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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 시기가 명운을 가르는 암 담낭암
- 담낭(쓸개)은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서 크기나 의학적 중요도가 크지 않음에도 유독 사자성어나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신체기관이다. 와신상담에선 각오를 다질 때 맛보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쓸개가 없다’고 말한다. 고작 손가락 하나 정도 크기의 이 장기가 마치 잃어선 안 될 신념처럼 다뤄진다. 그런데 만약 이곳에 암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모든 암이 쉽지 않겠지만 담낭암 역시 마찬가지다.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강진구 교수는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담낭은 간 옆에 붙어 있는 7~10cm 정도 되는 작은 주머니다. 간에서 나오는 쓸개즙을 저장해뒀다가 농축시켜 음식을 먹으면 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방출하는 역할이다.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담낭은 저장과 농축 역할만 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맹장이나 사랑니처럼 없어도 그만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강진구 교수는 “실제로 담낭에 염증이나 용종 등이 발견된 후 증세가 심각해지면 떼어내기 때문에 병의 진행에 관한 통계자료가 많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한다. 발생 빈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2018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발생한 암은 총 22만9180건인데 이 중 담낭암은 1.1%(2554건)에 불과했다. 주된 원인은 담석과 염증 강 교수는 담낭암 발병 원인으로 담석과 염증을 꼽았다. “소화액이 굳어 담석이 되는데, 술과 담배, 비만, 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이에요. 이 담석이 담낭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쓸개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는 담도를 막는 등 말썽을 일으키죠. 이렇게 담석증이 발생하면 담낭암이 발생할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10배 정도 높습니다. 또 담낭에 발생하는 만성염증이나 담낭 안쪽이 석회화되는 석회화 담낭도 위험인자입니다.” 담낭 용종도 위험하다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1cm 미만의 용종은 양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지만 그 이상 커지면 담낭 제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담낭암이 위험한 암으로 분류되는 이유 중 하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담낭 내부 통로가 담석이나 종양으로 막히더라도 간에서 쓸개즙 분비가 이뤄져 소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증상이 없으니 진단을 받지 않는 이상 질환을 알 도리가 없다. 복통이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오른쪽 배 부위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기도 하지만 이 정도가 되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췌장암에 비해 진단이 비교적 쉬워 다행이라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능숙한 전문의라면 초음파 검사만으로 담낭 질환을 쉽게 찾아낼 수 있어요.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것은 초음파로도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기 때문인데, 담낭은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있어요. CT나 MRI 같은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견 늦을수록 생존율 급락 만약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담낭암을 초기에 발견한다면 대처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큰 흉터 없이 담낭을 떼어내는 수술을 진행한다. 암의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진행되는 담낭 조직검사는 다른 장기들과 조금 다르다. 담낭을 떼어내는 과정이 어렵지 않고, 후유증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에 담낭에서 심각한 이상을 보이면 절제부터 한 후 조직검사를 한다. 다른 장기는 대부분 조직검사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떼어난 담낭을 검사했는데 내부의 종양 뿌리가 담낭 근육층까지 파고든 상태라면 담낭 가까이에 있는 간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다시 진행합니다. 만의 하나 암세포가 전이되었을 경우를 생각해서죠. 담낭암은 많은 암종 중에서 전이가 잘 되고 성장하는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의 방법도 사용한다. 문제는 다른 장기에까지 종양이 퍼져 손쓰기 어려운 상태에서 암이 발견된 경우다. 담낭암은 발견이 어려워 이런 상태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강 교수는 말한다.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만으로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게 되는데 사실상 완치가 어려운 상태다. “많은 제약회사가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의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발생이 적은 담낭암을 위한 함암제 개발은 요원한 상태예요. 표적 치료제까지 개발되는 타 암종에 비해 담낭암은 1세대 항암제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효과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실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9%에 불과했다. 병기별 상대생존율을 살펴보면 1, 2기에 해당하는 ‘국한(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은 53.3%로 낮은 편이고, 3기와 4기 초기에 해당하는 ‘국소’는 33.1%로 조사됐다. 4기 중 말기에 해당하는 ‘원격’ 생존율은 3.2%에 불과했다. 늦게 발견하면 대부분 5년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얘기다. 여성 발병 남성과 비슷 주의해야 담석증의 경우 술과 담배가 주원인 중 하나이다 보니 담낭암이 남성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 차이가 크지 않지만 오히려 여성의 발병이 더 많았다. 강 교수는 그 이유가 여성 호르몬 변화에 있다고 의심한다. “임신과 출산, 피임약 복용 등으로 여성 호르몬 변화를 겪은 여성에게 발병 빈도가 높고 고령일수록 이 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성들도 안심하지 말고 6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검사해봐야 합니다.” 강 교수는 담낭 제거에 대한 선입견 또한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낭을 떼어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하는 환자가 간혹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담낭을 제거했다고 약을 먹어야 하거나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수술 후 6개월 정도는 고기를 줄여야 하고, 설사 등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지만 신체 적응기간이 지나면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합니다. 수술도 2~3일 후 바로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고요.” 결국 담낭암 치료의 성패는 발견 시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검사가 까다롭지 않고 초음파 검사로 대부분 질환 유무 확인이 가능한 만큼 지금이라도 가까운 병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 2019-06-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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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 50조원 첫 돌파…5.2% 증가
-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노인 진료비는 9.3% 대폭 늘어난 17조 5천283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4.5%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4일 공개한 ‘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지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진료비 총액은 50조7천426억원으로 재작년보다 2조5천77억원(5.2%) 증가했으며 건강보험 가입자 1인당 진료비는 97만1천262원에서 101만5천61원으로 4.5% 늘어나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전체 건보 진료비 가운데 입원 진료비는 전년보다 7.8% 증가한 17조7천279억원이었고, 외래 진료비는 5.9% 증가한 21조1천45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1인당 입원일수는 2.5일, 의료기관 방문일수는 16.8일이었다. 요양기관별 건보 진료비는 약국이 전년도 보다 0.4% 증가한 11조8천688억원으로전체 진료비의 23.4%를 차지했고 의원(10조6천742억원), 병원(8조2천22억원), 상급종합병원(8조6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경우 진료비가 3조1천659억원으로 전년보다 21.1% 대폭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23조3천965억원)보다 여성의 건보 진료비가 3조9천495억원 많은 27조 3천460억원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의 건보 진료비는 1조9천613억원으로 전체 연령대에서 진료비가 유일하게 감소(-1.01%)했고 70세 이상 진료비는 13조85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1.99%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진료비만을 따로 집계한 노인진료비는 2013년 17조5천283억원으로 재작년보다 9.3% 증가했으며 노인 1인당 건보 진료비는 305만원으로 전체 1인당 진료비의 3배를 기록했다. 노인들은 백내장(17만9천123명), 폐렴(7만1천624명), 뇌경색(6만8천767명) 등으로 입원한 환자가 많았으며 외래 진료는 고혈압(227만6천507명), 치은염 및 치주질환(152만2천586명), 급성기관지염(151만1천428명) 등의 병명이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해 암으로 입원진료를 받은 환자는 37만9천724명으로 재작년보다 4.1%증가했으며 암으로 인한 건보 진료비도 2조6천582억원으로 5.2% 증가했다. 아울러 전체 건보 진료비 지출이 많은 암은 간·쓸개암(3천132억원), 기관지·폐암(3천73억원), 위암(2천740억원)이었으며 1인당 건보 진료비는 췌장암(855만7천원), 간·쓸개암(833만5천원)의 순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 2014-02-26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