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 협착증… 발견 못하면 2년 생존율 절반으로 뚝
약물 치료 불가능… 개흉없이 시술하는 치료법 TAVI 주목
트로트계의 BTS, 가수 진성은 ‘안동역에서’로 활발한 활동에 나선 지 2년 만에 혈액암과 심장 판막 질환을 진단받으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암흑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온 그는 병을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극복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됐다. 혈액암과 함께 진성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심장 판막 질환이란 무엇인지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최소침습적 치료법인 TAVI 시술의 교육 및 관리 자격을 갖춘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국형돈 교수와 함께 그 증상과 치료법을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심장 판막 질환이 생기는 이유
심장에는 경계가 분명한 네 개의 방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판막은 심장이 온몸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담은 피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마치 문과 같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며,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판막에 문제가 생겨 원활하게 열리고 닫히지 못하는 상태를 심장 판막 질환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으로는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액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는 ‘협착증’과 반대로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새는 ‘역류증’이 있다.
심장 판막 질환 중에서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국내 환자 수는 2010년 4600여 명에서 2021년 1만 9000여 명으로 10년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평생 쉼 없이 움직이는 판막은 사용할수록 노화된다. 나이 든 판막에 칼슘이 쌓여 판막이 딱딱해지면 순환의 과정에서 혈액이 이동하는 통로가 좁아져 우리 몸의 여러 장기 기관에 적정량의 혈액이 도달하지 못하게 되고, 연쇄적으로 여러 증상을 낳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다.
국형돈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악화되면 우리 심장은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것을 힘겨워한다. 심장에서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 심장이 비대해지고 종국에는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뇌까지 충분한 피가 가지 못하면 잦은 실신을 경험할 수도 있다”라며 심한 경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질환 특성상 초기 단계에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심지어는 중증에 이르러서도 증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50%, 5년 내 사망률이 무려 80%에 육박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전이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심각한 질환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조기 발견하려면?
다행히 검사 방법이 복잡하지 않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청진 시 특유의 심잡음이 있기 때문에 주변 일반 내과나 심장내과, 순환기내과에서 간단한 청진으로도 1차 소견을 낼 수 있다. 이후 심장 초음파를 통해 확정 진단한다. 심 초음파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경감된 상태다.
국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증상이 주로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들인 점을 조기 발견을 막는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일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우리 몸은 일상을 멈추는 경고가 아니더라도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방법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니 의심된다면 병원을 꼭 찾으세요. 판막 교체 치료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수해야 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초기 단계에 시술하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아요”
개흉 부담 없이 치료하는 TAVI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아직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수술 혹은 시술 등의 물리적인 개입을 통해 협착된 판막을 갈아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협착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가 많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특성상 동반 질환 및 컨디션 문제로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에 수술 고위험군과 불가능군을 치료할 수 있도록 2000년 대 초반 새롭게 고안된 치료법이 바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다. TAVI는 개흉 없이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 기존 대동맥판막 부위에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0년에 처음 도입되었으며, 초기 안정기를 거쳐 최근에는 50여 개의 TAVI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TAVI는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시술 시간이 짧아 입원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자연스럽게 환자의 일상 복귀 시점 또한 크게 앞당기게 됐다. 또한, SAVR보다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인정되어,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수술이 가능한 수술 저위험군 환자에도 TAVI 시술이 가능하도록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국형돈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유형의 TAVI 기기에 대한 최연소 프록터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TAVI 프록터(Proctor)란 TAVI 시술 자격을 갖춘 의료진 중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TAVI 시술 교육 및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의료진을 뜻한다. 신규 TAVI 센터의 경우, TAVI 프록터의 실시간 참관하에 시행되는 TAVI 프록터링을 일정 건수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국 교수는 “지난해 5월 국민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확대되면서 환자의 나이가 80세 이상이거나 수술 불가능군 혹은 수술 고위험군 환자는 시술 시 자기부담금이 5%로 감소하여 부담이 크게 경감됐어요.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중증도에 따라 50%까지 시술비가 차등 지원되고요. 이제는 고령이라서, 비용이 비싸서 시술을 외면할 이유는 적어진 셈이죠.”
예방 위해선 걷기, 달리기 효과적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은 만큼 동반 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인 고지혈증 역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흔히 동반된다.
국형돈 교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소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강한 심장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역시 중요하다”며, “간단한 걷기 운동을 비롯해 계단 오르기, 달리기, 줄넘기, 수영 등 몸을 깨우고 긴장을 풀어주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 심장 질환의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활동량이 평소보다 버겁게 느껴지거나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진료를 받아 보길 바란다”라며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좀 더 알고 싶다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적시에 포착해서 관리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질병인 만큼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인, 의사까지도 반드시 알고 준비해야 하는 질환이다. 건강한 2막을 응원하기 위해 뉴하트밸브닷컴을 소개한다. 뉴하트밸브닷컴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장 판막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비롯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소개, 증상 및 진단 방법, 치료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또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대동맥판막 치환술 시행 전에 준비할 내용, 의료진 상담 시 꼭 물어보아야 할 체크리스트, 시행 후 회복을 위해 알아 둘 정보 등의 내용이다. 웹사이트 방문자라면 누구든 신청을 통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으며, 추가로 심장 판막 질환, 대동맥판막 협착증, 의료진과의 진료 상담 가이드를 포함한 자료집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군자는 남의 아름다움을 이뤄주고, 남의 추함을 이뤄주지 않으나, 소인은 이와 반대로 한다.(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
-‘논어’ 안연편
필자가 오늘 소개할 세 사람은 바로 군자(君子)가 추구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자기를 살펴 고치고, 그동안 해온 업(業)을 배움과 덕으로 더욱 널리 펼치는 모습이 지극히 아름답고 숭고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새해가 된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어느결에 새 마음이 헌 마음이 되었습니다. 다져 먹었던 결심과 각오는 흔들리고, 마음에 새겼던 약속은 또 다른 변명과 구실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영웅호걸 찾기 힘든 시절, 업을 이어 승화시킴으로써 세상에 나누는 여장부(女丈夫) 세 사람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 합니다.
대설 내리는 날, 구둣방에서
혹독한 한파가 몇 날 며칠 계속되더니 드디어 큰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날 이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남편 등산화 수선을 맡기러 평소 눈여겨보던 답십리 사거리 구둣방을 찾은 것입니다. 하필이면 대설로 천지 분간도 안 되는 날을 잡았지 뭡니까. 교차로 신호등이 바뀌기 무섭게 잰걸음으로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저만치 백열등 알전구가 노란 불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휴, 다행이다. 속으로 안심하며 드르륵 가게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사장님?” 인사를 건넵니다.
이곳은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구두 수선집입니다. 40년 가까이 해온 이 일의 진짜 주인은 남자 사장님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여자분이 가게에 종종 보이더니 아예 사장님 자리를 꿰찼네요.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조심스레 여쭤보았습니다.
“사장님이 바뀌셨나요? 남자 어르신은 이제 안 보이시네요. 어디 편찮으신가요?”
대답을 듣지 못해 민망해진 필자는 더는 묻지 못하고 본론을 꺼냈습니다. 등산화 바닥이 많이 망가져서 고칠 수 있는지 물어보았지요.
세상 뜬 남편 대신 업을 이어 붙이며
“한 3년 됐어요.”
낡은 신발 바닥을 잘라내고, 덧대고, 기우고, 못질로 신발 몸체와 단단히 연결시키는 과정을 빨려들듯 지켜보느라 처음에는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 대꾸도 않는 제게 그녀는 다시, “칠십도 안 된 남편, 담낭암과 황달로 3년 전에 보냈어요. 그이 생전에 어깨너머 배운 것과 밖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걸로 닫았던 가게 문 다시 열었어요.”
왜 맨손으로 작업하시느냐 물으니 장갑을 끼면 감각이 무뎌져 정교함을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손톱 밑이며 손바닥과 손등까지 시커멓게 변한 손이 마치 ‘뻬빠’(사포) 같습니다. 거친 자신의 몸을 문대어 운동화며 구두며 장화며 부드럽고 매끄럽게 하니까요.
신발 바닥 덧대는 여자
요즘엔 서방 알기를 개떡같이 아는 세상이 되어서인지 몰라도 남편 구두 반짝반짝 닦아 현관에 대령은커녕 벗어놓은 신발 걷어차거나 밟지 않으면 다행이라고들 합니다. (이 말은 제 뒤에 앵클부츠 한 짝을 들고 온 초로의 여자분이 필자에게 요즘 젊은 것들 흉보며 한 말입니다.) 필자 역시 별다르지 않아서 먼지투성이 남편 신발을 꺼내놓자니 갑자기 부끄러워지더라고요. 한데 구둣방 여주인은 험하고 더러운 데며 온갖 곳을 돌아다녔을 등산화를 소중히 안고 구석구석 매만지고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를 헤매고 다녔는지,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왜 관리는 제때 안 했는지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그 자그맣고 여린 손으로 낡고 더러워진 신발을 귀한 물건인 양 정성스레 대하는 그녀 머리 뒤로 후광이 퍼지는 듯 마음이 짜르르해졌습니다. 아프고 상처 난 마음, 억울함과 분노로 막히고 뭉친 마음에 반창고 붙인다고 다니는 필자는 그날 비좁은 구둣방에서 숨고 싶어질 만큼 작아졌습니다.
숟가락 장단에 희로애락 담아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나무 숟가락 두 개를 한 손에 쥐고 유행가 따라 장단을 맞추며 춤추는 이복자 숟가락난타협회 대표. 실용음악 재즈피아노를 전공하고 음악치료 석사과정을 공부한 이 대표는 일평생 음악학원을 하며 생업을 이어오다, 환갑이 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습니다. 이 대표는 평소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도 형편이 되지 않아 아예 시도하지 못하거나, 배우는 과정이 어려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를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에 일상에서 흔히 쓰는 도구를 악기 삼아 연구하고 연습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해 즐길 수 있도록 악보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단순명료하게 만들었습니다. 세모, 네모, 별, 화살표, 이렇게 딱 네 개 기호만으로 만든 그녀만의 악보는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별도 볼 수 있고, 세모, 네모 다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갈증을 쉬운 악보와 도구로 풀어준 이 대표는 숟가락 난타를 본격적으로 무대에 올린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위기가 가져온 인생 반전
이 대표는 숟가락난타협회를 만들어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대면, 비대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강사 양성과 공연에 열중했습니다. 그 공로로 2021년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한국강사신문이 선정한 제1회 대한민국 명강사 12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숟가락 난타 강사이자 음악가로 활동하며 자신이 양성한 제자들이 전국 방방곡곡 숟가락 난타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힐링·음악치료 분야에서 수상한 만큼 그 정성과 열정을 인정받은 셈이지요.
어쩌면 코로나19는 이 대표에게 인생 2막을 열어준 전화위복의 불씨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면 수업 중심이던 음악학원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모든 활동이 멈췄을 때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접하며 활로를 모색할 수 있었으니까요. 30년이 훌쩍 넘도록 운영해온 음악학원을 딸에게 물려준 이 대표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노후에 펼칠 로망으로 간직했던 꿈을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음악 분야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악기와 음악을 쉽게 접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을 더 늦기 전에 펼치게 되었지요. 오랜 궁리 끝에 ‘세상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배워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바로 숟가락 난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악기 가운데 관객 호응이 가장 좋은 점도 함께 즐기기 안성맞춤이고요.
마음 장단 맞추기는 참 어려워요
흥과 끼라면 지구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 민족은 악기가 있건 없건 가락과 장단에 맞춰 잘 놀 줄 압니다. 쿵짜락 쿵짝 삐약삐약. 왕년에 젓가락 장단에 맞춰 노래하고 춤춰보셨습니까. 지역마다 독특한 장단이 있습니다. 장단 맞추기 쉬울까요? 즐겁고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해 숟가락 난타를 개발해 전국을 다니며 장단 맞추기를 가르쳐온 이 대표에게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인간관계에서 부딪히는 갈등이라고 합니다. 어제 막역한 친구였다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날 적이 되어 자신을 공격해오는 경우는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고 하네요. 평생 음악학원에서 십대 안팎 어린 교육생들만 상대하다 숟가락 들고 만나는 어른들은 영판 달랐으니까요. 스스로 마음 단련하는 법을 익히느라 고생도 했지만, 숟가락 두드리며 가슴속 진심이 상대에게 전해져서 서로 위안이 되는 따뜻함을 나누었으면 하는 게 이 대표의 바람입니다. 밥 먹던 숟가락이 이제는 신명과 즐거움을 먹고 그 행복을 베풀게 되었습니다.
높이 말고 낮게, 예술을 나누는 천사
하프 소리는 사람이 듣기에 가장 좋은 음파를 낸다고 합니다. 서툰 연주도 신경을 긁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할까요. 초보자가 연주해도 아름답게 들린다는 게 하프가 지닌 강점이라네요. 심금을 울린다는 말이 그런 게 아닐까요. 하늘에서만 연주할 것 같은 고상하기 그지없는 하프를 지상으로 가져와 누구든지 어디에서나 배우고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든 이가 바로 안영숙 한국하프교육협회 회장입니다. 사실 회장보다 교수라는 호칭으로 오랜 세월 살아온 안 회장은 한국에서 하프 연주자, 일명 하피스트 1세대로 불리는 유학생 1호입니다.
악기 제작자로 변신한 하피스트
하프 대중화라는 목표에는 우리 국민의 마음이 정서적으로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안 회장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하프는 이동과 보관이 너무 불편할 뿐 아니라 실제 연주할 때도 불편을 넘어 고통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정말 까다롭고 비싼 악기입니다. 이런데도 그동안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걸 이상하다고 느낀 안 회장은 자신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용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주변의 무관심과 싸늘한 시선을 뒤로하고 결국 목공학교를 5년이나 다니면서 사서 고생을 한 끝에 미니 하프 ‘줄리’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나누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서적으로 풍부하게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아니었다면,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을까요.
그녀의 노고는 속속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10일 제1회 줄리 하프 국제 콩쿠르 본선을 한국영상대학교에서 열어, 초등부에서 실버 부문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하며 하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 12월 21일에는 ‘2022 한국 소비자 베스트 브랜드 대상’ 악기 개발 및 하프 교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직접 만든 소형 하프로 하프 대중화와 악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안영숙 회장. 줄리 하프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악기 수출뿐 아니라 교육센터를 통해 누구나 쉽게 하프에 접근해 즐길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충남 공주시 단골 철물점에서 직접 고른 철사줄을 매어 하프를 손보던 안 회장은 가게에서 즉석 연주를 합니다. 오드리 헵번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연주했던 ‘문 리버’(Moon River)가 그녀의 손을 타고 계룡산까지 울려 퍼지는 듯합니다.
오늘도 헌 구두 하나 꺼내며
옆 사람 표정과 눈빛에 상처 입고, 가족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폐부 깊이 찌르는 송곳이 되어 아플 때. 이런 날이면 필자는 신발장을 기웃거립니다. 뭐 고칠 것 없을까 공연히 이 신 저 신 꺼내놓습니다. 오늘은 아들 구두 손볼 차례입니다. 새 신 바닥 앞뒤로 미리 고무창을 덧대면 발바닥도 덜 아프고, 우툴두툴 고무 요철이 미끄럼도 막아주고, 신발 수명도 늘려준다고 하니 일석삼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구둣방에 미리 오신 옆자리 손님은 자기 것과 딸내미 롱부츠까지 바닥 창을 덧대달라는 주문을 하네요. 구두처럼 우리 마음에도 다치기 전, 아프기 전 미리 반창고 하나씩 붙여보실까요.
“에이, 남자가 무슨 양산을 써.”
예전부터 양산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중년 여성들의 애용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중년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양산’,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한 여름철 필수용품이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과 함께 높은 자외선 지수까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양산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다.
양산, 모자보다 자외선 차단 3배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며 체감온도를 섭씨 3~7도까지 줄여준다.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걸었더니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 줄었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높아 탈모 증상 악화나 피부 노화도 예방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두피 통풍을 막는 모자보다는 양산이 탈모인에게는 훨씬 좋다. 또 양산은 피부 노화 원인에서 80%나 차지하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남성 양산 쓰기’ 운동
2019년 여름 일본에서 ‘양산 쓰는 남자 캠페인’을 진행됐다. 2018년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다시 다가온 여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일본 환경성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69.8%가 양산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14.3%에 머물렀다.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여름철에 양산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남성 대부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습적인 저항감을 줄이고 양산이 실제로 더위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알기 쉽게 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시내 곳곳에 비치했다.
올여름 폭염, 양산이 해결책
7월 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가 내려지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책이 바로 ‘양산’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는 도심 곳곳에 무료 ‘양심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청과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동성로 관광안내소, 이상화고택,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시티투어 버스, 도시철도3호선 5개역 등 160개소에 1만1700개 양산을 배치했다. 필요한 곳에서 빌려 쓰고, 스스로 반납하는 양심양산이다.
대구시는 폭염에 양산을 쓰면 온도를 섭씨 기준 7도 정도, 체감온도는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해 피부암과 피부질환,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와 인천 동구. 삼척시, 평창군 등 여러 지자체들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양산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양산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양산은 모두 1인용이고, 양산의 폭 때문에 1~2m 정도 거리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양산을 쓰면 최소 1.5m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민 모두가 멋진 양산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양심양산을 애용해 폭염과 코로나19에서 한 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떤 양산이 좋을까?
양산은 모양과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바깥쪽은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안쪽은 바닥에 반사되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양산이 좋다. 안쪽 면이 검은색인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검은색이 바닥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대한 어두운 색상 계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 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코팅을 하지 않았거나 망사처럼 비치는 천을 사용한 양산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면이나 마, 실크 같은 소재를 이중으로 처리한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자외선 뿐만 아니라 열까지 차단하는 ‘암막 양산(차광 양산)’도 나온다. 암막 양산은 양산 안쪽에 PU 코팅 처리를 해 빛과 자외선을 모두 차단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율이 99% 이상으로 매우 높다.
양산 대신 우산을 써도 괜찮을까?
한국 안전품질표시기준을 보면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산은 자외선 차단 규정이 없다. 우산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야외 활동용으로 만들어지는 골프용 우산은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으로 명시돼 있어, 양산 대신 사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양산을 우산 대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산이 물에 젖으면 자외선 차단 코팅이 손상돼 양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 세대에서 양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7일까지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 1위는 양산이 차지했다. ‘양산’을 검색한 사람 중 대부분은 20~30대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타인의 시선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다. ‘중년 여성의 상징’이었던 양산의 과거 ‘이미지’보다는 당장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기능’을 MZ세대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양산 사용을 꺼리는 남성 시니어들이 있다면 MZ세대의 실리추구 자세를 참고하길 권한다. 올해 폭염이 평년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시니어들에게 올 여름은 쉽지 않은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시니어들이 양산과 같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계속되는 세계적 위기는 자연스럽게 면역력에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신뢰성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강한 면역력을 갖추는 것만이 코로나19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산균이야말로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대표적 건강보조제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주목도만큼 수많은 유산균 제품들이 나와 있기에 무엇이 정말 효과적인 유산균 제품인지 알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청국장의 항암 효과를 발견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홍영재 박사는 기존 유산균의 한계를 극복한 유산균을 발견했다. 해답은 우리에게 친숙한 ‘김치’였다.
김치는 미국의 유명 건강 잡지 ‘Health’에서 세계 5대 좋은 음식의 하나로 선정하였고 사스(SARS)가 우리나라를 피해간 이유로 꼽혔을 만큼 위대한 전통 발효 식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런 검증된 사실들을 넘어서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김치 유산균 자체가 가진 강한 생존력이었다.
김치 유산균,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최고의 유산균
“김치 유산균은 마늘, 고추, 염분 등 산도가 높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하기 때문에 생명력이 그 어떤 유산균보다 강합니다. 따라서 서양인보다 더 긴 장(腸)을 가진 동양인의 장에서도 살 수 있죠.”
홍 박사는 이러한 김치 유산균의 특징을 살려 한국 토종 균주 전문 기업 코엔바이오(대표 염규진)와 함께 손잡고 기존 유산균 제품과는 차별화된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를 개발하였다. 1500여 종의 균주를 보유하고 있고 10여 개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 허가 진행을 추진 중인 코엔바이오의 염규진 대표는 특히 닥터홍프로를 진정한 플래그십 유산균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기존 유산균과의 차별화를 추구했다고 말한다.
“닥터홍프로는 세계 최초로 김치에서 추출한 지방 및 콜레스테롤 분해력이 뛰어난 균주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락토바실루스 퍼멘텀, 락토바실루스 사케이 등 다양한 균주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 들어간 6개 균주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처 FDA의 HUMAN OTC DRUG에 등록 완료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서목태와 하수오, 4년근 인삼 분말 등의 한방 원료를 넣어 항암 효과와 면역력 증가를 추구하였습니다.”
닥터홍프로와 기존 제품과 다른 것은 유산균의 효과, 천연 한방 재료들과의 결합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 비결은 바로 스테비아. 스테비아의 원산지인 남미에서 A급 스테비아를 수입, 사용하여 특유의 달콤한 맛을 내게 된 닥터홍프로는 색소와 방부제 또한 전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순수하게 천연 제품으로 이뤄진 유산균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닥터홍프로·닥터홍구르트 유산균 음료에 대량 함유된 균주들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의 남다른 생명력에 주목한 또 하나의 이유는 현대인의 식생활 때문이다.
장내에는 30%의 유익균과 10%의 유해균, 60%의 중간균으로 구성돼 있다. 홍 박사는 장내 질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닥터홍프로는 김치 유산균에 더해 홍 박사 자신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재래 시골 청국장 분리 발효균과 발효 물질을 첨가하여 그 효과를 더했다. 그리고 원재료에 분유를 포함하지 않은 100% 식물성 제품으로 우유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시간이 서양인보다 짧은 동양인에게 잘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던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리고 암을 극복한 청국장 전도사이자 식당 경영인으로서의 삶을 가진 홍 박사의 해법이 느껴지는 부분들이다. 그야말로 그가 수십 년간 연구한 건강 연구의 결정체가 여기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6.7%를 함유한 ‘닥터홍프로’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3.05%를 함유한 ‘닥터홍구르트’를 만들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진단이 나오는 현재, 현대인에게 유산균은 점점 더 각별하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현대인의 과도한 인스턴트 식품 의존 성향과 음식에 뿌려지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몸속의 중간균과 유익균까지 몰살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홍영재 박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김치 유산균을 기본으로 하여 만든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가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30팩에 닥터홍구르트는 4만3000원, 닥터홍프로는 9만5000원이며 생유산균이라서 유통기한 3개월, 반드시 냉장으로 보관해야 한다. 생유산균 알갱이들이 들어있는 닥터홍프로는 침전물이 골고루 섞일 수 있도록 잘 흔들어서 마셔야 한다. 아침에는 닥터홍구르트 저녁에는 닥터홍프로를 꾸준히 마시면 ‘腸 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유산균 음료에 대량 함유된 균주들이 놀라운 대사순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력이 중요한 시대에 김치에서 찾은 한국형 유산균 음료의 효력이 포스트 코로나에 또 한 번 진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불청객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암 극복 의지를 돕는 힐링의 장이 열린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암병원장 윤승규 소화기내과 교수)은 11월 4일부터 3일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2019 암 바로알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암 환자와 가족들의 암 극복의지를 돕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올해로 8번째다. 이 행사는 오전 9시30분부터 10개 암종에 대한 명의들의 강좌와 여성 암 환우 뷰티 강좌, 여행으로 푸는 인문학, 퓨전국악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었다.
첫째 날 대장암(이인규 교수), 유방암(윤창익 교수), 부인암(이근호 교수)과 둘째 날, 위암(김인호 교수), 폐암(김경수 교수), 갑상선암(배자성 교수), 마지막 날, 간암(장정원 교수), 췌담도암(홍태호 교수), 비뇨기암(하유신 교수), 골연부종양 · 전이암(정양국 교수) 관련 강연이 진행된다.
특강으로는 첫째 날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여성암 환우 뷰티 강좌), 둘째 날 정민아 여행작가의 ‘여행으로 푸는 인문학: 나를 만나는 시간, 여행’이 준비되어 있다. 셋째 날 이요셉하하TV대표 이요셉 소장의 웃음치료와 케이페라 린의 퓨전국악공연 등이 열린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환우ㆍ가족 수기 나눔, 환자치료사례 배너, 암병원 교원 칭찬 사연 보드 전시, 포토존, 희망 우체통이 마련되어 있다.
윤승규 암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우수한 의료진들과 다학제 협진 진료 시스템을 알리고 암 환우들을 위한 힐링의 장을 마련하여 참석하시는 모든 분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담낭(쓸개)은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서 크기나 의학적 중요도가 크지 않음에도 유독 사자성어나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신체기관이다. 와신상담에선 각오를 다질 때 맛보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쓸개가 없다’고 말한다. 고작 손가락 하나 정도 크기의 이 장기가 마치 잃어선 안 될 신념처럼 다뤄진다. 그런데 만약 이곳에 암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모든 암이 쉽지 않겠지만 담낭암 역시 마찬가지다.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강진구 교수는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담낭은 간 옆에 붙어 있는 7~10cm 정도 되는 작은 주머니다. 간에서 나오는 쓸개즙을 저장해뒀다가 농축시켜 음식을 먹으면 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방출하는 역할이다.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담낭은 저장과 농축 역할만 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맹장이나 사랑니처럼 없어도 그만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강진구 교수는 “실제로 담낭에 염증이나 용종 등이 발견된 후 증세가 심각해지면 떼어내기 때문에 병의 진행에 관한 통계자료가 많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한다.
발생 빈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2018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발생한 암은 총 22만9180건인데 이 중 담낭암은 1.1%(2554건)에 불과했다.
주된 원인은 담석과 염증
강 교수는 담낭암 발병 원인으로 담석과 염증을 꼽았다.
“소화액이 굳어 담석이 되는데, 술과 담배, 비만, 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이에요. 이 담석이 담낭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쓸개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는 담도를 막는 등 말썽을 일으키죠. 이렇게 담석증이 발생하면 담낭암이 발생할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10배 정도 높습니다. 또 담낭에 발생하는 만성염증이나 담낭 안쪽이 석회화되는 석회화 담낭도 위험인자입니다.”
담낭 용종도 위험하다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1cm 미만의 용종은 양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지만 그 이상 커지면 담낭 제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담낭암이 위험한 암으로 분류되는 이유 중 하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담낭 내부 통로가 담석이나 종양으로 막히더라도 간에서 쓸개즙 분비가 이뤄져 소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증상이 없으니 진단을 받지 않는 이상 질환을 알 도리가 없다.
복통이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오른쪽 배 부위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기도 하지만 이 정도가 되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췌장암에 비해 진단이 비교적 쉬워 다행이라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능숙한 전문의라면 초음파 검사만으로 담낭 질환을 쉽게 찾아낼 수 있어요.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것은 초음파로도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기 때문인데, 담낭은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있어요. CT나 MRI 같은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견 늦을수록 생존율 급락
만약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담낭암을 초기에 발견한다면 대처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큰 흉터 없이 담낭을 떼어내는 수술을 진행한다.
암의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진행되는 담낭 조직검사는 다른 장기들과 조금 다르다. 담낭을 떼어내는 과정이 어렵지 않고, 후유증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에 담낭에서 심각한 이상을 보이면 절제부터 한 후 조직검사를 한다. 다른 장기는 대부분 조직검사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떼어난 담낭을 검사했는데 내부의 종양 뿌리가 담낭 근육층까지 파고든 상태라면 담낭 가까이에 있는 간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다시 진행합니다. 만의 하나 암세포가 전이되었을 경우를 생각해서죠. 담낭암은 많은 암종 중에서 전이가 잘 되고 성장하는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의 방법도 사용한다.
문제는 다른 장기에까지 종양이 퍼져 손쓰기 어려운 상태에서 암이 발견된 경우다. 담낭암은 발견이 어려워 이런 상태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강 교수는 말한다.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만으로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게 되는데 사실상 완치가 어려운 상태다.
“많은 제약회사가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의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발생이 적은 담낭암을 위한 함암제 개발은 요원한 상태예요. 표적 치료제까지 개발되는 타 암종에 비해 담낭암은 1세대 항암제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효과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실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9%에 불과했다. 병기별 상대생존율을 살펴보면 1, 2기에 해당하는 ‘국한(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은 53.3%로 낮은 편이고, 3기와 4기 초기에 해당하는 ‘국소’는 33.1%로 조사됐다. 4기 중 말기에 해당하는 ‘원격’ 생존율은 3.2%에 불과했다. 늦게 발견하면 대부분 5년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얘기다.
여성 발병 남성과 비슷 주의해야
담석증의 경우 술과 담배가 주원인 중 하나이다 보니 담낭암이 남성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 차이가 크지 않지만 오히려 여성의 발병이 더 많았다. 강 교수는 그 이유가 여성 호르몬 변화에 있다고 의심한다.
“임신과 출산, 피임약 복용 등으로 여성 호르몬 변화를 겪은 여성에게 발병 빈도가 높고 고령일수록 이 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성들도 안심하지 말고 6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검사해봐야 합니다.”
강 교수는 담낭 제거에 대한 선입견 또한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낭을 떼어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하는 환자가 간혹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담낭을 제거했다고 약을 먹어야 하거나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수술 후 6개월 정도는 고기를 줄여야 하고, 설사 등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지만 신체 적응기간이 지나면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합니다. 수술도 2~3일 후 바로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고요.”
결국 담낭암 치료의 성패는 발견 시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검사가 까다롭지 않고 초음파 검사로 대부분 질환 유무 확인이 가능한 만큼 지금이라도 가까운 병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두렵지 않은 암이 없겠지만, 그중 대장암은 중년 남성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암 중 하나다. 지난해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순으로 발병 순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던 위암을 대장암이 역전한 것이다. 올해 통계청이 내놓은 암으로 인한 사망률 조사에서도 대장암은 위암을 넘어섰다. 발병률도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다. 중년 남성에게 대장암은 왜 위험한지, 또 어떤 대처가 필요한지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최성일(崔成一· 47)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만약 배 안에서 자신이 걸려야 하는 암을 하나 골라야 한다면 어떤 암을 고르시겠어요. 저는 주저하지 않고 대장암을 고를 겁니다.”
최성일 교수가 재미있는 질문으로 운을 뗀다. 병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에선 고르기는커녕 상상도 하기 싫은데 최 교수는 자신 있게 대장암을 선택했다. 아무리 수술을 잘하는 전문의라도 자신을 직접 수술할 수는 없다.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대장암은 간암 췌장암, 위암, 담낭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착한 편이에요. 못된 암들과는 좀 달라요. 암으로 발전하는 속도도 느리고, 다른 장기에 전이되는 속도도 늦어요. 잘 대비하면 예방도 가능하고요. 그러니 암 중에는 양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대장암이 가장 무서운 암 같은데 의외의 설명이다.
술자리가 대장암을 부른다
대장암의 발병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흡연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서구식으로 변한 식습관이다. 과거 한국인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었다. 육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서구식 음식문화가 유입되면서 육류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최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육류 소비도 늘었고 고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이러한 음식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이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문제가 되는 것은 변이 대장에 머무는 시간과 관계가 있어요. 사람의 변에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문제는 식이섬유가 많은 식생활로 배변이 자주 이뤄지던 과거와 달리 육식 중심의 식사가 이뤄지면서 변이 몸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에요. 대장의 점막이 발암 물질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병도 잦아진 거죠.”
최 교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의 대장암 발병이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올 초 국립암센터가 발간한 자료 을 살펴보면 남자의 대장암 발생률이 10만 명당 63.8명으로 여성(42.5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른 암종과 비교해도 가장 차이가 많이 났다.
“남성은 술자리가 잦은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회사 일을 하다 보면 회식이나 술자리가 많죠. 사실 술은 대장암과 직접적인 큰 관계는 없어요. 같이 먹는 음식들이 육류 중심의 탄 음식이라 문제가 돼요.”
대장암의 원인은 용종
대장암 발병의 중심에는 용종이 있다. 식생활이나 흡연 등이 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면 직접적인 원인은 용종이다. 최 교수는 용종으로 대장암 발병 가능성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용종은 대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작은 혹이에요. 용종 중에서 선종으로 분류되는 것이 암으로 발전합니다. 작은 선종이 1cm 정도까지 자라는 데는 약 3년이 걸려요. 2cm가 되는 데는 3~4년이 걸리고요. 암으로 발전할 때까지 대략 5년 이상 걸리는 셈이죠. 재미있는 건 용종 하나에서 대장암 발병 확률을 대략 1%로 봐요. 2개가 생겼다면 2%. 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떼어냈다면 다시 0%가 되고요. 물론 크기나 모양도 중요하죠.”
대장암 발병에 용종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가족성용종증(家族性茸腫症)이란 병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결장에 무수히 많은 용종이 돋아나는 이 희귀병은 수많은 용종으로 인해 대장암 발병률 100%로 판단한다.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가슴의 예방적 절제를 선택한 할리우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처럼, 이 병이 발병할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 역시 20대 성인이 되면 결장을 모두 제거한다. 예방적 절제를 하는 셈이다.
최 교수가 선택할 만한 암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 발생 여부를 확인하면 큰 문제없이 대장암 발병을 막을 수 있다. 또 자라는 속도도 느려 대장내시경 검사 간격 동안 손을 못 쓸 정도로 자랄 위험도 거의 없다. 암으로 진행된다 해도 수술, 항암 치료로 치료가 잘 되는 암종이다. 전이암도 적극적 치료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대장암 환자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생존율이 높기 때문이에요. 위험한 암은 사망률이 높아 환자를 만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죠. 다만 문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거나 첫 검사 결과가 좋다고 안심하면서 10년, 15년 동안 다시 검사를 받지 않는 분들입니다.”
실제로 암종별 국가암검진수검률 자료를 살펴보면 다른 암 검진을 받은 국민은 40% 전후를 기록했지만,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26% 전후밖에 안 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장내시경 검진이 번거로운 것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식은 물론이고 장을 깨끗하게 비워내기 위해 약을 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의 문제 중 하나는 육안으로 이뤄지다 보니 검사하는 의사의 숙련도나 용종의 위치에 따라 간혹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보안 카메라에도 사각지대가 있는 것처럼 장의 주름 사이에 용종이 숨어 있으면 찾기 어렵다. 최소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자각증상 느끼면 이미 늦어
혹시 자가진단을 통해 암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 교수는 “자가진단이 가능할 정도가 되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경고한다.
“ㄷ자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긴 결장 중에서 환자의 오른쪽에 위치한 상행결장은 항문에서 거리가 멀어 출혈이 생겨도 변에서 확인이 어렵습니다. 대신 변 색깔이 검게 변하죠. 심한 경우 배를 만지면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반대편의 하행결장은 상대적으로 좁고 항문과 가깝기 때문에 암 발병으로 인해 혈변이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집니다. 심한 경우 장이 막히기도 하죠. 이에 반해 중간 부분인 횡행결장에는 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치료는 당연히 암을 잘라내는 절제술이 첫 번째로 선택된다. 암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결장을 절제하는데 결장뿐 아니라 주변 림프절도 완벽히 제거해야만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결장을 절제하면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환자가 많지만 최 교수는 “수술한 사실도 까먹을 정도”로 큰 후유증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대장을 통한 수분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변이 묽어진다.
그러나 결장이 아닌 직장에 암이 발생하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특히 그 위치가 항문과 가까운 자리라면 더 심각해진다. 항문을 제거하고 복부에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의료진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항문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 결과 최근에는 항문까지 잃는 환자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고 최 교수는 설명한다.
수술 후에는 항암 치료가 진행된다. 결장에 생긴 대장암은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고 항암제를 통한 항암화학요법으로 시행한다. 직장에는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항암제를 통한 화학적 치료에 대해 두려워하는 환자가 많은데, 최 교수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고민이 탈모입니다. 항암제를 쓰면 머리 빠질까봐 걱정을 많이 합니다. 심지어 치료를 거부하는 분도 있어요. 그러나 대장암 치료와 재발 방지에 쓰이는 항암제는 탈모가 발생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요. 항암 치료는 수술 후에도 몸 안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술 후 보조적 항암치료는 환자의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요. 완치가 어려운 환자라도 항암 치료는 계속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암의 진행을 늦추기도 하고, 의료진과의 계속 만날 수 있어 장 막힘이나 천공 등 중대한 합병증 발생을 초기에 알 수 있어요. 환자가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고요.”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민간요법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맹신해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이 없기를 당부했다. “암 질환에 대한 오해로 치료를 거부하고 근거 없는 시술을 하는 환자도 있어요. 그러다 치료시기를 영영 놓칠 수도 있습니다. 암 수술을 했다고 갑작스럽게 육식을 끊을 필요는 없어요. 육식에도 필요한 영양소가 있으니까요. 또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만큼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입니다.”
손성동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ssdks@naver.com
전 세계적으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기준은 65세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1988년 도입 당시에는 60세였다가 1998년 연금개혁조치로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높아져 2033년에는 65세가 되어야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1952년생까지는 현행대로 60세에 받을 수 있지만 1953~1956년생은 61세부터, 1957~1960년생은 62세부터, 1961~1964년생은 63세부터, 1965~1968년생은 64세부터,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서구의 복지 선진국들도 65세에 지급하던 국민연금을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해 2~3년 뒤로 늦추고 있는 추세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왜 65세로 정해진 걸까? 세계 최초로 국민연금이 도입된 나라는 독일이다. 1889년 비스마르크가 처음 국민연금을 도입할 때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은 70세였다. 당시 독일의 평균수명이 46세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주 운 좋은 사람만 혜택을 받는 불합리한 제도였다. 평균수명이 80세인 오늘날에 비스마르크 시대의 연금 개시 연령을 적용하면 104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편적 복지제도로서의 가치가 매우 약한 제도였던 셈이다. 사회주의자 탄압이라는 채찍에 대한 당근책치고는 너무나 말라비틀어진 당근이었던 것이다. 이런 비판이 지속적으로 일자 1916년, 수급 연령을 65세로 낮추었고 이 제도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기준 역시 이 제도에서 유래됐다.
여기까지는 팩트, 즉 논픽션이다. 독일에서 처음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정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상상력, 즉 픽션이 필요하다. 비스마르크는 처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정할 때 왜 70세로 했을까? 잘 알려진 대로 유럽은 크리스천 대륙이다. 이는 곧 성경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성경 시편 90장 10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일생이 70이고, 혹시 힘이 남아 더 살아봤자 80인데, 그저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며 그것도 금세 지나가니 우리가 멀리 날아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성경에 ‘우리의 일생이 70이고 좀 더 살아봤자 80’이라고 했으니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70세로 정한 타당성은 이미 확보한 셈이 된다. 그러나 시편의 내용처럼 수급 개시 연령을 70세로 정하면 너무 인색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65세로 낮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 천지만물을 창조할 때 하느님이 인간에게 70년의 생명을 부여한 근거는 무엇일까? 이제는 진짜 창작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독일의 유명한 형제 동화작가의 작품인 에는 ‘수명’이라는 동화가 나온다. 이 동화에서 그림 형제는 인간의 수명이 70세가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풀어낸다(내용을 약간 변형시켰다).
세상을 창조한 뒤 하느님이 피조물들에게 수명을 정해주기로 하자 나귀가 먼저 왔다. 하느님이 나귀에게 30년을 주겠다고 하니 나귀가 펄쩍 뛰며 말한다. “아이구, 하느님. 너무 길어요. 저의 고달픈 삶을 생각해보세요.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등에다 무거운 짐을 실어 날라야 하고, 또 곡식자루도 방앗간으로 날라야 해요. 그 덕분에 사람들은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지만, 제게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정신 차리고 기운을 내라는 욕설과 발길질뿐인걸요. 그러니 제 수명을 줄여주세요.”
하느님은 나귀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18년을 빼주었다. 모든 피조물들에게 30년의 수명을 주기로 한 하느님의 계획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말았다. 다음엔 개가 찾아왔다. 다소 근엄한 목소리로 하느님이 개에게 물었다. “넌 얼마나 살고 싶으냐? 나귀는 30년이 길다고 했다만, 너에게는 적당한 것 같은데.” “하느님은 그러길 바라세요? 제가 그렇게 많이 달려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제 다리는 그만한 거리를 견뎌낼 힘이 없어요. 게다가 짖지도 못하고 물어뜯을 이빨도 없어진 다음에는 이 구석 저 구석을 옮겨 다니며 불평 속에서 살아야 해요.” 개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하느님이 당초 생각한 개의 수명에서 12년을 빼주었다.
개가 나가자 원숭이가 들어왔다. 피조물들의 만만찮은 도전에 직면한 하느님이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원숭이에게 말했다. “너는 분명히 30년을 살고 싶어 할 거야, 안 그래? 너는 개나 나귀처럼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즐겁게 사니까.” 사태의 준엄함을 파악한 원숭이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휴 하느님, 그렇게 보일 뿐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재수좋은 날조차 늘 빈 밥그릇 바닥을 핥는걸요. 사람들은 내게 늘 재미있는 장난과 우스운 표정을 기대해요. 그러면서도 그들은 내게 사과 한 쪼가리 던져줄 뿐인데, 그나마도 시어서 먹을 수 없는 것뿐이죠. 내 기쁜 얼굴 뒤에는 슬픔이 감춰져 있다고요. 난 그런 일들을 30년이나 견뎌내긴 싫어요.”
원숭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하느님이 자비를 베풀어 원숭이의 수명에서 10년을 빼주었다. 드디어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즐거워 보였고, 건강했고, 활기에 차 있었다.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하며 하느님이 말했다. “네 수명은 30년이야, 충분하겠지?” 당황한 인간이 약간 볼멘소리로 하느님과 협상을 했다. “너무 짧아요! 생각을 해보세요. 집을 지어서 불을 지피고, 제가 심은 나무가 자라 꽃이 되고 열매가 맺어 이제 막 인생을 즐기려 할 때, 그때 죽어야 하다니요! 오, 하느님, 제게 좀 더 시간을 주세요.” 나귀, 개, 원숭이와는 반대의 제안에 다소 당황한 하느님이 그래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귀가 반납했던 수명인 18년을 사람에게 주었다. “그래도 충분치 않아요.” 할 수 없이 개의 수명이었던 12년도 주었다. “아직도 너무 적어요.” 끝도 없는 인간의 욕심에 뿔이 난 하느님이 단호하게 말했다. “좋다. 그렇다면 원숭이의 10년까지 더 주지. 그 이상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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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인간의 수명은 70년이 되었다. 하지만 70년 속에는 인간의 원래 수명 30년에다 나귀와 개, 원숭이가 반납한 수명 40년이 포함되어 있다. 인간의 숙명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다. 그림 형제는 인간의 숙명을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처음 30년은 사람 자신의 수명으로, 참으로 빨리 지나가버립니다. 이 기간에는 건강하고 즐거우며, 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며 사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고 오는 18년은 나귀의 수명이었던 기간으로, 하나의 짐이 들어지면 그다음 짐이 얹히는 식입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곡식을 실어 날라야 하지만 그의 충성스런 봉사의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발길질뿐입니다. 그러고 나서 오는 개의 수명이었던 12년은 물어뜯을 이빨도 없이 구석에 앉아 불평만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나고 나면 원숭이의 10년이 그의 삶을 마무리 짓지요. 그때 사람의 머리는 아주 물렁물렁해져서 바보가 됩니다. 하는 짓마다 어리석어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지요.” -
그림 형제의 해석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 70년은 하느님에게 떼를 써가며 얻어낸 것이다. 요즘은 어떤가? 그림 형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인간의 수명은 끝없이 연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이미 150세 인간을 상상하고 있으며 평균수명 120세의 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낙관론도 있다. 인간수명의 한계는 115세이며 이미 그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어느 쪽이든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70세로 하느냐 65세로 하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진시황제가 하늘에서 이 사실을 안다면 “차라리 2000년 뒤에 평범한 노동자로 태어날걸” 하면서 통곡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적으로 늘어난 수명을 질적 수준이 받쳐주지 못하면 허망할 수밖에 없다. 하느님으로부터 애걸복걸하며 늘린 수명, 눈부신 과학의 발달로 늘어난 수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고는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 수명 연장에 대한 욕심의 반만이라도 연금에 쏟아 부어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림 형제가 비유적으로 표현한 인생의 막장만 길어질 뿐이다.
늘어난 수명을 제대로 누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적연금의 급여 수준을 대폭 올려주면 된다. 그러나 이는 너무 근시안적인 방법이다. 낮은 출산율과 점점 길어지는 수명을 생각할 때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살다 갈 세상이 아니지 않는가. 길게 봐야 한다. 나이 들면 자연스레 노안이 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 왜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것은 잘 안 보일까? 이제는 눈앞의 일만 생각하지 말고 멀리 보며 살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당장 내 연금통장에 들어올 돈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큰 대가가 따른다. 바로 사회적 기회비용이다. 누군가는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주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이다. 일인당 연금액이 증가하고, 연금을 받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면 젊은이들의 가처분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젊은이들은 아이를 덜 낳고 소비를 줄이고, 그 결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힘을 얻게 된다.
다행히도 요즘 노후를 자식에게 맡기겠다는 노인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가정의 문을 넘어 광장으로 나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 자식에서 누군가의 자식으로 옮겨가는 순간 굳은 의지에 균열이 생긴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약점이다. 이 틈바구니를 정치권이 비집고 들어온다. 이렇게 하여 노후의 주 서식지가 사유지에서 공유지로 바뀌면 ‘공유지의 비극’에 직면해 젊은이들의 고충은 더욱 커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사람들은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재산은 잘 간수하지 않는다. 누구나 다른 사람과 공유한 물건보다 자기 물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공유지의 비극’을 세대 전쟁으로 풀어쓴 이야기를 살펴보자. 알버트 브룩스의 에 나오는 이야기다.
2020년대 암이 완전 정복되고 각종 요법의 발달로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노인들이 더욱 젊어 보이는 세상이 도래한다. 노인복지에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고, 젊은 세대의 부담은 늘어만 간다. 젊은 세대의 불만은 차곡차곡 쌓여가지만, 막강한 노인협회의 로비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를 대변하는 맥스라는 청년은 비밀결사체를 만들어 노인들이 타고 있는 유람선을 납치한다. 노인 대상 테러와 살인사건도 증가한다. 설상가상으로 LA에 대지진이 발생해 미국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진다. 적자재정으로 연명해오던 미국은 도시 재건을 위해 중국에 손을 벌린다. 결국 중국인이 연방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렇게 하여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은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비록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금을 누리는 자와 부담하는 자가 극명하게 대비되면 곤란하다. 그 순간 세대 갈등은 증폭되고 급기야 세대 전쟁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인간 욕망의 산물인 무병장수는 누구든 누려야 한다. 그리고 장수에 따른 연금 재정 문제도 골고루 나눠 가져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공유지의 비극’에 직면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남은 길은 하나밖에 없다.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노력으로 견고한 연금 피라미드를 쌓아야 한다. 이른바 ‘자기노력 연금’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한다.
>>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어느 시기부터인가 산업화와 세계화 그리고 경제성장의 큰 물줄기가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정보산업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모르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 첨단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물질적으로 엄청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생활의 편리함도 만끽하고 있다. 전국 곳곳마다 도로가 뚫려 있어서 어디든 반나절이면 달려갈 수도 있다.
산업화, 정보화, 세계화 그리고 경제성장이라는 명분하에 우리는 풍요함과 편리함을 얻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그에 상응하는 행복을 가져다주었는지는 의문이다. 해마다 발표되는 행복지수에 한국은 OECD 국가 중 거의 꼴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풍요와 편리함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과연 행복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의 미국이 있기 전 인디언 추장이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글 한 편이 생각이 났다. 여러 버전이 있지만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855년 미국의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이 인디언 쓰와네족의 추장인 씨아틀씨에게 그들의 땅을 정부에 팔라고 요청을 했다. 그 답변으로 씨아틀 추장은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 글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워싱톤에 있는 위대한 지도자인 당신이 우리의 땅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해 왔습니다.
또한, 우정과 친선의 말들을 우리에게 보내 왔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제안을 고려할 것입니다.그 까닭은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백인들이 총으로서 우리의 땅을 빼앗아 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늘을...땅의 체온을...사고 팔 수가 있습니까?
그러한 생각은 우리 인디언들에게는 매우 생소합니다. 더욱이 우리는 공기의 신성함과 물의 거품조차도 소유하지 않습니다. 저 빛나는 솔잎들이며, 모래해변이며, 어둠침침한 숲 속의 안개며, 노래하는 벌레들...이 모두가 내 백성들의 기억과 경험 안에서 성스럽습니다.
백인들이 우리의 사는 방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당신들.도시의 광경은 우리 인디언들의 눈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우리 인디언들이 야만인 이어서 당신네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겠지요.
내가 만일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할 경우엔 하나의 조건을 내놓겠습니다.
짐승들이 없는 곳에서 인간은 무엇입니까?
만일 모든짐승이 사라진다면 인간들은 커다란 정신적인 외로움 때문에 죽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신은 바로 같은 신입니다. 당신들이 우리의 땅을 갖기를 원하는 것처럼
당신들은 그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인간들의 신입니다.그리고 그의 연민은 백인과 인디언들에게 동일합니다.
이 땅은 신 에게도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땅을 해롭게 하는 것은 창조주를 수없이 모독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하여 백인들 또한 소멸할 것입니다.들소들이 모두 살육되고, 야생마들이 길들여지고,
숲 속의 신성한 구석구석들이 인간들의 냄새로 무거워지고 성숙한 언덕이 주는 광경이
떠들어 대는 부인들로 인해 손상될 때 덤불이 어디 있으며..독수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은 생활의 종말이며 죽어가는 것의 시작입니다. 백인의 도시는 조용한 곳이 없습니다.
봄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며, 벌레들의 날개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아마 내가 야만인이고 이해를 못 하는 탓인지 소음은 내 귀를 아프게 합니다.
만일 인간이 쏙독새의 아름다운 울음소리와 연못가 개구리들의 논쟁을 들을 수 없다면
인생에 남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북미의 인디언들은 대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 향내를 실은 바람의 소리를 그러나 백인들은 그가 마시는 공기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합니다.
우리는 당신이 약속한 우리의 인디언부락 지정 보유지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우리가 바라던 대로 우리의 짧은 날들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인디언들이 이 땅으로부터 소멸되어 오직 광야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만이 남을 때,그 때에도 이 해변과 숲들은 내 백성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을 것 입니다.그 까닭은 그들의 새로 태어난 아기가 엄마가슴의 고동소리를 사랑하듯 이 땅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우리의 땅을 판 후에 당신은 우리가 이 땅을 사랑하 듯 사랑하고, 우리가 간수하 듯 간수하고, 그것에 대한 기억을 당신들 마음속에 간직하시오.당신이 이 땅을 가져간 후 당신의 모든 힘과 능력과 마음으로써 당신네들의 자녀들을 보호하고 신이 우리를 사랑하듯 사랑하시오.
당신의 신 이 우리의 신 과 같은 신이라는 그 한가지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그에게 소중합니다.백인들 일지라도 공동의 운명으로부터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
인디언 추장의 이 간절한 소망이 가슴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하늘을 나는 독수리, 숲속에서 우는 작은 벌레 하나까지도 우리의 형제이며, 우리 인간들도 자연의 한 일부라는 것을 우리 인간이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개발이라는 명분하에 무질서하고 무자비하게 파헤처 지고 파괴되는 자연을 보면서 결국은 그것이 인간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산업화로 인해 발생하는 프로온 가스가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여 피부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는 오래전에 나왔다. 또한, 지구의 온난화로 북극의 만년설인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어 생태계에 심각한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 몇 해 전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옛날 같으면 만년설이나 빙하로 덮여있어야 할 산이 녹아내려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어 안타깝고 마음 아팠던 적이 있다.
이제라도 자연을 지키기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같다. 자연파괴는 인간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파괴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터전을 내주어야 하는 인디언 추장의 피맺힌 절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자연의 파괴가 곧 우리 인간 미래의 파괴이므로.......
여러분은 밤새 안녕하신지요?
오늘날 우후죽순 하늘로 뻗친 중계기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기지국 중계기 전자파가 사람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24시간, 365일 그 꿈을 펼치며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마구 뿜어낸다. 물질문명의 발달 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전자파는 발암 물질의 무색무취 유해성으로 서서히 국민 건강에 위협을 주고 있어 각별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흔히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도 전자파 노출로 위험하다고 한다. 단지 사용시간이 적고 옆으로 거리를 두고 피해 있으면 어느 정도는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중계기 전자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자신의 신체는 서서히 피폭되어 간다고 한다. 한국은 방방곡곡 어느 곳이나 LTE가 잘 터지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잘 터지는 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장 많이 유해 파를 얻어 맞고 있으며, 강력한 중계기 전자파가 온 나라를 뒤덮어 온통 건강을 뒤흔들고 있다.
필자는 올해 1월,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1000여 세대의 대 단지 새 아파트이다. 개인의 사정에 의해 입주시기가 늦어져 6개월간 빈집으로 남겨놓았다. 아파트는 맨 꼭대기 층으로 마지막 한 세대가 남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요즈음은 층간 소음 등의 문제로 선호도가 높은 만큼 꼭대기 층이 인기도 높았다. 처음으로 22층에 살아보니 모든 것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어느 날, 아파트 관리실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 아파트 주민이라는 어떤 부부가 와서 소동이 벌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관심을 가졌다. 다름 아닌 다른 동, 맨 꼭대기에 사는 주민이었다. 그들은 아파트 지붕 위 옥상에 설치되어있는 중계기 안테나를 철거해 달라는 것이다. 그 부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전자파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켜고 이것저것을 눌러댔다. 중계기에 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다. 필자는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들이 생소하기만 했다. 컴퓨터 안에는 실로 어마어마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서서히 죽어만 가는 암 환자들을 연상케 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소리 없이 인간 생명은 무서운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성큼 옥상에 올라가 보았다.
바로 필자의 아파트 지붕 위로도 2개의 통신사 기지국 안테나가 세 군데나 하늘로 뻗쳐있었다. 필자의 허락도 없이 아파트 전체를 거의 다 커버하고 있었다. 필자 침실 바로 위 천정 바닥에 잠자코 앉아 야무진 날개의 꿈을 활짝 펼치며 떡하고 설치되어 있다. 늦게 입주해 빈집이었던 필자의 집 지붕 위로 한 곳에 몰아 처박혀있었다. 그때부터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필자를 엄습해왔다. 신경이 예민한 탓이었는지 밤잠을 설치기 일수였다. 가족들도 뒤늦게 알고는 난리 법석이 났다.
전자파 피해라는 심각성 논란 속에, 이유 없는 잦은 두통이 찾아와 병원을 드나들었다. 관리실을 찾아가 옮겨달라며 하소연도 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미 계약을 체결해 소정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관할 시청에 전화를 해 문의를 했다. 이동통신사 기지국에 대한 설치 제한이 사실상 전무하다며 특별한 규제 조치가 없다고 했다. 참으로 공무원들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통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라는 것이다.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 양심적으로 옮겨줄 것을 부탁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결국 책임자를 찾아 나섰다. 소송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강력하게 대응을 했다.
세차게 나가니 통신사가 조금씩 입장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SK, KT 두 통신사 5명의 직원이 친절하게 찾아와 합의를 요구해왔다. 위치를 조금만 바꿔서 옥탑 꼭대기로 옮기도록 해달라고 사정을 해왔다. 무조건 철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어쩔 수없이 조금 양보를 해서 결국 아파트 사이에 있는 옥탑으로 옮기게 됐다. 집안의 전자파 수치 점검도 친절하게 이루어졌다. 결국 6개월 만에 이루어진 거대한 통신사와의 정신적 싸움에서 이뤄낸 대단한 쾌거였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필자는 그 후로 병원 문을 덜 찾게 되었다. 그러나 싸워서 이겨야만 했던 욕심만을 탐하는 맹목적 영리 사회가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처음부터 소수의 이익 추구와 악덕기업의 경쟁력으로 국민의 다수가 고통받는 세상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것 무시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사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현명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눈 뜬 장님의 세계는 건강하게 살아 남기가 힘든 현실이라는 것도 주목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