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이다. 노인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김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건강관리에 있어 예방접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적절한 예방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 파상풍 등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위험한 코로나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크게 떨어졌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 올해 발생한 바이러스성 입원환자 중 코로나19 환자 비율은 34.7%로 가장 많았다. 독감(15.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15%로 65세 미만의 약 40배의 달한다.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8주간 수집된 급성호흡기감염증 감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약 67%로 나타났고, 낮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보인 오미크론 유행 당시에도 사망자의 90% 이상을 60세 이상이 차지했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현재 유행하는 변이(JN.1)에 대한 백신의 효과성,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짧은 면역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2024년 상반기 코로나19 접종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 15일부터 마지막 코로나19 백신 접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중 5세 이상이면서 23-24절기 업데이트된 백신 접종자, 지난 동절기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추가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접종 백신은 현재 국내와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변이에 맞춘 XBB.1.5 화이자·모더나 백신이다. XBB.1.5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미접종자 대비 감염·입원·중증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자의 감염 위험은 미접종자의 3분의 1 수준인 32.5%였고, 입원 예방 효과 73.5%, 중증 예방 효과 78.1%로 높게 나타났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만 백신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면역이 감소할 수 있고,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서 연간 충분한 면역수준을 유지하는 데 추가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는 주의, 폐렴구균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폐렴을 비롯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영유아에서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구균은 대개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에 집락화돼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 역가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에는 재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기존 13가 단백접합 백신에 혈청형이 추가된 15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에 도입됐고, 미국에서 허가된 20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 도입될 예정으로, 앞으로 보다 넓은 혈청형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이들고 지치면 나타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 한 사람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 Varicella Zoster Virus)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감각 신경절로 이동해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킨다. 성인의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대개 나이가 들거나 몸이 지치고 피로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재활성화된다. 보통 4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해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후 3.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50~59세 70%, 60~69세 64%, 70~79세는 42%, 80세 이상 18%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백신 접종 시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후유증 발생도 최대 74% 줄었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Influenza)는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droplet)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며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낮은 백신 효능을 극복하기 위해 2023년 개정된 대한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연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침저녁으로 걷기와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가벼운 신체활동은 건강과 몸의 활기를 북돋아 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한 보행이나 운동으로 몸에 무리가 생겨 병원을 찾는 이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족부(발)에 발생하는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종골(발뒤꿈치뼈)부터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발바닥 아치(arch)를 유지해 주는 단단한 섬유막으로, 몸을 지탱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오래 걷기 등으로 족저근막에 무리가 가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운동선수들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하이힐이나 굽이 낮은 신발, 딱딱한 구두를 자주 신는 일반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중장년 사이에 유행 중인 맨발 걷기도 문제다. 푹신한 깔창으로 발을 보호하는 신발 없이 딱딱한 흙 바닥을 밟는 것은 발에 무리를 줘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맨발 걷기를 즐기고 싶다면 지자체에서 발 건강을 고려해 조성한 지역을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걸을 때 충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민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족저근막염의 증상은 서서히 발생하는데 아침에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 디딜 때 발뒤꿈치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다 점차 걸음을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초기엔 약물치료·스트레칭으로 호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족저근막염(발바닥근막성 섬유종증) 환자는 2022년 27만1850명으로 2012년 13만8583명 대비 10년간 약 2배 증가했다. 평균 발병 연령은 45세 내외,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가량 잘 발생한다.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 가능하다. 근막이 파열되면 그 부위가 부어올라 두께가 두꺼워진다. 치료는 환자의 90% 이상이 보존적 치료로 회복된다. 수술적 치료는 거의 필요 없다.
족저근막염은 보통 족저근막이 밤사이 수축돼 있다가 아침에 급격히 이완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데, 보조기를 사용해 밤사이 족저근막을 이완된 상태로 유지 시켜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조기를 착용한 지 1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줄어든다. 2~3개월은 꾸준히 착용해야 완치할 수 있다. 또 치료 시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함께 하면 도움이 된다.
부종이 동반된 급성기에는 약물치료인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 이때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통증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족저근막의 파열을 더 악화시키거나 발바닥 뒤꿈치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지방 패드를 녹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김민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족저근막염 초기 단계에는 약물치료와 스트레칭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보통 즉각적인 호전이 아닌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를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참을성과 꾸준함이 중요하다”며 “특히 족저근막염은 증상이 오래될수록 치료 성공률이 낮아진다. 증상이 의심될 때는 가능한 빨리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교정이나 주사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환자는 체외충격파 치료(ESWT)를 통해 염증조직을 회복시켜 치료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기기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세포막에 물리적 변화를 유발, 새로운 혈관을 생성해 석회화를 재흡수시키고 혈액 공급을 증가시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주변 조직과 뼈 회복을 활성화해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가져온다. 또 충격파를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에 가해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를 자극, 통증에 대한 신경의 민감도를 떨어뜨리고 통증을 완화한다. 특히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켜 이미 손상된 족저근막의 치료를 도와 많은 시간이나 수술 없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민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체외충격파는 기존의 물리치료, 약물, 주사 등의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족저근막염 외 근골격계 환자들에게도 추천되는 비수술적이고 안전한 치료방법이다”며 “특히 회전근개 병변, 석회성 건염,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 만성 허리통증, 아킬레스건염, 퇴행성관절염, 연골연화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만성적으로 지속하거나 골절 부위의 불유합, 림프 부종, 뇌졸중 환자의 경직, 욕창이 있는 환자에서도 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리한 운동 피하고 적정 체중 유지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족저근막에 과도한 긴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서 있거나 걷는 것을 가능한 줄이고, 비만이거나 최근 급속한 체중 증가가 있다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 따뜻한 족욕은 혈액순환을 도와 족저근막염 예방과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꽉 끼는 신발은 피한다. 뒷굽이 너무 낮거나 바닥이 딱딱한 신발도 좋지 않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김민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구두를 오래 신으면 보통 발뒤축의 바깥쪽이 먼저 닳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닳은 구두를 오랫동안 신게 되면 발바닥에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면서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고 악화할 수 있다”며 “이때는 구두 뒷굽을 새로 교체해주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콜레스테롤은 지방 성분으로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성분이다. 신체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 되고, 여러 장기의 상태를 유지하는 스테로이드 합성을 돕고, 음식물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이상지질혈증은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이 혈액 중에 너무 적거나 우리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너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이른다. 이상지질혈증은 각종 혈관질환을 유발한다. 뇌졸중이나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고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췌장염 등의 원인이 된다. 또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만성콩팥병과 발기부전을 초래하기도 한다.
고지혈증과 헷갈리기도 하는데, 고지혈증은 혈액에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은 상태, 이상지질혈증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적은 상태라는 점에서 다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지방 함량이 높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등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146만7539명으로 2016년 62만4345명보다 5년간 약 2.4배 증가했다. 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 시트’에 따르면 진단 인구 대비 치료율은 66.6%, 지속치료율은 40.2%에 불과했다.
문제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끝까지 유지하는 환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당뇨나 고혈압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의 지속치료율이 40%밖에 되지 않는 것은 약물치료 후 검사결과가 정상이 되면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며 “부작용이 없다면 약물치료는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산소 운동, 식단관리 등 적절한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다. LDL콜레스테롤의 수치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생활습관 조절만 할 것인지,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지 결정된다.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먼저 식단은 마가린, 라면, 튀긴 음식 등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 등 식이섬유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 금연, 금주를 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정상 체중 유지가 기본이다.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6개월 지속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5%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고혈압과 당뇨에 비해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보다 조절은 잘 되는 편이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며 “특히 당뇨병 또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거나 고령자, 흡연자의 경우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요양서비스의 미래는 정말 로봇에 있을까? 최근 요양서비스의 인프라 부족, 고령화로 인한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요양 분야는 지금 로봇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 중이다. 최근 이러한 로봇 도입의 성과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는 20일 ‘100세 시대 노인과 로봇’이라는 주제로 2023 스마트 에이징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남대학교 미래복지융복합연구소가 후원한 이 행사는 로봇, 요양, 복지, 헬스케어 등 실버산업분야 관계자 약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장민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현재 활발하게 도입이 진행 중인 노인을 위한 로봇 기술의 동향을 소개했고,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노인반려로봇의 요양 현장 도입 현황과 쟁점들을, 노영희 강남대 미래복지융복합연구소 교수는 돌봄로봇 도입을 위한 실증 연구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공진용 나사렛대 재활의료공학과 교수는 요양 관련 기관이 로봇기술 도입을 위해 검토해 볼 만한 공적급여 지원 제도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근 교수는 “로봇이 돌봄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인의 정서적, 감정적 영역에 대처 가능할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로봇이 지나치게 노인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또는 로봇의 외형과 같은 지역마다 다른 정서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강은경 노원시니어클럽 관장, 조준배 강남종합사회복지관장, 황재영 노인연구정보센터 소장,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류용효 컨셉맵연구소장이 참석해 각 산업 분야의 현황을 공유했다.
행사를 준비한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각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는 노인을 위한 로봇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포용기술 개발을 위한 노인 분야 현장 의견을 수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하고, “현재 노인을 위한 로봇기술 도입을 위한 다양한 산업적 시도는 있지만, 학문적 교류는 활발하지 않아 이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첨단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요양서비스 등 실버산업의 동향을 점검할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된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가 주최하는 글로벌 제론테크놀로지 특강, ‘일본의 디지털 기반 실버산업 동향’ 세미나가 오는 10월 11일 강남대학교 살롬관에서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사사키 노리코 한국시니어케어연구회 이사가 연사로 나서, 일본 내 실버산업 동향 중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사사키 노리코 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한국 간 실버산업 분야 교류에 앞장서, 한국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강연 후에는 박영란 강남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백승엽 네오에이블 대표, 이준호 그레이스케일 대표, 이선엽 케어닥 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패널 토의도 진행된다.
이 행사는 강남대학교 융합기술진흥원, 경기 남부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등이 후원한다.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2023 서울 시니어 스마트 페스타’를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서울 시니어 스마트 페스타는 스마트 기기를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스마트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종합 축제로, 행사에는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48개 회원기관 약 250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유영미 아나운서와 실벗 로봇이 함께 진행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벗은 로봇 전문기업인 로보케어가 개발한 고령자 대상 로봇으로 뇌 기능 활성화, 치매 예방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어진 행사에선 트로트 가수 하동근, 댄스동아리 ‘추다’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으며,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교수의 건강 특강도 함께 진행됐다.
2부는 스마트 경진대회 등 참가자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해피테이블’을 활용한 게임 경진대회를 실시돼 눈길을 끌었다. 해피테이블은 스프링소프트의 스마트 테이블 기반 소프트웨어로, 이용자의 여가생활 증진을 목적으로 한 인지 활동 향상 기능성게임 50여 종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해피테이블이 보유 게임 중 두더지 혼내주기, 풍선 터트리기, 생선을 잡아라 3개의 게임이 선정됐다.
상설 체험 부스에서는 신한은행, 한국에자이, 매일유업,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캐어유 등 실버산업 분야 기업들이 참여했다.
국내 연구진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 추세를 비교한 결과, 질환 관리를 통해 ‘유병장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쇠는 허약이라고도 하며,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 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노쇠 지수는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노쇠 지수에 따라 건강 단계, 노쇠 전 단계, 노쇠 단계로 분류했다.
먼저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보며,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로 본다.
또한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까지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008년 28.7%에서 2020년 44.2%까지 크게 증가했다.
노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도 지난 12년간 크게 변화했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해 전반적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원 교수는 지난해 본지가 개최한 ‘브라보 헬스콘서트’에서도 강연을 통해 노쇠 관리의 중요성과 건강한 노후를 위한 건강관리법을 강조한 바 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치매노인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보호자로부터 떨어진 노인을 발견했을 때에는 경찰이나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없이 무작정 보호하면 노인복지법 위반으로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선의를 갖고 보호한다 할지라도 신고의무는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치매노인의 보호를 경찰에게 의지하는 정책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치매 질환에 대한 전문성도 떨어지는 데다, 치안 기능 저해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서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노인을 데려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무엇이 있을까? 11일 진행된 ‘제3차 아셈 노인인권 현실과 대안 포럼’에서는 이에 대한 싱가포르의 흥미로운 정책이 소개됐다. ‘지역사회에서 나이들기(Ageing in Place)’를 주제로 진행된 이 행사에 참여한 사브리나 룩칭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교수는 발표를 통해 자국의 ‘고 투 포인트(Go To Point)’ 정책을 소개했다.
고 투 포인트는 수퍼마켓 체인 등 일반인들이 쉽게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매장을 치매 환자를 안내할 수 있는 ‘거점’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단지 시설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 투 포인트로 계약된 회사의 직원들은 치매 환자를 응대하고 보호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유통회사인 페어프라이스(FairPrice)와 쉥시옹(Sheng Siong)의 직원 1000명 이상이 지난해 7월부터 이러한 교육을 받았다.
사브리나 룩칭엔 교수는 “고 투 포인트는 길 잃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치매환자에게 필요한 휴식과 음식을 제공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요양과 관련한 정보 제공의 기능도 있고, 24시간 운영되는 매장을 통해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는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에서 나이들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이 논의됐다.
티티 맷슨 스웨덴 룬드대학교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나이들기가 스웨덴 돌봄 정책의 근간이나 돌봄이 필요해지는 노년의 후기에는 시설 돌봄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정책 유연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에드가 리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원은 “지역에서의 나이들기가 반드시 살던 지역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시설 입주뿐만 아니라 거주지 이전도 고려 대상이어야 한다”면서, “다만 거주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자산의 관리, 장소의 적절성, 노후 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 확보 등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익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지역에서 나이들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집에서 요양과 의료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택개조 지원이나 독신자 아파트 지원 등의 제도가 필요한데, 주택 개조의 경우 소요가 최소 200만 채 이상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주최로 12일까지 로얄호텔 서울에서 진행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발견 못하면 2년 생존율 절반으로 뚝
약물 치료 불가능… 개흉없이 시술하는 치료법 TAVI 주목
트로트계의 BTS, 가수 진성은 ‘안동역에서’로 활발한 활동에 나선 지 2년 만에 혈액암과 심장 판막 질환을 진단받으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암흑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온 그는 병을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극복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됐다. 혈액암과 함께 진성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심장 판막 질환이란 무엇인지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최소침습적 치료법인 TAVI 시술의 교육 및 관리 자격을 갖춘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국형돈 교수와 함께 그 증상과 치료법을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심장 판막 질환이 생기는 이유
심장에는 경계가 분명한 네 개의 방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판막은 심장이 온몸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담은 피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마치 문과 같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며,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판막에 문제가 생겨 원활하게 열리고 닫히지 못하는 상태를 심장 판막 질환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으로는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액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는 ‘협착증’과 반대로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새는 ‘역류증’이 있다.
심장 판막 질환 중에서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국내 환자 수는 2010년 4600여 명에서 2021년 1만 9000여 명으로 10년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평생 쉼 없이 움직이는 판막은 사용할수록 노화된다. 나이 든 판막에 칼슘이 쌓여 판막이 딱딱해지면 순환의 과정에서 혈액이 이동하는 통로가 좁아져 우리 몸의 여러 장기 기관에 적정량의 혈액이 도달하지 못하게 되고, 연쇄적으로 여러 증상을 낳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다.
국형돈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악화되면 우리 심장은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는 것을 힘겨워한다. 심장에서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 심장이 비대해지고 종국에는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뇌까지 충분한 피가 가지 못하면 잦은 실신을 경험할 수도 있다”라며 심한 경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질환 특성상 초기 단계에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심지어는 중증에 이르러서도 증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50%, 5년 내 사망률이 무려 80%에 육박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전이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심각한 질환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조기 발견하려면?
다행히 검사 방법이 복잡하지 않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청진 시 특유의 심잡음이 있기 때문에 주변 일반 내과나 심장내과, 순환기내과에서 간단한 청진으로도 1차 소견을 낼 수 있다. 이후 심장 초음파를 통해 확정 진단한다. 심 초음파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경감된 상태다.
국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증상이 주로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들인 점을 조기 발견을 막는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일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우리 몸은 일상을 멈추는 경고가 아니더라도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방법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니 의심된다면 병원을 꼭 찾으세요. 판막 교체 치료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수해야 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초기 단계에 시술하는 것이 예후가 훨씬 좋아요”
개흉 부담 없이 치료하는 TAVI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아직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수술 혹은 시술 등의 물리적인 개입을 통해 협착된 판막을 갈아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협착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가 많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특성상 동반 질환 및 컨디션 문제로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에 수술 고위험군과 불가능군을 치료할 수 있도록 2000년 대 초반 새롭게 고안된 치료법이 바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다. TAVI는 개흉 없이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 기존 대동맥판막 부위에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0년에 처음 도입되었으며, 초기 안정기를 거쳐 최근에는 50여 개의 TAVI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TAVI는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시술 시간이 짧아 입원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자연스럽게 환자의 일상 복귀 시점 또한 크게 앞당기게 됐다. 또한, SAVR보다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인정되어,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수술이 가능한 수술 저위험군 환자에도 TAVI 시술이 가능하도록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국형돈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유형의 TAVI 기기에 대한 최연소 프록터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TAVI 프록터(Proctor)란 TAVI 시술 자격을 갖춘 의료진 중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TAVI 시술 교육 및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의료진을 뜻한다. 신규 TAVI 센터의 경우, TAVI 프록터의 실시간 참관하에 시행되는 TAVI 프록터링을 일정 건수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국 교수는 “지난해 5월 국민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확대되면서 환자의 나이가 80세 이상이거나 수술 불가능군 혹은 수술 고위험군 환자는 시술 시 자기부담금이 5%로 감소하여 부담이 크게 경감됐어요.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중증도에 따라 50%까지 시술비가 차등 지원되고요. 이제는 고령이라서, 비용이 비싸서 시술을 외면할 이유는 적어진 셈이죠.”
예방 위해선 걷기, 달리기 효과적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은 만큼 동반 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고혈압,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인 고지혈증 역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흔히 동반된다.
국형돈 교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소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강한 심장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역시 중요하다”며, “간단한 걷기 운동을 비롯해 계단 오르기, 달리기, 줄넘기, 수영 등 몸을 깨우고 긴장을 풀어주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 심장 질환의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활동량이 평소보다 버겁게 느껴지거나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진료를 받아 보길 바란다”라며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좀 더 알고 싶다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적시에 포착해서 관리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질병인 만큼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인, 의사까지도 반드시 알고 준비해야 하는 질환이다. 건강한 2막을 응원하기 위해 뉴하트밸브닷컴을 소개한다. 뉴하트밸브닷컴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장 판막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비롯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소개, 증상 및 진단 방법, 치료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또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대동맥판막 치환술 시행 전에 준비할 내용, 의료진 상담 시 꼭 물어보아야 할 체크리스트, 시행 후 회복을 위해 알아 둘 정보 등의 내용이다. 웹사이트 방문자라면 누구든 신청을 통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에 관한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으며, 추가로 심장 판막 질환, 대동맥판막 협착증, 의료진과의 진료 상담 가이드를 포함한 자료집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이날 울려 퍼진 총성과 함께 발생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진범이 따로 있는지, 배후에 누가 있는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궁금증을 마음에 담은 관광객들은 아직도 이곳을 찾는다. 암살범인 오스왈드가 저격했던 딜리 플라자의 그 자리는 ‘6층 박물관’이란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 현상을 관찰한 영국의 연구자들은 ‘다크 투어리즘’이란 개념을 착안해냈다.
다크 투어리즘은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반성과 교훈을 얻는 형태의 여행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역사교훈 여행’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크 투어리즘이 주창된 초창기에는 위험한 장소를 탐사한다는 인식이 많았다. 체르노빌 같은 핵 재난 지역이나 국제적인 분쟁 지역 인근에 접근하는 형태까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익히고, 인간의 잔혹함이나 고통에 대해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스릴과 모험을 추구하는 이들이 몰리면서, 희생자들의 고통을 재밋거리로 희화화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내전으로 홍역을 앓은 시리아다. 인구의 절반이 전쟁을 피해 나라를 떠난 이곳의 전흔을 일부 여행사들이 ‘볼거리’로 홍보했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관광자원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
최근에는 다크 투어리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을 지역의 관광자원을 살리는 가치 부여 과정, 즉 스토리텔링 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기념관 등 관련 시설의 정비를 통해 ‘여순사건’을 정확히 알리면서 관광자원으로 삼은 여수시가 대표적이다. 여수시는 2021년부터 ‘여순사건 다크 투어리즘 및 남해안 명품 전망 공간 조성 등 관광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관광 상품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아픔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건이나 참사가 일어난 장소를 묻고 잊어버리려 애쓰기보다는 계속해서 애도하며 과거를 이해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선영 홍익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장소는 철거해버리고 없애버리는 것, 잊어버리는 것이 더 옳다는 관념이 지배했지만, 최근에는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고, 지속 가능한 관광 대상으로 만들어 관심 있는 여행자들이 끊이지 않도록 하는 순기능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크 투어리즘은 관광객에게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크 투어리즘 목적지의 보존과 발전에도 기여한다. 관광 수입이나 자원봉사를 통해 장소 복원과 유지 비용을 지원하거나, 사회적인 인식과 관심을 높여서 장소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전파하고,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제주4·3평화공원이다. 제주 4·3사건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진상조사가 이뤄졌음에도 최근까지 일부 정치세력을 통해 왜곡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4.3평화공원은 희생자 유족의 트라우마를 회복하고,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리는 중심지이자 관광지로 기능하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나타난 이러한 이념적 갈등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호기심을 더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베트남이다. 호찌민의 독립궁이나 메콩강의 구찌터널 등 그곳의 다크 투어리즘 관광지들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미국이나 우리나라 입장에선 패전의 기록인 셈이지만, 베트남인들에게는 승전의 기록이자 전리품으로 남아 있다. 승전국 입장에서 작성된 현장의 기록을 읽는 경험은 미국 관점의 역사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생경한 경험이 된다.
지나친 엄숙주의 경계해야
특별한 장소를 찾는 만큼,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도 특별한 태도가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단순한 여가활동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선영 교수는 “당초 목적이 비극의 역사를 느끼고 다시 생각하기 위해 찾는 여행이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진지하고 숙연해질 필요는 있지만, 말 그대로 관광의 한 과정이므로 지나친 엄숙주의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