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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60대 여성 주목” 농촌진흥청, ‘농촌체험 여행지 8선’ 선정
- 코로나19 유행이 주춤해지면서 소비자 맞춤 여행 상품이 곳곳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국내 여행 활성화와 농촌체험 여행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농촌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상품인 ‘농촌체험 여행지 8선’을 지난 6월 소개했다. 이번 여행상품은 소모임 단위 여행객이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에서 1박 2일 동안 체험·관광·식사·숙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정으로 설계됐다. 각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은 지난 4월에 실시한 ‘농촌체험·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곳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촌문화, 자연경관, 지역 먹거리 등을 소재로 한 농촌체험 여행에 관심이 높은 40~60대 여성 취향에 맞춰진 점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여행지 8곳은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이다.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은 4만 여권의 책으로 꾸며진 실내장식과 야외 조형물이 인상적인 곳이다. 2~4인이 머물 수 있는 쾌적한 숙소와 대형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색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맷돌로 직접 커피콩을 갈아 마시는 체험과 뗏목 타기, 농장 산책 등을 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잔디밭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둘째 날 조식으로 초당순두부가 제공된다. 또한 오죽헌, 주문진 수산시장 등 지역 명소와 가까워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은 해발 30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예절교육 지도사이자 차(茶) 연구가인 농장주에게 다도(茶道)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찻잎을 덖어 차를 만드는 제다(製茶)체험, 계절별 전통음식 만들기, 둘레길 걷기 등 체험 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찜질방 이용, 별 보기 등 심신 힐링을 할 수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횡성호수가 있어 산책하기 좋다.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북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고창 ‘책마을 해리’는 폐교된 초등학교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된 곳이다. 이색적인 도서관들이 많고, ‘읽고 쓰고 펴내는 인생 책 농사’를 주제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명소인 선운사, 고창읍성, 상하농원 등과 연계하면 1박 2일 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농장은 약 4000평에 달하는 정원에 꽃과 허브가 가득한 곳으로 안온한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둘레길 걷기나 허브 오일·허브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편백나무방, 황토방으로 나뉘어 있다.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농장은 500미터 고지의 호젓한 산골에 있다. 산세가 수려해 야영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천연염색 스카프 만들기, 숲속 걷기 후 새송이버섯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천을 대표하는 수도산 자작나무숲, 사찰 청암사, 용추폭포 같은 지역 명소와 연계하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농장은 ‘카페형 치유농장’을 지향하는 곳으로 도자기 공예를 체험하며 나만의 접시를 만들 수 있다. 농장주가 요리한 ‘안동한우불고기’에 텃밭에서 딴 쌈 채소를 곁들이는 저녁 식사가 별미다. 밤에는 사과나무 장작으로 만든 모닥불 주위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도보로 낙동강 산책길, 마애솔숲공원을 갈 수 있고, 차로 15분만 이동하면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지역명소에 갈 수 있다.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경남 고성 ‘콩이랑농원’은 1000개가 넘는 항아리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 진풍경인 곳이다. 콩으로 만든 다양한 전통 장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농장 인근에는 영부저수지 산책길, 민간정원인 그레이스 정원 수목원, 상족암 군립공원 등 다양한 걷기 여행길이 있다.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 제주 서귀포 ‘폴개(뻘이 있는 갯벌이라는 제주 방언) 협동조합’은 제주 귀농인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들의 제주살이 이야기를 도움말 삼아 농장에서 머무는 동안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유기농 블루베리 수확, 생화로 꽃다발 또는 꽃모자 만들기, 농장 주변 산책길 걷기, 잔디밭에서 밤하늘 보기 등을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농장에서 준비한 소풍 도시락을 가지고 정원에 나가 먹을 수 있다. 각 여행상품 예약은 여행플랫폼 ‘노는법(nonunbub.com)’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할 수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상품가격의 약 50퍼센트를 할인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박정화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삼삼오오 모여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유를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농촌여행 상품을 공모하게 됐다”라며 “상품개발은 지방자치단체, 예약은 새싹기업 여행플랫폼에서 맡아 진행하는 이번 여행상품이 정부-지자체-민간이 협력해 만든 농촌여행 우수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2022-07-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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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쌉싸래했던 주문진 여행
-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산들산들 부는 자연의 바람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사람들 북적이는 서울을 벗어나 쪽빛 하늘, 쪽빛 바다가 있는 청정지역에서 말이다. 간절히 원하면 길이 보인다 했던가? 지인에게서 지난 수요일 전화가 왔다. “이번 주 주문진 아파트 비었는데 놀러가실래요?” 어이쿠 이게 웬 떡? 예정에 없던 주문진행 주말 나들이가 이뤄졌다. 주문진에 위치한 아파트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직원 복지를 위해 구입해 펜션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몇 번 주말에 가겠다고 요청했는데 늘 대여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나보다. 6월 초 주말 스케줄이 빈 것을 확인하고는 얼른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놀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런 찬스가 아주 쏠쏠하다. 이렇게 해서 2박 3일 주문진 여행이 시작됐다. 사실 동해를 안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50대 중반을 넘겼으니 가 봐도 수십 번은 가봤을 곳이지만 그래도 일상을 떠나 바다를 보러 간다는 것 자체는 늘 설렘과 기대를 주는 아주 작은 행복 중 하나다. 특히 요즘과 같은 코로나 정국에서는 말이다. 나이 들면서 여행을 떠나니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이 예전과 좀 달라진다. 광폭 행보로 이곳저곳 사진 찍기 바쁘게 움직이는 것보다 묵을 곳 정해놓고 동네 마실 다니듯 기웃거리며 보고 먹고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이 더 새롭다. 금요일 오후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탔다. 주문진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장치찜을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주문진수산시장 쪽으로 재빠르게 걸어갔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장치찜을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점심부터 굻고 왔다는 후배와 나는 부지런히 걸어 마지막 손님을 받고 한숨 돌리고 있던 월성식당에 무사히 터치다운했다. 닫으려는 문을, 서울에서 지금 막 내려왔다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며 읍소! 결국 주방일하는 남자 사장님에게 다시 앞치마를 두르게 하고 마침내 한 접시 수북한 장치찜을 맛봤다. 어라? 근데 이 장치라는 놈, 아구도 아닌 것이 장어도 아닌 것이 요상한 형태의 생선이었다. 살은 말랑말랑하고 적당한 기름기에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아구찜보다 기름지고 장어와는 달리 매콤해서 밥도둑이 따로 없다. 여기에 곰배령 생옥수수 막걸리까지 소박한 호사를 부리고 숙소로 갔다. 밤늦게 아파트에 도착해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 잠이 들었다. 주위의 깊은 어둠 때문일까? 불면증 때문에 고생이라는 후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코를 골며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아서 불면증일까? 늦은 저녁을 포식해서 잠이 쏟아진 걸까? 어찌됐든 오랜만에 자는 꿀잠이 도시에서도 계속되길 바랄 뿐이다. 아침부터 막국수 아파트가 위치한 주문진 소돌마을. 이른 아침부터 아파트 근처 곳곳에서 닭을 키우는지 여기저기서 닭이 우렁차게 울어댄다. 푹 자고 일어나 상쾌한 몸으로 한 바퀴 돌며 동네를 염탐해봤다. 멀지 않은 도로변에 깨끗하게 생긴 막국수 집이 눈에 띈다. 오픈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8시부터 문을 연단다. 흠 아침부터 막국수 먹는 사람이 많나? 부지런히 숙소로 돌아와 나갈 채비를 하고 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인데 벌써 막국수 먹으러 온 외지인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실내를 둘러보니 심상치가 않다. 어젯밤 주문진수산시장 인근 월성식당에서 먹었던 장치찜도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정보를 갖고 찾아갔는데 아침부터 막국수 먹겠다는 가상한 용기를 예뻐하셨는지 이 집 막국수 맛 또한 환상이다.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드렸다. 심드렁한 주인아저씨 왈, “우리 집 맛집이여. 모르는가벼?” 이번 여행은 주문진에서만 머물기로 했다. 일단 차가 없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불편하기도 했고 몇 번씩 가본 곳들을 또 가려고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내키지 않았다. 오직 주문진 바닷가를 거닐고 산책하고 샛길, 오솔길, 큰길… 길이란 길은 다 걸어 다녔다. 시골 산길을 걷다 분위기 넘치는 돌계단이 있어 올라가 봤다. 계단을 오르자 양지바른 언덕에 고즈넉하게 단장돼 있는 누군가의 무덤이 나타났다. 뜻하지 않게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잠깐 묵념을 하고 내려왔다. 묘역이 웅장하지 않지만 품위 있어 보였다. 후손의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졌다. 언덕 위 묘역에 잠드신 분보다 이렇듯 품격 있게 관리하는 후손이 더 대단해 보였다. 한참 돌아다닌 끝에 의외의 산책 코스를 발견했다. 주문진 바닷가 건너편 향호리에 위치한 호수 향호다. 향호는 강릉 경포대, 고성 송지호와 함께 강원도의 대표적인 석호라고 한다. 석호란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밀어 올려 둑을 쌓고 모래섬이 커지면서 바닷물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길을 막아버려 생긴 호수다. 돌아갈 곳을 잃어버려 다시 그곳에 정착한 실향민 혹은 이민자 같다. 마치 내 신세 같다고나 할까? 바다 깊이가 얕고 밀물 썰물의 차이가 큰 서해안은 갯벌이 발달해 석호가 생기기 어렵지만 동해안을 끼고 있는 강원도와 함경도에는 큰 석호가 많단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경포대가 가장 큰 석호 중 하나이며 향호는 주문진 바닷물이 돌아가지 못한 작은 석호다. 바람의 길, 트레킹 코스 향호를 지나는 트래킹 코스도 발견했다. 이른바 강릉 바우길 13구간 바람의 길이다. 이 길은 주문진 해변에서 시작해 산간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 교각을 지나 향호 호수 제방을 따라 산길까지 15km 구간을 트레킹하는 코스다. 산길을 거닐며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어 바람의 길이라고 불린단다. 이름이 참 예쁘다. 강릉 바우길은 제주 올레길 성공에 자극받아 지난 2009년도부터 개발됐다고 한다. 바우는 바위를 의미하는 강원도 말로, 백두대간의 시작인 강원도의 트레킹 코스를 일컫는 용어로 정착됐다. 기존 산악 등산로와 연결돼 손쉽게 개발된 코스 외에도 바우길 개척대가 신설한 코스 등을 합해 현재는 총 19구간으로 확대됐다. 2010년에는 사단법인 강릉 바우길이 설립돼 스토리텔링과 코스 개발 등을 맡고 있다. 산에 난 오솔길 등산로를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강릉 바우길 13구간 바람의 길에서 향호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에서 매력을 느낀다. 산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호숫가 옆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호수를 노니는 물새들을 바라보며 갈대 숲길을 따라 걷다가 주문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다. 중간중간 설치한 등나무 쉼터 벤치에 앉아 동네 촌로가 가꿔놓은 정갈한 경작지에서 자라는 야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 집 뒷마당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편안함을 맛보게 된다. 등나무 벤치에 앉아 노래 한 곡을 듣고 일어났다. 이제 주문진 바닷가로 향할 참이다. 이른 아침 막국수 한 그릇으로 채운 배가 신호를 보낸다. 회는 언제 먹을 것이냐고. 주문진 바닷가를 향해 걸어가 본다.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주문진 바닷가에서 벗어나 소돌해변 쪽에서 들어가면 식객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에서 소개한 섭국 전문점 미경이네 횟집이 나온다. 메뉴를 찬찬히 살피다 일단 오늘은 회를 먹고 섭국은 내일 아침 식사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자연산 회와 소주 각 1병씩으로 운동의 피로를 적당히 풀었다. 부산스럽지 않은 여유로운 여행이 편안하고 즐거웠다. 이른 저녁의 술 한잔도…. 바닷가를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해변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버스정류장 앞에 외국 여학생들이 까르르르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해 버스정류장을 살펴보니 2017년 BTS가 발매했던 ‘봄날’ 앨범 재킷 사진을 촬영했던 향호 해변이라는 설명이 보인다. 세상에나!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구나. 우리 역시 라인업을 하고 쪽빛 바닷가를 배경으로 녹슨 버스정류장에서 인생 샷 한 컷을 건졌다. 아무 할일 없이 바닷가를 어슬렁거리는 일은 인생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중대 사건이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면 몰라도 연령대별로 해야 하는 과업에 낙오하지 않고 패스하기 위해 우리는 늘 여유가 없었고 발을 동동 구르며 바쁘게 살아야 했다. 지하철 환승 칸을 체크하며 바꿔 탈 때마다 종종걸음으로 옮겨 다녔고 버스로 환승하는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이제 인생의 숙제는 다 끝냈고 난 나의 길을 찾아 이길 저길 돌아다녀본다. 내게 맞는 길은 어디 있는지, 이 길은 맞는 길인지, 또 이 길은 어디로 맞닿을 길인지. 섭미역국은 모범생, 섭국은 깡패 같은 맛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이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 할일 하나가 남았다. 섭국을 맛보는 일. 미각여행의 끝을 보고 말리라. 둘째 날 이른 아침 짐을 챙겨 일단 미경이네로 향했다. 아침 식사로 섭국을 맛보기 위해서다. 섭은 자연산 토종 홍합으로 옛날에 쌀이 귀하던 시절, 어민들이 채소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홍합을 듬뿍 넣어 끓이는 국에 이 채소를 넣고 매콤하고 알싸하게 끓여 먹었던 국이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장님이 서울 촌놈들을 대상으로 섭의 유래와 섭국 끓이는 법까지 일장 강의를 하신다. 강의가 끝난 후 섭국이 나왔다. 우리가 자주 먹는 국밥의 내용물이 홍합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해장에도 좋고 아침 식사 한 끼로도 충분했다. 그때 식사가 끝난 것을 본 사장님이 또 출동. 허영만 선생이 섭미역국은 모범생, 섭국은 깡패 같은 맛이라고 설명했다며 우리에게 맛이 어땠는지 물어보신다. 아! 집요한 사장님. 이래서 성공했구나. 우리 둘은 “알싸한 맛이 깡패 같아요“ 하고 대답해줬다. 매우 흡족해하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해안가 산책을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걷다가 언뜻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어 가까이 가봤다. 도로변 나뭇가지에 나란히 꼬챙이에 꽂힌 오징어가 말라가고 있었다. 다리는 모두 잘린 채. 그 오징어 사이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 쪽빛 하늘…. 2박 3일 완벽한 힐링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뭔가 빠진 듯 내내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지? 이번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꺼내본다. 맨 마지막 사진. 다리 잘린 오징어. 그 사진을 보자 떠올랐다. 맞아! 주문진은 오징어였지? 다음 여행을 기약해본다.
- 2020-06-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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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어] 음식평론가 황광해와 함께 떠나는 ‘음식인문학 여행’
- 아는 것만큼 보인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알고 나면 그 음식은 다르게 다가온다. 맛도 다르게 느껴지고 음식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음식인문학 여행’은 우리 땅, 우리 음식에 깃든 다양한 인문학적 의미들과 만나는 시간이다. 그 첫 번째로 강원도 음식을 만나러 간다. 황광해 맛 칼럼니스트 막국수, 감자, 옥수수, 시래기는 먹고 싶어서 먹었던 음식이 아니다. 빈한했던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음식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빈한한 음식은 다이어트 음식이 되었고 강릉, 속초 등 바닷가의 신선한 해물들은 최고급 미식 재료가 되었다. 강릉, 속초를 거치며 가난한 음식, 풍성한 해물을 만난다. 강릉의 반가 음식도 만난다. ◇ 1박 2일 일정 1. 첫날 오전 9시, 강원도로 출발 20명 기준으로 ‘인문학 여행단’이 구성됩니다. 음식평론가 황광해씨로부터 여행길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원을 20명 정도로 한정하는 이유는 조촐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시길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2. 첫날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인제군 용대리 백담사 입구, ‘백담갓시래기국밥’ 용대리는 황태, 두부, 버섯이 유명합니다. 용대리 ‘백담갓시래기국밥’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두부, 버섯이 준비됩니다. 메인 음식은 ‘갓시래기국밥’입니다. 주인이 직접 음식을 마련하고 서빙합니다. 3. 첫날 오후 2시~3시 30분,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돌아봅니다. 인솔 팀과 함께 다니셔도 되고, 자유롭게 다니셔도 좋습니다. 마른 건어물이나 젓갈 등 쇼핑도 가능합니다. 4. 첫날 오후 4시 30분~6시, 교산 허균의 호가 된 ‘교산’과 주문진항, 사천진항 ‘도문대작’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식객으로 평가받고 있는 허균. 그의 호 ‘교산’은 외갓집인 강릉 ‘교산’에서 따온 것입니다. 아버지 초당 허엽은 삼척부사 시절 ‘초당두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교산’과 ‘도문대작’ 그리고 초당두부와 방풍나물 등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인근의 주문진항, 아름다운 사천진항을 돌아봅니다. 5. 첫날 오후 6시 30분~9시, 강릉 교동 ‘기사문’의 저녁식사 동해안 해산물을 자유롭게 사용해 수준급의 해물요리를 내놓는 ‘기사문’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회, 튀김, 조림 요리, 한국식 초밥, 볶음 등등 동해안 해산물을 이용한 풍성한 해물 요리를 만납니다. 와인, 증류 소주, 강릉 ‘버드나무 블루어리’의 수제맥주 등 주류도 제공됩니다. 메뉴는 11월 동해 바다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6. 첫날 저녁, 프리미엄 펜션에서 1박 바다와 산이 보이는 럭셔리한 펜션에서 강원도의 밤을 맞습니다. 1인 1실이 원칙이나 부부, 친구 등 원할 경우 2인 1실로 마련합니다. 숙소 관련 참고. www.pinehill.kr 7. 둘째 날 오전 8시 30분~10시, ‘기사문’의 아침 해장국 아침 해장은 ‘기사문’의 셰프가 마련한 ‘생선누룽지탕’입니다. 시원한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 출발. 8. 둘째 날 오전 10시 30분~12시, 강릉 ‘선교장’ 방문 ‘열화당’ 등 의미가 있는 한옥, 정자 등이 많습니다. 반가의 전통이 살아 있는 ‘선교장’에서 산책을 합니다. 역시 인솔 팀과 동행도 가능하고 자유로운 산책도 가능합니다. 9. 둘째 날 12시 30분~오후 2시, ‘서지초가뜰’의 점심식사 창녕 조씨 가문의 음식입니다. 반가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못밥, 질상 등의 이름을 가진 독특한 음식입니다. 깊은 산골의 반가 음식을 만납니다. 10. 둘째 날 오후 2시, 서울로 출발 서울 도착 오후 6시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간단한 간식이 마련됩니다.
- 2016-10-31 11:08