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은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의 자극이 심해지고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줄어 요실금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을 흘리기도 한다. 모임은커녕 지인들과의 짧은 만남도 두려워 항상 집에만 있게 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암’으로도 불린다.
이동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국내 중년 여성 인구의 약 40%는 요실금을 경험한다”며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데 임신이나 출산, 에스트로겐 농도 저하가 원인이다”고 했다.
요실금, 겨울에 더 심해지는 이유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 등으로 구분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복압이 상승할 때 주로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일류성 요실금은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잔뇨가 많아 소변이 넘치는 증상이다.
여성에게서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임신과 출산, 폐경, 자궁 질환(자궁적출) 등으로 요도의 닫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은 ‘제3의 성장통’이라고 불릴 만큼 질 이완, 괄약근, 외음부 근육의 약화를 불러일으킨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결핍은 요도점막 위축을 유발하고 요도 폐쇄력 감소로 이어져 요실금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요실금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커피나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방광과 요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꽉 끼는 속옷이나 스타킹, 레깅스 등을 입는 것도 방광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속옷이 젖는 절박성 요실금은 요로감염이나 약물 복용, 중풍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난다.
수술 부담으로 참는 경우 많아…수술 능사 아냐
요실금이라고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른 만큼 각기 다른 치료법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복압성 요실금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골반근육운동 등의 물리치료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설사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방법으로 가능하고 흉터가 남지 않는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요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슬링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요도 밑에 테이프를 걸어 주는 방식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해 치료한다. 정상적인 배뇨에 관한 교육과 함께 바이오피드백, 자기장 치료, 케겔운동 등을 하면 방광의 크기가 늘어나고 강화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콜린제라는 약물로 불필요한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고 방광의 용적을 늘린다. 약물이 효과가 없다면 방광 벽에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는 치료를 받는다.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이 같이 동반한 혼합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동환 교수는 “요실금은 수술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통증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일상적 불편감과 심리적 불안함이 큰 질환으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는 흉터 없는 요실금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분들의 걱정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요실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알코올·탄산음료·커피·홍차·초콜릿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한다. 특히 출산 뒤에는 골반근육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만이라면 당장 살부터 빼는 것이 좋다.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수영이나 유산소 운동 등 전신운동을 하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요실금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이동환 교수는 “흡연은 기침을 유발하고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이 심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배뇨 습관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취침 1~2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하지만 생식기 질환을 부끄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수술 부담 등으로 말 못 할 고민으로만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요도를 압박해 소변길이 좁아지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이동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잔뇨감, 야간뇨, 빈뇨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감추고 미루기보다는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가듯 정기적으로 비뇨기과를 찾아 배뇨와 전립선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치하면 요로결석 등 원인… 전립선암 발생과는 상관없어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위치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배뇨와 생식기능에 관여하고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구분한다. 배뇨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다. 저장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방광 속에 정체돼 있는 소변으로 인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하고, 더 진행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하면서 신우신염이나 급성전립선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립선암 발생과는 상관이 없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술 마신 후나 감기약 복용 후 이러한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기는 만큼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
◇약물치료 우선 적용, 증상 개선 없으면 수술 고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 시켜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혈뇨가 지속될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수술치료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내시경에 부착된 특수기구를 사용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긁어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KTP레이저 수술과 홀뮴레이저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KTP레이저 수술은 내시경을 통해 레이저 고열로 전립선 조직을 태워 없애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홀뮴레이저 수술은 전립선을 감싸는 맨 바깥의 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해 몸 밖으로 제거한다.
◇고령·수술 부담으로 ‘전립선동맥색전술’ 新대안 부상
최근에는 전립선절제술에 대한 부담 등으로 전립선동맥색전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수술에 대한 부담은 물론 전신마취나 피부절개로 인한 흉터와 출혈 등의 걱정 없이 빠른 회복으로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에 1.8mm 두께의 도관을 삽입해 전립선으로 가는 동맥을 찾아 색전 물질을 투입하고 혈관을 차단해 환자의 배뇨 관련 이상 증상을 치료한다. 전립선 동맥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전립선이 수축되고 전립선 비대에 의한 증상이 호전된다. 시술 시간은 1~2시간, 입원 기간은 2~3일 내외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의료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시술로 수술보다 비교적 안전하고 특히 전립선 비대가 심한 환자에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전립선동맥색전술 유럽심혈관·인터벤션영상의학회(CIRSE) 표준에 따르면 전립선동맥색전술의 임상적 성공률은 1년 75%로 보고됐고, 전립선 부피가 80㎖ 이상인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퇴동맥과 손목동맥 중 어디로 접근하더라도 효과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대퇴동맥의 경우 시술 부위의 출혈 위험으로 시술 후 6시간 정도 누워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반면, 손목동맥을 통한 접근은 시술받은 왼손 외에 활동에 제약이 적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장(키)이 큰 환자나 혈관에 죽상경화가 심한 환자는 기구의 제한이나 혈관 상태 때문에 대퇴동맥으로의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신장과 혈관 상태 등을 고려해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 중 어디로 접근할지 정해야 한다.
심동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고령이나 다른 합병증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은 전립선동맥색전술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 수술에 따른 성기능 장애나 역행성 사정 등의 합병증이 없는 것은 물론 효과 면에서도 전립선전제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