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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엥겔지수 21년만에 최고치…시니어 부담 커진 밥상 물가
-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은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시니어들이 밥상을 차리는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소매시장에서 달걀 가격은 한 판에 748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5177원에 비해 44.5% 올랐다. 깐마늘은 1kg당 1만1918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48.6% 올랐다. 사과는 10개당 평균 3만4029원으로 지난해 7월 2만6638원보다 27.7% 올랐다. 참외와 쇠고기, 돼지고기, 고춧가루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7월 21일 기준 고춧가루 가격은 1kg당 4만129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2만6113원보다 53.6% 올랐다. 이에 국내 엥겔지수도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는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보통 엥겔지수는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하락한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음식보다는 문화·여가 생활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어서다. 그러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 지출액 중 식료품과 비(非)주류음료 지출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분기 엥겔지수는 13.3%였는데, 지난해 4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00년 2분기 13.5%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여름 작황 부진이 예상되는 품목의 비축을 늘리고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높은 온도와 강한 햇볕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고랭지 배추 1만톤(t)과 무 2000톤을 수매해 비축한다. 사과는 계약재배 물량은 지난해 7000톤의 두 배인 1만4000톤을 확보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선제적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19일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연간 2% 내의 물가 안정을 이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추석을 대비해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2021-07-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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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에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이란 책을 발간했다.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평균 49.5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40대 후반~50대 초반이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는 시점까지는 평균 12.5년이 걸린다. 이 상황을 소득 크레바스(crevasse)라고 한다. 크레바스는 히말라야 등정을 하는 산악인들이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 지점을 말한다. 얼음과 얼음 사이에 틈이 벌어져 한 번 갇히면 빠져나올 수 없는 낭떠러지다. 우리 삶에도 크레바스가 있다. 퇴직은 소득 중단을 의미한다. 매월 들어오던 급여가 어느 날부터 뚝 끊어진다. 가정은 일정한 소득이 들어오지 않으면 고통을 겪는다. 급여가 들어오지 않아도 매달 필요한 기본경비가 있다. 상황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의식주에 들어가는 기본경비는 만만치 않다. 한 달에 두세 번 마트를 갔다 오면 아내는 볼멘소리를 한다. 먹는 데 들어가는 식료품비가 “별로 산 것도 없는데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사계절이 있어 옷도 가끔 사야 한다.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대출이자를 갚아나가는 것도 버거운 일이다. 통신비는 또 어떤가? 집에 컴퓨터가 있어도 각자 들고 다니는 핸드폰은 필수다. 정부에서 조사한 바로 1인당 생활비는 170만 원이라 한다. 그러니 부부가 생활하려면 월평균 생활비는 최소한 250만 원 이상 되어야 한다. 퇴직자에게 매월 250만 원은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퇴직자의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에만 있지 않다. 돈이 있어도 할 일이 없으면 고통이다. 돈도 없으면서 할 일이 없다는 건 더 지옥이다. 은퇴 후에도 치열한 생활 전선에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 때문에 노후의 생을 낭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행히 은퇴 전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삶도 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마음의 욕심을 조금 내려놓을 때 가능하다. 마음 비우는 일도 중요하다. 연습이 필요하다. 마인드컨트롤도 하면서 ‘이만하면 됐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다. “행복은 목적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고 숨 쉬는 이 공간이 소중하다. 철따라 형형색색 피는 꽃과 향기를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풀벌레 소리와 산새 울음소리도 즐겨야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 조그만 동산이 하나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있고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노랗고 붉게 꽃을 피운다. 가을엔 노란 은행나무 잎이 황금물결을 이룬다. 얼마 전 은퇴 기념으로 지리산에 숙소를 얻어 열흘을 지내고 왔다. 조용한 숲속에서 아침을 맞아 커튼을 열자 온갖 새소리가 들렸다. 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집 베란다를 열고 거실에 앉아 있는데 지리산에서 듣던 새소리가 앞동산에서도 들려오는 것이었다. “지리산에서는 그렇게 새소리가 잘 들렸는데 여태껏 왜 집에서는 새소리를 듣지 못했지?” 아내가 놀라워했다. 생각해보니 집에서는 그만큼 집중을 못해 듣지 못한 것이었다. 새벽부터 출근하랴 일상에 쫓기다 보니 새소리 들을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도 좀 내려놓고 새소리도 들어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따라 “행복은 결과보다 과정”이란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 2020-08-21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