틀리의 품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벤틀리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옵션을 제공해 이 세상에서 단 한대뿐인 나만의 차를 만든다는 것. 비스포크(Bespoke) 방식인 벤틀리의 뮬리너 옵션을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가 탄생한다. 벤틀리는 고객의 어떠한 요구도 충실히 구현해 낸다. 영국 여왕의 공식의전 차량인 ‘벤틀리 에스테이트 리무진’은 여왕이 평소 모자를 즐겨 쓴다는 것을 감안해 차체를 높게 제작, 모자를 착용하고도 숙이지 않고 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벤틀리는 창업 당시 월터가 내건 슬로건인 ‘좋은차, 빠른차, 최고의 차(Good car, Fast car, Best car)’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벤틀리의 모든 엔진에는 엔진 넘버와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여느 수퍼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뜨거운 심장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음을 말해준다.
- 2014-01-10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