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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택 시장, 거래 부진 지속될 것”... ‘금리’가 변수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24 KB 부동산 보고서: 2024년 주택시장 진단과 전망’을 통해 2024년 주택 시장의 3대 변수로 공급, 금리, 정책을 꼽고 향후 부동산 시장 방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세 변수 모두 시장에 영향을 줄 요소이지만, 그중에서도 금리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부동산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시장전문가의 74%, 공인중개사·PB의 각 79%가 ‘2024년 주택 매매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이유로는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꼽혔다.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이에 영향을 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도 ‘금리’가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2024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22~2023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설문을 바탕으로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4년에도 주택 거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매수 수요가 위축돼 거래량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전문가(50%), 공인중개사(59%) 모두 2024년이 주택 매매 시장 경기 최저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2024년이 경기 최저점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많았으나 2023년이 최저점이었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정책으로는 ‘금리 인하’가 꼽혔다. 다음으로 대출 지원 및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현재 주택시장 침체가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커 수요 회복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국내외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 부채 문제도 있기 때문에 금융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 공급은 주택 수요 회복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여부 및 시기와 정부 정책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뽑은 주택시장 7대 이슈를 통해 2024년 주택 시장 전망을 더 깊게 들여다보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뽑은 주택시장 7대 이슈 1. 역대 최저 주택 거래, 회복세 제한적일 것 주택 매매 거래는 2023년 소폭 회복되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거래 위축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심리 차이인데,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이후 거래 침체 현상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 급격한 주택공급 감소, 정책 효과는 미지수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기반이 되는 인허가 물량까지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광주를 제외한 전국 지역에서 분양 물량이 감소했고, 그중 대구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청약 수요도 줄어 비수도권 분양 위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9월 정부가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공급 정책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공급 대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3.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으로 속도 내는 재건축, 장기 효과 기대 재건축 시장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이 현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다. 해당 법안은 2024년 4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후 재정비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 됐지만, 단기간에 재건축 시장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 여건이 좋지 않고 공사비가 올라 사업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아파트로 몰린 전세 수요, 가격 상승할지도 전세 시장 전반적으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 빌라 시장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 등이 이어지면서 더욱 위축되고 있다. 다만 아파트의 전세 시장의 경우 수도권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가 최근 다시 주춤하고 있다. 전국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세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한 전세수요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 주택 시장서 영향력 큰 금리, 인하할까? 최근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매물은 증가하는 추세다. 금리는 수요 위축, 매물 증가 등의 최근 주택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므로, 전문가들은 2024년 시장 금리 하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현 수준의 금리가 유지된다면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리 하락 시기와 폭이 2024년 주택시장 매수 심리 회복의 중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대출 제한이 커질 수 있어 단기간에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 주택 경기 위축에도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2023년 2분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주택 매매 거래량의 향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계 부채 관리와 정책 금융 공급 방향이 주택담보대출 변동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계 부채 수준에 따라 정부 정책 추진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가계 부채 문제 역시 2024년 주택 시장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7.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 기조와 완화 폭이 핵심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주택 매매시장이 위축되자 정부는 주택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한 규제 완화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2024년 정부의 주택 정책 초점은 공급 시장에 집중될 것이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주택 인허가 감소, 분양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도 빠르게 상승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택 공급 시장은 위축되고 있으며, 부동산 PF 리스크 불안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건설사와 PF 관련 금융권 부실 문제, 물량 공급 감소 문제는 2024년에도 주택 시장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그 강도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2024-03-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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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 쓸모 있는 6가지 자산 관리 상식
- 사람마다 보유한 자산 유형이 다르고, 연 수입과 지출도 다르고, 선호하는 자산 유형이나 투자 방식도 다르다고 하지만, 보편적인 자산 관리 방법은 없는 걸까? 누구나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자산 관리 상식 6가지를 소개한다. 1. 부자지수로 자산 운용 현황 평가하기 40년 동안 미국의 부자들을 연구하고 ‘백만장자 불변의 법칙’을 펴낸, 부자학의 권위자로 불리는 토머스 J. 스탠리가 개발해 제안한 ‘부자지수’는 부자가 될 가능성을 진단하는 법칙이다. 현재 나의 자산이 나이와 연봉에 비례해 잘 운용되고 있는지를 간단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부자지수는 순자산(자산-부채)에 10을 곱한 것을 나이와 연간 총소득(연봉+이자수익)을 곱한 것으로 나눈 수치를 백분율로 환산하면 된다. A씨를 예로 들어보자. 자산이 2억 원, 부채가 1억 원 있어 그의 순자산은 1억 원이다. 나이는 40세이고 연봉은 4000만 원에 이자수익은 없다고 가정해보자. (1억 원×10)÷(40×4000만 원)=0.625이다. 백분율을 구하려면 여기에 100을 곱하면 된다. 따라서 A씨의 부자지수는 그의 백분율인 62.5%다. 부자지수는 50% 이하라면 ‘투자에 더욱 노력 필요’, 51~100%는 ‘평균수준이지만, 노력 필요’, 101~200% 미만은 ‘재테크를 잘하고 있음’, 200% 이상은 ‘재테크를 아주 잘하고 있음’으로 볼 수 있다. A씨의 부자지수는 62.5%이므로 평균 수준이지만,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신의 부자지수를 계산해보고 자산 운용이 잘 되고 있는지 꾸준히 진단해보자. 2. 부채 비율 조정하기 보통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채의 비중은 20% 이내일 때 건전하다고 본다. 20~40%라면 위험 수준이고, 40%를 넘는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내 집 마련을 하면서 부채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전세담보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을 할 때 혹은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 대출을 받을 때는 자산의 40%를 넘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어 5억 원의 집을 살 때,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3억 원의 대출을 받는다면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60%가 대출이 되는 셈이다. 이때 대출 금리가 오르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대출금액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므로, 자산을 늘릴 때는 부채도 함께 줄여나가야 한다는 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 3. 비상 예비자금 마련해두기 자산 관리에서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예비자금이다. 갑작스러운 질병, 사고, 실직 등이 발생했을 때 예비자금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 질병이나 사고는 보험으로 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보험은 나의 자산을 지키는 ‘위험 관리 자산’으로 보아야 하며, 투자가 아니라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중복되지 않게 보험에 가입하되, 내가 생각하는 위험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보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현금자산도 보유해두어야 한다. 외벌이라면 수입의 6개월 치, 맞벌이라면 3개월 치를 준비해두면 좋다. 적금 상품보다는 CMA, MMF, 파킹통장 등을 활용해 언제든 예금을 꺼낼 수 있는 상품을 활용하자. 다만 MMF처럼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품들도 있으므로, 장단점을 잘 살펴보고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4. ‘100-나이’ 자산배분 법칙 자산을 늘리려면 투자는 필수인 시대다. 투자에서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점은 투자 자산과 안전 자산의 비율이다. 이때 적용할 수 있는 게 ‘100-나이’ 자산배분 법칙이다. 보유한 자금이 100이라고 했을 때, 나이만큼의 비율은 안정성 자산에 두고, 나이를 뺀 만큼은 수익성 위주의 자산에 두라는 의미다. 물론 사람마다 투자 성향과 건강·재무 상태가 달라 언제나 이 법칙을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나이에 맞춰 생각해볼 수 있는 기본 원칙으로는 유용한 방법이다. 이 법칙을 적용한다면 젊을수록 투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나이가 들수록 안전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함을 알 수 있다. 5. 분산 투자는 불변의 법칙 투자를 할 때 하나의 투자 상품에 모든 자산을 다 넣어두면 안 된다. 여러 상품에 나누어 두어야만 한쪽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다른 쪽에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분산 투자는 투자에서 늘 고려해야 하는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따라서 투자를 ‘잘’ 한다는 건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 자산을 얼마나 잘 나누어 두었느냐다. 주식, 채권, 예금 등 다양한 상품을 고려해야 한다. 단기, 중기, 장기에 따라 상품을 나누어 담고 국내와 해외를 나눈다. 또 해외라면 선진국과 신흥국을 나누어 투자할 수 있다. 6. 수익률이 높으면, 손실 위험도 크다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졌지만,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법칙을 기억하자. 고위험, 고수익 법칙은 수익과 위험성이 정비례한다는 말이다. 즉, 수익률이 높다면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고 수익률이 낮다면 손실 위험도 낮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예금이나 적금은 원금을 보장하는 대신 연 이자율이 2% 이내다. 하지만 주식, 펀드, 채권 등은 원금을 잃을 수도 있지만, 수익률은 예금보다 높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는 고위험·고수익 상품과 중위험·중수익 혹은 저위험·저수익 상품 사이에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수익률’만 보고 섣부르게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잃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은퇴 후에 ‘퇴직금을 여기에 투자하면 무조건 3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는 투기꾼에게 속아 평생 일해 받은 퇴직금을 모두 잃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떤 투자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누군가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제시한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이 무엇인지도 반드시 확인하자. 참고: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초보 투자자를 위한 투자 10계명’
- 2023-08-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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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위한 금융 소외 방지 현주소는?
- 금융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과도한 대면 영업 창구의 감소로 인해 비대면 금융 업무에 취약한 고령층의 소외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고, 고령층의 욕구에 맞는 금융상품이 개발·제공되지 못하는 문제 등이 지적됐다. 게다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을 노린 금융착취와 각종 사기 피해도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은행 점포 수 감축과 빨라지는 고령화에 대비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 5가지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점포 폐쇄 시 사전절차 강화,고령층 차별 규제 강화, 금융회사의 고령층 맞춤형 상품 개발 유도, 금융회사의 고령층 착취 감시, 고령층의 금융역량 제고 등이었다. 금융당국 조치의 실효성 논란 은행들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을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큰 글씨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편한 사용자환경(UI)을 구축해 시니어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시니어 헬스 케어 플랫폼 ‘케어닥’과 손잡고 간병비 수납과 정산, 장기요양보험제도 같은 실버 케어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시니어 고객 전용 은퇴설계 서비스 ‘KB 골든라이프 X’를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안으로 내놓은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 구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령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고령층이 어려워하는 비대면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은행 영업점 폐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6405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영업점이 6709개였던 것과 비교해 304개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무인점포, 이동점포를 활용하기로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이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 업무 수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통상 이동점포로 트럭, 대형버스, 소형버스 등을 합해 2~8대 운영한다. 이는 고령층의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수치다. 게다가 이동점포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비상시나 행사에도 활용하고 있어 고령층 지원에 한계가 있다. 또 은행들은 이동점포를 언제, 어디서 운영하는지 별도로 공지하지 않고 있어 고령층이 이동점포를 찾아서 이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무인점포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키오스크 이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안내원이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하는 은행들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ATM 기기만 있었던 무인점포 두 곳을 올해 9월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된 신한은행 평촌 남지점과 대구 다사지점은 화상 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와 고객 스스로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구성됐다. 낯선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서는 ‘디지털 컨시어지’라는 안내 직원을 배치해 고령 고객의 이용을 돕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무인점포에서는 예적금을 비롯한 금융상품 가입, 신용·전세대출, 통장이월, 카드 발급 등 창구 업무의 약 80% 수준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인점포를 방문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라도 현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받고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소외뿐 아니라 신체적 어려움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동문 측면형 부스 설치를 추진하며 경사로와 자동문을 통해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 몸이 불편해 은행 이용이 어려운 이들도 이용하기 쉽도록 시설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자동화 기기 터치 화면보다 큰 화면을 고령자용 ATM으로 설치하고 고령층을 위한 음성인식 및 음성안내를 지원하는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동화 기기 신설을 검토할 때 연령대별 분석을 통해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1-11-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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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세 80% 20년 거주 서울 장기전세, 5년간 7만호 공급
-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서울 장기전세주택 사업이 재개한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주택 전세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주변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본격 확대한다. 장기 임대가 필요한 서울 거주 고령자, 노부모와 함께 사는 가족에게는 희소식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약한 장기전세주택을 2026년까지 5년간 총 7만 호를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장기전세주택은 오세훈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2007년 처음 도입된 공공임대주택 사업이다. 무주택자를 위해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는 대책이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공급 규모는 2007년~2020년까지 공급한 물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14년간 공급된 물량은 약 3만3000호였다.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신청받는 1900세대는 내년 3월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13단지, 동작 트인시아 등 137개 단지 583세대와 예비입주자 1317세대다. 서울시는 기존 입주자가 나간 후에야 새 입주자를 모집하던 관행을 깨고 예비입주자도 미리 신청받는다. 고덕강일, 마곡 등 29개 단지가 예비입주 대상이다. 입주자격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구성원으로, 신청면적별로 가구당 일정 소득, 부동산, 자동차 기준을 갖춰야 한다. 전용 85㎡ 이하 주택은 청약종합저축 납입 횟수, 소득조건, 거주지에 따라 청약 순위가 결정된다. 85㎡ 이하 주택은 청약종합저축 예치금액 및 가입 기간이 기준이다. 약 250세대는 노부모 부양, 장애인, 고령자, 신혼부부 등에 우선 공급된다. 서류심사 대상자는 오는 10월 14일, 당첨자는 내년 2월 15일에 발표된다. 입주는 내년 3월부터다. 공급가격 산정방식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최근 전세가가 급등해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내부 위원으로만 운영됐던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 결정기구은 ‘임대업무조정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위원을 대거 위촉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개별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을 2년마다 심사해 전세 보증금의 5% 이내에서 전세금 증감을 조정한다. 1900세대 입주자 청약 신청은 9월 15일부터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내년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고덕강일13단지, 동작트인시아 등 137개 단지의 입주자가 583세대이고 내년 말까지 고덕강일, 마곡 등 29개 단지에서 나올 예비입주자가 1317세대다. 자세한 신청일정, 청약자격 등은 SH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1-08-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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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이 잘 마르듯 할아버지도 그렇게 나이가 든다”
- 마당에 널어둔 육쪽마늘 씨알이 참 굵다. 주말 내내 마늘을 캤으니 온몸은 쑤시고, 흘린 땀으로 눈은 따가워도 수확의 기쁨이 모든 것을 이겨낸다. 이틀간 내 손같이 쓰던 ‘마늘 창’을 놓으니 가뿐하면서도 무언가 허전하다. ‘마늘 창’이란 모종삽보다 조금 큰 손잡이에 쇠스랑보다는 작은 창살이 두 개 혹은 세 개 달린 농기구다. 꼭 50년 전 이즈음, 마흔이 되기 전의 젊은 부모님과 마늘이며 감자를 캘 때에는 없던 녀석이다. 하얗고 통통한 마늘에 앳된 소년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시골 소년답지 않게 뽀얀 피부의 소년이 삽과 호미로 열심히 마늘을 캐고 있었다. 수업료와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서 조례시간에 담임에게 호명이 되었다. 급우들 형편이야 다들 비슷한 처지였건만, 이번 분기에는 어찌 다들 납부하고 몇 명만 미납이었다. 마늘을 캐서 팔아야 수업료를 낼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소년은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에도 마늘 캐기에 열심이었다. 상고에 진학해서 농협 직원이 되어 가계에 보탬이 되라는 것이 아버지의 뜻이었다. 맏이는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것은 어머니의 주장이었다. 평소 남편 의견에 무조건 순종하던 어머니는 맏이의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는 요지부동이었다. 어머니가 자기주장을 그토록 강하게 하신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마지막이자 두 번째는 여동생을 대학에 보낼 때였다. 인근 조선소에서 깡깡이(녹슨 배에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망치로 녹을 떼어내는 작업)를 하고, 쉬는 날에는 농사를 지으며 손톱이 빠지도록 일한 어머니의 교육열은 아버지도 말릴 수 없었다. 하루 종일 망치로 녹을 떼어내는 일을 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덜덜 떨리는 손을 보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한 뒤에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 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과외 교사와 학원 강사를 병행해야 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유학생의 처지는 다 비슷했으리라. 대학생활 내내 과외와 학원 강사를, 그리고 운 좋게도 졸업 전에 취업해서 월급을 받았지만 늘 지난한 삶이었다. 농사로는 가족 건사가 힘들어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사고로 몸져누웠고, 어머니는 아버지 병간호와 7남매를 혼자서 건사할 수 없었다. 첫 월급은 23만 원,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버지 병원비와 동생들 학비를 위해 집으로 송금했다. 36개월 군대를 마치고, 복학해서 재학 중 취업하고 1년간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한 뒤에 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 입학식에는 와보지 못했던 가족들이 졸업식에는 모두 상경해 함께했다. 거리 사진사에게 2000원인가 2500원인가를 주고 찍었던 가족사진은 아직도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사진 속에서 어머니는 참 환하게 웃으며 학사모를 쓰셨다. 어머니에겐 그게 고된 삶의 보상이었으리라.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게 삶의 우선순위였다. 사업에 실패하고 술독에 빠져 살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사고를 당했던 아버지처럼 되기는 싫었다. 손으로 밤낮없이 바닷물에 녹슨 페인트 덩어리들을 쳐대는 노동으로 남자보다 거친 손을 한 어머니. 어머니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막냇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1986년, 동생 등록금을 납부해주면서 항상 어깨를 짓누르던 장남의 책임에서 조금 가벼워졌다. 동생들도 졸업하고 취업해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아버지는 농사를 지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고 어머니도 드디어 깡깡이를 그만둘 수 있었다. 장남 대신, 이제는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이 더 깊어졌다. 부서 경리로 일하던 아내와 사내 커플로 만나서 결혼했다. 회사 비품 하나도 살뜰히 아끼고, 부서 살림을 맵짜게 운영하던 모습에 반했다. 연애는 짧았어도 이 여자가 내 일생의 반려자다 싶었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결혼 후에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억척스레 일했다. 아내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1986년부터 1988년은 내 인생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아시안게임부터 올림픽까지 내가 일하던 회사에서 참여했고, 참여 팀의 주요 팀원 중 하나였다. 건국 이래, 아니 단군 이래 가장 큰 행사가 내 손을 거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 밤낮없이 일했고, 주말도 잊은 채 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한 일이었다. 또한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다. 두 아이의 육아를 아내에게 맡긴 채 회사 일에만 몰두했으니, 그래서 지금은 항상 아내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회사 일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아내의 희생 덕분이긴 했지만, 두 아이가 잘 자라고 있었고, 생애 처음으로 ‘내 집’, 아니 ‘우리 집’이 생겼다. 서울 외곽의 작은 주택이었지만 사글세도 전세도 아닌 ‘우리 집’이었다. 아이들이 벽에 낙서를 해도, 대문을 꽝 닫아도, 마당에 오줌을 싸도 한소리 듣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라면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며 아내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침엔 영어학원, 저녁엔 중국어학원에 등록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수는 없었다. 특히 외국과 일하는 것이 많은 업무 특성상 영어는 기본이고, 점점 발전하고 있는 중국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직은 미수교국이지만 조만간 중국과 국교가 수립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1992년 중국과 국교가 수립되자마자 회사에서는 중국 지사 설립과 중국 공장 설립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던 팀을 중국에 파견했다. 팀장이 되어서 중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장기출장 가방을 싸주며 근심이 가득하던 아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공산국가, 적대국의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리라. 지사가 설립되고 3년 뒤에 중국에 온 아내는 생각과 달리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1997년까지 중국에서 발판을 다지고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성과에 맞는 승진 자리를 얻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모든 기대를 베어버리는 IMF 구제금융 시대가 닥쳤다. 자고 일어나면 부도 소식이 들렸다. 재무 쪽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달러라도 더 모으기 위해서 다들 혈안이었다. 달러 부족으로 흑자도산하는 기업들도 부지기수였다. 회사에서의 하루하루가 칼날 위를 걷는 듯했다. 가만히 있어도 불편하고, 무슨 일을 하려 해도 불편한 시기. 자칫 썰려나지 않기 위해 모두가 작두 위에서 위태롭던 시간이었다. 혹독한 시간, 책상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자리는 지키지 못했다. 핵심 인력이라 생각했던 내가 자르다 남은 인력이 되어버렸다. IMF의 파고는 조금 작아졌지만 개인들에게는 정말로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살얼음을 걷는 하루하루, 눈을 감으면 아내가, 눈을 뜨면 아이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톡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끊어질 것 같은 지푸라기를 잡고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어머니, 7남매의 무탈만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의 이마에 주름 하나를 더 늘릴 수는 없었다. 엄혹한 시절이 지나고 조금씩 훈풍이 불었다. 훈풍을 따라 IT벤처 열풍이 불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부터 인터넷 기업, 닷컴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이내 한국에도 수많은 IT 기업들이 강남 테헤란로를 점령했다. 회사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모아 새롭게 도전해볼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20~30대 젊은 직원들이, 그것도 IT 관련이나 기술 관련 전공자들이 젊은 혈기로 뛰어드는 사업이라는 이미지를 ‘벤처’ 기업은 갖고 있었다. 이미 십수 년간 조직에 몸담아 회사원으로 살아왔던 구태가 몸에 밴 사람들이 섣불리 도전하기 쉬운 게 아니었다. 회사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렵게 IMF를 넘기고 새롭게 투자하는 사업인데 아직 혈기왕성한 젊음만 믿고 도전하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었다. 회사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어차피 남는 인력이었고, 그대로 버티고 있는다고 다시 원하던 자리가 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꼰대’ 소리 듣는 나이가 되어가는데 더 늦기 전에 도전을 해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잘린다고 어디 가서 밥이야 굶겠는가. 아직 초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이 걸렸지만 마지막 도전이다 생각했다. 살아오면서 가장 큰 결심이었다. 사내 벤처팀의 사업계획서를 보았지만 처음엔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십수 년간 해온 일과는 전혀 접점이 없던 사업 계획이었고, IT 분야는 전혀 알지 못했다. 주판을 쓰고 수기로 장부와 기획안을 쓰던 시기에 입사해서 경리가 타자를 쳐주던 시기를 지나왔다. 독수리 타법은 벗어났고 워드프로세서 정도는 다룰 수 있었다.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듯이 이제는 젊은 직원들에게 단어 하나하나, IT 관련 사업 하나하나를 배워가야 할 때였다. 많게는 스무 살, 적게는 띠동갑 정도 되는 직원들은 세대 차이를 넘어서 나에겐 아득한 존재들이었다. 오렌지족, X세대 등으로 불리던 그들은 나와는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 같았다. 여동생이 대학에 갈 때,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는 여자도 배워야 한다며 눈물을 흘리던 우리 어머니가 느끼던 그 감정 같은 것이었을까? 어쩌면 그 감정보다 더 멀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꼰대짓’을 하는 것만큼이나 보기 흉하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20대 때, 30대 때 열심히 일했던 나처럼, 벤처팀들도 자기 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지켜봐주는 것이 중요했다. 대신 적절한 예산과 범위 내에서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되는 것이다. 닷컴 버블과 시작된 사내 벤처는 의외로 성공을 거두었고 젊은 청년들이 성공담에 한 줄을 보탤 수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지만 함께했던 청년들은 지금 여러 곳에서 맹활약 중이다. 가끔씩 들려오는 그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분당에서, 강남에서 밤을 새던 때가 떠올라 미소 짓게 된다. 사업 론칭이 성공하고 나서 다시 본사로 돌아왔고 중국 지사에 다시 갔다. 3년 후에 본사로 돌아오니 지천명을 넘긴 나이가 되어 있었다. 회사에서는 부속품처럼 25년 가까이 일하고 배터리처럼 방전되었다. 정년을 5년 남짓 남긴 그때, 회사 내 권력에서 밀려나 있어서 임원이나 사장단에 도전하기에는 힘들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도전할 여력이 내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바쁘게 살아온 시간에 어느새 훌쩍 커버린 두 아이는 스무 살을 넘어 성인이 되었으니 제 앞가림을 할 터였다. 늦은 나이에 방통대에 입학한 아내는 그동안 하고 싶어 했던 상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이제는 진짜로 잉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출근길도 퇴근길도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건강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술과 폭식으로 인한 고혈압에 고지혈증, 당뇨까지. 쉰을 넘긴 몸은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IMF 시절 이후 다시 백척간두에 선 느낌이었다. 시간은 갈수록 빠르게 지나가고 머지않아 환갑을 넘길 텐데 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부모님 세대의 쉰과 우리 세대의 쉰은 다르다. 또 우리 뒷세대, 그리고 지금 20대가 쉰이 되었을 때의 그 ‘쉰’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다를 것이다. 나이와 직급에 얽매여 권위를 찾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벤처 일을 할 때 깨달았다. 이 나이쯤엔 이 정도 재산이나 이 정도 사회적 직위를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도 사회적 관습에 의한 고정관념이었다. 20대에 대학을 가고, 30대에 결혼을 하고, 40대에 내 집을 갖고… 이렇게 컨베이어벨트처럼 이루어진 한국인들의 삶을 한 장면으로 나타내며 비판하는 카툰을 본 적이 있다. 그렇게 정해진 대로만 산다면 60대에는 손주들을 돌보는 삶을 살아야 하리라. 참으로 평범하게 모나지 않게 살아온 50년이었다면 이제 남은 생은 그 컨베이어벨트에서 이탈해서 다른 곳에는 뭐가 있는지 살펴보며 살아도 좋지 않을까? 은퇴에 대해 처음으로 아내와 이야기했을 때 아내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당신처럼 꽉 막힌 일벌레가 이런 생각도 하다니 대견하다면서. 정년은 금방이었다. 30년 넘게 일했으니 미련이 없을 만도 한데 사원증을 반납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과 술을 마시면서 처음으로 취한 날이기도 했다. 시원함 반, 아쉬움 반, 거기에 임원에 대한 미련 한 꼬집. 눈물이 핑 돌던 밤이었다. 퇴직 후에 딱 1년만 쉬자고 했지만 달리던 자전거는 그리 오래 멈춰서 쉴 수 없었다. 딱 가족이 먹을 것만 소일거리로 농사지으며 1년을 보내던 중 답답해 견딜 수가 없었다.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생활은 거리가 멀었다. 몸을 쓰고 현장에서 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맥도날드 시니어 알바도 해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봤다. POS를 익히는 것이 제일 어려웠지만 그래도 한때 IT 벤처에서 일했던 가닥에 그 뒤로도 꾸준히 컴퓨터를 다루다 보니 온갖 할인이나 쿠폰을 다루는 데도 익숙했다. ‘아직은 청춘!’ 이런 마인드가 아니었다. 40년 전, 내가 스무 살 때는 없었던 일들을 해보며 우리 아이들과 주변의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패스트푸드점 복장과 편의점 조끼를 입은 나를 보며 아내와 아들들은 누구보다 좋아했다. 가족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가족과 다시 하나가 되는 느낌, 참 오랜만에 받는 느낌이었고 이때부터 다시 나의 제2의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같은 시기에 퇴사한 동기와 무역업을 시작한 것은 한참 뒤였다. 다 잊어버린 중국어를 떠듬거리며 중국전자제품을 수입했다. 거창한 사업도 아니고 동기와 나 두 사람 소소한 용돈벌이로 시작했다. 그래도 저가 저품질 제품을 다량으로 떼다가 파는 일은 하지 않는다. 적정 가격의 적정한 품질의 제품을 파는 게 목적이었다. 사업을 키울 생각은 없었지만 몇 년 새 규모가 커져갔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자. 시작할 때의 다짐은 잊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 주말 농장과 아내, 손주들과 함께할 시간은 빼두고 일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기도 하다. 할아버지다운 할아버지가 지금 내 삶의 목표 중 하나다. 할아버지가 아닌 ‘노땅’이나 ‘꼰대’가 되는 것이 문제 아닐까? 푸근하게 가족과 이웃을 품어줄 수 있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다운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웃으며 시작한다. 이제 마늘을 엮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둘 때가 되었다. 장마철을 무사히 보낸 마늘은 농막 처마 밑에서 더욱 단단하게 맵고 달달하고 향긋한 마늘로 익어갈 것이다. 그처럼 내 안의 할아버지가 더 할아버지다워졌으면 좋겠다.
- 2021-01-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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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의 미래, 프롭테크
- 4화 부동산 시장의 미래, 프롭테크 코로나19가 촉발한 기술의 진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보완재로 프롭테크가 부상 중이다. 2020년 부동산 시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최근 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패닝바잉’과 ‘영끌’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커졌고,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서울의 전세와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인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11월 전셋값은 전월 대비 2.39% 상승했고, 매매가격은 1.66% 올랐다. 특히 전셋값은 8월(1.07%) 이후 계속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저금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2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3월에는 0.75%까지 내려갔다. 처음으로 0%대 금리에 진입했다. 5월에는 0.5%까지 하락했으며,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국내 기준금리 역사상 최저치로 여신과 관련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월 2.51%에서 9월 2.44%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의 방식이 달라졌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정기예금의 수요가 줄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 정기예금(55.2%)의 선호도가 작년과 비교해서 6.6% 낮아졌고, 주식(34.6%)은 7.3%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예금보다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수익이 높은 주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편 소액 부동산 투자(7.9%)도 작년과 비교해서 2%가량 늘었다.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13조2000억 원 올랐다. 전월보다는 2조 2000억원 오른 수치이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4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조2000억 원 올랐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전세가격 상승과 6~8월 중 주택매매거래 잔금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 담보대출(31.3%)과 전세자금 대출(14.2%)은 지난해에 비해 모두 1.1%P 늘었다. 연령별로 대출의 방식이 조금 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40대(48.8%)와 50대(44.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세자금 대출은 30대가 20%로 가장 많았다. 다만 목적은 비슷했다. 대출 목적으로 내 집 마련을 꼽은 사람은 43.9%였으며, 지난해와 비교해서 11.5%P 오른 수치다. 결국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전세 가격이 연일 상승하자 모두 내 집 마련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롭테크 이런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뜨고 있는 기술이 있는데, 바로 ‘프롭테크’다. 이 용어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새로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상과 가까운 기술이다.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이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 플랫폼만이 이 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에 따르면 크게 △ 중개‧임대 △ 부동산 관리 △ 프로젝트 개발 △ 투자 및 자금 조달로 나뉜다. 중개와 임대 영역은 앞서 말한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플랫폼을 생각하면 된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보 및 분석, 중개 그리고 마케팅과 같이 매매 및 임대의 전반적인 과정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부동산 관리는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스마트 부동산 기술을 토대로 한 임차인 및 건물 관리 서비스다. 임대료 연체 관리나 소득신고와 같은 행정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홈버튼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프로젝트 개발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영역으로서 건설 및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AI를 통해서 소규모 토지의 개발규모나 사업성을 분석하는 랜드북이 있다. 투자와 자금 조달은 핀테크와 결합한 영역으로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금융 분야로 나뉜다. 대표적인 예로서 테라펀딩은 중소 규모 개발사업 자금이 필요한 회사와 다수의 투자자를 연결해준다. 프롭테크의 시장성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프롭테크 관련 투자 규모는 2013년 4억5000만 달러에서 2018년 78억 달러로 5년 만에 17배 늘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 시장에 관심이 많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프롭테크 57개 사 기준 매출액은 총 7025억 원으로 나타났고, 이 중 임대 및 중개 서비스 회사의 매출은 3689억 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기준 86개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 3997억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프롭테크 산업은 비대면의 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분야가 뜨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경우, 어플로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어플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집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실제와 유사하게 꾸밀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기준 해당 서비스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고, 사용자는 64.5% 증가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조인혜 사무처장은“코로나19가 초반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비대면 기술이 떠오르면서 프롭테크 산업에서 VR을 활용한 분야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활성화되지 못했고, 기술에 대한 반감이나 정부의 규제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라고 밝히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 관계자는 “직방이나 더존비즈온 사례처럼 기술과 시장이 만났을 때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프롭테크 유관기관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 2020-12-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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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 후 노후 대비 '절세'가 답이다
- 주 소득처가 사라진 퇴직자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세금과 준조세 부담에서 벗어나는 길. 돈 들어올 데는 없는데 나갈 곳은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걱정이다. 그래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고정수입도 챙기고 세금도 줄일 수 있는 자산관리 방안을 소개한다. “은퇴한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사라지거나 줄어든 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절세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박신욱 신한은행 WM추진부 세무팀장은 ‘절세’에서 노후 대비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세법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노후 대비를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이 보인다는 것. 그는 먼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절세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절세를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먼저 자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들어가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현재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4000만 원을 넘지 않고 연소득이 3400만 원 이하이면 피부양자 자격이 됩니다. 또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4000만 원 초과~9억 원 이하이고 연소득 1000만 원을 넘지 않아도 자격이 부여됩니다. 이 조건을 맞추려면 비과세와 분리과세를 활용해 소득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퇴직금을 예·적금에 넣으려는데 “퇴직금을 은행의 정기예금에 넣으면 금융소득으로 잡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조건에서 멀어집니다. 따라서 개인형퇴직연금(IRP) 상품에 넣어서 연금으로 수령하는 게 좋습니다. 세전 수령금액이 연간 12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분리과세로 처리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1년 동안 퇴직연금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800만 원입니다.” ◇연금 전환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퇴직금의 15~20%가 소득세로 확정되는데,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설정한 기간 동안 세금을 나눠서 납부하게 됩니다. 이때 10년 동안은 퇴직소득세의 30%가 할인됩니다. 또 11년 차부터는 퇴직소득세 할인율이 40%로 확대됩니다. 금융소득이 많다고 생각되면 연금으로 전환해 소득을 줄이고 절세 혜택도 받는 게 좋습니다.” ◇IRP 활용이 아닌 다른 방법도 있는지 “중요한 건 소득 발생을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비과세를 갖고 가면 됩니다. 비과세는 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퇴직금을 비과세 상품으로 인정하는 월납 거치식 보험상품에 넣는 방법도 바람직합니다. 이때 월납 10년 이상 장기로 가입하면 됩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활용하면 노후에 도움도 됩니다. 이외에 월납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와 같은 상품도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또 다른 금융소득 세금 줄이려면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가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20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은행에서 분리과세로 원천징수한 뒤 마무리합니다. 이 데이터는 국세청이 건강보험공단에 보내는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융소득을 2000만 원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을 활용한 고정수입 얻는다면 “퇴직 후 살던 주택을 월세로 내놓고 본인은 새로운 곳에 전세를 얻는 방법으로 고정수입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합산 1주택이고, 기준시가 9억 원 이하이어야 연간 월세 2000만 원까지 분리과세가 됩니다. 매달 166만 원의 월세를 받아도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2주택 이상이거나 9억 원이 넘는 주택을 보유한 경우 월세를 받으면 연간 총액과 상관없이 소득으로 잡혀 세금을 내야 합니다.” ◇2주택 보유자 어떻게 해야 하나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줘야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조건이 됩니다.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종합부동산세가 만만찮게 나옵니다. 퇴직 후 주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물론 종부세를 피하려는 목적보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됩니다.” ◇증여와 양도 뭐가 나을까 “일단 2주택 중과기간이 7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게 됩니다. 그리고 집을 매도한 후 자녀에게 현금으로 줄 경우에는 증여세까지 또 내야 합니다. 그러나 부담부증여 없이 주택을 증여하면 증여자의 양도소득세는 사라집니다. 이왕 줄 거면 증여로 물려주는 게 낫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1주택자가 되면 다시 건강보험 피보험자 자격 조건을 맞추기가 수월해집니다.” ☞박신욱 신한은행 WM추진부 세무팀장 세무전문가, 재무설계사, 신용분석사, 미래설계센터 및 WM컨설팅센터 근무, 현재 WM추진부 근무 및 신한은행 고객 세무 세미나 강사 활동.
- 2020-07-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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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노인 현황 조사
- 송파 노인복지관에서 독거노인 현황을 조사한다며 문자가 왔다. 문자 메시지를 보면 바로 전화해 달라고 했다. 3년 전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왔다. 65세부터는 노인복지관에서 주기적으로 현황을 조사 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죽거나 중증으로 거동을 못할 경우 남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내가 벌써 요주의 대상이 되었나 하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지만, 내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그때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서울시 장애인댄스스포츠 대표 선수라고 하자 더 이상 걱정할 것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번에는 담당자가 바뀐 모양이다.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고 안부전화도 하겠다 한다. 그럴 필요 없다고 했더니 질병 유무,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 등을 물었다. 얼마 전에 히말라야에 갔다 왔다고 하니까 건강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주소지 확인과 거주하는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이사 갈 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여차하면 달려가야 해서 거주지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거 가족이 있는지, 독거노인이 맞는지도 확인했다. 동거가족이 있으면 관리 대상에서 빼도 되지만, 독거일 경우에는 노인복지관에서 반드시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자녀들과의 연락주기도 물었다. 독거노인은 누군가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로 바쁘고 무소식이 희소식인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하면서 생일, 어버이날, 설, 추석 명절 등 1년에 네 번 만난다고 했다. 그 사이에 같은 동네에 사는 동생, 형수님과도 연락을 한다고 했다. 사회관계에 대해서도 물었다. 문화센터나 친목 모임 등에 자주 나가느냐는 질문이었다. 동호회와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하면서 함께 식사하고, 당구 치고, 영화 보고, 걷기 운동도 한다고 했다. 동문회, 동창회, 협동조합 일에도 관여해서 일상이 꽤 바쁘다고 했다. 그렇다면 관리 대상이나 요주의 인물에서 빼도 되겠다면서 나에 대한 현황 조사는 1년에 한 번만 하기로 했다. 평상시에는 상황 체크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장기 여행을 떠날 경우에는 휴대폰을 꺼두기 때문에 걱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럴 때는 가족 밴드에 여행 일정을 미리 올리면 된다. 일간 신문도 휴독 신청을 해서 문 앞에 쌓이는 일이 없도록 한다. 만약 변고가 생겨서 거동을 못하게 되면 신문이 쌓이므로 누군가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동호회 인터넷 카페 출석표에 매일 체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앞날에 대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그때 가서 고민할 일이다.
- 2019-02-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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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임대주택 등록, 문턱 높아진다
- 문재인 정부 들어 8번째 부동산대책이 나왔다. 9월 13일 정부가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했다. 유주택자의 세금 강화, 대출 규제 및 청약 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1주택을 포함한 유주택자들을 정면 겨냥했다. “실수요자(무주택자)가 아닌 투기 세력은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골자는 종합부동산세 강화다.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는 2주택자 이상은 물론 고가주택 1주택자에 대한 세율도 인상된다. 1주택 이상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새로 구입한 주택은 임대등록 시 종부세에 합산 과세되고,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세금 조정지역 2주택 이상자, 종부세 최고 3.2% 중과 정부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고강도 세금 카드’를 들고 나왔다. 주택이 3채 이상이거나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참여정부 수준 이상인 최고 3.2%로 중과한다. 세 부담 상한도 150%에서 300%로 올린다. 세율 강화뿐 아니라, 2주택자도 다주택자로 간주한 점이 달라졌다. 조정대상지역은 현재 서울 전 지역, 세종, 경기(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 등), 부산(해운대·연제·동래 등), 대구 수성 등 43곳이다. 9·13 대책에 따르면 종부세 과표 3억~6억 원 구간이 신설되고, 세율은 구간별로 0.2~0.7%포인트 올라간다. 0.1∼0.5% 인상을 제시했던 정부안보다 강화했다. 과표 3억 원 초과구간에 대한 세율을 지금보다 0.2∼0.7%포인트씩 추가로 올려 최고세율을 2.7%까지 인상한다. 구간별로 과표 6억 원 초과구간에 대한 세율은 현행보다 0.1∼0.5% 인상하기로 했던 정부안보다 강화했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는 2주택 이상도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중과된다. 구간별 세율을 살펴보면, 신설된 과표 3억∼6억 원 주택에 부과되는 세율은 0.5%, 6억∼12억 원은 현행 0.75%에서 1.0%로, 12억∼50억 원은 현행 1.0%에서 1.4%로 상향 조정됐다. 과표 50억∼94억 원은 현행 1.5%에서 2.0%로 인상되고 과표 94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2.7%로 상향조정된다. 3주택 이상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는 동일하게 추가 과세하되 현행 대비 0.1~1.2%포인트 세율이 인상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으로 과표 94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경우 세율은 최고 3.2%로 중과된다. 그렇다면 실제 종부세는 얼마나 오를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18억 원 1주택 보유자(과표 3억 원)는 종부세가 94만 원에서 104만 원으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1년에 10만 원가량 더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자이거나 3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훨씬 높아진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과표 3억 원(시가 합계 14억 원) 기준 현재 94만 원에서 144만 원으로 연간 50만 원이 늘어나고, 과표 12억 원(시가 합계 30억 원) 기준일 경우 현재 554만 원에서 1271만 원으로 연간 717만 원의 부담이 추가된다. 실거주 주택 외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지 말라는 시그널인 셈이다. 정부는 이번 종부세 강화로 4200억 원의 추가 증세를 예측했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사람은 총 21만 8000명 수준으로, 부동산 부자의 3% 규모로 집계됐다. 임대사업자 신규 임대등록 시 종부세 합산, 양도세 중과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축소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감면 등을 확대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가 면제·감면되고, 양도소득세도 줄일 수 있다면서, 다주택자들에게 임대시장의 안정적인 공급자 역할을 주문했다. 그런데 돌연 입장을 바꿨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투기지역 내에서도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절세 효과가 있어 갭 투자에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된다. 1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 취득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 종부세에 합산 과세한다. 양도세 감면은 까다로워진다. 등록 임대주택 양도세 감면 요건으로 주택가액 기준을 신설했다. 임대 개시 시 수도권 6억 원, 비수도권 3억 원 이하 주택에 한해 양도세 감면을 적용한다. 이전까지는 가격과 상관없이 주거 전용면적 85㎡ 이하, 수도권 밖 읍·면 지역은 100㎡ 이하 주택이면 양도세 감면 혜택을 적용받았다.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한다. 그간 갭 투기로 악용된 주택 임대사업자 대출규제의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새롭게 적용한다. 청약·대출 서울에서 ‘한 채 더’ 막혀, 무주택자 ‘최대 수혜’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집값 급등 지역에서 집을 ‘한 채’ 더 살 수 있는 길은 거의 봉쇄됐다. 1주택 세대라도 규제지역 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 주택을 추가 구입하는 것은 투기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단 추가 주택 구입이 자녀의 분가이거나, 타 지역에서 거주 중인 60세 이상 부모의 봉양 등인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일시적 2주택으로 인정받으려면 현재는 3년 내 기존 주택을 팔면 됐지만 앞으로는 2년 내 처분해야 한다. 이 경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이 40%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 세대일 경우 예외 없이 주택담보대출은 금지된다. 무주택자라 해도 고가주택 구입 시에는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규제지역 내 공시가격이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구입할 경우 무주택자라도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유주택자는 청약시장 진입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전용면적 85㎡ 이하는 100% 가점제가 적용된다. 유주택자의 경우 1순위 기회가 없다. 하지만 85㎡ 초과 주택의 50%,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제외)에서는 85㎡ 이하 25%, 85㎡ 초과는 70% 물량이 추첨제다. 1주택자도 가점을 따지지 않는 물량에서는 당첨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추첨제일 경우에는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간다. ‘로또분양’이라고 불릴 만큼 청약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인기 지역에서 남는 물량은 기대하기 어렵다. 무주택자의 요건도 강화됐다.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도 주택 소유로 간주한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경우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공적보증도 막힌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를 차단하는 셈이다. 다만 1주택자는 부부합산 소득 1억 원 이하라면 전세 대출을 위한 보증이 가능하고, 무주택자는 소득과 상관없이 공적보증을 제공한다. 이번 조치로 무주택자들은 웃게 됐지만, 다주택자도 아닌 어정쩡한 1주택자들이 유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사실상 집을 옮겨가는 ‘갈아타기’도 막혔다. 주부 김모(48) 씨는 “거주 중인 주택이 오래된 주택이어서 청약을 기다렸는데, 이제 그나마 적었던 청약 당첨의 기회도 사라졌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박모(61) 씨는 “자식들과 사는 집 한 채 가진 게 전부인데 집값 올랐다고 세금 부담만 커졌다”고 말하며 “실거주자까지 투기 세력으로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허탈해했다. 9·13 대책에 서울 주민, 60대 이상 고령층 속앓이 국민 10명 중 6명은 이번 9·13 대책의 핵심인 종부세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 비율이 높았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부세 강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6.4%로 전체의 과반수를 넘었다. 반대 의견은 30.7%에 그쳤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찬성 48.6% vs 반대 41.9%)과 60대 이상(46.0% vs 39.0%)에서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구병)은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해야 하는데, 현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은 투기 목적이 없는 대다수의 실거주 주택 보유자가 지게 될 부담을 간과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집 한 채를 보유한 어르신들의 세 부담마저 높인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은재 의원은 이에 9·13 대책 당일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만 60세 이상인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공제율을 현행 대비 20~40%포인트 상향하고 5년 이상 장기보유에 대해서도 10%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 2018-09-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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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 양도세 폭탄 피하는 절세전략
- 다(多)주택자들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사실 한발 늦었다. 3월 31일까지 주택을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들에게는 양도소득세 감면을 위한 출구가 매우 좁아졌다. 그렇다고 무작정 집을 팔 수 없어 ‘보유’로 가닥을 잡았다면, 지금이라도 증여나 임대주택 등록을 통해 양도세를 줄이는 대안 마련이 필수다. 다주택자 ‘최고 68.2%’ 양도세 중과 수도권 소재 주택 세 채에서 나오는 월세 수입으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 김모(62) 씨는 당초 아들이 결혼하게 되면 집 한 채를 물려줄 작정이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세금 압박이 커지면서 증여 시점을 앞당기게 됐다. 부동산 세금에 대한 김 씨의 우려는 괜한 걱정이 아니다. 다주택자를 정조준한 정부의 규제에 무작정 ‘버티기’로 대응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만일 김 씨의 주택이 조정대상 지역에 있고, 집값이 구입 당시보다 5억 원이 넘게 올랐다면 양도차익의 7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4월 1일부터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대폭 늘어난다. 조정대상 지역에서 주택을 매각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가 추가된다. 여기에 올해 세법 개정으로 양도세 최고세율이 기존 40%에서 42%로 2%포인트 높아졌다. 양도차익이 1억5000만 원을 초과하면 38%, 3억 원을 넘으면 40%, 5억 원 초과인 경우 42%의 세율을 각각 적용받는다. 3주택자인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추가되고, 양도세의 10%가 다시 주민세로 붙기 때문에 최고 68.2%의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집값 상승분의 70%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단 양도세 중과세는 조정대상에 있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다주택자라도 조정대상 지역의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과세는 물지 않는다. 현재 조정대상 지역은 서울 전역(25개구), 경기 7개시(과천, 성남, 하남, 고양, 광명, 남양주, 동탄2신도시), 부산 7개구(남구, 해운대구, 수영구, 연제구, 동래구, 부산진구, 기장군)와 세종시다. ‘부담부 증여’ 양도세 따져라 주택 수는 개인별이 아닌 세대별로 계산된다. 본인 및 배우자 소유의 주택은 물론이고 세법상 동일 세대원의 소유 주택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별도 세대로 분리할 수 있는 세대원 소유의 주택은 떼어내는 것이 절세 포인트다. 대표적인 것이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이다. 자녀가 세법상 별도 세대를 구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면 세대를 분리해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세법에서는 결혼했거나 연령이 30세 이상,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으로 독립생계가 가능한 경우에 한해 독립세대로 인정한다. 앞서 김 씨의 자녀가 결혼했거나 연령이 30세 이상이고, 소득이 있다면 자녀에게 증여해 주택 수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자녀가 미혼이고 독립생계가 어려운 경우라면 증여해도 주택 수가 별도로 계산되지 않는다. 증여 방법은 크게 단순 증여나 부채를 승계하는 부담부 증여 중 선택할 수 있다. 대개 세금을 줄이기 위해 부담부 증여를 선호한다. 부담부 증여는 대출이나 전세보증금 등 증여자(부모)의 채무를 수증자(자녀)가 인수하는 조건의 증여 방식이다. 전체 평가액 중 부채 승계금액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고, 부채 승계금액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붙는다. 김종필 세무사는 “4월 이후 부담부 증여의 경우 양도세 중과가 적용될 수 있어, 단순 증여와 부담부 증여 시 세금을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경우라면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있다. 배우자에게 증여할 때 주택 수는 달라지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부부간 증여는 6억 원까지 배우자 공제가 적용된다. 가령 3년 전 4억 원에 구입해 6억 원으로 오른 아파트를 아내에게 증여하면, 배우자 공제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 배우자가 아파트를 증여받은 후 제3자에게 6억 원에 매도하면 양도차액이 발생하지 않아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단 증여 후 단시일 내 양도는 주의해야 한다. 증여 후 5년 이내에 매매할 경우 조세 회피를 위한 것으로 간주해, 애초 취득금액인 4억 원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이 계산된다. 증여 후 5년이 지나면 증여 당시 평가금액이 취득금액이 되므로, 5년 이상 보유 의사가 있다면 가족 간 증여 후 양도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절세 방안이 될 수 있다. 임대사업 등록 … 8년 이상 장기전략 서울 마포구에서 다가구주택을 세놓은 임모(68) 씨는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놓고 고심 중이다. 임 씨는 다가구주택 외에도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비롯해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하고 있다. 임 씨는 “다가구주택에서 나오는 임대소득은 노후 생활비여서 당장의 매각은 고려하지 않지만, 자칫 임대사업 등록으로 소득만 드러나고 실익은 크지 않을 수도 있어 망설인다”고 말했다. 최근 임대사업자 등록을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 한 달간 신규 등록한 개인 임대주택사업자는 9199명으로 지난해 2월(3861명)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지난 1월(9313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월은 설 연휴로 등록 가능한 근무일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평균 등록자는 1월 423명에서 2월 511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는 굳이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세청은 신고하지 않더라도 임대차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직장인의 월세소득공제는 물론, 주민센터를 통해 확정일자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임대 목적으로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각종 세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조정대상 지역에서 (임대)수익률이 높고 집값 상승 여력이 있는 주택을 가진 경우라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장기적으로 세금을 줄여나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건강보험료 등이 줄거나 면제된다. 장기특별보유공제 혜택도 있다. 다만 4월 1일 이후 사업자 등록을 고려한다면 선택지는 8년 이상 ‘장기임대’로 좁혀진다. 3월까지 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 의무기간 4년의 단기임대주택을 운영할 수 있고, 5년 이상 임대하면 양도세와 종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4월 이후에 양도세 중과 배제와 종부세 혜택을 받으려면 8년 이상 임대주택 등록을 해야 한다. 8년 임대 시 건보료의 80%가 감면되고, 매각 시에는 매매 차익의 7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장기 임대주택 혜택은 시·군·구청과 세무서에 모두 등록해야 하며, 임대료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연 5% 범위로 인상폭이 제한된다. 의무임대기간에 주택을 매매할 경우 주택당 최대 1000만 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되고 감면된 세금도 추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2018-03-29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