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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로 일손 없어 日기업 줄줄이 도산… “외국인 근로자에 사활”
- 2023년 인력 부족을 이유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종업원이 없어 단축 영업을 하거나 임시 휴업하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일본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일본은 일손이 부족하다. 게다가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일본의 일자리 매력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1일부터 일본 물류업계 운전자의 근무시간이 제한된다. ‘배송 기사의 근로시간은 다른 산업에 비해 20% 긴 반면 수입은 20% 적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운전자의 고령화, 만성적인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의 장기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물류량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문제’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물류업계 인력 부족과 업무 방식 개혁이 큰 이슈가 됐다. 인력 부족해 문 닫는 기업들 운전자 부족은 물류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문 닫은 기업은 110개사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해 같은 기간보다 80.3% 증가한 수치로, 2013년 해당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멘주 도시히로(毛受敏浩) 일본국제교류센터 집행이사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인구가 연간 80만 명 이상 감소하고 있어, 노동자 확보가 모든 산업에서 사활을 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멘주 이사의 우려처럼 앞으로 일본의 노동력은 더 부족해질 전망이다. 일본 싱크탱크 리크루트웍스 연구소에 따르면, 2040년 일본의 노동인구는 약 1100만 명 모자랄 예정이다. 특히 교통과 건설 등의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업계 운전자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58.3세로 고령 인력이 대부분이다. 버스 역시 고령화로 운전자가 부족해 버스 노선이 사라지거나, 버스 업체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일본버스협회는 2030년이면 일본 전역에 버스 운전기사가 9만 3000명으로 줄어 3만 60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총무성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는 1997년 685만 명에서 2022년 479만 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그런 데다 고령화로 55세 이상 노동자가 36%에 달해 앞으로 노동인력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외국인 노동자 더 받겠다지만 일본 정부는 대안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물류나 교통업계에 취직할 수 있도록 비자제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최장 5년 동안 외국인의 취업 체류를 허가하는 ‘특정기능 1호’ 대상이 되는 12개 업종에 자동차 운송, 철도, 임업, 목재산업 4개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앞으로 버스·택시·트럭 운전사, 철도 역무원·차장, 슈퍼마켓 내 반찬 조리 직종 등에도 외국인 인력이 유입될 전망이다. 또한 특정기능 체류 자격을 허가하는 인원도 늘릴 것을 제안했다. 3월 19일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특정기능 수용 전망 인원으로 최대 82만 명을 제시했다. 2019년 특정기능 1호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제시한 34만 5000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정기능 체류 자격은 간호, 건물 청소, 건설, 자동차 정비, 숙박, 농업, 어업, 외식 등의 일자리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면서 만든 제도다. 수용 인원은 5년 단위로 정한다. 비숙련 노동자의 취업을 허가하는 기술실습제도를 대체하는 ‘육성취업’제도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기술실습제도는 전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육성취업제도에는 인재를 육성하고, 전직을 인정하며, 지방의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제도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킨 뒤 특정기능 1호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부족한 일손을 채우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 따라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늘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4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에는 49만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근로자가 15년 만에 네 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고용 신고를 의무화한 2007년 이후 최고치라지만 인력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제협력기구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2040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가 지금보다 500만 명 더 늘어야 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본이라는 일자리 시장의 매력은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베트남이다. 인력이 부족한 간호, 건설의 경우 베트남 자국에서 일할 때 받을 수 있는 임금과 일본에서 받는 임금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실질임금이 낮아진 데다 물가까지 고려하면 일본에 살면서 일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한다. 세금이 높은 점도 외국인 근로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은 일본인의 75%지만 소득세율은 10%에 달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32년이면 베트남의 현지 급여 수준이 일본의 50%를 넘을 것”이라며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들은 더 이상 일본으로 일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24-04-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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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방’ 주인공서 그룹홈 설립자로, 논두렁밭두렁 윤설희
- ‘우리 집의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 높푸른 하늘 품에 안겨져 있는 뾰족지붕 나의 다락방 나의 보금자리.’ 1970년대 활동했던 혼성 포크 듀오 ‘논두렁밭두렁’의 대표곡 ‘다락방’의 가사다. 이 노래를 알고 있다면 그들이 부부였다는 걸 기억할 테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으로 가꾼 보금자리에서 더 많은 인연을 보듬어 가족으로 맞았다. 남편 김은광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아내 윤설희는 여전히 그 보금자리에 남아 사랑의 온기를 더하고 있다. ‘다락방’을 비롯해 ‘외할머니댁’, ‘영상’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던 논두렁밭두렁. 종종 방송이나 무대에 나오긴 했지만, 이전처럼 활발한 소식을 듣긴 어려웠던 그들이다. 가수로서의 행보는 그러하나, 사실 부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온 터였다. 쉼 없는 지난날을 한눈에 보여주는 건 아내 윤설희 작은도서관 더브릿지 관장의 SNS 프로필이다. 논두렁밭두렁 멤버로 시작해 다리The Bridge청소년사업가지원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땡큐 이사장, 별빛내리는마을과 봄채 아동 그룹홈 설립자, 사랑하는교회 목사 그리고 작은도서관 더브릿지 관장까지.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음악학원과 24시 어린이집도 운영했다. 그런데 음악학원을 제외하면 가수와 연계된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가수였던 그들이 이렇듯 의외의(?) 근황을 알리게 된 데에는 아내 윤 관장의 뜻이 컸단다. “첫딸을 낳고 가수 활동은 그만뒀어요. 어려서부터 꿈이 현모양처나 교사였는데, 그 영향인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작은 기타 학원을 운영하다가 종합적으로 음악 교육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연 방송음악학원이 꽤 인기를 끌었는데, 어느 날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 ‘값비싼 학원’으로 알려져 있더라고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느라 스무 명 넘는 강사를 초빙한 데다 건물 임대료까지 냈으니, 교육 원가 대비 수업료가 높지는 않았거든요. 어쨌거나 내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어요. 차라리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국가의 보조를 받아 더 부담 없는 환경에서 아이들을 교육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어린이집을 열게 됐습니다.” 갈 곳 없는 아이들, 보금자리를 내어주다 어린이집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IMF가 터졌다. 가장들은 회사 밖으로 내몰렸고, 집집마다 재정난에 시달렸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당시 그런 현실의 아픔을 고스란히 마주했던 윤 관장이다. “IMF로 해체되는 가정이 늘어가는 걸 실감했어요. 낮뿐 아니라 밤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생겨났죠. 그러면서 24시 어린이집을 떠올렸는데, 막상 우리나라에 몇 곳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지방 공연을 다니면서 아이들 맡기는 문제로 고민했던 경험이 있던지라 고충을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24시 어린이집을 개원했습니다. 당시 벼룩시장에 ‘무료탁아상담’이라는 1단짜리 광고도 냈죠. 말 그대로 무료로 탁아 상담을 했는데, 그러면서 정말 많은 가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한 번 더 알게 됐습니다.” 그나마 24시 어린이집에라도 오는 아이들은 다행이었다. 그곳마저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도망 나온 엄마와 아기, 생활고로 조부모에게 떠맡겨진 손주들, 호적도 없이 버려진 신생아까지. 저마다 딱한 사정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논두렁밭두렁 부부는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자신의 보금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정했다. “2000년 6월이었어요. 미혼모의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러면서 그게 바로 ‘그룹홈’이라는 걸 알게 됐죠. 2003년에 ‘별빛내리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아동 그룹홈을 설립했고, 10년 후인 2013년엔 여자 아동 그룹홈 ‘봄채’를 설립했습니다. 만든 두 개의 그룹홈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2000년 초만 해도 그룹홈이란 개념은 생소했다. 국내에 많지 않은 그룹홈을 운영하는 이들은 대체로 종교인이었는데, 법적 근거가 부족해 이렇다 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다 2010년대에 이르러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발전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통과, 아동복지법 개정 등을 통해 관련 지원책들이 속속 생겨났다. 아직도 사회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지만, 과거 불모지 같았던 때를 생각하면 그나마 형편이 나아진 셈이다. 제 가정도 돌보기 어려웠던 시절, 숱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서 정말 먹고살기 힘든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크게 어렵다고 느끼진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어 행복했죠. 나만 헌신한다고 여겼으면 여태껏 오래 해올 수 없었을 거예요. 결국은 나에게도 보탬이 되고 즐거운 일이었던 거죠. 요 며칠도 하루 세 시간 자고 밤을 꼴딱 새고 하면서 일을 했는데, 피곤하긴 했지만 기쁨이 더 컸어요. 막상 제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 건 얼마 되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아이들을 통해 성장했고, 많은 걸 이뤘죠. 결국 그 원동력은 이타심보다는 자기실현에 가까웠다고 봐요.” 남편의 유작 ‘사랑해봤나’를 완성하며 여러 아이를 돌봐야 하는 고단한 상황에서도 가장 큰 힘이 돼준 건 남편인 가수 故 김은광이었다. 오래오래 그들의 보금자리에 함께 머물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는 2010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진단을 받고 1년 만에 이별을 겪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슬퍼할 새도 없이 아이들 챙기는 데 여념이 없었던 윤 관장이다. 그러다 한 번씩 불현듯 찾아오는 남편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부랴부랴 애들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나면 그제야 제정신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한바탕 울고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아이들 챙기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한번은 운전하고 가는데 길을 잘 모르겠는 거예요. 이럴 때 남편이 있었으면 당장 전화해서 물어봤을 텐데, 그럼 그이가 이렇게 저렇게 가라고 설명해줬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부부는 반쪽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이었구나, 적어도 3분의 2쯤은 되겠구나, 다 내가 해온 일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남편 몫이 참 컸구나, 부부가 함께한다는 건 되게 좋은 거였구나 깨달은 거죠. 요즘도 그렇게 불쑥불쑥 남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가 있어요.” 최근 윤 관장은 남편의 유작을 하나 발견했다. 연필로 적은 악보였다. 논두렁밭두렁의 노래는 남편이 작곡, 아내가 작사하곤 했는데, 남편이 생전 작곡해둔 노트를 찾은 것이다. 함께 노래하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좋은 노래는 듣자마자 좋은 가사가 생각나곤 했다. 남편의 악보를 피아노로 치다 보니 순간 가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사가 지어졌고, ‘사랑해봤나’라는 제목의 곡이 완성됐다. “‘사랑해봤나’ 가사는 그런 내용이에요. 청춘이 빛났던 건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랑의 기억이 있기에 어쩌면 우리는 더 사랑을 원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곡을 지었고, 곧 음원으로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4월에는 완성된 곡으로 남편을 위한 추모 공연을 열려고 해요. 근데 한번 불러보니까 음역대가 제가 소화하긴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동생(가수 윤설하)에게 부르라고 했더니 사랑 얘기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고사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제가 부르게 됐어요. 저도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지만, 남편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잘 불러보려 합니다.” 아이들아, 언제든 편히 찾아오렴 남편의 추모 공연은 그룹홈이 있는 건물 지하의 소리 소극장에서 열린다. 같은 건물에 더브릿지 작은도서관이 있는데,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된 건 그룹홈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우리 애들이 보면 친구가 없더라고요. 학교 가면 엄마 아빠에 대해 얘기할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못 하니까. 그러다 보니 자꾸 위축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마침 여기저기서 후원받은 책도 많겠다, 이걸 잘 모아서 지역사회와 공유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들과 주민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교류하길 바랐죠.” 소극장과 작은도서관, 교회와 그룹홈까지 모두 한 건물에 있다 보니 간혹 윤 관장을 건물주라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지원금과 후원금이 있긴 하지만, 공간을 유지하고 식솔들을 챙기려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윤 관장은 또 다른 형태의 그룹홈을 꿈꾸고 있었다. 바로 노인들을 위한 그룹홈이다. “제가 부모 역할을 하지만 많이 부족했죠. 아이들 하나하나 눈 맞추고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하는데, 지원금이나 행정적인 업무들 처리하느라 서류 만지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든 생각이 외롭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그룹홈을 만들고, 아이들과 교류하도록 하면 어떨까 한 거죠. 아이들 수만큼 어르신들이 있다면 저마다 충분히 사랑을 독차지할 테니까요. 가능하다면 언젠가 마당 있는 넓은 집을 마련해 그런 꿈을 이뤄보고 싶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하자’라는 포부로 지난 20여 년을 달려왔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비로소 아름다운 세상이라 믿으며,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서 더불어 살기를 희망하며 남은 인생도 지금처럼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올해로 칠순, 윤 관장 개인만을 생각한 노후의 꿈은 없을지 궁금했다. “글쎄요. 지금처럼 계속 일하는 게 곧 노후의 꿈이자 준비 아닐까요. 요즘도 그룹홈 아이들을 대형 승합차에 태우고 여행도 다니고 하거든요. 그런 걸 보면 친구들이 이제 힘들 텐데 일을 그만하라 하죠. 근데 저는 오히려 일을 취미로 한다는 기분이에요. 지금이야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말 늙어서 뭘 못 하겠다 싶은 때가 오더라도 작은도서관 관장은 하려 해요.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도서관 귀퉁이 어딘가에 앉아 책 읽고 있으려고요.(웃음) 한편으론 그룹홈을 떠난 아이들이 종종 찾아오길 바라죠. 이번 설날에도 혹시나 해서 세뱃돈 챙겨 기다렸는데 많이 오지는 않더라고요. 물론 찾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의 형편도 이해합니다. 다만 살면서 힘들고 외로운 순간, 늘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아이들이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 2024-03-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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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개발원, 보험 정보 한눈에 ‘빅데이터 플랫폼’ 오픈
- 보험개발원은 보험에 관한 여러 정보와 통계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보험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을 15일 정식으로 오픈했다. 소비자의 보험 정보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보험 관련 서비스를 모은 것으로, ‘MY보험’, ‘알쓸보험’, ‘보험통계’, ‘보험소식’ 등을 선보였다. 총 23개의 서비스로 구성된 보험정보 빅데이터 플랫폼 ‘BIGIN’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궁금했던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험통계에서는 연간 1인당 납입보험료 등 50대 주요 보험지표와 KIDI 은퇴시장 리포트, 보험통계조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알쓸보험에서는 알쓸보험상식, 보험용어 사전, 공시기준이율, 자동차보험정보, 국내외 보험 관련 기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MY보험에서는 주요 질환 예측 정보, 자동차보험 과납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조회시스템, 내 차 보험 찾기,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요인 조회, 자동차보험정보 고객센터, 대리운전자보험 조회시스템, 자동차사고이력정보를 둘러볼 수 있다. 보험소식에서는 보험뉴스, 기업성보험 통계보고서, 먼슬리 KIDI 브리프, 국내보험동향, 뉴모빌리티 브리프, 서비스 안내 등을 제공한다. 보험 상식, 통계, 정보를 총망라한 보험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보험을 더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 국민에게 보험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24-02-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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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수록 간절하다” 글쓰기 시작하는 법
- 글쓰기는 중장년이 늘 품고 사는 꿈입니다. 지나온 삶을 정리하거나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글쓰기를 꿈꾸지만, 늘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을 위해 새로운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글라잡이’ 강원국 작가와 함께 다시 펜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편집자 주- 내 나이 쉰한 살에 직장을 나왔다. 건강 문제도 있었기에 쉴 요량이었다. 아내가 월 200만 원은 벌어와야 한다고 했다. 그깟 200만 원쯤이야. 그런데 막상 할 일이 마땅치 않았다. 내겐 세 가지가 없었다. 우선 운전면허 말고는 어떤 자격증도 없었다. 아, 2급 정교사 자격증이 있지만 무용지물. 뭘 고치거나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손재주도 없었다. 여기에다 무슨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농사를 짓거나 장사할 수 있는 깜냥도 못 됐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나의 일상 루틴 7단계 지금 내 나이 예순한 살. 그새 10년이 훌쩍 지났다. 나는 글 쓰고 말하는 일로 먹고살았다. 나의 일상은 단순하다. 1단계로 지식이나 정보, 경험, 관계를 ‘수집’한다. 그러기 위해 책을 읽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사람들을 만난다. 강의하고 글 쓰는 것도 내겐 일인 동시에 무언가를 수집하는 행위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또 글을 쓰면서 새로운 게 입력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강의하러 집을 나설 때 직장 다닐 때처럼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 외려 약간의 설렘마저 느껴진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얻게 될지, 또 어떤 자극을 받고 무슨 경험을 할지 기대된다. 2단계는 모은 것들을 재료로 하는 ‘숙고’다. 하루 세 번, 그러니까 아침에 반신욕할 때, 저녁 먹고 산책하면서, 그리고 잠들기 전에 생각한다. 읽은 것을 복기해보기도 하고, 들은 내용을 곱씹어보기도 한다. 내일 할 일을 떠올려보며 강의는 어떤 내용으로 할지, 써야 할 글은 무슨 내용으로 채울지, 사람을 만나서는 무슨 얘기를 할지 궁리해본다. 나는 평화롭고 안온한 이 시간이 좋다. 무엇보다 이 시간은 수집한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다. 책에서 읽거나 강의에서 들은 내용은 온전한 내 것이 아니다. 아직 요리하지 않은 날것의 재료일 뿐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된다. 3단계는 ‘메모’다. 메모는 ‘수집’ 과정에서 이뤄지기도 하고, ‘숙고’를 통해서도 나온다. 책에서 한 꼭지 글을 읽으면 다음 꼭지로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메모할 거리를 챙긴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글을 읽어도, 포털사이트에서 칼럼을 접해도, 유튜브에서 짧은 강의를 들어도 기어이 메모거리를 찾아내고야 만다. 낚지 못하면 재차 읽거나 다시 돌려본다. 나의 뇌는 메모거리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누군가와 대화할 때 호시탐탐 찾는다. 메모거리가 잡혔을 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가끔은 메모가 메모를 낳고 메모가 메모를 불러온다. 수지맞는 기분이다. 4단계는 ‘스몰토킹’이다. 메모한 것을 누군가에게 써먹는다. 나는 주로 아내에게 말해본다. 책에서 읽거나 강의에서 들은 내용, 혼자 생각하다 떠오른 기억, 특정 주제나 사안에 대한 내 생각과 느낌 등을 말해본다. 이렇게 말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말해봐야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또 말하면서 그것들에 살이 붙고 정리가 된다. 무엇보다 말해보면 반응을 알 수 있다. 상대방이 어떤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어떤 말은 시원찮아 하는지 말하면서 알 수 있다.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서 만들어진 아내라는 말동무는 천군만마 같은 존재다. 5단계는 ‘짧은 글쓰기’다. 말해봐서 반응이 괜찮은 것, 내가 봐도 말이 될 성싶은 것은 내 홈페이지,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티스토리, 카카오톡채널, 스레드 등에 짧게 쓴다. 나는 그런 글을 지난 10년 동안 2만 개 가까이 써왔다. 6단계는 ‘말하기’다.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짧은 글들을 연결하고 조합해 강의하고 방송을 한다. 돈 받는 말하기를 하는 것이다. 2만 개 가까운 말 조각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또 그렇게 말하는 시간이 긴장감 있고 재미도 있다. 마지막 7단계는 바로 ‘글쓰기’다. 앞서 말했듯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말할 수 있으므로 이걸 가지고 글을 쓸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는다. 말할 수 있으면 쓸 수 있다. 한글을 모르지 않고서야 쓰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글을 쓰는 데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시간만 들이면 된다. 나는 쉰한 살 이후 시간이 많다. 직장 다닐 적에는 말을 잘 들으면 월급이 나왔다. 시키는 일을 잘 듣고 처리하면 됐다. 하지만 직장을 떠나고 보니 시키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잘 듣는다고 돈을 주지도 않는다. 듣기가 아니라 말하고 써야 돈을 준다. 누구나 언젠가는 직장을 떠난다. 직장을 나와서도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에게 글쓰기는 직장 다닐 때보다 더 절실한 과업이다. 글쓰기는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대다수가 백세 장수를 누리게 될 것이다. 문제는 나이와 함께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는 뇌의 손상이다. 이를 예방하고 늦추는 데도 글쓰기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인생 2막에 필요한 세 가지 직장을 나와보니 세 가지가 절실하다. 그것은 바로 콘텐츠와 스토리, 그리고 캐릭터다. 직장에 다닐 적엔 소속과 직함으로 모든 게 해결됐다. 그래서 보다 나은 ‘어디’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했고, 들어간 ‘어디’에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소속과 직함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인정과 대접도 부여해줬다. 하지만 직장을 나오면 명함도, 계급장도 없다. 온전히 나란 존재 자체로 내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누구’ 하면 떠오르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나는 그걸 ‘글쓰기’로 잡았다. 나의 정체성은 ‘글쓰기에 관해 말하고 쓰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 관련된 대부분의 책을 찾아 읽고, 유튜브 강의를 들었다. 이런 생활을 시작하고 5년 동안은 글쓰기만 생각하고 글쓰기에 꽂혀 살았다. 또한 글쓰기에 관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무수히 많은 글을 썼다. 이 테마가 지루해지고 할 말이 소진될 즈음 ‘말하기’란 주제를 집어 들었고, 지금은 ‘공부’를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앞으로 ‘인간관계’도 다뤄볼 계획이다. 하지만 콘텐츠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 공간에 공짜 콘텐츠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우 깊이 있는 콘텐츠가 아니면 재미있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토리가 필요하다. 스토리가 들어가야 콘텐츠가 재밌어진다. 더욱이 콘텐츠에 자기 스토리를 입혀야 자기만의 콘텐츠가 되고, 그런 콘텐츠여야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산다. 그 사람의 스토리가 입혀진 콘텐츠는 그 사람에게서만 들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한때 유행을 타고 스토리텔러가 각광받았다. 사람들은 이제 점점 더 감성을 추구하고 있다. 카페를 고를 때 커피 맛과 가격, 위치 등을 따지던 시절을 지나,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어느 카페에 누가 다녀갔대’, ‘누가 하는 카페래’ 하며 이야기를 좇아 카페를 찾았고, 이제는 이야기는 물론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에 사람들이 몰린다. 마음에 들면 아무리 먼 데 있어도 가격 불문하고 찾아간다. 그저 예쁘고 좋다는 게 찾는 이유의 전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정 인물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덤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과거 연예인의 전유물이던 팬클럽이 정치인을 넘어 일반인으로까지 전이되고 있다. 출판 시장만 보더라도 저자를 보고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내용에 끌리거나 자신이 그런 부류를 좋아해서 책을 구매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면, 이젠 특정 저자의 책은 무조건 구매한다는 사람들에 의해 출판 시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팬덤을 거느리는 저자들은 더 이상 콘텐츠나 스토리를 파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캐릭터를 팔고 있다. ‘메신저가 되라’, ‘백만장자 메신저’의 저자 브렌든 버처드는 말과 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세 부류로 나눴다. 자신이 공부한 결과를 팔고 사는 ‘학습기반형 메신저’, 자기 경험과 이야기를 파는 ‘성과기반형 메신저’, 자신의 삶 자체가 메시지인 ‘롤모델형 메신저’가 그것이다. 바로 ‘롤모델형 메신저’가 자기 캐릭터를 파는 사람이다. 결국은 글쓰기다. 자신에게 콘텐츠와 스토리가 있고, 자기가 어떤 캐릭터인지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바로 글이다. 글을 써야 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만약 직장생활로 돌아간다면 콘텐츠와 스토리, 캐릭터를 장착하는 준비와 노력을 충실히 할 것이다. 그러면 직장생활도 더 활기차고 열성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년의 목표는 유유자적 노년의 목표는 여유로운 삶이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여유 있는 일상을 꾸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쓰기로 크든 작든 돈을 벌어야 한다. 글쓰기는 또한 나를 정신적으로 강건하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나를 치유해줄 뿐 아니라 매일매일 심기일전하게 한다. 글을 쓰면서 나는 감정의 찌꺼기를 걷어내고 새로운 각오와 희망의 불을 지핀다. 나아가 글쓰기는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공유하는 일이다. 남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내어주는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10년 전, 지금 하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에게 ‘지식자작농’으로 사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들었다. 지식 농사지으면서 살라는 얘기였다. 선배는 그러기 위해 우선 책부터 쓰고 온라인 공간에서 자기 영토를 넓혀가라고 주문했다. 10년간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내 땅을 일구고 넓혀왔다. 그리고 2만 개 가까운 글로 그 땅을 가꿔왔고, 10권의 책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이제 수확하는 기쁨을 넘어, 거둔 과실을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 그게 바로 노년의 여유 있는 삶이 아닐까 싶다.
- 2024-01-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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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제도 개혁, 청년 고용이 걸림돌?… “상호 공존이 ‘열쇠’”
- 구직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에게 정년 연장은 취업 과정의 걸림돌로 느껴질 수 있다. 평균 수명 증가와 저출산・고령화, 은퇴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공백 등을 이유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결국 청년층의 밥그릇을 뺏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뒤따르기도 한다.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법으로 정년을 연장할 경우 취업을 원하는 청년에게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청년들 역시 불안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20대를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63.9%)은 ‘정년 연장이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말 정년 연장은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다양한 보고서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세대 갈등의 진실을 알아봤다. Point 1 노동총량설의 모순 ‘노동총량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정해진 수의 일자리를 고령자들이 차지할 때 남는 일자리가 줄어 다른 연령층의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이는 고령자가 계속 일하면서 기업의 소득을 확대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배제했다. 고령자를 몇 년 더 고용한다고 해서 청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단순히 생각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고령자 1명의 정년을 연장했을 때 청년(15~29세) 고용은 0.2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2020년 보고서를 들어 정년 연장을 반대하기도 한다. 물론 OECD 기준 청년층은 15세에서 24세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5~19세가 대부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고, 남성은 병역의무로 취업 나이가 더 늦기 때문에 분석 대상을 다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Point 2 중·고령층과 청년층의 다른 특성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청년 고용과 중·고령층 고용의 대체 관계’에 따르면, 고용 시장에서 청년층과 중·고령층은 서로 대신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고령층과 청년층의 일자리가 상호 보완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대와 60대가 원하는 일이나 잘하는 일이 다를 뿐 아니라, 실제로 배치되는 직종과 업무에도 차이가 있어서다. 청년층은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교육 전문가,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 등에서, 고령층은 농축산 숙련직, 운전 및 운송 관리직,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 가사 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 노무직 등에서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두 계층이 겹치는 직종은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 매장 판매직 정도다. 사업장에서 개인의 특성에 맞게 분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 중·고령층 일자리를 줄여도 이 자리를 청년층이 메운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2013년 법정 정년 연장이 사업체의 고용 규모에 미친 영향’ 논문에서는 한국의 정년 연장 법안이 주로 고령층 근로자와 대체 관계에 있는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용을 감소시킨다고 말한다. Point 3 취업 시장 속 줄어드는 청년 수 정년 연장을 지금부터 준비한다 해도 수많은 난제 탓에 실제 제도가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서 ‘인구 미래 공존’을 통해 시행 시기를 2028년경으로 추측한다. 2020년대 후반 정년 연장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을 시작할 청년은 2000년 이후 출생아이다. 이들은 1990년대 출생 청년층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취업 경쟁률이 지금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이 시기가 청년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년 연장의 적기’라 말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노동 시장에서 두 세대 간 대체성이 높지 않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과 사업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인식한다. 아직 노사정의 ‘임금 조정’에 대한 논의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 정책이 유의미하려면 ‘고령자의 임금을 낮춰 근로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기업의 고용 부담은 줄이고, 청년의 채용에 피해가 없는 형태’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대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년 연장의 청년층 일자리 효과’ 연구에서 “장년층의 임금을 낮춰 수용하면 기업의 부담과 청년층 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고, 두 연령대가 부딪힐 이유도 없다”며 “임금 조정이 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할 경우, 기업의 일자리 수요는 늘지 않는데 장년층을 계속 고용해야 하므로 청년층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2024-01-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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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강원 상생형 주거 ‘골드시티’ 조성, 성공 여부 ‘관계’에 달렸다
- 서울시와 강원도가 초고령 사회와 지역소멸 현상을 동시해 해결하기 위해 ‘골드시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골드시티는 주거·취업·여가가 가능한 신도시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방 상생형 주거정책의 일환이다. 강원개발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유관기관이 협력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지방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50·60세대가 주 대상이다. 이들이 골드시티로 이주할 때 소유한 서울 시내 주택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팔거나 신탁해 생활비(임대료)를 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탁한 서울 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청년·신혼부부에게 재공급한다. 골드시티가 들어설 시범 사업지는 인구감소 및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 중 대도시 접근을 위한 교통 기반 시설과 지역거점 병원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선정한다. 첫 번째 골드시티는 삼척시에 조성되며, 약 3000가구 공급 계획이다. 김헌동 서울도시주택공사 사장은 지난달 15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사는 은퇴자나 젊은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주하도록 돕는다면 서울(인구 과밀)과 지방(소멸 위기)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은퇴자가 서울 강남에 보유한 아파트를 SH공사에 팔거나 지분을 넘기면 지방에서 주택연금을 받으며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드시티 사업은 청사진 정도만 제시돼 있다. 이후 추진함에 있어서는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희정 더가능연구소 연구실장은 단순히 인구를 이주시키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연히 사람이 모여들고 정착할 수 있도록 유인 요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을 살린 일자리, 프로그램, 여가 활동 등 다방면의 개발이 필요한 셈이다. 개인과 지역의 정서적 관계가 쌓여야 하므로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지방과 개인의 관계를 축적하는 방법으로 일본의 관계안내소를 꼽았다. 빡빡하고 엄숙한 종친회가 아니라 밀양 박씨, 김해 김씨처럼 ‘전국의 ○○씨 모여라’ 하는 성씨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성씨가 등장한 최초의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시조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리를 좁힌다. 운전면허 취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왕이면 지역에서 쓰라며 한 달 동안 지역에 체류하며 면허를 따고 지역을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스테이(License Stay)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 하다. 가상의 지역 유적지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포인트를 얻어 현실에서 사용하는 RPG 게임은 지역 자체가 거대한 놀이의 장으로서 매력을 발산하게 한다. 더불어 2주택자 세금 지원 등 경제적인 혜택도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시티를 세컨하우스로 활용하고자 하는 은퇴자도 있을 터. 두 개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에 대한 혜택이 이동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나 한 번만 들르는 뜨내기 인구 외에 다른 형태의 인구가 생태계에 스며들면서 지역의 팍팍한 구조에 숨구멍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우선 지역 환경 자체가 좋아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3-12-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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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 출연에서 아빠 역할까지… 요즘 가장 바쁜 '옛날 사람' 김정민
- 미간에 힘을 주고, 목을 긁는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원조 록스타’ 김정민(55)의 창법이다. 유머러스하게 따라 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가수로서 가창력이 뛰어나면 당연히 좋겠죠. 그런데 색깔 있는 사람도 오래 기억된다고 생각합니다. 독특함으로 오랜 시간 생존한 것 같아요.” “저 옛날 사람 맞는걸요. 하하하.” 어느덧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다. 1995년 ‘슬픈 언약식’이라는 불후의 명곡을 남긴 김정민은 ‘옛날 사람’이라는 표현을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2021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 활동 당시 그는 ‘옛날 사람’으로 불리는 동시에 많은 20·30의 MZ세대 팬을 얻었다. 김정민은 젊은 팬들이 자신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바라본다고 느낀다. “제 노래가 요즘 스타일과는 다르니까 옛날 스타일일 수 있죠. 젊은 팬들이 클래식함, 독특함으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또 과거 노래 가사는 지금과 달리 극단적인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당시 홍콩 누아르 영화를 봐도 마지막에 주인공은 상대를 구해놓고 죽는 경우가 많았죠. 개인적으로 저는 그 시절의 감성을 좋아하는데, 젊은 팬들도 그런 것 같아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번 노래 들어보니까 좋다’면서 저의 다른 노래들도 찾아 들어주시더라고요.” 그렇다고 과거 감성에 취해 있고 고집한다는 뜻은 아니다. 요즘 스타일은 수용하면서 자신의 독특함을 지켜나가고 있다. 무엇이 됐든 오랜 세월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숨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제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는 아니에요. 그냥 음색이 독특한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게 많아서 지금도 노래 연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성대도 나이가 들면 늙고 목소리가 변화하기 때문에 매일 노래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운전할 때 차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합니다. 나만의 공간이니까 내가 뭘 하더라도 아무런 제약이 없죠. 지방에 일이 있어 두 시간 운전해야 한다고 하면, 두 시간 내내 MR을 틀어놓고 노래 연습을 하는 거죠.” 팬과 함께한 ‘영원’ 김정민은 11월 17일 고(故) 최진영의 ‘영원’(1999년)을 리메이크한 곡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원곡의 감성에 김정민의 색깔을 입혀 색다른 곡으로 재탄생했다. 사실 김정민과 ‘영원’은 인연이 깊다. 원래 이 곡은 김정민에게 갈 예정이었는데, 데모를 들은 최진영이 너무 마음에 들어해 그의 노래가 됐다. 그리고 ‘영원’은 리메이크되어 24년 만에 세상 밖에 다시 나왔다. “(최)진영 씨와 같은 사무실에 있었어요. 술도 자주 마셨고 여행도 다닐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어요. 진영 씨가 하늘나라로 간 뒤로는 그 충격에 ‘영원’을 못 부르겠더라고요. 한 10년이 지나니까 감정이 조금 무뎌졌는지 부를 수 있었죠. MSG워너비 하면서 블라인드 오디션 때도 ‘영원’을 불렀는데, 음원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용기 내서 진영 씨를 잊지 말자는 마음으로 리메이크곡을 내게 된 거예요. 원곡의 완성도가 워낙 높아서 어설플까 봐 고민이 깊었어요. 편곡도 10번 이상 갈아엎었고,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렸습니다.” ‘잘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지만 김정민이 ‘영원’ 발매를 용기 내 강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 팬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다. 기념 영상의 감독, 촬영, 편집 모두 팬이 맡았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할 정도니, 김정민의 ‘팬 사랑’은 말 다 했다. 연예계에서도 익히 유명하다. 추억을 공유하며 나이를 먹어가는 동반자인 팬들에게 그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중·고등학생 팬들이 저를 보겠다고 방송국 앞에서 늦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밥은 먹었나’, ‘집은 잘 들어갔나’ 걱정이 됐죠. 한번은 추운 겨울날에도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20명에게 짜장면을 사준 적이 있어요. 그랬던 친구들인데, 이제는 자녀들이 성인이 됐죠. 이제 팬들과 여동생, 남동생 같은 사이가 된 것 같아서 좋아요. 팬은 ‘또 다른 김정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저를 만들어줬고 지켜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기러기 아빠의 부성애 그는 최근 친구에게 “정민아, 당장 내일 죽는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생각하게 되기에 대화 도중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였다고 한다. 김정민은 ‘아직은 죽을 수 없다’는 답을 했다. 일본 아이돌 출신 타니 루미코와 2006년 결혼해, 슬하에 세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아빠로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한테 그 질문을 듣고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막내가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막내가 성인이 되어 뭘 하는지는 보고 죽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막내가 결혼하는 모습까지 보고 싶지만, 그건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그의 부성애는 실로 대단했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세 아들에 관한 답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버킷리스트를 물었을 때도 “아이들이 운동을 계속해서 어느 팀의 선수가 된다면, 그 팀의 응원가를 헌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수 아빠로서 재능기부인 셈이다. 아이들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김정민은 최근 ‘기러기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큰아들은 광주FC U18 소속으로 축구를 하고 있어서 광주에 있고요. 둘째 아들, 셋째 아들은 엄마와 함께 일본으로 갔습니다. 둘째는 축구를 하다가 쉬고 있고, 셋째는 일본에서 축구를 시작했어요. 기러기 아빠를 제 인생에서 그려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두 달밖에 안 됐는데도 쉽지 않다고 느껴요. 아내와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기러기 아빠가 된 후, 홀로 살고 계신 어머님을 더욱 자주 찾아뵙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2~3번은 방문한다는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주도 물론 보고 싶어 하지만, 사실 아들이나 딸을 보고 싶어 하는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머니께 이에 대해 여쭤보니 ‘네 아들은 삼 형제지만, 내 아들은 너잖니’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데 되게 뭉클했고, 그 이후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자신감 충만한 중년의 내일 김정민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면 세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다. 반면 50대 중반의 그는 연예계 대표 동안 스타답게 방부제 미모를 과시한다. 이런 반응에 김정민은 “사실 주름도 늘어나고 많이 늙었다”면서도 “젊은 시절의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관리 비결을 밝혔다. 그만의 철칙은 ‘플러스 마이너스 3kg 넘지 않기’다. “10kg 이상 갑자기 확 쪘다고 생각해보세요. 살을 빼도 피부가 늘어나니까 성형외과에 가야 할 테고, 돈이 더 들죠. 평소 ‘3kg 관리’를 습관화하면 돈도 안 들고 건강도 유지하고, 좋은 점이 많습니다. 저는 매일 운동을 병행해요. 오늘 아침에도 실내 자전거 40분 타고 왔습니다. 제가 하도 많이 타서 저희 집 실내 자전거는 한 다섯 번은 바꾼 것 같아요. 하하.” 이처럼 건강관리가 최고의 노후 준비라고 생각한다. 특히 막내가 대학교 갈 때까지 10년 정도 남았다면서 그때까지는 건강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이 건강해야 일하고 자산도 축적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노후에는 한 번쯤 일본 시골 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사실 제가 서울 마포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아이들이 제가 졸업한 학교에 다니기도 했고, 벌써 반백 년을 살았네요. 나중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거기가 시골이라서 공기도 좋은데, 없는 게 없더라고요. 아이들은 걸어서 학교를 다니고, 대형 쇼핑센터도 인근에 있어요.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거기서 지낼 거라고 해야지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 됐네요.” 김정민은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한다. 가창 실력이 늘어서도, 외모가 멋있어져서도 아니다. 스스로 마음이 충만해지고 내실을 갖췄다고 느낀다. 그가 지금껏 쏟아부은 노력과 부단한 채찍질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는 나름 신조어 같은 것이 있어요. 바로 ‘오늘 하루도 나나 잘하자!’입니다. 톱니바퀴를 보면 한쪽이 돌아가면 반대쪽 바퀴도 돌아가잖아요. 그것처럼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않고 남 탓하지 않으면서 내가 할 일을 잘하면, 이 세상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연했는데,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매일 그 말을 다짐처럼 했죠. 그랬더니 다른 배우들도 공연할 때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기억에 계속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나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2023-12-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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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운전자, 정말 교통사고 위험 높을까… 분석 결과 ‘깜짝’
-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고령화와 함께 고령자의 운전이 사회 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가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많이 일으킬까요? 지난달 7일 일본역학회지(日本疫学会誌)에 게재된 연구 논문이 내놓은 분석은 꽤 흥미롭습니다. 연구진은 2016~2020년 사이,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188만8652건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남성 면허 보유자 10만 명당 연간 교통사고 수는 18~19세 운전자가 181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이 20~24세 운전자로 1034건이었습니다. 75~79세는 548건, 80~84세는 595건, 85세 이상은 66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젊은 운전자에 비해 적은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도 결과는 비슷했다고 합니다. 논문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중년 이후 운전자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교통사고 리스크도 증가했으나, 고령 운전자의 사고 리스크는 청소년 운전자의 사고 리스크를 상회하지 않는다. 사고 피해자에게 큰 상해를 입힐 리스크도 낮다.”
- 2023-11-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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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령 운전자 사고 잇따라… 면허 자진 반납 ‘호소’
-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최근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홋카이도 구시로시에서만 2건의 사고로 3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17일이었습니다. 시립 구시로 종합병원 주차장에서 4세 여아와 그 어머니가 77세 남성이 운전한 차에 치였습니다. 이 사고로 어린 생명이 짧은 생을 다했습니다. 이튿날 역시 홋카이도 구시로시에서 87세 남성이 운전하는 차에 의한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령 여성 2명이 차량에 치여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키는 사고는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습니다. 면허 자진 반납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일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2ch’ 창립자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니시무라 히로유키는 면허 반납을 강제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 1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18세 이상이 아니면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는 것처럼, 일정 나이가 되면 강제적으로 면허를 반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운전 능력이 있는 고령자도 있다’고 한다면, 운전 능력을 가진 16세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 코멘트는 2,000만 회 넘게 조회되고 6,000회 이상 재게시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면허 자진 반납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22일 오사카에서는 면허 자진 반납을 간곡히 요청하는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사고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반납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야마나시현 고후시, 니가타현 아가노시 등 일본 각지에서는 고령자 안전 운전을 위한 강습회와 서포트 교실을 열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삿포로시에서는 안전 운전 지원 차량 시승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고령자 운전과 관련한 문제는 한동안 일본의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 2023-10-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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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글쓰기·책쓰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 얼핏 글쓰기는 문턱이 낮아 보인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도, 대단한 조건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막상 책상에 앉아보면 다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초보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노후를 바꾸는 글쓰기·책쓰기,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안내자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두 명의 길라잡이를 만났다. 글쓰기 편 2011년 10월, 조부의 친일 사실을 고백한 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일제강점기 고위 관료 경력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할아버지를 대신해 친손자는 “민족과 역사 앞에 사죄”했고, 곧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주인공 윤석윤 씨를 12년이 지나 마주했다.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는 용기를 냈던 중년의 글쓰기 교실 수강생은 어느덧 시니어 글쓰기 강사가 되어 있었다. 윤석윤 강사는 12년 전 집을 나선 뒤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했다. “처음 수강한 글쓰기 교실에서 내준 첫 과제가 가족을 주제로 에세이 쓰기였습니다. 할아버지를 그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내 나이 쉰다섯에요. 그렇게 쓴 글이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글쓰기가 막연하게 느껴지면, 저처럼 해보길 권합니다. 근처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에 가세요. 가서 글쓰기를 배우세요.” 그는 돈을 지불하고 배우는 길이 가장 빠르다고 말한다. 글 쓰고 받는 피드백 하나, 그리고 피드백을 대하는 태도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투자하면 달라집니다. ‘제대로 배우겠다’는 마음이 강해지죠. 결석하지도 않아요. 숙제도 다 제출합니다. 그게 돈을 지불하고 지불하지 않고의 차이예요.” 학교에는 교훈, 가정에는 가훈이 있듯, 윤석윤 강사의 강의에는 강훈이 있다. ‘숙제는 내는 것’이다. 그만큼 숙제를 강조하는 그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좋아집니다. 제아무리 글쓰기 책을 본들 한계가 있습니다. 요지는 거의 비슷하거든요. 문제는 저자가 우리 글을 봐주지 않는다는 거지요. 혼자 쓰면 잘 쓰고 있는지 아닌지 알기 어렵습니다.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내 글을 전문가에게 보이고 피드백을 받아봐야 합니다.” 윤석윤 강사는 이 과정을 2년여 거쳤다. 글쓰기 대학원에 다닌다는 생각으로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한 번에 두세 과정을 듣기도 했다. 숙제는 악착같이 냈다. 피드백은 가장 매운 버전으로 받았다. 원고는 시뻘건 줄이 죽죽 그어져 돌아오기 일쑤였다. “저는 빨간 펜을 지나 고추밭을 넘어 피바다를 헤맸습니다.(웃음)” 혹독한 트레이닝 속 방황하고 성장하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윤석윤 수강생은 윤석윤 강사가 됐다. “저는 글쓰기 ‘입문’ 강사입니다. 여전히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수강생이었던 오랜 경험이 있지요. 좋은 글을 보는 눈도 가지고 있습니다. 오답 노트도 있고요.” 그는 입문 단계에서 좋은 글을 쓰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쉬운 글, 재밌는 글, 짧은 글이다. 현학적이거나 추상적인 글을 지양하고,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끌고 가는 재밌는 글을 쓰라는 의미다. 이때 문장은 너무 길지 않게 단문 중심으로 쓰길 권했다. “글도 하나의 전달 수단입니다. 읽는 사람이 못 알아듣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에요. 어려운 내용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내용을 쓰더라도, 그 내용을 쉽게 풀어 써야 한다는 것이죠. 글에도 밀고 당기는 ‘밀당’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기억하세요. 그래야 뒤 내용이 궁금한 재밌는 글이 됩니다. 문장은 짧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입문 단계에서는 주술 호응이 틀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듯이 쓰면 정리가 되지 않아요. 문장을 짧게 정돈하며 쓰면 훨씬 더 잘 읽힌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겁니다.” 윤석윤 강사는 입문자를 상대로 방법론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동기다. 그가 첫 수업마다 수강생을 향해 던지는 첫 질문도 ‘왜 글을 쓰려고 하느냐’다. “다들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으로 글쓰기 교실 문을 두드리지만, 실제 동력은 필요에서 옵니다. 끝까지 하는 힘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배가됩니다. 욕망이 있는 사람과 필요가 있는 사람은 달라요.” 윤석윤 강사는 철저히 필요에 의해 움직였다. ‘책을 쓰겠다’는 버킷리스트가 그를 지치지 않게 했다. 저서가 필요했고, 그래서 글을 썼다. 조지 오웰이 ‘왜 나는 쓰는가’에서 말했듯, 순전한 이기심으로 시작한 일이다. 이름을 남기고 싶어서, 잘난 체하고 싶어서다. 기회가 오면 욕심을 부리고, 기회를 얻은 뒤엔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길 10여 년. 윤석윤 강사가 출간한 책은 벌써 공저 포함 다섯 권이 넘는다. 필요에 의해 시작된 글쓰기로 그는 화려한 노후 준비까지 마쳤다. 그는 더 이상 고독하지 않다고 말한다. “혼자 있어도 글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글을 쓰며 놀면 되니까요.” 책쓰기 편 ‘순이 삼촌’부터 ‘소설 동의보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른, 잔치는 끝났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다. 1982년 출판계에 입문한 그는 1983년 출판사 ‘창비’에 입사한 뒤 15년간 영업자로 일하며 ‘베스트셀러 제조기’로 불렸다. 1998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설립해 25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 소장의 관심은 이제 더 이상 판매에 있지 않다. 책에 관한 담론을 담은 책을 펴내는 출판사 ‘북바이북’, 국내 최초 시니어 전문 출판사 ‘어른의시간’, 4090세대 여성을 위한 그림책을 펴내는 출판사 ‘백화만발’ 등 양질의 단행본 출간을 지향하는 출판 브랜드를 운영하며 신인 저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윤석윤 강사에게 출간 제의를 한 이도 다름 아닌 한 소장이었다. ‘출판계 전설’ 한기호 소장은 시니어 작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독자들이 진정 원하는 건 삶을 살아낸 이들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이제 지식을 원하지 않아요. 지혜를 원하지요. 어떻게 살아왔는가, 또 살아냈는가가 중요합니다. 살아낸 이들이 편안하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담은 책이 이미 일본 출판 시장을 휩쓸었습니다.”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완서 작가는 말했다. “창작을 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은 습작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작가의 삶”이라고. 한 소장의 생각도 같다. 그는 고유한 삶의 지문을 가진 이를 발견할 때마다 따뜻한 말과 함께 손을 내민다. “책은 문장력으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축적된 삶으로 쓰는 것이지요. 책 써보지 않겠습니까?” 축적된 삶 중 어떤 부분을 보여줄지는 또 다른 문제다. 한기호 소장은 좋은 책을 쓰는 방법 중 단연 ‘트리밍’(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거나 격렬했던 순간을 몇 개 꼽을 수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트리밍입니다. 그 시기를 이야기하다 보면 앞뒤가 연결됩니다. 전후 맥락이 있을 테니까요. 그때 만난 사람, 겪은 일, 느낀 감정을 쓰다 보면 결국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정리가 중요해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는 팩트가 확실한 주관화도 강조한다.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전달만 해서는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감정이 느껴져야 해요. 어설프면 곤란하지만, 적당히 들어가야 합니다. 단, 팩트는 확실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팩트로 독자를 설득해야 하죠. 팩트는 사람, 사물, 사건의 형태로 드러납니다.” 한 소장은 책을 쓰고자 한다면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편집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편집자적 글쓰기’를 하다 보면 글은 자연스럽게 나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소장은 유홍준 교수를 예로 들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자세히 보세요. 문화재청장 하기 전과 후의 글이 또 다릅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늘고 접하는 지식이 달라지면 글도 진화합니다.” 한기호 소장은 책쓰기 연습을 서평 쓰기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한 사람의 인사이트가 응축된 책을 읽고 압축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한 책을 읽는 것도 추천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장이 권하는 좋은 책 쓰는 마지막 단계는 편집자와 같은 전문가를 만나 논의하는 과정이다. “책이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명분을 가지고 시쳇말로 ‘뜯어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글을 제대로 읽고, 가치가 있는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전문가를 만나 피드백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한 소장은 앞으로도 유명 저자를 섭외할 생각이 없다. 혹 출간 제안을 받으면 주저하지 말라고 말한다. “책을 내면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결되고 또 연결되고 하는 거죠. 책이 팔리고 안 팔리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책을 쓰는 자체로 인생이 바뀝니다.”
- 2023-10-05 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